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의 아일라』는 맨 처음 접한 것이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전집, 에이스 88의 100만년 시리즈에서 였습니다. 이 전집이 유명한 건 번역은 엉망이고 중역본이지만 어스시, 반지의 제왕, 석기시대의 아일라 등 그 뒤에도 번역본이 늦게 나온 여러 독특한 책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중 『석기시대의 아일라』는 소재도 독특했는데, 지진으로 모든 부족을 잃고 네안데르탈의 어느 부족에게 거둬진 크로마뇽인 소녀의 모험담입니다. 1-3권이 1부에 해당된다는데 소녀시절에 해당되고, 3권 마지막에 부족에서 추방된 뒤에 다른 곳에 정착하기 위한 정처없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2부는 크로마뇽인으로 제란드니 부족 출신인 죤다라와 소노란이 또 다른 주인공으로 서로 교차하며 소설이 진행됩니다.



아마 지금 다시 읽으면 일어판의 중역이라 걸리는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닐 텐데, 읽은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 오역이 하나 있습니다. 매번 읽을 때마다 왜 이걸까 싶었던 부분이거든요.



4권에서 에이라-동서문화사판 주인공 이름-는 부족을 떠나 혼자 살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다닙니다. 그러다가 동굴이 있는 계곡을 발견하고 겨울을 거기서 보내기로 결정하지요. 가을이 완전히 지나기 전에 정주할 곳을 찾아야 먹을 것이 부족한 겨울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계곡에 도착한 뒤 야영지를 찾아 짐을 풀어 놓고 먹을 거리 탐색에 나서는데....

지나가다가 인삼의 잎부분을 발견합니다. 어디 있는지 체크하고는 토끼를 찾아 나서고, 사냥에 성공한 뒤 인삼을 뽑아 불에 굽습니다.


...


맨 처음 이 책을 읽었던 것이 어렸을 때의 일인데 그 어린 마음에도 궁금했습니다. 그 쓰디쓴 인삼을 불에 구워먹는다고 해도 단 맛이 나진 않을 텐데? 맛있지는 않을 텐데? 배부르지도 않을 텐데? 그렇게 배가 고팠던 것인가!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아니,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저 인삼은 진짜 인삼이 아니라 당근이라는 것을요. 당근은 일본어로 にんじん(人参)입니다. 한자어로 인삼이라고 쓰지만 당근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종종 오역이 발견되는데... 그 때 희한하게 생각하던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네요. 하하하하하....



그러니 중역을 해야한다면 반드시 원문과의 교차 검토가 필요합니다.(먼산)



이 책의 저자는 조세희입니다.











책 제목을 보고, 저자를 확인하고, 저 책의 원제-한국어 제목이 뭔지 3초 고민 후 ... (먼산)


0. 출근길에 간식(...)으로 사들고 갔던 통 우유식빵. 결국 다 못 먹고 고이 집에 들고 왔다가 주말에 고이 뜯어 구웠습니다. 역시 식빵에는 딸기잼이 제격이지요. 게다가 우유식빵이 통이니 제가 원하는 두께로 슥슥 뜯어 구웠습니다. 흐흐흐.


1. 아침부터 G랑 상큼 발랄한 대화를. 주제는 엊그제 있었다는 초등학생과 교사의 쌍방 폭행 사건입니다.
근데 저와 G의 시각이 조금 다르군요. 저는 학생이 매장(...) 당할 거라는 의견, G는 교사가 매장(...) 당할 거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과연 어느 쪽? 뭐, 이 경우는 교사가 불리하지요. 먼저 손대는 쪽이 지는 겁니다. 그건 어제 본 길가던 시민과 학생이 시비 끝에 시민이 죽었지만 ... 이라는 내용의 기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역시 밝지 않은 이야기니 그냥 넘어갑니다.-ㅁ-;


2. 어제 『음식과 요리』를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유제품까지는 대강 보았는데 그 이상 못 읽겠더군요. 재미가 없다는 것보다는 번역이 계속 거슬렸습니다. 응고 크림? 클로티드 크림? 더블크림이 아니라 더블 프레시 크림? 등등. 용어들이 거슬린 것도 있고, 40쪽에서 발견한 사소한 오타도 눈에 거슬리니 그냥 마음 편히 안 보는 쪽을 선택할렵니다. 이 책이 식품 전반적인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지만 개략적인 이야기라, 각 식품에 대한 역사서를 찾아보는 쪽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화학적인 이야기라면 『아인슈타인의 키친 사이언스』를 보는 쪽이 낫다고 생각합니다.'ㅅ'


