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으로 말해, 문화재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지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예술품들은 살 수 없잖아요. 물론 돈이 있다면 경매에 참여해서, 예를 들어 이번에 간송미술관이 내놓는 국보급 문화재를 구입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예전에 간송미술관 전시에서 보았던 그 고먐미 그림을 갖고 싶다고 해서, 돈 잔뜩 쌓아 놓고 기다린다 한들 구할 수는 없을 겁니다. 모사라면 모를까, 진품을 구할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반 클리프 앤 아펠도 그렇습니다. 종종 블로그에 사진 올렸던 터라, 이번에도 엊그제 찾은 사진들을 함께 올려봅니다.

 

 

twitter.com/esendial/status/1264320867623792640

 

Kirnan on Twitter

“Van Cleef & Arpels Pomme de pin clip. 반 클리프 공식 홈페이지의 영상. 필견. Van Cleef & Arpels - https://t.co/1gUjiSJC1O”

twitter.com

실시간 트윗 타래는 이쪽입니다. 보다가 생각나서 프로필 사진을 바꿨습니다.

 

 

 

왼쪽이 예전 프로필 사진, 오른쪽이 이번 프로필 사진입니다. 이번 프로필 사진은 예전에 반 클리프 앤 아펠 전시회에 본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앵무새입니다. 지금 보니 저 깃털 표현이, 엊그제 올린 그 솔방울과 비슷합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같은 작품입니다. 사진에서 차이가 날뿐 동일하지요. 어떻게 찍고 보정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다릅니다. 실제 보았을 때는 아마, 오른쪽에 가까울 겁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전시관 조명 아래서는 왼쪽처럼 보이겠지요. 어느 쪽이건 저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는 무섭습니다.

 

 

 

실물을 보면 보석과 유리는 확실히, 확연히 다릅니다. 뭐, 공예품 나름이기는 하지요.'ㅂ'

 

 

 

 

 

 

아. 이번 검색에서 찾은 사진. 맨 아래 오른쪽 사진 말입니다. 하단 오른쪽의 저 그림이 그림형제 동화 이야기 시리즈로 나온 춤추는 공주님들입니다. 그림형제 동화로 등장한 이야기라, 밤만 되면 지하 저 아래의 호수 속 성에 가서 밤새 무도회를 즐기는 바람에 신발 바닥이 다 닳았다는 공주님들을 다 만들었더군요. 원작에서 각 인물들의 이름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막내공주님이었다고 기억하고요. 하여간 그 공주님들도 디자인화가 있더군요.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그러니 아마도 저 전체 클립들이 다 있었던 모양인데 왜 클립의 전체 사진은 못봤을까요. 끄응. 그러고 보면 검색할 때마다 각 시리즈에 포함되는 작품들을 새로 발견하기도 합니다. 7대양(seven seas)도 그랬고, 저 동화 시리즈도 그랬고. 노아의 방주도 전체 시리즈를 사진으로 다 본 적은 없습니다. 전시회에서 사온 도록도, 전시회에 소개된 작품만 있으니 전체 작품들은 없습니다. 판매중인 다른 도록들을 더 찾아봐야 할까요. 정리 좀 해주지.

 

 

 

이것도 노아의 방주인가봅니다. 진주와 재규어...? 고양잇과로 보이니 재규어 아니면 표범이겠지요.

 

다행히 노아의 방주 동물들은 대부분 취향이 아닙니다. 본 작품 중에서 꼭 갖고 싶다고 한 건 없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가요. 이런 작품들은 구입도 거의 불가능의 영역일테니까요. 특히 나온지 오래된 작품들은 그야말로 경매로나 만날 수 있을까요.

 

 

언젠가 여유가 되면 반 클리프 앤 아펠 클립을 하나 소유하고 싶다고 바라지만, 버킷리스트에 위시리스트 수준입니다. 그래요, 은퇴할 때쯤 하나 장만할 수 있다면, 정말로 좋겠지요.'ㅂ'

해마다 하는 전시회지만 찾아간 것은 몇 번 안되어서, 이번에야 히나인형 단이 동일하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하하하. 하기야 이런 건 아마 각 문화원마다 하나씩 놓고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러니 히나마쓰리 전시회할 때는 기본 인형은 동일하게하고 옆의 전시회만 바꾸지 않나 싶더랍니다.'ㅂ'



3월 3일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그 사이 구정 연휴는 쉽니다. 일요일도 쉬지만 토요일은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여니까 시간 맞춰 가시면 조용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인형도 매번 바뀌나...? 그건 모르겠네요. 하여간 맨 오른쪽은 좌대신과 우대신입니다.






사콘과 우콘......?

『내추럴』에서 보고는 홀딱 반했던 일이 벌써 몇 년 전인가요. 이거 옷을 만들어보겠다고 설치던 때가 어언 언제...


출입문 맨 왼쪽 귀퉁이에 이게 있고,





왼쪽 벽면에는 이런 인형들이 늘어섰습니다.







이건 궁인들. 맨 앞이 가장 높으신 분이랍니다. 옷 자체가 다르죠.






그리고 악기를 들고 있는 다섯.






