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조금 된 이야기. 12월 초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니까 언젠가 죽전 신세계를 갔던 때의 일이지요.
그 얼마 전에, 이글루스의 정원사님이 딘앤델루카의 비스코티가 맛있다는 글을 올리신 적 있습니다. 크기도 크고 커피랑도 잘 어울리는데 강남 신세계에서는 안 판다고요. 애초에 딘앤델루카는 본점 매장이 없지요. 그래서 가려면 어차피 강남점에 가야하는데, 강남점에서는 이걸 안판다니 죽전점에 가야만 구할 수 있는 겁니다. 그게 죽전 이마트의 에그토크를 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건 부인 안합니다. 넵.-ㅂ-; 죽전 가는 김에 사자고 슬쩍 밀어 붙인 것도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둘다 마음에 들었지만.

하여간 에그토크를 나와 죽전 신세계를 돌아다니는데, 상상 이상으로 크더랍니다. 본점은 비할바 아니고 강남점보다도 큰 것 같더군요. 딘앤델루카도 커보입니다.
비스코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간식들이 있었는데 그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비스코티를 집어 들었습니다. 호두-초콜릿이랑 크랜베리-마카다미아였나. 하여간 각각 다른 재료를 썼더군요. 호두도 좋아하지만 초콜릿보다는 말린 과일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집어 들었지요. 가격은 꽤 나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저거 한 봉지에 4300원입니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딘앤델루카 것임을 생각하고 무게와 재료를 생각하면 말이지요. 사진으로 봐도 알지만 굉장히 부재료가 많이 들어갔습니다. 묵직한데다 크기도 커서 마음에 들었지요.

하지만 평소 만들어 먹는 비스코티하고는 꽤 다릅니다. 보통 비스코티는 버터를 넣거든요. 집에서 만들 때는 버터가 아니라 기름, 혹은 기름도 넣지 않습니다.ㄱ-; 제멋대로 비스코티라 그렇긴 한데, 딘앤델루카의 비스코티는 쿠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버터맛이 나더군요. 그렇지만 또 쿠키는 아닙니다. 단단하면서 바삭하니까요. 그래서 커피랑 더욱 어울리긔.-ㅠ-


문제는 그 다음인데, 저거 한 봉지를 저 혼자 홀랑 다 먹었습니다. 두 번에 나눠서 커피랑 같이 먹었음에도 느끼하다면서 나중에 몸부림쳤지요. 으흑.;ㅂ; 그, 이탈리아산이랬나 파란 봉지의 비스코티보다는 덜 달고 맛의 방향이 다른데 그 못지 않게 버겁습니다. 그쪽은 달아서 버겁다면 이쪽은 느끼해서 버겁다고 해야겠네요. 그러니 이건 여럿이 모여 한 조각씩 나누어 먹으면 딱 맞습니다. 혼자서 다 드시기에는 양이 많아요.;ㅂ;




라고 적고 보니 갑자기 또 땡기는 것이...; 이러다가 조만간 먹으러 가는 것 아닐지 걱정됩니다.;;
한 달에 한 번 갖는 그 모임은 특별히 가고 싶은 카페나 음식점이 없으면 적당히 을지로 FIKA를 모임 장소로 합니다. 모이기 좋고 근처의 폴 바셋이나 스타벅스보다는 한적하거든요. 가끔은 이런 저런 여행 선물을 나누기도 하고 간단한 간식 거리를 나누기도 합니다. 음식물 공유에 대해 특별히 제지 받은 적은 없지만 그래도 글 올리면서 조금 뜨끔하네요.-ㅁ-;



시작은 셈라. 가격이 저렴하고 먹고 나면 든든해서 굉장히 좋아하는 디저트입니다. 맛이야 우유 적신 호밀빵(과자)지요. 동화에서 나올법한 그런 간식입니다.
...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우유에 적신 크림빵인지 과자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은데. 하여간 몇 년 다니는 사이에 500원 올라서 지금은 기본 셈라가 4천원입니다. 유자든 뭐든 다른 재료가 섞인 것은 500원 더 비싸고요.




그리고 간식 난무.;
싸들고 가는 것도 있고 그 자리에서 나눠 먹는 것도 있습니다. 아래에 깔린 하얀 박스는 아름다운 가게의 공정무역 코코아인데, 기대하던 코코아맛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건강한 먹거리가 꼭 입에 맞는 것은 아니지요. 그건 그 위에 올라간 공정무역 초콜릿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호기심으로 도전했으니 그걸로 족합니다. 무난하게 먹을만은 하지만 아주 맛있지는 않네요.
그 아래 깔린 칠리 초콜릿은 신세계 본점에서 사온 것인데 칠리맛은 끝자락에서 아련히 나는데다 역시 초콜릿 자체의 맛은 입에 잘 안 맞았습니다. 보관상의 문제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초콜릿이 입에서 잘 안 녹고 겉도는 느낌이더군요.

그리고 저기 보이는 비닐 봉지 뭉치는 『어제 뭐 먹었어』에 나온 켄지오레의 중요 재료, 마일로입니다. 혜화로터리에서 열리는 일요 동남아(필리핀?)장터에서 팔던데 500g 한 봉지에 5천원입니다. 한 큰술? 그 정도씩 나눠 돌렸나봅니다.(정확히는 33g씩 넣었...)




사진 찍는 것을 잊어 뒤늦게 해체된 모습만 담을 수 있었던 FIKA의 크로크무슈. 맛은 치즈맛입니다. 스타벅스쪽은 빵이나 햄맛도 꽤 강한데 이쪽은 치즈가 주역인가봅니다. 하기야 여기 모짜렐라 키슈도 맛있죠.-ㅠ-




이게 아마 3판쯤?;
다들 개인 일정에 맞춰 도착하다보니 그 때마다 시키고 시키고 또 시키고를 반복해 빈컵과 쟁반이 쌓입니다. 중간에 한 번씩 추가 주문을 할 때마다 치우지만 그래도 항상 놓여 있게 되더군요.
뒤에 보이는 것은 초콜릿. 마지막에 등장하신 Ki님이 딘앤델루카에서 사오셨다는 발렌타인 초코입니다.




주인공은 맨 마지막에 등장합니다.-ㅠ-
왼쪽의 핑크색이 얼그레이 초콜릿, 오른쪽이 녹차 초콜릿입니다. 패키지도 굉장히 고급스럽지만 맛은 한층 더합니다. 얼그레이 초콜릿은 집어 드는 순간 얼그레이 특유의 향이 확 나는데, 맛도 그렇습니다. 향을 맡지 않았더라도 한 장 먹어보면 이게 얼그레이 초콜릿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오른쪽의 말차초콜릿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 쓰지 않지만 그렇다고 달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입에서 사르르 녹아 내리는데 말차의 진한 맛이 그대로 납니다. 한 통에 2만원이라 하는데 가격은 둘째치고, 한 통 사서 야금야금 아껴먹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지난번에 신세계 강남점 갈 때는 본누벨의 빵에 정신이 팔려서 딘앤델루카의 초콜릿 찾아볼 생각은 못했지요. 딘앤델루카는 제가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신세계 강남점이니 다음에 갈 때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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