3. 그러고 보니 최근에 본 요리책들을 한 번에 몰아 리뷰한다 해놓고 잊고 있었습니다. 잊지말고 해야지.;


4. 번역문제 하니까 떠오른 이야기.
앞서 안 적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에 보았던 『나와 그녀와 선생의 이야기』는 읽다가 몇 장 안 넘어가서 식었습니다. 앞부분에 대단한 다도집안의 아들래미가 나오길래 기대했는데 마에차前茶가 나오는데서 포기했습니다.그 뒷부분은 훌훌 넘겨가며 순식간에 보았지요.
가끔 번역이 좋지 않은 곳을 스치면 책에 대한 관심사가 싸늘하게 식습니다. 엊그제 본 요리책에서도 그런 곳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책인지 잊었네요. 뭐더라.


5.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한정 상품은 어제 보고 왔습니다. 보고는 스타벅스의 사진 기술이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했지요. 기대했던 데미타스 잔은 무광이라서 포기했습니다.ㅠ_ㅠ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머그는 크게 무광과 유광이 있는데, 유광은 유약을 두껍게 입힌 건지 훨씬 오래갑니다. 무광은 안쪽에 찻물이 쉽게 들고, 교체시기₁가 상대적으로 빠릅니다. 할로윈 부엉이 머그는 같은 유광중에서도 유약을 두껍게 했는지 오래가더군요. 물론 바닥이 주황색이라 문제가 생겨도 하얀 머그보다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데미타스는 To go 머그의 축소판이라 그런지 무광이더군요. 물론 자주 쓰진 않겠지만 예전에 모아 둔 데미타스와는 영 다른 방향입니다. 그리하여 지름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만약 자작나무와 새 머그 크기가 조금 작았다면 덥석 붙들었을텐데, 평소 쓰는 머그보다 용량이 많이 커서 내려 놓았습니다. 실물로 본 것 중에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₁ 머그 바닥에 검은색 점들이 보이고 코팅이 벗겨져 교체해야하는 때.
1. 한국어로 잘 풀어서 간결하고 아름답게 쓸 수 있음에도 영어를 쓸 때면 비웃습니다. 대기업이 그럴 때는 더더욱 비웃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기업이 그러면 느그들이 그러면 그렇지라며 흉을 봅니다. 물론 저도 한국어를 아름답게 구사하진 못합니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건 많아요.

CJ에서 운영하는 채널 올리브. 이번에 대규모로 개편하면서 올리브쇼라는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올리브에서는 광고할 때 '올리브쇼를 새로이 런칭합니다'라고 하더군요. 근데 그 올리브쇼 광고할 때 어이가 없었던 광고문구가 있었습니다. 올리브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캐치프레이즈죠. '비주얼과 테이스티'를 어쩌고. 하하하하. 비주얼은 뭐고 테이스티는 뭡니까. 그 진행자의 특유 어법을 강조한 광고문구인겁니까. 그래도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화면 아래쪽에다가 당당히 자막으로 표기했더군요. 이건 외래어도 아니고 외국어입니다.-_-;

2. 그러면서 신나게 흉을 봤는데, 엊그제 쿠켄을 보면서도 그렇게 걸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이한 잼을 소개하는 기사였는데 수입제품이었나봅니다.

'펌킨버터'
미시건 메이플 슈거의 달콤함과 스파이스를 가미한 펌킨이 어우러진 제품. (이하생략)

적당히 바꿔도 될텐데. 오히려 저 설명을 보고 헷갈리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뒤에 등장하는 마차는 뭘까요. 마차하면 말이 끄는 탈것이라든지, 먹는 것이라 하면 산에서 마를 캐다가 잘 씻어 갈아서 걸죽하게 만들어 마시는 건강차를 연상하게 됩니다. 근데 저게 영어표기로 matcha로 나와 있고 재료도 그 가루차 맞단 말입니다. 말차 혹은 맛챠라고 쓰면 될텐데?


