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평가가 낮을만 합니다.

 

 

호텔 평가는 대개 자란을 보고 결정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란에 가입해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대부분의 예약도 여기서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 여행의 그레이서리 삿포로 예약은 자란과 홈페이지를 비교하고는 홈페이지에서 했지만, 이번에는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서 자란에서 했습니다. 자란에 얼마 남아 있던 포인트도 써서 금액도 조금 낮췄습니다. 그래도 고오급 트윈룸에 조식 포함이라 가격이 높았습니다. 방 넓고 가구도 좋고 매트리스도 마음에 들었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이불도 얇고 가벼운데 더워서 혼났으니 더더욱.

(심지어는 난방 꺼놓고 자는데도 왜이리 더운게냐!)

 

자란에서 보이는 JR동일본 메츠 삿포로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좋습니다. 종합 평가가 4.5인데, 방이 4.7, 청결이 4.8이고요. 제일 낮은 건 요리입니다. 접객 및 서비스가 낮은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보고요. 이게 직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플로어 접근의 문제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것도 그렇고 조식 때 직원의 무뚝뚝한 반응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거야 뭐. 그 직원 외에는 다 괜찮았습니다. 체크인할 때도, 체크아웃할 때도 문제 없었어요.

앞서 말한 접객과 서비스 점수 문제는 아주 간단합니다. 플로어가 2층에 있어요. 거기에 삿포로다보니 외기 차단을 위해 2중 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동선이 조금 나빠요. 그리고 숙소 가려면 2층에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것이 번거롭습니다. 도쿄에서 이런 숙소도 몇 번 만나긴 했지만 뭐, 거기는 도쿄고 여기는 삿포로니까요. 게다가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번화가는 삿포로역 남쪽이라 역 북쪽에 위치한 것도 문제일 수 있습니다. 가격도 낮지는 않지요.

 

바꿔 말하면 그게 또 장점이기도 합니다. 방음이 잘되어 그런가, 도쿄에서는 종종 자다가도 차소리에 깨곤 했지만 여기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오오오. 삿포로라 그런 걸까요. 겨울의 삿포로는 속도 낼 수 없는 곳이라 그런가!

 

 

엉뚱한 소리는 잠시 접어두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조식 평가가 낮은 이유는 들어가 보고 알았습니다. 가짓수가 많지 않고, 기본적인 메뉴만 갖췄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평이 낮을 겁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일본 호텔 중 조식평가가 높은 곳을 몇 가봤습니다.

 

삿포로의 호텔 교한 삿포로, 2014년: https://esendial.tistory.com/5458

 

호텔 교한 삿포로에서의 식사

이지만 첫 사진은 내부 사진입니다. 첫 숙소는 하코다테였지만 그 이후 3박은 삿포로였습니다. 하코다테에서 오타루를 찍고 삿포로에서 체크인하고(2일차), 그 다음날은 비에이 다녀오고(3일차), 그 다음날은 삿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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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의 호텔 피에나, 2015년: https://esendial.tistory.com/5762

 

호텔 피에나 고베의 조식 사진

순서대로 올리려다가 조식 사진을 기대하시는 분이 많아 먼저 올려봅니다. 하지만 제 접시 사진만 있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조식 전체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줄서서 조용히 퍼담는데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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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피에나, 2016년: https://esendial.tistory.com/6496

 

고베, 호텔 피에나의 조식은 혼자보다 둘이 맛있다

고베에 있는 호텔 피에나는 조식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호텔 조식을 두고도 순위를 매기는 모양인데 이번에도 1등을 한 덕에 3년 연속 1등이라던가요. 2등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3등은 이전에 방문한 삿포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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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교한 삿포로는 같은 여행 때 머무른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와 비교도 하게 되더랍니다.

하코다테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 2014: https://esendial.tistory.com/5462

 

하코다테,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의 식사들

순서대로라면 이게 훨씬 앞에 와야했는데, 위가 안 좋다보니 음식 사진을 보는 것도 고역이더라고요. 그래서 뒤늦게야 올립니다. 하하....; 한국어로는 참 쓰기도 어렵고 발음 표현하기도 안 좋습니다. 외국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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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게을러서 이런 포스팅도 적지만 예전에는 매우 열심히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도 내린 결론이었지요. 위에 올렸던 호텔 중 고베의 피에나가 그 당시 조식 1위, 교한 삿포로가 3위였습니다. 교한 삿포로에 가서 먹어보고는, 여기가 3위라면 1위가 어디인지 궁금하다 생각했다가 고베에도 다녀왔더랬지요. 그 때 코스가 어땠더라? 하여간 JR패스를 알뜰하게 썼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었지만, 호텔 조식 순위는 대체적으로 '조리가 뛰어난' 레스토랑을 따릅니다. 재료나 가짓수보다는 각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식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에 기준을 두는 겁니다. 아마도. 조식 순위 페이지나 관련 정보를 더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평가 높은 호텔을 몇 방문해보고, 맛있지만 평가는 낮았던 호텔을 몇 방문하니 그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요약하면, JR 동일본 호텔 메츠 삿포로의 조식은 맛있지만 조식 평가로 따지면 낮을만 합니다. 조식을 마주한 순간 맨 처음 든 생각이 '아, 여기 낮은 점수 받을만 하다'였으니까요.

 

1.종류가 적다

가짓수가 적으면 일단 점수가 낮습니다. 빵 종류도 많지 않고, 매우 간략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호텔 조식인지 의심이 될 정도....... 아니, 전체 사진은 안 찍었으니 생략합니다.

 

 

 

한 바퀴 돌고 가져온 조식. 한 번 더 가져오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위장장애가 있기도 했지만 딱 이거다 싶게 들고 오고 싶은 음식이 없었습니다. 태공 뒤쪽의 거무스름한 것은 검은카레, 콘 수프 뒤쪽으로 보이는 건 아마도 튀긴가지에 조림?이랑 감자떡입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나무그릇은 고기감자조림, 오른쪽은 치라시즈시입니다.

감자떡은 다른 곳에서도 본 적 있습니다. 어, 채다인님 트윗에서 소개되었더군요. 감자를 삶아서 으깨서 약간의 전분을 더하고 이걸 동글 납작하게 빚어 부칩니다. 그리고 거기에 간장소스를 더하면 끝. 감자전과는 만드는 법이 다르니 맛도 사뭇 다르나, 쫀득쫀득하니 맛있습니다. 이모모치, 그러니까 감자떡이라 부르지만 한국의 감자떡과는 다르죠. 한국에서는 감자녹말을 써서 투명한 피에 달달한 앙금을 넣어 쪄낸 것이 감자떡이니까요. 이건 감자옹심이지지미...와 비슷할지도요? 뇨끼와도 만드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삶은 것과 튀긴 것은 다릅니다.

