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ovel.munpia.com/309628

 

건축을 그리는 천재 신입사원

하청 도면이나 그리는 캐드 몽키로 어언 20년.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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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은 무료 유료 가리지 않고 조아라에서만 봅니다. 올해 리디북스와 카카오페이지에 발 들였다가, 리디북스는 드라마 포토북 관련 부당 노동 건을 듣고는 조용히 치워버렸고, 카카오페이지는 눈의 피로가 극심해지면서 모바일 열람을 못하게 되자 바로 포기했습니다.

 

문피아는 원래 발 들일 곳이 아니라는 평이 많아서 가입하고 가끔 들여다보는 것 외에는 손을 안댔습니다. 가끔 들여다보는 것도, 제가 보는 대부분의 소설들 원래 연재처가 문피아다보니 표지 정보나 공지사항 확인하러 가는 용도였고요. 그렇지만 오늘 마저 읽은 『건축을 그리는 천재 신입사원』은 가능한 문피아에서 보는 걸 추천합니다.

 

조아라에서 연재작품 보면서 하단에 꺽쇠 괄호<>와 함께 뭔가 메시지가 있어 이게 뭔가 했더니, 문피아 쪽에는 연재 페이지 안에 사진이 삽입되더군요. 각 편에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건축물 등을 소설 하단에 참고용으로 달아둔 겁니다. 조아라에는 그 제목만 등장하고 사진은 없습니다. 번거롭게 보지 않으려면 차라리 문피아를 보시는게 나을 겁니다......

 

만.

 

이거 만만치 않게 길어질 모양이라서요. 지금 181화로 에피소드 한 건이 또 일단락 되어서 그 뒤는 모아서 보거나 할 생각이지만, 레벨 100 달성 되어야 하는 와중에 현재 레벨은 50도 안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지요. 지금은 국내 건축물 설계만 하고 있지만, 조만간 외국에도 나갈 모양이라...........

 

건축 소재의 웹소설은 몇 보지 못했지만, 이 소설은 2002년부터 시작해 현대 한국 건축사를 다룹니다. 정확히는, 한국 현대건축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김수근과, 승효상, 그리고 그 주변의 건축가들과 건축회사 공간(맞나..;)의 부흥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배경이 되는 건축회사는 안국역에서 걸어서 5분이고, 1대 대표가 설계한 붉은 벽돌 건물과, 2대 대표가 설계한 세련된 유리건물, 그리고 그 안쪽에 한옥이 있다고 나옵니다. 지금은 다른 회사에 인수되었지만 음....

 

어쩌다보니 그 즈음의 건축 이야기는 건너 건너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제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모습이 현실반영이라서, 관계자가 쓴 소설이 아닌가 잠시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소설의 단점이라면 현대사 반영이라는 부분이죠. 중간에 서울시 공모전 관련해서는 MB를 예쁘게 변주한 인물이 등장하면서 포기하고 튀어나갈까 한참 망설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MK를 변주한 인물이 등장하고요. 이야아아아. 내 멘탈을 이렇게 시험하기가 있냐. 아니, 하지만 그 즈음의 서울시 주변 인물들은 극악이었다고요.ㅠ_ㅠ

 

그래도 학벌 중심의 건축세계에, 20년 건축 하청 일만 하다가 회귀한 인물이 들어와 혁신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쇠락하던 회사를 일으켜 세운다는 흐름은 좋습니다. 주인공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는 점은 웃음만 나오고요. 이 부분이 가장 판타지일거예요. 스킬보다도, 그런 실력을 '어떻게 그런 능력을 키웠는가?'라고 의심하는 이 없이 끝냈다는 점에서.

 

 

 

 

 

http://s.joara.com/4oe0T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프리미엄 #Joara

국민망겜 최종장을 클리어했더니 게임 속 이름 없는 조연이 되었다.규격 외 측정불가, 미지의 등급인 EX급 조연이.

api.joara.com

 

그 다음에는 신나게 명조리 재독 중입니다. 최근 명조리 연재편은 용궁 에피소드 끝장내기로 흘러갑니다. 오늘 연재분의 마지막 장면이 뇌리를 광광광광 두들기고 있는 터라 눈물을 흩뿌리며 감동했고요.

 

조의신과 관련해서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몇 있지요. 상위 존재들이 조의신을 몸을 보면서 그렇게 무거운 걸 지고 있냐는 말을 하거나, 호흡이 곤란하면 찾아오라거나 하는 일. 아파보이는데 아픈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곤 하지요. 조의신의 상태와 관련해서 자주 밑밥이 깔린 이야기르 나중에 풀릴 거라 봅니다.

그리고 앞서 존재 자체가 사라진 누군가가 있을 거란 이야기가 나왔고, 그게 흑호일 거라는 암시와, 조의신과 관련이 있을 거란 복선도 있었고요. 조의신의 이능파가 검은 색이란 점을 감안하면 흑호가 조의신 자신일 가능성도 아주 약간은 있습니다. 그게 또 조의신에게 누가 가호를 주었는가와도 관련 있겠지요. 흑호일 가능성도 아주 약간..?; 하지만 시간이 안 맞는걸요.

백호의 진명을 누가 들고 갔는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명을 잊은 시점과 웅족의 상위존재 지우기 시도 중 어느 쪽이 먼저인가 확인하면 좋겠지만, 그건 지금 은호가 확인 중이지요.

 

 

모았다가 보고 싶은 마음과, 그걸 못참겠다는 마음이 충돌해서 곤란합니다. 하지만 최근 연재편은 너무 재미있는 걸요.;ㅂ;

정리하다보니, 지난 주는 그야말로 폭주했습니다. 잘했다 키르난, 장하다 키르난.*-ㅁ-*

 

뭘 읽든 아무것도 안 읽는 생활보다는 낫습니다. 특히 저 같은 활자형 인간은 읽지 않으면 그대로 트위터나 훑고 있으니, 비생산적인겁니다. 생산적이어야해... 생산적인 인간이 되어야 해...=ㅁ= 그래야 상관님의 눈총을 덜 받을 수 있어......

 

 

헛소리는 이쯤하고, 지난 주에 읽은 책들을 살펴봅니다.

 

 

 

여월. 헌터 세가 첫째 아들 1~224(완)(134까지 읽음). 조아라 프리미엄.

s.joara.com/20mYV

 

헌터세가 첫째아들 #프리미엄 #Joara

대대로 우수한 헌터를 배출해 온 헌터명문세가, 한씨세가의 첫째아들.헌터계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칭송받다가골방 신세가 되어 잊혀져 가던 바로 그 양반.내가 그 사람

api.joara.com

아주 예전에 읽었다가 다시 손댄 소설입니다. 언제쯤 읽었더라? 아마 프리미엄 행사할 때 앞부분 좀 봤다가, 중반 이후에 잠시 손 떼었을 겁니다. 웹소설 읽을 때 등장인물 중 누군가가 주인공에게 연애적 감정을 품고 접근하는 장면이 거슬릴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전자였고요. 그렇다고 다른 등장인물들과도 그런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지만 요정 칭호를 받는 이에게 그런 관심을 받고 있으니 취향이 아니다 싶더라고요. 아, 물론 그 부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범용적인 스킬을 가진 헌터지만, 스킬 레벨이 낮아 결국에는 모가 아닌 도로 판명되어 좌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김대완 옆에, 헌터 세가의 장남이지만 오우거가 나오는 던전에 들어갔다가 폐인이 된 한시후가 있습니다. 둘이 의기 투합해 술을 마시다가 사고를 일으켰고, 정신 차린 김대완은 자신이 한시후란 걸 깨닫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김대완의 몸은 죽고, 혼은 한시후의 몸 속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빙의라고 하기에는 조금 다르죠.

한시후가 된 김대완은 자신의 원래 스킬뿐만 아니라 한시후의 스킬도 쓸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중요한 건 그 부분이고요. 김대완의 스킬은 다른 이의 스킬을 복하는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렙이 낮아 높은 랭크의 스킬을 복사하면 반동이 오거나 복사 자체가 안되었지요. 한시후의 몸에서는 됩니다. 그리고 다리에 문제가 있던 한시후- 자신의 새로운 몸을 치료하고, 그 뒤에는 스킬을 이용헤 제작자의 길을 걷습니다.

 

헌터 소재의 소설 중에는 제작계 이야기가 제일 좋습니다. 마비노기 할 때도 한 때 블랙스미스를 할까 했지만, 인벤토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데다 블랙스미스뿐만 아니라 재봉 등등까지 한 번에 올려야 해서 얌전히 마음을 접었지요. 마비노기, 참 즐거운 게임이었는데 말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넥슨이 묻어서 문제였어요.

 

 

나카가와 와니, 나카가와 교코. 어쩌다 커피생활자.

aladin.kr/p/Hyvy9

 

어쩌다 커피생활자

여기 매일 아침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로스팅 27년 차 전문가인 남편 와니 씨와 커피에 관심이 없었지만 결혼한 후 커피생활자가 된 아내 쿄코 씨,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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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커피라이프. '뭐라해도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커피 배전가의 길을 걷는 와니와, 그런 남자와 결혼해 커피를 마시게 된 교코의 일기입니다. 어떻게 내리든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노력들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재미있는 책이고요.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맛있게 내리는 것이 최고입니다. 이 책을 읽은 날, 아침에 내린 커피가 아주 입맛에 잘 맞아서 행복한 기분으로 책을 읽었지요. 점심시간에 후루룩 넘기기 좋은 책입니다.

더불어 요구르트 커피는 시도해보고 싶더군요. 책 후반부에 신기한 커피 레시피가 몇 있으니 시도해보셔도 좋습니다. 커피콩 껍질이 폴폴 날리는 일이 싫어서 아마 커피 볶는 일은 안하겠지만, .. 음. 작은 방에 딸린 베란다에서라면 시도해도 좋겠네요. 하지만 콩 볶으려면 휴대용 가스렌지나 버너, 거기에 수망이 필요하니, 그 핑계 대면서 미룰지도 모릅니다?

 

 

 

 

이소민. 영원의 밤.

aladin.kr/p/4NBwc

 

영원의 밤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어느 예술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로 미스터리 대상 심사에서 흡입력이 있는 구성과 안정감 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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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밤은 따로 감상기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구조 자체도 드라마로 만들기 참 좋은데, 안나오려나요. 드라마든 아니든 영상으로 만나보고 싶습니다. 미르타님을 영접하고 싶어요. 영원의 밤, 춤추게 만들 그 분.

 

 

 

 

은재. 골든 프린트 3~7(완).

aladin.kr/p/yy44T

 

골든 프린트 7

은재 장편소설. 디자인이 하고 싶었다. 세상을 내가 만든 멋진 것들로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삼십 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같은 꿈을 꾸었고. 삼십 년이 지났을 때 그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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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즐겁게 보았습니다.

어쩌면 모르는 분야라서 더 즐거웠는지도요. 판타지의 전문지식은 아는 내용이 잘못 나오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합니다. 음식 분야가 종종 그런 문제가 발생해 도망치기도 합니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건축이든, 제가 자세히 알지는 못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며 재미있게 읽습니다. 이 소설은 건축뿐만 아니라 공간디자인, 건축설계, 투자 및 분양 등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해줘서 알아가는 재미가 더 있었습니다. 이건 내일 올릴 정신 머리가 있으면, 따로 독서기록을 올려보지요.

그런 의미에서 추가 상품을 제공하는 텀블벅 펀딩이 무산되어 아쉽습니다. WJ스튜디오 황금명함을 챙길 절호의 기회였는데!

 

 

요시나가 후미. 어제 뭐 먹었어.

aladin.kr/p/vyhuX

 

어제 뭐 먹었어? 17

요시나가 후미 「어제 뭐 먹었어?」 17권에서는 어린 잎 채소를 곁들인 치킨피카타, 양상추 샤브샤브, 고기말이주먹밥, 새우 그라탱, 마늘칩 꽁치구이 등등 맛있는 음식들이 한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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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권 사야한다고 부산을 떨다보니 T님이 17권도 나왔다고 알려주셨지요. 덕분에 두 권을 내리 읽었습니다. 16권과 17권은 묘하게,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많더군요. 저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합니다. 노후를, 별 문제 없이 잘 보낼 수 있을까요? 벌써 삐걱거리기 시작한 몸을 이끌고?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을 지속하면서? 그런 자학과 자책을 반복하며 읽게 됩니다.

하지만 냉장고의 식재료를 돌려가며 밥상을 차릴 정도의, 그런 정도의 능력자가 아니랍니다. 저는 직장다니면서 일상을 꾸려 나가는 일만으로도 벅찬걸요. 식생활은 아마 앞으로도 계속, 외주를 주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요. 그나마 지난 주말에는 양심이 시키는 대로 채소를 사오긴 했습니다만.-ㅁ-a 아니, 그래도 과일이 많이 부족해요. 채소 대신 과일을 채울까.

 

여러모로 자기반성이 많이 되는 두 권이었습니다.

 

 

 

1.웹소설
(항상 읽는 그 프리미엄 소설들)
(요리고, 명조리, 등등)
기월월.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1~405(36까지 읽음). 조아라 프리미엄, 2021.3.5. 기준.
여월. 헌터 세가 첫째 아들 1~224(완)(134까지 읽음). 조아라 프리미엄.



2.전자책
(서건주. 수의사 진태민 1~12(완). 문피아, 2021, 세트 35200원.)(아침운동 TTS 독서중)


3.종이책
나카가와 와니, 나카가와 교코. 어쩌다 커피생활자, 김진아 옮김. 북핀, 2021, 15000원.

