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중앙시장에서 미리 전화로 예약해서 송편을 사왔습니다. 제가 예약한 것이 아니라 듀시스님이 한꺼번에 몰아 예약해주셨지요.^^

그날 저녁으로도 먹고 저는 그 다음날 아침으로도 먹었습니다.



보헤미안에서 사온 커피를 진하게 내리고 수박은 후식으로 준비해서 송편 먹기.
(이 사진 직후, 태공이 커피에 손을 담가 화장실에 가서 벅벅 씻어야 했습니다.)




위쪽의 큰 것이 밤송편이고 아래쪽의 작은 것이 콩송편입니다.
물론 송편이라 하려면 솔잎을 넣고 쪄야하지만 이건 그냥 찌기만 한겁니다. 그래도 송편이라 부르더군요. 하기야 요즘 나오는 송편 중 진짜 솔잎을 넣어 쓰는 것이 얼마나 되려나. 그냥 재료만 흉내낸 것이 많겠지요.



콩송편도 그렇지만 밤송편은 밤 하나가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맛은..;ㅠ; 전 콩송편이 더 좋았습니다. 제가 밤 귀신이긴 하지만 살짝 냉장고 냄새 비슷하게 콤콤한 냄새가 나네요. 밤 보관상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니 밤이 한창일 10월 말쯤 가면 진짜 맛있는 밤송편을 먹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하기야 그 때 가면 밤도 5kg쯤은 가뿐하게 지고 올테고요.



남은 송편은 그대로 냉동보관했다가 또 그 다음에 시간 날 때 먹었습니다. 어떻게 먹었는지는 따로 올리지요.+ㅠ+
강릉기행이라 하기도 무엇한게...

0830 종로 3가 출발
1500 강릉 보헤미안 도착
1700 두부집 도착(저녁 식사)
1800 강릉 떡집 도착(송편 찾기)
1820 감자떡 구입(강릉 감자 옹심이)
1830 강릉 출발
2430 서울역 도착

보시면 아시겠지만 강릉 체류는 3시간 남짓. 나머지는 다 차 안이었습니다.OTL

별로 볼만한 것은 없으니 그냥 날림(..)으로 올리지요.



출발하기 전, 스타벅스에 들러 엑스트라샷 캐러멜 프라푸치노를 시켰습니다.
아주 익숙한 맛이라 뭘까 했더니 메가톤바....ㄱ- 캐러멜 맛이 그런가봅니다.;;;;




차 안에서는 부지런히 간식을 먹었지요.
듀시스님이 질시루에서 사오신 백설기는 맛있었습니다. 빵 못지 않게 떡도 만든 뒤에 가능한 빨리 먹는 것이 맛있습니다.-ㅠ- 특히 메떡이 그렇더군요.




보헤미안 옆, 주차장 있는데 저렇게 이글루가 서 있습니다. 옆에 보이는 펜션에서 만든건지 어떤 건지...?




운 좋게 잡은 자리에서 레이가 사온 후쿠오카 선물을 펼쳤습니다.
왼쪽의 캔은 하우스텐보스에서 사온 초콜릿이고 그 오른쪽은 콩과자입니다. 콩과자는 따로 찍은 사진이 없는데, 뒤쪽의 미심쩍은 색은 매실절임(우메보시)맛이고 앞쪽은 콩가루맛입니다. 매실절임이라는 말에 조심조심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첫 맛이 아주 시지만 먹다보니 중독됩니다. 한도 끝도 없이 집어 먹겠더라고요. 콩과자는 상대적으로 평범하고 무난하지만 이것도 맛있습니다.-ㅠ-




흰색 포장이랑 검은색 포장이 있길래 뭐가 다른가 했더니..



흰쪽은 화이트 초콜릿 크리스피, 검은 색은 밀크 초콜릿 크리스피입니다. 쌀과자(크리스피)를 초콜릿으로 반죽(?)해 굳힌 거더라고요. 배고파서 당분 부족을 외치고 있을 때 아주 유용했습니다.


이 다음 신나게 커피를 마시고,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리기도 했지만 가져온 간식이 있어서 그냥 계속 강릉까지 왔던 겁니다. 결국 아래의 두부찌개가 점심 겸 저녁이 되었지요.




음, 7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허난설헌 생가 근처에서 들어간 두부집입니다. 꽤 유명한 집 같은데 저녁 시간 직전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들어간 것이 아마 5시 반쯤이었을 겁니다. 두부전골(인지 찌개였는지) 4인분을 주문하니 이렇게 나오네요. 맛은 무난합니다. 살짝 청국장 느낌이 나는 두부찌개였지요. 굳힌 두부가 아니라, 간수를 넣고 엉글엉글한 두부를 수분 조금만 빼고 넣은 모양입니다. 부들부들한 두부더라고요.
(하지만 전 집두부에 입맛을 들여서...ㄱ-)

여기서 강릉 중앙시장에 있는 느티나무 한의원(맞나?) 1층의 떡집에 들어가, 주문했던 콩송편과 밤송편을 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걸어서 감자옹심이 하는 집에 들어가 감자떡 2인분을 샀습니다.