 

저 치라시즈시는 호텔 조식에서는 거의 처음 보았습니다. 홋카이도 다른 호텔에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본적 없고요. 하여간 연어알과 연어살과 기타 등등이...... 매우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왜 내놓았는지 알만 하더라고요.

음료는 우유와 커피를 골랐습니다.

 

 

 

 

둘째날 아침은 새로운 메뉴를 발견합니다. 전날은 미처 못봤던 메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집어든게, 샐러드에 넣으라고 챙겨둔 망고와 파인애플. 거기에 스크램블에그와 소시지를 곁들입니다. 오늘은 감자떡이 없는 대신 감자튀김이 있네요. 넵. 튀김입니다. 그리고 돼지고기도 함께 가져옵니다. 어제 맛있었던 고기감자조림과 콘수프도 빼놓을 수 없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정도만 해도 약한 위장에는 충분히 과식입니다.

저 감자튀김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감자종이 다르지 않을까 싶은데, 밤고구마 비슷하게 파근파근 씹히는 감자더랍니다. 살짝 단맛이 돌고요. 작년 여행 때 그레이서리 삿포로에서 만났던 고구마맛 감자(!)처럼 아주 달달하진 않지만, 그와 비슷합니다. 크기를 봐서는 아마도 한 번 익혔다가, 거기에 두툼한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크기에 속까지 익히기 어렵죠.

 

콘수프는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집에서도 만들어보고 싶지만 저렇게 맛있는 옥수수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집에서 가끔 L의 간식인 옥수수 통조림을 얻어 먹는데, 그 질긴 껍질맛을 떠올리면 이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아.. 왜이리 부드럽고 맛있나요. 역시 질 좋은 생크림을 듬뿍 넣는 것이 답인가!

 

그리고 고기감자조림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거, 잘 만들어 보고 싶으니 올해는 열심히 노력할렵니다. 맛있는 감자조림을 위해 정진, 또 정진!

 

 

 

 

오늘은 감자떡 두 개, 그리고 달걀. 마음에 든 콘수프는 또 듬뿍, 거기에 고기감자조림과 요거트소스를 얹은 망고와 파인애플을 들고 옵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니, 커피우유 만들어 마시고 콘수프도 더 갖다 먹습니다. 크흡. 호텔 조식 뷔페의 묘미는 자기가 원하는 음식을 더 갖다 먹는데 있습니다. 한 상차림도 나쁘지 않지만 맛있는 걸 더 갖다 먹는 것이 좋지요.

 

 

 

 

아니, 왠지 복사해서 붙여 놓은 것 같지만 비교해보면 다 다릅니다?

 

이날은 죽에다 검은 카레를 올리고, 고기감자 듬뿍에 감자튀김, 스크램블에그, 콘수프를 곁들입니다. 이쯤되면 짐작하실 건데 맛이 없는 건 아닙니다. 아니, 정말 맛있습니다. 달달한 스위트콘에, 짭짤한 간은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거기에 단맛이 도는 감자는 팍신팍신 잘 익혔고 당근마저도 단맛이 안까지 고루 배어 매우 좋습니다. 카레도 간간하지만 그 진한 맛이 소스처럼 다른 재료들과 어울립니다. 달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보들보들하고 익힌 정도도 매우 절묘해서 술술 넘어갑니다. 비리지도 않고 부드럽고 진한 달걀맛이.... 그렇습니다. 이건 홋카이도의 맛입니다!

 

그러니까 조식 맛있습니다. 맛있다고요. 하지만 맨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감상처럼, 조식 점수를 높게 주긴 어렵습니다. 식재료가 우수하고 맛있게 조리했을뿐, 조리 솜씨가 높거나 다종다양하지는 않으니까요. 게다가 보면 아시겠지만 나흘 내내 빵은 한 조각도 안 집어왔습니다. 뭐, 약간만 마련해서 토스트에 구워먹는 빵은 그리 맛있어 보이지도 않고요. 아, 그러고 보니 디저트나 잼 종류도 전혀 손 안댔군요. 아니, 디저트도 없었고요.

 

 

 

하지만 홋카이도의 맛있는 디저트는 조금만 밖에 나가도 많습니다. 그러니 디저트가 없다는 건 문제 없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맛있는 디저트도 호텔 밖에서 실컷 먹을 수 있으니, 오히려 홋카이도의 우수한 재료를 써서 단순하지만 맛있게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거꾸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니 다음여행 때 숙소 결정하면서는, 여러모로 반대에 놓인 그레이서리 삿포로와 저울 양쪽에 놓고 고민 좀 하겠네요. 'ㅠ'

호텔 이름이 조금 많이 깁니다. FORZA ホテルフォルツァ博多駅博多口. 그러니까 호텔 포르차 하카다에키하카다구치. 이름이 FORZA, 포르차고 하카다역의 하카다출구쪽에 있습니다. 하카다역 지하통로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역과 매우 가깝습니다. 같은 블럭에 세븐일레븐도 있고, 근처에 스타벅스도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여행 가보기 전부터 이름 많이 들었던 하카다 컴포트 호텔의 바로 뒤쪽입니다.

 

 

 

 

지도상으로 보이게은 호텔 아래쪽으로 가는 것이 가까워보이지만, 실제로는 하카다역에서 컴포트 호텔 입구의 스타벅스 방향으로 간다음, 스타벅스에서 세븐일레븐 방향으로 걸어가 블럭을 끼고 도는 쪽이 가깝더랍니다.

 

나중에 여행기에서 다룰지도 모르지만 캐널시티까지도 그럭저럭 걸어갈만 합니다. 물론 제 걸음이면 충분하고, 그럭저럭이 붙은 건 유모차와 4살 아기 동행인 경우에도 그렇다는 겁니다. 캐널시티 지나서 있는 호빵맨뮤지엄까지 걸어갔거든요. 접근하기 애매해서 걸어갔는데 갈만 하더랍니다. 단, 캐널시티 자체는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기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지요.

 

 

 

위의 사진은 호텔 홈페이지의 사진입니다.(링크) 이번에 예약한 방은 일반 트윈이나 더블이 아니라 릴랙스트윈이었습니다. 아예 여기는 싱글룸이 없더라고요. 다 더블 이상입니다. 그 때문에 가족들이 꽤 많아 보이더군요. 1층의 식당은 조식을 내올 때 외에는 로비의 카페로 이용되던데 분위기는 매우 조용합니다. 무엇보다 큰 길가에 면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소리가 적게 납니다. 위치가 좋은 호텔들은 숙소 앞 큰 도로 때문에 꽤 시끄럽거든요. .. 아니, 제가 특별히 예민한 것은 아니고......;;

 

 

하여간 이 숙소로 결정한 건 릴랙스 트윈이 침대 둘을 바로 붙여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사이에 아이를 재우면 떨어질 일이 없지요.

