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날이 싸늘했습니다. 그 며칠 전까지는 포근했다가 갑자기 꽃샘추위와도 같은 찬바람이 몰아 닥쳐 덜덜 떨었지요. 그런 날이어서 였는지 모인 사람들이 다 같이 라멘을 떠올렸습니다. 얼굴 본지도 꽤 오래인데 같이 라멘 먹으러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ㅠ'


홍대 주변에 있었던 터라 라멘의 선택지는 넓은 편이었는데, 그날 떠오른 것은 부탄츄가 아니라 쿠자쿠쪽이었습니다. 둘다 이글루스에서 자주 본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부탄츄보다는 쿠자쿠-공작의 이름을 더 많이 들었지요. 그리고 가보고 싶은 쪽도 그쪽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느긋하게 걸어서 쿠자쿠에 간 것은 6시 넘어서였습니다. 들어가기 전 메뉴판을 받아 들고 뭘 시킬까 고민했는데 슬프게도 교자가 없더군요. 라멘에는 교자를 같이 시켜야 하는데 없으니 얌전히 포기하고, 미소와 소유, 탄탄멘의 세 종류를 시켜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맥주를, 감기 기운이 있었던 저는 음료수를 시켰습니다. 다른 것보다 마음에 드는 것이 500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청량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겁니다. 500엔이 아니라 500원 맞아요.




이쪽이 미소라멘.






이것이 소유였을 겁니다.




이쪽이 탄탄멘.





태공과 함께하는 전체 사진.

미소와 탄탄멘은 달걀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소유라멘에는 반숙달걀이 원래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두 라멘에도 달걀을 추가했습니다. 500원 추가였던가요. 흰자는 적절히 익었고 노른자는 걸죽한 것이 딱 좋아하는 타입의 반숙달걀입니다.



취향에 따르면 미소>소유>탄탄입니다. 간의 문제이긴 한데 탄탄멘이 가장 짭짤했거든요. 맛이 강렬하다보니 쉽게 지치더랍니다. 소유는 같이 맛을 봐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맹한 느낌이었고, 적절한 된장국물인 미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 소유도 다시 한 번 단독으로 먹어보고 싶으니 최소 두 번은 가봐야 어느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국물있는 음식은 라면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오랜만에 외식하는 걸로 기억하는데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참 좋았습니다. 면은 얇은 면을 쓰는데 소면 수준은 아니고 중면쯤인지라 적절히 간이 배는 것도 좋았고요. 라멘은 일본에서건 한국에서건 일부러 찾아 먹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여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자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쉽네요.



그리하여 최소 두 번은 더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마무리 짓습니다.-ㅠ-

방만한 식생활이라 제목에 적은 것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평소 인스턴트는 불량한 식생활이라며 피하는 주제에, 스트레스 받았다고 마구 인스턴트랑 지나치게 짠 음식들을 찾는 것이 눈에 보이거든요. 사실 최근 몇 주간의 식생활에서 짠 것-그러니까 라면이라든지, 감자칩이라든지 사다 먹은 것을 주르륵 올려보면 상태가 심각합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참...; 주중에는 괜찮다가 주말만 되면 이런 불량식품(!)을 챙겨 먹으니까요.

이건 얼마전 주말에, G랑 같이 TV를 보고 있다가 모 TV 프로에서 새싹비빔국수가 맛있다는 평가를 보고는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당장 집 근처 마트를 찾아갔는데, 회사가 큐원이라 그런지 없더라고요. 농심이나 풀무원 같은 회사보다는 조금 마이너하다는 생각이 들긴 들었던 지라..'ㅂ'; 그랬는데 방송 덕분에 화제가 되었는지 이번 주말에 갔을 때는 한자리 떡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면발의 비법.
만드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물을 팔팔 끓여 5분 동안 두었다가 따라내고, 찬물로 면을 헹군 다음 소스와 새싹 플레이크를 넣고 비비면 됩니다. 만약 물이 아주 뜨거운 물이 아닐 경우, 정수기 물일 경우에는 5분보다 더 오래 두라고 하는군요.




