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라기보다는 사진이로군요.-ㅠ-


치즈와 빵과 채소와 풋콩. 채소는 홋카이도산 재료만 써서 만들었다는 딥이 있었는데, 굳이 맛을 표현하면 일본의 백된장에다가 안초비를 섞은 맛입니다.(...) 근데 그게 술을 부르는 맛이었어라..=ㅠ=; 이 때의 술은 보드카콕이랑 그 앞에.. 뭐였더라? 아마 글뤼바인=몰드와인=뱅쇼가 먼저 나왔고, 그 다음이 진토닉이었고, 그 다음이 보드카콕이었을 겁니다.




문어. 기름장에 찍어 먹습니다.-ㅠ-




굴과 함께 나온 술. 맛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이 옆에는 수육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삼합은 아니지만 굴과 수육의 이합은 만들 수 있었고요.




술로 빚은 술이랍니다. 그러니까 술 재료인 물 대신 다른 술을 써서 빚은 술이라는데 독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하향주는 못마셨구나..=ㅠ= 모에주 한 팩 나온 것도 무난하게 마실만한 맛입니다.




Ki님이 들러서 제게 주고 가신 두세르의 케이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으흐흐흐흐흐흐.+ㅠ+




그리고 그 때 부엌에서 막 나온 것이 양은냄비에 끓인 핫초코! 그것도 누텔라 투하!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더군요. 가만있자, 분명 G가 어딘가에 누텔라를 숨겨두었는데...




굴 파스타. 불맛이 충분히 도는게, 참 맛있습니다....-ㅠ-




그리고 그 위에 다시 홍합.




그리고 까날 번개에 대한 한 줄 결론.
분명 지지난 모임까지는 술 맛을 잘 모르겠다 했는데 왜 이번 모임은 술이 입에 착 감기는 거죠? (...)
고기도 종류가 다양하니 그냥 구워먹는 고기, 찐 고기, 삶은 고기, 훈제한 고기, 다져서 기타 등등의 가공을 거친 고기가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고기는 튀긴 고기이지만 그 어떤 것이든 고기는 옳습니다. 우후후후..=ㅠ=

하여간 그 고기로 유명한 집 중 강변역의 어반나이프가 있습니다. 소시지를 비롯한 가공육으로 유명한데, 간다 간다 해놓고는 계속 미루다가 이번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여기는 혼자가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모여 가는 쪽이 좋더라고요. 자리잡고 앉아 술 마시고 고기안주 시키고 계속 리필 받으면서 즐기는 겁니다. 음훗훗. 다만 요즘 감기 기운이 지속되어 맥주를 마시지 못한 것은 아쉽네요. 술 마시면 감기가 더 심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감기 기운 있을 때는 술 안 마시려고 노력합니다.(먼산) 그리되면 환절기에는 거의 못마시죠. 마시는 건 역시 여름이나 겨울? =ㅁ=




학센을 두 개만 시키고 다른 음식을 시킬까 했는데, 학센에 제공되는 무한 리필 플래터랑 굴라쉬는 인원수 대로 학센으 시켜야만 제공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학센을 인원수대로 주문합니다. 굴라쉬는 미네스트로네와 비슷해 보이지만 돼지조기가 들어간데다 매콤한 맛이라 더 좋습니다. 뜨끈하니 감기에도 좋겠다 싶더군요.




플래터와 맥주. 빵도 나오는데, 빵에다가 햄이나 파테 발라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으흐흐....




잠시 뒤에는 소시지도. 이건 리필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익힌 채소랑 학센, 감자.
학센은 족발이랑 비슷한데 그보다는 조금 더 햄에 가깝습니다. 아니, 푹 익혀서 살이 슬슬 떨어지는 것을 보면 훈제만 한 것은 아니고, 아마 다른 방법으로 익혔다가 훈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하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나오겠지만 패스! 맛있게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ㅠ-



학센이나 소시지는 한 번만 나오고 빵과 햄접시, 굴라쉬는 주문하면 계속 가져다 줍니다. 저는 굴라쉬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할 정도로. 뜨끈한 국물에, 채소도 듬뿍 들었고 국물이 매콤하니 배만 부르지 않았다면 계속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으으윽. 덕분에 원기보충은 잘했지만 과식으로 소화가 되지 않아 조금 고생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웠다면 아마 얼굴도장 찍었을 텐데, 멀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나중에 혼자서라도 다녀오고 싶지만 혼자 먹는 것보다는 친구를 끌고 가는 쪽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누구를 끌고 가나..=ㅠ=

아~주 오랜만에 목표했던 대로 11시간 근무(...)에 성공한 기념으로 올려봅니다. 하하하하하하.

하지만 내일은 또 12시간 이상 근무지.ㄱ-;



삿포로 맥주박물관까지 가는 버스는 삿포로역 북쪽에서 탈 수 있습니다. 북쪽 출구로 나가서 두리번 거리면 오른쪽 편에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108번이었나, 맥주박물관까지 바로 데려다 주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성인요금이 200엔이라더니 세금이 올라 그런가, 210엔으로 올랐더군요.




버스를 내리면 제일 먼저 보이는 건물이 이겁니다. 벽돌 건물. 그리고 그 앞에는 뭔가 덩굴이 잔뜩 있습니다.
이게 홉(혹은 호프)입니다. 낯선 식물이 아니라며 어디서 봤나 고민했는데 의외로 쉽게 풀렸습니다. 이천에서 보았습니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천에는 맥주회사가 있지요. 그 공장 근처에서 이 홉를 재배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성인키를 훌쩍 넘는 홉을 봤지요.'ㅂ'


문제는 10시에 버스를 탔더니 10시 15분쯤에 도착하더라는 것. 박물관은 10시 30분에 엽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잠시 기다렸다가 들어갑니다.




이게 박물관이었나..? 저도 헷갈리는군요. 비어가든과 박물관은 붙어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서 빙글빙글 구경하며 내려오면 1층에 비어가든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는 코인로커가 있어서 짐을 두고 갈 수도 있더군요.


10시 반 조금 지나니 가이드가 따라 붙는 팀도 있더군요. 신청하면 되는 건지 몰라도 일본어 청해 능력이 떨어지니 그냥 얌전히 알아서 돕니다.=ㅂ=





왜 삿포로에 맥주 공장이 생겼는가를 설명하는 이야기.
대강 읽고 넘어갔는데, 삿포로 개척 당시 여기에 맥주 공장을 만들었고, 그 맥주 공장은 서로 다른 세 개의 맥주 업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옛날 병 모양. 이런 라벨도 좋습니다. 일본에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레트로'한 라벨이군요.




홉과 밀과 효모가 만나서 맥주가 나온다는 듯? 사진을 보니 그렇네요.




이건 조금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뒤에 있는 건 다양한 종류의 재료. 저거 밀인지 보리였을 거예요.




누가 보면 욱일승천기이이이이이!를 외치겠지요.=ㅅ=




그리고 옛 공장의 전체 모형. 이런 것 참 좋습니다.




이게 삿포로 지도. 저기 공장 위치가 보입니다.




모형 참 좋아요, 모형.+ㅅ+




그리고 이런 미니어처는 더더욱 좋습니다.
맥주 제조과정을 설명하는 건데, 이런 미니어처로 제작하면 보통은 실물에 가까운, 현실적인 재현도를 두기 마련입니다. 근데 저는 그런 현실적인 재현도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너무 현실적이라 오히려 감정 이입이 안되더군요. 그, 진짜 사람 모형 가져다 놓고 재현한 건 가끔 섬뜩할 때가 있어서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은 독립기념관의 고문실 재현 때문..ㄱ-;;;)

하여간 이건 적당히 장난감 같은 귀여운 모양새로 구현했습니다. 참 귀엽고 또 재미있어요. 게다가 그냥 만든 것이 아니라 맥주 만드는 장면을 그대로 반영했고요.

잭과 콩나무처럼 구름을 뚫고 올라간 홉 덩굴을 두고 아래서는 열심히 홉을 수확합니다.




구름 위에서는 열심히 연구중입니다. 어떤 홉을 써야 맛있나?




수확한 홉을 바구니에 담아 지고 강을 지나 공장으로 갑니다. 그러고 보니 바구니도 그냥 메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이마에 거는 형태로군요. 거참 재현도도 높아라..;;;





여기는 공장. 왼쪽에서는 보리를 담그고 발아시켰다가, 오른쪽에서는 그걸 말리는 과정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공장 아래를 흐르는 강물이 이제는 맥주가 되어 오른쪽으로 나갑니다.




위에서 보면 이런 모양새. 천장에 있는 애는 뭐하는 거니.-ㅁ-




그리고 맥주를 통에 넣고 발효. 이야아. 강으로 흐르니까 맥주를 옮길 필요 없어 좋군요.(...)




발효된 맥주는 병에 담고 팔면 됩니다! 그리고 부어라! 마셔라! 즐겨라! (...)




그리고 수출도 하는군요.


미니어처를 즐겁게 돌아보고 나오니...



옛날 맥주컵들이 보입니다. 저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것도..ㄱ-;




이런 병도 참 귀엽군요.





