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시키 가호, <뒤뜰>, 이선희 옮김, 이레, 2008, 11800원
헬렌 한프, <채링크로스 84번지>, 이민아 옮김, 궁리, 2004, 8000원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책은 나중에 리뷰를 하고 나머지만 몰아서 한 번에 올립니다. 왠지 그렇게 가르고 싶더군요.



라고까지 쓰고 나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목록에서 지웠더니 달랑 두 권 남았습니다. 어머나.; 나머지 책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는 겁니다. 할 수 없지요. 뒤뜰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따로 리뷰를 쓰려고 빼둔 셈이 되었고 채링크로스는 상대적인 만족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족도가 떨어진 이유는 단 하나, 헬렌 한프가 주문한 도서 목록을 보고 있자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든요.

두리뭉실하게 설명하지 않고 좀더 자세하게 적겠습니다.

<뒤뜰>까지 읽고 났더니 나시키 가호의 책은 더 이상 손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리뷰를 좀더 보고 책을 골라야겠다 싶더군요. 제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집지기가 들려주는~>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었는데 그 외의 이야기는 한 번 읽고 나면 가능한 빨리 반납을 하고 싶어집니다. <뒤뜰>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한 전개와 소재, 모티브가 보이고 엔딩도 제가 원하는 타입의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뭔가 껄끄럽게 남는 느낌이네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테루미는 쌍둥이 남동생을 잃은 뒤엔 쓸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렸을 적에 종종 놀러갔던 폐가의 정원에 대한 비밀 이야기를 듣고는 기분 꿀꿀한 김에 놀러갔다가 이상한 세계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떠오르는 테마는 비밀의 화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무민(이쪽은 직접적으로 인용됩니다), 거기에 엉뚱하게도 강경옥의 <거울나라의 모험>(제목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이 떠오릅니다. 매개체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군요. 하여간 미묘하게 입맛에 안 맞아서 한 번 읽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아마 다음에 나오는 나시키 가호 책은 무작정 달려들어 읽진 않을겁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안소니 홉킨스 옹이 등장하는 옛날 영화로 말이지요. 사실 이 책을 접한 것은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에 나왔는데 그 동안은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스타벅스에 비치된 책을 보고는 흥미가 생겨서 빌려봐야지 하고는 또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번에 도서관에서 찾아 빌렸습니다. 두 달쯤 전인가에 이 영화가 궁금해서 DVD도 구입했거든요.-ㅁ-
편지글 모음집-서신집이라 중간중간 이야기가 끊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가면 편지의 시간 간격이 더 길어집니다. 하지만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편지가 오가면서 한 헌책애호가와 책을 구해주는 서점 사이의 유대관계는 변함 없어보입니다. 특히 책 앞부분의 연대는 굉장히 부럽습니다. 그런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책방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는 끈끈한 인간관계에 조금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생각까지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할겁니다.;
책을 다 보았으니 영화도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대강 짐작이 갑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서점 내부 풍경도 나올 것이고 좋은 책들도 많이 등장할테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겁니다. 좀더 아껴두었다가 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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