뚜껑을 열면 이렇게 봉투 두 개가 들어 있습니다. 아래 깔린 것이 새싹 플레이크, 분홍색이 비빔소스입니다.
사진 하단 부분에 면이 살짝 보이는데, 쌀국수와 비슷하게 살짝 투명한 면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둥지냉면의 면과도 비슷하네요. 이쪽은 둘둘 말려서 있는 것이 모양새는 달걀말이 같더만..-ㅂ-;;




그리고 완성 사진. 하하하하;
색이 그리 안 진해보이는데 소스를 덜 넣었기 때문입니다. 짤까봐 적게 넣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소스 맛은 비빔면과 유사하지만 그보다는 덜 달고, 더 맵습니다. 먹을 때는 모르는데 먹고 나면 뒤에서 화악 매운 맛이 오네요. 게다가 새싹 플레이크도 비비면서 넣으면 이게 좀 서걱서걱하게 씹히지 않을까 했더니 비비는 과정에서 불어나는 모양입니다.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제 취향에는 여기에 겨자를 조금 더 넣고, 약간의 신맛을 가미하는 것이 좋지만 인스턴트치고는 준수합니다. 가끔 비빔국수 혹은 비빔냉면이 생각날 때는 이거 한 그릇으로 끝내도 괜찮겠다 싶은 정도로요.



다음에는 진짜 겨자와 식초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습니다..-ㅠ-




그러나 어제 저녁. 체중계에 올라갔다가 허리통증의 원인 중 하나가 체중이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ㅠ_ㅠ;;; 저녁이랑 외식 금지로 도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앞에는 북새통, 사이에는 슈아브랑 브레드05가 생략되었지만 사진 찍은 순서 상 가미우동과 카페꼼마만 묶어 올립니다.'ㅂ'
지난주 사진이고 사실 그 전에 찍은 사진들도 마저 올려야 하는데, 이번 주말에도 사진이 쌓을 것으로 확신하니 일단 사진 빨리 치울 겸 먼저 올려봅니다.

이날도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금요일밤부터 쏟아지더니 지난 새벽에 그랬던 것처럼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쏟아 내리더군요. 점심 나절에야 조금 하늘이 피더니, 그 뒤에 점점 개더랍니다. 한참 덥다가 비가 내리니 차라리 비가 반갑더군요.
(그러나 어제 새벽에는 그 비가 그닥 안 반가웠고...;...)


북새통에서 만나 카네마야와 가미우동 중 어디를 갈까 하다가 더 가까운 쪽으로 가자 하여 가미우동으로 갔습니다. 날이 그래서 그런지 점심시간인데도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더군요. 줄서서 먹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가케우동(온우동)과 닭튀김을 하려 했더니 가케-닭튀김은 세트가 안된다네요. 그래서 냉우동에 닭튀김 세트로 바꿨습니다. T님은 오징어튀김 세트를 시키셨지요.
세트를 시키면 저렇게 샐러드와 주먹밥(조미밥?)이 기본으로 나옵니다.




면을 삶는데 시간이 걸린다더니 오징어 튀김이 먼저 나옵니다. 간장 없이, 후추 섞은 소금만 나오지요.




그리고 닭튀김과 우동이 다 나왔습니다. 예이~!
뜨끈한 국물의 우동과, 차가운 장국에 비벼(?) 먹는 우동이 같이 나옵니다. 쫄깃쫄깃한 면발을 하나 하나 집어 먹다보면 어느 새 한 그릇이 다 빕니다. 가격은 카네마야보다 조금 비싼가 싶긴 한데, 양쪽 모두 좋아하니 어느 한 쪽이 좋다 말하기는 어렵군요.-ㅠ-


먹고 나서 길을 돌아 슈아브에 들러 마카롱과 푸딩을 산 다음 브레드 05에 갑니다. 거리는 꽤 멀지만 그래도 걸어갈만 합니다. 저 혼자 걷는다면 15-2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가서 빵도 이것저것 사고, 카페 꼼마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레몬머랭타르트랑 티라미수, 거기에 아메리카노랑 홍차라떼.

홍차라떼는 데운 우유에 진한 홍차 시럽을 부어 먹습니다. 차가운 것과 따뜻한 음료 둘다 있는데, 시럽이 워낙 달다보니 따뜻하게 마시는 것보다는 차갑게 마시는 것이 맛있겠다 싶네요.'ㅠ'




토치로 그을린 레몬머랭타르트. 근데 먹다 생각하니 전 머랭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거품 같은 느낌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아래의 레몬타르트 부분은 시큼새큼새콤하니 좋았습니다.-ㅠ-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들 수 있긴 있는데 번거로울 따름..; 레몬타르트는 굽지 않아도 되니 말입니다.




