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스포츠 경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 때는 배구라든지에 관심을 두고 보기도 했는데 그것도 다 고등학교 때 이야기고 지금은 거의 안봅니다. 그것도 하계 올림픽은 취향에 맞는 것이 없어서 동계 올림픽 때만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보지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이스 댄싱. 크게 실수할 것도 없고 한국 선수가 나오는 것도 아니니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피겨는 가슴 떨려서 못 봅니다. 그건 실수하면 그대로 눈에 들어오니 어이쿠... 싶기도 하고, 한국 선수도 나가지 않습니까.-ㅁ-; 그래서 나중에 잘 했다는 걸 알고는 찾아 봅니다. 그쪽이 마음 편하죠. 이건 긴가 민가 싶은 소설책은 반드시 결말을 확인하는 성격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하하하.;

쇼트트랙 경기는 질색입니다. 차라기 같은 경기라면 스피드 스케이팅이 낫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경기보다는 자기 극복의 경기가 더 재미있고요. 육상도 그런 점에서는 쇼트트랙보다 낫지요. 여자 계주 3천미터 같은 결과가 나오면 참..-_-;

ㅅㅂㅅ 스포츠 채널에서 아이스 댄싱 재방송을 해주길래 오리지널이랑 프리를 챙겨 보았습니다. 오리지널은 포복절도할만한 의상과 안무가 있어서 마음에 들었고 프리는 홀딱 반할만한 경기가 몇 있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아이스 댄싱은 이번에 까맣게 잊고 있다가 넘어갈 뻔했는데 이글루스의 수룡님이 아이스 댄싱 순위에 따른 간단한 메모를 써주신 걸 보고는 생각나서 찾아본 것이었지요. 보고는 찾아보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오리지널은 전통음악(국가 관계 없음)에 전통 의상을 입고 하던데 꽤 재미있던걸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게 무슨 음악이여 싶었던 마오리족 의상 + 안무. 어어. 굉장히 파격적이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은 것은 은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 + 찰리 화이트.(메릴이 여자 이름인가요-ㅁ-;..) 여긴 인도 전통음악을 썼는데 손동작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더랍니다. 게다가 회전하는데 양쪽 동작이 딱딱 맞아 들어가는게 좋았어요.>ㅅ<
프리에서는 수룡님이 가장 좋아하신다 하던 ... 하여간 이름 어려운 프랑스 커플에 관심을 두고 봤는데 과연 싶더랍니다. 다른 프리팀과는 달라요. 틀린게 아니라 다릅니다. 방향이 전혀 다르달까. 아이스 댄싱에 관심을 두었던 것이10 여년 전쯤의 러시아 댄싱 팀 때문이었는데, 그 때 그 팀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더랍니다. ㅅㅂㅅ 해설위원이 다른 팀들의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영감을 주는 선배팀이라고 설명했는데 그럴듯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찾아보시길.
(6위의 이자벨 들로벨, 올리비에 셴펠데르(?))

그 팀말고 남매가 같이 나온 팀이 있었습니다. 영국팀인데 누님 이름을 뭐라 읽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커 남매. 특이하게도 누나가 동생을 들어올리는 리프트 자세가 있었습니다. 으하; 누님 멋져요! 프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프랑스 팀의 오프닝. 거기는 준비부터가 다르던걸요. 그래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지만 1위는 부동.;
어.
아이스 댄싱을 이렇게 보고 나서 그 며칠 뒤의 김연아 쇼트 프로그램을 보니 이건 뭐....; 짝 잃은 외기러기가 혼자 춤추는 느낌.ㅠ_ㅠ 커플 염장의 집대성이 이번 아이스 댄싱 1위입니다. 보고 나면 멋지다 싶지만 왠지 옆구리가 시린 것이 여우목도리든 늑대목도리든 가리지 않고 옆에 둘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무스탕이라도? (이봐;) 겨울은 옆구리가 시린 계절이지만 그 옆구리 시림을 극대화 시켜 보여주는 것이 이 커플입니다. 테사 버츄, 스캇 모이어. 1위인 이 캐나다 팀과 2위의 미국팀-메릴 데이비스, 찰리 화이트는 같은 안무가라는데 실력이 차이난다는 점은 같지만 느낌은 확 다르군요. 같은 안무가라도 이런 느낌이...
하여간 아이스 댄싱 프리를 보고 나면 이것 참 뭥미... 솔로지옥 커플 천국임? 싶습니다. 꼭 한 번 찾아보세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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