이소민. 영원의 밤. 엘릭시르, 2020, 15000원.
은재. 골든 프린트 3~7(완). 북캣(넥서스북스), 2020, 각 15000원.

요시나가 후미. 어제 뭐 먹었어 16~17, 노미영 옮김. 삼양출판사, 각 6천원.

삿포로에도 대형 서점은 여럿 있습니다. 뭐 때문이더라, 기노쿠니야는 어떤 일을 계기로 더이상 이용을 안하고 있고요. 가끔 도쿄 신주쿠 지점은 가지만, 책을 보러 가는게 아니라 1층의 원석 가게에 방문하러 갑니다. 그나마도 엊그제 반 클리프 앤 아펠 사진을 보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고요.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접하면 그 아래는 건어물로 보입니다. 물론 나름의 아름다움은 있지만, 소소한 들꽃을 보는 듯한 허허로움이 드는 겁니다.(먼산)

 

아, 기노쿠니야의 이용을 접은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동명의 슈퍼마켓체인은 우익 논란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서점은 신주쿠 점의 노포 찻집 영업과 관련한 논란 때문에 이용을 안합니다. 몇 년 전의 일이라 가물가물하지만, 기노쿠니야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함께한 노포 찻집의 계약 만료 및 방출을 일방적인 통보로 끝냈을 겁니다. 그 이야기를 접한 뒤로는 기노쿠니야에서 책은 안삽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책은 알라딘에서도 구입 가능하니까요. 정 안되면 아마존을 씁니다. 그리고 도쿄 외의 지역에는 다른 서점이 방문하기 좋습니다. 뭐, 교토는 방문한지 오래되었다 생각했더니 그 사이에 자주 방문하던 준쿠도 교토 BAL지점이 폐점 예정이라 하는군요. 후쿠오카도 준쿠도나 마루젠을 찾아가니 기노쿠니야는 갈 일이 없습니다.

 

삿포로 숙소에서도 사실 기노쿠니야가 더 가깝습니다. 다이마루 길 건너편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왕 가는 김에 더 멀리 있는 마루젠에 가자 생각했습니다. 하도 숙소에서 움직이길 싫어해서, 제 자신이 생각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하하하핫.

 

 

삿포로 오오도리 공원의 풍경입니다. 작년과는 달리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눈조각 공사가 더딥니다. 다른 지역에서 눈을 퍼왔을까요. 날이 포근하기도 하여 도로쪽도 눈이 거의 녹았지요.

 

마루젠 찾아가는 길에 오오도리 공원을 지났던 터라 찍어봤습니다.

 

 

 

서점 판매대에는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2020' 순위 작품을 열심히 홍보중입니다. .. 그러고 보니 저 책, 한국에 번역서 없던데 말이죠.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번역서 나오면 바로 구입할 생각입니다. 영매와 추리작가의 조합이라니. 게다가 연쇄살인마의 추적이라네요.

 

하지만 일본어는 잘 안 읽는 관계로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코너는 사진 많은 책들입니다.

 

 

 

그러니까 Casa Brutus 같은 잡지요. 대체적으로 사진만 넘겨보면서도 매번 사게된단 말입니다. 사올까 하다가, 이날 아침에 캐리어 정리하면서 테트리스에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얌전히 넘겼습니다. 대신 바로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뒀지요.

 

 

 

다른 서점에서도 종종 봤지만, 마루젠 삿포로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 더 많아 보입니다. 후쿠오카에서보다도 더 많지 않나 싶네요. 아마도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지은 집 중 하나가 홋카이도 어드메에 있어 더 그럴지도 모릅니다. .. 지은집이 많긴 하지만, 그 이야기는 단독으로 출간되었으니까요.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이름 표지가 있는 그 바로 옆, 『빵집의 편지』(한국어 번역서: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2013)가 그 책입니다. 매우 좋아하는 책이고, 아마 서가 어드메에 저 책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아버지께 따로 전달하기 위해 찍은 사진들입니다. 한국에서는 대목이라 부르는 전통가옥건축 목수들은 일본에서 대공이라 부릅니다. .. 아마 맞을 거예요. 목공 관련 책은 여행 갈 때마다 잘 살펴뒀다가 새로 나온 책이 있으면 몇 권씩 구입해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일단 사진 찍어 보내고 다음에 필요한 책 있다 하시면 주문 넣는 거죠. 이번 여행 때는 캐리어가 아버지 공구로 가득차서 책은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도착한 책들입니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2020년판, 그리고 카사 브루투스와 건축 관련 에세이 한 권. 셋 다 서점에 들러서 봐뒀다가 알라딘에도 있는 걸 확인하고는 장바구니 담아뒀습니다. 주문이야 바로 했지만 도착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네요. 저는 이제 책으로 힐링하러 갑니다. 토요일의 마감은 뒷전으로 놓고, 일단 열심히.. 쥐어짤 생각입니다. 흑흑흑.

그러니까 『그릇: 도예가 15인의 삶과 작업풍경』이 한 권, 『타이니 하우스』가 한 권. 그렇게 두 권의 감상입니다. 후르륵 넘기듯 보고 넘어간 책들이라 함께 감상을 올립니다.

 

 

『그릇』은 사실 쓸 말이 많지 않습니다. 두 권 모두 알라딘 새 책 목록에서 확인하고 도서관에 주문을 넣었던 책이라, 받자마자 보고 바로 반납했거든요. 책을 읽을 마음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 해둡니다. 흠흠. 『그릇』은 개정판으로, 이전판은 도예가 13명이었다가 두 명을 더 해 15명의 도예가를 소개합니다. 서울이 아니라 흙을 구하기 쉬운 지방에 지내며 원하는 흙으로 원하는 물건을 빚어내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공방을 보고 그 사람과 엮은 인연과 함께 소개하는 책입니다. 그러니까 각 도예가를 만난 계기와 그 사람의 작품 특징, 감상 등을 함께 소개하는 겁니다.

솔직히 제 취향하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저는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라, 여기 소개된 그릇들의 투박한 모양은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더랍니다. 하지만, 이런 도자기들은 직접 손에 잡지 않으면 모릅니다. 손에 잡고 들어봐야 그 느낌이 다가옵니다.

옷은 인터넷 쇼핑으로 가능하지만, 신발은 인터넷 쇼핑으로 못삽니다.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사야하지요. 그릇은 옷과 비슷합니다. 꼭 만져보지 않아도 되지만, 가능하면 실물을 보고 직접 들어본 다음에 사야한다는 점에서 신발과 비슷합니다. 양쪽의 사이에 위치한 셈인데, 주문해서 실물이 느낌과 다르면 결국에는 방출하게 되더군요. 남는 그릇들은 손에 맞고 마음에 들고 마음이 가는 제품뿐입니다. 아니면 결국 방출을. 모양이 예쁘다고 지르면 그 다음에 꼭 방출하게 되지요. 아마 그래서 그릇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늘지 않을 겁니다. 책과는 달리 마음이 바뀌면 휙휙 보내니까요.

 

이 책에 소개된 그릇들도, 그래서 직접 만지고 들어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손에 잡아 보고 싶은 그런 그릇이 없는 건 아니니, 만나게 된다면 그것도 인연일 겁니다.+ㅅ+

 

 

 

『타이니 하우스』는 저 책보다는 더 취향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지요. 어릴적부터 작은집의 로망이 있었던 것은 모험본부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모험의 기반이 되는 작은 놀이집 말입니다. 작은 집에 뭔가 이것저것 잔뜩 가져다 놓고 즐기면 좋겠다는 망상을 자주 했습니다. 그걸 망상이라 부르는 건, 나무 위의 집은 높은 확률로 곤충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벌레 싫어요. 못 견딥니다. 에어컨이 없으면 안돼요. 물론 나무는 시원하겠지만 인터넷이 안되면 불편합니다. 없이도 살 수 있긴 하지만 불편하니까요. 그렇다보니 작은 집에 대한 꿈은 망상으로만 남았습니다.

그게 망상이라고 단정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별장이든 별채든, 별도 공간에서 뒹굴거릴 생각은 없습니다. 집이 최고입니다. 그렇다보니 집에 모든 것을 갖춰야 하는데, 타이니 하우스는 너무 작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타이니 하우스는 이동이 가능한 컨테이너 형의 주택입니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는 이렇게 이동형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모양입니다. 사륜구동 차량에 물려서 이동시킬 수도 있지만, 법에 정하는 크기 이상일 경우에는 주택이동용차를 별도로 수배하여 이동시켜야 한답니다. 그리고 도로 위를 다니는 만큼 트레일러처럼 일정 규격을 넘으면 안된다는군요.

 

이 책은 타이니 하우스의 발생(?)부터 다루어, 어떻게 집을 짓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실제 타이니 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소개하고요. 타이니 하우스는 나무로 짓는 모듈형 주택이기 때문에 컨테이너보다는 그래도 쾌적한 편이고, 또 확장이 용이합니다. 모듈형이니까, 부족하다면 옆에 타이니 하우스를 하나 더 갖다 놓으면 되는 겁니다.

크기는 컨테이너나 그보다 작을 수도 있고, 짓기에 따라 다른 모양입니다. 책이 소개하는 유럽-주로 프랑스-의 사례는 한국과는 실정이 달라 완전히 참고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사례 역시 함께 소개합니다.

 

아,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타이니 하우스를 보고 꿈의 집이긴 하지만 이건 캠핑카에 가깝지 않나 생각했고, 그런 공간의 제약과 무게의 문제 때문에 책을 많이 들일 수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처럼 책을 소유하려는 인간에게는 무리입니다. 책을 지고 사는 사람은 미니멀라이프도, 이동하는 삶도 불가능합니다....(눈물)

 

 

홍지수. 『그릇: 도예가 15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 미디어샘, 2019, 18000원.

엘리자베스 노디노. 『TinyHouses(타이니 하우스, 집 이상의 자유를 살다)』, 권순만 옮김. 가지, 2019, 19800원.

고시마 유스케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건축 공부를 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독일 유학을 선택해, 몇몇 건축사무소에 신청했다가 근 4년간 독일에서의 건축 경험을 쌓습니다. 그리고는 일본으로 돌아와 건축사무소를 차리게 되었지요. 일본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마작 모임에 초대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대학시절의 인연으로 알고 있던 야마모토 고지 화백이 마작 모임에 초대를 해준 겁니다. 그 자리에, 고시마 유스케가 오랫동안 팬이었던 연구자이자 저술가 우치다 다쓰루가 온다면서요. 평소 흠모하던 분이 온다는 말에 고시마는 덥석 초대를 받아 들여 마작 모임에 갑니다. 그리고는 거기서, 우치다 다쓰루의 집을 짓게 됩니다. ... 정말로요.


집짓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굉장히 뜬금없습니다. 마작 모임에서 친구가 데리고 온 젊은 건축가, 그것도 햇병아리에 햇콩 수준인 신예에게 자신이 은퇴 후 살 집을 지어달라고 한 겁니다. 그것도 아주, 매우 복잡한 용도의 집입니다. 그게 가능한가 싶은데 읽다보면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거기서 집짓기를 맡겨달라, 그러겠다는 이야기가 오갑니다. 토지를 구입하면 연락하겠다고 하더니, 정말로 집 지을 땅을 찾았다는 메일이 오고 그렇게 집을 짓게 됩니다.

...

농담 같지만 정말입니다. 다 읽을 즈음에야 건축주인 우치다 다쓰루-책 표기는 우치다 다츠루. 다른 곳에서는 우치다 타츠루-가 한국에도 상당히 알려진 학자라는 걸 알았습니다. 유명한 저술가라 알았다는 이야기가 책 머리에도 있었지만 그냥 넘어가다가, 몇몇 책의 제목이 익숙한 것 같아 트위터에 검색을 해보니 꽤 유명한 모양입니다. 트위터에 검색을 한 건 제 주변 사람들 중에 혹시라도 이 작가를 언급한 사람이 있을까 해서였는데 아닌 모양입니다. 하기야 책 내용이나 기타 등등이 제 팔로워들이 읽을 것은 아니었지요. 으음. 제일 가능성이 높은 ... 아냐. 그 분도 이런 쪽은 안 보실거야.


하여간 이 책은 그렇게 시작해, 땅을 확인하고 건축주의 의향에 맞춰 설계를 하고, 설계 안을 확정한 다음, 집을 짓는 이야기입니다. 집도 일반적인 공법이 아니라 일본 전통건축 방식을 섞습니다. 나무를 주로 사용하는 목조건축이고 거기에 흙을 사용해 미장을 합니다. 이전에 다른 책 리뷰할 때 언급했던 공무점이라는 단어도 여기서 계속 등장합니다. 사실 이건 공무점이 아니라 한국에도 해당되는 다른 단어로 바꿔도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본건축과 한국건축은 또 다르니까요. 완전히 같다고 할 수는 없으니 섞어 쓰는 것이 옳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집을 짓는데는 나무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카지마 공무점은 골조를 포함한 시공 전체를 담당하고, 나중에 방화문제로 나무벽이 아니라 흙벽을 사용하기로 하여 업체를 수배합니다. 또 기초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하중이나 기초를 위해 구조 설계를 전문 업체에 맡기기도 하고요. 구조설계를 단단히 하고, 목골조를 올리고, 흙벽을 올린 뒤에는 내장도 봐야지요. 커튼은 텍스타일 전문가에게 맡기고, 가구도 들입니다. 거기에 앞부분에도 나왔던 야마모토 고지가 다시 등장합니다. 집에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지요. 무얼 그렸냐고 하면, 오이마츠. ... ... 그러니까 우치다 다쓰루의 집은 단순한 주택이 아닙니다. 1층은 우치다 다쓰루가 합기도 도장으로 사용하며 그 부인이 노 공연을 올리기도 할 도장과 노 공연장의 겸용 공간이고, 그 위에 서재를 겸해 서생들도 함께 쓸 공부 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공간도 있긴 합니다. 이런 곳이기 때문에 노 공연장에 있는 그 소나무 그림을 야마모토 고지가 그린 거랍니다.


