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집에 있자니 좀이 쑤셨는지 G가 털실을 사러 나가겠다고 하더군요. 어쩔까 하다가 연휴 마지막이고 하니 놀러갔다 올 겸, 책 살 겸 홍대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동대문 종합시장은 문을 닫았을테니 G도 홍대로 가겠다고 했고요.
홍대에도 털실집이 몇 군데 있다고 들었지만 G가 이번에 간 곳은 폴앤폴리나 바로 근처에 있는 집이었습니다. 처음 가봤는데 G만 취향 직격이었던게 아니라 저도 취향 직격이었습니다. 어허허. 털실 가격도 싸지만 무엇보다 태피스트리 작품도 만들더라고요.;ㅁ; 10년 째 해보겠다 말만 하고 있는 태피스트리.;ㅁ; 하지만 십자수 끝날 때까지는 손대지 않겠다고 했으니 그저 꾹꾹 눌러 참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아버지께 각목(...) 구해달라 부탁해서 또 틀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죠.

여튼, 거기 들렀다가 노닥거릴 카페로 고른 것이 쌩스 네이처 카페입니다. 스타벅스 갈까하다가 홍대 나온 김에 다른 곳을 가지 싶어 고른 겁니다. 오랜만에 들리기도 했고요.



쌩스 네이처 카페의 상징은 양. 양 두 마리는 바깥 우리에 있더군요. G가 좁고 추워보인다고 하던데, 여름에는 대관령에서 뛰어논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카페라떼. 맛은 무난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밖에 나가 차 마시는 일이 거의 없나요.-ㅂ-; 겨우내 공방을 쉬었더니 밖에 나가 차 마실일도 드물고. 잠수모드라 약속도 다 빼고 있고요. 그러니 요즘 용돈이 넉넉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겠죠.;




G가 시킨 자몽에이드. 상당히 큰 병에 담겨 나옵니다.




9천원짜리 딸기 와플.
처음에 나왔을 때는 가격 대비 딸기가 적다 생각했지만 먹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은 휙휙 날아갑니다. 달달한 딸기는 맛있을뿐이고, 그래서 가격은 생각나지 않았을뿐이고!
집에서도 이런 와플을 만들어 보고 싶은데 반죽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 않더군요. 폭신폭신하면서도 그리 달지 않고, 그렇다고 맹한 맛은 아닌 그런 맛있는 와플. 빵도 아니고 케이크도 아닌 그 중간쯤의 맛입니다. 팬케이크 반죽을 만들어 구워도 좋지만 보통 와플 반죽은 가볍게 발효시켜 쓰더군요. 그게 빵 같기도 하고 케이크 같기도 한 맛을 내는 비결인가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9천원은 좀 미묘. 총 19200원인가 나왔는데 자몽에이드가 5천원 정도, 카페라떼는 4천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둘이서 간식 배불리 먹고 1만원씩 냈다면 홍대 평균가(...)이긴 한데, 예전에 다녔을 때만큼의 만족감은 없네요.

그래도 홍대 놀러갔다 생각나면 또 쌩스 네이처 카페에 가겠지요.




그리고 털실 사던 도중, 같은 건물에 야키야라는 오토리버스(...) 이름을 가진 가게를 목격합니다.'ㅂ' 이전에 G가 트윗인지 페북인지에다 모 간식 가게를 올렸더니 거기보다 야키야가 더 맛있더라라는 댓글이 달렸다나요. 그게 뭔가 했더니 일본식 붕어빵-타이야키 집이더랍니다. 속은 팥말고도 참치매운카레, 견과류가 들어간 팥 등등 꽤 다양하게 갖춰놓고 있더군요. 거기에 구운 도넛도 같이 팔던데, 만드는 것을 보니 모든 재료를 회사에서 가져다 쓰나봅니다. 도넛 구울 때 냉장고에서 비닐 포장된 반죽을 꺼내 한 쪽을 잘라 구멍을 뚫어서 짜며 쓰더군요. 맛의 획일화란 단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이것이 팥이 들어간 붕어빵.




이미 한 입 베어물은 이게 참치가 들어간 매운 카레맛.