왠지 익숙한 병들. 그러고 보니 일본 맥주병은 보면서 눈에 설다했더니 지금까지 거의 캔맥주만 마셨습니다. 헙.=ㅠ= 다음에 갈 때는 병맥주로 도전해볼래요.




이런 병도 있습니다.




이쪽은 사이다 병도 보입니다.




그리고 왠지 지브리의 모 로봇이 떠오르는 커다란 양조통.




이걸 끼고 빙글 돌아 2층으로 내려갑니다.




돌다보니 찬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그렇습니다. 이건 에비스, 아니 맥주의 신에게 바치는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태양과 보리와 물과 홉의 조화. 그것이 맥주입니다.=ㅠ=




경사로를 따라 2층으로 내려오니 왠지 선술집..?


그리고 전시장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통로 같은 공간에는 또 익숙한 병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옛날 병이 조명을 받으며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삿포로 맥주의 상징은 별이죠.




이 캔은 익숙합니다. 자주 보아서 그렇겠죠.




이런 반짝반짝 빛나는 것도 참 좋은데.




이것도 라벨은 익숙한데 마셔본 적은 없어요.




그리고 방으로 들어오니 여기는 포스터로군요. 삿포로 맥주 광고 포스터. 사진 찍은 곳에서 가까운 곳이 예전 것, 먼 곳이 최근 것. 즉, 걸어가면서 예전 포스터부터 최근 포스터까지 훑게 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이렇게 삿포로 맥주 로고가 박힌 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왠지 바..? =ㅁ=


포스터는 워낙 많아서 다 찍을까 하다가 몇 장만 찍어왔습니다.


이 때의 미인상은 지금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제 비교적 최근으로 넘어가는군요. 오른쪽의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이 현재의 포스터. 확실히 느낌이 달라요. 그림과 사진의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비어가든에 가면 500엔을 내고 샘플러를 마실 수 있습니다. 맛만 보자는 생각에 샘플러 3종 세트를 시켜봅니다. 자판기에서 쿠폰을 뽑아 가져가면 이렇게 줍니다.



맥주 세 잔과 삿포로 맥주 크래커. 저 크래커는 치즈크래커인데 은근히 맛있어요..-ㅠ- 새우깡도 좋지만, 치즈향이 나는 이런 크래커도 좋습니다. 맛 자체는 지금은 안나오고 에이스의 짝퉁이 아닌가 싶은 그 치즈크래커와 비슷합니다. 그보다는 더 바삭하게 부서지지만 말이죠.

맛은 세종류입니다. 블랙 라벨, 클래식, 개척 맥주. 개척 맥주는 홋카이도 개척 당시에 만들었던 맥주맛을 재현한거라고 하던가요. 이게 맛이 제일 특이합니다. 취향에 안 맞는 맛...; 거칠다고 해야하나요. 블랙라벨보다도 클래식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콜라건 맥주건 클래식..(야!)



게다가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장점은 선물입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초콜릿도 있고, 유리컵도 있고, 열쇠고리나 기타 등등 기념품으로 줄만한게 많습니다. 꼭 삿포로 맥주와 관련된게 아니어도 삿포로 여행 선물로 살만한게 많아요. 여기서도 2천엔 이상 선물 사는데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중에 맥주 젤리도 있어서 나중에 먹겠다며 챙겨뒀는데 ... 아직 안 먹었군요. 나중에 무슨 맛인지 리뷰 올리겠습니다. 하하;




그나마 감기약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 맥주 마시고 싶지 않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요.ㄱ-; 아니, 그보다는 지금 감기 걸린 이유가 엊그제 점심 반주로 맥주를 해서...
먹부림이 아니라 술부림인 것은 절대적으로 술 사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평소 알콜 섭취량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날 마신 알콜 총량은 제 1년 분일 거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평소에는 한 달에 맥주 한 캔 마실까 말까 수준이라고요! 그래도 이런 술들이 나오는데 안 마실 수는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시작. 레몬 썬 것과 얼음과 위스키. 닛카위스키쪽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처음부터 센술이었습니다. 이 술은 술병 사진을 못 찍었네요.




문어마리네이드. 레몬즙과 유자소금과 후추와 햇양파로 절였습니다.-ㅠ- 문어가 야들야들 부드러운 것이 맛있더라고요. 흐흐흐.




냄비가 통째로 나온 오뎅. 어묵 외에 소힘줄 등등도 들어 있었는데, 아쉽게도 힘줄은 덜 풀렸습니다. 질기더라고요. 그래도 말랑말랑한 어묵은 좋습니다. 후후후.




첫 술이 들어간 다음에 나온 건 삼별초님이 들고 오셨던가, 유자술. 이건 10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마시기 굉장히 좋았습니다.




색이 살짝 노랑색이 돌지요. 유자향이 나는데다 맛도 달달해 여자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습니다. 이건 다음 일본 여행 때 들고 올 생각입니다.-ㅠ-




오비히로에서 판다는 말랑말랑한 캔디. 그러니까 생캔디라고 부르는 종류의 우유캐러멜입니다. 아예 소프트캔디라고 붙어 있네요.




맛이야 당근 우유맛입니다. 분유맛인데 페코보다는 덜 달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ㅠ-




왼쪽은 입에 대지 않았고, 오른쪽은 이전에 마셔보고 두손 들었던 모에술입니다. 오른쪽은 이전 모임 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키나와의 아와모리입니다. 그것도 꽤 유명한 양조장에서 만들어서 맛이 '모에술에서 기대하는 그런 달달한 맛'이 아닙니다. 그냥 아와모리. 라벨만 모에한 거죠.
오른쪽은 아키하바라에서 사오셨다는데 시럽을 듬뿍 넣은 맛이라 해서 아예 입에 안 댔습니다. 하하하;




이건 란스님이 들고 오셨다고 기억하는데, 아마 더이상 생산되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라벨에도 보이지만 57.6도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마신 그 어떤 술 보다 독합니다.ㄱ-; 발렌타인 30년산도 이것보다는 아래..? 보드카는 마셔본 적이 없으니까요. 까뮈는 도수를 잘 모르지만 이것보다는 낮을 것 같고.
솔직한 감상을 말하면 이거, 소독약 향이 납니다. 들고 오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술을 접한 경험이 일천하여 이런 표현밖에 못하겠습니다. 석탄산인가, 옛날 병원에 들어가면 물씬 풍겼던 그 독특한 소독약의 향취가 마시면서와 끝마무리까지 확 풍깁니다. 근데 또 마시면 뒷맛은 깔끔하단 말이죠. 뭔가 잡아 끈다거나 끈적하다거나 불쾌한 느낌이 없습니다. 얼음을 넣어 조금씩 홀짝여서 홀랑 다 마셨는데, 분량으로 따지면 1온스도 안되겠지만 상당히 강렬한 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날 마신 술 중에서 마시기 편한 유자술이랑 마시기 제일 부담스러웠던 이 술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ㅠ-
(의외로, 안주 없이도 홀짝 거릴 수 있는 술이더랍니다.)




이건 아마 H님이 들고 오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직접 만드셨다던가.. 하여간 위스키에 복숭아인가를 섞었다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이쪽이 단향이 나는게 앞서 마신 위스키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습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표현이니, 제 평소 술 마시는 정도에서는 이것도 '술맛'입니다. 단향이 도는 술맛이냐, 스트레이트하게 한 방 먹이며 들어가는 술맛이냐의 차이 정도..-ㅠ-;




배달의 왕자님인가, 거기서 나왔다는 발사믹 소스 쇠고기. 장조림 맛이 난다는데 전 안 먹었습니다. 이런 좋은 술을 마시는데 입을 정결하게 하여..(그만-_-)




그리고 이날의 메인인 타코야키. 조만간 G가 기계를 구입할 모양이니 가끔 염장샷으로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관건은 문어로군요.-ㅠ-;
주말의 가로수길은 굉장히 붐빕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 골목만 더 들어가면 분위기는 휙 바뀝니다.

C님을 배웅하기 위해 가로수길에서 압구정역으로 걸어가는데, 걸어오는 길에 델리를 보았다고 하시더군요. 서둘러 오시느라 위치만 확인하고 움직이셨던 모양인데 다시 올 날이 멀었으니 아예 생각난 김에 들러보자고 의기 투합합니다. 그리고는 거기에 눌러 앉았지요. 허허허허허;

처음에는 소시지만 볼 생각이었는데 들어가서 보니 생맥주도 팔고 다른 안주도 팝니다. 음식점을 겸하는 잡화점 같은 곳이더라고요. 가공한 고기도 팔지만 맥주도 팔고, 샐러드 같은 음식들도 포장 판매를 하고, 거기에 그릇도 팝니다. 하여간 독특한 곳이라 일단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에딩거와 그 뒤의 인디카. 인디카는 생맥으로 몇 번 마셔보았는데 굉장히 독특한 맛입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그런 맛이지요. 앞의 키 큰 잔은 에딩거입니다. 이것도 오랜만이네요. 마지막으로 마신 것이 남산 아래에서 였나?