그림 이야기를 끝으로 이 책의 짧지 않은 이야기도 끝납니다. 아니, 하나 더 있습니다. 집이 완성된 4개월 뒤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이 집을 방문합니다. 우치다 다쓰루와도 여러 번 만났던 모양이군요. 그리하여 건축가인 고시마 유스케와, 건축주인 우치다 다쓰루, 그리고 손님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집을 둘러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슬램덩크』나 『베가본드』의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도 다수 등장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P.279

고시마 유스케: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향한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노우에 씨가 만화를 그릴 때는 누구를 향하여 또는 무엇을 향해 그리는지요? 구체적인 독자의 모습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지요?

이노우에: 누구를 향하여? 글쎄....

우치다: 염두에 둔 독자가 있나요?

이노우에: 있다면 그것은 제 자신인데요.

우치다: 아, 그래요? 나도 그런데요.(웃음)

이노우에: 그렇습니까?(웃음)

우치다: 예상 독자라고 할까, 자신이 읽고 싶은 것을 누구도 써주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쓸 수밖에요. 이노우에씨는 어떤가요?

이노우에: 슬램덩크는 바로 그거였어요. 농구 만화가 없는 게 좀 억울해서요.

(하략)

이 부분이었습니다. 읽고 싶은 것이 없으면 본인이 쓰는 수밖에 없군요. 허허허허허.



맨 마지막의 대담도 재미있었고, 글도 전체적으로 재미있습니다. 일본건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요. 이전에 읽었던 야마시타 카즈미의 ‘지어보세 전통가옥!’은 건축주 입장에서의 좌충우돌이라면, 이쪽은 건축가 입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이 집도 전통기법을 사용해서 그런지 이 책이 떠오르더군요.

고시마 유스케. 『모든 이의 집』, 박상준 옮김. 서해문집, 2014, 15000원.

앞부분은 컬러지만 책 중간은 다 흑백이라 사진이 아쉬웠습니다. 가격이 더 올라가더라도 컬러였다면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을 건데요..!

그러고 보면 모듈이라는 단어. 건축에서 어떤식으로 쓰이는지 정확하게 찾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대강의 의미만 알고 단어를 썼는데 실제 사용하는 예는 달라보입니다. 제가 생각한 건 건축설계나 시공시 적용하기 쉽도록 최소한의 형태로 간략하게 만든 구조쯤인데 용어 검색을 해보면 척도나 기준치수, 배수를 적용하여 나중에 실제 적용하기 쉽도록 하는 것이라고 나오네요. 조금 많이 다른가요.=ㅁ=


하여간 이 책은 작은집 건축을 위한 여러 평면도를 소개하고 그 응용례와 집안 각 구조의 간략형태를 보여줍니다. 이걸 확장하거나 재배치하면 설계도 그릴 때 쉽게 집안의 각 부분을 적용하거나 확대할 수 있겠더군요. 쉽게 설명한다면, 책 앞부분에는 집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작은집(오두막, hut) 평면도를 제공하고, 그 뒤에는 부엌, 화장실, 침실 등을 배치에 따라 간략화 하고 이를 조합하여 새로운 평면도를 그리는 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를 실제적으로 적용하여 시공하려 할 때 주의할 점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니까 동 떨어진 곳에 넣을 거면 수도랑 가스랑 전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든지, 어떤 방식으로 집을 지을 것인지(건초집, 조립식패널 등)도 고민하라는 거죠.


이게 일본책이 아니라 미국책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미국식 사례입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건초(스트로베일)를 이용한 집이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건조한 지역이라면 모를까, 습한 지역에서는 건초가 벌레와 썩는 문제 때문에 도입하기 쉽지 않을 거거든요.(아마도) 거기에 보고 있노라면 미국식 집과 일본식 집의 차이도 보입니다. 일본식이라면 정말 원룸 형태로 만들어서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용도로 쓰는 방식을 택할 건데-그리고 집의 크기도 매우 작을 건데, 이 책은 침실과 거실을 분리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하기야 앞부분의 작은 평수 집은 그런 원룸형이지만 후반부에 가면 이게 작은집인가 싶은 정도로 커지더라고요. 별장 수준입니다.


난방은 앞부분의 평수 작은 쪽은 거의가 벽난로입니다. 장작때는 형태와 가스형태가 둘다 나오더군요. 한국은 대부분 아래 온수파이프를 넣는 바닥 난방인데, 아무래도 미국이니까요. 온풍기 넣는 형태도 없습니다. 라지에이터도 후반부에 있던가, 없던가..?

오두막에 따라 태양열패널 설치 가능 여부를 알려줍니다. 그게 있으면 전기를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심야 난방 문제도 해결 가능하겠지요. 물론 TV 같은 것은 없어야 할 겁니다. .. 냉장고도 없던가?



작은집을 짓는 사람이나 전원주택, 별장형 주거형태를 생각한다면 한 번쯤 챙겨보세요. 특히 전원주택을 지을 때 산골짝이나 외딴 곳에 집을 지을 때 고려할 문제들이 뒷부분에 자세히 나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런 곳에 집을 지으면 치안문제가 많이 걸리죠.(먼산)



제랄드 로언. 『작은 집 설계 도감』, 김예원 옮김. 보누스, 2017, 14500원.



하여간 집설계도나 집짓기 관련 책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세요. 지금 장바구니에 담고 구입 여부를 고민중입니다.=ㅁ=


어느 날의 커피. G가 마켓컬리에서 주문해 새벽배송으로 받은 메종엠오 마들렌입니다. 그 며칠 전부터 메종엠오 마들렌이 먹고 싶다 노래를 부르더니 못참고 주문하더군요. 서울 지역은 이런 주문도 가능하지만 경기도 외곽까지만 가도 엄두를 못냅니다. 업체들도 적은 수요와 배송비용을 생각하면 서울과 서울과 '경기(京畿)'만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요.



그래도 잘 살았다면 수도권 밖에서도 지금 수준에서 사치라고 부를만한 것을 누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처럼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기대소득이 떨어지며, 수명은 늘고 병원비용은 늘어가지만 대비할 수 있는 소득은 턱없이 부족한, 그런 상황에서는 무리입니다. 작은 사치든 큰 사치든 허리띠를 졸라매서 누릴 수 있는 문화는 외면받기 쉽습니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나올 수 없죠. 그런 거죠.

(몇 년 째 우려 먹는 말이냐, 이거..ㄱ-)



C님이 잠시 지방 생활을 언급하기도 해서 저도 덧붙여 이어 씁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트윗 두 건인데, 하나가 C님의 지방생활 이야기, 다른 하나는 토목건축 관련 타래입니다. 주변에 건축계 종사자가 여럿 있어 저도 얻어 들은 것이 있긴 합니다. 건축 자체에도 관심이 있어서 여유만 있다면 나중에 개인주택을 올려도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지역이 지방이라 땅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며-제 여유자금을 보면 헛소리지만-땅을 사두었다가 다른 여유자금이 생기면 거기에 집을 지을까 고려해봤습니다.


만.

고려하면서 현실이 눈에 들어오니 생각이 바뀝니다. 가장 큰 부분은 시공이더군요. 아무리 좋은 건축설계자를 만나 좋은 집을 얻고 좋은 설계를 해도 문제는 시공입니다. 그게 앞서 적은 '토목건축 관련 타래'(링크)와 연결됩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후쿠시마 원전이 방사능 유출소식이 들리자마자 은퇴하신 교수님께서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어요.

"모든 원전은 안전하게 설계되었단다."

"그렇겠지요."

"그게 안전하게 지어졌다는 말은 아니잖니."

"!"


쉽게 말하면 설계와 시공은 별개입니다. 말하자면 설계와 시공은 기획과 실제만큼이나 괴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기획안을 잘 짜놓았던들 그걸 실행하는 사람이나 재료적 문제 등등으로 기획한 것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설계/시공은 그래서 감리를 둡니다. 설계한 대로 제대로 시공이 이루어지는지 감독하고 관리하는 것 말이죠.

..

근데 지방에서 그게 제대로 될까요. 지금까지 참고했던 여러 책들은 수도와 수도권에서 집을 지은 내용이 많습니다. 지방에서 지은 이야기도 없지 않아 있지만 여기서 몇 년 살며 집 짓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기대를 바닥으로 낮췄습니다. 좋은 시공사를 구하는 것도, 시공을 잘 할 솜씨 있는 인력을 구하는 것도 지방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예외적으로 한옥은 그럭저럭 가능하지만 그쪽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일당이 얼마인지 알고 있고 몇 명이 투입되어야 하는지도 대강 알고 있다보니.-_- 애초에 거긴 평당 단가도 차이난다고요!



집을 짓지 않고 아파트에 들어가는 건 어떻냐, '브랜드 아파트'가 없습니다. 시공을 누가 했는지 모를 아파트에 시공 도중 부도가 나서 두 세 번쯤 건축사가 바뀐 아파트가 있습니다. 조금 상태가 좋은 집은 가격이 지방 수준을 훨씬 뛰어 넘습니다. 그 집을 사느니 집을 짓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빌라나 원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원룸만 봐도 그렇죠. 윗집에서 코고는 소리가 그대로 들리고 벽에는 결로 때문에 곰팡이가 핍니다. 하.하.하.

이렇다보니 지방에서 사는 것은 상당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뭐, 그나마도 저는 캥거루족이라 부모님이 서울 거주하시니 거기에 의탁해서 문화생활 누리고 편하게 사는 것이고....... (먼산) 그게 아니었다면 지방에 처박혀서 문화생활이 뭐임? 이러면서 인터넷/트잉여/은둔형외톨이적 생활을 이어갔겠지요. 하.하.하.



시도 아니고 군 단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그렇습니다.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열심히 돈을 모아 언젠가 집을 짓거나 사겠다는 생각은 아직 합니다. 과연 성공은 언제쯤...?

마이클 폴란의 『주말 집짓기』와 비슷한 시기에 빌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서가 탐색하다가 찾았을 거예요. 좋아하는 주제를 몇 골라두고 도서관에서 어디쯤 그 주제가 있는지 확인하면 나중엔 그 서가만 가서 이래저래 탐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 걸 두고 브라우징이라 부르더군요. 서치는 그야말로 원하는 주제를 전방위로 검색하고, 브라우징은 이런 식으로 휘휘 둘러보는 거랍니다. 아마도.;

하여간 이 책도 그렇게 건졌습니다. 구입 여부는 조금 고민중이지만 주변의 몇몇 도서관에 신청할 예정입니다. 그도 그런게 아주 현실적인 집짓기 이야기거든요.


책 저자인 부부는용인 신도시에 넓은 평수의 집을 얻었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신도시고, 아이가 놀기도 힘들고 화단도 별로 없고.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올 때면 정말 큰 마음 먹고 올라와야하고. 서울에 올라올 일이 많은데 이런 출퇴근 문제가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시간 날 때마다 서울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괜찮은 땅을 찾아 나섰고요.

새로 구입한 곳은 후암동입니다. 구로는 용산구. 위치는 남산. 저도 지도를 정확하게 펼쳐본 것은 아니지만 서울역 뒤쪽 편 남산자락인 모양입니다. 숭례문까지 걸어나간다는 이야기나 도서관이 근처에 있다는 걸 보니 남산 서쪽 자락으로 보이더군요.
어찌어찌 집을 구입한 것은 좋지만 시공 과정은 험난해도 이만저만한게 아니었답니다. 읽다보면 집을 지으려는 마음이 싹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보통은 건축설계사무소를 끼고, 거기서 시공사를 소개받아 짓는 경우가 많은에 이 집은 집주인이 설계를 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도면은 따로 만들었다지만.. 거기에 아는 사람이 시공을 맡겠다고 나서서 맡겼더니, 감독도 어물어물하다가 결국 집주인이 시공하겠다고 말하니 덥석 맡겨버리는 상황이 되었다더군요. 그리하여 8월에 시작해 겨울 넘어서야 집 공사가 끝났습니다.

건축 일 하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겨울은 웬만해서는 공사 안합니다. 추워요. 거기에 콘크리트 타설 문제도 있고요. 그러니 가능하면 봄에 시작해 겨울 오기 전에 끝내는 게 좋은데 여긴 좀 일이 꼬였더라고요.

하지만 집은 잘 나왔습니다. 최종적으로 나온 완성품은 멋집니다. 집주인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덕에 나중에 수리문제도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요. 바꿔 말하면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짓는 과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수리, 관리, 보수도 모두 주인의 몫이에요. 본인이 원하는 집을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대지를 구입해서 올렸다면 화재가 나도 땅은 고스란히 남지요. 사실 제가 단독주택에 대해 가장 매력적으로 여기는 건 그겁니다. 땅. 허허허허허.


