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이라는 단어에 꼭 맞는 작은 책을 만들고 싶어져서 종이접기부터 시작한지 어언 몇 주. 그래도 생각보다 진행은 빨랐습니다. 책의 사용 용도-제작 목표가 확실해서 그랬나봅니다. 보통 이런 책 만들다보면 중간 중간 진행되는 도중에 팽개쳐두는 일이 많거든요. 그래도 이번엔 생각보다 빠르게 완성되었습니다. 아마, 이 주 남짓 걸리지 않았나란 생각이 듭니다. 바느질신이 강림해주신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 열심히 쓰고 있는 천들은 다 1월 여행 때 사온 천들입니다.

그러니까아아아..
제가 퀼트천을 사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매트 만들기. 대략 70×50 정도 되는 조각잇기 매트를 만들면서 배색을 결정하고 천을 고릅니다. 이 매트들은 색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천들도 다 그 색조로 들어가게 되지요. 맨 처음 만들었던 매트는 갈색조, 그 다음 만든 매트는 푸른색조, 이번에 만들고 있는 매트는 붉은색조입니다. 사진 왼쪽 상단에 보이는 조각들이 지금 제작중인 매트입니다. 저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갔으니 이제는 정사각형의 별 모양 큰 조각을 만들고 그걸 다시 길게 이은 다음 마지막으로 길게 이은 조각들을 이어 매트 앞판을 만들고, 가장자리 테두리를 치고 밑판을 대어 퀼팅을 하며 마무리를 지으면 끝입니다. 6단계쯤 더 남았지만 제가 가장 싫어하는 작업이 작은 조각 잇기인 만큼 남은 작업들도 손대면 진행은 빨리 될겁니다. 일단 목표는 10월 말입니다.

가운데를 가로 지르고 있는 긴 띠의 정체는 이후 완성되면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이쪽은 재봉틀신이 강림하지 않는 이상은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언제 다시 찍힐지 미지수입니다. 뭐, 빠르면 개천절에 재봉틀을 돌릴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예정이라, 그날 바느질신이 강림하면 재봉틀은 또 밀립니다. .. 그러고 보니 천만 잘라 대강 박아 놓은 물건이 몇 개 더 있었는데?

오른쪽 상단에 보인 미니 수첩, 가까이서 찍으면 이렇습니다. 이쪽이 뒤판,

이쪽이 앞판입니다. 찍을 때 헷갈려서, 나중에 사진 편집하다가 제가 거꾸로 찍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좌철이 아니라 우철입니다. 그런 고로 이건 좌우를 바꿔 보시는 것이 맞지요.

책 등은 이런 모양입니다. 바느질 하면서 시행착오가 조금 있었기 때문에 책등을 빽빽하게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찍을 때 착각했던 것처럼 사진 아래쪽이 앞판입니다. 위쪽이 뒤판. 하하하;

위에 올린 세 장의 사진을 조합해보시면 알겠지만 이 수첩은 손가락 깍지를 낀 듯한 모양입니다. 교차된 구조라 부르지요. 뒷판을 먼저 만들어 뒷판의 팔을 리본으로 사용해 종이를 꿰메고 그 뒤에 앞판을 맞춰 연결합니다. 바느질이란게 사이즈의 오차가 상당해서-게다가 제가 초보이기 때문에 책등 부분을 들여다보면 그런 부분이 여실히 보입니다. 뒤판에서 넘어온 세 개의 팔들 좌우 부분이 살짝 비어있다는 것이 증거지요.

뒷판이 책배를 먼저 감싸고 앞판 남는 부분이 그 뒤에 겹칩니다. 이 부분은 똑딱이 네 개를 달아 여몄습니다. 세 개를 달까 네 개를 달까 고민했는데 세 개를 달았으면 천이 떴을겁니다.

이쪽이 앞쪽입니다. 천으로 책 상단부를 가린 것은 거기에 사인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 만들 때 항상 책 만 앞에다가 시작한 날짜, 책 명칭(교차된 구조), 이름을 적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요.

자아. 앞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
교차된 구조의 팔부분은 다 감침질로 꿰맸습니다.-ㅂ-
책 크기는 가로 세로 8cm가 살짝 안됩니다. 만들고 나서 보니 포스트잇 사이즈랑 거의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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