모듬소시지 한 접시를 안주로 생맥주 세 잔을 시켜서 홀짝이다보니 부족합니다. 두 번째로 기네스 병맥주를 시키고는 안주는 피시앤칩스를 주문했는데 그 사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니, 사진 찍는다는 것을 뇌리에서 지웠으니까요. 오랜만에 마시는 맥주라 500cc 한 잔으로 이미 슬쩍 맛이 갔습니다. 하하하하.;ㅂ;



그래서 남은 것은 모듬소시지 사진뿐입니다. 소시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슈크루트도 있는데 시큼한 것이 소시지랑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조합이네요. 자른 소시지에 머스터드를 발라 입에 넣어도 좋고, 슈크루트랑 함께 입에 넣어도 좋습니다. 이날은 저녁까지도 끈끈하고 더웠는데, 그 날씨가 오히려 반가울 정도로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모임도 여기로 낙찰. 다음에는 아예 점심 때부터 죽치고 앉아 브런치부터 시작해 저녁까지 느긋하게 보낼 생각입니다. 흐흐흐흐흐흐..-ㅠ-


생맥주 세 잔, 병맥주 하나가 각각 9천원이었을 겁니다. 거기에 모듬 소시지랑 사진은 미처 못 찍은 고급형 피시앤칩스까지 해서 1인당 2만 6천원. 저는 생맥주 한 잔만 마셔서 23000원을 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등분하면 아마 그 정도일거예요.
솔직히 피시앤칩스는 양이 적었던 데다, 피시앤칩스에 기대하는 그런 커다랗고 양많은 안주는 아니었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ㅠ-

더 솔직히 말하자면, 소시지를 먹어보고 그럭 저럭 나쁘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아주 맛있다는 아니었거든요. 분명 육즙이 가득하고 덜 짠 소시지를 먹었는데 그게 어디었나, 분명 나는 밖에서 소시지 사먹은 일이 거의 없었는데 왜 그런 기억이 남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ㄱ-; 까날님 번개에서였더라고요. 허허허허허허허허;
올라간 입맛은 절대 내려오지 않습니다.

지난 모임에는 건너 뛰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니, 언제 모임을 갔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블로그를 뒤지면 어딘가에서 툭 튀어나오긴 할 텐데, 하여간 세 번째일거라 추측하는 까날님 번개 후기입니다. 이번 주제는 고기였습니다.-ㅠ-




고기를 한가득 들고 나오셨는데 판에 올리고 나서야 사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이 이글루저(...)이고 아니신 분도 SNS는 하시니까 다들 스마트폰을 꺼내시더군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임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들 먹기에 바빠 사진은 잘 안찍지만 말입니다. 하하하;




불판에 저만큼 고기를 올리고 남은 고기는 또 이만큼. 그리고 이게 첫 판이었습니다. 몇 판이나 나왔는지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하하;ㅂ;




첫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고추냉이(와사비) 갈아 놓은 것이랑 겨자소스외에 소금과 후추도 있었습니다. 왼쪽으로 돌리면 pepper가, 오른쪽으로 돌리면 salt가 나옵니다. 후추는 득득 갈아 먹는 거고요.


근데 저 이거 보면서 생각난 것이,



이런거라..ㄱ-;
외계인 눈 같아 보이는 것이 닮았습니다. 하하하;

저렇게 직접 갈아 먹는 것이 참 좋은데 집에는 후추밀이 없군요. 쓸 일이 많지 않아 그럴 겁니다.'ㅂ';;




스크류드라이버는 신기한 원통에서 직접 만들어 주시더군요. 투명한 통에 어디까지 얼음을 넣고, 어디까지 술을 붓고, 어디까지 오렌지 주스를 부으라고 선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단에 맥주나 포도주 저장통처럼 수도(..)꼭지가 달려 있어 마음 대로 마실 수 있습니다.
술은 잘하는 편이 아니지만 홀짝홀짝 마시기에 참 좋아요.///




그리고 이 기묘한 이름의 술도 맛있었습니다. 매실주 맛인데, 술향이 강하지 않고 매실차와 비슷한 맛이라 쭉쭉 들어갑니다. 다 마시면 취하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혈당치가 걱정되는 그런 달달한 맛이더라고요.-ㅠ-

사진에는 없는데 오키나와의 모에술도 굉장히 쎄더랍니다. 아와모에였나, 그런 이름으로 기억하는데, 패키지만 모에하지 술 자체는 아와모리라서 말이죠. 25도라더니 역시 셉니다.




잠시 딴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에 모 소주를 마시고 이게 왠 물맛? 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주는 원래 잘 안마시는데 그날은 분위기상 세 잔쯤 마셨나봅니다. 평소에는 입만 대고 마는데 이날은 정말 마셨거든요. 그러다보니 간만에 마시는 술이 되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수가 확 떨어졌는지 이게 소주 맞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저, 술 잘하는 편 아닙니다. 술을 하도 안 마셔서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맥주 한 캔으로도 슬쩍 취기가 오르는 효율 좋은(...)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인데, 제 입에 쓴 맛이 덜하다고-알코올이 약하다고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아니, 오랜만에 마시면 더 쓰게 느껴야 하지 않나..?



하여간 사진을 안 찍다보니 이 뒤에 나온 고기들이나 간식이나 어묵이나 가쓰오 타다키도 빠졌네요. 다들 맛있었는데 말입니다. 자가 염장은 덜 되어 좋긴 합니다만. 그런 사진은 다음 모임 때를 기약하지요.+ㅠ+


자세한 이야기는 까날님 이글루에서.(링크)

까날님 번개 인원이 오락가락한다는 건 들었는데, 바로 직전에 있었던 번개는 사람이 바글바글하더니 이번에는 아주 단촐했습니다. 고정 멤버를 제외하면 중간에 오셨다가 가신 사발대사님이랑, 저랑, 스킬님뿐. 덕분에 덕높은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습니다. 덕 높은 이야기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것도 있었지요. 오키나와와 군대 주둔에 관련된 이야기라든지, 「아이언 스카이」에 관련된 이야기라든지.
아.
「아이언 스카이」는 꼭 보세요. 이 영화를 보다 말고 갑자기 이야기가 나치로 튀기도 했지만, 하여간 할리우드 밖에서도 이런 블록 버스터 + 패러디 + 오마쥬 + 블랙 유머 넘치는 영화가 있을 줄이야. 진짜 웃지 않을 수 없어요.ㅠ_ㅠ;
결말이 참으로 서글프지만, 참으로...;ㅂ; (게다가 핀란드 감싸주는 영화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우주 전쟁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흠흠흠.


하여간 본론으로 돌아가서, 문어와 소시지를 안주로 술을 홀짝이며 보았는데, 그 때 마신 술이 숙성 사케였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술 말이지요. 보통은 숙성시키지 않고 그냥 마시는 걸로 아는데, 이날 마신 것은 술도가에서 직접 숙성시킨 거랍니다. 94년에 나왔다네요. 이 술이 만들어질 때 뭐하고 있는지는 그냥 넘어가고...; 자세한 설명은 위에 링크해둔 글을 참조하시어요.


술은 좋아하지만 즐기진 않습니다. 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건 좋아하는데, 맥주를 제외하고는 나서서 술을 찾는 일이 드뭅니다. 소주는 두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술은 '술맛'이 난다면서 피합니다.; 그 '술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맥주야 뭐, 청량음료 느낌이고..(...) 하여간 이전에 마셔보았던 일본술, 사케는 대체적으로 쨍한 맛입니다. 소주처럼 혀를 자극하는 맛은 아닌데, 사케도 좀 강하게 혀를 자극하는 느낌이 있더군요. 물론 지금까지 마셔본 술 중에서 입 안을 가장 강하게 자극한 건 발렌타인 같은 거였지만, 사케도 대체적으로 그 술향이 강하게 납니다.
그런데 이건 조금 다릅니다. 쨍하게 혀를 자극하는 맛이 아니라, 그보다 더 둥글둥글, 동글동글하게 맛이 굴러가네요. 상당히 순해집니다. 숙성 시키는 동안에 알코올이 날아가 도수가 낮아졌다고는 하는데, 그 때문에 훨씬 마시기가 편합니다. 옆에 괜찮은 안주가 있다면 홀짝홀짝 다 마셔버릴 듯한 무서운 술이더군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술이 제가 평소 여행하는 경로와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지요. 그렇지 않았으면 다음 여행 때 한 병 들고 왔을지도 모릅니다. 하하하하.;ㅠ;


하여간 어르신, 생일 축하드립니다! (도망)




(설마하니 이렇게 덧붙였다고 다음 번개 때 벌주를 주신다거나 하시진 않겠...;;...)

추석 연휴 전날은 G랑 같이 코스트코에 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시청까지 나오고 나니 도로 영등포구청역까지 가는 것이 귀찮아 지더군요. G를 꼬드겨 코스트코 일정을 취소하고 그 주변을 헤매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G는 제 유혹에 넘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런 저런 지름을 했지요.



