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보았더라. 아마 교보문고에서 보았을 겁니다. 이 책이 나온 걸 알고 도서관에서 예약 걸어 놓고 빌려왔는데, 빌려온 뒤 책을 훑어보고는 이건 널리널리 알려 지름을 부추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두 주 전의 모임에 들고 나가서 두 분을 낚았고, 오늘 또 모임에 들고 나가 두 분을 낚았습니다. 도합 넷. 그리고 저. 그리하여 다섯 명이 구입목록에 책을 올렸습니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책이라는 거죠.

이 책이 좋은 건 판형이 일반 판형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책이 나오면 판형이 크게 마련인데, 이건 보통 책 크기랑 비슷하네요. 당연히 책 전체가 다 컬러이고요. 얼핏 보면 이효재의 책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릅니다. 잡담이 많은 비슷한 타입의 책들과는 달리, 이건 레시피가 상당히 많습니다. 앞부분은 왜 자신이 음식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짧은 이야기 뒤에는 내내 다양한 저장식 만드는 법이 나옵니다. 일본 전통 먹거리부터 시작해 서양의 저장식도 함께 나옵니다. 코울슬로라든지 슈크르트 만드는 법도 있다니까요. 렌즈콩 절임, 베니쇼가(붉은 초생강) 만드는 법도 있습니다. 안쵸비도 있어요.

재미있는 건 B님이 지적한 대로, 저장식 만드는 법 뒤에 그 저장식을 활용한 일반 조리법이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산초 소금조림 만드는 법 뒤에는 절인 산초를 써서 만드는 멸치볶음이 있습니다. 정어리 오일 절임 뒤에는 이걸 써서 만드는 파스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활용법이 나와 있으니, 저장식품을 만드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할 수도 있겠더군요. 게다가 레시피도 이정도면 행간은 적은 편입니다.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종류의 음식은 손맛이라 그 행간까지 적기는 쉽지 않겠지요.


최근에 보았던 요리책 중에서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주문하면 당장 코울슬로부터 만들 것 같군요. 후후후후..-ㅠ-

고테라 미야. 『마법의 병조림』, 박문희 옮김. Style조선, 2013, 14000원.


저자가 간사이 출신이라, 그쪽 이야기가 조금 언급됩니다. 그 때문에 읽고 나면 교토 여행 가고 싶다는 충동이 생길 수 있으니 읽을 때 주의하세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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