사실 지금 있는 지역에 정착할까도 생각했는데 여기도 땅 값이 어마무지 하더군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여간 그런 문제로 차라리 여기 정착하느니 서울에 집을 사겠다는 망상만. .. 이게 망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하하하하하. 언젠가는 살 수 있겠지요.'ㅂ'


책 감상을 다시 요약하자면, 집을 직접 짓고자 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봐야 합니다. 허은순의 책은 좋은 설계사와 시공사를 만나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올린 집으로 느껴진다면, 이 책은 짓는 과정의 좌충우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집 짓기 전에 양쪽 모두 읽어보셔야 할 겁니다. 순서를 따지자면 송승훈 이일훈의 책이 먼저, 그 다음이 허은순, 그 다음이 이 책입니다. 순서대로 보시면 설계 과정에서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는가, 설계의 실제와 시공의 실제, 그리고 실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좌충우돌을 간접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권희라, 김종대. 『우리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후암동 골목 그 집 이야기』. 리더스북. 2016, 14800원.



1층은 사무실, 2층은 가족, 3층은 시부모님, 4층은 다락방이자, 나중에 아이의 방이 될 공간. 옥상은 전체 가족 공용 공간. 아무래도 부부 맞벌이다보니 시부모님이 아이를 많이 봐주셔서 아예 복합세대로 구성을 했더군요.

조아라 리뷰를 미리 올리기 위해 확인했더니 9월에는 다른 책 감상을 하나도 안 올렸더군요. 안 읽은 건 아닌데 그 수가 상당히 적습니다.
길게 쓰기에는 시간도 정신도 없으니 간략하게 메모합니다.

1.『세컨드 런』
2.『가모가와 식당』
3.『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4.『교양 물건』
5.『주말 집짓기』
6.『히카루의 달걀』
7.『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8.『집의 즐거움』
9.『타르틴 브레드』
10.『요리그림책』


까지 적고,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을 뒤져보니 조아라 개인지 빼고도 이만큼입니다. 와아. 얼마나 논거야. 그간 리뷰는 안 쓰고 그날 그날의 잡담만 올리다보니 이모양이네요. 8월 초는 탈력해서 뻗었고, 8월 중순에는 기획안 다시 준비하기 위해 면담일 잡아 놓고 정신이 없었고,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기획안 초안 잡고 컨펌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변명해봅니다.


제목만 적어 놓고 보니 스트레스가 어디로 튀었는지 명약관화합니다.

1.BL

2, 6, 7, 9, 10. 음식소재 소설 혹은 음식 관련 책.

3, 4, 5, 8. 주생활 및 인테리어 소품 관련. 즉 지름 관련 책.

...


이렇게 살면 안되겠지만 책을 아예 안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위로합니다.


2.『가모가와 식당』

6.『히카루의 달걀』

7.『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10.『요리그림책』

8.『집의 즐거움』
3.『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가모가와 식당』, 『히카루의 달걀』,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는 일본 소설입니다. 다 음식을 소재로 하지만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가모가와 식당』은 교토 어드메에 있는 간판 없는 작은 식당을 소재로 합니다. 식당 주인과 그 딸이 어떤 인물인지는 간접적으로 등장하지만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 식당 주인이 전직 형사라는 건 대강 감이 옵니다. 음식 솜씨가 상당히 있는 걸로 보이며, 아내가 사망한 뒤 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식당은 식탐정사무소이기도 합니다. 추억에 남은 음식, 기억에 남은 음식을 찾아서 만들어 주거든요. 탐정사무소 주인공은 딸이고 실제 음식을 찾고 만드는 건 아버지가 담당하더랍니다.

『히카루의 달걀』은 인구가 점점 줄고 농업 외의 살 길이라고는 찾기 어려워 보이는 작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시골 마을을 살리기 위한 분투기를 다룹니다. 제목이 히카루의 달걀인 것은 주인공이 히카루라고 하는, 토종닭을 키워 달걀을 생산하는 작은 양계장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달걀로 달걀밥을 비롯한 음식을 만들고 그걸로 마을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차... 지만 사실은 헐렁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는 휴양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어떻게든 그걸로 혼자 살아나가려 노력하는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써서 가능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요. 솜씨가 좋아서인가, 굉장히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 내는데다 음식 묘사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만. 솔직히 셋 다 취향에 안 맞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취향은 다르지만 전 일본 드라마 같은 소설은 질색입니다. 그리고 이 세 소설은 일본드라마 소설입니다. 드라마가 원작이라거나, 드라마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란게 아니라 읽으면서 '이건 일본 드라마를 그대로 소설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모가와 식당』은 탐정역인 조리사는 나쁘지 않지만 그 딸의 모습이 제가 싫어하는 인물상입니다. 세침떼기 같은 모습 같은게..-_-; 『히카루의 달걀』은 이런 저런 우연이 겹친다는 점, 소설 내 커플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지나치게 밝은 모습만 보여준다는 점이 딱 일본 영화 같은 소설입니다. 『오늘의 런치~』는 음식 묘사가 마음에 들긴 하나, 주인공이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결혼생활의 문제, '남편에게도 사정은 있었다'는 부분이 걸리더군요.


취향으로 따지자면 차라리 산촌 마을을 배경으로한 임업소설(...)이 낫습니다. 어디까지나 입맛이니까요.



『요리그림책』은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음식에 관련된 그림 위주의 글을 기고 받아 모은 책입니다. 다양하지만 그게 또 단점이 되더군요. 그림에 일관성이 없고 정확한 레시피가 아니기도 하며, 책이 두꺼워서 오히려 접근성을 막는다는 점..? 차라리 나눠서 연속으로 내거나, 유사한 일러스트나 유사한 레시피를 모아 내는 것이 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집의 즐거움』은 살림하는 쪽의 책입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천연생활』의 기고를 번역해서 모아 놓은 것 같더군요. 아니, 애초에 원서 자체가 그런 거였을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는 비슷한 종류의 책이 많고, 한국에서도 띵굴마님의 책이 여럿 나와 있으니까요. 비슷합니다.'ㅂ';



1.『세컨드 런』

4.『교양 물건』
5.『주말 집짓기』
9.『타르틴 브레드』


왜 이건 따로 뺐냐-하면 리뷰를 길게 쓸 생각이어서요. 근데 이미 앞에서 탈력했습니다. 오랜만에 감상문을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다음에 이어 쓸 조아라 리뷰는 이번엔 목록만 올리기로 결정했으니까요. 여기서 힘좀 빼도 됩니다.(해탈)


『세컨드 런』은 책으로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아무래도 B&M에서 출간작이 밀린 모양입니다. 조아라에서 책과 종이책으로 나온다던 작품들이 습작 후 한 두 달 이상, 길게는 반년 정도 후에 출간되니까요. 작품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연재 후 다듬는데 얼마나 걸리냐의 문제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출간 상태의 원고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 말이죠.

조아라 연재작은 뒤에 외전이 얼마나 더 붙는가도 중요한데, 『세컨드 런』은 중요한 이야기가 실린 외전이 나왔습니다. 그걸로 만족하고요. 두 권이라니, 생각보다 두껍더군요. 게다가 표지도 마음에 듭니다.-ㅁ-


『타르틴 브레드』는 구입 예정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10월 되면 구입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원래는 9월에 구입하려 했지만 다른 책들에 밀렸습니다. 아마도 『사막에 핀 꽃』이랑 같이 구입할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텀블벅에서 효모발효종 빵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을 구입했습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발효종은 대부분이 밀가루 발효종이 아니라 과일 발효종을 사용할 겁니다. 밀가루 발효는 초원의 집 시리즈에 몇 번 언급된 것처럼 밀가루를 반죽하여 거기에 효모를 키워 사워도우를 만들고, 그걸 씨반죽으로 삼아서 새롭게 빵을 반죽해 굽는 겁니다. 과일 발효종은 건포도나 일반 과일들에서 효모를 뽑아, 그걸로 밀가루 씨반죽을 만들고 빵을 만드는 거죠. 효모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는 척척 늘어지는 밀가루 씨반죽(르뱅, 르방)을 써서 사워도우 만두는 법을 소개합니다. 거기에 화덕도 나오고요. 굉장히 섬세하게 소개하고 있고 책 자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교양 물건』은 옆구리를 퍽퍽 찌르는 무서운 책입니다. 북유럽 디자인과 북유럽 제품을 중심으로 해서 저자가 자신이 구입한 물건이나 구입하려고 하는 물건, 구입하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한 물건들을 모아서 아주 간략하게 디자인 내력과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보고 그대로 낚여서 아라비아 핀란드의 24h를 구입하려고 했 ... 으나 다른 컵에 홀려서 잠시 미뤘습니다. 아마 일주일 내에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센터에서 컵을 주문할 거라는데 500원 겁니다. 걸어봤자 어차피 저금통에 들어갈 돈이지만. 하하하.


『주말 집짓기』는 어제 막 다 읽은 참이라 조금 더 리뷰를 길게 쓸 생각입니다만..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인문학 저술가인 마이클 폴란이, 첫 집 리모델링 후 그 근처에 작은 오두막을 지었을 때의 과정을 적었습니다. 인문학도가 집을 짓고 기록을 남기면 이런 글이 나오는 구나 싶습니다.(웃음) 건축학과 철학적으로 집과 집짓는 일에 대해 접근하고, 미국에서 집을 지을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그리고 설계사와 시공사의 대립 등등도 재미있게 다룹니다. 본인은 친구에게 설계를 맡겼기 때문에 초반에는 설계도에 의존하지만, 직접 시공하다보니 나중에는 '설계도 따위, *까라그래!'에 가까운 반응으로 변하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솔직히 말해 이 오두막은 아주 많이 부러웠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보면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집이더군요.



시리얼B. 『세컨드 런 1~2』. B&M, 2016, 각 15000원.
가시와이 히사시. 『가모가와 식당』, 이영미 옮김. 문학사상, 2016, 13500원
와타나베 유코.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방영옥, 한스미디어, 2016, 15000원.
하기와라 겐타로. 『교양 물건』, 전선영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6, 13500원.
마이클 폴란. 『주말 집짓기』, 배경린 옮김. 펜연필독약. 2016, 16500원.
모리사와 아키오. 『히카루의 달걀』, 이수미 옮김. 오퍼스프레스, 2016, 13000원.
시바타 요시키. 『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예담, 2016, 13500원.
와타나베 유코. 『집의 즐거움』, 오근영 옮김. 책읽는수요일, 2016, 12000원.
채드 로버트슨, 『타르틴 브레드』, 오승해 옮김. 한스미디어, 2015, 32000원.
강영지 외. 『요리그림책』. 유어마인드. 2013, 18000원.


와아. 길었다!


『만렙으로 사는 법』이 종이책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의 집』도 함께 나왔네요. 구입 여부는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결정하겠습니다.(훌쩍) 『바람은 은빛 숲에 머물고』도 종이책으로 나왔는데, 이쪽은 도서관 신청을 고려 중입니다.


하여간 구입한 책과 구입할 책과 읽을 책은 늘어만 갑니다. 그런 겁니다....



이름이 참 길지요. 영문명이 Takenaka Carpentry Tools Museum이라 다케나카 목공 도구 박물관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지만 여기서 말하는 Carpentry는 사전적 의미로 대목일에 가까울 겁니다. 집짓기 도구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大木, 혹은 대목수. 가구쟁이라고 할 수 있는 소목小木과 대비되어 한옥 등의 목구조 건물을 만드는 목수를 가리킵니다. 원래 명칭은 竹中大工道具館. 홈페이지는 http://www.dougukan.jp/ 이고 한국어 페이지도 있습니다. 아마 한국과 협력해서 기획 전시를 한 것도 영향을 줬을 거예요.



여행을 간다, 고베로 간다. 그리 P에게 이야기를 하니 부탁을 하나 하시는군요. 2년 전 업무 목적으로 여행 겸 출장을 다녀올 때 들렀던 곳이 이 박물관인데, 여기 상설도록을 한 권 더 사다달라고 말입니다. 그 때 한 권 사왔는데 주변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한 권 더 구해달라 하십니다.

...

이런 종류의 부탁에는 약합니다. 그리하여 당연히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문제는 여행 첫날의 눈 때문에 이동이 늦었고, 이 박물관은 9시 반부터 4시 반까지만 연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베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프로인도리브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이 3시였지요. 음식을 시켜 먹고 조금 늘어져 있었더니 앞에서 G가 재촉합니다. 시간은 되니까 다녀오라고요. 하하하하. 참으로 좋은 친구를 두었습니다.(먼산)




근데 가라고 등을 떠밀 수밖에 없는게, 프로인도리브에서 상당히 가깝습니다. 산노미야역과 신고베 역 사이에 호텔 피에나 고베가 있고, 그보다 조금 북쪽에 프로인도리브가 있지요. 거기서 걸어가면 그리 멀지 않으니 편도 30분 잡고 가면 아슬아슬하게 박물관 문 닫기 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출발했는데 지도와 실제 걷는 것은 사뭇 다르다보니 하마터면 엉뚱한 곳에서 헤맬뻔했습니다. 저건 그냥 2차원 평면이지만 실제 걸어보면 언덕길입니다. 신고베역이 산 아래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데, 박물관도 주택가와 비슷한 조용한 거리에 위치해서 여기 있는게 맞나 그러며 올라갔거든요.





그러니 긴가민가 하며 올라가다가 돌담에서 저 안내판을 봤을 때의 희열은 말로 못합니다.


"으어어어어어! 내 길눈이 녹슬진 않았구나!'