그 일정 중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이 경복궁 근처의 열정감자입니다. 이글루스의 사노님이 여러 번 올리셔서 한 번 가보겠다고 벼르던 곳이지요. 3호선 경복궁 역에서 토속촌 방향(...)으로 나와서 파리바게트가 모퉁이에 있는 첫 번째 골목으로 죽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쪽이 서촌 먹자골목인가 봅니다. 음식점이 많던걸요.


골목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 저랑 G가 갔을 때는 아직 자리가 넉넉히 있었습니다. 안쪽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나자 남아 있던 자리들도 금방 차더라고요.





어떤 메뉴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300ml 맥주 두 잔, 거기에 양념 감자랑 보통 감자 중간 크기를 시킵니다. 각각 소스를 하나씩 고를 수 있으니까 하나는 와사비(고추냉이) 마요네즈, 하나는 마늘소스로 주문합니다.
맥주는 저렇게 파이렉스 컵에 나오더군요. 메뉴 중에 커피맥주가 있는데, 생맥주 위에다가 미리 추출해 냉장한 에스프레소 한 샷을 붓습니다. 그럼 흑맥주처럼 새카맣게 변하더라고요. 하지만 한 잔 마시면 그날 밤 잠을 못잘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이쪽이 양념감자. 원뿔형 혹은 고깔형 종이에 담긴 감자는 테이블의 구멍에 꽂으면 딱입니다. 이거 들고 다니며 먹기도 좋고 분리수거도 간단하네요.-ㅠ-




양념감자는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그러니까 파파이스 감자튀김의 맛? 짭짤한 것이, 그냥 먹어도 좋더군요. 소스없이 먹어도 좋습니다. 맥주가 술술 넘어가는 짭짤한 맛이예요.




그냥 감자는 프렌치프라이 말고 초승달 모양으로 자른 감자도 함께 있습니다. 이쪽은 심심하니, 소스 찍어 먹으면 좋습니다. 역시 갓 튀긴 뜨거운 감자는 맥주를 부릅니다. 술 잘 마시는 것도 아닌데, 거참;;;


열심히 잘 먹고 있는데 G가 안되겠다며 치즈튀김을 추가로 주문합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맛. 롯데리아에서 많이 보는 그런 치즈 튀김입니다. 대신 양이 많아요. 갓 튀겨낸 결 호호 불어가며 덥석 베어불면 역시 맥주를 부릅니다.

...

그래봤자 마신 것은 300ml가 전부이지만. 하여간 맥주 300 두 잔에 양념 감자 하나, 일반 감자 하나, 치즈튀김까지 해서 도함 15500원 나왔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흐뭇하게 나왔으니 좋지요.

플라야 덴 보사의 감자튀김(링크)은 이보다 덜 기름집니다. 거기는 짭짤한 것이 술을 부른라면 이쪽은 뜨겁고 기름진 것이 술을 부릅니다. 그래봐야 양쪽 모두 맥주 안주지요. 두 곳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으니 어디가 더 좋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아니, 못 고릅니다. 그 때 그 때 취향에 따라 골라야지요. 훗훗훗.

그러니 그 김에 플라야 덴 보사에 한 번 더 가볼까..-ㅠ-
『홋카이도에 먹으러 가자』 발매 기념 및 기타 등등 번개. 오늘도 수제 소시지와 술님과 오뎅님이 함께 하십니다.


사진 말고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간단히 생각나는 안에서 적어보지요.



1등 도착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들 정각보다는 조금 늦게 맞춰 오시더군요. 저도 다음에는 조금 늦게 가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첫 등장, 닛카의 사과 와인. 와인이라고는 하지만 꽤 도수가 있습니다. 위스키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고요. 닛카의 이름 중 뒤의 카가 菓라는 건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ㅠ-; 위스키가 무르익기까지 사과로 주스를 만들어 팔았다는데 잘 안 팔려서 이걸로도 다시 술을 만들었다던가요.
향을 맡으면 그대로 사과주스! 인데 마시면 상당히 강한 술입니다.-ㅠ-




근데 일찍 오면 좋긴 좋더군요. 가스렌지를 가까이 할 수 있습니다. 오뎅!




거기에 소시지 불판!




수제소시지는 적절히 잘 구워서 빵 사이에 끼워먹으면 됩니다.




사진이 흔들려서 아쉽네요.;ㅠ;
왼쪽은 데쳐서 굽는 것, 오른쪽의 세 개는 데치지 않은 생소시지입니다. 생소시지는 오랫동안 익혀야하지만 미리 익힌 것을 지지는 것보다 직접 구운 쪽이 더 맛있습니다.




치즈 사진은 이것 한 장만 있네요. 아래 보이는 달걀 같아 보이는 것이 훈제 모짜렐라 치즈입니다. 쫀득쫀득하니 맛있더군요. 물론 모짜렐라 치즈도 쫀득하지만, 이쪽은 그보다는 더 단단하고, 훈연향이 나는 것은 당연하고, 짭짤한 맛도 조금 더 강합니다.-ㅠ- 술 안주로 그만이더군요.




배잼. 모 고등학교 산업과 학생들이 만들었다는데, 『은수저』 가 떠오릅니다. 이것도 맛있더군요. 다만 식빵에 발라 먹는 것이 더 맛있을 것 같더랍니다. 부시맨 브레드는 맛 자체가 강렬해서 잼 맛이 가려지더군요.-ㅠ-
(저 배잼을 남학생들이 만들었을까 여학생들이 만들었을까에 대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진실은 과연?)




한 분(아마도 란스님)이 들고 오신 술. 이건 4도 밖에 안된다는데 은근히 달달하고 입에 착착 감기고 고소한 것이, 막걸리와도 비슷하나 그보다는 훨씬 정제된 느낌의 술이더랍니다. 어, 직설적으로 비유하자면 모 쌀음료(...)와 유사한 술맛?; 하지만 그보다는 곡물맛이 진하고, 술맛은 강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진하지도 않으니 입에 착착 감깁니다.
술 즐길줄은 모르지만 이런 술을 옆에 가져다 놓으면 한 병쯤은 홀짝홀짝홀짝홀짝 홀라당 다 마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외에, 스파이시 럼(럼+바닐라빈, 기타 등등)이라든지 깔루아라든지, 녹차 리큐르라든지, 기타 등등의 다양한 술이 있었지만 저는 얌전히 있었...; 아, 1리터에 2400원이라는 벨기에 맥주도 있었습니다. 막판에 나온 소시지는 이 맥주를 끓여 삶았지요. 사진 찍는 걸 잊었네요. 이 맥주는 이마트에서 판다길래 근처 이마트를 뒤져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 안되면 신세계 본점에라도 있는지 찾아봐야지요.

(어느 분인지 잊었는데 오토코야마도 있었습니다. 그쪽은 맛 보고 버틸 자신이 없어서 패스. 으으. 실은 오토코야마보다 아이패드에 달아 놓으셨던 다테 마사무네 핸드폰고리가 더 눈에 들어왔..;ㅂ;...)





그리고 결론. 기승전미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뽑기운은 없는데 이날 올해 치 뽑기운을 몽창 다 몰아 쓴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므로 올해는 더 이상 확밀아를 기대하지 않고...^-T


술독에 빠져보고 싶군요. 후후후후후훗.
왜 사람들이 독한 술을 찾고 폭탄주를 찾는지 알겠습니다. 맥주는 도수가 낮아서 한 캔 마시면 배는 부른데 덜 취해요. 여기에 도수 높은 술을 섞으면 똑같이 배는 불러도 취하는 속도가 빠른, 다시 말해 효용성 높은 술이 나타납니다. 여기서의 효용성은 마시는 사람이 원하는 용도에 맞는다는 의미이니, 만약 홀짝거리면서 다른 사람들과 취하지 않는 상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하면 오히려 폭탄주의 효용성은 떨어지는 셈입니다. 즉, 맥주 같은 맛에 조금 더 도수가 높고 조금 더 취하고 싶다면 폭탄주도 좋은 대안일 겁니다. 다만 어떤 술을 섞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겠지요. 보드카를 섞으면 어떨라나.-ㅠ-

술은 좋아하지만 싫어합니다. 술이 주는 분위기는 좋아하고 맥주도 상당히 좋아하지만 마시고 나서 제 감정 통제가 안되는 것이 싫거든요. 거기에 술에 따라서는 그 특유의 알콜맛이 강하다보니...; 하기야 맥주도 청량음료라고 생각하며 마시지 딱히 술이라고 인식하며 마시는 건 아닐거예요. 아마도.;


하여간 엑셀과 씨름하고 있노라니 술이 고픕니다. 흑흑흑.;ㅂ;




술이 고픈 이유 하나 더.
노트북 모델을 대강 결정했더니만 골치 아픈 상황이 하나 더 생기네요.
작업실에서 쓰는 노트북은 모두 데스크탑형 노트북입니다. 17인치. 삼성이 둘, HP 하나, 도시바 하나. 데스크탑 대용으로 쓰자니 다들 17인치를 산 모양인데, 전 그냥 15인치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전혀 생각하지 않다가 다들 17인치 쓰니까 조금 마음이 기웁니다. 그래봐야 17인치는 가벼운 것이 없으니 절대 들고 다니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게다가 제 백팩은 13인치가 한계더군요. 15인치는 억지로 끼워넣으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무리입니다.; 뭐, 어차피 15인치도 수납공간에 넣지 않으면 무리없이 수납 가능할거예요. 덜렁 거리는 것이 문제일 따름. 그거야 해결방법이 나름 있고요. 하여간 이래저래 노트북 고민만 늘어갑니다. 하하하.;ㅂ;


0. 어제 찍은 사진을 꺼내 쓰려고 RQ를 열어보니, 요 며칠 사진을 옮겨 놓지 않아서 텅 비어 있었습니다. 왜 이런 상황인지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 따로 적지요. 사진은 매실절임맛 오차즈케 ... 였나, 후리가케입니다. 고이 책상 속에 잠들어 있지요. 서랍 열 때마다 한 번 먹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홀랑 잊었습니다. 흑. 뒤에 보이는 것은 밤잼. 거기에 책갈피도 있습니다. 후후훗.


