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카와 다쿠지, <그 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 9800원
기타무라 가오루,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 황매, 2004, 8500원
미야모토 테루, <우리가 좋아했던 것>, 작가정신, 2007, 8500원
김지희 외, <nowhere: 어디에도 없는 그곳>, 예담, 2008, 13000원
와카타케 나나미,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시작, 2009, 10000원
쇼지 유키야, <도쿄밴드왜건>, <She loves you(쉬 러브스 유)>, 2007, 2008, 9800원
금난새,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생각의나무, 2008, 15000원


아하하하. 한꺼번에 밀린 독서 일기를 쓰다보니 책이 이렇게 많군요. 도서관에서 빌린 책과 서평단으로 읽은 책 외에도 되새김질한 책이 몇 권 더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만화책 13권을 읽었지만 그 전 주말에도 만만치 않게 봤지요. <AQUA>와 <ARIA>를 둘다 꺼내 다시 읽었거든요. 만화책을 대규모로 꺼내보는 것은 주말에만 하기 때문에 주중에는 출퇴근시간을 이용한 독서가 계속 이어집니다. 요즘에 반추하고 있는 책은 먼 북소리고요.



가장 재미없게 본 것은 <우리가 좋아했던 것>. 이건 딱 일본 드라마의 전형적인 느낌을 닮아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은 이야기에 복잡하게 꼬인 돈 문제, 그리고 엇갈리는 마음까지 말입니다. 하지만 결말은 나름대로 깨끗하게 냈기 때문에 그나마 리뷰를 쓸 생각이 든 겁니다. 운이 좋아서 아파트 입주권-한국으로 치면 국민임대주택쯤-을 따내게 되고 친구 하나가 들어와 살게 되었는데, 또 어쩌다보니 생판 모르던 여자 둘이 아파트에 같이 들어와 살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문제를 보듬어 앉다가 다들 암흑의 구렁텅이로 떨어진다는 이야기고요. 앞으로는 어떻게든 될거야, 그러니 일단 가보자라는 식의 생각이 난무하다보니 머리를 부여잡고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설정을 떼어놓고 보면 20대의 청춘남녀들에게 있을 법한 일들이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볼 지는 판단에 맡겨두지요.


