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늑대와 향신료』였습니다. 애니플러스를 틀었더니 『늑대와 향신료』가 나오는데 엔딩 곡의 일러스트가 정말 정말 귀여운겁니다! 사과를 둘러싸고 이리 뛰고 저리뛰는 두 꼬마가 너무도 사랑스러워, 화집이 있으면 당장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검색을 들어가는데..

1. 구글크롬은 방문기록이라는 것이 있어 그 안에서 검색이 가능합니다. amazon ja로 검색하니 이전에 검색했던 아마존 기록이 나오네요. 호오. 가장 가깝게 검색한 것이 사자네 케이입니다. 아마도 타케오카 미호의 화집이 나왔나 찾아보려 했나봅니다.

2. 본 목적은 까맣게 잊고 타케오카 미호(竹岡美穂)의 이름검색에 들어갑니다. 늑대와 향신료 화집은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고 타케오카 미호의 명영사 화집이 있는가 없는가 찾아보러 갑니다. 그랬는데...

3. 아마존 검색창 가장 상단에 나온 것이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2권. ㄱ- 5월 30일 발매예정으로 예약은 아직 안됩니다. 어허허허. 이것도 사야하나 싶은데, 그 아래에는 역시 5월 30일 발매 예정인 책 한 권이 보입니다. 이건 아직 발매 안되었으니 넘어가고..

4. 얼마전 마스터님께 정보를 들었던 '문학소녀'의 편집자 일기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4월 30일에 나왔으니 한국에도 조만간 나오겠지만 『반숙작가와 '문학소녀'인 편집자』랍니다. ㄱ- 문학소녀 견습생 시리즈도 1권만 읽고 2권부터는 구입만 하고 봉인 상태인데(씨엘과 동일한 취급) 도대체 얼마나 이야기를 더 뽑아내려는 건지 궁금합니다. 솔직히는 에바와 비슷한 길을 갈까 두렵네요. 사골국물 우리듯 푹푹 우릴까봐 말입니다. 이렇게 투덜투덜 불평하는 것은 제가 코노하를 지나치게 편애해서(...) 토오코와의 커플링이 이루어진 그 사이의 일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본편만큼 재미있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었거든요. 일부러 남겨 놓았던 그림의 여백을 일일이 다 색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5. 현재 '문학소녀'와 관련되어 출판된 외전들은 『견습생』1-4권(완결인듯. 마지막 권 제목이 졸업입니다), 『사랑스런 동화집』1-4권, 이번에 나온 『반숙작가』입니다. 번호가 붙어 있는 것은 『동화집』뿐이고 나머지는 각권의 제목이 다르기 때문에 권차는 없습니다. 『반숙작가』도 그렇고요.

6. 괜히 심술나서 있는 책마저 팔아치울 생각이 듭니다.;ㅂ; 가장 마음에 든 6권이랑 8권만 놔두고 처분할까요.
이 모든 것은 책장이 부족한 자의 절규이기도 하니...(먼산)
(하지만 노무라 미즈키 + 타케오카 미호의 신작인 미스테리현대학원로망물(링크)은 일단 체크했습니다. 삽화가 기대되는데, 언젠가는 한국에도 나오겠지요.-ㅁ-)


7. 여기까지 검색하고는 다시 원래 목적인 『늑대와 향신료』를 찾아봅니다. 이건 검색하기가 참 쉽습니다. 'wolf and spice'로 찾으면 되거든요. 히라가나 변환이나 한자 변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화집은 나오지 않았고, 대신 여러 책들이 검색되는 바람에 좀 낚였습니다.
다른 것보다 『우리집 메이드는 부정형(不定形)』(링크)이란 책이 있는데 꽤 재미있어 보이네요.;ㅁ; 이렇게 원서에 홀리면 안되는데...; 1년 전에 발매된 책이니 한국에서 나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고, 그러니 그냥 마음 편히 일본여행가서 찾아오는 것이 나을까요. 흑흑흑..



이상 화요일 저녁의 지름자폭기였습니다.
후기에, 다음 외전에서 뵙겠습니다라는 말이 있어서 언제 나오냐고 자문했더니 '견습생'이 다음 외전이라는 자답이 나옵니다.-ㅁ-; 한국에서의 출간순서를 생각하다보니 미처 견습생을 염두에 두지 못했군요.

이번 책은 역자가 바뀌었던데 미처 손질하지 못한 부분이 보입니다. 판권지 ... 였나, 하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라 저도 헷갈리지만 목차 들어가기 전, 책 제목과 저자, 역자가 소개된 부분에는 최고은이라고 되어 있네요. 하지만 다른 부분은 모두 김예진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후자가 맞을듯합니다. 역자가 바뀌었음에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삽화집 1권은 주로 코노하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번 책은 코노하의 2학년 학급친구인 세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고토부키, 모리, 소리마치. 왜 전체이름을 적지 않았냐 물으신다면 재미를 남겨두기 위해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이름이 이번 책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특히 모리의 동생 이름은 참 .... 참.... 참....... (먼산) 괜찮아요. 한국에는 이슬비와 푸르매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슬비는 많이 보았음에도 아들 이름을 푸르매라 지은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보신분?)