1. 왜 USB에는 사진이 없는가?
지금 메인 컴퓨터가 노트북이거든요. 날마다 노트북을 잡고 있으니 사진을 USB(RQ)에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노트북에서 바로 올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집에 와서 컴퓨터를 쓰다보면 사진이 없습니다. 작업실에서 뛰쳐 나올 때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2. 퇴근은 7시 40분.
출근은 8시였습니다. 12시간 채우고 나올 걸 그랬나요. 집에서 출발한 건 6시 40분이고 집에 도착한 건 8시 넘어서니까 어차피 집 밖에서 12시간 이상을 보냈군요. 출퇴근 시간이 짧아서 밖에서 보내는 시간 전체는 별 차이 없습니다. 그래도 피곤해요.=ㅅ= 지금 내일도 나가서 일하나 마나 고민입니다.
...
2월에 이전 직장에서 이렇게 일하라 했다면 엎었을 겁니다.^-^;


3. 체형과 옷과.
노출과 관련된 법도 이번에 하나 개정되었다는데, 알고 보니 '완화'랍니다. 솔직히 돌아다니다보면 여자들의 옷차림을 보고 눈을 둘 곳이 없는 경우를 만납니다. 어제도 민망한 차림을 만났지요. 이건 취향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이 스판계열의 레깅스 비슷한 옷이었거든요. 작년인가 유행했던 옷 중에 레깅스 허리부분에 같은 재질로 만든 치마 비슷한 것이 달린 하의가 있었지요. 아예 그런 재질의 천으로 치마만 따로 입기도 하고요.
분명 그 차림을 본 날은 쌀쌀했는데, 맨다리에 그 레깅스 치마를 입었습니다. 대부분 그런 치마는 길지 않지요. 제가 본 옷은 허벅지 중간까지 왔는데 옷이 착 달라붙으니까 체형이 적나라하게 보이더군요. 엉엉엉엉엉.;ㅂ;


4. 체형과 옷과 교복과.
하지만 눈 둘 곳을 모르겠다는 생각은 교복을 볼 때 더 많이 생각합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창 밖 너머로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두 여학생이 걸어갑니다. 아무리 봐도 교복 같은데 교복이 교복 같지 않습니다. 교복 치마를 타이트스커트로 하는 경우는 드물고, 미니스커트인 경우는 더더욱 드뭅니다. 아니, 아예 없지요. 그 치마는 허리부터 허벅지 중간까지 몸에 딱 맞더랍니다. 몸매가 확 드러나는데, 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보니 옆라인을 보잖아요. 엉덩이가 톡 튀어 나와 보이는게 참 민망합니다. 마치 스키니 바지를 입은 것과 같은 모습이네요. 허허허.
가끔 망상하는 것이지만, 교복을 고쳐서 입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와 그나마 원형을 지키면서 입는 학교의 성적 차이를 조사해보아도 재미있겠더군요. 안국역 주변에 있는 학교들은 그래도 명문 소리를 듣는 학교인 걸로 아는데, 거기서는 그렇게 심각할 정도로 교복을 줄인 건 못보았거든요. 물론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갔고 치마나 상의 폭도 좀 줄이긴 했지만요.
개인적으로 교복을 가장 맵시있게 입었다 생각하는 것은 영훈중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혜화역에서 내려 이동하려 할 때 가끔 영훈중학교 학생들을 보는데, 낙낙하고 무릎까지 알맞게 내려오는 교복 치마에 가디건. 전체적으로 남색인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참 모범생 같더랍니다. 어디 교복인지 모르겠다했는데 가디건에 학교 마크가 있어서 그걸 읽어 영훈중학교인줄 알았습니다.
...
하기야 그런 곳은 교복 관리를 집에서부터 철저하게 하겠지요.-ㅅ-;


5. 술을 마시면.
새벽 2시 반까지 영어랑 씨름하다가, 4시간 자고 일어나 출근(?)하고, 점심도 대강 빵으로 때우고, 그 뒤로 물 한 방울도 입에 안 대다가 오후 4시쯤 맥주를 200㎖가량 마시니 그대로 취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그리고 나서 두 시간 뒤에는 속이 쓰려 고생했습니다. 작작좀 해야지.
수분 부족 상태에서 맥주를 마시니까 온몸에 맥주가 스며드는 느낌이 드는 것이 나름 재미있습니다.(...)


6. 채널 T에서 본 다큐멘터리.
채널 T의 여행 프로그램을 가끔 보다가, 그날은 EBS에서 방영한 오이마콘이라는 곳의 생활을 보여줍니다. 시베리아 저 편인가 보군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도중에 이르쿠츠크라는 지명이 등장했습니다.




듣는 순간 가슴이 울렁거리더군요. 그 지명이 왜 익숙하냐면, 『황제의 밀사』에 나온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황제의 밀사』는 원래 소설보다 제목을 훨씬 먼저 들었습니다. 무슨 책이었는지는 잊었지만, 어느 책에선가 '『황제의 밀사』에서는 편지를 소품으로 이용한다'라는 구절이 있었지요. 그 때 처음으로 알았는데, 그보다 훨씬 뒤에야 계몽사에서 나온 『世界의 文學』시리즈 중 하나로 나왔습니다. 축약본일 가능성도 있는데 원본을 본 적이 없어서 확신은 안 서네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험소설에 가깝다고 기억합니다만. 하여간 이 책을 읽고 홀딱 반한 것은 삽화가 멋있어서 입니다. 더 정확히는 주인공이 잘 생겼어요.(....) 아, 이 외모지상주의.ㄱ-;
이 소설에서 나온 도시는 이르쿠츠크. 정확히는 주인공이 편지를 들고 모스크바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이동합니다. 황제가 주는 편지를 받아 든 것이니 늦어야 20세기 초반입니다. 분위기를 봐서는 19세기 후반. 기차 같은 것도 없어요. 그러니 말이나 도보로 이동을 하는데 말입니다. 나디아란 이름에 아련한 향수를 가진 것도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 때문이 아니라 『황제의 밀사』의 나디아 때문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강인한 아가씨지요. 근데 이걸 러시아 여자라고 쓰다보니 정말로 러시아 여자들은 뭔가 강인하고 씩씩하고 생활력 강한 느낌이 강합니다. 하하하;

B님이나 C님, 혹시 보고 싶으시다면 옆구리 찔러주세요. 다음 모임 때 들고 나가지요.


0. 카페 뎀셀브즈에 아주 오랜만에 갔던 날. 여기 커피는 역시 취향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격은 기억하는 것과 거의 비슷했지만 레시피는 바뀌었나 보군요. 아래의 타르트 부분이 예전보다 덜 단단합니다. 그리고 크기도 줄었고. 하지만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불만 없이 먹었습니다. 케이크 한 조각에 5500원이니까요.


1. 31일에 날밤 새는 S 덕분에 약속은 다음으로 미루고. 아마 저는 G랑 같이 제과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외할머니는 그 사이 수술 때문에 입원하실 것 같고요. 무릎이 심하게 안 좋으셔서 수술하신다는데 저는 걱정이 더 되는걸요. 끄응. 외할아버지도 누워계신지 몇 년인데.ㅠ_ㅠ


2. 조아라의 소설 분량을 만만하게 보았는데, 아래아 한글 기본페이지에 8포인트로 작성하여 3장 정도면 조아라 소설 페이지로 15장 남짓입니다. 생각보다 많네요. 집에 가서 다시 정리해봐야지.


3. 엊그제 An이랑 같이 남산 올라간 뒤로 며칠 동안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역시 그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한거야! 일주일에 몇 번이나 그 코스를 따라 올라간다는데, 처음 올라가는 저는 허덕댔습니다. 흑흑. 제 운동은 평지 적응형이라고요. 등산은 아닙니다.ㅠ_ㅠ 하여간 그 덕분에 안 쓰던 근육들도 한 번씩 다 썼으니 괜찮아요.


4. 어쩌면 내년에는 An이랑 같이 놀면서 술을 배울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술은 초짜입니다. 이번에 맛있는 맥주집을 알았으니 종종 소시지와 으깬감자에 에딩거를 마시러 혼자 다녀올지도 모릅니다. 혼자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죠. 하지만 그렇게라도 가고 싶을 정도로 에딩거 둥켈이 맛있습니다.-ㅠ- 딱 취향이네요.


