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나 팥이나 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도라야키는 피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저는 둘다 좋아하니 도라야키도 당연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맛있는 도라야키를 먹기는 쉽지 않더군요. 시판하는 도라야키는 팬케이크부분이 굳어 있거나 퍼석하거나 해서 맛이 잘 안나고, 팥도 제 입맛에 비해서는 굉장히 답니다. 시판하는 팥앙금이 다 거기서 거기니 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팥통조림으로 만들든, 팥 앙금으로 만들든 양쪽 모두 설탕이 듬뿍 들어가 있을 것 아닙니까.
.. 이렇게 설탕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 집에서 구운 쿠키를 먹어보고 좌절해서입니다. 너무 달아요. 레시피 대로 만들었는데도 설탕이 왜이리 많이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흑설탕이 달아서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저 레시피 자체도 원래 만드는 것보다는 설탕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알고 있는 도라야키 반죽 레시피는 두 종류입니다. 팥소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니 넘어가죠. 불리지 않아도, 물 붓고 한 번 화르륵 끓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찬물을 부어 푹 익을 때까지 삶은 다음 물을 적당히 조정하고 설탕을 넣어 조금 더 수분을 날리면 완성입니다. 단, 식은 후에는 더 걸쭉해지니 그걸 감안해서 수분을 날려야 합니다. 너무 뻑뻑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지요.

싸이월드의  정윤정님 레시피에는 식용유가 들어갑니다.(페이퍼 링크는 여기.)

재료: 밀가루 120g, 베이킹 파우더 ⅓ 작은술, 달걀 2개, 설탕 80g, 꿀 1큰술, 미림 1작은술, 식용류 10ml, 물 60ml

① 밀가루, 베이킹파우더는 체에 쳐둡니다.
② 달걀과 설탕을 넣고 거품을 냅니다.
(라고 되어 있으니, 달걀은 실온으로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달걀을 잘 풀고, 거기에 설탕을 넣고는 병아리색이 날 때까지 거품을 내주시면 됩니다. 팔로 하기에는 좀 힘들겁니다.'ㅂ';)
③ ②의 반죽에 꿀, 미림, 식용류를 넣고 잘 섞습니다.
④ 체친 가루들을 넣고 섞은 후 마지막으로 물을 섞습니다.
⑤ 코팅된 프라이팬에 반죽을 한 국자씩 흘려 넣은 후 한 번만 뒤집습니다.

팬케이크와 마찬가지로 잘 코팅된 프라이팬을 쓴다는 것, 그리고 한 번만 뒤집는다는 것을 지켜주세요. 만들고 나면 잘 구워진 쪽이 겉으로 나오게 하고 안쪽에 팥소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면 도라야키 완성입니다.


이번에는 아빠는 요리사버전입니다. 원제는 쿠킹파파. 일미씨의 레시피로 책 10권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는 단팥빵이라고 나와 있는데 아무리봐도 이거 도라야키입니다. 번역 초기라(97년 발행) 일본색을 가능한 배제하느라 이렇게 번역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도라야키는 36권인가, 40권인가에서 전중(다나카)의 결혼식 케이크로 다시 등장합니다.

(직경 10cm 도라야키 8개 분량)
재료: 박력분 180g, 설탕 150g, 달걀 3개, 베이킹소다 ½ 작은술, 꿀 2큰술, 물 80ml, 샐러드유 약간

① 박력분과 베이킹 소다는 2-3회 채쳐서 준비한다.
② 달걀을 볼에 담고 아래 미지근한 물을 담아 중탕하면서 거품을 낸다. 여기에 설탕과 꿀을 넣으며 반죽이 리본모양(혹은 층계를 이루는 모양)으로 떨어질 때까지 거품을 낸다.
③ 물 40ml와 박력분을 넣고 잘 섞어준다.
(순서상 박력분 먼저 넣고 대강 섞고, 여기에 물을 넣고 섞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④ 반죽을 담은 볼 윗부분을 물기를 꼭 짠 헝겊으로 덮고 15분간 놔둔다.(휴지상태)
⑤ 반죽에 다시 물 40ml를 넣고 잘 섞는다.
⑥ 프라이팬을 달궈 샐러드유를 살짝 바르고 닦아낸 다음 반죽을 부어 굽는다. 윗면에 기포가 올라오면 뒤집어 살짝 굽는다.
(팬케이크 굽는 요령과 동일합니다.)
⑦ 식힌 후 먼저 구운 면이 겉으로 나오게 하여 팥을 듬뿍 바르고 두 장을 겹치면 완성!

