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다 찍은 초롱꽃.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초롱꽃과 은방울꽃을 조금 헷갈렸나봅니다. 양쪽 모두 좋아하는 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초롱꽃을 보고는 생각보다 꽃이 크다 그랬으니까요. 은방울꽃은 이보다 훨씬 작고 꽃도 동글동글하지 않나요? 어쩐지, 어렸을 적 종이접기 책에서 본 초롱꽃은 생각보다 크게 만들어지더라니. 하기야 큰 색종이 한 장으로 접으면 너무 커서, 보통 네 장으로 잘라 접었지요. 그정도면 아마 제가 찍은 사진 속 초롱꽃과 비슷할 겁니다.
매발톱도 요즘 한창 피던데 사진으로 찍은 건 없네요.'ㅂ'



통보를 받은 날 점심에는 알콜을 섭취하고 나니 그나마 우울했던 기분이 떠오르더군요. 그나마도 집에서 혼자 있노라면 또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말입니다. 요즘 우울한 책만 골라서 빌려왔더니 상태가 영..ㄱ-;
하여간 개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고, 그러니 그건 알아서 진도 나갈 생각입니다. 6월 중에 어떻게든 진도를 나가야 그 다음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요. 재미로 하는 것이고 업무에는 크게 도움은 안되겠지만 재미로 하는 이런 일이라도 없으면 뭔 낙으로 산답니까.

지뢰밭™의 문제는 올 후반기의 작업 일정이 홀라당 날아갔다는 겁니다. 물론 이모저모 경험 쌓기에는 좋지만 제 개인 작업이나 개인 시간은 못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고로 올 후반기도 잠수 가능성이 있고요. 빡세게 달릴 각오를 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빡셀 수도 있겠네요.
(아마 전반기의 제 작업량을 알고 계시는 분은 기암하실텐데.. 원래 업무 D를 하시는 분 성격이 그렇습니다. 일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 분이예요. 똑똑하고 부지런한 상사의 전형적인...(이하생략))


그래서 12월로 예정하고 있었던 일본 여행은 날아갑니다. 이제는 평일에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네요. 아마 내내 작업실에 대기하고 붙어 있어야 할겁니다. 그래서 우울모드인 것도 있고요. 이 때가 아니면 못간다는 심정으로 잡아 놓았던 일정은 날아가고. 그렇다면 내년은 어떻냐, 모릅니다. 그분과 한 번 작업을 같이한 이상, 다른 작업들도 연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거든요. 그러면 일이 또 늡니다. 케세라세라~.


자아. 그럼 이어서 쓰는 것은 사노님 글을 뒤늦게 보고 떠오른 생각. 로빈훗 말입니다.-_-;

어느 분이 그 노팅엄 영주 목소리가 김기현씨라고 지적하셨는데 헐.; 다시 떠올려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매드사이언.. 아니, 미친 정치+행정가였지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여주인공인 마리안을 극도로 싫어했다는 것이 떠오르네요. 정말로 초반에는 민폐형 아가씨였습니다. 후반부에 가서 민폐가 아닌 것은 아니지요. 그런 여자애를 좋아하는 로버트랑 길버트는 둘다 눈이 어찌 된 건지. 하기야 그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런 아가씨가 취향일 수도 있지요?

1. 하여간 이 모든 이야기는 소꿉친구에서 둘이 홀랑 사랑에 빠져 고백도 못해보고 채인, 소심한 성격의 노팅엄 영주에게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손을 써서 둘을 죽이고, 그 재산을 홀라당 집어 삼키며 아들래미도 같이 죽이려 했는데 실패했지요. 이 당시 작업에 참여했던 것이 성당기사단 소속인 길버트. 이건 아마도 아이반호의 설정을 따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반호의 길버트는 상당히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이 인물도 결국 주인공의 반동인물이니 그리 설정을 따라 불쌍하게 죽지요. 게다가 이쪽도 외사랑이었습니다. 허허허.;ㅂ;