3. 쿠켄에서 얻은 정보입니다. 당산동쪽에 브레드피트랑 브레드랩에서 일했던 제빵사가 나와서 차린 빵집이 생겼답니다. 영등포구 당산동 5가 11-34 1층이라네요.+ㅅ+


4. 지난번에 빙고님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새로 나온 퇴마록 표지를 보면 생각나는 것. 팔레트. 정확히는 색조 화장용 팔레트. 표지 디자인을 누가 했을지 궁금합니다. 저자가 하지 않았을까 추측은 하는데, 과연.


5. 통섭의 식탁 앞부분을 넘겨보다가 고민에 잠긴 건 .. 나중에 쓰지요. 일단 수습부터.OTL
요시모토 바나나의 새 책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신간 추려보는 와중에 목록을 봤습니다.
서점에서 소개글을 보내 읽어볼만 하겠다 싶어서 홀랑 도서관에서 빌렸지요. 나라 요시토모가 삽화를 그렸는데 분위기가 꽤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번역 문제 때문에 걸리는 것이 있으니, 이번에'도' 주인공의 이름 문제입니다.
번역자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할 그 분입니다. 키친도 그 분의 번역으로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지만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은데다가, 어떤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떤 소설이었는지는 잊었지만, 번역자가 이름을 잘못 읽고는 그대로 번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야 그 남자주인공의 이름을 그렇게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요. 하지만 '나는 이 사람의 이름이 이렇다고 생각하고 번역했고 내 속에서의 이미지도 그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그대로 하기로 했다'라고 결정했더군요. 해당 글을 읽은지 좀 오래되었지만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의 번역은 거의 이 분이 했고 분위기도 잘 어울린다 생각하니 집어 들어 읽었습니다. 하지만 책장을 처음 넘겨, 저작권 표시에 나온 원제의 영어명을 보고는 뜨악했습니다. HINAGIKU NO JINSEI랍니다. 제목 위에도 ひな菊の人生이라 나와 있군요. 히나기쿠의 인생. 원제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번역 제목은 데이지고요. 이게 어찌 된건가 싶었는데 일러두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일러두기
주인공의 원래 이름은 '데이지'를 뜻하는 일본 꽃 이름 '히나기쿠(ひな菊)'이다. 소설 속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는 두 친구의 이름을 꽃 이름으로 설정한 작가의 의도를 한국 독자들에게 전달하기에 '히나기쿠'보다 '데이지'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데이지'로 표기하였다.

끄응......................;
원작 우선주의랄까, 하여간 번역할 때 번역자가 손대는 것은 가능하면 적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제게는 미묘합니다. 다른 한 친구의 이름은 달리아. 원작에도 이름은 달리아(ダリア)로 나와 있습니다. 뭐,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냥 히나기쿠로 하는 쪽이 분위기는 더 잘맞지 않았을까 합니다. 외국에 나가서 살고 있는 친구 이름은 달리아, 일본에 남아 있는 친구 이름은 히나기쿠. 일부러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요. 차라리 처음에 이름 나올 때 역주로 살짝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 싶고요.


그러고 보니 그 비슷한 이유로 번역이 걸렸던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다카페 일기. 그 집 아이들 이름이 우미, 소라입니다. 딸이 우미, 아들이 소라. 하지만 번역서에는 바다, 하늘로 나와 있습니다. 끄으으응.................;



그 문제를 빼놓고 보면 책은 상당히 취향이었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 책 답게 얇지만 재미있더군요. 예전에 읽었던 「허니문」과 느낌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취향에 잘 안 맞았던 최근 책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그래봐야 「아르헨티나 할머니」, 「불륜과 남미」정도가 입맛에 안 맞았지요.-ㅂ-; 나머지는 그냥 저냥이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키친」입니다. 이 책은 일본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을 꼽으라면 항상 튀어나오지요. 완성도고 뭐고 제 일상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니까요.

요시모토 바나나 답게 엔딩도 열린 엔딩에 가깝습니다. 밝고 온화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지으니 부담없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뒤에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허니문」을 빌려왔는데 기억보다는 무거운 이야기였습니다. 그 쪽도 간만에 다시 보니 꽤 재미있던데, 그 때문인지 「키친」도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후후후.
도서관을 둘러보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블루 캐슬이란 책이 있는 걸 봤습니다. 무슨 책인가 싶어 대강 넘겨 보았더니 동서문화사에서 ANNE'S BOOKS라는 이름아래 묶어 낸 시리즈 아홉 번째, 「밸런시 로망스」와 같은 책입니다. ANNE'S BOOKS 중에서 가장 자주 읽은 것이 「밸런시 로망스」라, 책도 작은 편이고 해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상당히 후회했습니다. 제목에 적었듯이 번역의 문제이지요.