아마 횡성 휴게소였을거예요. 거기서 이렇게 펼쳐 놓고는 저녁 대신으로 해결했습니다.
콩송편과 밤송편의 감상은 다음 글에. 감자송편은 감자 전분에 짭짤하게 간을 한데다 속은 포슬포슬하고 달달한 팥앙금이라(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은 느낌입니다) 딱 제 취향이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달달한 그 맛..;ㅠ; 하지만 가끔 강릉갈 때 먹는 걸로 충분하겠지요.;;;



이걸로 날림 리뷰 끝!

7월 중 평일에 날잡아서 보헤미안에 한 번 더 다녀올까 합니다. 이번에는 주문진행 버스를 타야지요.+ㅅ+

수 많은 비공개 글들을 보며 어떤 것을 쓸까 고민하고 있다가 아무래도 명절과 관련 있는 것이 급하다 싶어 먼저 꺼내 들었습니다. 제목대로 송편 이야기입니다.'ㅅ'



(좌편우전. ... 음, 한자는 안 쓰겠습니다.)

송편을 처음 빚은게 언제인지는 저도 기억을 못합니다. 초등학교 때일거라 추측은 하는데 몇 학년 때쯤인지는 모릅니다. 꽤 어렸을 적부터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다 안 빚게 된 것이 최근 2년간. 연속 2년으로 빚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올 추석에는 마음놓고 큰집에 가질 않았습니다. 송편빚기는 만두빚기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만들다보면 사람이 지칩니다. 당연히 일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요. 오촌 조카들이 송편빚기를 못하니 그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송편빚기의 진두 지휘자인 큰어머니께서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시거든요. 힘드시다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송편빚기를 포기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송편은 근처 교회에서 빚었다는 것을 주문했다는데, 추석 당일, G가 들고온 올 추석 송편을 먹고는 좌절했습니다. 맛 없어요.;ㅠ; 솔잎향은 둘째치고 맛 자체가 이상하게 아려서 어머니께 이야기 했더니 솔잎을 갈아 떡반죽에 넣었답니다. 어허허허. 무슨 그런 망할 짓을! 송편은 솔잎과 같이 쪄서 방부효과를 노리는 것이 목적이지 건강 어쩌고 하면서 아예 갈아 넣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란 말입니다! 어쩐지 색이 이상하다 했더니 저런 이야기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그리고 아마 솔잎도 조선솔이라 부르는 것이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솔을 뽑아 썼을 거라 생각하니 말입니다. 큰집에서 빚을 때는 큰아버지가 미리 산에 다녀오셔서 리기다 소나무는 빼고 조선 소나무만 골라 솔잎을 뽑아 오시거든요. 예전에 몇 번 뽑은 적이 있어 저도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구별은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솔잎을 봐선 모르지만 나무로 본다면야...

하여간 작년도 떡이 맛 없었는데 올해도 그렇습니다. 속이 설탕고물인 것도 그렇고요. 나이를 먹으니 설탕보다는 동부고물을 꽉꽉 채워 넣은 오동통한 송편이 더 좋더랍니다.



그래도 어머니를 졸라 송편을 직접 만들 생각은 전혀 안듭니다. 손이 너무 많이 가요.;



사진을 보아하니 이건 G방의 컴퓨터 앞. 다얀 접시에 흑임자 다식 두 개를 올려 놓고 옆에 밀크티 놓고 찍은 거로군요. 언제 먹은 거더라?

다식을 먹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큰집에서 다식을 만들어 찍기 시작하면서가 아닐까 싶군요. 그 전에는 그냥 한과 세트 들어온 것에서 갖다 쓴 듯 한데, 정확한 기억은 없습니다. 하여간 다식도 안 먹는 사람이 많으니 제가 홀랑 챙겨왔는데요 이번에는 흑임자와 송화가루만 있었습니다. 콩가루 다식은 없더군요. 콩가루 다식도 맛있는데 말입니다.
사진에 송화다식이 없는 것은 괴악한 추석 날씨 때문입니다. 음식을 나눠서 집에 들어온 것이 1시쯤? 그러고 나서 바로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그 다음날 간식으로 먹으려고 꺼내서 한 입 베어물었더니 맛이 십니다. 상했다고 직감하고 송화다식은 전량 분리수거 했습니다. 깨다식은 문제 없더군요. 송화가루가 잘 상한다더니 더운 날씨에 홀랑 맛이 갔나봅니다.

