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탤리는 이탤리Italy가 아니라 잇탤리Eataly입니다. 먹는 거죠. 이미 케이블의 모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밀어주는 분위기였다고 기억하는데 반쯤은 시큰둥해 있다가 이번에 현대백화점 가본 김에 방문했습니다. 1차로 커피랑 빵이랑 케이크 먹고 나서 지하 식품 매장 돌아다니다가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을 보았거든요. 느긋하게 식사해도 되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물품 구경한 김에 저녁 먹을 곳으로 낙점했던 차였습니다. 그리고 쇼핑을 마친 뒤에 조금 일찍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습니다. 저녁 시간에 맞추면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고, 집안의 검은양과 집밖의 검은양에 대해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었지요.



피자는 일단 넘기고, 샐러드는 무화과가 들어간 오늘의 샐러드로 골랐습니다. 파스타 종류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여럿 있어서 고민하다가 다른 곳에서 쉽게 못 먹을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아니, 어떤 파스타를 고르든 간에 쉽게 만날 수 없는 건 확실합니다. 생면을 쓰거든요. 생면을 쓰는 파스타집이 홍대 주변에도 여럿 있고 강남이나 압구정에도 있다고 들었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은 만나기 어렵죠.

하여간 파스타는 까르보나라와 라구소스 라자냐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감기 기운이 올까 말까 해서 망설이다가 벌꿀 맥주가 있다는 것을 보고는 주문했고요. 이것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메뉴가 아니잖아요.



음식을 주문하면 이렇게 종이봉투에 빵을 담아 내옵니다. 접시가 아닌 것도 아쉽고, 갓 썰어낸 빵이 아닌 것 같아 아쉽지만 위생적인 면에서는 낫겠지요. 빵은 그냥 무난한 맛입니다.






기본 세팅은 이렇고요. 접시에도 이름이 박혀 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가 들어간 종이 봉투에는 냅킨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맥주 이름은 그새 홀랑 잊었습니다.






색은 살짝 오렌지 빛과 갈색이 섞인 색입니다. 보통 보는 황금색이 아니라 훨씬 진한 색이지요. 한 모금 마시니 정말 꿀 향이 감도는 것이! 으어어억! 입에 착착 감깁니다. 집에 한 상자 사다놓고 1일 1병 자작하고 싶은 심정이 마구 들더군요. 어떻게 따로 못구하나.






예상은 했지만 크림소스의 까르보나라가 아니라 원래 조리법 대로의 까르보 나라입니다. 후추 듬뿍, 달걀노른자 듬뿍, 베이컨 듬뿍. 베이컨도 얇은 것이 아니라 두툼한 쪽입니다.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을 정도로 맛있어요. 가격도 다른 것보다 저렴한 편이고 짭짤한 정도도 딱 맞고 해서 다음에도 방문할 용의가 있습니다. 생면이라 더 쫄깃하고 입에 착착 감기더군요.






이쪽은 무화과 샐러드입니다. 하몽이었나, 햄이었나가 들어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무난했다는 기억만 아련하게....; 파스타의 인상이 워낙 강했거든요.






이쪽이 라구소스 라자냐.






고기맛이 상당히 강한 라자냐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양이 많지 않아 보이는데 진한 맛이다보니 많이 먹기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앞서 안 먹은 것도 아니고, 거기에 맥주 한 병씩 마신데다 파스타 두 개와 샐러드까지 먹었다지만 대화가 길어지면 도로 배가 고프지요. 그 때쯤 다시 잇탤리 내부에 있는 빵집에 가서 빵을 사옵니다.




쿠키건 빵이건 그램단위로 달아서 팔더군요. 다만 빵은 보통 구울 때도 그램 달아서 굽지 않나요. 가격은 비슷하게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상당히 묵직한 빵인데 254g이고 4800원이 나오네요. 호두빵입니다. 호두가 들어간 시골빵. 시큼한 맛이 감도는데 호두가 많이 들어가 씹는 맛도 괜찮더군요. 가끔 생각날 그런 맛입니다.






쿠키 두 개에 2800원. 개당 1400원인 셈인데 쿠키도 꽤 묵직하니까요. 다만 이 쿠키들은 제입맛에는 안 맞았습니다. 느끼하더라고요. 차라리 빵을 더 먹었으면 먹었지...'ㅠ'; 다른 디저트 가게도 많으니 잇탤리의 쿠키는 아마 다음에 갈 때는 손대지 않을 겁니다.




까르보나라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이 때문에라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일요일 저녁이었는데 테이블 회전은 꽤 빠른 편이었고요. 기다린다고 해도 자리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직원 수가 적어서 응대가 조금 늦어 그런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나 주변 테이블 치우는 속도를 봐서는 특별히 늦지도 않는데...?

언제 한 번 더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글 쓰는 내내 충분히 염장이 됩니다. 크흡.;ㅠ; 이번에 기획안 무사히 제출하면 시간 내서 다녀올 생각입니다. 무사히.... 마무리 된다면.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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