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가 요즘 조금씩 음식 만들기에 손대고 있습니다. 도시락 만들기를 넘어 지난번에는 뮤즐리를 넣은 초콜릿을 만들었다더군요. 어떤 건지 궁금했는데, 일부를 남겨 들고와서 저도 맛을 봤습니다.


역시 빼빼로 데이의 상술을 그냥 넘어가진 못하고..
딸기 빼빼로 옆에 있는 것이 G가 들고 온겁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인터넷 쇼핑몰에서 패키지로 된 상품을 구입했다는군요. 뮤즐리랑 초콜릿, 포장용 비닐이 같이 들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전에 만들었던 빼빼로도 그렇게 패키지로 된 것을 구입해서 만들었던데, 이런데서 저랑 G랑 차이가 나는군요.;
저는 재료비를 아끼겠다는 일념으로 보통 따로따로 재료를 구입해서 만듭니다. (하지만 성공률은 굉장히 낮음.-_-)




비닐포장이 되어 있어 속이 잘 안보이는데,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입니다. 오리온에서 나온 초코 후레이크의 속을 뮤즐리로 바꾸고-뮤즐리라고 하지만 초코 뮤즐리여서 초콜릿맛 시리얼이 섞여 있었습니다-ㅁ-하지만 G는 그보다 뮤즐리=오트밀과 견과류를 안 좋아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서 한 두 개 먹고 말더군요;-초콜릿의 비중을 높이면 비슷할겁니다. 집에서 시도해도 괜찮겠다 싶군요. 내년 발렌타인데이때는 이렇게 만들어볼까요. 받는 사람이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아버지께 슬쩍 여쭤봐야겠네요.


그러고 나더니 그 며칠 뒤에는 푸딩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갑자기 왠 푸딩 그랬는데, 가끔 그렇게 뭔가 만들고 싶을 때가 있으니 그저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인데, 본인이 푸딩 만드는 법을 미리 익힐 생각을 하지 않고 저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뭐, 집에 '부드러운 병푸딩 레시피 있어'라고 말한 제가 잘못인가요. 아예 해석해서 건네주고 엎어져 잘 걸 그랬습니다.

문제를 조금 더 깊게 서술하자면,
- 제가 만들었던 것은 단단한 타입의 푸딩입니다. 우유푸딩 식감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 부드러운 푸딩은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니라, 대강 훑어보고 말았습니다.
- 그리고 그 푸딩 레시피는 오븐에 굽는 겁니다. 저는 쪘습니다.
- 그리고 그 푸딩 레시피는 일어로 되어 있습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푸딩 레시피를 찾아서 미리 숙지하라고 했건만, 대강 훑어보고 말았나봅니다. 하면서도 좌충우돌이더군요. 결국 부드러운 푸딩 만드는 법에서는 재료를 참고하고, 익히는 것은 이이지마 나미쪽을 참고했습니다. 이 때도 둘이서 열심히 다툰게, 저는 미리 재료 계량하면서 이런 저런 그릇에 나누어 담아놓는 것을 질색합니다. 설거지를 제가 하게 되거든요. 저는 중간중간 빈 그릇이 나오면 그 즉시 설거지를 해야하는데 G는 모았다가 합니다. 저는 잠시 손이 쉬고 있는 동안에 그릇이 쌓여 있는 개수대를 보면 가서 치워야합니다. 성격이 그런걸요.;
근데 G는 어차피 섞어버릴 우유랑 설탕을 따로 계량해서 담아둡니다. 만드는 법 1번에는 달걀에 설탕을 섞는다고 나오지만 2번에는 우유에 나머지 설탕과 연유를 넣고 살짝 데우라고 나옵니다. 그러면 저는 거기까지 봤으니, 설탕 계량은 달걀에 넣을 쪽은 달걀 그릇에 부어 놓고, 남은 설탕은 우유를 냄비에 담고 그 위에 쏟아 부을겁니다. 근데 이 아해는 그릇 하나에다가 설탕을 계량하고 따로따로 붓습니다. 우유도 냄비를 올려 그냥 계량하면 될걸, 컵에다가 담아두더군요.

하기야 익숙하지 않으면 그럴법도 하지...라고 속으로 열심히 달래면서-화를 누르며-만듭니다.