올 추석 송편은 역시 인기가 없었습니다. 뭔가 찐득찐득하고 모양새도 예쁘지 않은 것이 불만만 늘어놓게 되는군요. 만드는 쪽이 훨씬 손은 많이가지만 맛있기도 하고 예쁩니다. 아버지는 송편 안 빚는 것이 불만스러우신지 집에서 빚자 하셨는데 저와 어머니가 상큼하게 흘려들었습니다. 아버지, 그거 손 엄청나게 많이 간다니까요. 한 접시 분량 빚을 거라해도 준비가 만만치 않다구요. 게다가 G를 제외하고는 다 깨보다는 동부고물을 좋아하는데 추석 날씨가 워낙 더웠으니 관리하기도 더 힘들고요.
(동부고물은 팥고물보다 더 잘 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슷한 종자니 성격도 닮았겠지만요.)

다식에는 녹차가 제격이지만 간식으로 먹을 때는 상관없습니다. 그저 맛있게 먹으면 그걸로 끝!
아버지는 4형제중 셋째이십니다. 위로 형 둘, 아래로 동생 하나지요.
이 4형제중-고모들과는 연락하지 않은지 꽤 되어서-딸만 있는 집은 우리집뿐인데다, 조금 야속하지만 제일 집안문제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 예전에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의 재산 분배 관련해서도 저나 어머니는 상당한 불이익이 있었다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버지야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시죠.
어쨌거나 원래 아버지 고향은 천안이고 큰아버지가 서울에서 사업하시느라 실제 조부모님을 모셨던 것은 숙부, 그리고 중부도 충남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니 꽤 오래 전부터 제사는 큰집에서,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기 전에는 상경해서 제사를 지내셨습니다. 제가 대학교 3학년 때까지는 우리집은 강원도에서, 중부나 숙부는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추석 전날에 오는 것은 우리집만, 그리고 중부와 숙부는 당일에 오십니다. 중모는 몸이 안 좋으셔서 괜찮으실 때는 올라오지만 1년에 한 번-명절, 제사 다 합해서-올라오시기도 힘드시고 숙모는 축사를 돌보아야 하니 거의 못오십니다. 숙부나 숙모 둘 중 한 분은 남으셔야 하는데 그러다보니 거의 숙부가 올라오시게 되더군요.

구구절절하게 집안 사정을 이야기 한 것은 일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입니다.;
백부는 자식이 셋입니다. 큰 언니는 시댁 제사 챙기니 명절 일손에서 당연히 빠지고-제사 때는 가끔 옵니다.+ㅁ+-오빠들도 이제 결혼했으니 새언니들이 있지만, 큰 새언니는 아들 보느라-돌을 갓 지난 아기인데다 얘가 아토피가 굉장히 심합니다-일을 많이 못 돕고, 작은 새언니는 이런 류의 큰일을 해 본적이 거의 없답니다. 그러니 경력 2년차. 어머니나 큰어머니는 베테랑이시고 말이죠.

여기까지 추석 전날 대강 생각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송편을 빚고 있던 와중, 큰어머니가

"너희들(저랑 G) 시집가고 나면 이것도 못하지"

라고 이야기를 꺼내셨거든요. 생각해보니 저나 G나 둘다 송편 빚기는 경력 10년을 넘었습니다.ㄱ-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일단 초등학교 때부터 빚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하고 둘러보니 어제 송편을 빚는 멤버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부모님, 백부, 백모, 큰집 작은 오라버니, 작은 새언니(5시에 합류. 일은 7시 전에 끝났습니다), 저랑 G. 큰집 큰 오라버니 부부는 꼬맹이의 아토피 때문에 온천에 가서 추석 전날 늦게야 왔습니다.
중부네 집 사촌들도 중부와 함께 추석 당일에 왔으니 패스. 숙부네 두 아들들은 지금 군대 가 있으니 패스. 결국 그제 모인 그 멤버가 추석 준비 멤버 그대로인 겁니다. 설에도 거의 이 멤버죠.

저나 G가 시집가면 송편도 사다 드시겠다고 하시는 말씀도 충분히 이해갑니다. 백모도 여기저기 아프신데 송편 반죽하는 것도 쉽지 않고 일손 둘이 빠져 나가면 그 일을 나눠 맡아야 하니까요. 으으음; 그래도 왠지 "명절 때 빠지면 안돼!"라는 의미를 담아 말씀하시는 것 같으니...;

실은.-_-;
큰 오라버니네가 온천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가 홀랑, "우리도 다음 명절에 가족 여행가자!"라고 바람을 불어 넣어서 괜히 찔린 것도 있다니까요.;;

어쨌건 일 하는 것은 싫지는 않지만-메인은 안하고 보조로 하니 그나마 싫지 않은 거지 메인을 하라 하면 저 도망갑니다;-저런 말을 들으면 진짜 협박 같아요.;ㅂ;




포스팅 묶음은 오늘 저녁 늦게나 내일이나 모레쯤?;
글발이 안 오릅니다.;


딴 소리 하나 더 하자면 송편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 낳는다는 말은 거짓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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