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의 간식은 상당히 많습니다. 가마쿠라 갔다가 니혼바시에 있는 미쓰코시 백화점에 다녀왔기 때문에 그렇지요. 여기 푸드코트가 좀 대단합니다.-ㅁ- 최근 여행 때는 거의 빼놓지 않고 가는데요, 다른 것보다 포트넘 앤 메이슨 매장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해로즈도 있기 때문에 홍차 쇼핑하기에 편리합니다. 게다가 우에노에 있는 카와치야의 홍차를 구입하고 여기를 들리면 그야말로 홍차라인. 긴자선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리할 수는 없습니다.



북구식 빵이라고 하던데 킨시쵸 역에 있는 호쿠오라는 빵집에서 샀습니다. 빵이 맛있어 보여 들어갔는데 분위기는 왠지 터미널에 붙어 있는 지역 빵집 같더군요. 한데 오랜만에 초코 코로네-초코크림 소라빵-을 보니 군침이 도지 뭡니까. 기억이 맞다면 아마 이게 단품빵으로는 유일하게 구입해서 먹은 걸겁니다. ... 그러고 보니 여행 동안의 식생활이 어땠는지 기억에 없어요! (헉..)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ㅂ'




그리고 이 아리따운 케이크.;ㅂ;
생각해보니 이게 이번 여행의 유일한 케이크였군요. 어머나. 진짜 이번 여행 왜 그랬을까.;

미쓰코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사온 안젤리나의 몽블랑입니다. 그것도 작은 것이 아니라 큰 것으로, 한 개 가격이 787엔인가 그랬지요. 아, 하지만 충분히 그 가격주고 먹을만 합니다. 하지만... ㄱ-




아무래도 제 입맛이 변한 것 같더군요. 느끼해서 못 먹겠다는 생각이 문득. 아니 그보다는 배가 불러 못 먹겠다는 겁니다. 작은 걸 사올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작은 쪽이 밤크림과 속의 버터크림과의 균형이 잘 맞아서 더 맛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니, 어쩌면 홍차나 커피가 없었기 때문에 먹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맛있는 커피도 못 마셨기에..
(아니, 이번 여행 왜 이래!)




1월 여행 때,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를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푸딩을 세 개 골랐습니다. 하나는 호지차 푸딩, 하나는 카구야인가, 그런 고풍스러운 이름이 붙은 푸딩, 다른 하나는 210엔짜리 싼 푸딩.
하지만 가장 맛있던 것은 가장 싼 푸딩이었습니다. 유리병이었다는 것만 기억하는 그 푸딩. 근데 찾아보니 꽤 유명한 푸딩이더군요. 모로조프의 푸딩이었습니다.

마침 미쓰코시 백화점에도 모로조프가 있어서 기본 커스터드 푸딩이랑 계절 한정이라는 백도푸딩을 먹어보았습니다.




대저 이런 사진은 반드시 염장샷이 따라야 하는 법.




푸링푸링한 푸딩의 모습입니다. 푸링!




깨끗하고 뽀얀 것이 참으로 먹기 아까운 자태. 아래에는 복숭아 시럽이 깔려 있습니다.




아. 입에 넣기만 해도 사르르르르르르르르.





라지만, 솔직히 말하면 역시 입에 안 맞았습니다. 왜 이러지. 입맛이 이리도 변했나.;

뭐, 밥 안 먹고 단 것만 줄창 먹어대고 있었던 것도 문제일 수 있지요. 단맛 역치값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것도 문제이고 말입니다.'ㅅ'




그래도 이것은 좋았습니다.
양과자점 웨스트의 과자입니다.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지만 전 잼이 올라간 과자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베로나도 좋지만, 한 번 뜯으면 손을 멈출 수 없는데다가,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식이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그대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식이조절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으니 이런 것도 살 수 있었고요.

정식 이름은 빅토리아랍니다. 보고서 마구 웃었는데, 이름마저도 취향이라 이겁니다. 후후후. 홍차가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이번 여행에는 홍차가 빠졌습니다. 커피는 아주 조금. 평상시 섭취량보다도 적었습니다. 해로즈 티룸이라도 다녀올 걸 그랬나 조금 후회했지만 식이조절이 발목을 잡아서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스콘이라고 하니 왠지 속이 니글거리는 것이.....
(이번 여행 왜 이래!)