다시 한 번 제게 길눈과 방향감각을 같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OTL





입구부터 특이하더군요. 박물관이라면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지금 생각하니 덕수궁 서쪽 서울시립미술관 북쪽의 정동길을 걷다가 마주칠법한 그런 분위기..?





입장료가 있지만 전 관람이 목적이 아니니 일단 들어갑니다. 성인은 500엔이네요.





건물도 그렇지만 정원도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아늑합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구경하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으로 보이는 카운터에 갑니다. 입장이 아니라 도록을 구입하러 왔다고 하니 카운터 뒤쪽편의 매대를 안내하더군요. 그리하여 도록과 기타 등등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도록과 기타 등등.






가운데에 보이는 것이 상설 도록입니다. 상설 전시된 여러 목공 도구들을 소개한 책이고요. 왼쪽은 지금 현재 진행죽인 『근대건축 만들기의 도전』이라는 책입니다. 모노즈쿠리를 만들기로 번역하긴 했는데, 조금 말뜻이 다르긴 할 겁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은 작은 상품 중에서 고민하다가 집어 들고 온 것.






포장 스티커도 재미있더군요. 이렇게 로고 인쇄가 되어 있거든요.






붕어톱입니다. .. 아니, 잉어톱인가. 하여간 최근에 P님께서 읽으신 어떤 책에서 이걸 한국의 대목 도구로 소개하기도 했고, 용도를 거목 둥치 베는 것으로 해서 굉장히 분노하셨더랬지요. 원래 용도가 큰 나무를 베어 반으로 켜는 것이랍니다. 생나무를 베는 용도가 아니라네요. 그게 생각나서 저 미니어처 열쇠고리를 사들고 왔습니다. 태공 손과 비교하면 아시겠지만 작지만 귀엽습니다. 가격은 800엔 정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고 싶은데, 산노미야역에서는 꽤 멀다보니 신고베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열차 비용이..;ㅂ;

월간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렸던 기사를 모아 놓은 책입니다. 작은 집들을 어떻게 개조하였는가를 모아 놓은 책인데, 아쉬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무엇보다 잡지 기사를 모아 낸 책이다보니 정보가 불충분합니다. 평면도가 실려 있는 집도 있지만 아닌 집도 있고, 집의 모든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특징적인 부분만 보여주고. 그리고 잡지보다는 책 판형이 작다보니 사진도 덩달아 작아집니다.


그래도 한국의 작은집을 소개했다는 점, 단독주택 외에 아파트나 빌라도 함께 소개했다는 점은 괜찮네요. 그리고 한 번에 작은집 인테리어를 모아 본다는 점은 좋습니다. 안 그래도 원래 작은 집을 좋아하는지라..=ㅁ=; 무엇보다 단독세대인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건 평수가 작은 집이니까요. 다만 이런 집을 어디에 장만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여전하지만.

집을 개조하거나 새로 짓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확신이 아닌가 싶더랍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취향에 대한 확신 말입니다. 회식자리에서 음식 시킬 때도 '아무거나'라는 주문이 제일 어렵듯이 집을 개조하거나 지을 때도 건축주가 '그냥 알아서'라고 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답니다. 짓거나 고치다보면 결국 이 부분은 마음에 들고, 이 부분은 마음에 안들고 하는 부분이 생기니까요. 그러다보면 결국 참견을 하게 되고, 집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될 것이니까요. 그러니 건축주 본인도 모르는 취향을 끌어내는 것이 건축가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런 능력을 요구하기 전에 건축주 스스로도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의 취향과 자신의 생활 습관을 생각해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집을 지었는게 살펴보기 좋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내 작은 집 디자인하기: 7.8평 빌라부터 30년된 소형 주택까지 남다른 작은 집 인테리어』. 디자인하우스, 2014, 12000원.


『내 손 사용법』은 DIY 제작기라는 설명에 홀려 빌렸는데, 제 취향에는 그리 맞지 않았습니다. DIY 초보가 실패담과 실수담을 뒤섞어 써낸 이야기거든요. 성공기나 제작기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실패담은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2008년의 금융위기와 함께, 프리랜서 기고가로 일하던 부부는 위기를 맞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라로통가라는 작은 섬으로 도망칩니다. 집이고 뭐고 다 팔고, 큰 딸과 이사 직전에 태어난 작은 딸을 데리고 태평양의 섬을 들어간 겁니다. 어차피 인터넷만 하면 문제 없이 원고 전달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낙원의 생활은 현실과 함께 끝납니다. 문제는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 자신들이라는 점을 깨달았다는데 그 때문에 도로 짐을 싸들고 다시 LA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생활을 바꾸기 위해 DIY를 시작한 것이지요. 라로통가에서 간단한 도구로 코코넛을 깼던 경험이 발판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담고, 그 뒤에는 저자가 생활하면서 하나 하나 바꿔 나가기 위한 좌충우돌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저랑은 잘 안 맞더군요. 아무래도 제가 책에서 기대한 것은 실패담보다는 성공담 쪽이라. 실패담을 적나라하게 담은 이야기가 안 맞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생활방식을 바꿔 나가는 것이 저와는 다른 영역이라 더 그랬던 것도 있고요. 책 자체는 뭔가를 꼬물꼬물 만드는 것이 맞긴 하지만 좌충우돌의 이야기가 많아요. 거기에 닭장 만들기, 그 뒤의 벌 키우기, 닭장 이동 시켰다가 실패한 이야기까지. 가볍게 볼만은 하지만 뭔가 성공적인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아마 안 맞을 겁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에스프레소 머신 고치기. 개량형으로 만들어 스타벅스 따위는 비교가 안될 에스프레소를 뽑아 내는 것은 감명 깊었습니다. 물끓이는 장치를 손보는 것으로 커피값을 절약하는 것 같은데, 그 다음은 생두를 사다가 커피를 볶는 것까지 가지 않을까 싶더군요. DIY 잡지 편집장이기도 하니까 블로그에 업데이트 된 정보로는 더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도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재미있는, 취향에 맞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착한 집에 살다』도 어떤 점에서는 닮은 책입니다. 앞은 DIY쪽이고 이 책은 건축 책이지만 생활을 바라보는 면에서는 꽤 닮았습니다. 가능한 환경적인 삶, 만드는 삶을 추구하는 『내 손 사용법』이나 환경친화적 집을 취재한 『착한 집에 살다』나 같은 맥락이라고 보거든요. 다만 접근하는 방식은 꽤 다르지요. 『착한 집에 살다』는 아무래도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보니 적나라한 이야기보다는 성공사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착한 집에 살다』는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네 여자가 모인 쓰나가루즈가 일본의 여러 집을 취재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착한 집은 에코하우스와도 관련이 있는데, 가능한 녹화를 추구하고 에너지를 적게쓰는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건축 과정도 스스로 적은 자재를 이용하여 적은 비용으로 짓는다거나, 천천히 지어가는 집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슬로라이프, 혹은 지역기반형, 혹은 살면서 만들어가는 집을 담았습니다.

책이 얇아서 소개하고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시도를 담은 집이 많아서 한 번쯤 도전해볼까 싶기도 하네요. 은퇴하고서 10년 넘게 집을 만들어가는 부부도 있다보니 저도 나중에 적당한 땅을 사서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혼자서 지어볼까라는 망상을 하게 되더랍니다. 재미만 놓고 보자면 『내 손 사용법』보다는 『착한 집에 살다』가 더 취향이었습니다.-ㅁ-



마크 프라우언펠더. 『내 손 사용법: 텃밭부터 우쿨렐레까지 좌충우돌 DIY 도전기』, 강수정 옮김. 반비, 2011, 15000원.
쓰나가루즈. 『착한 집에 살다』, 장민주 옮김. 한겨레출판, 2015, 15000원.


그나저나 점점 웹소설 탐독 비중이 늘고 일반도서의 독서비중이 줄고 있는데 좀 고쳐야 겠습니다. 조만간 조아라 소설들을 쳐내야겠네요.=ㅁ= 그간 도서관에서 미뤄두었던 책들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이번 책은 앞서 올린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만큼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쪽이 시기적으로는 더 가깝지만 집값이 폭등하기 전에 운좋게 산 사람들이거나 교외, 시골 생활이라는 선택지를 고른 사람들이라서 그럴 겁니다. 저는 아직까지 서울 생활은 포기 못하겠거든요. 앞에 쓴 글과는 앞 뒤가 맞지 않지만 아직은 서울이라 좋은 점이 많으니까요. 그것도 조만간 사라질지 모르지만.


하여간 제가 가진 돈과, 앞으로 가질 돈을 생각해도 서울의 원하는 지역에 단독주택을 구하는 것은 무리에 가깝습니다.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아파트라면 모를까 단독주택도 집값이 떨어질까요. 흐음..



보는 것만이라면 재미있는 집이 몇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그런지 집에다가 미끄럼틀을 설치한 집이 있더라고요. 집 중심에 계단이 있고 미끄럼틀은 거기에 딱 붙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멋진 나무 미끄럼틀인데, 거기로 짐을 내려 보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그렇지 않아도 서가가 있으니까요. 책을 미끄럼틀로 배송하는 망상을 잠시 해봅니다. 망가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거야 아래 바구니나 망을 잘 설치하면 되는 거고...'ㅂ'; 뭐, 혼자 산다면 미끄럼틀이고 뭐고, 저런 걸 설치할 정도의 규모로 집을 짓진 않을 겁니다. 혼자 건사하기 함드니까요.

(집안일 중 제일 게을리 하는 것이 청소입니다...)



같은 경기도권이라 해도 양평이나 가평, 의정부 북부쪽만 해도 그럭저럭 땅값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가족 단위라 가능한 이야기. 그게 아니라 혼자 사는 생활이라면 결국 땅콩집 정도의 아주 작은 집만 가능하겠지요.


서울 옥인동에 올린 집은 1층을 근린생활구역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세주기 위한 공간으로 만든 겁니다. 대지고 작고, 그래서 위에 올린 집도 굉장히 작은데 왜 주거가 아니라 세를 주었을까 했더니만 15평 이상의 주거라면 반드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한답니다. 하지만 만들 공간이 없으니 3층 건물을 올려 2-3층의 딱 15평만큼만 주거공간으로 하고 1층은 세를 준거랍니다. 이것도 관련 법령 때문이라고....; 집 짓기 전에도 신경쓸 것이 굉장히 많겠군요.




유은혜.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3년 후』. 동아일보사, 2015, 18000원.



지금은 집이고 뭐고 자금부터 준비할 겁니다. 돈이 모인 뒤에 슬슬 생각해도 나쁘지 않아요. 무엇보다 여력이 안되니까요. 집이 먼저냐, 차가 먼저냐라는 문제도 있고.

한국과 일본의 주생활이 상당히 다르다고 느낀 것은 여행 때 본 풍경들 때문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면 한국은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데 일본은 조금 다르더군요. 열차를 타고 지나친 풍경들도 일본에서는 단독주택이 훨씬 많더랍니다. 그리고 주택지를 가도 한국의 원룸집이나 다세대주택과는 다른, 가족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집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같은 단층주택이라도 옥상이 있도록 위를 평평하게 만드는 한국집에 비해 일본집은 팔작지붕이 많더군요. 2층이나 다락방 공간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비포앤애프터』라는 건축프로그램을 봐도 일본은 단독주택이 훨씬 많죠.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겠지만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리는 집들은 거의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가 많습니다. 도시에 거주한다면 더더욱 아파트 거주 세대가 많겠지요.



이 책은 아파트를 거부하고 단독주택에 사는 걸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이고, 조사는 그 전에 이뤄졌을 거고, 소개된 가족들이 단독주택에 살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앞일 것이니 2010년 전후일거라 봅니다. 소개된 지역 중에 가회동이나 서촌이 있는데 아마 이런 집들은 2008년 전에 들어갔을 겁니다. 2008년이 서촌 집값이 본격적으로 폭등한 시기라고 기억하거든요. 삼청동이 뜨고, 가회동이 뜨고, 북촌이 뜨고. 그리고 서촌이 뜨고. 그러니 아마 그 때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이 주변에 단독주택을 살만 했을 겁니다. 지금은 가격 알아볼 엄두도 안나네요.


하여간 책에서는 마당이 있고 햇볕이 잘 들고 안에서 '놀 수 있는' 단독주택을 선택한 사람들이 나옵니다. 서울이 아니라 경기쪽에 사는 사람들도 있고 뒤에는 일본의 단독주택 업체가 한국에 들어올 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가볍게 한 번 훑어 보고 나면 단독주택도 나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가족이 살 때 말입니다. 혼자서 단독주택을 살기에는 아직 시스템이 덜 갖춰졌다 봅니다. 책 뒷부분에 나오는 일본 사례처럼 아직 단독주택 전문관리업체도 없고, 방범 등도 조금 불안하니까요. 거기에 혼자서는 단독주택을 구입하거나 지을만큼의 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상당수가 건축 비용만 해도 3억은 생각해야하고 대지는 별도니까요. 설계비는 건축비용의 10%고, 대략 3천에서 그 이상 잡아야 할 겁니다. 싼 경우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 마음에 드는 집을 짓기 위해서라면 설계비용도 아끼지 말아야겠지요. 게다가 감리도 맡길 수 있잖아요?


다음에 올릴 책과 비슷한 시기에 보다보니, 서울말고 차라리 지방에 집을 지을까라는 욕심도 생깁니다. 어디까지나 생각만이고, 아직은 지방에 살 용기는 없네요. 워낙 서울에 익숙하다보니.ㅠ_ㅠ;




유은혜.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동아일보사,  2012. 18000원.


