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서랍을 정리하다보니 갑자기 이상한게 툭 튀어나오더군요.




기온 츠지리의 생강 그린티.; 분말입니다. 언제 받은 건가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난 겨울 여행(15th) 때 십덕이라는 말차를 사고 나서 사은품으로 받은 겁니다.(링크) 근데 날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11년 5월 31일까지 먹으라고 하는군요.(먼산) 물론 그 기한 한참 넘겼습니다.


생강이 들어 있으니 G는 못 먹겠다고 멋대로 생각하고는 감기 기운이 있으니 타서 마셔보자 하고는 꺼내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감기기운이 들어온지 나흘만에 이런 게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고 준비했지요. 하하하;




가루를 쏟아보니 굉장히 고운 분말이 나옵니다. 색은 말차색보다 조금 엷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설탕이 들어간 것 같네요. 향은 생강향이 확 납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 차의 색도 입맛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어느 여름날 밖에 나가 수채화 산을 그리다가 문득 물통을 보았을 때의 느낌 같습니다. 아아. 그다지 마시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말차 색이 확 나는데다 향도 생강향이 나니 시도합니다. 우물대다가는 차가 식어서 더 맛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눈 딱 감고 도전합니다.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 납니다. 색이 저렇게 진하고 향은 생강향이 강하니 그런 맛일거라 기대했는데 한 모금 마시고는 정말 뿜고 싶었습니다. 설탕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네요. 아니, 뒷맛은 확실히 생강맛이 납니다. 하지만 달아요! 정말 달아요! ;ㅁ; 게다가 물이 많이 들어간건지-100ml 남짓이었을텐데?-좀 맹합니다. 마시는 방법에도 물은 110ml인가, 그정도를 부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컵 반절 정도만 부었는데도 맹하게 느껴집니다. 아니, 그래도 단맛은 확실히 났다니까요.

인스턴트 생강차를 마시는 느낌으로 홀짝 거리고 있다보니 미각이 마비되었는지 그럭저럭 생강맛도 나고 마실만도 합니다. 하지만 제 돈 주고는 못 사마시겠네요. 나중에 사온다면 감기 걸린 누군가를 위해 '감기약이야~'라며 한 봉씩 건네는 용도로 쓰겠지요. 말차가 들어갔으니 건강에도 좋고, 생강향도 제대로 나고, 달달하니 에너지 보급도 되고 말입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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