올 여름에 생각날 때 한 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팬케이크가 먹고 싶은 날, 이렇게 먹어도 맛있겠지요.-ㅠ- 대신 제가 만들면 또 설탕은 팍팍 줄어들겁니다.; 여기에 녹차 한 잔 곁들이면 환상이겠지요.>ㅠ<

아, 반죽만들 때 아예 말차나 녹차가루를 넣어 주어도 괜찮을겁니다. 너무 많이 들어가면 쓰겠지만 저기 들어가는 설탕량을 봐서는 웬만큼 넣어도 별 무리는 없을 겁니다. 코코아 버전을 만들 때는 밀가루의 10% 가량을 빼고 그만큼의 코코아를 넣어주면 됩니다. 단, 코코아가 들어가면 대체적으로 반죽이 되직하게 나옵니다. 그러니 추가로 수분 공급을 해주시는것이 좋을겁니다.

글 쓸 것은 많은데 왠지 손이 안가서 지금 내버려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에스프레소 책도 한 권 읽었고, 요리책도 읽었고, 오로로콩밭도 읽었고, 거기에 기타 등등의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은 아예 옮기지를 않아서 올리지 못하고 있고요. 하하하; 이번 연휴에는 게으름을 좀 떨쳐봐야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행사가 있어서 중간에 시간이 붕 뜨니 얌전히 리포트 검토를 해야할 것이고..'ㅂ'
하는 김에 내일 일정을 좀 짜보렵니다. 짐이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

아차. 도라야키 레시피도 조만간 올릴겁니다. 아빠는 요리사 버전과 정윤정님 버전을 비교해서 올려야겠네요.

도라에몽야키라 하면, 핫케이크를 반으로 접은 것 사이에 팥앙금을 넣은 것이죠. 일본에서 종종 여행선물로 사오는 간식거리로 알고 있지만 일본 가서 먹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이상하게, 도라야키도 그렇고 타이야키(붕어빵)도 그렇고 팥이 들어간 간식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도 사먹게 되진 않더군요. 백화점에서는 사먹는 맛이 안나고, 노점에서 먹자니 파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고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도 나카노 브로드웨이 입구에 있는 모 야키를 먹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주문 포기... 였거든요.;

G가 여행을 다녀오면서 하네다 공항에서만 판다는 대왕 도라야키를 사들고 왔습니다.

뭔가 수박 같아 보이는 그림. 하지만 진짜 저렇게 생겼습니다.;

케이스는 이렇습니다. 그림 디자인도 귀엽고 케이스도 튼튼해서 공항에서 사들고 간다한들 모양이 망가지거나 하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라토부 데카도라. 음.. 이름이 참...;

뚜껑을 열면 도라야키를 설명하는 안내서가 있고 비닐 포장된 데카도라가 등장합니다.

사진상으로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림에서 보는 대로 눈과 입이 있습니다. 귀엽더군요!
사진을 찍은게 사온 그날이니 이날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몇 주 묵혔다가 엊그제 냉동실에서 케이스를 보고는 생각나서 꺼내 먹었습니다.

냉동실에 들어가 있던 것을 실온에서 조금 놔두었다가 잘랐습니다. 단단해서 자르기 쉽더군요.
데워 먹을까 하다가 그냥 약간 얼어 있는 상태로 먹었는데 이것도 은근히 괜찮더군요. 팥소가 그냥 팥만 넣은게 아니라 우유 종류를 섞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조금이긴 하지만 비비빅 맛(...)이 났거든요. 한데 약간 우유가 들어가 부드러우면서도 달달한 것이 오히려 더 맛있었습니다. 굳어 있으니 먹기도 편하고 입에서 녹아내리는 것도 좋았고요. 오오~ 이것도 별미.

다음에 여행가면 하네다 공항 1청사의 간식 가게들은 필히 둘러 봐야겠습니다. 훗훗훗.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