애니메이션이나 외국 드라마를 볼 때도 그렇지만 번역도 가끔은 그럽니다. 먼저 눈에,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익숙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더빙판을 먼저 보면 원판 목소리가 귀에 익지 않아 낯설게, 이상하게 들리고 같은 더빙판도 먼저 들은 성우가 누구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립니다.

번역도 조금은 그런 경향이 있을겁니다. 먼저 읽은 번역이 더 익숙해서 주인공의 말투가 바뀐다거나 하면 이건 좀 아니다라고 투덜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번역은 그런 문제를 초월합니다.
읽으면서, 이 책은 영어판을 가지고 번역한게 아니라 일본어판을 가지고 번역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이상한 장면이 들어 있어 그렇습니다. 말투는 둘째치고 사람들간의 대화가 문제라는 겁니다.

자기를 돌봐주러 왔다는 말에 밸런시에게 감사를 표하는 시시의 말입니다.


<동서문화사판>
"정말로 있어 줄 거야? 나, 너무 외로웠어. 내 한 몸은 어떻게 할 수 있지만, 너무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아!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아. 누군가가 내 옆에 있어주다니……. 너 같은 사람이! 넌 언제나 날 친절하게 대해주었어.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베텔스만판>
"진담이세요? 저, 정말…… 외로웠어요. 내 한 몸은 스스로 간수할 수 있지만…… 하지만 너무 외로웠어요. 언니 가은 분하고 같이 있을 수 있다니 마치…… 마치 천국 같아요. 예전에 언니는…… 제게 잘 해주셨죠."


같은 책인지 의문이 들만한 부분이 바로 그 다음에 이어집니다.

<동서문화사판>
밸런시는 시시를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갑자기 가슴이 행복으로 벅차올랐다. 이곳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나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 아니다. 과거는 모두 사라졌다.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베텔스만판>
밸런시는 시시를 힘주어 안았다. 그녀는 문뜩 행복해졌다. 여기,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녀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쓸모없는 노처녀가 아니다. 책으로 치자면 항상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던 장은 드디어 끝났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장의 시작이다.



베텔스만판의 '문뜩'은 제 오타가 아닙니다. 베텔스만에서 나온 책에는 몇 군데 오타가 있습니다.
오타는 넘기더라도 의역과 직역이 눈에 보인다 싶은 정도입니다. 원서를 봐야 어느 쪽이 맞는지 알 수 있겠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원서에서 시시가 밸런시를 '언니'라고 부르지 않았을 거란 점은 확신합니다.-ㅅ-  베텔스만판이 일어판을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그래서 드는 겁니다. 동서문화사판에 따르면 조지애나는 사촌인데, 베텔스만판에서는 조지애나 할머니라고 부릅니다. 뭔가 이상하지요. 게다가 제임스 숙부의 농담들도 베텔스만 판은 번역을 한 것이 아니라 바꿔놓았습니다. 베텔스만판 48쪽, 동서문화사판 42쪽에 실려 있는 농담을 보면 확연히 차이납니다.

그리고 시시의 아버지인 아벨을 동서문화사판에서는 '욕쟁이 아벨', 베텔스만판에서는 '울부짖는 아벨'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이것도 차이가 있고요.

베텔스만판에 불만을 가진 것은 대체적인 말투가 현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밸런시가 집에서 나가는 장면에, 자신의 사촌인 스티클스에게 퍼부은 악담도 차이가 납니다. 동서문화사에서는 '거지 같은 할망구!', 베텔스만 판에서는 '쳇, 진짜 욕나오게 만드네'.
음...;



동서문화사 번역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베텔스만판은 다음부터는 손대지 않을겁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밸런시 로망스」, 동서문화사, 2004
루시 모드 몽고메리, 「블루 캐슬」, 베텔스만, 2006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분노 수치가 점점 상승했을 때는 관련 글을 쓸 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글을 쓰는 지금은 그냥 틀린 부분만 지적하고 넘어갈겁니다. 앞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본론이 재미 없으니까요. 그러니 바로 본론 나갑니다.


