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잡담 포스팅이 덜 올라가는 것은 잡담 포스팅을 쓰려고 사진이 들어 있는 미리저장글을 열었다가 본문 내용만 쓰고는 잡담 쓰는 것을 잊기 때문입니다. 단기기억력의 감퇴가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로군요. 잡담써야지~라고 글 열어 놓고는 사진과 관련된 글만 죽 적고는 다 썼다고 저장하니 말입니다. 하하하.

그래서 잡담글을 쓰려고 글 쓰기를 눌렀더니 이번에는 미처 리뷰를 올리지 못한 어느 책이 떠오르더랍니다. 그리하여 잡담 쓰려다가 섞어 쓰게 되었다는 이야깁니다. 하하하.

크로스 파이어는 교보문고 책 소개글을 보고는 기억의 저편으로 던져두었던 책입니다. 그러다가 읽을 책이 너무 부족하다고 광분하다 못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입맛에 참 안 맞았습니다. 제가 책 리뷰를 쓸 때 가능한 내용 정보를 적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그 내용 정보 때문에 혹시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선입관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될까봐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뷰 쓰는 책의 상당수가 추리소설이라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책... 그 소개글도 참 그랬지만 실제 읽어 보고 나서도 참 그랬습니다. 소개글의 느낌과 책의 느낌이 별로 일치하지 않았거든요. 소개글의 내용이 1권 앞부분 상당히를 압축했기 때문에 그 뒷부분 이야기까지도 손에 닿는 듯 싶었습니다. 미리니름까지는 아니지만 그 비슷하게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불편한 이유를 또 들라면 역시 내용이지요. 내용이 취향에 안 맞습니다. 미미여사의 다른 책들 중에서 가장 비슷한 것이 용은 잠들다입니다. 그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하시겠지요. 용은 잠들다도 예전에 손에 댔다가 앞 뒤만 읽고는 도서관에 고스란히 반납했습니다. 이것도 읽긴 했지만 1권은 절반 정도, 2권은 거의 건너 뛰며 훌훌 읽었습니다. 두 권을 읽는데 걸린 시간이 두 시간도 안될겁니다. 제가 책을 빨리 읽는 편이긴 하지만 이런 두께의 책을 두 시간에 보았다면 막판엔 거의 넘기다시피 한 거죠.
이능력과 복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볼만하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ㅁ-;


...
그런데 리뷰글 쓰다가 또 잡담 쓰려던 것 잊어버렸어요.;ㅂ;


이글루스에서 말싸움이 한창인데 이쯤되면 저도 질립니다. 싸움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지만 서로 다른 주제로 연속해서 비슷한 패턴의 싸움이 이어지면 지루하지요. 허허허. ㄲ으로 시작하는 세 글자 단어는 혐오감을 유발하며, ㅊ으로 시작하는 두 어절 단어는 제가 그런 복근을 싫어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으며 ㅈ으로 시작하는 두 어절 단어는 역시 혐오감을 유발합니다. 특히 맨 마지막 단어는 내포 의미가 굉장히 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덧붙여 ㅈㅅㅁ가 떠오르기 때문에 기분 나쁨은 배가 됩니다.(S와 K 정도만 알아들을지도.OTL 아, 우주 가희양도 알아들을거예요.) 생각난 김에 주변에다 이 단어들을 아냐고 물어보는데 대체적으로 인터넷 신문을 잘 챙겨보는 쪽은 알더군요. 인쇄매체와 인터넷매체의 접촉빈도수 차이일까요. 흐음. 하여간 이 단어들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근데 하도 ㄲ, ㄲ 그러니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되기도 한다니까요. 무감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감각해져서는 안되겠지요.'ㅅ' 뜻을 잘 되새겨서 제 발화사전에서는 추방해야겠습니다.


최근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어문법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세대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군요. 하기야 세 살 아래의 동생과도 배운 것에 대해서는 세대차가 있습니다. 왜냐면 차수가 갈렸습니다. 저는 5차, 동생은 6차. 6차부터는 수행평가란 것이 등장해서 사람을 무진장 괴롭힌바, 실기시험이라면 질색을 하는 저는 동생이 수행평가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는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7차부터는 과목수도 줄고, 학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네 어쩌네 하며 내용을 많이 바꿨는데 말입니다, 저는 과목을 줄이는 것이 학습 부담을 줄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줄이는 과정에서 오히려 문법같은 중요한 과목이 빠지기도 하니까요. 고등학교 때 제가 배운 국어는 총 네 과목이었는데 작문, 문학, 국어, 문법입니다. 가장 좋아했던 것은 문법. 외우는 것마저도 재미있게 생각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 문법 시험 보면 엉망일겁니다.;
사회과목도 꽤 여럿 배웠는데 동생은 사회문화인가를 배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국사, 사회문화까지. 여럿 배웠는데 사회문화는 거의 기억에 남지 않았지만 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론은 몇 안되지만 사회와 관련해 제 지식의 틀을 채운 과목들이니까요.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물과 화학을 좋아하고 그 다음이 지구과학, 그리고 물리. 다들 재미있게 배웠고 벤젠의 고리는 아직까지도 기억합니다.
다들 재미있고 소중한 과목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상식의 기초를 잡아준 과목이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지요. 물론 배우는 당시에는 왜 이렇게 많이 배워야 하나 끙끙댔지만.

괜히 아쉬워서 끄적여봤습니다.-ㅁ-

미야베 미유키, <크로스 파이어 1-2>, 권일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각 권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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