결론만 말하면 제 취향의 집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건축가 임병훈이 자신이 지은 여러 집들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시리즈로 나온 두 번째 책인 것 같더군요. 첫 번째는 보지 않았는데 아마 안 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개된 집만 훑어 보면 이게 한국 집인지 일본집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집 안의 내장 역시 일본건축 번역 책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이고요. 집 외부는 특색이 있고 특히 색깔을 보면 시리즈인가 싶은 정도로 닮았습니다. 겉모습은 다른 풍경과 별로 안 어울리는 것 같은 독특한 외관을 가졌고 스틸하우스로 추정됩니다. 어렸을 때는 스틸하우스가 깔끔해보여 좋아했지만 지금은 전원풍경에 많이 보이는 튀는 외관의 집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더 취향에 안 맞았지요.

주택구조의 특이성은 어떻게 보면 불편함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요. 게다가 평면도와 각 세부 사진이 있음에도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디가 현관인지, 현관에서 들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그리기가 어렵더군요. 뭔가 문제였을까.=ㅅ=;



하여간 이 건축사무소의 집은 제 취향에 안 맞는 것으로 생각하고 고이 넘어가렵니다. 허허허...




임병훈. 『나만의 아지트 주택 짓기』. 주택문화사, 2015, 14800원.


첫 번째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여러 호텔을 다니면서 그곳의 실측 평면도를 그리고 그에 대한 간략한 감상을 적었습니다. 순전히 펜화인 세노 갓파와는 달리 여기는 본격적인 그림이고요. 수채화라 그런지 와치필드 시리즈 작가인 이케다 게이코의 여행기가 떠오릅니다.


이전 책은 다 호텔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호텔 외의 숙소도 많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대도시의 유수 호텔이 아니라 작은 호텔, 역사 있는 호텔, 아니면 의미가 있는 숙소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인데 문제는 번역과 편집입니다. 각주가 빠진 편이 없을 정도로 빠지지 않고 달려 있는데, 이 중 여럿은 달지 않아도 될 것 같더랍니다. 이게 원주인지 역자주인지 알 수 없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빈치 코드에도 각주가 달려 있거든요. 그리고 주석 달린 것의 내용이 본문과 관련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17쪽에 달린 옹플뢰르에 대한 설명을 보죠.


옹플뢰르 Honfleur

노르망디의 센 강 하구에 있는 항구 도시. 강 건너편은 르아브르(Le Harvre). 낡은 부두의 경관이 유명한데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교회 생카트린 교회(Eglise Sainte-Catherine)가 있다. 에리크 사티(Erik Satie)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에리크 사티인지 에릭 사티인지, 어느 쪽 표기가 맞는지는 모르지만 사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나오는 코스테 형제나 자크 가르시아에 대한 주석은 이해가 되지만 지나치게 주석이 달리면 찾아보느라 시간이 더 걸리죠. 결국 나중에는 주석을 건너 뛰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면적을 표기할 때는 제곱미터가 아니라 평방미터라고 쓰는 것이 맞지 않나요. 이것도 찾아봐야 하나.


일본의 호텔이지만 With the Style을 윗 더 스타일이라 표기하는 것도 걸렸고요.



그래도 호텔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268쪽에는 게스트룸의 장비를 소개하는데 그 맨 뒤에 가연물과 화재 적재 하중, 그리고 그에 따른 방화문 설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제 실험을 해서 이게 다 타서 문 반대쪽으로 불길이 나오는 시간을 계산해 목제 방화문을 설치하도록 허가를 받았다는 겁니다. 나무라고 무조건 화재에 잘 탄다고 할 것은 아니러군요.'ㅂ'





우라 가즈야. 『여행의 공간 두 번째 이야기』, 신혜정 옮김. 북노마드(문학동네), 2014, 15000원.


원서입니다. 원제가 『中村好文 小屋から家へ』이고 제목에 적은 것은 제목의 해석입니다. 小屋이라면 그냥 작은집이라고 해도 되는데 본문에서 hut이라 부르기도 했고, 앞서 나온 나카무라의 작은 집을 오두막이라고 번역하기도 해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몇몇 집들은 오두막이라 부르기에는 많이 큰 것도 있더라고요.



구글에서 검색하다보니 이 책을 출판한 TOTO出版에서 2013년에 전시회를 한 모양입니다. 근데 영문 제목이 Come on-a my Hut이네요. 허허허허허허허허.

아래 사진은 해당 전시회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가장 작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집입니다. Luna Hut, 달 오두막. 2평짜리 집인데 안에 들어가면 저 야경이 그대로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소파가 하나 있고, 문 맞은 편의 통창이 있는 겁니다. 여름철이라면 햇빛이 환하게 들어와 더울 것 같은데, 그래도 밤이 되면 멋지겠지요. 참고로 위치가 효고현 고베시입니다. 롯카산에 있겠네요.....;


거의 끝에 실린 Luna House는 이 건물의 본채입니다. Luna House가 2012년 2월에 완공되었고 Hut은 5월에 완공되었습니다. 본채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지만 어느 쪽이건 야경이 아주 멋집니다.


두 번째는 Jin Hut, 진 후미노리의 작은 집입니다. 이 오두막을 지은 이야기는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에 나오는데 원래 장작 창고였던 것을 고쳐서 서재로 만든 겁니다. 4.5평이고 한 쪽 벽면에는 완전히 서가를 채우고 거기에 숲쪽으로 창을 냈더군요.





왼쪽 편으로 현관과 옷장 공간이 있습니다. 딱 그만큼 더 있을 뿐, 눈에 들어오는 공간이 거의 전부라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물론 사진작가가 있는 쪽에 소파베드가 있고, 그 왼쪽으로 작은 책상이 있군요. 하여간 작은 공간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작은 공간이니 혼자 느긋하게 책 보기에 참 좋겠지요.

재미있는 것은 난방 방식인데, 이 바로 옆에 빵굽는 장작가마가 있습니다. 그 가마의 열기를 팬을 통해 전달 받아 난방을 한답니다. 바꿔 말하면 가마를 쓰지 않을 때는 난방이 안된다는 걸까요. ... 설마.=ㅁ= 다른 것보다 온기를 전달 받는 곳이 바닥이라는 점, 그래서 온돌의 일종이라는 점이 좋습니다. 바닥에 굴러 다니면서 책을 보는 것도 좋겠네요. 바닥은 따뜻하고 위쪽 공기는 상대적으로 차가우니 책 읽기에는 참 좋을 겁니다.



88년에 지었다는 세리가사와(Serigasawa) 오두막은 15평이고 복층형입니다. 이건 사진을 못 찾았는데 15평이니 상당히 작음에도 사진 기술 때문인지 넓어 보이더라고요. 복층 공간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습니다. 역시 굴러다니기 좋겠더라고요. 대지 면적이 33.49 평방미터, 건축 면적은 50.21평방미터. 15평이라는 건 건평이군요.


2000년의 Shigi Hut도 사진을 못 찾았습니다. 19평. 이 집은 지붕이 기울어져 있어서 2층은 한쪽 벽이 다른 쪽보다 확연히 낮습니다. 그런 공간 한쪽에 낮은 책장을 놓았는데, 역시 굴러다니고 싶은 이 기분...;


2009녀에 지음 Koma Hut은 21평. 부부를 위해 지은 산장입니다. 다른 것보다 이 집도 2층에 있는 침실에 반했습니다. 낮은 천장이 있고 거기에 창문 달린 벽체 바로 아래 침대를 놓았습니다. 머리맡에는 딱 문고본을 수납할 수 있는 책장이 있고요. 아, 정말 이런 곳에서 굴러다니고 싶습니다.

침실 옆에는 아예 서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책을 뽑아다가 침실에서 굴러다니며 볼래요. 서재 창으로 보이는 풍경도 멋지지만 느긋하게 보려면 침실이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노노유(のの湯).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이 사이트에 실린 곳 같습니다. http://ishiharaso.exblog.jp/17831684

계곡을 내려다보며 온천욕을 할 수 있는 노천탕입니다. 멋지죠. 하지만 온천욕을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라 아마 사진으로만 감상하고 넘어갈 겁니다. 허허허.




책을 읽으면서 '나중에 집을 짓는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살지 지을지 결정 못했고, 그 전에 돈을 더 많이, 훨씬 더 많이 모아야 하지만 상상하는 건 죄가 아닙니다. 흑흑흑.;ㅂ;




中村好文. 『中村好文 小屋から家へ』. TOTO出版, 2013, 2376엔.


바시소가 떠오르는 제목 구성이지만 넘어갑니다. 바시소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그대로 넘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나무위키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지만.... 원조는 사자와 옷장과 마녀라고 우겨보죠.



파이프오르간은 만들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야 오르간이라고 하면 풍금이 먼저 떠오르고 자동연상으로 어느 소설가가 떠오르는데, 그건 넘어가고. 하여간 풍금을 오르간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르간이라 하면 작은 피아노 형태가 연상됩니다. 파이프오르간은 대규모죠. 가격이 비싼 것은 둘째치고 그거 설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갑자기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B님이 음악도서 감상을 올리면서 성당건축과 파이프오르간에 대해 논문을 찾아보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저, 많이 심심했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김에 검색해보았습니다.(...)



1.검색어: 오르간 + 성당

오르간으로 RISS를 뒤지면 총 1985건의 자료가 나옵니다. 학위논문 646, 학술논문 85, 단행본 1211. 확실히 이쪽 전공은 다르네요. 학술논문의 수가 굉장히 적습니다. 아무래도 예체능이라 논문보다는 실연 위주로 그럴 거라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여기에 성당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하면 총 88건이 나오는데 단행본이나 학술지보다는 학위논문 쪽이 그나마 나을 것 같습니다. 2004년에 나온 '한국의 오르간과 오르간 음악'이 박사논문이라 그나마 볼만 할 겁니다. 조금 예전 자료이긴 하지만 이대 박사니까요.=ㅁ= 그리고 한국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의 내역(연도순)이란게 목차에 있는 걸 보면 꽤 재미있어 보입니다? (아, 이런 논문 읽으면 안되는데... 데....)


2012년에 상명대 석사로 나온 '종로성당의 리모델링을 통한 음향지표연구'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석사라 위의 내용보다는 조금 약하지 않을까 싶지만, 음향이 어떻게 변동되었나 그런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이고요.


가톨릭 전례와 개신교 예배 안에서의 오르간 역할 비교연구라는 논문도 있습니다. 이건 가톨릭대 석사로 2013년에 나왔습니다. 개신교 예배 안에서 오르간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썼으니 아마 간략하게 파이프오르간의 역사에 대해 적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검색어: 오르간 + 건축

그 다음으로 오르간에 교회로 제한을 걸까 했는데, 그러면 꽤 많이 나올 것 같아 건축을 한정어로 걸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르간으로 검색하고 결과내 재검색 키워드를 건축으로 넣었습니다. 그러자 학위논문은 달랑 10편. 학술논문도 없이 학술지랑 단행본, 연구보고서만 나옵니다. 이럴 때는 학위논문만 보면 되죠.


슬프게도 딱 맞는 것은 없네요. 그나마 흥미가 도는 것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축소모형을 활용한 장방형 콘서트홀의 천정요소 설계'입니다. 한양대 2012년 석사논문입니다. 앞서도 검색되었지만 넘어갔던 인천가대의 2005년 석사논문은 '교회 안에서의 전례와 악기의 관계성 고찰: 파이프 오르간을 중심으로'인데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건축 키워드를 넣어 잡힌 걸 보면 ... 이라 쓰고 목차를 확인하니 이런. 아예 교회 오르간의 역사를 통째로 다루었네요. 이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교회 오르간 음악에 대한 실태 연구를 한 것도 있는데, 대전을 중심으로 한 거라 충남 전체를 다루진 않은 모양입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번에는 한정어를 교회로 넣습니다. 총 474건. 이중 학위논문은 207건이고 학술지가 20건, 단행본이 246건.

그 중 추가로 검색된 것의 제목만 적으면 이렇습니다.

-가톨릭 교회 전례에서의 오르간 음악의 역할과 위상: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2005)

-한국교회와 오르간(1974)

-한국 교회의 종교적 이미지와 교회 공간에 대한 연구(2007)

-미사 안에서의 오르간 음악에 대한 사제들의 이해와 발전방향 연구: 수원교구 사제들을 중심으로(2011)

-가톨릭 전례에서의 악기 사용에 대한 연구: 파이프 오르간을 중심으로(2010)


위의 논문은 다 석사논문입니다. 박사논문은 없네요. 그리고 그 외의 오르간 논문은 오르간 음악에 대한 것입니다. 설치와 관련된 내용은 많지 않네요. 그래도 이정도면 그럭저럭 읽을만 하겠지요. 다만 여기까지가 검색 한계고, 다시 관련 논문들은 위의 박사논문이나 석사논문을 붙잡고 참고문헌을 찾아가며 봐야 할 겁니다.'ㅂ'

딱 반년치네요. 근데 1월호 보다보니 이게 지난번에 보았던 거더랍니다.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다시 본 것은 2015년 3월호부터였고. 아무래도 내년쯤 정기구독 시작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지난주 토요일에 찍어 일요일에 작성한 거였습니다. 한 주 묵혀 올리다니, 이 게으름!)





