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별것 아니었지요. 연말에 이런 저런 가족 행사가 있어 어떻게 치를까 고민하는 G에게 그저 쉐라톤 디큐브에서 칠면조 세트를 팔더라는 링크를 던져준 것뿐입니다. 채다인님 이글루의 리뷰였지요. 무진장 커다랗다는 그 세트는 칠면조를 포함한 여러 음식들을 포장해 놓은 겁니다. 세트 구성은 때에 따라 바뀌는 것 같은데, 추수감사절 즈음에는 호박파이가 들어갔지만 이번에 주문했을 때는 사과파이가 나오더군요. 그 사과파이는 굉장히 맛있었습니다.-ㅠ-





전체 구성입니다. 사과파이는 이미 잘라먹어서 원형이 아니라 부채꼴이군요. 태공이 누워 있는 것이 크고 아름다운 칠면조이고, 그 뒤로는 감와 밤 등의 구운 채소, 마카로니 앤 치즈 그라탕, 으깬 고구마. 아참, 닭날개 등의 곁들임도 있었군요.'ㅠ'





소스는 세 종입니다. 하나는 으깬 감자, 하나는 그레이비 소스, 다른 하나는 크랜베리 소스.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소스가 갈리더군요.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갔더니 이미 형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칠면조. 하지만 남은 양도 상당했습니다. 이날 제가 먹고, 아버지가 드시고, 그 다음날 아침에 제가 또 먹고, 저녁에 가족 전체가 모여서 먹었음에도 저 작은 타파로 한 통 반의 고기가 남았습니다. 4인 가족용은 절대 아닙니다. 8인쯤은 되어야겠네요. 그게 아니면 4인 가족은 저녁과 아침 식사를 위한 것이라 봐도 될 겁니다.





하기야 같이 딸려온 곁들이 음식도 상당했고요.







저는 맥앤치즈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좋아한 건 저뿐인가봅니다. 다들 느끼하다 하더군요.






으깬 고구마는 위에 치즈였나, 하여간 다른 가루와 견과류를 올렸습니다. 이것도 양이 상당히 많았던 데다 짭짤한 고기와 달달한 맛이 잘 어울려 좋았습니다.






감자와 옥수수, 단호박, 호두, 밤. 당근은 닭날개 구이랑 함께 있었습니다.




전체 세트 가격은 20만원이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모이는 사람 수와 음식량을 생각하면 한 번쯤 도전해볼만 합니다. 특히 딸려오는 음식들이 여럿 있으니 과일과 생채소, 음료만 준비하면 다른 건 괜찮으니까요. 간식만 더 추가해도 한 상차림이 금방 됩니다. 거기에 쉽게 먹을 수 없는 칠면조잖아요.



칠면조 바베큐다보니 햄맛에 가까운 훈제맛이 납니다. 게다가 껍질 부분은 간간하기도 하고요. 칠면조가 워낙 커서 안쪽 살은 싱겁기도 하지만 닭가슴살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퍽퍽한 느낌이 없습니다. 순전히 제 입맛 기준이니 다른 사람의 평은 다를 겁니다.-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를 부르짖고 싶지만 혼자 먹기에는 절대로 부담스러운 양이니 인원을 여럿 모아야 합니다. 그것만 잘 되면 나눠 먹어도 괜찮겠지요.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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