 

 

숙소를 열고 들어가자마자 생각한 건 넓다입니다. 일반적인 트윈룸보다 넓게 느껴지더군요. 무엇보다 햇살이 환하게 들어오는데다, 현관에서 보이는 곳이 저 소파공간이기 때문일겁니다.

 

 

소파 앞에는 테이블이 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L은 그 위에 자동차를 올려 놓고 노는군요. 쿠션도 좋고 소파도 좋습니다. 소파 옆에는 냉장고와 식기가 들어 있는 가구가 있습니다. 식기라고 해봐야 머그 둘, 유리컵 둘, 그리고 음료 티백 몇 개입니다. 냉장고는 하이얼이고요.

 

 

 

그리고 책상은 아이패드 기본 탑재. 전자시계에는 USB 충전단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책상 오른편의 서랍에는 다양한 종류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있군요. 제대로 써보지는 않았지만 아날로그 시계 모양의 저건 알렉사인듯 합니다. 아래 사용법이 있긴 했으나 얌전히 넘어갑니다. 혼자였다면 이것저것 시험했을지 모르지만 아기가 있을 때는 사치입니다.

 

 

 

중요한 건 화장실입니다. 입구 왼편에는 화장실이, 오른편에는 개방형 옷장이 있습니다. 캐리어도 옷장 아랫쪽에 두었지요. 화장실은 저렇게 세면공간과 샤워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샤워실은 완전히 습식입니다. 건식과 습식을 같이 쓰는 다른 호텔 욕실/화장실과는 달리, 여기는 세면대 겸 파우더룸을 건식으로, 샤워시설과 욕조가 있는 공간은 완전한 습식으로 씁니다. 게다가 샤워설비도 매우 좋습니다. 천장의 샤워기를 보고는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도 좋더라고요.

 

 

 

 

그 바로 옆의 슬라이딩 도어가 화장실입니다. 이쪽도 말하자면 건식입니다. 고오급 화장실처럼 비데와 물절약용 버튼이 따로 있고, 아예 손 씻는 작은 세면대도 있습니다.

 

 

 

다녀 본 곳 중에서 화장실과 욕실을 구분하는 호텔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장 가깝게 간 것이 도쿄의 렘 히비야 정도네요. 거기는 대신 욕실이 없고, 샤워부스만 있습니다. 그리고 건식과 습식을 완전히 가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기는 밀폐형 유리문으로 욕실과 파우더룸을 분리했습니다. 거기에 화장실도 따로 있으니 일행이 여럿일 때는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네요. 유니트형 욕실을 집어 넣는 일반 비즈니스 호텔과는 다릅니다. 진짜 감동의 눈물이 흐르더군요.

 

숙박 비용이 조금 높기는 하지만 트윈룸은 이용할만 합니다. 게다가 하카다역과도 매우 가까워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 이용하기 좋습니다. 아침 조식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써보지요.'ㅠ'

 

 

 


고베에 있는 호텔 피에나는 조식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호텔 조식을 두고도 순위를 매기는 모양인데 이번에도 1등을 한 덕에 3년 연속 1등이라던가요. 2등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3등은 이전에 방문한 삿포로의 교한 호텔입니다. 솔직히 취향으로 따지자면 하코다테의 헤이세이 시오사이칸이 더 취향이었지만 평가기준은 또 다를 테니까요.


둘이 가다보니 접시를 잔뜩 들고 와도 문제 없습니다. 이것저것 나누어 먹는 것도 가능하고요. 종류 가짓수가 뷔페처럼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 가지, 특히 고기요리는 레스토랑 메뉴로 손색이 없는 것이라 그 점을 높이 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케이크도 그렇더군요. 디저트 뷔페로 내도 될 정도입니다.





앞쪽은 닭고기 요리였는데, 아래에 양배추가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껍질 있는 상태로 요리한 닭고기. 이건 G에게 그대로 넘겼던 지라 맛은 못봤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키슈. 양파 등의 채소와 햄이 들어갔는데 맛 없을리 없죠. 게다가 저 키슈의 바닥도 매우 훌륭합니다.





사진 중앙에 오는 것을 찍으려 한 거군요. 라따뛰유랑 돼지고기 파테였나. 파테는 아니고 그 비슷한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ㅠ';





엡, 고기가 뭐더라.; 로스트비프였다고 기억합니다. 같이 나온 푸실리. 이쪽은 카레카레 후추후추하더군요.





이거 참 좋더군요. 포토푀. 짭짤하면서도 뜨근하고, 채소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여기 소시지도 있었는데 떠오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건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요. 소금간이랑 후추 등의 향신료만 잘 맞추면, 그리고 좋은 재료를 쓰면 조금이라도 따라할 수 있지 않나요. 하하하하.;ㅠ;






잼은 호텔 1층 로비의 Patry에서 파는 잼을 그대로 내놓습니다. 피에나는 밀키쉬잼(밀크잼)으로도 유명하죠. 종류가 많으니 그날마다 다른데 여기 나온 잼 중 없는 것도 있더군요. 잼접시 하단 맨 오른쪽은 마말레드인데 껍질부분을 잘게 다져서 만들었습니다. 씹는맛이 참 좋아요. 문제는 저건 품절이라 그런지 없었다는 것. 있다면 한 병 사올까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보면 마말레드 옆이 네 종류 베리를 섞어 만든 4베리잼, 밀키시잼 라이트, 콩가루와 검은깨를 넣은 밀키쉬잼, 밀키쉬 소금의 순입니다. 그냥 퍼먹어도 맛있는 잼이라 사오지 않았습니다. 사오면 안되죠.(먼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야 당연히 맛있습니다. 맛없을리 없죠. 식빵은 무난. 구워먹었다면 더 맛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냥 들고 왔습니다. 아예 전날 저녁부터 안내문을 붙였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한 시간 뒤에 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6시 반부터 시작인 조식을 6시 33분에 내려갔더니 딱 4테이블 남았더라고요. 이미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쪽은 디저트. 차는 다양항 홍차랑 커피가 나와 있고 원하는 대로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디저트가 있는데, 케이크 종류가 다양해 그 중 치즈시폰, 그 뒤의 포레노아, 과일타르트, 딸기 무스를 들고 왔습니다. 다 맛있어요. 딸기 무스는 입가심 겸 들고 왔는데 먹어보니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딸기 크림이더군요. 이런 직설적인 딸기 크림은 만나보기 힘들죠. 보통은 거기에 젤라틴 같이 미끄덩한 식감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딸기 크림.-ㅠ-


포레노아도 괜찮았습니다. 초콜릿맛이 진한데다 시트는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빵, 그 사이의 가나슈크림과 체리.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네요. 시폰은 식감이 괜찮았지만 치즈향은 취향이 아니라 패스. 과일타르트도 그냥 무난한 맛입니다.