<노웨어>는 앞부분 60% 가량만 읽고는 반납한 책입니다. 도서 대출 연장을 해서 뒷부분을 마저 보아도 좋았겠지만 읽는 도중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이 책은 남들이 잘 찾아가지 않는 곳들을 골라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곳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여행기를 모아놓았습니다. 글쓴이의 상당수가 여행작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가 본 곳보다는 세계의 끝을 찾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할까요.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는 짧지만 그런 곳을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데는 충분합니다. 특히 파란 바다나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산-틀에 박힌 표현이지만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없습니다-을 보고 있자면 통장잔고를 확인하고 항공편을 검색해 여행 계획을 짜고 싶은 충동이 입니다. 60%쯤 나갔을 때부터 그러길래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 쯤에서 책을 덮고 반납했습니다. 오지 여행을 즐기지 않는 저조차 그런 충동에 빠졌는데, 그런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통장파산선고와 다를바 없을겁니다. 그러니 책을 보실 때는 주의하세요.
하지만 충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를요. 마다가스카, 라파누이, 부탄 등. 하여간 nowhere이지만 now here를 말하는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곁들여 보시기엔 Azafran님의 이글루가 참 좋습니다. 후훗.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은 참 묘한 책입니다. 도서관에 기타무라 가오루의 책이 여러 권 꽂혀 있길래 볼까 말까 하다가 가장 얇은 책을 손에 들었는데, 나중에 펼쳐보니 이 책은 또 삽화가 그려진 동화책인겁니다. 그냥 동화책이라고만 말할 수도 없지만 왠지 포근하고 상냥한 느낌 속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파스텔과 색연필 같은 부드러운 톤의 그림도 내용과 잘 어울리고요. 싱글맘과 딸이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흐뭇합니다. 만화책과 비교하자면 이건 딱 치유계. 카페 알파나 아리아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치유계 이야기입니다. 책도 얇으니 가볍게 읽기에 좋습니다.
아, 지금 찾아보고는 이 작가가 익숙했던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몇 년 전에 읽었던 이야기꾼 여자들의 작가였군요. 그쪽도 전래동화풍의 차분한 이야기였는데 느낌이 닮았습니다.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은 서평단 도서로 들어왔습니다. 이 책과 위기의 경제가 함께 들어왔는데 읽기 싫어 미적대다가 일부러 더 두꺼운 책먼저 손에 들었습니다.
간접적으로 금난새씨와 관련된 일을 겪은지라-Link 3(L3)정도의 관계도; 그러니까 G가 아는 사람이 이 사람과 블라블라블라~-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있자면 그런 일이든 뭐든 신경쓰지 않고 재미있게 교향곡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 때 모 공공도서관 서가를 마구 뒤져 음악, 미술 서적을 섭렵했던지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이야기지만 워낙 오래전 일이니 다시 보는 것도 재미있군요. 작곡가와 그의 대표 교향곡을 소개하면서 작곡가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 놓는데 그 글맛이 괜찮습니다. 웃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지요. 단,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인명표기인데요, 차이코프스키를 차이콥스키, 무소르크스키를 무소륵스키라고 쓴 것은 읽는 내내 눈에 거슬렸습니다. 이런 유명 음악가들은 한국명 표기가 정해져 있을것이니 그쪽에 맞춰 통일시켰다면 더 좋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이야기에서는 일부러 말을 돌리는 (음...;) 부분도 있더군요.-ㅂ-; 책의 제본이나 지질, 컬러판도 마음에 들어서 가격 대 성능비가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이 가격에 이런 장정의 책을 팔아서 장사가 될까 싶기도 합니다. 도서관에 신청해둘만한 책이군요.
이 책도 단점은 있습니다. 읽고 있으면 책에 등장하는 교향곡을 찾아서 한 번씩 다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클래식 입문서로도 나름 훌륭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겠지요. 그러니 지갑 단속을 잘하지 않으면 때마침 나온 어느 오케스트라의 전곡 녹음 실황 같은 것을 구입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주의하세요.


<그 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는 읽은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아마 3주 전쯤. 구정 전에 읽은 책 같은데 리뷰를 이제야 하고 있군요. 허허허.(아니, 설마 리뷰를 했는데 또 하는걸까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작가가 쓴 또 다른 사랑 이야기입니다. 이쪽도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고요. 주인공이 자신의 어렸을적 이야기를 맞선상대자에게 들려주면서, 현재의 이야기와 과거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됩니다. 공간적 배경도 마음에 들고-전개도 재미있게 흘러가는데다 로맨틱한 엔딩(-_-)까지 한 편의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엄마친구아들같은 멋진 남자가 주인공인 것도 아니고, 돈 많은 남자가 주인공인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남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로맨스 소설의 공식과는 동 떨어져 있습니다. 평범하다기엔 어폐가 있지만 그냥 평범한 것으로 해두지요. 사실 그런 가게가 아니라 건담샵이라 해도 어느 정도 이야기는 통할 것 같긴 한데...(응?)
솜사탕 같은 느낌의 알콩달콩한 로맨스 소설이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


