지난 연휴에 어머니가 코스트코 회원 연장을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저랑 G도 패밀리 카드 발급을 위해 코스트코에 다녀왔습니다. 물론 카드 발급만 하지 않고 가서 또 이것저것 사들고 왔지요. 그날 사온 것중 가장 비싸고 가장 부피가 컸던 것은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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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쿠션.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G는 다리가 안 좋습니다. 정확히는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라 다리가 붓습니다. 피곤하기만 하면 다리가 퉁퉁 붓기 때문에-다리가 붓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온갖 병원을 다 다녔는데 병명은 나왔지만 완치는 불가능한 종류의 병입니다;-잘 때는 반드시 다리 아래에 쿠션을 받쳐야 합니다. 베개는 베지 않습니다.'ㅂ'; 하여간 그런 용도로 쓰고 있는게 몇 년 전의 일본여행 때 프랑프랑에서 사온 쿠션이었는데, 이게 몇 주전에 세탁기에 돌리던 도중 터졌습니다. 안에 들어가 있던 스티로폼이 쏟아져서 세탁기 내부가 엉망이 된데다 쿠션도 망가졌습니다. 임시로 꿰매두었지만 새로 쿠션을 하나 사야겠더군요. 이전까지는 세탁기에 돌려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천이 많이 해졌던 모양입니다.
그런 이유로 롯데 영플라자의 무지 매장에 가서 쿠션을 사오겠다 하더니, 코스트코에 가서 이 쿠션을 보고는 두말 않고 집어 들었습니다. 가격은 약 3만원입니다. 29900원이거든요.

굉장히 만족스런 표정으로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집(강북)까지 오는 내내 껴안고 있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G: 이름을 뭐라 지을까.
K: 오덕.
G: (단칼에) 기각.
K: 그럼 성별부터 결정해봐.
G: 아무래도 암컷?
K: 음, 그럼 오크. 오크의 유래는 전녀오크에서....
G: 기각.
K: 그럼, 아힐은 어때?
G: 아힐?
K: 일본어로 오리가 아히루인데 줄여서 아힐. 사실은 모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이름이..
G: 기각.


이런 대화가 오간 뒤에도 한참을 고민하던 G. 결국 오리의 이름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K: 그런데 오덕이 어떻게 나온건지는 알고 있냐?
G: 그야 오리 + duck겠지.
K: 알긴 아네.



하지만 제가 오덕이라고 먼저 부르기 시작하면 G의 입에도 곧 자연스럽게 밸겁니다. 훗훗훗~. 오크보다는 오덕쪽이 입에 잘 붙는군요.


덧붙임.
선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오덕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먼산) 선을 그쪽에서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역시 이런 거죠.;

덧붙임 2.
코스트코에서 파는 저 동물 쿠션은 외계생물(녹색인것으로 보아 악어로 추정. 하지만 얼굴형이 묘합니다; 그래서 G는 외계생물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고릴라, 양, 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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