G의 접시입니다. 엉망으로 찍었지만 일단 중요한 건 오른쪽의 채소주스. 음, 당근이 메인이었는지 아니면 채소를 섞어 낸 주스였는지 잊었습니다.





멀리서 찍으면 이런데, 저는 서양식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G는 밥을 항상 챙기더군요. 오른쪽의 밥그릇에는 밥과 명란, 생선구이를 함께 담았습니다. 어떤 생선인지는 미처 못봤지만 연어는 아니고 뼈가 가는 편인 흰살 생선이더군요. 명란은 짜지 않았다고 하는데 먹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잼은 따로 잼접시를 쓰지 않고 접시에 그냥 담았습니다. 라따뛰유랑 같이 있는 것은 호텔에서 직접 담갔다는 다양한 채소 피클. 그리고 토마토가 들어간 무슨 찜이 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햄이랑 샐러드용 채소도 많이 집었는데 양껏 담았다 싶더니만 역시 다 먹지 못하고 채소는 조금 남겼습니다.






이건 두 번째 접시. 처음에 들고 올 때 오믈렛(스크램블에그)이 없어서 두 번째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랑 메이플 시럽에, 견과류가 들어간 잡곡빵도 함께 가져왔지요. 달걀요리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감자그라탕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 음료를 안 찍었네요. 우유 반 잔이랑 아삼을 우려 우유를 부은 밀크티. 이 두 가지로 아침 음료를 대신했습니다. 전날 커피를 상당히 많이 마셨던 지라 이날은 조금 자제를. 그래서 저녁 때 피곤했는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카페인을 덜 부은 여파...(...)



호텔 조식은 하루의 시작이니 맛있으면 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지요. 훗훗훗. 게다가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 마음 놓고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여행 때도 G를 슬슬 꼬셔서..(야!)

KKR 호텔은 황거 바로 옆에 있습니다. 호텔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황거 한바퀴를 돌 수 있는 길입니다. 작년 여행 때 황거 한 바퀴를 돌면서 그 근처 지리를 대강은 파악했기 때문에 갈만하다 생각했지요. 역으로 따지면 도쿄 메트로 다케바시 역인데, 이쪽으로 다니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M님이 알려주셨지만 호텔쪽이 아니라 반대쪽에만 에스컬레이터가 있더군요. 그걸 몰라서 그 긴 계단을 20kg 가까이 되는 캐리어를 들고 올랐습니다. 정말 힘들었지요.(먼산)




도쿄역에서 꽤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물론 기준은 저고요. 걷는 것에 익숙한 사람에겐 저정도는 걸어다닐만합니다. 도쿄역까지는 걸어서 20분 안쪽이더군요. 토요일 아침에 숙소에서 8시 20분경 출발했는데 야마노테선을 54분차로 탑승했습니다. 그 정도면 대강 파악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ㅂ'

마지막 날에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했는데 아침에 6시 20분경 체크아웃하고 미리 끊어 놓았던 나리타 익스프레스 표를 바꾼 것이 6시 45분 경입니다.





(왼쪽이 KKR 호텔 건물. 다케바시 역과 연결되어 있기는 하나 계단입니다.)


제 걸음이 조금 빠르긴 해도 저 거리에 이 정도 속도가 나는 것이 희한하긴 하죠. 사실 저 사이에서 횡단보도는 황거 바로 앞에서 한 번, 도쿄역 바로 앞에서 한 번 건넜습니다. 다시 말해 황거쪽 도로로 걸어가면 횡단보도 건널 필요 없이 죽 갑니다. 경복궁 한 바퀴 도는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지만 비슷한 상황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 도쿄역까지의 이동 수단을 고민하다가 그냥 도보로 갔습니다. 도쿄 메트로는 에스컬레이터가 JR 만큼 많이 설치된 것이 아니라서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JR 패스를 손에 들고 있다보니 사철을 타는 것이 망설여지더군요. 도쿄역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면 도쿄역에서 KKR 호텔의 다케바시 역까지 가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 입니다.

1.마루노우치선을 타고 오테마치까지 한 정거장 이동한 뒤 도쿄 메트로 도자이선으로 갈아타고 한 정거장 이동한다.

2.도쿄역에서 오테마치까지 걸어가서 도자이선으로 한 정거장 이동한다.


간다역으로 이동해 걸어간다와 아예 도쿄역에서붜 걸어간다는 것은 선택지에 없습니다.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가능하긴 하더군요. 물론 이것도 제 기준. 보통 G랑 같이 가면 절대 못할 짓입니다. G는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렇게 많이 못 걸어요.




호텔 체크인하면서 알았는데, 연회나 결혼식 등의 행사가 많은 모양이더군요. 여기는 아예 10층 이하와 11층-15층까지의 엘리베이터를 나눠서 이용하더라고요. 저는 13층이었습니다.





13층에는 이런 결혼식 시설이..ㄱ-; 그러니까 호텔 안에 교회 비슷한 것이 있는 겁니다. 결혼식 전용 교회지요. 아니, 교회라고 하기는 그렇고 교회의 복제품..?





카드키로 열고 들어가 캐리어 위에 백팩을 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옆에 보이는 상자는 모두 아마존 주문품. 앞서 이야기 했지만 이날 아마존 배송품 때문에 조금 많이 골치 아팠습니다.

오른편에는 거울이 있어서 백팩이 비치는 겁니다.'ㅂ' 하여간 사진만 봐도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비즈니스 호텔입니다. 왼편에는 옷을 걸어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오른쪽의 손잡이는 화장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좁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머무른 숙소 중에서는 중간쯤 되는 넓이네요. 재미있는 것은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것처럼 의자와 책상이 별도로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숙소는 책상을 별도로 두지 않습니다. 화장대 겸용으로 쓰도록 냉장고와 같은 쪽에 거울을 놓고 쓰도록 하지요. 여긴 아예 책상이 따로 있는 겁니다. 물론 이동식이라 건들 거리지만 그래도 노트북 올려 놓고 작업하기에는 좋습니다.


거기에 작은 원형 탁자와 의자가 있고요. 램프가 놓인 곳의 구조를 봐서는 침대 두개를 놓고 빡빡하게 트윈룸으로 쓸 수도 있을 법합니다.





