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시미즈 레이코의 『비밀』 감상을 올렸는데 같은 날 구입한 책입니다. 그 날 가서 책 여러 권을 들고 왔는데 같이 구입한 『마법사의 신부』 감상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만화책도 개별 포스팅하는 걸 선호하지만 이 두 권은 같은 작가 책이니 묶어서 하는 것이 좋겠더군요.


두 권이 함께 나왔는데 시공사에서 나왔습니다. 시공사.... 사장은 좋아하지 않고 사장 아버지는 더더욱 좋아하지 않지만 나오는 책은 미워할 수 없습니다. 앞서 광*요와는 다른 처우지만 애정도의 차이라고 해두지요.


『곳간이 있는 집』은 단편집입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다루는데 맨 앞에 있는 단편이 표제작입니다. 원래 나미가시라(...) 선생님은 고양이를 사랑하다보니 고양이를 소재로한 만화가 상당히 많은데 여기는 특히 더 많습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네코마타 같은 요괴도 소재고요.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오래살면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요괴가 된다고 하던데 사람에게 나쁜 짓을 하는 요괴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귀여운 존재로 그려지더군요.

실린 단편 중 두 개가 네코마타에 네코쟈-'고양이다'를 귀엽게, 혹은 사투리로 말하는 것-가 등장하는데 참 귀엽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신다면 챙겨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개 이야기도 있습니다. 맨 마지막 이야기가 개, 정확히는 고마이누가 등장하는데......

솔직히 다른 고양이 단편도 좋았지만 맨 마지막에 실린 단편은 심금을 울립니다. 읽다가 울뻔했을 정도니까요. 어쩔 수 없이 떠나면서 뒤에 남은 사람이 언젠가 돌아오면, 지켜 달라는 의미로 고마이누를 두고 갔더군요. 내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우유당 이야기는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여전합니다. 후기를 보면 패턴이 뻔하다며 뭐라 하는 독자도 있는 모양이지만 우유당 이야기는 그 뻔한 이야기 때문에 봅니다. 무엇보다 렌이 귀엽잖아요. 렌 좋아요, 렌! 요즘은 복원사 아가씨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 이야기는 몇 권에 걸쳐 대강 마무리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30주년 기념 단편집에서도 뒷 이야기가 슬쩍 등장했지요. 그것도 빌헬름은 없지만, 관련된 이야기로 말입니다.

맨 앞 이야기는 벚꽃을 다루고 있으니 벚꽃철이 오기 전에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하쓰 아키코. 『곳간이 있는 집』.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8천원.

하쓰 아키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15』,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5천원.


...가격 차이는 지질에서 유래합니다. 『곳간이 있는 집』의 종이질이 더 고급이군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일반 만화책 종이입니다.

의외로 짧고, 별 생각 없이 읽으면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어제부터 시작해 오늘 끝냈습니다. 시공사에서 나왔는데 시공사 책 답게 표지도 잘 뽑았군요. 하지만 표지의 동물들이 뭔가 마음에 안들어.-ㅂ-; 표지나 삽화를 보면 바셋하운드인가 싶은데 번역 후기를 보면 콜리를 지목하더라고요? 하는 짓을 보면 콜리 같지는 않은데. 게다가 주인이 누구인지 떠올리면 콜리나 리트리버는 더더욱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바셋하운드에 한 표. 바셋이 아니더라도 하운드 계통은 맞을 겁니다. 사냥견 같은 분위기를 폴폴 풍기거든요.

목차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 책은 10월 한 달 간 있었던 일을 주견공인 스너프의 시선에서 기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0월 1일에 시작해 10월 31일에 끝납니다. 동물들일 많이 나오는데다 상당히 매력적이고 서로 물고 늘어지는 관계라 참 귀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빙고님께 추천. 로저 젤라즈니 책이긴 하지만 무협 SF(...)를 본다 생각하시고 읽으시면 괜찮을 겁니다.
10월 달의 일이니 기왕이면 날짜에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을텐데, 각 챕터가 짧다보니 하루에 한 챕터씩 보면 앞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홀라당 잊을 겁니다. 기왕이면 10월 마지막 주에 보는 것이 좋겠네요. 마지막 날-10월 31일에 맞춰서 말입니다. 그리고 날짜가 왜 그런지는 지금부터도 대강 짐작하실 겁니다.