이쪽은 티라미수. 여기 티라미수는 에스프레소를 아주 듬뿍 적셨더라고요. 크림부분은 젤라틴이 들어갔는지 뻑뻑한 느낌이던데,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달달한 크림부분에 진한 에스프레소가 아주 잘 어울리는게 제 취향에 잘 맞습니다. 다른 곳에서 먹는 티라미수는 레이디핑거를 쓴 경우가 드물고, 이렇게 에스프레소를 많이 쓰지도 않거든요. 대개는 에스프레소 시럽을 얇은 시트에 붓으로 바르는 정도지요.



화제는는 역시 덕 높은 이야기들이었고, 거기에 더불어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가 오갔네요. 근 4시간을 같이 돌아다니다가 합정쪽으로 나가며 악토버 위치를 확인하고 그쪽 카페 골목도 찾았습니다. 이제 홍대 주변 카페 돌아다니기 반경이 더 넓어졌네요.>ㅆ<
어느 날 저녁, 아니, 정확히는 지난 주말 저녁, 아버지와 G는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보통 TV 채널 선택권을 제가 쥐고 있으면 채널 J나 채널 올리브를 틀어 놓는데 이날도 올리브를 틀어놓고 저는 자러 들어갔습니다. 게임을 하느라 TV에는 영 신경을 안 쓰고 있던 아버지. 10시가 되니 TV에서는 제면명가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합니다. 이날도 국수를 주제로 돌아다니더니 제일제면소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합니다. 대강 그런 이야기인 걸 알고 있었는데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늘 점심은 제일제면소'라고 아예 못 박아두셨군요. TV를 보고 국수가 굉장히 땡기셨나봅니다. 마침 제일제당센터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버스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으니까요.

네 식구가 함께 나가는 것이니, 버스말고 차를 가져가자 해서 갔는데 본사 건물이다보니 주차장도 상당히 큽니다. 평일이 아니라 일요일이라 자리가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푸드코트에 들어가서 주문하고 주차도장을 받아오면 2시간은 무료랍니다.'ㅂ'

지하로 내려가 이리저리 둘러보니 일찍 들어가서 그런지 사람이 없고 한산~합니다.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목표인 제일제면소에 들어가 자리를 잡습니다. 국물과 국수는 메뉴판에 나온 여러 종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자세한 것은 제일제면소 홈페이지의 메뉴를 참고하세요.( http://www.cheiljemyunso.co.kr/ ) 국수는 우동, 소면, 메밀, 쌀면의 네 종류고 국물은 그보다 더 많습니다. 가격은 국물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기본 세팅. 젓가락과 숟가락은 통에 담겨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아마도;) 그리고 노란무절임, 김치가 나오고요. 단무지는 단무지인데 아삭아삭한 것이 아니라 오독오독한 것이라 무 절임이라 적었습니다.'ㅂ' 



 
제가 시킨 제일+우동. 가츠오부시와 다시마로 우렸다는 제일 국물에 우동면을 말았습니다.



 
G가 시킨 비빔 + 메밀.



 
어머니가 시킨 제일 + 메밀.



 
아버지가 시키신 쟁반 + 우동.
 

여기서 잠깐 이야기 하고 넘어가자면..-ㅁ-;
아버지는 쟁반 국수라길래 쟁반막국수 같은 스타일을 떠올리고 주문하셨습니다. 옆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쟁반이라는 이미지가 그런지라 넘어가신거죠. 나온 국수를 보고 당황하시길래 저랑 바꿨습니다. 같은 구도의 사진이 두 장인 건 그런 이유입니다. 얼음 위에서 도를 닦고 있는(...) 우동면과, 그 옆의 장국, 그리고 파와 고추냉이와 생강과 무. 생강은 취향이 아니라 빼고, 나머지를 다 넣어 섞습니다.