이런 히나인형 벽걸이도 여러 개 걸어 두었더군요.






앞이 교인형, 뒤가 하카타인형.






이건 와시인형. 한지와 비슷한 화지(와시, 和紙)로 만든 인형입니다. 다른 것보다 옷, 그러니까 종이 자체가 화려해서 멋지더리고요.






신랑신부인형. 음, 신랑이 더 못생겼습니다.






오야마인형.

보는 내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우유당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하하하. 여기 있는 인형은 손가락이 다 있더라고요.






이건 테마리. 공예품으로도 많이 만드는 걸로 압니다.

앞에는 또 히나인형이 있군요.






이것도 와시 히나인형.






이것도 와시. 앞은 다른 공예인형입니다. 교인형이나 하카타인형처럼 틀로 찍어낸 뒤에 채색하는 인형 같더군요.






이런 족자형태도.






다치비나. 그러고 보니 앞의 족자도 다치비나였군요.






이쪽은 나가시비나.

배 같은 것에 넣어 띄워 보내는 인형입니다. 소원을 빌 때 주로 쓰던 것 같은데, 미야베 미유키의 『그림자밟기』에도 등장합니다. 물론 형태는 조금 다릅니다. 거기서는 종이로 접어서 보냈으니까요.






다치비나의 족자 형태.






그리고 이게 히나인형 세트입니다. 아마 가장 고급형일거라 생각합니다. 7단이나 되잖아요.


여기까지가 기존 인형들이었고, 이 오른쪽으로는 공예 전시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문화와 관련된 공예전시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지도..? 아니, 전통문화와 관련없는 것도 있습니다.





닥종이인형 같군요. 할머니가 꽃을 따서 고이 품에 안고 계십니다.






다치비나.






이건 보고서 홀랑 반했습니다. 연잎 그림 다섯 장인데 바탕은 금색으로 반짝 거리고 저 연잎의 색이 참 멋지더군요. 동양화 채색인데 굉장히 현대적인 감각이더랍니다.+ㅅ+






그림 하나 크기도 그리 크진 않은데 멋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 취향입니다.=ㅁ=






제목이 이파리.... ... 다른 이름으로 번역해주시면 안될까요. 이파리보다는 잎사귀가 낫잖아요!





이건 가죽그림. 그것도 절기에 맞춘 그림입니다. 맨 왼쪽의 도깨비는 절분, 그 옆은 히나마쓰리. 맨 오른쪽은 단오.





가죽그림. 이것도 만주사게라고 그림 제목을 넣었는데, 그냥 만주사화라고 번역해서 넣어도 좋았겠지요.... 살짝 요철이 있는 입체화더랍니다.






쑥쑥 자라거라. 이것도 입체화. 종이 공예중 입체가 있게 그림 형태로 만드는 것이 있는데 이게 그런 겁니다.






조금 뜬금없던 비스크 인형. 제목이 봄입니다.






이건 패치워크랑 퀼트입니다.






이쪽도 마찬가지.






이것도. 퀼트작품은 이 세 개가 있더라고요. 보고 있노라니 손이 근질근질...;






탁자보 위에 올리는 장식 천. 이건 자수입니다. 오른쪽 아래는 벚나무 전등.





이런 자수더라고요.






십자수 탁자보.






말린꽃 장식물. Welcome이랍니다.






壽. 꼬맹이들이 매달려 있네요.






이런 가디건도 걸려 있더라고요.






침대 조명. 근데 제 취향에는 조금 많이 화려합니다. 앞서 나온 한지 벚나무 같은 것이 더 취향이지만, 사실 침대 스탠드 안 씁니다.






이건 염직의 한 종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림을 보니 중국 고사의 하나를 그림으로 옮긴 것 같네요. 당랑거철?





이쪽도 자수 족자. 앞서는 프랑스자수였는데 이쪽은 전통자수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이건 뭐더라. 이것도 염색 공예였던가.






가운데에도 여러 전시물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쪽도 히나인형이기는 한데, 펠트 공예. 음. 이런 분들은 히나 인형으로가 아니라 조왕신으로 모셔도 될 것 같은 풍채를 지니셨습니다.




하여간 가볍게 한 번 둘러볼만한 전시회입니다. 3월의 히나 전시회랑 7-8월의 세시풍속 전시회, 돌하우스 전시회, 1월의 전시회 등은 반복적으로 돌아가며 하는데 챙겨보다 보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챙겨보는 것도 만만치 않으니, 다음 전시회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본문화원 홈페이지에 가면 올해 전시나 상영 일정이 있는데 제일 궁금한 건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리틀 포레스트』 영화 상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보러 가기 어렵겠지요. 하하하;ㅂ;

어디까지나 대~강 주워 섬기는 이야기입니다.

건너 건너 관심이 믾아 무형문화재나 그 기술에 관련한 이야기는 많이 주워들었습니다. 국가 관리에 들어가는 무형문화재도 있고 각 지방의 무형문화재 관리도 따로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강의 내용은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겁니다. 읽다보니 이 책에 등장한 무형문화재들은 지방 무형문화재들도 많더군요.