번역자인 이수현씨는 황금가지에서 나온 어슐러 K. 르귄의 책을 비롯해 다양한 SF 쪽 번역가입니다. 그래서인지 역자 주도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읽다가 중간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적어두질 않았으니 그냥 넘어갑니다.

권두에 저자가 적은 문구를 보면 대강 이 책의 스타일이 잡히는데 시간상으로는 5-6일 정도 지난 다음에야 책 내용과 방향을 알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로저 젤라즈니도 이제 슬슬 건드려서 올 하반기에는 SF 쪽을 보강해야겠네요. 안 읽은지 너무 오래되었으니 로저 젤라즈니부터 차근차근 봐야지./ㅅ/


로저 젤라즈니. 『고독한 시월의 밤』, 이수현 옮김. 시공사, 2012, 11000원



12. 08. 29, 재독 후 추가.

이런.;
후기를 잘못 읽었네요. 책 서문 ... 이 아니라, 맨 앞 장의 헌정사와 관련한 언급에서 스너프의 이미지 모델이 아마 명견 래드의 콜리일 것이라는 부분을 대강 읽고 넘어가며 '스너프가 콜리종일 것이다'로 곡해했습니다.OTL

지금 다시 읽다보니 콜리나 몇몇 견종이 아닐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네요. 삽화를 보면 스너프가 하운드 중 한 종일 것 같네요. 이 부분은 내용과도 관련이 있으니 적당히 넘어갑니다. 그나저나 래리....;ㅂ; 지금 다시 보고 래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좋아했는데...;ㅂ;
헤이리에서 먹은 것들이 아니라 헤이리에 가기 전과 다녀온 후에 먹은 것들입니다.


이날 헤이리에 간 가장 큰 목적은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책박물관, 윌리엄 모리스(블로그 링크)를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여기에 책 박물관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는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막상 가보니 문이 닫혀 있더군요. 블로그는 오늘 다시 확인했는데 텅 비어 있는 것이 혹시 닫은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OTL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윌리엄 모리스에서 잠시 전시하던 여러 고서들을 여기에 따로 모아 전시하기 위해 만든 걸로 알고 있는데 이상하더군요. 하여간 한길사 블로그에 들어가면 관련 글이 있습니다. 제목은 '아름다운 책 이야기 - 한길책박물관이 개관합니다'(링크)로군요. 제가 본 관련 기사는 조선일보에 실렸던 삽화가 예술…古書향기에 취해볼까? (링크)입니다.

하여간 책박물관 방문은 못했고, 그래서 어딜 가나 고민하다가 마침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서 B님이랑 C님을 끌고 시공사에서 운영하는 아티누스에 갑니다. 아마 이름 들으면 익숙하다 생각하실 분들이 있으실텐데, 이전 홍대에 있던 아티누스도 시공사에서 운영했지요. 같은 이름을 쓰더랍니다. 헤이리의 아티누스는 북카페, 음식점, 상설도서할인공간이 함께 있는 복합건물입니다. 저랑 B님이랑 C님은 여기 2층에서 못 빠져나올뻔했습니다.(먼산) 30% 기본 할인 도서에, 평소 보고 싶던 책들이 가득하니 그 책들이 발목을 붙잡아 나오기 어렵더군요. 흑흑;
그러나 정작 앞장서서 두 분을 모시고 갔던 저는 한 권도 안샀습니다. 하하하하하; 사고 싶은 건 거의 교보에서 다 주문했거든요.ㄱ-;

이러고는 도로 합정으로 나왔습니다. 헤이리에 가는 2200번은 합정역 2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합니다. 10-15분 간격이라는데 생각보다 빨리 오더군요.'ㅂ'


헤이리의 건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덮어두고...; 어디서 많이 본 건물들이 왜 이리 많냐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합정역 2번출구 근처에 있는 All about 茶라는 카페에서 홀짝홀짝. 아이스차이인데 꽤 괜찮았습니다. 가격은 5500원. 대신 만드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이날 점심으로 먹은 카네마야 우동은 지난번에 올렸고, 이건 카페 소스에서 먹은 티라미수랑 모플. 치즈크림이 올라간 모플이었을겁니다.