암막 커튼을 걷고 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침대 매트리스는 꽤 넓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저기 보이는 것이 황거의 해자입니다. 그러니 아침운동하기는 딱 좋아요. 여기부터가 슬슬 오르막이 되는 곳이라, 출발해서 한 바퀴 돌면 적당히 한 시간 걸릴겁니다. 아침에 조깅하는 사람도 많아요. 교통 신호 걸릴 걱정 안하고 편하게 뛸 수 있고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숙소도 머무르는 내내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맨 위의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로 옆으로 수도 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여기서도 찻소리가 꽤 들렸어요.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침대가 삐걱거립니다. 삐걱삐걱 소리가 거슬리는군요. 허허허. 하지만 그것도 자다보면 괜찮아요. 문제는, 입구 쪽의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카드키를 넣으면 방 전체의 불이 켜지고, 침대 옆에 있는 램프 아래쪽에 침대 근처의 전등, 입구 근처 전등, 침대 발치 전등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근데 입구쪽은 작동을 안하더군요. 첫날은 켜고 잤는데 선잠이 들어서 그 다음날은 아예 카드키를 빼고 잤습니다. 이리되면 TV 같은 가전제품 빼고, 환풍기나 다른 전등까지 모두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깜깜하게 자고 싶은 마음에 이틀은 카드키를 빼고 잤지요.

물론 프론트에 이야기하면 뭔가 조치를 취하겠지만 안그래도 택배 때문에 고생한 뒤에는 만사 귀찮아서 마음을 놓았습니다.



혼자 놀기에는 꽤 괜찮은 숙소인데 이모저모 걸리는 부분이 많더군요. 아마 다음에는 그냥 아키하바라 비아인 등으로 가지 않을까요. 그도 아니면 아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도큐 스테이라든지. 뭐, 방이 잘못 걸린거라 생각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다음에 한 번 더 가고 싶네요. 무엇보다 도쿄역이랑 운동장인 황거(...)가 가깝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말입니다.

일본에서 머물렀던 대부분의 숙소는 비즈니스 호텔이었습니다. 간사이 여행에서 교토의 민가를 개조한 교마치숙소를 개조한 다다미방에 머물렀던 적도 있고, 지난 여름의 홋카이도 여행에서처럼 료칸과 호텔의 중간쯤 되는 다다미방에 머물렀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침대와 작은 책상, 간혹 탁자가 있는 작은 숙소에 머물렀습니다.


일본말고 가본 곳은 삐~년 전의 캄보디아나 홍콩, 비교적 최근의 하와이가 전부이니 숙소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네요. 하지만 이번의 고베 숙소는 제가 가본 적이 없는 유럽의 숙소가 떠오른다는 점에서 꽤 특이합니다. 평일인데다 상대적인 비수기였고, 자란의 프로모션을 이용한 덕에 저렴하게 트윈룸을 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고른 플랜은 이틀 숙박에 17300엔이었습니다. 고베나 교토 등의 숙소 비용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지요.


호텔 피에나 고베는 밀키쉬잼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1층은 카페 겸 가게에 호텔 로비고, 2층은 레스토랑입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면 아침식사가 맛있다는 겁니다. 전국 호텔 조식 1위라더군요. 다만 3위였던 홋카이도 교한 삿포로의 조식도 그랬지만 가짓수가 많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조식의 순위는 레스토랑 음식에 가까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내놓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조식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올리고 숙소 시설부터 이야기하지요.



호텔 1층에 들어가니 바로 잼들이 보여서 어디가 프론트인가 했는데 바로 보이더랍니다. 직원이 많고 상당히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이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1박 이상 머무를 때는 수건 교환만 하고 청소를 하지 않을 경우에 700엔 이하의 잼을 무료로 교환할 수 있는 티켓을 줍니다. 저는 2박이어서 체크인할 때 받았고, 12시 전에 신청을 해야한다길래 그 다음 날에 나가면서 프론트에 티켓을 내밀고 이야기 했습니다. 잼은 체크아웃할 때 고를 수 있다더군요.


열쇠를 주는데 금속 판이 달린 열쇠입니다. 카드키가 아니네요. 일단 방으로 올라갑니다.





1차로 당황. 허? 지금까지 머무른 숙소 중에 응접세트가 있는 곳은 처음입니다. 아니, 없진 않았는데 이렇게 4인용 소파가 놓인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게다가 입구 앞 복도 비슷한 공간 양 옆으로 문이 있는데...





먼저 오른편. 문이 두 개입니다. 일단 정체가 뭔지 열어보죠.






좌 변기 우 옷장. 다시 말해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된 형태인겁니다. 게다가 옷장도 상당히 크네요.






그 반대편인 입구 왼쪽에는 욕실이 있는데 세면대-다시 말해 파우더룸에 가까운 곳이랑 그 안쪽의 샤워시설과 욕조가 있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집 화장실보다도 훨씬 더 넓네요. 이런 호텔은 정말 처음입니다.





세면대. 아래쪽의 나무 바구니에는 수건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는 안 찍었지만 저 아래에 족욕기도 있더군요. 한 번도 쓰진 않았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여기에도 1회용 샴푸와 컨디셔너가 있긴 한데.. (사진에 슬쩍 보이는 봉투는 입욕제입니다.)






샤워설비가 있는 이쪽에도 아예 통으로 샴푸, 컨디셔너, 샤워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욕조도 굉장히 큽니다. 다리를 구부릴 필요가 없어요. 죽 뻗어도 됩니다. 물론 남자들에게는 작겠지만 이런 숙소는 주로 여자들이 쓰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욕조는 충분히 큽니다.





정신을 차리고 본 방으로 들어갑니다.




침대가 두 개. 이 때야 기억이 나더군요. 예약할 당시, 싱글룸과 동일한 가격으로 트윈룸을 예약할 수 있다길래 덥석 예약했다는 걸 말입니다. 그래서 침대가 두 개입니다. 하나만 쓰고 다른 하나는 빨래 너는 용으로 썼습니다.(...)





TV 옆의 탁자는 캐리어를 두는 공간 같고, 그 옆의 가구에는 냉장고가 들어 있습니다. 바닥은 전체 다 마루입니다.






게다가 밖은 반원형 테라스가 있네요. 나가본 적은 없긴 하지만 바로 앞이 큰 길입니다. 왕복 6차선이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꽤 큰 도로였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긴 하더군요.






벽에 붙어 있는 서랍장. 시계를 풀어 놓습니다. 그 옆에 보이는 것이 열쇠고요. 상당히 무겁죠.