핀율이 디자인한 펠리칸 체어랍니다. 귀엽기도 하지만 등을 든든하게 받쳐줄 의자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앉았을 때도 그렇게 편할지는 앉기 전까지는 알 수 없죠. 의자를 보고 참 귀엽다 생각한 뒤 정보를 확인하는데, 가격을 확인하고 잠시 눈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더군요. 숫자로 나온 것도 아니고 분명히 1천 66만원이라 적어놓았는데 잘못 읽을리가 없잖아요.





의자가 아니라 인형이 중요합니다. Maileg(메일랙) 제품이고 가격이 4만 1천원. 음. 손으로 만든 거라니까 그 정도야 뭐... 그러고 보니 올 1월에 도나 윌슨 전시회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진작 알았다면 다녀왔을 텐데요.






행복이 가득한 집 4월호였습니다. 사진작가 허명욱씨의 집인데 높이가 다른 저 탁자들이 다 옻칠입니다.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색도 조금씩 다르더군요. 그리고 저 의자, 왠지 익숙해...=ㅁ=





마찬가지로 4월호.

계동에 있는 작업실을 소개하는데, 태피스트리가 아니라 위빙이라 부르더군요. 직조이긴 하지만 태피스트리처럼 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쪽은 그 자체로 디자인을 하는 것이던데... 직조의 한 분야로 보면 될 겁니다?

어쨌건 보고 있노라니 오랫동안 머릿속 저편에 미뤄두고 있던 태피스트리 직조가 하고 싶어지더군요. 아니, 지금은 바느질만으로도 충분히 벅찬걸요.







이것도 아마 4월호일겁니다. 자전거 특집이었는데 왼쪽의 자전거가 많이 탐나더군요. 저렇게 분리해서 카트로도 쓸 수 있답니다.






이건 아마도 5월호? 

시골 농가를 개조한 집이었을 겁니다. 거실 한쪽에 중고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연통은 교체형이더군요. 하기야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벽돌 벽난로를 쓰면 굴뚝 청소가 만만치 않지요.






이건 몇월호더라. 하여간 수저받침을 소개한 코너였습니다. 다른 것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던 것이 이거.






6월호. 퀼트작가의 인터뷰였는데 이걸 보고 도로 조각잇기가 하고 싶어지더군요. 가방 패턴을 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하지만 조각잇기보다는 화이트퀼팅이 전문이라는데...






고3 아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1년 동안 만든 작품. 실물을 보면 저기 들어간 공력이 보일 겁니다. 아니, 사진으로도 충분히 보입니다. 솔직히 하와이안 퀼트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합니다. 그정도로 솜씨가 좋지는 않아요. 그리고 전 그냥 조각잇기가 더 좋아요.





역시 6월호.

오른쪽 상단이 위빙, 직조 소품들인데 저렇게 만들기 쉬운 틀도 있더군요. 아마 십자수 끝내고 이번 조각잇기 끝나면 손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안대는 것이 제일 좋겠지요. 더이상 취미생활을 늘리면 안됩니다!






한지로 만들었다는 전등 갓. 동그랗게 자른 한지를 몇 겹이고 붙여서 저렇게 솔방울 같이 만들었습니다. 멋지네요. 종이니까 나중에 먼지가 쌓이면 분리수거 하면 되고요.







이런 향초라면 가격도 그렇고, 외국 손님 선물용으로 근사해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방에 있는 양초는 고이 방향제로 모셔 놓았는데. 언제 태워보고 싶기도 하고, 그대로 두고 싶기도 하고. 태우기 아까워요!

이전에도 몇 번 올린 적 있는, 『행복이가득한집』에 연재되었던 다세대 주택 건축기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나온 걸 알고는 바로 도서관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구입해서 보아도 괜찮을 책입니다. 내지를 조금 두꺼운 종이로 썼지만 전체 컬러사진인걸 감안하면 무게도 괜찮습니다. 초보자가 보기 적절한 집짓기 책이라 해도 무방하겠지요.


비슷한 다른 책과 비교하자면 『내가 살고 싶은 집은』이 건축가와 건축주 사이에 오고간 편지 모음이고, 실제 건축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짧은 편이었지요. 이 책은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대담보다는 시공사와 건축주 사이의 이야기가 훨씬 깁니다. 설계가 완성되고 나서의 부분이 많습니다. 그도 그런게 어떻게 집을 '지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었으니까요.

읽다보면 이런 건축주는 정말로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일단 설계부터가 독특합니다. 다세대 주택하면 떠올리는 사각형 집이 아닙니다. 1층이 주차장이고 2-3층은 셋집, 4층이 주인집인데 2-3층은 복층형 구조가 여럿 있는데다 그것도 중앙에 S자와 같이 곡선형 계단이 들어가 있어 일반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게다가 노출콘크리트 구조라 거푸집 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가장 안쪽은 180도가 넘는 원형에 가까운 곡선이 되기 대문에 거기는 아주 촘촘하게 대더군요. 이야아... 게다가 막바지에 등장하는 창틀 이야기도 너무합니다. 세 번을 창틀이 터져서 포기하려고 했더니만 창호회사에서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아예 주물틀을 만들어서 새로 떴답니다. 이쯤되면 이런 건축주 때문에 시공사뿐만 아니라 주변 회사까지 다 고생했다는 말이 나올만 하죠.

그리고 굉장히 깐깐하고 꼼꼼합니다. 그리고 실험정신이 아주 강합니다. 이런 건 되느냐, 이런 건 안되느냐, 이런 걸 써보고 싶다며 별 희한한 재료들을 들이밉니다. 게다가 가끔 이상한 주문도 합니다. 원형 거푸집이야 설계 자체가 그랬다고 볼 수 있는데, 햇볕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1년 동안 해가 어떻게 어디까지 들어오는지 세대별로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답니다. 시대가 좋으니 그런 것도 금방 자료가 나오던걸요. 신기해라.=ㅁ=;


하여간 그렇게 꼼꼼하고 멋지게 지은 집은 창조공간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대학의 건축학과에서 투어를 온답니다. 안도 다다오의 집을 구경가듯 이제 한국에서도 견학올만한 재미있는 집들이 하나 둘 늘어가나봅니다. 그런 건축주들이 있기에 언젠가 건축주가 될지 모를 사람들도 용기를 얻고 특이하지만 편안하고, 그리고 잘 지은 집을 시도할 수 있겠지요.


저도 그렇게 용기를 얻어봅니다. 설계하면서, 시공 들어가기 전에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준비해야 설계에서도 반영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미리미리 생각해봐야겠네요. 실현가능성은 어떨지 몰라도 생각하는 것은 나쁘지 않잖아요? =ㅁ=



허은순. 『우리 집 어떻게 지을까?』. 디자인하우스, 2015, 16000원.



그리고 저는 지금 아버지께 저 책을 드리고 반응을 구경하고 있습니다.+ㅅ+

재미있는게, 표지의 건물 전면 그림만 보고는 '이거 일본식 전통 가옥 같은데?'라고 하시더군요. 세로로 창이 분할된 걸 보고 그리 느끼셨나봅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마음 편히 설렁 설렁 보았습니다. 이미 한 번 보았으니 편하게 본 건데 왜 안 본 것 같은 기분이 들까요. 얼개는 다 기억하고 있었지만 맨 마지막의 창고는 기억에서 희미합니다.



이 책은 홋카이도에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가족이 건축가에게 편지를 보내 건축설계를 의뢰하면서 시작됩니다. 어쩌다보니 서신 왕래가 길어지고, 홋카이도와 도쿄, 거기에 나고야 산속까지 오갔는데 그 사이에 건축잡지에 해당 내용이 연재된 모양인지 촬영 협조를 구하는 내용도 짤막하게 언급되었더군요. 이 책의 사진이 근사한 건 그 때문일 겁니다. 다른 책의 사진도 나쁘지 않지만 그것도 다 전문 사진사가 찍은 거고, 이것도 건축잡지의 연재를 위해 별도 사진사가 찍은 거라 화보 같은 사진이 나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보니 또 마음에 들어서 이 책은 살지도 모릅니다. 둘 곳이 없지만 둘 곳이야 뭐, 만들면 되는 거죠. 하하하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벽돌가마를 헐어 만든 서재입니다. 북쪽에는 커다란 통창이 있고, 이건 위로 여닫는 형식입니다. 완벽하게 열리는지는 알 수 없네요. 닫힌 모습만 찍혀 있는데, 하단의 손잡이를 봐서는 완벽하게 열릴지 감이 안옵니다.

동쪽은 책장으로 완전히 막혔습니다. 남쪽은 소파베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닥 난방은 그 옆 건물의 빵굽는 가마에서 열을 끌어다가 바닥 난방을 한답니다. 가마의 열은 본채에서도 바닥 난방으로 사용 합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숲도 멋지고 그 작은 공간도 좋습니다. 거기에 나무마루에 털썩 주저 앉아 소파베드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죽 뻗으면 눈 앞에는 푸른 숲이나 눈 덮인 숲이 보입니다. 여기는 눈이 워낙 많이 와서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만큼 오는 일도 자주 있나봅니다. 편지에 그런 이야기가 언급되었거든요.


이 책이 나온 것은 앞서 감상을 올린 『보통의 주택 보통의 별장』보다 뒤입니다. 저자 중 한 명인 빵집주인이 그 책을 구입해서 바로 보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근데 감명받았다는 그 집은 어떤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갤러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의자 여섯 개-아니, 일곱개였나-가 나란히 놓인 그 집인가 싶기도 하고요. 제가 감명을 받은 집은 또 다르니 말입니다.




뭐라 해도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지은 집 중 몇몇은 상당히 취향입니다. 이러다가 책을 하나씩 다 모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저도 빵집아저씨처럼 마음에 드는 것들을 조금씩 모아볼까 생각합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진 도모노리.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황선종 옮김. 더숲, 2013, 14900원.


그렇다고 오르상크의 탑부터 구매하면.. .. .. 안되겠죠?

제목은 『中村好文普通の住宅,普通の別莊』이고 번역한 것이 위의 제목입니다. 2010년에 나온 책인데 中村好文(나카무라 요시후미)로 검색해서 책을 찾다가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길래 손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읽으면서도 긴가 민가한 것은 아마존에 있는 책 리뷰 때문입니다. 책 리뷰 중 하나가 별점 2를 주었더군요. 2점을 주는 이유로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장작난로를 주장하며, 그것이 현실에 맞지 않고 쓰기 쉽지 않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에 동의했기 때문에 시큰둥한 마음으로 책을 보았습니다.

...

근데 어디에도 관련 내용이 없네요. 장작난로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다른 책에서 언급되었던 것이고, 이 책은 그 동안 저자가 건축한 여러 집의 사진과 손으로 그린 평면도를 싣고 집을 짓게된 계기 등의 짧은 글을 실었습니다. 난로를 강력하게 주장했다거나 우겼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착각해서 단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 걸요.



장작난로는 한국에서는 현실에 거의 안 맞습니다. 거의라고 하는 것은 시골에서는 최근까지도 장작을 땠기 때문입니다. 제 나이는 현대 한국 수명의 절반에 못미치긴 하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은데, 그런 저도 시골집에서 아궁이에 불지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난로가 아니더라도 아궁이에 불피운 것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있었고 그게 익숙하기 때문에 장작난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입니다. 근데 이게 실제 사용하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연통도 매해 갈아야 하고 아니면 굴뚝 청소를 해야하고. 장작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다 생나무를 때면 그을음이 심하게 나고요. 생각해보면 아궁이도 그을음이 심했지요. 거기에 연기가 심하게 나고 그 탄내 때문에 이웃들에게 항의를 받을 수 있답니다. 저도 올 봄에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생각한 것이지만 생나무나 종이, 나뭇잎을 태우는 냄새는 지독합니다. 그건 가을의 향기를 넘어서 탄내니까요. 특히 종이를 태울 때의 그 단내는 참기 어렵습니다. 기관지에 무리가 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였고요.


그런 이야기를 B님이랑 나누었는데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 보니 장작난로를 설치한 집은 별장 혹은 삿포로의 주택입니다. 별장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 장작난로를 써도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삿포로의 경우야 뭐... 주택이 워낙 드문드문 있으니까요. 여기 소개된 집은 이웃이 있는 듯했지만 그래도 삿포로니까 괜찮습니다. .. 솔직한 생각으로는 삿포로는 온돌이 더 잘어울리지 않을까 싶은데 온수파이프 보일러를 깔 수 있는 일본 업체가 있긴 할까요. 있어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하여간 책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부분만 골라 적어봅니다.


12쪽, 서문.

전시회명이 Come on-a my house展이라는데.... 아무리 봐도 저 영어 이상합니다.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집이 좌식이 아닌 입식 생활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거실. 소파나 테이블과 의자 형태가 아닌 곳은 많지 않습니다. 집이건 별장이건 입식이 많더군요. 다만 다마나와의 집은 거실 가운데를 한 단 들여 파서 재미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제 취향은 아닙니다. 이 집의 벽난로에는 성경의 라틴어 문구를 넣었다는데, 그 뜻이 달도 별도 신이 거기에 배치한 것-月も星も神がそこに配置されたもの-이랍니다. 근데 아무리 구글 번역기를 돌려도 사진에 찍힌 문구는 안나오네요. Lunam et stellas qux tu fuse(a?)sti.... 나중에 여쭤봐야겠습니다.