제프리 스타인가튼의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는 1997년에 나온 책입니다. 십 여년 만에 한국에서도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이글루스의 어느 분이 번역하셨다고 하셔서 기대하고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소설책을 주로 봤다고 기억하지만-책 감상문을 별로 안 올리긴 했지만-그래도 그 전에 읽은 책을 포함해서 이렇게 오타와 번역이 걸리는 책은 오랜만입니다. 책 읽으면서 잘못된 곳을 찾아냈는데 그 중 한 군데는 다시 찾아내려다가 못 찾았습니다. 그냥 마음 편히 포기하고 다른 곳만이라도 소개합니다.


1. 6쪽. 옮긴이의 글입니다.
가장 처음 나오는 오타. 처음에는 몰랐는데 오타 검증을 위해 책을 처음부터 훑다가 발견했습니다. 아래서 9번째 줄 '와규(禾牛)'.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쌀국이 되었네요. 禾가 아니라 和입니다.


2. 36쪽. '태초의 빵'입니다.
밑에서 세 번째 줄에 '이사야는 선지자로서는 일류였지만 영약학자로는 별 볼일 없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영약이 아니라 영양이 아닐까 합니다.


3. 48쪽의 4번째 줄을 포함하여 작은 따옴표가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제가 다시 찾아내지 못한 것이 48쪽과 236쪽 사이 어딘가에 있는데, 한 글자가 빠져 있습니다. '**습니다'인지 그 유사한 서술어에서 어근과 '니다'만들어갔고 사이에 한 글자가 없어졌더군요. 오른쪽 페이지 상단에서 본 것 같은데 다시 뒤지기가 힘들어 넘어갑니다.


4. 218쪽. '와규(禾牛)와의 첫 만남'입니다.
이후 등장하는 와규의 '화'를 벼 화(禾)로 썼습니다. 그리고 218쪽 밑에서 두 번째 줄에 '일본말로 와(禾)는 "일본", 규(牛)는 "소"를 의미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
和입니다. 가장 분노한 부분이 이 부분이었고 이후로는 기대를 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노는 덜했습니다.


5. 236쪽. '해산물의 보고'입니다.
첫 번째 줄의 '다음 음식 수업은 다음날 '바르비카니Barbicani'라는 음식에서 벌어졌는데'라는 문장에서 한 글자가 빠진 것 같습니다. 241쪽 상단에 '바르바카니는 주인이 바뀌었는데 빅터와 마르셀라는 더 이상 갈 가치가 없어졌다고 알려주었다'는 문장이 있는 것을 보아 음식이 아니라 음식'점' 같습니다.


6. 297쪽. '아이스크림의 어머니' 중 초콜릿 그라니타 만드는 법입니다.
네덜란드 식으로 가공된 코코아라고 나와 있는데 그냥 '더치 프로세스 코코아'라고 적어도 되지 않았을까요.


7. 325쪽. 과일케이크 만드는 법이 실려 있습니다.

- '세워서 쓰는 믹서'보다는 '스탠드 믹서'라고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 재료에 버터가 빠져 있습니다. 체리, 파인애플, 건포도, 호두, 설탕, 계란, 다목적 밀가루, 레몬 추출액이 등장하는데 만드는 법 두 번째 문단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버터를 세워서 쓰는 믹서에 넣고 돌리거나 손 반죽기로 가벼운 느낌이 날 때까지 섞거나(중략)'.
버터는 얼마나 넣습니까?
(추측컨대, 다른 재료와 같은 무게가 아닐까 합니다. 다른 재료의 그램수를 보면 '파운드' 케이크 같거든요.)

- 그러고 보니 손 반죽기. 핸드믹서인가요? 저는 손 반죽기라는 부분을 읽고 거품기라고 생각해서 집에 믹서가 없지만 도전해볼까 했는데 핸드믹서라면 고이 마음을 접는 쪽이 팔 건강을 위해 좋겠습니다.

