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은 지난 금요일에, 국립중앙박물관은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간송미술관에서 10월 31일까지하는 것은 화훼영모대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고 것은 고려불화대전입니다.

간송미술관쪽은 주로 블로그에서의 리뷰가 많아 따로 정보 리뷰를 걸지 않고,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불화대전만 전시개요 정보를 걸어두겠습니다.(링크)



마음에 든 쪽은 고려불화대전입니다. 화훼영모대전도 보았지만 걸리는 부분이 좀 있어서 말입니다.



그림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던가요. 간송미술관의 소장작품을 빼놓고는 한국미술사를 말할 수 없다는데, 이번에 소개된 것 중에도 제 눈(귀)에 익은 화가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밀려서 보는데다가 사전 정보가 적었던 것도 아쉽습니다. 미리 공부를 하고 갔더라면 더 보였을텐데 말입니다.

애초에 간송미술관이 집에서 멀지 않은데도 전시회를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이런 전시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가게 된 것은 '고양이 그림이 많다'는 정보 때문이었지요.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있어서 뇌리에 깊게 남았지만 이번 전시회의 별도 도록 같은 것이 없어서 그 그림들을 되새길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아니, 도록이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장정이..OTL 별로 사고 싶지 않은 수준이더군요.

거기에 전시장이나 전시작품의 보관 및 관리 상태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더 많았습니다. 유리장 안에 넣어두긴 했지만 햇살이 그대로 들어오는 전시장인데다가, 전시작품의 상당수가 보존상태가 걱정되었습니다. 표구를 다시하는 것이 좋지 않나, 아니, 원래의 족자 표구 상태를 남겨 두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까, 보는 내내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조금이긴 하지만 표구에도 손을 대보았기 때문에 이런 문화재를 다시 표구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알지만, 조금 더 본격적(?)으로 관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고려불화대전의 경우엔 일본에서도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그림들이 나온다길래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 오픈시간에 맞춰 갔지요. 여기는 공간이 넓어서 간송미술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람에 밀려 다니는-그래도 제가 간 때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었습니다-일은 덜했습니다. 느긋하게 감상할 수도 있었고요.
전시 작품의 수 차이도 있긴 했지만 간송미술관은 스슥 둘러보고 나왔고 고려불화대전은 감상을 끄적이며 진지하게, 80분 정도 관람을 했습니다.

관심의 차이도 있긴 했을 겁니다. 고려시대의 불화는 정말로 보기 어렵지요. 거기에 불교에 대한 배경지식이 조금 더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세심한 그림에 홀랑 반했다는 점도 이쪽에 점수를 더 주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도한 전시이니만큼 전체적인 전시수준이 높습니다. 사립미술관과 국립, 그것도 메인 박물관의 차이는 크겠지요. 전시물에 대한 관리수준, 내용 소개 등도 확실히 수준이 다릅니다.-ㅁ-;

- 전시물을 위해 조도를 낮춰놓았다는 것. 그리고 전시품 옆에는 습도조절을 위한 제습제(로 추정되는 것)이 보입니다. 조명도 간접조명이 전부이고요.

- 전시물의 내용에 대한 세세한 설명, 배경 안내가 재미있습니다.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등 불화의 내용에 따라 공간을 배치하고 각각의 그림이 어떤 내용인지,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에 대해 소개합니다. 지장보살이나 관세음보살의 옆에 배치된 사물들이 무엇인지도 설명했더군요. 공부를 하고 가진 않았지만 자세히 알려 주어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일일이 적어가며 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 하지만 정작 제 마음을 가져간 것은 불화가 아니라 불경이었으니.; 처음으로 감지금니경을 보았습니다. 그것도 보존상태가 극상이더군요. 감지금니-쪽으로 물들이고 거기에 금으로 그림이나 글을 쓴 고려 불경은 희귀합니다.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실물을 보았습니다. 전시된 고려 불경은 국중에서 관리하고 있던 것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도쿠가와 미술관에서 온 것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묘법연화경이었을 겁니다. 그림 수준도 같아 보이고 제목판도 글자가 같아 보이는 것이 국중것과 시리즈가 아닌가 싶었는데 국중 것이 제 43권, 도쿠가와 미술관은 제 4권입니다.

와아.-ㅁ- 절첩장(병풍첩)인 주제(...)에 접힌 부분이 이렇게까지 보존되었다니, 한 번도 안 들여다보았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국중 것은 표지에다가 1961년에 소장확인했다는 딱지도 붙어 있었지요. 하하하하하하하. 감히 그런 (고귀한) 문화재 표지에다가 딱지를 붙이다니! 흥!

- 여튼 내내 흥분하면서 틀어주는 영상까지도 재미있게 보았더니 전시에 대한 점수가 팍팍 올라갑니다.

- 그리고 도록.ㅠ_ㅠ 비싼 것으로 사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품절이라 주중에나 들어온다고 해서 한 번 더 다녀오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수요일에, 안되면 토요일에 다녀와야지요. 그 김에 불경 앞에서 또 한참 붙어 있을테고요.

- 3천원이라는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3만 5천원이라는 도록도 덥석 집어 올 생각을 할 정도였고요. 스탬프도 살까 말까 망설이긴 했는데 어떨지는 가서 다시 봐야겠습니다.




고려불화전은 위의 전시개요에도 나와 있지만 몇몇 작품의 전시기간이 10월 말까지입니다. 전시는 11월 21일까지이지만 중간에 이가 빠진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일부러 지난 주말에 시간 내서 다녀온 건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불화쪽에 관심이 있고 불경이나 불교의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면 괜찮지만, 아니라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절에서 내내 보관하고 있던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지만 관심이 없다면야..-ㅁ-;
아침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지버츄 들고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오면서 잊었습니다. 이런.-_-;

그러고 보니 내일은 출장.

수요일 저녁에 꼭 국중 간다 생각하고 보니 수요일 오후에는 사내 동아리 활동(오후 8시까지).

목요일 오후에는 외부 손님이 오는 행사. 장소제공(관리)자인 관계로 협조필수.

토요일은 외부 출장.


내일 상황봐서 시간 빼기 어려우면, 토요일에 나갔다 와야하는군요.
그러고 보니 토요일엔 또 도서관 회원증 갱신하러 갈 생각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날 둘다 가는 것은 무리이니 다음주 중으로 미뤄야 하나 싶습니다.

교보문고 메일은 지난주 후반부터 정상적으로 들어오더랍니다. 오늘 아침에 쿠폰 메일도 받았고요. 쿠폰 메일 받은 기념으로 다음에 살 책 골라서 질러야지.-ㅁ-

그리고 N님께 빌린 영국은 맛있어. 이건 읽는 도중에 지하철에서 표정관리가 안되는 부분이 여럿 있었으니, 몇 군데를 간단 해석해서 다음 글로 올리겠습니다. 리크가 너무 불쌍해요.;ㅂ;



간송미술관과 국중 특별전 리뷰는 다음 글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취향으로 두고 보자면 국중쪽이 훨씬 더 잘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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