하여간 차는 없었지만 새콤달콤한 잼에 바삭한 쿠키, 그 아래의 스폰지 시트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대량으로 사놓고 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가끔 하나씩 사다 먹는 쪽이 좋군요.-ㅠ-


제목은 말장난입니다.;

긴자 프렝탕 백화점은 그 근처에 Afternoon Tea Shop 본점이 있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ATS를 찾으려할 때 프렝탕 백화점 뒷블럭이라고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ATS도 파산신의 신전이라 가능한 멀리하고 싶은 곳이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별다르게 질러온 것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기에서 사온 먹거리 하나를 어제 안챙겨갔습니다. 다음 생협 번개 때는 잊지 않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으흐흑.;ㅂ;

이 프렝탕 백화점 2층에 안젤리나라는 맛있는 케이크집이 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은 꽤 전의 일입니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것을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맛있는 케이크를 제대로 먹지 못했던 터라-파리 세베이유가 연휴 뒤 휴가에 들어가서 못갔습니다-일단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렝탕 백화점 2층, 어디 쯤에 안젤리나가 있나 했더니 역시 가장자리에 붙어 있군요. 대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2인 자리는 의외로 금방 생겼습니다. 주력메뉴가 무엇인가 했더니 메뉴판을 받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몽블랑이군요.
(그리하여 저런 제목이 된겁니다. 절대 텐스미에서 몽블랑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세트 메뉴도 몇 가지 있었는 데 그중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에 계절의 아이스크림과 홍차가 딸려 나오는 세트가 있었습니다. 그 세트로 하나 주문하고 케이크를 하나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이쪽이 전체 세팅된 모습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홍차는 우려 나오는게 아니라 피라미드형 티백이 들어 있었던 것일겁니다. 전체 일정에서 홍차를 마신 것은 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되는데 한 쪽은 홍차가 우려져 나오고 다른 한 쪽은 피라미드 티백이 들어 있었으니까요.(우려 나온쪽이 F&M이었을겁니다)
계절의 아이스크림은 캬라멜이었습니다. 매월 바뀌는 모양인데 딸기 시즌에는 아마 딸기가 나오겠지요? 옆에 있는 것이 작은 사이즈의 몽블랑입니다. 큰 사이즈는 당연히 이보다 키도 크고 부피도 큽니다. 다른 케이크는 초콜릿 돔입니다.


설탕은 낱개 포장형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데 한국에도 대형 마켓에서 종종 보이는 유기농 설탕입니다. 앵무새 그림이 그려진 푸른색 포장의 설탕이지요.


평소 같았으면 즐겁게 먹었을 초콜릿 돔이지만 아래의 사정 때문에 그저 그렇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기야 주력은 몽블랑이다 보니 다른 케이크는 평범한 수준(그래도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들;)이 아닌가 합니다. 왼쪽에 붙어 있는 것은 젤리입니다.


아이스크림이 담긴 컵은 플라스틱입니다. 하지만 그리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 맛있었거든요. 입에서 사르르 녹는 캬라멜 향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대박은 몽블랑이었지요.
한 입 먹고 G가 물었습니다. "몽블랑이 이렇게 촉촉한 맛이야?"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은 위의 크림이 퍼석퍼석하게 말라서 입에서 잘 녹지도 않는 끈적한 맛이니 그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것은 달랐습니다. 크림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화악 녹으면서 입안에 달콤한 밤의 향을 남깁니다. 이전에 먹은 케이크의 대왕마마 못지 않게 멋진, 몽블랑의 대왕마마님이십니다. 거기에 속의 스폰지도 촉촉한 것이 밤 크림과 환상적으로 잘 어울립니다.
여자 둘이서 케이크 두 개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했으니 몽블랑은 작은 사이즈로 족했지만 만약 저 혼자 나중에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때는 큰 사이즈로 먹을겁니다. 절대, 절대, 저런 건 혼자서 다 먹어야 하는겁니다!


천상을 둥실 떠다니는 기분으로 맛있게 잘 먹고 1층으로 내려오니, 1층에도 안젤리나 케이크 매장이 있더군요. 테이크 아웃 전용 매장입니다. 카페는 2층. 1층의 쇼케이스에 줄지어선 몽블랑들은 정말로 아리따운 천사의 자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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