따뜻한 국물의 우동면은 괜찮았는데 쟁반우동(자루우동)은 조금 미묘합니다. 면은 단단하고 쫄깃하지만 살짝 날밀가루 맛이 났거든요. 가미우동 간 것이 꽤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가미우동은 이보다 조금 덜 단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혹은 비슷하거나) 하지만 가격은 가미우동이 더 싸죠.; 국수 만드는 걸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양쪽 모두 비슷하지만 저는 가미우동이 더 마음에 듭니다. 가격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요. 여기는 테마파크에 백화점 푸드코트 비슷한 느낌이라...; 

뒤에 보이는 건 유부초밥입니다. 따로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없군요.




이쪽은 튀김. 튀김도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입니다. 가격은 5천원으로 싸진 않지만 큰 새우가 한 마리 들어 있으니까요. 거기에 껍질콩, 고구마, 단호박 등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먹어보고 싶었던 국수에는 꼬치오뎅 국수도 있었는데 시키지는 않았습니다. CJ프레시안의 더 건강한 어묵을 쓴 거라고 하니 집에서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서..-ㅁ-; 하기야 가격은 이쪽이 더 쌀지도 모릅니다.

대체적인 맛은 무난무난합니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G가 시킨 비빔메밀국수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G가 지적해서 기억났지만, 평소라면 이런 우동집에서 국물까지 남김없이 드셨을 아버지가, 우동 국물을 거의 그대로 남기셨더군요. G 말로는 느끼하고 약간 간간하고 약간 달았답니다. 아마도 여기에 썼을 재료는 거의가 CJ 산..(....)


그리하여..

<SYSTEM> 키르난은 제일제면소를 체험했습니다. 


11월 초에 주문해서 지난주에 받아본 책 세 권입니다. 도합 7만원인가 들었다고 기억합니다. 엔화가 오르는 바람에 원서 구입할 때마다 눈물이......;ㅂ;


...

말은 그렇게 하지만;
원래 한 달 구입 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해 두고 있으니 구입하는 책이 한 권 남짓 줄어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수량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금액에 맞추니 이리 되는군요.
가운데의 KYOTO CAFE BOOK은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짤까 고민하면서 새로 생긴 카페를 보려고 구입했습니다. 도움은 되었지만 오타후쿠 커피 등 이전에 몇 번 소개되었던 카페들이 나오지 않은게 신기하군요. 아,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도 빠졌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내부 수리중이었는데 지금은 개장했나 모르겠네요.
(요지야 카페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개장한 것 같습니다. 휴점에 대한 이야기는 없군요. 그러나 가서 아주 심각하게 지름신이 오셨으니..(하략))

오른쪽의 『영국 스타일로 즐기는 홍차』는 홍차 입문서 수준입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뒷부분까지 보고 나면 방출할지 말지 결정하겠네요. 애프터눈 티세트 준비하는 책을 찾다가 집어들었는데 기대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대신 대체적으로 글이 매끈한 것이 술술 읽히네요.




그리고 『휴일은 면』. 이 책은 교보에서 보고 나서 살까 말까 고민하고 내려놓는 사이, 오프라인 재고가 없어져서 해외주문으로 받았습니다. 사진은 김치우동, 달걀 우동 .. 이라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확실히 김치우동인데 오른쪽은 가물가물하네요.
휴일에는 국수를 만들어먹자고 하는 내용의 요리책입니다. 저렇게 사진을 크게 달아 놓고 아래에는 재료랑 만드는 법이 간략히 나옵니다. 국수야 국물이나 소스만 제대로 만들면 쉽게 만들 수 있지요. 여러 종류의 국수가 등장하는데다 쓰는 면도 다양합니다. 우동부터 시작해 달걀 국수 같은 특이한 면도 나옵니다. 보고 있자니 언어의 장벽이 아니었다면 아이쭈님이 좀 심하게 땡기셨을텐데란 생각이 들더군요. 핫핫핫핫;


오늘 아침 문자가 날아온걸 보니 지난 주에 주문한 『문학소녀의 추상화랑 2』가 도착했나봅니다. 전체 번역하는 건 저작권 문제로 안되지만, 저만 염장당할 수는 없지요. 일부만 적어 만천하에 이 커플의 만행을 알리겠습니다.(...)
종로구는 쌀국수 전멸지역(...)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뭐, 종로구가 좀 넓긴 하지만 제가 다니는 반경에서는 쌀국수 시켰을 때 가격도 괜찮고 맛도 괜찮다 싶은 곳은 없었거든요. 아주 가끔 쌀국수가 땡기는 때면 그냥 꾹꾹 눌러참거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저 멀리 모 대학 식당까지 찾아갈 생각을 했는데 말입니다, 가까운 곳에 괜찮은 가게가 있더군요.