모플 근접사진~. 위에 꽂힌 것처럼 보이는 건 파이입니다. 아이스크림은 아주 무난한 맛. 모플은 쫀득쫀득. 먹고 있다보면 집에서도 만들고 싶어지지요.-ㅠ-




티라미수는 시트 부분이 에스프레소를 듬뿍 머금어-다시 말해 크림보다 시트의 비중이 높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크림 수준이 비슷하다면 에스프레소랑 시트의 양이 많은 쪽을 좋아합니다.-ㅠ-




카페소스에서 한참을 수다 떨다가 들어간 다방(D'avant) 오랜만에 갔는데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 반가웠습니다. 홍대도 자리가 금방금방 바뀌는 만큼 한 카페가 오래 있는 것은 드물어요.;ㅂ;



밀린 사진들을 슬슬 털어냈으니, 내일이나 모레 쯤 재미있는(?) 사진이 올라갑니다. 음핫핫핫핫!
(먹을 것이 아니라 책입니다. 책.-ㅂ-)
(1)이라 적었는데, 이후에 실제 책을 받아 읽어보면서 평가가 또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ㅁ-; 이전의 생각은 웹에서 표지를 들여다보고 느낀 것이었거든요.
일단 교보문고에서 들고 온 표지사진 한 장.



 
표지를 보고 있노라면 올디..라고 해야하나. 빈티지라고 하기엔 미묘하게 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문판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한데 실제 보니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어제 저녁 운동 나가면서 영풍문고를 질러 나갔거든요. 서가 사이를 지나가다가 최근에 새로 나온 책이 뭐 있나 슬쩍 들여다보는데, 엘러리 퀸 시리즈가 퍼뜩 떠오르더랍니다. 마침 매대에 올려져 있더군요. 그리고 보는 순간 '이것은 반드시 사야할 책'으로 지름목록 0순위에 바로 올렸습니다. 만져 보고 나서는 '서가 공간이 부족하면 다른 책을 처분하고서라도 구입해야하는 책'으로 다시 정정했습니다.

최근에는 책 판형이나 편집, 제책에 대해 홀딱 반해 책 스토킹(...)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공사에서 나온 『증인이 너무 많다』와 『맹독』은 그런 의미에서 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저속한 표현으로 하자면, 까였습니다.;)
이타카에서 나온 『은하영웅전설』은 제책과 편집, 표지에 홀딱 반한 경우인데, 책 자체가 그리 땡기지 않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공간이 충분했다면 당장에 구입했겠지요. 그리고 오타문제가 번역 문제의 지적이 있다는게 걸렸습니다.(그리고 10권을 훑어 보다가 몇몇 호칭문제가 거슬린 덕분에.;)

suha님이 검은숲이 시공사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과연. 맨 뒤의 판권기(였나;)를 보니 출판사는 시공사, 브랜드는 검은숲으로 나옵니다. 그건 나중에 확인한거고, 일단 책 자체에 홀딱 반했습니다.
책 크기는 시공사에서 나온 도로시 세이어스의 『시체는 누구?』 초판과 비슷해 보입니다. 손에 알맞게 잡히는 정도의 크기로군요. 큰 판형은 아닙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아래의 붉은색 부분은 띠지더군요. 책 자체는 크래프트지의 하드커버. 크래프트리를 쓴 덕분에 오래된 책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실제본 하드커버라는 점에서 점수가 더 높습니다. 5장을 넘겨야 실이 등장하는 걸 보니 책 종이는 얇은 걸 썼고(보통은 3-4장), 책 무게도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페이지 수 확인은 하지 않았군요. 여튼 면지부터 시작해 책을 넘기면서 계속 하악하악대고 있었으니....;
속지는 가장자리를 염색했습니다. 주황에 가까운 색으로 염색했는데 그래서 낡은 느낌을 줍니다.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한 책이란 느낌이라니까요.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본문 편집이 어땠는지는 보지 않았습니다.OTL 책 값이 15000원이라 해도 아무렇지 않게 지르겠다 했는데 또 정작 책값 확인은 하지 않았네요.-ㅁ- 그정도로 흥분해 있었나봅니다.
지금 보니 『로마 모자 미스터리』 기준으로 가격은 13000원, 427쪽입니다. 쪽수가 많은데 비해서는 두껍다는 느낌이 안 들지요.

여튼 시공사 사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ㅁ;.. 아.. 이 애증관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