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숙, <90일간의 LONDON STAY>, 중앙M&B, 2008, 12000원
김영주, <뉴욕(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03)>, 안그라픽스, 2008, 12000원


같은 12000원이면 단연 제 취향은 뉴욕. 이쯤되면 뉴욕의 가격이 외려 더 싸게 느껴집니다.'ㅂ' 역시 만족도의 차이지요.

조인숙의 런던스테이는 엄마랑 단둘이서 런던에서 살아보기란 부제가 붙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제 편견에다 그 당시 보았던 이런 저런 책-주로 공지영씨;-때문에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싱글맘과 딸래미의 여행기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딸과의 여행로망을 가진 엄마가 남편의 허락을 얻어서 남편을 3개월간 혼자 놔둔채 딸래미랑 단 둘이서 런던으로 여행을 간거지요. 런던만 가진 않았고 파리도, 프라하도 도중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애 있는 엄마라면 한 번쯤 꿈꾸지 않았을까 싶은 생활이더군요. 애한테도 새로운 환경을 접할 수 있게 한다는 점, 그리고 엄마도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인만큼 상당한 자극을 받았을것이고, 딸과 함께 보내면서도 또 다른 자극을 받았을 겁니다. 자금을 생각하더라도 엄마와 딸 모두의 윈윈게임, 일석이조인셈입니다. 들여다보면 새가 두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리쯤 되어 보이긴 하더군요. 하하;
하지만 뉴욕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 약한 것은 그냥 "딸래미와 재미있게 놀기"정도의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책은 아니었지요. 장기간의 체류기라는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것에 비해서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사진도 꽤 많지만 딸과의 사진이 더 많고요.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뭐, 책 두께를 보고 좀 당황하기도 했으니까요. 달랑 211쪽입니다.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세 번째는 뉴욕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이 뉴욕편이 출간된 것을 알고는 앞의 캘리포니아와 토스카나를 찾아보았을건데요(어쩌면 토스카나 출간 때 맞춰 찾아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세 권 중에서는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 번째쯤 되자 이제는 여행기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아는 곳에 대해 쓰는 책"이었기 때문일겁니다. 20년 전에 뉴욕에서 생활했던 적도 있고 해서 지은이에게 뉴욕은 익숙합니다. 그 사이 몇 번 왔다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뉴욕에서는 차 없이 지하철과 두 다리만으로 움직입니다. 차를 끌고 어떻게 가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조바심내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앞서의 두 책에서 차를 운전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좌충우돌 하더니 이제는 마음 편하게, 정말 머물면서 뉴욕에서의 생활을 즐깁니다. 한 지역에서 70일간 있으면서 느긋하면서도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스노우캣의 뉴욕과는 또다른 느낌이고-스노우캣 인 뉴욕은 사실 카페 가이드;-덕분에 저도 체류여행에 대한 로망이 다시 싹텄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지금 생각한 것으로는 아마, 사회생활 10년차 때쯤 배째라~그러고 가지 않을까 합니다-저도 이런 체류 여행을 꼭 할겁니다.

그러니 어서 여행 적금을...(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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