2. 동시에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리안쪽입니다. 마리안에게는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금 목걸이가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한 돈도 훨씬 넘는 묵직한 목걸이입니다. 그런 목걸이를 걸고 다니다니, 역시 막판에 나오는 완력은 그냥 키워진 게 아니었어.ㄱ-; 이 아가씨는 셔우드 숲 깊은 곳에 숨겨져있다는 보물의 열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팅엄 영주에게 소환됩니다. 하지만 도중에 로빈 일행을 만났다가, 다시 끌려가지요. 로빈은 마리안을 구출할 계획을 세우고, 그 때가 바로 마리안과 주교(-_-)의 결혼식 때였습니다. 거기서 납치 성공. 다시 숲으로 돌아옵니다.

3. 그 다음 이야기가 조금 헷갈리는데,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셔우드 숲 속의 보물이 그냥 보물이 아니라 이상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금이나 보석 같은 것이 아니라 이상한 힘이었지요. 그리고 우주세계 같은 것에 빨려들어간 것도 아마 그 중심체인지 뭔지, 이상한 나무에게 '먹히면서' 그 속에서 공명하던가. 그런 류였습니다. 마리안과 로빈이 그 속에서 먼저 깨어나고 천지창조(...)를 찍은 다음에 나옵니다.
이미 노팅엄 영주와 주교는 실각한 상태. 두 사람이 개심한 것을 알고 로빈과 동료들이 다시 영주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아, 그러고 보니 2-3 사이에 흑기사 설정도 있었던가요. 길버트가 로빈과 싸우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데, 살아 돌아와서는 마리안의 흑기사를 자처하며 뒤를 봐줍니다. 그걸 보니 이거 아이반호를 써먹은 것 맞네요.; 거기서의 흑기사는 다른 인물이지만 말입니다. 뒤를 봐주고 있었는데 마리안의 짝인 로빈은 그 사이 길버트의 여동생에게 '적'으로 찍혀서 쫓기다가, 일방적인 구애를 받습니다. 이것도 모두 3번의 상황에서 해결이 되고 길버트와 여동생은 함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4. 2부는 존왕의 등장으로 시작될겁니다. 잘 지내던 영주는, 자기가 존경하던 존 왕제가 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다시 흑화합니다. 그리하여 양의 탈을 쓴 늑대로 변신하지요. 존을 잘 접대하고 사람들을 잘 관리하지만 속으로는 이런 저런 흉계를 꾸밉니다. 로빈은 그 사실을 일찍 깨닫지만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틀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2부 앞부분에 있는 이야기 중에는 셔우드 숲에서 어느 부랑자를 줍는 것도 있군요. 덥수룩한 털의 남자인데, 기억이 없고 어수룩한 인물입니다. 나중에 자신의 기억을 찾았다며 떠나가지요. 이것도 복선입니다.
하여간 영주는 후반부로 갈 수록 마각을 드러내고, 존은 영주에게 포섭되어 사람들을 지시하며 커다란 성을 쌓는 일을 지휘합니다. 일종의 중간관리자.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로빈도 잡혔지요, 아마. 존 왕제의 대관식을 거행하면서 로빈의 처형도 함께 진행하려는데, 노팅엄 영주는 제 손으로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관을 쓰려고 합니다. 뭐, 그 때 누군가 난입해 들어와서 영주를 체포하고 로빈을 풀어주지요. 적갈색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장면이 아직도 선연합니다. 길버트였거든요.-ㅁ-;
길버트는 셔우드 숲의 부랑자였던 리처드 왕에게 힘을 실어주고 수행기사로 함께 돌아옵니다. 당연히 길버트가 왔으니 리처드도 등장. 그리고 반란은 정벌됩니다.

이 때 리처드왕과 길버트는 로버트에게 정계진출을 권유하지만 그냥 셔우드 숲의 부랑자로 살겠다고 거절하고 돌아간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볼 당시에는 로버트가 취향이었는데 지금은 당연히 길버트. 훨씬 좋습니다.ㄱ-;


...

근데 아침부터 이런 글을 장문으로 작성하는 이유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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