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의 기록입니다. 주말에 출근했다가 이모저모 복잡 다단한 코스를 거쳐 도착한 곳이 국립중앙도서관.
여길 간다고 했더니 K가 그 앞에 벚나무 가로수길이 있다고 가르쳐 주더군요. 하지만 그 길 건너편은 갈일이 없지요. 그래서 그 쪽은 그냥 눈으로 훑어 보기만 했습니다.

한데 말입니다. 최근 몇 주간의 날씨가 요상하기는 했는데 꽃피는 것을 보니까 황당하기 그지없더랍니다.


새로 생긴 국립중앙도서관의 디지털도서관 앞에는 매화가 심겨 있습니다. 그리고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
4월의 매화라. 나름 운치있군요.



접사실패의 흔적입니다.



이것은 나름 성공. 나무 모양도 그렇고 꽃도 그렇고 벚꽃은 아닙니다. 2/3 가량은 이미 꽃이졌지만 몇몇은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매화 구경은 못 갔는데 여기서라도 대신하겠다 싶더군요.


그러나 그 다음.;
지난 주말이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 절정이라 했습니다. 강남이긴 하지만 서래마을 쪽으로 가는 길의 벚나무들은 이미 다 피우고 나서 슬슬 꽃을 떨구더군요. 어허허. 양지바른 곳이라지만 그것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꽃나무가 많이 있는 어떤 작은 산을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짜유럽동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꼬꼬마 텔레토비동산이라고 부를법한 곳입니다. 간단히 이대라고도 하지요.-_-;

진달래가 피어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자목련과 백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저기를 보니 벚꽃도 한창입니다. 동산을 올라가니 진한 꽃분홍의 박태기 나무도 꽃을 피웁니다. 그쯤에서 허걱하고 있는데 더 올라가니 산 정상 근처에는 개나리 아직도 노란 꽃을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금 아래쪽에서는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그 다음.
엊그제 집에 일찍 들어가면서 집 앞 화단을 보았습니다. 산수유가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 엉?


...

여긴 어디? 난 누구?


그리하여 최근 일주일 사이에 제가 본 꽃은 이렇습니다.


매화, 벚꽃, 박태기나무, 개나리, 진달래, 철쭉, 백목련, 자목련, 산수유.

물론 양지바른 곳과 그늘진 곳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게 보정한다 쳐도 이건 많이 이상한 걸요. 그러고 보니 지나다니는 화단에서 수선화가 진 것도 두 주쯤 전이었던 것 같아요. 이거 원래 2월인가에 피는 꽃 아니었나...;



이러다 5월부터 에어컨 틀어야 하는 날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몸이 적응 못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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