5. Mo님이 엊그제 날린 촌철살인 덕분에 지름신이 가셨습니다. 기억력의 한계로 100% 옮길 수는 없지만 대강 이런 이야기였지요.

"그릇을 쓰지 않고 넣어두면 그릇이 슬퍼해요."
"아니, 날마다 쓰지 않으면 쓰는 것이 아니라니까요."

그렇습니다. 찬장에 그릇을 넣어두는 것은 그릇을 슬프게 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찬장에 보관할 것이라면 그릇은 사지 말고 백화점에 가서 눈요기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올해 생일 선물을 아직 안 샀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도 아직입니다. 그 김에 커피잔을 지를까 했는데 저 말을 듣고 나니 지름신이 정말로 싹 가십니다.; 날마다 꼬박꼬박 아껴가며 쓸 것이 아니라면 지금 지르지 않는 것이 타당하지요. 특히 품절된 그릇이 아니라면야, 나중에 제 부엌을 가질 때까지 기다려도 되잖아요.
그런데 왜 책에는 이 문구가 안 통하는 거지. 날마다 읽지 않으면 책이 슬퍼합니다는 '울든 말든'이라고 쿨하게 생각한다니까요. 분명 집에 십년 동안 한 장도 넘기지 않은 책이 있음에도 말입니다.


6. 지름목록 중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마녀님 커피(정확히는 마녀님 아버지의 커피;), 그 다음은 레이디 핑거. 이제 올 것은 아이허브랑 책입니다. 아마도 책이 먼저 올 것 같네요. 올해 구입한 책 중에 가장 비싼 그놈(!)입니다. B님도 주문하셨지요? 카드 결제 대기하시어요.-ㅁ-;


7. 이번에 새로 나오는 하츠네 미쿠는 시큰둥합니다. 찹쌀떡 미쿠도 나쁘진 않은데 사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그러니 3월의 벚꽃 미쿠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건 아직 결제도 안되었지.ㄱ-;


8. 올해도 무사히 유니세프 고지서를 챙겼습니다. 어머니가 제가 기부하는 걸 알고 화내신 뒤로는 어찌어찌 잘 빼돌리고 있습니다. 이게 날아온 것을 보니 이제 곧 연말정산 시즌이군요.'ㅂ' 서류 준비할 것이야 뭐 없고. 싱글의 슬픔이라고 해야하나요.


9. 24일은 행사 보조. 행사 주관하시는 분이 저랑 친하시고 잘 아시는 분이라 안타까워 하시며 그러시더군요.

"미안해요. 24일 저녁까지 붙잡아 둬서."

아니, 그러실 것 없는데. 24일이라해도 약속 같은 것 없다니까요? 그랬더니 마구 웃으시며 그러면 안되지!라고 외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 이야기를 몇몇 분들에게 했더니 역시 그러면 안되지!라는 반응을. 음, 저는 성스럽게 보낼 예정입니다./ㅅ/


10. 올해 들은 캐롤 중 가장 취향은 스타벅스에서 흘러나오는 Carol of Bells로군요.


11. 홍대 근처도 마구마구 변하는데, 저기 저 옆에는 빈폴 자전거 샵인지 뭔지가 들어오는 모양이고, 요(스벅 홍대 갤러리점) 길건너에는 투썸플러스가 공사중입니다. 거참. 카페를 몇 개나 만들 셈인지.


12. 어제의 슬픔은 '네가 부족함 것임'이라는 걸로 잘 달랬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정진하여 좋은 보고서를 내겠습니다.


13. 자아. 다시 엑셀과 놀아야지요. MS엑셀 소환! (...)


0. 추석 전 언젠가 G랑 나눠 마신 기린. G의 친구가 후쿠오카 여행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온 거랍니다. 용량은 100ml. 저는 이정도가 딱 적량인데 미니캔으로 나오는 건 수가 많지 않습니다. 으으으;ㅂ;
기린은 제 취향에는 맛이 가벼운데, 엊그제 여름 여행 때 사온 에비스를 나눠 마시고는 제 취향이 에비스라는 걸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아, 이 둔탱이. 그러니 다음 여행 때는 얌전히 에비스를 찾아 마시겠어요. 하지만 여행 가면 에비스건 무슨 맥주건, 무슨 디저트건, 입맛이 떨어지는 통에 다녀와서 후회하지요.


1. 바로 위에 쓴 먹거리 글들은 반짝 반짝 빛나고 있지만 이건 현실의 우울모드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입니다. 오늘 이 상태를 치유하려면 미친듯이 글을 써야하겠지요. 어제 광견에게 물리고 나서 사과는 받았지만 물린 것을 안 물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물렸을 당시 주위의 반응이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었던지라, 흉터도 꽤 오래 남을 것 같군요.
십년쯤 전에도 한 번 개에게 물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어떤 개가 물었는지도 몰랐지요. 나중에 그 메모를 보고서야 물렸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십년 전에 물린 것은 지금 봐도 울컥하는데 이번 상처도 오래 갈겁니다. 게다가 우울모드가 슬슬 발동하고 있을 때-조아라에서 종종 말하는 내글구려(내글병맛)병과 비슷한 너참구려, 너참병맛병이 가끔 찾아오는데 지금이 그 시기인가봅니다. 예년보다 빨리 왔는데, 어쩌면 연말에 한 번 더 올지도 모르지요.


2. 발랄한 분위기로 바꿔서.
토요일은 노트북 배터리를 해결하러 나가렵니다. 근데 용산에서 한 시간 죽치고 있을만한 곳이 있나..ㄱ-; 근처를 뒤져봐야겠네요. 이러다가 아침에 용산 들러 맡기고; 공방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찾아오는 순으로 움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도 고려해야지.


3. ISI를 미과학정보연구소라고 당당히 걸어놓고 있는 조선일보는 반성해라.-_- SCI를 제공하는 그 ISI는 상업기관이라니깐? 톰슨 로이터 거라니깐? 갸들이 저널 평가랑 인용 정보 제공하는 비용이 얼마인지 얻어 듣고 기겁했다고.


4. 으, 점심으로 달달한 것을 먹었더니 속이 울렁거리는게, 한동안 짠빵에 주력할듯합니다.(...)
빵을 안 먹으면 된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ㅂ; 빵이 주식인걸요. 근데 지금 떠오르는 빵이 엊그제 붓처스컷에서 먹은 식전빵입니다. 그거는 따로 못구할텐데.; 그냥 포카치아라도 찾아봐?
밥 얻어 먹을 일이 있었는데 어딜 가고 싶냐는 말을 들으니 도통 먹고 싶은 것이 있어야 말이죠. 그나마 떠오르는 것이 아웃백의 오지치즈후라이라, 덥석 아웃백을 가자고 했습니다. G가 받아놓은 쿠폰에, 포인트를 쓰고 나니 셋이 먹는데 2만 8천 얼마가 나오더군요.'ㅂ' 1인당 1만원 남짓이니 나쁘지 않나 싶긴 합니다.


빈약하디 빈약한 샐러드. 역시 아웃백에는 감자 외에는 볼 것이 없는데.. 저 풀떼기와 몇 개 안되는 닭고기 튀김 올려 놓고 1만 3천이든가 5천이든가를 받더군요.



역시 감자감자감자. 가끔은 감자 튀김 사다가 집에서도 해먹을까 싶은데 번거롭습니다. 하하하.
이런 칼로리 높은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죄책감이 더하다니까요.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을 먹는 쪽이 좋습니다. 근데 집에서 진짜 해먹을까 싶을뿐이고.'ㅂ';




아래 허브가 들어간 매운맛 토마토 소스를 깔고, 거기에 양송이 위에 새우 올린 것을 담아 놓은 겁니다. 간단히 먹기에는 나쁘진 않은데 역시 냉동식품들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팍팍 드네요.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술안주로 괜찮겠다 싶습니다.



쓰다보니 떠오르는 술 이야기. 엊그제 Aw와 술 이야기를 했거든요.
Aw는 술을 곧잘 합니다. G도 술을 잘 마십니다. 주변 친구들을 봐도 술은 그럭저럭 들 마시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술을 안 좋아합니다. 술과 함께 하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예를 들어 오지치즈후라이를 놓고는 이건 딱 맥주안주다라고 하거나-술 자체의 맛은 잘 모릅니다. 가끔 까날님이나 로오나님 이글루 들어갔다가 술 설명에 홀려서 덥석 집어 들고 오는데, 들고 와서 마셔보면 이건 술맛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가장 근접한 설명으로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에서 소이치로가 나쁜 남자(...)에게 붙잡혀 갔다가 이런 저런 양주를 맛보는 장면이 좋겠네요. 꼬냑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술을 한 모금씩 마셔본 소이치로는 무슨무슨 향이 나지만 맛없어' '이건 무슨 맛이 나는데 써' 등등으로 표현합니다. 술을 마시면 딱 그래요. 맥주는 쓰지만 좋아하는 쓴맛인데, 소주는 뭔가 인공적인, 화학물질을 마시는 느낌의 쓴맛이고 양주는 쓰고 코가 뻥 뚫리는 알콜향에 삼키기가 미묘한 진한 맛 ..... .... ...
결론은 술 못 마신다는 거죠.-ㅂ-/


하지만 첨부 사진은 도토루 커피 넬 드립 마끼아또입니다. 하하하.
그냥 라떼보다 이쪽이 더 부드럽게 넘어가는게 괜찮았습니다. 가격이 안 괜찮아 그렇지만 가끔 생각날 맛이네요.


