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니랑 이야기하고, 오늘 모임에서 이야기 하고 나서 떠오른 것을 두서 없이 적는 글입니다.


자식이 결혼해서 나가면 본가(부모님 집)에 방을 계속 두는가 아닌가가 화제에 올랐거든요. 물론 그 전에는 집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하여간 저는 결혼하면 당연히 그 방을 치워야 겠거니 생각했거든요. 저야 생각이 없지만, 만약 제가 제 집을 얻어 독립해 나가면 제 방은 당연히 다 치우고 부모님 쓰시게 비우겠지요. 결혼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 가물하지만; 만약 결혼하면 짐을 다 들고 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G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G가 결혼하면 그 방을 제가 쓰고, 제 방을 옷방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그 이야기는 이미 전에도 부모님과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G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한데 오늘 모임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친정집의 방을 치우면 시집간 딸이 서운하다는 겁니다. 아들의 경우에는 어떨지 몰라도 딸은 그렇다고요. 같은 모임에서 여동생이 결혼한 분도 여동생의 방을 그대로 두었답니다. 1년 정도는 그대로 둔다던가요.

저는 치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 주변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했는데 그 고정관념(?)의 원천이 뭔지 깨달았습니다. 큰집. 큰아버지댁이었어요.-ㅁ-;
큰집의 사촌들과는 나이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그러니 저보다 훨씬 먼저 결혼했거든요. 큰집은 딸 하나, 아들 둘을 두었는데 방이 세 개라 아들 둘이 같은 방을 썼습니다. 딸이 결혼하자 딸 방은 작은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큰 아들이 결혼할 때는 다른 집으로 이사갔을 때였는데, 부엌 옆 방을 하나 비워서 거기에 냉장고랑 김치 냉장고 등을 넣어 두시더군요. 나중에 작은 오빠도 결혼하자 그 방은 그냥 두었습니다.
그걸 명절 때마다 매번 보고 있었으니 결혼하면 당연히 본가에서 방 빠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요. 자식들을 결혼시킨 집을 방문한 건 거기가 유일합니다. 외가쪽은 아직 애들이 어려서 결혼해서 나가려면 멀었어요. 그러니 알 수 없음.

다른 집을 방문한 경험이 없으니 어떤지 몰라 어머니께 여쭤보았더니 집마다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하기야 이것도 그런 차이가 있겠네요.'ㅂ' 하지만 저희집은 결혼하면 방 비울겁니다. 본가에 돌아올 일 있으면 다른 용도(옷방이라든지)로 쓰는 방에서 자거나, 거실에서 자겠지요?



집 이야기도 잠시 나왔는데, 부모님(정확히는 어머니)과 저의 집에 대한 관념이 차이가 나더랍니다. 부모님은 집을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투자 개념으로 보고 계시더군요. 저는 집 역시 차 못지 않게 감가상각이 있는 재산으로 봅니다. 그러니 앞으로 집값이 오르든 말든 일단 제가 편한 곳에 사는 것이 최고인겁니다. 집을 팔 것도 아닌데 오르면 뭐합니까. 세금만 더 내지요.(먼산)
하여간 어머니가 서울 지역에서 오를만한 곳, 그래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있는(?) 곳이라며 짚은 곳이 마포 공덕이랑 왕십리네요. 둘다 내키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있는 곳이 좋아요. 뭐, 집을 산다는 건 아주 머나먼 날의 이야기라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을 미리 해두면 자금 마련을 위한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겠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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