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목적은 하나 더 있긴 했는데, 10년 전에 본 것이라 지금도 있을지 확신이 안 서더랍니다. 그 사이 도쿄를 가끔 오긴 했지만 다른 곳을 돌았지, 신주쿠의 그 곳에는 가지 않았거든요.


신주쿠에는 대형 서점인 기노쿠니야가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다카시마야와 다리로 연결된, 신주쿠 남쪽의 기노쿠니야. 다른 하나는 신주쿠 동쪽에 있는 기노쿠니야 입니다. 스튜디오 알타에서 더 걸어 가면 나오는 큰 건물입니다. 아마 이쪽이 기노쿠니야 본점이라는 것 같더군요.
기노쿠니야 본점 1층에는 자그마한 소품 가게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는 광물을 파는 곳도 있고요. 이름이 Kinokuniya natural history shop이었나. 하여간 자연사 가게랍니다. 화석도 팔더군요. 제가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은 10년 전 여기서 보았던 아쿠아마린 결정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 10년 전에 있었던 것이니 지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 때 살 걸 그랬다고 두고두고 후회했지요.

이번에 갔더니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데 제가 보았던 결정은 없었습니다. 아쿠아마린이 굉장히 무른 광물이라 잘 깨져서 그런 멋진 결정은 가끔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들어와 있는 기둥형태의 결정은 아쿠아마린 특유의 하늘색이 없이, 그냥 투명한 결정이더라고요. 물론 하늘색을 띈 아쿠아마린도 있긴 한데, 직경 5mm 남짓한 커팅 아쿠아마린이 5만엔이 넘더군요. 고이 마음을 비웠습니다. 게다가 처리하여 색을 낸 것이라던가요.



그래서 이런 걸 사왔습니다. 왼쪽이 아쿠아마린, 오른쪽이 에메랄드. 달랑 원석 하나만 넣어두기에는 밋밋해서 그런지 투명한 다른 결정 Herkimer-diamond를 같이 넣었다는 군요.




좋은 원석은 아니지만 이걸로 충분합니다. 제가 왜 아쿠아마린을 구입하려 했는지 들으신 모님은 아마 이쯤 되면 방안을 구르며 폭소하시지 않을까 하는데, 뭐, 그런 겁니다. 하하하하; 지극히 개인적이고 차마 블로그에도 올릴 수 없을 정도의 부끄러운 이유라고 해두지요.

(물론 제 탄생석이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백만광년 정도 멉니다. 그런 당당한 이유가 아니라니까요.)




빼먹었다던 전체 사진은 찍어두긴 했네요. 쿠온지 아리스의 넨도로이드랑, 랜드리올 23권 한정판이랑, 손수건이랑, 공의 경계 블루레이 한정판 박스랑, 바흐 칸타타 전집이랑.




천연생활 2월호랑, NHK 취미도락 2-3월호랑, NHK오늘의 요리 72후랑. 아래쪽에 보이는 것은 사온 엽서들과 전시회에서 집어온 전단지들입니다.
『NHK 취미도락』은 이번 주제가 다회길래, 궁금해서 집어 들었습니다. 의외로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을 해두었더군요. 보는 내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이랑 하쓰 아키코가 떠올라서 안 살 수 없었습니다.^-T 그러니까 다회 자체도 궁금했지만 그런 음흉한(...) 속내가 있었다니까요. 하하하하하.



이걸로 사온 물건에 대한 글은 끝이 납니다. 이야아, 이번에도 길었어요.;ㅂ; 여행기를 올리지도 않는데 사온 물건 올리는 것만으로도 기가 죽죽 빨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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