붕어빵과 타이야키는 조금 다릅니다. 붕어빵은 정말 물고기 모양이지만 타이야키는 빙그레에서 나오는 붕어사*코 같은 타입으로 두께가 있습니다. 그러니 타이야키쪽이 부피감이 더 있는데 ... 데 .... 제가 한국에서 먹어본 바로는 타이야키보다는 붕어빵이 더 맛있습니다. 타이야키는 대체적으로 반죽이 핫케이크 같은 맛이 나며 풀빵맛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께가 있다보니 팥도 듬뿍 들어가서, 제 입맛에는 팥이 많습니다. 팥이 많으면? 달지요. 그렇지 않아도 팥 앙금이 단편인데 양도 많다보니 단맛이 강합니다.
그래서 전 한국 붕어빵을 더 좋아합니다. 겉은 바삭하게 구워지고 속은 촉촉한데다가 그 촉촉함이 팥앙금과도 잘 어울리고요. 달기도 그 정도가 딱 맞습니다. 타이야키는 겉도 빵 같고 속이 많아서 달죠. 비슷한 제품인 가이덴야키가 전 더 좋습니다. 이건 신세계에선 가뭄에 콩나듯 보이고, 먹고 싶으면 저~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까지 가야하니까요.;ㅠ;

카레맛은 상당히 매웠습니다. 후추맛 + 청양고추(혹은 할라피뇨) 맛이예요. 단팥맛보다는 이게 낫더군요. 그래도 상당히 매우니 이걸 하나 먹고 팥이 들어간 걸로 혀를 달래야했습니다. 가격은 팥이 1500원, 카레맛이 2000원이었을겁니다.



.. 쓰다보니 가이덴야키랑 붕어빵이 먹고 싶네요. 하지만 둘다 집 근처에서 구할 수 없는 간식이니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습니다.-ㅠ-

옛날 옛적에,까지는 아니고 작년인가 재작년쯤에 신세계 본점에서 일본 어느 지방 페어를 했습니다.

...라고까지 쓰고 검색해보니 작년 여름이었네요. (타이야키를 가장한 가이덴야키?) 일본 지역 특산전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특산전이었답니다. 핫핫핫.

하여간 그 때 한 번 이 풀빵을 먹어보고는 또 먹고 싶은데 아쉽다 했더니 강남 신세계-고속터미널 점에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신세계 고속터미널점에는 갈 일이 거의 없지요. 그래서 미루고 있다가 얼마 전 국립중앙도서관에 다녀올 때 들러보았습니다.

한국에서 파는 붕어빵과 일본의 타이야키는 보통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던데 실제 먹어본 사람들은 다르다고 합니다. 팥이 들어간 간식을 좋아하고, 붕어빵도 좋아하지만 타이야키는 먹어볼 기회가 도통 없었습니다. 타이야키가 맛있다고 소문난 가게들은 가구라자카, 아자부주방, 후타고타마가와 쪽이더군요. 제가 거의 가지 않은 지역입니다.(후타고타마가와는 딱 한 번 가보았고 다른 두 곳은 안 가봤으니..)
하여간 먹어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한국 붕어빵이 더 맛있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식감의 문제였나봅니다. 붕어빵 반죽은 구우면 약간 바삭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하게 익습니다. 팬케이크를 만들어본 경험상, 이건 수분 함량이 높기 때문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타이야키는 팬케이크처럼 폭신폭신하고 빵 같답니다. 팥이 머리부터 발끝꼬리끝까지 가득 들어차 있다지만 붕어빵 잘 만나면 팥이 반죽과 살 섞어서 듬뿍 들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하여간 처음으로 저 타이야키를 먹었을 때 떠오른 것은 현대백화점에서 파는 가이덴야키입니다. 풀빵이라고 멋대로 부르고 있는데 그거랑 느낌이 비슷하더군요.

가장 싼 기본 타이야키가 1800원. 그 외에는 거의 2천원에서 2500원 선입니다. 녹차타이야키도 먹어볼까 했지만 앙금이 팥이 아니라 고구마더군요. 가격이 비싼 것들은 거의 다른 게 섞여 있습니다. 크림치즈와 팥을 넣은 것이라든지 말입니다. 저는 그냥 팥만 들어간 것이 좋아서 하나 사서 신세계 식품관을 구경하며 먹었지요.


