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집에서 쉬어야겠다 생각은 했지만 생각으로만 끝나고 결국 한 바퀴 돌아왔습니다. 용산 갔다가 홍대 갔다가 시청에서 내려서 교보문고를 거쳐 집으로 왔지요. 돌아오니 오후 세 시. 잠시 비는 그쳤지만 곧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가을장마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우기는 사람만 힘들게 만드는 건 아닌가 봅니다. 하기야 동물들이나 식물들이나 모두 고루고루 힘들겠지요.



아마도 그런 이유로 (산에서) 내려왔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 이것.


박쥐입니다.
실물은 제대로 본 적이 없다고 기억하는데 보자마자 박쥐라고 바로 알아본 걸 보니 저도 신기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반 아이중 누군가가 '아버지가 잡았다'며 박쥐 한 마리를 들고 왔습니다. 집박쥐였을거라 생각하는데 얼핏 보았지 제대로 본 적은 없습니다. 책이나 TV로 본 것이 전부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합니다. 집이 높은 곳에 있는데 이 높은 곳까지 박쥐가 올라왔다는 것이 말입니다. 먹을 것(아마도 곤충)을 쫓아 올라왔다는 것도 이상한게, 요 며칠 비가 계속 왔으니 곤충들도 높게 날아다닐리 없거든요. 바람에 날려서 여기까지 왔나 싶기도 한데 정확한 것은 저도 모릅니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미 없더군요.





S는 동물보호센터에 연락하라고 하던데 박쥐가 보호종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했고 토요일 늦은 오후라 그냥 놔두고 말았습니다. 북한산에서 오지않았을까 싶으니 쉬다가 날아가겠지란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저 상태로 몇 시간이고 계속 있었습니다. 밤 11시 넘어서까지 있었나봅니다. 비는 오다말다 했는데 언제 날아간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지켜보는 저는 재미있었지요. 후후.

창 밖에 매달린 박쥐를 저만 쳐다보고 있으려니 참 아쉬워서 말입니다.







그나저나 쟈는 참 여기까지 잘도 올라왔군요.'ㅂ'; 뒤에 산이 있다고 하지만 여기 고도가 꽤 높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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