지금도 가게엔 손님이 북적북적하다니까 시간 잘 맞춰 가야겠지요.



한참 숙주를 넣는 중인데, 안심쌀국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숙주는 더 달라 부탁드리면 더 나오니 듬뿍듬뿍 쌓아 올려야지요. 아삭아삭 숙주를 씹어 먹는 것도 참 좋습니다.-ㅠ-



하지만 이날, 저는 같은 쌀국수지만 국물 있는 쪽이 아니라 볶음으로 시켰습니다. +ㅠ+
옆의 국물은 앞의 쌀국수 국물과 동일하고요, 간간하면서도 진합니다. 약간은 한약맛이 나기도 합니다. 감기가 오려 할 때 한 그릇 들이키면 몸이 뜨끈한 것이 좋겠네요.
여튼 볶음 쌀국수도 괜찮았습니다. 넓은 쌀국수면을 좋아하기도 해서 맛있게 먹었지요. 살짝 매콤하기도 하고 해산물도 상당히 들어 있습니다. 다음에 가면 아마 국물이 있는 쌀국수와 볶음국수 중에서 한참을 고민할겁니다.-ㅠ- 아... 보고 있자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아침부터 첫비행님께 염장을 당하였으니, 저도 생각난 김에 글 하나.'ㅂ'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민음사, 1999. p.82

「역시, 관계 있겠지」
「뭐가?」
「아주 예쁜 달을 본다든가 그러면 요리의 완성도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생 달걀을 깨넣는 메밀국수 같은, 간접적인 거 말고 말야」

사진을 찍고 보니 키친에서 달걀과 메밀국수 이야기가 나왔는데 싶어 찾아보니 이런 대목이었습니다. 달과 달걀과 메밀국수의 조합만 기억하다보니 엉뚱하게 기억되었나보네요. 실제는 날 달걀이고 하니...




사실 달걀 프라이 아래에는 쌀국수가 깔려 있었을 따름이고,
소스는 츠유가 아니라 발사믹 식초 2큰술에 물 1작은술과 고추냉이(와사비) 1작은술이라는 괴악한 조합이었을뿐이고...;



그러니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인거죠.-ㅠ-
면종류는 다 좋아합니다. 쌀국수도 좋고 잔치국수도 좋고 가락국수도 좋고 우동도 좋고 칼국수도 좋고 메밀국수도 좋습니다. 웬만해서는 가리지 않아요. 아, 파스타와 냉면이 빠졌네요. 냉면은 먹은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찬 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된 이후로-아이스크림과 팥빙수는 예외;-는 먹은 기억이 없네요. 국수는 차가운 것보다는 따뜻한 것을 좋아하니 더 그렇습니다. 이전에 강남에서 밀가루 맛이 그대로 나는 찬 우동을 먹은 뒤로는 찬 국수를 먹은 기억이 없습니다.

홍대 쪽에 괜찮은 우동집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벼르고 있다가 G랑 함께 가보았습니다.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마포 도서관 위치만 알면 바로 찾을 수 있거든요. 마포도서관 담벼락 아랫길에 있으니 말입니다.
(마포평생교육학습관이 정식 명칭이라지만 전 도서관 쪽이 더 좋습니다.ㄱ-)



위치가 아마 저기쯤일겁니다.'ㅂ';


메뉴는 단촐합니다. 몇 가지 안되는 메뉴 중에서 붓카케우동이랑 국물이 있는(이름을 잊었습니다;) 우동에 튀김이 딸려나오는 세트를 시켰습니다.


주문하면 주먹밥과 샐러드가 따라 나옵니다.



오리엔탈 소스라고 하나요? 간장, 기름, 식초(혹은 레몬즙) 등이 들어간 소스입니다. 아작아작 맛있게 먹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우동. 국물은 약간 달짝지근한 우동국물입니다. 맛은 괜찮은데 막상 시켜놓고 떠오른 것이 저는 국물을 잘 안마신다는 겁니다. 아하하; 그래서 우동은 맛있게 잘 먹고 국물은 조금만 먹고 말았습니다.




