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고에 마지막으로 간 것인 언제인가 떠올려도 백만년전이라는 기억만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언젠가 미고에서 대박으로 맛없는 케이크와 빵을 맛 본 뒤로는 화가 나서 발을 안 들였거든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선택의 폭이 좁기도 했고, 그 기억이 희미해질 즈음이라 들어갔습니다. 장소는 목동 현대백화점 미고. 그러니까 앞서 올린 현대백화점 시리즈방문글과 같은 날의 일입니다. 그날 갔던 곳이 미고, 밀탑, 딘타이펑이었지요.


앞서도 적었지만 이날의 카메라는 D90이었습니다. 거기에 50.4를 끼웠습니다. 다루기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원래는 접사용보다는 인물 사진용으로 많이 쓰는 렌즈라던가요. 그러니 다루기 힘들만 하지요. 다음에는 18-135를 끼워서 챙겨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고역이라...(먼산)



커피는 그럭저럭. 맛있다기보다는 그럭저럭이라는 단어가 어울립니다.
요즘 입맛이 조금 둔해졌다는 것을 감안하고 들어주세요.-ㅁ-;;; 식생활이 안 좋으니 이런 불상사가..;



무슨 빵이었는지는 잊었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시킨 것이었습니다. 미고는 케이크보다는 빵이 주력인가 싶을 정도로 빵이 괜찮습니다.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이 오징어먹물빵입니다. 건재하군요. 가격도 괜찮고-특히 최근의 체인점 빵 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히 훌륭합니다. 그러고 보니 초코 식빵은 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넘어갔네요. 미고의 빵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먹물빵, 그 다음이 옥수수식빵, 그 다음이 초코식빵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지요. 케이크보다 싸면서 포만감도 좋고 말입니다.

이날 제가 시킨 케이크는 피칸파이였습니다. 크기도 크고 피칸이 눈에 확 들어와서 고구마케이크와 두고 고민하다가 시켰는데 먹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피칸이 위에 듬뿍 깔린 것은 맞지만 속은 그렇게 진한 맛이 아닙니다. 커스터드를 채워 구운 것 같긴 한데 여기에 또 초콜릿의 아련한 향기가 납니다. 초콜릿이 들어간 것은 아니고, 코코아파우더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던걸요. 하지만 달걀과 코코아파우더의 미묘한 조화도 그렇고 달걀찜을 연상시키는 질감도 그렇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진득하고 더 달달한 속을 채웠으면 좋았을텐데요.

문제는 그겁니다.
고구마 케이크를 시킬까 하다가 피칸파이를 시켜서 마음에 안 들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고구마 케이크가 눈에 밟히는 겁니다. 어허헉; 그러니 목동 미고가 아니라 이대 미고를 가서 고구마 케이크를 보았는데, 이 크기는 내가 얼마 전에 보았던 그 크기가 아냐라면서 돌아나오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엉뚱하게 스타벅스에서 고구마 케이크를 시켜 먹었지요.
사실 그 가격이면 코스트코의 고구마케이크 한 판 사오는 것이 나을텐데 말입니다. 이번주가 고구마케이크 할인 주간이거든요. 3천원 할인이니 가격이 꽤 쌀겁니다. 하지만 거기는 크기가 장점이니 다시 말하면 엄청나게 많은 분량의 케이크가 남는다는 거죠.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닙니다.;


이대 미고에서는 쿠키가 눈에 들어왔으니 조만간 미고 포스팅이 하나 더 올라오겠네요.
그나저나 신촌 미고는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현대백화점 근처에 있던 미고가 안 보입니다. 하하하;


브런치라 하기엔 조금 옹색하지만 그래도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어느 주말, 전날 사두었던 미고의 모카빵을 꺼내고 거기에 코스트코의 블루베리 베이글, 따끈한 물과 우유를 함께 놓고 모니터 앞에 앉았습니다. 모니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가 배가 고파서 아침 겸 점심을 챙겨 먹으러 간 것이었지요.

미고의 모카빵은 옥수수 식빵을 사러갔다가 식빵이 다 떨어졌다는 말에 꿩 대신 닭이라고 대신 사왔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소보루 껍질이 두꺼운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미고 빵은 적당한 두께에 커피향도 꽤 진합니다. 방 바닥에 잠시 내려놓았더니 그 사이에 방 전체에 빵 냄새를 풍겨 놓더군요. 커피와 함께 먹어도 맛있을거란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옥수수 식빵은 그날까지 총 5연패.
다섯 번 찾아가서 다섯 번 실패했습니다. 언젠가는 찾아갔더니 "저희는 옥수수식빵과 초코 식빵은 번갈아 굽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찾아갔더니 없다 하고. 그러길 몇 번 반복하다가 그날 찾아가서 들은 대답은 "아침 일찍 옥수수식빵이 나오는데, 이미 다 떨어졌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11시쯤 나오는데 2시쯤 갔더니 이미 다 사라지고 없더라라는 상황이었지요. 아무래도 나오는 시간을 딱 맞춰 찾아가야 하나봅니다.



덧. 로고도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군요.T-T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가 사진 정리하면서 뒤통수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