1. 어제 점심에 돌아간 고양이. 잠시 맡고 있는 동안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물을 마신다 → 논다 → 우유를 먹는다 → 세수를 한다 → 논다 → 잔다 → 일어나 우유를 먹는다 → 세수한다 → 논다

'잔다'가 꽤 깁니다. 대강 두 시간 정도는 자더군요. 중간에 놀고 싶다고 다른 사람이 깨우지 않았다면 한 두 시간쯤은 더 잘 기세였습니다. 게다가 자는 동안 옆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도 신경쓰지 않고 신나게 잡니다. 푹 잡니다. 저도 그렇게 자고 싶습니다. ;ㅂ;


2. 토요일에 K랑 낮술을 푸기로 했습니다. 10년지기인데 밖에서 같이 술 마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ㅁ-; 하기야 제겐 술친구가 없으니 그럴만도... 아니, 틀립니다. 제 술친구는 아마도 G..?; 아니면 책?; G랑은 집에서 가끔 술 마시지만 거의 반주 수준입니다. 제가 밖에 나가서 술 마시는 일은 거의 없어요. 1년에 한 두 번쯤 있을까. 그나마도 가족이랑 같이 마시는 맥주 한잔에서 반잔 정도가 전부입니다.
여튼 그렇다보니 홍대를 자주 다녀도 술집은 모릅니다. 낮술, 맥주, 가격이 괜찮은까지 조건을 넣고 나니 떠오르는 곳이 하나도 없더군요. 끙끙 대다가 어제 공방에 가서 공방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홍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니 저보다 잘 알겠지요.

K: 홍대에서 낮술 마실만한 괜찮은 곳 없나요?
A: 홍대에서라면 열린 곳 아무데나 들어가서 다 마시면 낮술 아냐? 낮부터 여는 곳 많을걸.
K: 아니, 괜찮은 곳이라고 한다면.
H: 편의점.
K: 헥?
H: 편의점이 좋아, 편의점. 술 아무거나 내키는대로 집어다가 마시고 안주도 취향대로 고를 수 있고, 게다가 싸고. 햇살 반짝반짝 한데 편의점 의자에 앉아서 마시는게 얼마나 좋은데! 우중충하고 어둑어둑한 곳에 술마시면 음침해져.
K: 오오. 진짜 그렇네요.


진짜 편의점 앞에서 낮술 마시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다른 분은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고 한강까지 걸어간다라는 걸 추천하셨다능. 홍대에서 한강까지는 멀지 않으니 그렇게 가도 되겠네요. 가다가 술이 부족하면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고, 안주가 들어가면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고... 오오오. 이거야 말로 진정한 酒道! (...)


3. 발랄발랄한 것은 고양이만이 아닙니다. 종로의 마스코트는 종인데, 이름을 붙인다면 아마 종순이나 종희가 되겠네요. 성별은 없지만 발랄하게 노는 그 모습을 보면 소녀에 가깝습니다. 공사하는 가림판 위에 종로의 마스코트라고 붙여 놓았는데(이화 사거리에 있는 홍대 디자인센터 공사장에 가면 바로 볼 수 있음) 정말 귀엽습니다. 하지만 마스코트를 긁어다 붙이려고 했더니 종로구청에서는 ai파일로만 제공하는군요. 쳇, 일러스트레이터는 없단 말이다!
이 마스코트 모양 쿠션 나오면 전 삽니다.+ㅠ+


4. TGIF. 하지만 내일도 출근합니다. 허허허.


5. 근 10년전, 처음으로 향수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록시땅의 네롤리로즈. 가격은 4만원이 조금 안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돌아다니면서 시향한 장미 향수 중에서는 가장 제 취향에 맞았습니다. 그럴진대 이번에 록시땅에서 작약 향수가 나왔다네요. 오오옷.+ㅆ+ 주말에 시간되면 시향하러 가야겠습니다!


6. 『아빠는 요리사』는 최근에 건너뛰며 샀더니 어느 걸 샀고 어느 걸 안 샀는지 모르겠습니다.-ㅈ-; 집에 가서 목록 다시 정리해야하나 싶네요. 110권을 산거야, 안 산거야? (어제 구입한 건 112권)


7. 만화책은 대강 정리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정리할 책이 나왔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하루살이 상-하』. 이거랑 다른 책들 모아서 한 번 올려보지요.'ㅂ' 이번 주말 중에 기습적으로(?) 올리겠습니다.
생각난 김에 못 버리고 있던 홍차캔이랑, 못 버리고 있던 집 모양 캔도 처분해야지..-ㅁ-

지난주에 G와 같이 신세계를 다녀왔습니다. 목적이 뭐였는지는 잊었는데, 오는 길에는 지하철로 가려고 지하 식품매장을 통해서 나왔더니, 그쪽 출구에 외국 맥주를 전시해 놓고 할인 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음도 하더군요. 몇 잔 받아 마시다가 G가 이 맥주를 봤습니다. 그로쉬 스윙캡. 뭐, 저 밀폐형 캡 때문에 낚였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는 드럼통 모양 컵에, G는 보덤 더블월에 따랐습니다. G의 컵 맥주가 많은 것은 맥주 주인이기 때문입니다.'ㅂ'



근데 맛이...........-ㅠ-;;;;
가볍게 쓴맛입니다. 근데 그 쌉쌀한 맛이 상당히 강해요. 엄, 하이네켄이나 칼스버그 보다 더 가볍지만 쓴맛은 강하달까. 홀짝홀짝 비우기는 했는데 저는 묵직한 맛을 좋아하다보니 입엔 안 맞았습니다.
칼스버그 시음할 때도 느끼긴 했는데..-ㅠ-




맥주 생각난 김에 오늘 퇴근길에 아사히 한 병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집 청소 하고, 정리하고 나서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셔야겠네요.>ㅅ< 안주는 뭘 할까나~.
지난번에 연수 다녀오면서 잠시 산사원에 들렀습니다. 산사춘으로 유명한 배상면주가가 포천쪽에 운영하고 있는 술 박물관 겸 제조 기관 겸 회장님 별장입니다.(...) 아니, 다 있다니까요.; 근처에 승마장이 있다는데 거기 딸린 수영장에서 수영한 꼬꼬맹이들 무리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술은 담기지 않았지만 앞으로 술이 담길거라는 어른 키만한 커다란 항아리도 보았습니다. 어른이 거기 빠지면 그대로 꼬르륵 하겠더군요. 술이 한가득 담긴 항아리, 즉 술독에 빠졌을 때 익사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은 역시 술을 흡입하는 것을까요.-ㅁ-;



술만드는 기구들 사진은 다 제쳐놓고,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이것. 술잔을 모아 놓은 장이었습니다. 술잔 크기에 맞춰 제작한 걸로 보이던데, 앞은 유리판으로 막아놓았씁니다. 와아. 하나하나가 다 예뻐요!




이건 어디 내려놓지 않고 그냥 들고 마셔야 할 것 같은 유리잔.




배상면주가의 마크가 삼족오인건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이건 왠지 막걸리나 동동주를 큰바가지에 담아 떠 마실때 써야할 것 같군요. 그러기엔 지나치게 작지만 귀엽습니다.




입구가 넓은 잔. 이런 잔이라면 술잔 말고 찻잔으로 써도 잘 어울릴겁니다.




이건 판매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아래 내려갔을 때 보고 혹시 방울잔인가 싶어 흔들어보았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굽이 있는 술잔이예요. 대신 굽 부분을 잡으면 체온으로 술이 데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겠지요.




나무로 만든 작은 잔도 있고. 아니, 되라고 표현해야할까요. 그 옆의 잔은 무늬가 예뻐서 찍어보았습니다.




저 갈색잔에는 에스프레소나 카푸치노를 담아 마셔도 좋겠습니다.





이건 실제 판매하는 주기(酒器)인데 은근히 귀엽습니다.




이런 유리잔도 괜찮게 만들었더라고요. 술의 종류에 따라 잔의 모양을 골라 마시면 됩니다. 샴페인과 와인잔, 칵테일잔의 모양이 다른 것과 일맥상통하지요.




아까 술잔 모아 놓은 장식장에도 있던 배상면주가의 술잔입니다. 아랫부분을 한지로 싸놓으니 그것도 멋지네요. 술상볼 때-조금 꼬아서 표현한다면 칵테일파티의 테이블세팅할 때-한지 색을 각각 달리하면 술잔 헷갈리는 일도 없겠습니다.