이 레시피는 푸딩국물(..)을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서 1-2시간 재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저는 들어가 자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만들다 보니 저는 그 다음날을 위해 들어간거지요. 그랬는데 막 잠이 들려는 도중 G가 얼마나 어떻게 찌냐고 들어와서 묻습니다. 이이지마 나미의 책을 참고하라 했더니 찾긴 하는데, 원래 레시피가 오븐에 굽는 거라고 하니까 오븐을 사야하느니 어째야 하느니 투덜투덜 거립니다.
어이.;
집 전기세는 이미 누진세야. 거기에 오븐 달아 놓으면, 게다가 푸딩은 중탕으로 1시간이 기본인데 그렇게 돌리면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 것 같아?

그런 말이 목끝까지 올라오지만 자야합니다. 다른 말은 다 눌러놓고 '약한 불에서 15분간 찐다'고 하고는 다시 잠을 청합니다. 아.. 하지만 그 15분 뒤, 푸딩이 너무 익었다며 울상이 된 G가 다시 들어옵니다. 침대를 박차고 부엌에 나가보니, '중간 화구에서 제일 약한 불'로 맞춰 놓았더랍니다. 아무말 없이 제일 작은 화구를 켜고 불을 제일 낮춘 뒤 올려 놓고 15분 보다 짧게, 13분 정도 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확인해보니 그래도 너무 익었다고 하더군요.




이건 아마 첫 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구멍이 뚫려 보이는게, 불이 높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ㅂ'

하지만 의외로 맛은 괜찮았습니다. 윗부분은 너무 익은 달걀찜과 비슷한 식감이지만 아래는 부드러운게, 확실히 부드럽고 진하고 (느끼한;) 푸딩이 맞습니다. 다른 건 다 빼고 제일 약한 불에서 찌는 시간을 조금 줄이면 괜찮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것도 레시피 조절을 조금 해서 이번 주말에 다시 (제가-_-)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G랑 같이 부엌일하면 종종 느끼지만, 제가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의 상당부분은 G와의 집안일 다툼 때문이지요. 하하하하하하......(먼산)

지난 여름의 식협 번개 때 레이가 메뉴판을 보고 제게 물었습니다. 무슬리 맛이 어떠냐고요. 괜찮을거라고 적당히 대답해주었지만 사실 저도 무슬리를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나온걸 보니 시리얼 비슷한 것에 과일과 요구르트를 섞었더군요.
그리고 한참 지난 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쯤의 이야기.
신세계 쿠폰북에 무슬리를 반 값에 판다는 쿠폰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칼로리가 적은 간식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전해볼 생각도 있었지요.

그런 연유로 구입한 무슬리(뮤즐리) 두 봉지. 50g으로, 두 봉지에 2200원 주고 사왔습니다. 원래는 한 봉지에 2200원, 대용량으로는 11000원이더군요.

생각보다 포장이 굉장히 작고 가벼워서 놀랐습니다. 연필과 비슷한 길이, 세로도 그렇습니다. 뒷면을 보니 100g을 1인분으로 보고 있더군요.

먼저 뜯은 것은 파란색 봉지, Fruit-Nut입니다. 말린 과일과 넛들이 들어 있는데 거기에 옥수수와 쌀과자가 섞여 있습니다. 크리스피라고 하나요?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쌀로별의 미니버전 느낌입니다. 말린 과일의 단맛과 잘 어울리더군요. 맛있었습니다.


녹색 봉지는 견과류 위주입니다. 말린사과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다른 것보다 말린 곡식, 말린 과일이 많더군요. 특히 호박씨.; 먹다보면 퍽퍽한 것이 저는 파란 봉지가 취향입니다. 그래도 양쪽을 섞어 먹으면 그것도 나름 괜찮겠던걸요.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그보다는 집에서 만든 설탕 안 들어간 요거트와 섞어 먹는 것이 더 좋습니다. 무슬리만 먹으면 갈증이 나기 쉬운데 요거트와 섞으면 수분도 적당히 들어가고 무슬리도 불려 먹을 수 있거든요. 다만 가격이 문제라, 나중에 또 먹게 될 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 조그만 봉지 하나에 2200원이나 주고 먹을 정도는 아니거든요.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모를까.
코스트코에 저 제품은 없을 것 같은데, 설탕이 들어가지 않고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찾을 수 있을까요.(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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