저 수납장 바로 위에 이런 게 있길래 뭔가 했더니, 전원이 들어간 상태에서 TV를 키면 욕실에서 TV 음성이 들립니다. 음량 조절은 욕실에서 들리는 TV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고요. 느긋하게 반신욕하면서 TV를 듣는 것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욕실에서 듣는 쪽이 소리가 울려 그런지 크게 들립니다.






캐리어를 일단 올려 놓고, 그 옆의 화장대를 찍습니다. 포트는 조지루시. 500미리리터 페트병은은 서비스입니다. 냉장고에는 맥주가 있지만 손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요금이 별도로 붙으니까요. 찻잔은 Nikko였다고 기억합니다. 옆에 보이는 티백홍차는 아마드.





진짜 넓어요...'ㅂ';



그래서 그런지 한창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죽마고우, G가 떠오르더랍니다.-_-; 이런 숙소 꽤 좋아할 텐데 말입니다.



호텔 피에나 고베의 위치는 산노미야와 신고베의 중간인데 언덕자락에 위치했습니다. 따라서 신고베에서 내려가는 쪽이 훨씬 접근하기 좋습니다. 산노미야에서는 캐리어를 끌거나 밀면서 가야하니까 꽤 힘들더군요. 하지만 전 산노미야에서 올라갔다가 다시 신고베로 올라갔습니다. 거꾸로죠.... 하지만 JR 패스의 맛을 본 이상 신고베에서 출발하는 히카리를 안 탈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비스나 시설은 좋지만 다시 묵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간사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고베보다는 교토가 훨씬 취향이거든요. 게다가 JR 패스가 있었기 때문에 신고베에서 교토까지 20분만에 갈 수 있었지만, JR 패스가 없으면 상당히 멉니다.

이진칸 거리와도 가깝고 미카미나 프로인도리브 등 맛집이 도처에 있는데다 조식도 좋지만, 저는 잠자리가 불편했습니다. 집에서는 느낀 적이 없었는데, 차도가 가까이 있어 찻소리가 꽤 시끄럽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겁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더 그랬겠지만 이틀밤 보내면서 매번 세 번 정도는 깨더군요. 역에서 어중간하게 멀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러나 숙박시설의 설비가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고 오래되었지만 상당히 좋다는 것, 서비스가 좋다는 것, 조식이 맛있다는 것, 1층의 카페도 괜찮다는 점은 좋습니다. 한 번쯤은 머물러 볼 숙소라고 생각합니다.:)

순서대로라면 이게 훨씬 앞에 와야했는데, 위가 안 좋다보니 음식 사진을 보는 것도 고역이더라고요. 그래서 뒤늦게야 올립니다. 하하....;


한국어로는 참 쓰기도 어렵고 발음 표현하기도 안 좋습니다. 외국어 표기법상 장음 표기는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데, 저도 쓰다보면 혼용하게 되더라고요. 先生은 센세이가 아니라 센세라고 쓰면서 아베노 세이메이는 세메가 아니라 세이메이라고 쓴단 말입니다. 그참. 근데 저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도 외국어 표기법의 장음 미표기를 딸면 헤세칸 시오사이테라고 적어야 합니다. 롯가테이도 매번 롯가테냐 롯가테이냐라고 고민하긴 하는데.=ㅁ=;
한자로는 平成館 しおさいてい입니다. 마지막의 테이는 아마 亭일 거고요.


여기는 아예 석식과 조식을 함께 예약했습니다. 보기는 호텔이지만 시스템은 료칸에 가깝습니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그 사이 이부자리가 놓여 있더라고요. 하기야 예약한 방이 화실, 다다미방이라 그런 건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다미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특유의 묘한 향도 그렇고 가벼운 알레르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전에 교토 여행 가서 다다미방에 묵는 동안 다리에 뭐가 났거든요. 같이 방을 쓴 S는 멀쩡하고 저만 그랬으니 진드기일 가능성도 낮고. 그래서 알레르기가 아닌가 추정할 따름입니다.=ㅁ=;


하여간 밥. 소중한 밥 사진은 별로 많이 못 찍었습니다. 먹는데 바빠 첫 접시만 가져다 찍고 말았네요.



1층 식당이 좁지는 않은데 투숙객이 많아 사람이 붐빕니다. 저녁식사시간에도 사람이 상당하더군요. 저녁은 5시 45분부터 시작. 일찌감치 들어가서 잽싸게 먹고 나와 야경 투어를 다녀왔지요.
커피는 카페라떼 등등도 제조 가능한 머신으로 나옵니다. 커피맛은 무난한 정도. 음식도 양식과 일식 양쪽으로 있습니다. 하코다테라 그런지 (사진에는 없지만) 아주 얇게 썬 오징어가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먹어보았는데 미끄덩한 것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저녁식사시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산물덮밥-카이센동을 만들어 먹더군요. 만들기 쉽도록 그릇과 회를 아예 같이 배치하던데 밥을 먹으면 배부를 것이 뻔하니 저는 회만 슬쩍 집어왔습니다. 거기에 채소도 다양하게 많고요. 옥수수도 스위트콘이라 그야말로 달달합니다. 입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꿀맛입니다. 단호박찜도 수분이 적절히 날아가 밤고구마 같은 것이 참 좋더랍니다.

그러고 보니 저녁 때는 히야시라멘도 만들어 먹도록 재료가 있었군요.
대신 디저트쪽은 약합니다. 아예 손을 안댔어요. 시루코가 있긴 했지만 달달한 팥물경단이라는 것이 한 눈에 들어와 외면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지만 무시하고.
이건 아침식사입니다. 온천달걀도 있어서 장국을 부어 들고 왔습니다. 아침식사라 스크램블에그도 있더군요. 저녁에 보였던 카이센동은 없습니다. 대신 죽을 먹을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사진에는 없는데 베이글이 아주 맛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는 베이글보다 작은 크기입니다. 그러니까 파리바게트나 코스트코보다 작아요. 직경 10cm 정도? 근데 그 작은 베이글이 진짜 맛있습니다. 아니, 여기 료칸풍 레스토랑 아닌가. 근데 왜 베이글이 이리도 맛있는 거지.;ㅠ; 게다가 심지어는 1회용 잼도 맛있어!

이 때만해도 위가 괜찮아서 폭식 기미가 있었는데 이 때 과식한 것이 둘째날 저녁의 위통을 낳긴 했지요. 하하하.



이 호텔의 좋은 점은 먹을 것뿐만이 아닙니다. 1층에 매점 겸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이 가게가 참 좋아요. 여행 선물의 절반 가량은 여기서 쓸어 담았습니다.