붓카케우동은 삶은 면에 장국을 부어 먹는 겁니다. 자루우동은 장국에다 찍어먹고 이쪽은 담가(?)먹지요. 국물이 면에 고루고루 묻고, 혹시 장국이 부족할 경우에는 추가로 더 주시는군요.
(단어를 찾아보니 ぶっかける는 마구 뿌리다, 세차게 끼얹다라는 뜻이군요.)


면발을 즐기려면 차가운 우동쪽이 낫겠다 싶은게 뜨거운 우동은 국물 때문에 먹는 사이에 조금 말랑말랑해집니다. 우동의 탄력이 줄어드는거죠. 차갑다면야 그대로 유지되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면발은 탱탱하고 쫄깃쫄깃하고요. 근래 북쪽에서는 맛있는 우동을 먹은 적이 없고, 홍대 쪽이라면 더 했지만 이 우동은 괜찮았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붓가케우동에, 일반우동 튀김정식을 합해서 15000원을 결제했거든요. 한끼로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주먹밥과 샐러드도 나오니까요.



튀김은 이쪽. 재미있는 것은 간장이 아니라 소금이 나온다는 겁니다. 소금에 찍어먹는 것도 재미있군요. 저야 소금없이 그냥 튀김만 먹었지만 말입니다. 새우랑 고구마, 당근 등이 나옵니다. 둘이서 먹었으니까 우동에 튀김까지 먹었지, 저혼자서 주먹밥, 샐러드, 우동에 튀김을 먹는 것은 무리입니다. 혼자가면 단품을 시켜야겠네요. 혹시 먹고 싶다면 닭튀김을 시킬지도..-ㅠ-



붓카케는 먹는 도중의 사진이 그리 아름답지 못합니다. 하지만 맛있다는 것을 아니까 괜찮습니다.-ㅠ-
다음에 가면 전 붓카케를 먹어볼래요. 아니, 자루우동이 더 맛있을까요.'ㅂ'

평소 라면은 자주 먹지 않습니다. 가끔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한 달에 한 번도 안되는 수준으로 먹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라면보다 짜짜로니를 더 좋아하거든요.(...)
가끔 G가 먹고 싶다고 하면 같이 의기투합해서 라면을 끓이는데, 그래봐야 주말 아점으로 먹는 경우가 많으니 하나 정도만 끓여서 반찬겸으로 놓고 먹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한 그릇 그득 담아내는 일은 드뭅니다.

언제였더라, skalsy85님이 떡라면을 끓여 먹었다는 글을 올리신 직후에 갑자기 땡겨서 그 며칠 뒤에 끓여 먹은 라면입니다. 다행히 집 냉장고에 흰떡이 있었고 라면은 집앞 가게에서 사왔지요. 그리고 그날은 라면 면발보다는 쌀국수가 먹고 싶기도 했고 또 속이 그리 편하지 않아서 라면은 반만 넣고 물에 불린 쌀국수를 떡까지 들어가 거의 다 익어가는 라면 국물에 넣고 한소끔 끓여 내었지요. 원래 쌀국수는 끓이는 것이 아니라 토렴하듯 말아내야 하는데 냄비 하나에 라면을 끓이다보니 그렇게 만들기는 어려워서 적당히 만들었습니다. 원래 혼자 먹는 음식은 그런 적당함이 묘미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지금 보고 있자니 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데 이번 주말에는 팥죽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몸이 계속 부어 있고 상태가 안 좋아서-원인은 짐작합니다-ㅁ-;-팥을 삶아 팥죽을 만들어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랍니다. 소금간을 할지 설탕(꿀)을 넣을지는 미정. 지금 같아서는 아마 양쪽다 조금씩만 넣고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거기에 1년 넘게 냉동실에 머물러 있는 떡도 꺼내다가 구워야지요.-ㅠ-