- 버터를 크림화한 다음에 달걀과 밀가루를 넣는다고 합니다만, '계란 세 개와 밀가루 절반을 넣고 나머지 계란을 넣고 섞는다.'고 합니다. 그럼 나머지 밀가루는 언제 넣습니까?
(추측컨대, 달걀 세 개와 밀가루 절반을 먼저 넣고 섞은 다음, 웬만큼 섞이면 그 다음 달걀과 나머지 밀가루를 넣고 섞을 겁니다. 다시 말해 밀가루 넣는 것이 빠졌습니다. 이건 원서 문제인지 번역 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책 내용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음식에 대한 깊이있는(?), 혹은 장난스런(?), 만용같은(?) 실험들이 등장하니 말입니다. 가끔은 아내가 참 안됐다 싶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가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직접 만든 최고의 빵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주말에 뺑드빱바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ㅁ-;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거나, 혹은 지나친 실험정신으로 인해 입맛을 잃게 하거나의 양쪽 작용을 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지던걸요. 특히 그라니타는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아몬드 그라니타는 쓴 맛이 나는 아몬드를 구하기가 어렵고 살구씨나 복숭아씨를 쓰기는 귀찮고 하니 아마 에스프레소 그라니타를 만들겠지요.


1권에서 재미있게 본 이야기는 빵, 아이스크림, 과일케이크, 프렌치프라이입니다. 하지만 프렌치프라이는 만들 생각이 없고, 빵은 만드는 방법이 어려우며, 과일케이크는 믹서 문제로 도전이 힘들며, 아이스크림(그라니타)만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겠더랍니다. 그나마도 레몬과 귤과 아몬드는 재료 수급의 문제로 에스프레소와 코코아만 만들 수 있겠지요.


2권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이쪽을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해 분노하고 실망한 것은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고로 2권에 대한 기대도 조금 줄이고 쉽지만 감자와 설탕과 교토가 저를 홀리는군요. 2권에도 오타가 많다면 이후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제프리 스타인가튼,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1」, 북캐슬, 2010,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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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추가.-_-;

279 쪽 위에서 세 번째 줄. 그라니타를 그라티나라고 썼습니다.

288쪽 위에서 두 번째 줄. 살짝 녹이려면 냉동실이 아니라 냉장실로 옮겨야겠지요.

291-292쪽. 291쪽의 재료소개에는 뜨거운 물 4작은술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지만, 만들 때는 4큰술이 들어갑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전혀 관계 없을지도 모르는 두 가지가 관계 있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요.
그러니까 도서관에서, 이글루스 어느 분이 번역한 책을 빌려다 놓고 아껴 본다고 내두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 그 분 블로그에서 찾을 글이 있어 들어갔더랍니다. ... 글이 하나도 없고 블로그가 텅 비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부터 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탈자를 4개 이상 찾았습니다. 두 권으로 나눠 나온 책을 보는데 1권에서만 4개 이상 나오니 이것 참.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분노하는 글을 쓰면서 하겠습니다.


모종의 스트레스 원인이 발생하여 고민중입니다. 이러다가 그 원인이 홀랑 날아가면 상관없는데 어찌 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합니다. 흑흑흑. 역시 건강이 최고예요.



주말에 봄 마실 나갈까 했는데 토요일에 결혼식이 있군요. 결혼식만 갔다가 피로연은 빼먹을까 싶기도 한데 일단 두고 보지요.
아우. 국회도서관 갈 일이 생겼는데 벚꽃 핀 여의도가 무서워서 이번 주는 못가겠습니다. 저널에 치이는 것보다 사람에 치이는 것이 더 무서워요.


번역자, 나랑 싸우자. 막말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정말 이렇게 번역해야되겠니? 내가 카즈하 언니에 뒷목 잡고 쓰러졌다. 그 번역 문제만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고이 들고 가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더라. 번역 문제도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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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B로즈. 완결권인 14권을 사와서 보고는 앞권을 일찌감치 처분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6권인지 8권까지 사다가 말고는 1권만 두고 나머지는 처분했거든요.
그 앞서 나온 양의 눈물도 다시 보면 한숨 나오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지만 이번은 상태가 더 심합니다. 스토리는 둘째치고 눈이 점점 커지면서 컬러도 이상해지는 것을 보니 14권 구입한 돈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아마 이대로 가지고 있다가 북오프에 팔아버릴 것 같군요.