흐흐흐.
「이기적 식탁」에 나온 수박소주 한 통을 만들어서, 저 술잔으로 퍼 마시면 술맛나겠네요. 하지만 제가 마실 수 있는 술은 맥주나 발포성 포도주까지입니다. 특히 알콜냄새가 강한 술은 마시기 전부터 거부감이 들어요.;





이건 술지게미로 만든 과자입니다. 달지도 않고 그리 짜지도 않고. 슴슴하면서도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네요. 예전에 집에서 막걸리로 빵을 만들었다던데, 그게 이런 비슷한 맛일까 싶었습니다. 시식용으로 나온 약과는 계속 집어 먹게 되더라고요.



박물관 입장은 무료입니다.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고, 술잔을 하나 사면(!천원) 여러 술을 시음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함정이라..; 이날 같이 들어갔던 사람들 중 대부분이 선물세트를 하나씩 다 사들고 나오더군요. 재미있는 술도 많으니 근처에 갈 일 있다면 한 번 찾아가보세요.>ㅅ<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술을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화요을 사겠다고 부르짖게 만든 무서운 술잔입니다. 아주 예~전에 티이타님께 사진 찍어 올리겠다고 말만 하고는 미루고 있다가 어제 사진 찍고 바로 올립니다. 아랫 부분에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이 구멍입니다. 손잡이에 해당하는 안쪽은 비어 있고 거기에 도자기 구슬이 들어 있어 딸랑딸랑 방울 소리를 낸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대강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왠지 저기에 술 담아 마시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충동이 드는데, 일반 마트에서는 저 세트가 잘 나오지 않는 듯합니다. 확인한 곳이 코스트코 맞은편에 있는 이마트 정도였지만, 주로 백화점에 들어가지 않나 싶군요. 언제 가서 찾아본다 해놓고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역시 미루고 있습니다.



지름신의 최대 적은 게으름신인가봅니다.(먼산)


허시명, <허시명의 주당천리>, 예담, 2007


한겨레21이었는지 행복이가득한집이었는지 쿠켄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잡지에서 신간소개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 신청해 보게 된 책입니다. 책이 두껍고-종이가 두껍습니다. 거기에 컬러사진.-좋은 종이를 써서 그런지 책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무거움에도 신경쓰지 않고 들고 다니며 보게 된 책, 다른 분들께도 꼭 한 번 읽어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독자는 이렇습니다.

- 나는 맛있는 술이 좋다.
- 일본에는 사케가 있는데 왜 한국에는 없는거지?
- 술, 술, 술이 고프다.

여기까지는 보통수준. 심화로 들어가면..
- 난 모야시몬을 재미있게 봤다.'ㅂ'


실은 저 네 번째가 가장 큽니다. 보는 내내 옆에서 오리제가 둥둥 떠다니며 "빚어버릴거야!"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민속주, 한국 술에 대한 이야기. 지방의 술도가에서 빚어내는, 역사가 있는 술과 역사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술, 그리고 발전하는 한국 술, 사라진 한국 술, 법제에 가로 막힌 술에 대한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누룩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고, 당연히 누룩이 등장할 때마다 오리제가 둥둥 떠다닙니다. 오리제가 일본산이라는 것만 빼면 뭐... 납득할만 합니다.

대신 이 책의 부작용은 좀 심각합니다.
전 술을 안마십니다. 사정을 알고 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다들, 저 술 못마시는 줄 압니다.'ㅂ' 대학교 때 술에 크게 당한 이후로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고 사회들어와서는 2년마다 받아야했던 위내시경의 결과를 슬쩍 흘리면 술을 강하게 권하지는 않으시는군요.
술을 안마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맛을 모릅니다. 특히 소주는 그 쓰고 칼칼(?)한 맛이 싫어서, 화학약품을 넘기는 것 같은 느낌이 싫어서 마시지 않습니다. 그나마 마시는 것은 맥주 정도입니다. 맥주는 흑맥주와 가벼운 맥주(에비스 등의 일본맥주), 한국 맥주의 차이 정도는 감별하는데다 가끔 여름날 시원한 맥주가 땡기는 일도 있으니 이쪽은 마시는 술입니다. 포도주는 마시긴 하지만 있으면 마시지 즐기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는 포도주는 무스카토 다스티의 스파클링 와인. 마셔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거, 왠지 사과주 느낌입니다.; 달달하고 사이다 같기도 한 발포성의 음료입니다. 술이라기보다는 그런 느낌에 가깝습니다.
하여간 본론으로 돌아가 부작용이 뭔가 하면 .....


술이 땡깁니다.;ㅂ;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술이 땡깁니다. 책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서 일부러 조금씩 아껴가며 보고 있었는데 마침 지난주에 G가 제주도 출장을 가 있었습니다. 그 동안 제주도에서 만들었다는 감귤술을 보고 이게 분명 면세점 안에도 있을터이니 사오라 시킬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지름도 80%. 100%가 되면 구입합니다.-_-;) 다행히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경주법주인 화랑을 Kiril님께 졸라서 올 구정에 부탁드려볼까라는 망상의 나래도 펼치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이 책을 보는 내내 등장하는 모든 술에 군침을 흘리며 한 번쯤 마셔보고 싶다고, 기회가 되면 꼭 구해서 마셔보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무서운 책입니다.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 절반 이상의 이유는 글발일겁니다. 맛깔나게, 술술 넘어가는 글을 쓰니 술도 술술 넘어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착각이겠지요. 아직 술맛도 제대로 모르는 제가 술이 술술 넘어갈리가 없지 않습니까.;

제목에도 쓴 주당1천양병설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한국술-민속주-들을 살리기 위해 술꾼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한다는 제 주장입니다. 희석식 소주가 아닌 증류식 소주나 탁주 등 다양한 술을 알고 그 맛을 즐기는 술꾼들을 양성해 술 시장을 넓히며, 이런 술꾼들이 늘어나면 술을 만드는 술꾼들 역시 살맛이 나서 옛 기록들을 뒤지고 술을 빚을 줄 아는 옛 아낙들을 찾아 전수를 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옛술들이 복원되면 잊혀진 전통에 대한 관심들도 늘어나고....
여기서 잠시 멈추겠습니다. 이 이상 나가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저도 모르니까요.
하여간 알코올을 섭취하기 위해 술을 퍼붓는 술꾼이 아니라, 술맛을 알고 술을 즐기는 술꾼들을 길러야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술도 음식이니 한국음식을 가르칠 때 술도 함께 가르쳐 酒道를 미리미리 가르쳐야한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어딘가 찾아보면 한국주 코스라든지, 그런 것도 있을법한데 본 적이 없군요. 시간이 더 지나면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하여 이 책을 읽고 나서 마흔 되기 전의 목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와인은 저 멀리 던져 놓고 일단 우리나라의 옛술부터 찾아가 하나하나 맛을 알고 술맛을 제대로 배우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은 고이 모셔두고 두고두고 목표를 일깨우기 위해 읽을 생각입니다. 아아.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군요.(...)
간단하게 말하면, 어제 저녁의 모임에서 마신 알코올이 제가 몇 년 사이 마신 알코올보다 더 많았을겁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양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30도짜리 고량주와 꼬냑(CAMUS XO)와 집에서 만드신 매실주와 피나콜라다(럼)와 두견주(진달래술)까지 섞어 마셨으니 효과는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름 없는 일요일 기상 시각과 숙취 하나 없고 별 이상도 보이지 않는 위를 보니 희한하군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다들 좋은 술이라 그랬나봅니다.

어제, 아니 오늘의 귀가 시각은 새벽 1시였습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제게도 발생한 것이지요. 술자리가 지나치게 재미있었다는게 문제일까요. 과유불급이란 말을 이런 곳에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5시 반부터 시작한 모임이 끝난 것은 11시 반 쯤이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오니 지하철도 끊긴 상태. 버스를 타기 위해 넷이 모여 신사역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네 사람이다 보니 그럭저럭 부담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나오더군요.(멤버 중 한 분의 집이 신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한 차례 갈아타 집에 들어온 것이 새벽 한 시인겁니다. 평소 제 생활 패턴을 아는 분이라면 미쳤구나!라든지 어떻게 된거야?라는 말이 튀어 나올겁니다. 평소라면 8시에서 9시 사이부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 아무리 못해도 11시에는 집에 기어 들어갈건데, 새벽 한 시라니!
실은 이유가 있었지요. 어제 낮에 간식이 먹고 싶었지만 먹을 만한 것이 없는 관계로 꿩대신 닭이라는 생각에 커피를 마셨습니다. 지난 번에 사온 폴 바셋의 커피를 커피밀에 갈아 핸드 드립으로 내려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지요. 에스프레소 배전이라 꽤 진한 커피니 그렇게 마셔도 좋거든요. 얼마나 마신 건지는 마신 저도 감이 안오지만 오후에도 이 상태에서 커피를 더 마시면 나 잠 못잔다라는 위기의식은 있었습니다.

코스트코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더군요. 빵종류를 공략할까하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포기하고 정말 메이플 시럽 하나만 들고 왔습니다.'ㅂ' 내일은 쉬니까 점심 때 메이플 시럽을 곁들인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으렵니다.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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