갑자기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었더랍니다. 마신다는 개념보다는 먹는다는 의미에 무게를 두고 말입니다.
어떤 국물이 좋을까 이모저모 생각을 했는데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쌀국수 국물이었더랬지요. 왜 하필이면 쌀국수인가. 그 달달하면서도 살짝 끈적끈적하고, 그리고 진한 쇠고기 국물이 마시고 싶었던겁니다, 그려. 끈적끈적하다는 것은 그 질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우려내면 왜 국물 마시고나서 입술 딱 마주치면 끈적하니 딱 붙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의 끈적함입지요.
그리하여 쌀국수 파는 곳을 찾아가 고기가 올라간 쌀국수를 한 그릇 시켰더랍니다. 하지만 정작 그릇을 받아드니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무에인고 하니, 숙주입니다. 숙주나물. 쉽게 숨이 팍 죽는다 하여 그 신숙주의 이름을 따서 지은 숙주나물. 뜨거운 쌀국수 국물에 담가놓으면 어느 새 살랑살랑 익어버리는 숙주나물. 밥통이 편치 않아 깨작깨작 먹으려고 한 젓갈 집어 입에 넣으니, 쌀국수 국물이 살짝 돌면서 아작아작한 그것이 참으로 맛나더이다. 아직 숨이 덜 죽은 것들은 국물에 푹 담가놓고, 숨이 죽고 몸통이 투명하게 변한 것을 골라 하나 둘 입에 넣어 아작아작아작아작아작.
으허허허. 그렇게 먹고 나니 정작 쌀국수의 주인공인 국수는 뒷전이오, 오직 숙주와 국물만이 속에 들어가더군요. 거참 맛나다.

쇠고기 국물은 참으로 맛납니다.
겨울에 종종 먹는 무국! 그것도 쇠고기무국은 그야말로 시원 달달하지요. 이게 겨울에 더 맛있는 건 고기보다 물론 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무가 더 맛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겨울에 김장 담그다가 남은 맛있는 김장무를 꺼내 숭덩숭덩 납작하게 썰어서 만드는 무국. 쇠고기를 함께 넣어 끓여내면 그 시원 달달함은 위의 쌀국수 국물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한 입 들이키면, 국물 위에 동동 떠 있던 쇠기름이 입술에 묻어 반짝반짝하게 빛나는 것도 참으로 멋지지요. 거기에 후추를 뿌리면 목구멍을 넘어갈 때 느껴지는 후추의 알싸함 역시 참 별미란 말입니다. 숙주처럼 아작아작하진 않지만 무를 살짝 익히면 또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있고 아주 푹 익히면 혀로 눌러도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은 그 무의 식감이 참으로 좋습니다.

오늘같이 스산한 날에는 이처럼 따끈한 국물 한 그릇 어떻습니까?

홍대에서 굉장히 유명한 어느 국수집. 이정도만 이야기해도 홍대 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어딘지 아실겁니다.

지난 주말에 G랑 같이 놀러다니다가 점심을 먹으러 들렀습니다. 원래는 점심 계획이 따로 잡혀 있었는데 그쪽이 취소되면서 홍대로 넘어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오봉뺑으로 잠정 결정해놓고는 걸어가는 도중 발목이 잡혀 들어간겁니다. 저는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지만 G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거든요. 경험이 중요하니 한 번 더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들어갔습니다.


오뎅국수.




음식점 이름이 붙은 매운 국수.

들어간 시각이 12시쯤? 저는 아침을 일찍 먹긴 했지만 식후에 밀크티 한 잔 가득 마셔서 그 시각까지 그리 배가 고프지 않았고요-물론 간식은 계속 땡겼습니다;-G는 배고프다고 내내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어쨌건 본론으로 돌아가서...
한 입 먹고 났을 때 저랑 G의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그냥,

<SYSTEM> G와 K는 이 음식점을 클리어했습니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저야 두 번째지만 G는 이번이 첫 번째. 하지만 두 번 올 일은 없을거라고, 여기가 왜 유명한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동감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맛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묘하군요. 면발은 뭔가 밋밋하고, 쫄깃하다기보다는 너무 오래 삶아서 축 늘어진 느낌에 미끄덩합니다. 국물이나 오뎅이 맛있는 것도 아니고요. 전 거의 쑥갓만 건져 먹고 몇 번 젓가락질 하다 말았습니다. 다 먹기엔 그다지 편하지도 않은 위를 고생시키는 듯해서 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음식 남기는 것도 조금은 미안했지만 위를 고생시키는 것이 더 미안하니 적당히 먹고 그냥 나왔습니다.

돈은 더 주더라도 처음 생각했던대로 오봉뺑의 수프를 먹으러 가거나, 돈부리에 가서 덮밥을 먹는 것이 나았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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