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은 카네이션을 주로 챙기지만 몇 년 전부터는 그냥 꽃다발로 드립니다. 화분을 가져오든, 꽃 포장을 가져오든 오래가질 않더군요. 게다가 빨간 카네이션은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이번에 꽃 주문하러 갔더니 J님이 추천하신 건 수국입니다. 수국을 꽃다발에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보통 어버이날 즈음에는 꽃 시즌이 안 맞을 텐데, 올해 계절이 빨라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거기에 장미랑 기타 등등의 꽃을 섞었어요. 의외로 저 수국이 오래 가더군요.

이번 주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연휴 전에 사왔습니다. 연휴 내내 꽃이 있는 것도 보기 좋네요./ㅅ/



대학 때 이후로는 플라스틱 카네이션은 그만 두었고, 보통은 작은 화분을 사드렸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생일 꽃 선물 드릴 때처럼 홍대의 ah studio에서 매번 구입했지요. 올해는 가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G가 딱 일주일 전, 근로자의 날이라며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간다더군요. 그래서 아예 꽃 사올 거면 부모님 드릴 꽃으로 해오라 했더니 저렇게 잔뜩 사왔습니다.
앞의 카네이션과 라넌큘러스 말고도 식탁 위에는 연한 분홍 혹은 연한 살구빛의 카네이션이 세 송이 꽂혀 있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보라색 꽃-이름을 잊었네요;-과 잎사귀까지 포함해서 전체 3만원을 안 줬답니다. 와, 정말 싸더군요. 물론 도매로 들고 온 것이고, 포장은 하지 않았지요.




겹겹이 둘러싼 라넌큘러스를 굉장히 좋아하는지라 이번에도 부탁했더니 저렇게 한아름 사왔습니다. 카네이션에, 장미까지 더해서 정말로 화사하네요. 사진은 안 그렇지만..^-T



혹시 잊으셨다면 작은 꽃 한 송이와 현금봉투(!)를 꼭 챙겨드립시다./ㅅ/

아랫글과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날 B는 저와 S에게 맞춤 제작한 과자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부모님께 갖다 드리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작은 틀로 구운 파운드 케이크와 상투과자랑 튀일이 가득 든 상자였는데요 부모님이 마침 2박 3일로 여행을 가셔서 선물에 대한 감상은 며칠 뒤에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의 상자는 리본을 풀어서 그렇지만 원래는 녹색 리본으로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것은 파운드 케이크고요.



상자 안에는 상투과자 두 봉지와 튀일 두 봉지가 들어 있습니다.



튀일에는 검은 깨를 넣었나봅니다. 바닥면이라 갈색이 진해보이는데,



윗면은 그것보다 밝습니다. 그리고 아몬드가 군데군데 박힌 것도 보이는걸요.



형광등 아래서 찍어서 실제보다 색이 진하게 보이는 상투과자입니다. 상투과자 만들기의 뒷 이야기를 조금 풀어 놓자면...

- 식이조절 직후에 만들어서, 꿀을 빼고 만들었음에도 굉장히 달게 느껴져 당황했음
- 꿀을 빼고 만든 덕에 원래 반죽보다 되게 나와서 짤주머니로 짤 때 모양이 예쁘게 안나왔음

이라는데 부모님이 개봉하신 후에 제가 몇 개 홀랑 집어 먹어보았더니 생각보다 꽤 달았습니다. 아하하. 꿀을 넣었으면 또 얼마나 더 달았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시판하는 것보다는 덜 답니다. 대신 되직한 반죽이라 그런지 촉촉하게 녹는다기 보다는 약간 덩어리지며 부서집니다. 녹차 한 잔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였을건데 요즘 녹차는 손을 대지 않아서 그럴 틈이 없었습니다.

튀일은 흔히 말하는 전병과 비슷한 과자인데 달걀 흰자만 들어가고 기름 등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은 구워낸 직후에 동그란 틀이나 병을 대고 눌러 놓아서 둥글게 만들지요. 일반적인 전병 모양을 떠올리시면 맞습니다.'ㅂ' 그리 달지 않고 담백한데다 밀가루 등의 재료가 적게 들어가고 견과류도 듬뿍 넣을 수 있으니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좋지만 정작 먹은 사람들은 성장기가 몇 십 년이나 지난 사람들입니다. 하하하.; 하기야 먹는데 나이를 따지나요. 즐겁고 맛있게 먹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B냥, 맛있게 잘 먹었어용.>ㅆ< 부모님의 칭찬이 대단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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