겉을 보면 조금 더 폭신한 빵 같아 보이는데 실제는 조금 더 풀빵 같습니다.-ㅁ-; 특히 갓 구운 것을 먹으면 그런 느낌이 더 들더군요. 옙. 두 개 먹었습니다. 하나 다 먹고 더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하나 더 사서 먹었지요. 그리고는 소화가 되질 않아서 한참 투덜댔습니다. 아무래도 과식이 원인이겠지요. 빵 두 개 먹고 소화가 안되어 투덜대다니 요즘의 소화력이 좀 떨어져 있다는 것이겠지만.;


서울 국제도서전이 조만간 열리는데 그 때는 현대백화점에 가서 가이덴야키를 간식으로 사들고 가야겠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슬프군요. 이전에는 800원이었는데 지금은 1100원이라던가요. 흑흑흑..
7월 8일에 올린 사진이니 아마 그 전주에 찍은 걸겁니다. 그러니 7월 첫 주 이야기겠네요.'ㅂ'

어쩌다보니 그 날은 신세계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G의 쇼핑에 끌려 갔던 것인데,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쇼핑입니다. 그것도 옷 쇼핑. 이날은 옷 쇼핑이 아니라 아마 가방 쇼핑이었을 겁니다. 어쨌건 신세계 지하 식품매장에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세계 각지의 특산물을 모아놓았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날 산 것 외에 기억에 남는 것은 기름 정도일걸요. 올리브유였나, 그런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여간 돌아다니다보니 타이야키를 팔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타이야키는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G랑 함께 마음이 동했지요. 하지만 점심을 먹은 뒤라 저는 안 사도 상관없다 싶었는데 G가 홀랑 넘어갔습니다. 뭐, 모양이 진짜 타이야키 같지 않았다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지만 호기심과 포스팅거리에 넘어가면 얄짤없습니다.

타이야키는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보통, 하나는 팥 반 크림치즈 반, 또 하나는 말차입니다.


사면 이렇게 작은 종이 봉투에 담아 줍니다. 위에서 봤을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바꿔서 찍어보면 이렇습니다.



순서를 바꿔서 찍은 겁니다. 맨 위가 말차, 그 아래가 보통, 맨 아래가 크림치즈와 팥입니다. 두께가 상당한데, 그냥 봐서는 감이 안잡히지요.



비교샷입니다. 도미 세 마리를 쌓아 놓고 그 옆에 제 핸드폰을 세웠습니다. 모델명이 W2700이던가요..-ㅁ- 가장 많이 보이는 핸드폰 중 하나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세 개를 쌓아놓으니 핸드폰 높이와 거의 같지요.



풀어 놓으면 이런 모습입니다. 면적(?)은 보통의 붕어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두께를 보면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맛도 그렇고, 제가 알고 있는 타이야키하고는 꽤 차이가 납니다.



모양은 붕어와는 조금 다릅니다. 꼬리지느러미 모양이 꽤 다르지요. 잉어빵과는 어떻게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꼬리만 살짝 떼어봤습니다. 팥이 듬뿍 들어있지요. 꽤 달달합니다. 그래도 아주 달진 않으니 괜찮더군요. 하지만 먹으면서 이건 타이야키라기보다는 가이덴야키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풀빵말이죠. 현대백화점에서 파는 동그란 일본 풀빵말입니다. 두께감이 있고 빵부분은 핫케이크와 비슷한 질감의 빵입니다. 붕어빵과는 다르죠. 여기저기 사진에서 본 타이야키는 붕어빵과 비슷한 모양과 두께를 가져서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이쪽은 왠지 보통의 붕어빵이 아니라 도미(타이) 모양을 한 가이덴야키 같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에 가서 타이야키를 먹으면 좀더 확실하겠지만 언뜻 보았던 타이야키와는 달라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팥과 빵의 조화는 어느 것이든 다 좋습니다. 가이덴야키든 타이야키든 붕어빵이든 제게는 다 좋아요. 그런 고로 간식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정적으로 신세계에서 판다면 가끔 사먹을텐데 그렇진 않겠지요. 팥도 맛있었지만 쌉쌀한 말차맛이 농후한 말차 타이야키도 좋았고 크림치즈의 약간 새콤한 맛이 팥과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크림치즈 반 팥 반의 타이야키도 맛있었습니다.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G도 이거 하나를 홀랑 다 먹더군요. 앞 뒤로 속이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층으로 발려 있는 것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팥이 듬뿍 들어간 간식이 먹고 싶습니다. 아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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