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인데 보석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이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들이 더 깊게 뇌리에 남았습니다. 사실 그보다는 보석 사진들이 더 좋았고요.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보고 나서 그 길로 달려가 책을 빌렸는데, 전체 컬러다보니 책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들고 다니면서 용케 잘 읽었네요.

들어가면서 보석을 크게 12개의 무리로 나눕니다. 그 기준은 탄생석. 국가마다 탄생석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 어떤 달은 같은 달의 탄생석이 2-3개 나오기도 합니다. 각 달의 탄생석은 해당 보석과 관련된 역사적 에피소드를 곁들여 이야기합니다. 책 제목대로 주로 명화속에 등장하는 보석을 소개하지요. 예를 들어 1월의 탄생석인 가넷은 책 제일 앞에 등장하는데, 루크레치아 보르자를 모델로 한 그림에 가넷 펜던트가 나옵니다. 그러면 루크레치아 보르자의 생애를 설명하면서 그 보석이 어떤 식으로 가공되었는지, 그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요. 그러니까 그림과 보석 가공과 광물학적 측면과 역사적 이야기를 한 번에 다룹니다. 그런데 그게 그리 버겁지는 않습니다. 그림을 보고 해당 장신구를 세세하게 보면서 글을 읽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새삼 명화 속의 장신구들이 진짜 예쁘다는 것을 깨닫긔..-ㅁ-/
물론 명화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장신구가 현대까지 남아 있으며 사진이 있다면 사진도 함께 실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나폴레옹, 영국왕실, 러시아 왕실의 보석인데 아무래도 돈 많은 왕실들의 보석이 많이 남아 있더군요. 뭐, 20세기의 보석들은 이전에 읽었던 보석 관련 책에서도 충분히 보았으니 괜찮습니다. 게다가 그건 현실이지만 이건 꿈...(응?)

19세기 말의 보석은 장잉정신에 입각하여 돈을 억수로 퍼부어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물론 실물을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사진으로도 충분히 멋집니다. 보는 내내 감탄하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여기 등장하는 대부분은 보물, 문화재급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의외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도 그런게 여기 나오는 보석들은 현대에는 편히 하고 다닐만한 것이 아닙니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의 무도회에서나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지요. 몇몇 보석들은 현대에도 하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하고 싶다거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보석이 화려하면 물욕을 넘어서서 "이것은 예술품!"이라며 우러러 보는 경지에 이른다니까요. 하하하.....;

보석 관리의 주의점도 함께 다루고 있어 재미있습니다. 근데 보고 있노라면 영화나 TV나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것처럼 보석 관리하다가는 보석 깨지기 쉽상이겠다 싶습니다. 하나하나 따로 담아서 보관해야할 것 같아요. 하기야 그럴려면 도대체 보관공간은 얼마나 필요할 것이냐...=ㅂ=



원종옥. 『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이다미디어, 2009. 1만 6천원.


보석 혹은 장신구에 대한 인상깊은 이야기는 『파파톨드미』에서 보았지요. 큰 일을 끝낸 나한테 상을 주는 기분으로 구입한 오팔 반지. 저도 그런 의미의 보석이 더 좋습니다.'ㅂ'

(하지만 현실은, 일할 때 방해되고 번거롭고 무겁다며 반지고 팔찌고 목걸이고 다 패스. 하하하하하. 원래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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