게다가 앞에서도 적었지만 번역이 참 문제입니다. 번역만 보면 책을 던져버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하더라니까요. 그림과 스토리에서 크리티컬 히트를 맞았는데 거기에 그 페이지의 번역이 그 모양이니 집에 두고 싶지 않은 책이 되었습니다. 아놔.......
1권 시작하면서는 분위기 괜찮았는데 왜 이렇게 끝낸걸까요. 하여간 이번 편에서 건질 것은 결혼식 외엔 없었고, 그나마 결혼식도 뭔가 이상한 분위기였지만 모 장면 때문에 그냥 넘어간..... 하지만 아무리 결혼식 이벤트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런건 있어서는 안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작위적, 만화적이예요. 아키요시가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아니다 싶은 시리즈로 낙찰되었습니다. 훗.-_-;

1. 아침에 헝그리 플래닛을 읽다가 야채의 범람에 버럭 화를 냈습니다. 책 읽을 때 아주 심각하게 거슬리지 않는 이상은 내용파악만 하고 넘어가는데, 가끔 요주의 단어로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 때 그 때 걸리는 단어가 다른데 요즘에는 야채가 걸립니다. 다른 일본식 단어는 잘 모르니 봐도 모르지만 야채는 엄연히 채소(아니면 생협에서 들은 대로 남새)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왜 역자들이 야채라고 쓰는건지. 공부 부족인거죠 뭐. 그러고 보면 나름 알아준다는 번역자들도 채소가 아니라 야채라고 해놔서 화냈던 적이 몇 번 있었지요. 번역자들을 위한 한국어 문법, 어휘 교육을 강제로 해야하지 않을까요.-_-
(국내 창작서보다는 번역서를 많이 보다보니..)

2. 윗 부분을 쓰며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온 어떤 맛집 관련 글을 보다가, 제가 하나하나 교정을 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커팅되어가 아니라 잘라져, 혹은 잘라서. 2% 부족하다는 말을 그렇게 반복할 필요가 있는겐가?)

3. 제가 쓰는 글도 문제가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남말할 처지가 아니죠.

4. 사진 정리 안 한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사진 정리를!

5. 엊그제 리코타(G 방에 있는 컴퓨터. 거실 컴퓨터는 밀크티)에서 제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사진 업로드 하는 쪽이 자바스크립트 에러로 한 번에 한 장씩 밖에 안 올라갑니다. 밀어버릴까요, 아니면 IE7로 업그레이드 할까요. 지금 쓰고 있는 것은 IE7인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하지만 리코타의 컴퓨터 사양은 밀크티보다 낮으니(하지만 시스템 안정성은 리코타가 더 좋음) IE7을 넣었을 때 제대로 돌아갈지가 문제입니다. 깔았다 문제 생기면 엎어야 하잖아요.

6. 엊저녁의 위통, 아침의 설탕 폭주는 아무리 봐도 어제 결정난 발표 순서 때문입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지만 맨 처음 발표라면 ... (먼산)

7. 오늘은 출장이 있습니다. 부사수들 데리고 견학(?)갑니다.
카야타 스나코, <큰 독수리의 맹세- 델피니아 전기 외전>, 대원씨아이, 2007


용의 기사단 25권을 사기 위해 홍대에 갔다가, NT 노벨 신간들 쌓여 있는 곳에서 굉장히 익숙한 그림을 발견하고 10초간 사고가 정지했다가 앞 뒤 가리지 않고-지갑 사정 생각하지 않고-집어 들었습니다. 아아. 드디어 나와주었군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리고 구입한지 3시간 후.
또 한 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내가 왜 이 책을 이 돈 주고 샀을고라는 후회가 물 밀려오듯 덥치더군요. 이쯤되면 후회의 파도나 후회의 해일을 넘어서 후회의 지진해일(쓰나미)입니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전체를 다 읽지 못하고 보고 싶었던 몇몇 부분을 골라 읽었습니다. 해당 부분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자니 내용 폭로가 될 것 같아서 일단 가려둡니다.




진짜, 생각같아서는 NT노벨 홈페이지에 들어가 번역 상태에 대해 항의라도 하고 싶지만, 그래서 다시 새로운 번역으로 책을 내라고 요구하고 싶지만 제대로 먹힐까요. 예전에 십이국기가 나왔을 때도 번역 문제가 굉장히 말이 많았지만 이 책은 그런 것도 없을 듯합니다. 번역도 아니고 해석 수준이니 이구 동성으로 개판 소리가 나올테니까요. 십이국기는 찬반으로라도 갈리지 않았습니까.
그런 이유에서 주변에 혹시 델피 외전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말리고 싶습니다. 보고 싶으면 제가 빌려드리겠습니다. 읽은 이후에 구입 여부를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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