그 외에 『효재의 살림 연장』에도 잠시 무형문화재의 소득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이효재도 전통공예품이나 고가의 살림살이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 중에 수저가 있었습니다. 수저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무형문화재였지요. 방짜장하고는 이름이 달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책 목차를 살펴보니 방짜 수저장이라고 나오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가 폭발할 뻔했던 부분이 바로 그 장이었습니다. 유기든 뭐든 한국의 전통공예는 굉장히 손이 많다는 건 압니다. 한국차의 구증구포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고, 유기도 그렇지만 부엌칼을 포함해 대장간에서 나오는 도구들도 쉬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모시나 삼베는 두말할 것도 없고 비단은 말해야 무엇합니까. 저도 곁다리로 나마 누에 치는 것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기껏해야 뽕잎 따는 것이었지요. 어머니나 이모들은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도왔을 거고 그러니 외갓집도 도중에 손을 놓았을 겁니다. 아마 중국과의 교역이 본격적으로 열린 뒤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렇게 손이 많이 가지만 돈은 안됩니다. 그게 한국 공예의 최대 문제라고요. 아니,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면 무엇합니까. 무형문화재의 한 달 연금은 88만원 세대가 받는 돈 보다 조금 더 많다고 압니다. 물론 이게 예전 정보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 이미 한 달 연금이 100만원이래요. 그건 오롯이 '무형문화재 장인'의 몫이고 그 수제자나 제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가 알아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마스터로 지정되면 한달에 100만원 월급이 나오는데, 그 외에 돈을 더 벌지 않으면 생활이 안됩니다. 그나마 직인이나 도제인 경우에는 그런 월급이고 뭐고도 없고 알아서 생활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부족하니 마스터보다는 돈을 덜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벌어 먹고 사나요? 그럼 누가 그 기술을 이어 받나요? 어차피 몇 년 지나면 실전될, 찾는 사람이 없어 사라질 기술인데, 그거 왜 하나요.

중소기업보다 더 심각한 것이 이런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그나마 몇몇 공예 분야는 다른 판로를 개척했지만 그렇게 타 분야와 협업을 할 수 없는 기술은 이미 대가 끊기기 일보 직전입니다. 『마루이치 풍경』에서처럼 로봇에게 100% 전수시킬 수 없는 노릇이니 이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한국의 전통 예술은 맥이 끊길 겁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니 뭐니 하면 뭐하나요. 이름값만 있고 밥값은 없는 걸요. 그런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국가에서 하지 않고 뭐하나요. 그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게,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게 한다면 그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늘고, 이게 또 다른 한류인지 뭐시기인지를 만들 수 있을지 누가 아나요.
일본의 가나자와가 금박 기술과 옻칠 공예로 유명하다는데 한국도 유명합니다. 근데 왜 키우지 않나요? 복지요?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복지 정책은 상당수가 포퓰리즘입니다. 굶어죽지 않게 일정 나이만 되면 연금을 주는게 아니라, 늙어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아버지 세대의 퇴직자들, 꽤 많습니다. 제 아버지는 지금 제 2의 직업을 찾으셨고 그쪽 일을 하십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 막노동(...)을 하냐 뭐냐 이야기 했던 아버지 친구분들은 오히려 아버지를 부러워 합니다. 돈 버는 것은 둘째치고 일거리가 있으니 사람이 늙지 않는다고요. 그런 이야기들 하십니다. 노년에 행복하게 이리저리 놀고 쉬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파트 타임이든 뭐든 간에 사람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지 않나요.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야 모를까, 몸과 정신 모두 건강하고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쉬게하는 것은 사람을 늙게 만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복지 정책은 방향이 이상하게 나간다고 봅니다. 용돈 받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공돈이 되면 좋지 않다고 하잖아요. 그건 받는 사람이 어린애건 노인이건 관계없다고 봅니다. 다 같아요.

또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튀었습니다.
한국의 전통 공예는 멋집니다. 중국과 일본과 나란히 놓으면 또 달리 보입니다. 물론 외국 사람들이야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얼굴 구분 못하는 것처럼 차이가 뭐냐 하겠지만 보는 사람 눈에는 보입니다. 한국만의 독특한 무언가가요. 하지만 그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밥 벌어 먹고 살지 못하는 직업인 이상 맥이 끊기는 건 당연하지요. 그런 사람들이 계속 대를 이어,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화를 살리는 길 아닌가요.
대중 문화만이 문화는 아닙니다.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문화만이 문화인 건 아닙니다. 한류 문화만이 문화인 건 아니라고요.

제발.-_-+
한국 전통 문화 좀 살립시다?



덧붙임.
G4가 끝나면 그 다음은 전통 공예입니다. 이건 이미 아버지와 약속해 놓은 것이지요. 두 가지 정도는 최소 찍어 놓았고, 이미 B님과도 약조한 것이 있으니 그걸 포함하면 세 가지. 그 세 가지는 제가 환갑되기 전에 할 겁니다. 그것이 제 장기 목표로군요. 그게 Generation 몇 번째가 될지 모르지만 인생의 또 다른 전기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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