첫날 저녁에 구입해서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 왼쪽 상단의 동그란 통은 롯가테이(오비히로 출신)의 딸기 초콜릿. 그 오른쪽은 오오도리 공원(삿포로 출신)의 군 옥수수 과자로 짭짤하고 바삭한 것이 술안주로 좋습니다. 콘칩과 비슷하지만 다릅니다.-ㅠ-; 그 아래는 유바리 멜론 포키(대형), 그 왼쪽은 하코다테 명물인 트라피스트 수도원 치즈 타르트, 그 오른쪽,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롯가테이의 캐러멜, 아래 세 개는 유바리 멜론 캔디와 젤리와 초콜릿.

묘하게 유바리 멜론이 많은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유바리는 여기서 한참 멀죠. 삿포로에서 비에이 가는 도중에 유바리가 나오더랍니다만. 하여간 유바리 멜론 시리즈는 멜론향이 폴폴 풍기는 것이 달지만 맛있습니다. 멜론 자체도 맛있더라고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그리고 이런 것도 팝니다. 나중에 풀 세트 사진이 올라올 텐데, 홋카이도 캐러멜 시리즈입니다. 왼쪽무터 멜론, 감자, 팥, 연유, 옥수수, 딸기입니다. 캐릭터를 잘 만들면 시리즈를 만들어도 참 좋습니다. 아.. 마케팅의 승리.-_-; 하나만 살 수 없겠더라고요. 보이는대로 다 집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서 전체 시리즈를 발견하고 부족분을 채웁니다.(...) 가격은 개당 130엔.




그리고 까날님 포스팅을 보고 못 구할까 걱정했던 오누마공원의 목장 우유도 매점에서 발견합니다. 홋카이도 여행 동안 마셨던 우유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맛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교한 삿포로의 아침식사에 나온 우유.-ㅠ-




커피우유도 있었는데 이쪽도 달달한 것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커피우유보다는 흰우유가 좋습니다. 평상시라면 그렇긴 한데, 밖의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가 나왔다면 이 커피우유가 제격이지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온천하고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열고 커피 우유를 뚜껑을 따서 들이키면....
맥주보다는 커피 우유가 더 잘 어울립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여행 후기를 작성하며 자가 염장을 완성합니다.-ㅁ-;
이지만 첫 사진은 내부 사진입니다.

첫 숙소는 하코다테였지만 그 이후 3박은 삿포로였습니다. 하코다테에서 오타루를 찍고 삿포로에서 체크인하고(2일차), 그 다음날은 비에이 다녀오고(3일차), 그 다음날은 삿포로를 돌아다니고(4일차). 그래서 삿포로에 숙소를 잡았지요. 비에이도 렌터카로 움직이면 삿포로에 숙소를 잡는 쪽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숙소를 계속 옮기는 것보다는 한 숙소에서 계속 있는 쪽이 덜 피곤하니까요.
물론 숙소 이동이 번거롭다는 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체력만 아니면 여러 숙소를 돌아가며 다녀보는 것도 좋은데, 매번 짐을 들고 이래저래 옮기는 것이 번거롭더군요. 그리고 호텔들도 대체적으로 2박 이상 숙박시의 할인상품이 많습니다.




교한 삿포로는 삿포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무엇보다 다이마루와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부모님이 식사를 크게 가리지 않으셔서 저녁식사는 거의 다이마루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사들고 왔지요. 하하하;
그리고 기노쿠니야 서점과도 굉장히 가깝습니다.:) 다만 찾아갈 때 약간 번거로운 면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놓지는 않았는데, 다이마루를 통과해서 대각선으로 건너가셔 bridge라는 건물의 통로를 이용해야합니다. 그쪽에는 인도가 없거든요. 물론 기노쿠니야 앞을 지나쳐 횡단보도를 건너, 산쿠스를 끼고 걸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편한대로 하면 좋죠.




가방을 의자에 던져놓고 나니 숙소 사진을 안 찍었다는게 떠올라 서둘러 사진을 찍습니다.
2인실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제일 싼 것은 싱글룸에 딱 침대 두 개 넣은 정도의 넓이입니다. 부모님과의 여행이라 아무래도 가격보다는 편의를 고려해 좋아 넓은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지금 확인하니 슈페리얼 트윈이네요. 26평방미터.-ㅁ-; 아마 지금까지 다닌 일본 여행 숙소 중 가장 넓을 겁니다.
(아,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의 신주쿠 프린스 트리플룸도 꽤 넓었는데, 비슷할 걸요?)




덕분에 편하게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밖으로 보이는 것이야 그냥 건물이었지만 건물로 막힌 게 아니라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G가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위치 때문도, 방 때문도 아니라 조식 때문입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그 근처의 센츄리 로얄 호텔이었는데, 아침밥이 맛있다더니만 여름에는 방 가격이 엄청나게 오릅니다. 예산을 초과해서 포기하고는 여기로 잡았지요. 하기야 호텔 조식 순위 1위 했다는 고베의 모 숙소도 가격을 확인하니 상상 초월이었지요. 하하하.
고이 마음을 접고 선택한 곳이 여긴데, 그래도 호텔 조식 3위랍니다.-ㅠ-




여행 둘째 날. 교한 삿포로에서의 첫 아침 식사입니다. 당연히 이게 첫 접시였고, 그 뒤의 접시 사진은 없습니다. 아직 아버지 쟁반이 없네요.


의외로 우유가 맛있습니다. 어떤 우유인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고소하고 진합니다. 비에이센카나 후라노 우유보다는 오누마농장 우유가 입에 더 맞던데, 이 우유도 그 비슷한 맛이 납니다. 홋카이도의 우유를 몇 종 마셔보았는데 그마다 제각각 맛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더라고요.


우유 옆의 컵은 옥수수수프입니다. 콘수프인데, 스위트콘을 써서 만든 거라 달달하지만 맛있습니다. 크흑.;ㅠ; 이런 옥수수수프는 한국에서 먹을 일이 없겠지.;ㅠ; 왜 한국에는 스위트콘이 없는 건가요.(통조림 제외) 그 옆의 유리잔은 자몽주스입니다. 태공 머리통에 가려진 것은 수란이고요.-ㅠ-





둘째날 아침에도 수란은 빠지지 않습니다. 스크램블 에그에 달달한 달걀말이도 있으니 콜레스테롤 과다. 거기에 소시지와 펜네와 ....

(나는 왜 이 시간에 이 글을 쓰면서 자가 염장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ㄱ-)


맞은 편은 G로군요. 집에서 낫토 먹는 것은 G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낫토만 봐도 알아요.





