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에 먹은 음식.

코스트코에서 파는 유기농 토종닭은 통짜입니다. 육계(고기용 닭)는 토막쳐서 나오는 것이 있지만 토종닭은 그냥 통으로 나오더군요. 닭도리탕을 만들려면 토막쳐야 하지만, 토막친 육계에 붙은 기름을 보니 도저히 살 마음이 들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그냥 통닭을 샀습니다. 그리고는 손질한 다음 물을 잔뜩 잡고 보글보글 끓였습니다. 푹 끓여서 일부는 닭육수로 따로 얼려두고, 나머지는 그대로 감자나 기타 등등의 뿌리채소를 넣고 닭도리탕을 만들었지요. 간을 봐가면서 만들었지만 만들고 나서 보니 좀 심심하더랍니다.-ㅁ-;

사진에도 보이지만 간은 배었음에도 제 입에 맞게 굉장히 심심합니다. 하지만 전 이정도가 좋아요. 거기에 불린 당면 넣고 가래떡을 숭덩숭덩 썰어 넣어 먹은 것이 새해 첫 날 점심이었습니다.(아침은 밥) 구정을 보내다보니 신정은 그냥 공휴일이나 다름없네요.


그리고 그 마지막 남은 것을 오늘 드디어 다 먹었습니다. 어허허;
이번 주말에 또 닭고기 사다가 뭐 해먹을까 했는데 닭이고 돼지고 소고, 가격이 몽창 올라서 엄두가 안납니다.;ㅁ;
그냥 어묵 듬뿍 넣고 떡볶이 해먹을까요.-ㅠ-

닭도리탕이 한국어인가 아닌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저는 닭도리탕보다는 닭찜이라 쓰는 것을 선호합니다. 양념이 갈비찜과 유사하다고 보거든요. 불고기 양념 같기도 하지만 닭불고기라고 하면 순살코기만 발라 만드는 것 같으니 뼈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는 갈비와 비슷하고 양념도 비슷하고 들어가는 부재료도 비슷하니 닭찜이라 불러도 무리는 없겠다 생각합니다. 닭도리탕의 '도리'가 鳥를 말하는 일본어 とり가 아니라 도리치다의 도리라는 의견이 있으니까 확실하게 결론날 때까지는 그냥 놔두렵니다.

사진의 닭찜은 지난 주말에 해먹은 겁니다. 제이님이 가르쳐 주신대로 코스트코에서 싸게 파는 유기농 토종닭을 사다가, 다른 재료도 준비해서 어머니께 부탁드렸지요. 아직 간장 분량 조절은 못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도 그냥 간장을 들이부으시는게, 다음번에 만들 때는 제 방식대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더랍니다. 하하하.;

육질이 단단해서 압력밥솥에 한 번 돌렸는데 그냥 만들어도 괜찮았을거라 하시네요. 저도 다음에 할 때는 그냥 닭육수 내듯이 끓였다가 국물 좀 따라내고-다른 곳에 쓸 생각임-나머지에 당근이랑 감자랑 고구마랑 넣고, 나중에 대파랑 양파랑 가래떡이랑 불린 당면 넣으면 되겠지요.-ㅠ- 재료 수급만 잘하면 되고, 닭육수는 다음에 베샤멜 소스 만들 때 쓸겁니다. 후후후. 마침 집에 펜네도 있겠다, 뇨끼 대신 펜네 넣고 위에 치즈 듬뿍 뿌려서 오븐 치즈 파스타 만들어야죠.>ㅅ<

물론 언제 만들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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