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말, 본가에 올라오면 유자꽃이 피어있을 것 같더군요. 어제 어머니가 말씀해주셔서 그제야 꽃망울이 달린 것을 알았습니다. 차나무는 오랫동안 꽃을 피웠지만 다른 차나무가 없어 슬프게도 열매를 못 맺습니다. 이것도 자가 수분이 안되더군요.






태공 뒤로 보이는 것이 유자. 이건 씨앗을 틔운 다른 화분의 유자와는 달리 묘목을 구입한 겁니다. 1년 묘목이었는데 아마 꺾꽂이 번식인 것 같더군요. 지지난주만 해도 아버지가 "쟤 살아 있는 것 맞냐?" 하시던데, 살아 있습니다. 그래도 밤나무보다는 빨리 싹 나잖아요!







가장 먼저 필 것이라 예상되는 꽃봉오리. 달려 있는 것 중 가장 크고 흰색이 가장 강합니다. 유자꽃도 흰색인가보군요.







그 아래에도 몇 개 망울이 달려 있습니다. 잎과 꽃이 동시에 나고 있는게, 야가 힘들지 않을까 조금 걱정되네요. 뭐, 다른 애들보다는 화분이 큰 편이니 잘 버틸 겁니다.








한창 잘 크고 있는 차나무. 이쯤되면 밖에 심어도 그럭저럭 버티겠지요. 야도 화분이 작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밑둥도 상당히 굵은게, 씨앗에서 자랐다는 것을 믿기 어려운 정도네요. 원래는 그 조그맣던 씨앗이 이렇게 크다니....! 이 모든 것은 녹색 손가락을 가지신 어머니의 덕분입니다.



차나무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것은 유자입니다. 그 뒤, 안쪽으로도 흰색 화분에 진한 잎사귀로 있는 것도 유자. 앞이 조금 시들시들한데 분갈이를 해야하나 고민되네요. 하는 건 문제 안되는데, 으으으음. 사실 유자는 저 크기의 화분이 셋입니다. 뒤쪽으로 하나 더 숨어 있다는 이야기. 이번에 꽃을 피운 것은 묘목으로 구입한 것이고, 이쪽은 몇 년 전에 유자차 만들다가 나온 씨앗을 싹 틔워 키운........;



뭐, 세 그루나 무사히 잘 자라고 있으니까요. 이쪽이 수정 후보입니다. 유자가 자가 수정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키워 보면 알겠지요.'ㅂ'

발단은 지난주의 교보문고 방문이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일서란에서 책을 훑어보다가 어느 카페에 대한 부분에서 쿠쿠사ククサ라는 물건을 봅니다.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는 컵인데, 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 것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북구권에서 행운을 어쩌고 하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살포시 넘겼지요.

문득 노트북을 붙잡고 있다가 생각나서 검색했더니 파는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마존에도 있고 라쿠텐에도 있네요.여기저기 설명 붙은 것을 보니 이게 매의 눈을 상징하고, 행운을 비는 부적 비슷한 건가 봅니다. 처음에 볼 때는 그냥 손잡이 달린 나무컵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이거 동동주나 막걸리를 마시면 딱이네요.-ㅠ-



사진은 아마존에서 들고 왔고..(링크)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이런 거라면 나중에 직접 만드는 것도 할만하겠다는 망상(...)에 슬쩍 손은 놓았습니다. 게다가 이 제품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가격이 환상적이거든요. 하하하하. 싼 것은 2천엔 미만도 있지만 이건 5천엔을 넘습니다. 그런 고로 패스. 그래, 이건 그림의 떡이고 계륵인거예요. 전 이런 것 안 봤습니다. 하하하하하.
아침부터 푹푹 찌더니 소나기가 내리고, 그 소나기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주룩주룩주룩


그런 고로 상큼한 심신정화용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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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이라는 단어보다 풀색이라는 단어가 좋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에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어느 기관에서 발행한 간행물에 있던 칼럼에 등장한 단어입니다. 초록, 녹색 모두 한자 단어입니다. 빨강, 파랑, 검정, 흰색은 다 한글인데 녹색이란 단어는 왜 한자어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자기 어머니와 대화하면서 그랬답니다. 풀색이라고요. 녹색보다 풀색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습니다. 스펙트럼, 범위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포함하는 의미라고 해야할까요. 초봄에 올라오는 연한 이파리의 색도 풀색, 한 여름 짙은 나뭇잎 색도 풀색. 그 중간의 어느 색도 다 풀색입니다.'ㅅ'

하늘색도 좋지만 풀색도 참 좋습니다.
한달쯤 전부터였을까요. 창경궁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나무들이나 풀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누렇게 변하는가 싶더니 이내 곧 상태가 악화됩니다. 일부는 푸릇푸릇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병에 걸렸다기 보다는 약품을 뿌린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풀뿐만 아니라 나무들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창경궁 주변의 나무와, 출퇴근 길에 보는 나무들도 잎끝이 누렇게 말라갑니다. 병에 걸린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어떤 병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다는 붉은 매미의 유충이 수액을 빨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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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옆의 화단. 꽃은 피었지만 잎은 다 죽었습니다. 창경궁에서 창덕궁쪽으로 넘어가다가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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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도 상태가 이상합니다.
요즘은 한창 나무들이 푸르러야하는데 잎이 아직 연둣빛을 띄고 있습니다. 진한 녹색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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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도 벗겨집니다. 이건 요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일주일을 넘지는 않은 것 같군요. 나무껍질이 벗겨져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벗긴 것은 아니고, 나무가 옷을 벗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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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껍질이 벗겨지지 않아서 그래도 건강..해 보이지만, 나무 위쪽은 맨들맨들합니다.


작년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 쯤에 나무껍질이 벗겨졌는지, 이게 정상적인 나무의 성장과정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제 산책겸 나갔다가 빨간매미의 유충도 굉장히 많이 보아서 말입니다. 방재를 하거나 영양제를 추가로 주거나, 아니면 매미유충의 천적을 빨리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한창인 나무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은 싫습니다.
대부분의 꽃은 이미 다 지고 지금은 층층나무랑 아까시가 피고 있지만, 역시 향은 예년만 못합니다. 그정도로 환경이 안 좋아진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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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잊었습니다. 모란, 작약, 목단이 헷갈려서 말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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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보다는 이렇게 화려한 꽃이 좋아요. 그리고 장미는 좀 많이 까다롭잖아요. 거기에 꽃도 작고, 벌레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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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보다는 큰 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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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노란 꽃이 잔잔하게 많이 피어있던데 역시 꽃 이름을 모릅니다. 나무나 꽃 공부하는 작은 학교 있으면 다니고 싶은걸요. 꽃 이름이나 나무 이름을 너무 몰라서 말입니다.

오동나무도 요즘 한창 꽃이 피어있던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앉는다던데 나중에 제 정원을 갖게 되면 꼭 한 그루 심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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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창경궁 옆을 걷다가 뭔가 붉은 것이 눈에 들어와 사진기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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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뱀딸기로군요! 딸기 꽃도 못봤는데 딸기를 보다니 신기합니다. 그것도 차로 바로 옆이잖아요. 나중에 기회되면 살짝 찾아보세요. 어쩌면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따갔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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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꽃.
선물로 들어왔다는 꽃인데 이름을 모르겠습니다.'ㅂ' 잎부분도 마음에 들고 연보라색 꽃도 예쁜데 도무지 이름을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있으시면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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