양이 점점 줄어 그런가, 첫날은 세 접시 먹었고 둘째날은 두 접시 먹었는데, 이 날은 이걸로 족했습니다. 전날 아침, 조식을 양껏 먹은 상태에서 위가 멈추는 바람에 골치 아팠거든요. 이날은 덕분에 식욕이 떨어져 이정도로 만족했습니다. 물론 요즘 먹는 아침 식사양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

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 저 사진에 보이는 음식이 제가 요즘 하루 먹는 양보다 많습니다.(젠장.ㅠ_ㅠ)





그리하여 이 사진을 보며 다시 여행계획을 짭니다. 흑흑흑. 지갑은 이렇게 탈탈 털리고..

참 좋아요. 참 좋은 숙소인데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교토역에서 너무 멀고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위의 내용은 한 줄 요약이고, 만약 제가 글을 쓰러 갔다거나 숙소에 처박혀서 멀리 안 나갈 생각이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안테룸도 있을만 합니다. 1인실은 공간이 아늑한 것이 혼자 놀기 딱 좋았거든요.
...
바꿔서 말하면 숙소가 좁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이번 숙소가 시타딘이 아니라 안테룸이 된 것은 예약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3박 머무르는데 시타딘은 2만 5천엔을 가뿐히 넘고, 안테룸은 12800엔이었습니다. 두 배 차이 나지요. 시타딘은 여러 번 머물러 보았으니 이번엔 다른 곳에 가보자 싶어서 안테룸을 선택했습니다. 실은 비용만 아니면 시타딘 가고 싶었지요. 무엇보다 혼자 놀러가는데 부엌이 있으면 뭐 해먹기도 참 좋단 말입니다. 그 때문에 막판까지 시타딘을 고민했는데 고이 접었습니다.
(부엌 때문에, 오사카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프레이저 레지던스입니다. 거기는 1박에 1만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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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요. 하여간 교토에서 anteroom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교토역 남쪽, 그것도 쿠죠(九条)역보다 한 블럭 아래입니다. 저는 못 찾아서 한 바퀴 빙글 돌았는데, 나중에 보니 쿠조역에서 한 블럭 내려와서 바로 꺾으면 되더라고요. 烏丸ノ辻(つじ)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하면 되겠더군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쪽보다는 다른 길을 더 많이 썼습니다.



캡쳐해서 줄 긋고 나니 제가 평소 다니는 길이랑은 조금 다르네요. 저는 야구장을 왼편에 놓고 걸었거든요. 위의 그림대로 걸어가면 오른편에 놓고 걸어갑니다.

숙소에서 나오면 2차선 도로입니다. 거기서 조금 걸어 올라가 슈퍼마켓을 끼고 우회전 합니다. 그렇게 주욱 걸어 올라가거나, 그 다음 블럭에서 주욱 걸어 올라 교토 테루사 옆을 지나 가거나. 둘중 하나를 하면 205번 차고지인 쿠죠샤코(九条車庫))가 있습니다. 그 앞에서 205를 타고 교토역에서 내리면 다른 버스들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가도 저 걷는 거리가 만만치는 않아요. 버스타는 곳까지도 10분은 걸리고, 교토역까지라면 제 걸음으로도 교토역까지 15분은 족히 걸립니다. 굳이 따지자면, 안테룸에서 205번 차고지까지 걷는 거리는 대략 교보에서 광화문까지의 거리쯤 되지 않을까요. 어디까지 추측입니다.


그렇게 먼데도 안테룸은 은근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하거든요. 번화가에서 멀고 오히려 교토라기보다는 도쿄 교외 같은 분위기가 듭니다. 편의점은 없지만 바로 앞에 슈퍼는 있지요. 그리고 이온몰이라고, 대형 쇼핑센터도 그럭저럭 걸어갈만 합니다. 자전거 대여를 해주니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만도 한데 1일 대여에 1500엔이라 도전은 못했습니다.




이온몰은 교토역 남서쪽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입니다. 간판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업체가 입접을 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아예 가지 않았는데, 이전 여행까지는 확실히 시조(四条) 교토 BAL에 있던 무지도, 지금은 여기 이온몰에 대형 매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G가 부탁했던 이런 저런 무지 제품도 다 여기서 왕창 구입했지요. 그건 다음에 다시 올리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안테룸은 2층부터 6층까지 있는 작은 호텔입니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1층에는 갤러리도 있고 바도 있고, 아침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도 있는데, 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침을 여기서 먹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요.


호텔 입구쪽에서 찍은 사진. 저런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프론트 근처. 이런 저런 상품이려나요.




이쪽이 프론트입니다. 왜 사람이 한 명도 없냐 물으신다면, 사진 찍은 시각이 오전 5시 30분이라 그렇습니다. 산책 후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이지요. 하하하. 그러니 사람이 있을리가.ㄱ-;



가장 안쪽에 드럼세탁기 두 개 있는 세탁실이 있고 그 맞은편에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세탁기도 한 번 써봤는데 건조까지 되니 꽤 괜찮네요.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가방을 올려놓고 사진 찰칵. 탁자 위에 보이는 박스는 호텔 주소로 받은 택배입니다. 택배를 아예 방에 넣어주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지금까지는 전에 도착하더라도 다 프론트에서 받아 올라갔거든요.




같은 자리에서 뒤돌아서 한 장 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욕실입니다. 몇몇 호텔에서 보이는 것처럼 조립식 욕실을 갖다 넣은 것 같더군요. 욕실이 작은 것이 흠이지만 숙소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호텔 욕실인데...




샴푸랑 린스, 바디워시(물비누)은 꽤 괜찮은 걸 쓰더군요. 라벤더 향의 샴푸와 린스, 아몬드향의 바디워시.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PROVINCIA랍니다. 아마 시타딘에서도 이걸 봤던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일회용 칫솔, 면도기, 머리끝, 바디워시 쓸 때 편한 스폰지가 있습니다. 침대 위에 올려진 것은 파자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카드 열쇠가 아니라 일반 열쇠라는 점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저렇게 키를 넣고 돌려야 전기가 연결됩니다. 게다가 키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가죽 케이스에 담아 주네요.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은 대강 이런 모습입니다. 15인치 노트북을 지고 다녔더니 좀 힘들더군요. 거기에 아이패드를 올려 놓고 확밀아질...(...) 이번에 에그 로밍을 한 두 번째 이유가 확밀아였다지요. 하하하.;ㅂ;
스탠드 앞쪽으로 보이는 금속제의 병은 숙소에 있는 포트입니다. 콘센트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들고 와서 물을 끓였지요. 날이 더우니 뜨거운 물은 자주 먹지 않아서 콘센트 경쟁이 아주 치열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노트북에 아이패드 충전, 에그 충전까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네요.;



참, 숙소는 마음에 드는데 위치가 걸리네요. 자전거가 있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좋은데 그렇다고 빌려 타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래도 혼자 여행 다닐 때는 많이 걷더라도 가볼만한 숙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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