자아.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에 드디어 도달했습니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이 새로 나왔다는 것을 알고는 잽싸게 도서관에 신청을 해서 챙겨보았습니다. 빌린 바로 그날, 읽기 시작해서 한 번에 다 읽어내린 추리소설입니다. 앞에 읽었던 <네 탓이야>와 느낌이 굉장히 닮아 있으니 <네 탓이야>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겁니다. 화자가 바뀌었던 앞 책처럼 이 책도 두 종류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옵니다. 하나는 '사건 수첩'이고 하나는 '현재 사건'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내용폭로가 될 수 있어서 가능한 입을 다물겠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점입가경이라는 단어에 맞게 점점 심오해집니다. 이 복선이 여기서 펼쳐지고 저 이야기가 저기서 다시 등장하고 하는 식이지요. 특히 사건 수첩과 현재 사건이 한 세트가  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고 읽다보면 헛웃음을 키게 만드는 전개가 기다립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G가 아주 많이 기대를 했는지 엔딩이 맹하다고 투덜대더군요. 저는 엔딩까지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을 덮고 나면 반드시 반추를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 그래야 복선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가며 볼 수 있으니까요. 경찰, 형사계 추리물, 하드보일드 계통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도쿄 밴드 왜건>. 가장 아끼면서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설정 자체는 일일드라마 수준이지만 벌어지는 사건과 수습하는 모습은 일일드라마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도쿄 어드메에-대강의 추측은 가능합니다-독특한 이름을 가진 헌책방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도쿄 밴드 왜건. 이 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는 3대째 인물이고 그 아래의 계승자도 탄탄합니다. 작은 집에 4대가 모여 살다보니 식구들이 바글바글하여 바람잘날이 없습니다. 계절별로 진행되는 이야기라지만 아마 그 사이사이에도 책 몇 권은 나올 정도로 사건이 많을 겁니다. 형식만 놓고 본다면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과도 닮았지만 거긴 이 책만큼 복작복작하진 않지요. 여러 등장인물이 있는만큼 이야기가 엉뚱하게 흘러가기 쉽지만 묘하게 한 곳으로 모입니다. 아마 아침 저녁은 항상 같이 먹게 되고 생활 기반이 헌책방과 그 옆의 카페다보니 그 안에서 정보가 다 공유되기 때문에 그런가봅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하츠 아키코의 <정원의 이방인>도 떠오르네요. 도서관에서 본 지는 한참 되었지만 책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 때문에 보지 않았다는 것이 아까울따름입니다. <도쿄 밴드 왜건>이 나온 뒤 팬들의 요청이 있어 나온 것이 <쉬 러브스 유>랍니다. 바로 이어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연결되지요. 지금 원서를 검색해보니 그 다음권도 나온 모양인데 이 책은 언제쯤 번역이 될지 궁금합니다. 하루 빨리 나와줬으면 하는 희망이 있는데 과연 어떨지. 일상 생활의 소소하고 유쾌한 수수께끼가 모여 있으니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챙겨 보세요.>ㅅ<





덧붙임. 만세.;ㅅ; 다 썼다아!
온다 리쿠, <목요조곡>, 김경인 역, 북스토리, 2008, 11000원
잰 캐런, <미트포드 이야기 1-2>, 김세미 역, 문예출판사, 2008, 각권 11000원
사카키 구니히코, <백만분의 일의 연인>, 김재현 역, 멜론, 2008, 9800원



더 늦게 내버려뒀다가는 언제 쓸 수 있을지 모르는 책 감상기. 그래서 서둘러 올립니다.-ㅂ-;


가장 짧게 쓸 수 있는 것은 온다 리쿠의 목요조곡. 그러니 이것부터 갑니다.
그러니까 온다 리쿠를 좋아하신다면 그냥 보세요. 아무말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보시는 겁니다. 단, 보시기 전에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언제건 차를 끓일 수 있게 세팅을 하고 언제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드립퍼와 서버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가스렌지는 채소수프를 보글보글 끓이면서 식탁 의자에 앉아 이 책을 보는 겁니다. 그리고 책을 잠시 내려놓고 차 한 잔 가져와 식탁에 내려 놓은 다음에는 채소 수프의 상태를 살피고 홀짝홀짝. 그리고 잠시 뒤에는 커피물을 올리고는 물이 끓기를 기다려 커피를 내린 다음 또 홀짝홀짝. 위의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책을 덮어 두어야 하며 다시 손에 들었다가는 소방차와 경찰차가 출동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먹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와서-배경 자체가 그렇습니다;-읽다보면 커피나 차가 꼭 필요하게 되니 미리 준비를 해두시라는 겁니다. 반전은 뭐 ... 음 ... 그냥 그랬지요. 그래도 최근에 읽은 온다 리쿠 책 중에서는 뒷맛이 가장 낫습니다. 일단 구입 목록에 올려 두었습니다.