삽화집은 본편과 같은 시기에 씌어진 외전을 묶은 것인가봅니다. 앞 권을 읽으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번에는 후기에 그런 언급이 있습니다. 소리마치가 코노하를 제재(..)하는 장면은 실제로 아주 심각한 부분임에도 쓰면서 작가가 웃을 수 밖에 없었다는 건 당연한거죠.; 저도 퇴근하면 해당 장면을 다시 찾아볼 생각인데 보면서는 웃음이 절로 나올 것 같습니다. 본편 뒷부분에, 어디선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누구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살짝 살짝 미싱링크를 채워주는 이야기들이라 재미있지만 여전히 고토부키의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집니다. 몇 번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나세는 감정이입이 영 안되는군요. 볼 때마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요령이 너무 없는 새침데기라서 그런걸까요. 이런 타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쯤되면 참..;




나나세의 이야기가 상당히 비중이 높지만 그래도 발랄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건 그 커플 덕분입니다. 특히 코노하 모르게 아마노의 수제자(...)가 된 S군. 대단할세. 나도 자네를 본받아 타고르를 읽도록 하지.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타케오카 미호, 김예진, 학산문화사. 2010. 6800원

노무라 미즈키(문학소녀 시리즈 작가)를 검색하다보니 단편을 써냈다는 紅桃寮の7日間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기숙사란 말에 그린우드를 떠올리고는 잽싸게 교보문고에 주문해 구입해보았습니다.



표지는 이렇습니다. 표지 사진은 e-hon에서 다운 받아 올립니다.-ㅂ-

지금 본 것은 앞의 두 편만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가 노무라 미즈키 것이라, 뒷 이야기는 언제 볼지 저도 모릅니다.; 내키면 보지 않을까 싶은데 앞의 두 편을 보고 있자니 지정된 소재가 뭔지 대강 감이 잡히더군요. 기숙사이름인 紅桃寮, 기숙사 방 번호인 404, 기간은 7일. 거기에 미스터리가 들어갔나봅니다.
표지만 보면 마녀 위*가 떠오르는 그런 분위기지만 실제 내용은 기숙사를 배경으로한 평범(?)한 추리물입니다. 물론 첫 편을 볼 때까지만 해도 위의 소재라든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니까 그냥 학원물이 되려나 했더랍니다. 그러기엔 분량이 적긴 하죠.

첫 번째 편은 성모상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뒷전에 두고 읽다보니 나중에 성모상이 등장했을 때야 제목이 그래서 그렇구나 했는데 말입니다, 함정입니다. 헛소리꾼 시리즈처럼 진정한 이야기는 항상 뒤에 나옵니다.(먼산) 미술학교 기숙사가 배경이고 주인공의 험난한 인생역정을 보고 있자면 난 참 행복하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 전에 공부 좀 해놓지. 응석받이로 자란 걸 그런데서 티 내면 안된다? 그나마 참한 선배 만나서 인생 폈으니 그 다음에도 잘해. 또 도중에 손 놓고 게임에 빠지진 않겠지?

두 번째 편은 과수원 이야기입니다. L.M 몽고메리가 쓴 동명 단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몇 가지 코드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과수원이 주요 무대 중 하나라는 것, 천연 미소녀가 등장한다는 것. 처음에 읽으면서는 위화감이 굉장히 심해서 이 작가가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다른 책은 안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위화감의 정체는 뒤에 밝혀집니다. 이 단편의 주제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로 요약할 수 있으니, 한을 품으면 몸을 던져서라도 풀어낸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자기숙사, 여학교에서 발생할만한 일이 주제니까 말이죠. 여학교에 다닌 분이라면 아마 공감도가 더 높을겁니다. 다니지 않으셨다면 사전에 마리미떼, 아니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를 몇 권 보고 여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하시면 좋습니다. 저게 여학교의 실상을 보여주진 않지만 대강 이런 분위기 아래서 나온 이야기라는 것은 아실 수 있을겁니다.
여학교의 실상이란 .... 웃지요. 훗.


문고판형보다 조금 큰, 요즘 나오는 일본 소설의 하드커버 판형 정도의 크기입니다. 대상 연령이 낮은 편이라 그런지 요미카타도 많이 달려 있고 책 글씨도 크고 자간이나 행간도 넓습니다. 읽기 편하고 각 편이 80쪽 남짓이니 읽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듯.. .하지만 일부러 구해서 보실 필요는 없을겁니다.; 기숙사 모에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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