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디어 다음에서 링크했습니다. 전시회 포스터 사진에도 등장하는 목걸이. 실제 보면 에메랄드가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크기가 크다보니 투명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약간의 이물질이 섞인 것이 오히려 예쁘게 보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홈페이지는 여기. http://www.artofcartier.co.kr/


이글루스 밸리에 카르티에 전 감상기가 올라온 것을 보고는 홀딱 반해서 갈까 말까 하고 있다가, 옆에서 B의 펌프질을 같이 받아 둘이 다녀왔습니다. 오전에는 밀탑, 그 뒤에 덕수궁이라는 일정이었지요. 오후에 사람이 많아서 표 사는 줄도 길다길래 아예 아침에 밀탑 가기 전 잠시 들러서 표까지 사들고 갔습니다.

덕수궁 입장료와 전시회 입장료 합하면 11000원. 어마어마한 비용이지만 티파니도 못(안?)갔는데 카르티에도 놓지면 아깝지 않나라는 생각에 다녀왔습니다. 가격 대 만족도는 그럭저럭. 보석보다 시계가 먼저 들어왔고, 왜 카르티에의 이미지가 나빴는지에 대한 기억도 떠올랐고, 보석들보다 그것을 세공한 기술에 감탄했고, 보석세공 전의 스케치들을 보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1. 왜 카르티에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가?
티파니는 G가 콩 목걸이를 사는 바람에 대강 알고 있었고 오드리 헵번 때문에라도 귀에 익었지만 카르티에는 그리 귀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운동 다니는 길에 카르티에 전시회 관련 현수막(깃발)이 줄줄이 걸려 있어서 하는 것은 알았고, 7월 초까지니까 보러가려면 가능한 빨리 가야했는데 이상하게 동하질 않더군요. 기회는 몇 번 있었는데 말입니다. 간신히 발동이 걸려 보러 가서 시계들을 보고는 왜 내키지 않았던 건지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대학교 1학년 때, 교양으로 듣던 모 강의의 교수는 수업 시간 중에 자기 자랑을 많이 했습니다. 자기가 공부를 얼마나 잘했는지라든지, 자기 딸이 서울대 다니고 있다라든지 등을 은연중에 드러냈지요. 그러던 중 어느 날, 명품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손목에 걸린 시계를 흔들어 보이면서 "이거 카르티에예요, 카르티에."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카르티에의 이미지는 바닥을 칩니다. 그 때까지 카르티에 시계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보았다 한 들 그게 뭔지 기억도 못했을테지만 그 교수의 말 하나로 저한테 카르티에는 안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겁니다. 그 사건이 어제 전시회를 둘러보면서야 기억 나더군요.
둘러보고나서의 이미지는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시계들, 정말 잘 만듭니다.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보고 있노라면 심플한 것이 제 취향에도 상당히 맞습니다. 하지만 제 경제상황과 시계의 가격이 절대 맞을리는 없지요.;


2. 티파니와 카르티에
티파니 전시회는 보러 가지 않았지만 B가 다녀온 고로 이모저모 비교 분석을 들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카르티에가 남성적-선이 굵다 하면 티파니는 화려하고 섬세하달까, 그런 느낌의 세공이 많답니다. 카르티에의 목걸이들은 상당수가 검은색의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목걸이 하나만 딱 하고 말 이미지라면 티파니는 이것 저것 세트로 해도 무리 없을 이미지입니다. 실제 목걸이들이 대부분이고 귀고리나 반지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티아라나 헤어밴드도 꽤 있더군요.


3. 기억에 남는 것들
보석은 보는 즉시 소거된 건지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몇 없습니다. 허허; 하지만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세공들은 기억에 남습니다. 2층 전시실에 있었던 중국풍 작품 중에서 여러 케이스들. 자개를 조각해 중국풍 그림을 넣었던 것들과, 봉황 느낌의 새를 그려 넣은 것, 그런 것들이 뇌리에 남네요. 사진으로 미리 보고 갔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다른 것보다 1층 4전시실에 있었던 보석 디자인화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섬세하게 그려서 정말 입체적으로, 튀어나올 것 같이 보이는 그림들 말입니다. 거의 실물 크기인 것은 그 위에 실제 보석을 대보면서 세팅을 했기 때문이겠지요. 보석의 광채까지 색으로 표현한 섬세함이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런 스케치화도 화집으로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보석은 하도 많이 봤더니 이거나 저거나 비슷비슷하게 기억이 됩니다. 으하하; 한 번에 너무 많은 보석을 보았나봅니다. 대체적으로 루비는 많이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도 자수정과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색이 푸른빛이 돕니다. 자수정도 그리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고요. 저를 충동질했던 알바트로스K님의 포스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지요. 에메랄드나 사파이어가 주조를 이룬다고요.


어쨌건, 보석은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ㅂ' 그 이상은 필요 없어요~.
일주일도 더 전의 사진입니다.
지난 10일에 덕수궁 돌담길에서 공정무역 장터가 열린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설탕과 초콜릿이 나온다는 말에 혹해서 G를 끌고 같이 가보았습니다. 10시부터 6시까지라고 했는데, 10시 조금 넘어서 갔더니 한창 장터 준비중이고 아직 열지 않은 곳도 많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덕수궁도 처음 와보는 거니까 주변 구경하자 싶어서 좀 돌아다녔습니다. 서울이 본거지가 된지 벌써 10년째인데 덕수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안은 들어가보지도 않았습니다. 다음에 까르티에 전시회 갈 때 들어가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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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서울시립미술관도 처음입니다. 화장실을 찾아다니다보니 갈만한 곳이 서울시립미술관 정도더라고요. 그리 멀지도 않으니 한 번 올라가보자는 생각에 설렁설렁 걸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저런 재미있는 조형이! 맨 앞이 슈퍼맨 그 뒤가 배트맨. 그 뒤는 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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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올라가다보니 이런 것도 보입니다. 헉; 어디서 많이 본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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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파리가 파리채라니!
(그 전에 손이...;)

그 외에도 찍고 싶지 않아서 피한 작품도 두 셋 있었습니다. 달팽이 집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어느 사내라던가, 몇몇 다른 조형물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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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녹색도 파릇파릇. 이 때의 나무들이 제일 보기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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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가 훨씬 넘고 11시를 향해 다가가니 다시 덕수궁 돌담길 입구 쪽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장터는 준비중입니다.


부스는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준비중이라 번잡하기도 했고요.
필리핀산 설탕과 동티모르쪽 커피, 그리고 초콜릿도 있긴 했는데 이날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커피 향을 맡자마자 바로 카페인에 취했습니다. 덕분에 돈은 굳었지요.;;;
초콜릿이나 커피나 둘다 구입은 하고 싶었지만, 커피의 경우 배전 상태나 언제 볶은 것인지가 좀 궁금하더군요. 아름다운 가게의 안데스, 히말라야 커피는 배전 날짜가 정확하게 나와 있고 중배전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쪽은 확인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설탕은 방산시장에서 파는 뜨레봄이나, 브레드가든에서 파는 브라질 인디아나 흑설탕보다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설탕을 줄이고 있는지라 이쪽도 넘어갔지요. 인디아나 흑설탕처럼 고운 입자이고 색은 이보다 옅습니다. 나중에 이런 협동조합 매장을 직접 찾아가서 구입할 생각입니다. 그 중 한 군데는 매장이 안국역 근처에 있어서 집에서도 가깝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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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마침 하이서울페스티벌 기간이라 악대가 풍악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제대로 구경을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날은 굉장히 바빴으니까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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