백만분의 일의 연인은 번역 때문에 책을 말아 먹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책 한 페이지가 채 넘어가기도 전에 번역가를 확인하고는 이를 갈았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문어체에 가까운 말을 쓴다고 해도 어조, 말투 등에 따라 그 분위기는 굉장히 달라집니다. 문어체라고 느끼지 않는 겁니다. 그럴진대, 책에다가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를 갖다 놓으면 ..(먼산) ~~했다, ~~다라고 대화하고 있는 주인공을 보면 속이 터집니다.
내용이 꽤 괜찮았던 만큼 번역이 더 아쉬웠던 책입니다. 헌팅턴 무도병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전에 프라이즈에서 잠시 들었던 이야기라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유전 쪽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저런 책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되는군요. 번역만 아니면 추천할텐데 말입니다. 번역은 신경 안 쓰고 재미있는 책이면 가리지 않고 본다 하시면 추천합니다.


미트포드 이야기는 알라딘 블로그 서평단 맛보기 책으로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책이 나왔을 즈음, 신간 검색을 하다가 내용 소개를 보고 읽을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고이 내려놓은 책이었습니다. 1-2권이 함께 와서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불평부터 해보죠. 일단 책 디자인이 마음에 안듭니다. 책 판형은 조그마한게 들고 다니기 좋지만, 디자인 점수를 매기자면 팍 깎을 겁니다. 한 5-6년 전의 책 표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책 가장자리 여백이 활자나 자간, 행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아서 보는 동안 불편했습니다. 편집도 마음에 안든다는 겁니다. 거기에 저 가격이면 차라리 조금 고급스럽게 분위기를 잡아 양장본으로 내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즐겁고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내용상 걸리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주인공이 성공회 목사(신부)라는 점, 그래서 성경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 교회 배경 지식이 조금 있긴 하지만 자연스럽게 성경 몇 절이 튀어나올 정도가 아닌지라 보면서도 주석의 도움을 상당히 받았습니다. 단 몇 군데의 주석은 지나치지 않나 싶은 감도 있었고요. 거기에 글이 전체적으로 산만하기 때문에-이게 번역 때문인지 원서가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읽다 보면 정신이 없습니다. 내용은 재미있지만 워낙 나오는 등장인물이 많고 이야기도 많고 중구 난방으로 일이 터져서 저 사람이 그 사람인지, 이 사람이 앞의 그 사람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보다는 등장인물이 훨씬 적을텐데도 왜이리 등장인물 이름이 헷갈리는 겁니까. 하기야 여기서는 앞에서 나온 사람이 또 등장하고 다시 등장하고 하지만 말입니다.

거기에 미국의 국민소설이라는 광고문구가 좀 걸립니다. 뭐랄까.................... 미국의 수준이 이렇게 낮았나 싶은 생각이 조금?;

요약하자면 책 표지가 마음에 안들고 편집도 마음에 안들고 내용도 중구 난방이고 산만해서 정신 없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모순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다니까요. 주인공 신부님이 정말 귀엽고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라 책에서 손을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용이야 미트포드라고 하는 미국의 아주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한 이런 저런 이야기인건데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서 정신이 좀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빨간머리 앤의 에이번리 집들을 드문 드문 배치하지 않고 동(한국 행정지역으로) 하나에 몽창 몰아 넣어서 사람들이 계속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남의 이야기 하길 좋아하고 재잘대는 사람들도 많고 다들 밝고 명랑하니 앤의 분위기와도 닮아 있지만 에이번리는 공간이 넓어서 그렇게 사람들이 자주 마주치는 일은 없잖아요. 이것이 미국과 캐나다의 차이인가(혹은 시대의 차이인가) 싶기도 합니다.

가격이 걸리지만 도서관에서 빌려서 가볍게 보시면 유쾌하게 웃으실 수 있을 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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