이전에 교마치민박에 들어갔다가 다다미 알레르기 혹은 민감성 체질이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다다미방을 보면 괜히 눈이 더 갑니다. 지금 방도 그렇지만 원체가 방에서 굴러다니길 좋아해 그럴 겁니다. 공부할 때는 책상을 선호하지만 놀 때는 마루가 더 좋습니다.



118쪽.

그 부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가능하면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지만 '자연소재 이외는 사용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묵으면(古びたときに) 아름답게 되는 소재를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다"라는 건데 뒤에 예로 드는 것들을 보니 나름 이해가 됩니다.



127쪽에 소개된 구가하라의 거처는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이건 저자 본인의 거처인 셈인데, 어쩌다보니 20년 동안 땅을 빌리는 것과 유사한 상태가 된 곳이 있어서 거기에 2층 집을 올렸답니다. 다른 책에 소개된 계단 벽에 설치된 서가와 허공답보(...) 형태의 서가도 여기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난로도 있어요. 허허허. 집은 혼자 살기에는 조금 큰 것 같지만 부부가 살기에는 딱 좋은 정도로 보입니다. 근데 실면적이 83평방미터네요.



192쪽에는 앞서 다른 책에 소개한 등받지와 다리가 다른 7인용 분리형 의자가 있습니다. 이거 참 귀여워요.



Asama Hut이나 Lemm Hut에도 체크를 해둔 걸 보면 확실히, 전 작은집 취향인가봅니다. 한 눈에 싹 들어오는 집이 놓아요. 물론 에시에릭하우스 같은 건 기준에는 많이 크지만, 그래도 혼자 사는 집이란 점은 비슷하려나요. Lemm Hut은 한국에도 번역된 오두막 이야기의 그 집입니다. Mitani Hut도 다른 곳에서 많이 소개되었지요.



마음에 드는 집이 꽤 많아서 구입을 고민하고는 있지만 번역본이 나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꽂아 놓을 공간이 없기도 하고. 흑흑흑. 하여간 이 집들 참 멋져요.




中村好文.『中村好文普通の住宅,普通の別莊』. TOTO出版, 2010, 33120원(교보기준).



저런 집을 지으려면 일단 땅부터 확보해야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결국 아파트로 가겠지요. 하하하하.;ㅂ;

주로 소품이나 부엌기구가 많아서 지름목록으로 넣었습니다.

14년 8월호부터 11월호 사이의 기사들이고요.




나무 그릇의 유행에 따라 나무 접시나 쟁반도 많이 나옵니다. 보통은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그릇이던데, 이런 건 물을 쓰기 조심스럽더라고요. 물론 도마하고는 다른 성질이지만 그래도, 물이 많이 닿으면 상할까 걱정되고, 햇볕에 말리기도 그렇고. 습할 때는 관리가 더 골치입니다.


라지만 실은 신포도.=ㅅ=; 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런 건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쓰고 싶다보다는 그런 생각이 더 강하네요.






앞서도 한 번 올린 적 있는 토끼모양 빈백. 쿠션 비슷하게, 속에 충전재를 채워 넣어 앉았을 때 몸이 푹 잠기는 쿠션 의자를 빈백이라 부르더군요. 이건 토끼귀가 달린 물건인데, 집에 공간만 있었다면 하나쯤 넣어두고 싶습니다. 음하하.. 하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요.

그 앞에 보이는 스마트폰케이스나, 이 사진 밖에 있는(...) 노트북 케이크는 꽤 실용적입니다. 토끼의 뒤태가 상당히 아리따우므로 B님이 홀리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고양이들은 이런 집을 좋아하나 보군요. 게다가 종이라서 재활용도 가능해! (...) 가격이 꽤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접입니다. 손재주가 좋으시다면 만들어 보시는 것도...






이것도 손재주가 좋다면 만들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양털로 짠 매트라네요. 제조국은 네팔이지만 판매처는 유럽. 네팔에서 짜왔다고 하는데 보들보들하니 겨울철 마룻바닥에 깔아 놓으면 사람이건 동물이건 이 위를 떠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계량컵도 종류가 다양하더군요. 대체적으로 실리콘보다는 도자기나 유리가 더 쓰기 편합니다. 비커형 계량컵보다는 용량이 따로 되어 있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고요. 액체류는 비커 같은 일체형도 상관없지만 밀가루나 설탕은 용량별로 된 쪽이 정확하게 계량할 수 있으니까요.

맨 왼쪽 하단의 오리는 참 귀엽습니다. 흐흐흐.




그리고 연희동 주택가에 있다는 열평짜리 작은 집. 동양화가 백지혜씨의 집이랍니다.




관련 기사 전체를 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링크합니다.

행복이가득한집 14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링크)





위 사진은 해당 기사 맨 첫 번째 사진입니다.

앞에 놓인 자전거와 비교하면 집이 얼마나 작은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어찌 보면 장난감 집 같기도 한데, 작은 방도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방 하나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퇴근한 뒤 허덕대는데.. 하하하.

그래서 요즘에는 큰집보다 작은집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열평의 작은 집에는 지금 부부만 살고 있다네요.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더랍니다.:)





12월호부터 3월호까지, 남은 밀린 잡지는 오늘 읽으러 가야겠네요. +ㅅ+


아침 출근길이 이쪽이라 자주 지나가고, 언젠가 올렸던 domestic violence(마스터님 명명)도 바로 이 옆에 있었습니다. 사옥을 판매한 뒤에 치운 것으로 추정되는데 곰 조각 둘 다 지금은 없습니다.


얼마 전에 이 앞을 지나가는데 이상하게 시야가 다르더군요. 뭔가 하고 둘러보니 화단에 있던 여러 나무들을 몽창 잘라냈습니다. 가지치기도 하고 화단도 다 치웠는데 이렇게까지 정리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요. 이모저모 아쉽습니다.



공간 사옥은 항상 버티칼 내려 놓은 것만 보아서 내부가 어떤지 이번에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지요. 절대로 버티칼이 필요한 공간이라고요. 건물 자체는 예쁘지만 사무실로 쓰기에는 최악이 아닌가 합니다. 저 옆이 바로 창덕궁이라 경관은 좋지만 햇살이 아주 찬란하게 들어오니 업무가 불가능 할 겁니다. 게다가 저렇게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 공간이라면 유리가 자외선 차단이니 뭐시기 차단이니 될리가 없죠.ㄱ-;





하지만 건물 자체는 꽤 재미있습니다. 커다란 콘크리트 기둥 하나를 세워 전체를 떠받치는 모양새인데 재미있더군요. 재미와 쓸모는 별개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건축은 그 둘을 잘 조화시켜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물론 건축학도도 아니고 그냥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개 소시민이지만 그래도 건축은 공학과 예술의 조화로 사람들이 살고 누릴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 참.


한 줄 요약. 보기에는 참 좋더라.



덧붙임.
G가 아침에 던져준 한겨레의 기사 하나. http://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06408.html
으어. 감동 받았습니다.;ㅂ; 하지만 날짜를 보니 2011년. 굉장히 오래된 기사였군요.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관리사무소가 한국의 유명 건축가가 만든 작품이었는데 몰랐다는 것. 건물 신축을 위해 조사하다가 담당 공무원이 설계도면을 보고 이상하다 싶어 건축가에게 문의했는데, 그 사실을 안 뒤에 개축으로 돌렸다는 겁니다.
완성 작품을 보니 멋지군요. 언제 구경하러 가...나..?;
부제가 10 houses, 10 stories, Find your own lifesyle입니다. 10개의 집에 각각에 붙은 10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은 평범한 집이 아닙니다. 거주자들이 지은이의 친구 혹은 아는 사람이라 사진작가, 디자이너, 삽화가, 건축가 등 예술쪽 종사자입니다. 그렇다보니 집이 다 특색있고 주인의 분위기를 닮아가더군요.

전형적인 일본집이라고 적은 것은 딱 보았을 때 한국 집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팍팍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본 인테리어나 건축 기행 등의 집에서 자주 보이는 그런 집이지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집. 집만 놓고 보아도 그런 느낌이 들더랍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은 맨 앞에 등장하는 저자의 집. 튼튼하게 지어 동일본 대지진에도 버틸 수 있었던 집이랍니다. 나무 느낌이 폴폴 풍기는데다 정원이 좋더라고요. 크지 않은 집이라 저 혼자 지내도..(응?) 중간에 등장하는 와타나베씨의 집도 좋습니다. 건축가라는데, 이걸 보니 묘하게 『건축 환시담』이 겹치더군요. 두 집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요코하마에 있어 그런가봅니다. 자세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겹칠 것 같기도? 'ㅂ'

생각해보면 마음에 드는 집은 대개 작은 집입니다. 저 혼자 살 것을 생각하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 하여간 열심히 돈 모아서 제 집을 가지는 것, 그것이 G4 다음의 목표니까요. 일단 Generation 4부터 클리어 해야지..-ㅁ-;



오가와 나오. 『집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나은정 옮김. 부즈펌, 2014, 14800원.

올 1월부터였나요. 『행복이가득한집』에 어느 다세대 주택 건축기가 실리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다시 『행복』을 보기 시작한 것이 최근이라 덩달아 매번 찾아보게 되었네요. 'ㅂ' 분위기 봐서는 연재가 끝난 뒤, 디자인하우스에서 책이 나올 것 같더랍니다. 이 건축기는 마음에 들었던 데다 참고할 만한 내용이 좀 있어서 나중에 구입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단독주택이 있던 건물을 헐고 새로 집을 짓기로 합니다. 다세대 주택으로 지으려고 했더니 대부분의 건축업자는 일반적인 다세대주택 도면을 들고 왔더랍니다. 하지만 짓고 싶던 집이 그런게 아니라 고민하던 찰나, 건축사무소에서 일본의 건축가를 소개받고 그렇게 해서 도면을 받고 집을 지었다던가요.
건축주가 쓴 글이긴 하지만 읽다보면 굉장히 까다로운 건축주라 건축가나 시공자가 어려웠겠다 싶습니다. 허허;

건축쪽에서 꽤 유명한 건물인 것 같더랍니다. 답사를 다녀온 사람들도 있고요. 능동에 있는 창조공간이라는 집입니다. 답사기가 네이버 블로그에 여럿 올라와 있는데 들여다보니 의외로 튀지 않습니다. 잡지에 실린 사진을 봐서는 주변 다른 건물들하고 분위기가 달라서 안 어울리지 않나 했는데 그건 또 아닙니다.

마침 『행복』 홈페이지에 연재분의 일부가 올라와 있네요.(링크)



진작에 올려야 했는데 그 간 잊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B님.;ㅂ; 그래도 참고하시어요~.



책을 읽다가 입맛에 안 맞으면 포기하는 것이 낫습니다. 읽을 책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되었으니 원하는 책만 읽어도 시간은 부족합니다. 가끔은 원하지 않는 책이라고 해도 업무 때문에 볼 일이 생기는데, 이 책은 입맛에 맞지 않아 포기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다른 책들이 밀려 있거든요.


글이 매끈하지 않은 것도 있고, 장황한 설명이라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르코르뷔지에의 도미노 시스템은 여기서 처음 들었는데 그 앞서의 이야기가 구구절절합니다. 한 쪽에 걸쳐 설명했는데 도미노 시스템이 뭔지에 대해서는 그 앞에서 궁금하게 여겼던 터라 궁금증이 바로 풀리지 않은 것도 감점 요인이었습니다. 도미노 시스템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기술할 수도 있을 텐데 한쪽을 할애한 것은 저자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온도차이가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일 마음에 안들었던 건 빌라 사보아나 낙수장에 대한 평가입니다.

p.73
(중략) 그런데 이 <낙수장>은 꽤 오랫동안 수리를 하고 있다. 그 간의 수리비가 건축비의 몇 배가 들 정도였다니 이 또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렇게 훌륭한 건물이 현 주택 소유자도 짜증을 낼 만큼 자주 수리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렇다면 우리가 그 건축가를 떠올리며 갖는 이상은 어디에 있는가? 그 이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지만 일단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그런 건축물이 있어 기쁘지 아니한가?" 이것이 바로 답이다.

저자에게는 답이 되었을지언정, 제게는 답이 되지 않았습니다. 르코르비지에의 건물도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언급되었지요. 방수처리도 덜 되었고 습하다고 했던가요. 덕분에 비염에 걸렸다고요. 결국 건축주가 소송을 걸었던 모양인데 그 끝은 어땠는지 아는바가 없습니다. 하하.-ㅁ-;
제게 있어 집은 기능적 요소를 완벽히 갖춘 위에 미적 요소를 갖춘 것이기 때문에 주객이 전도된 공간은 집이라 부르기 어렵다고 봅니다. 저 두 집은 그런 점에서 마음에 안들어요.


양용기.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한국문학사, 2014, 13800원.


건축관련 다른 도서들을 본다는 전제하에 나쁘지 않은 책입니다. 인문학적으로 본다고 하는데, 사학과 미술, 그리고 건축구조, 공학, 과학, IT 등등 다양한 분야의 건축을 다룹니다. 그러니 입문서로 아주 가볍게 볼만은 합니다.
책 표지에 아예 『집을 순례하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주택 순례기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제목과 설명 그대로, 이 책은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건축가가 사는 집들을 방문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번역서 대부분을 읽었다고 기억하는데, 앞서 나온 『집을 순례하다』가 서양의 유명 건축가가 지은 집을 구경하러 갔다면, 이번에는 일본 내의 여러 건축가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합니다. 전자는 건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유명 건축가지만, 여기서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그런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건축계 원로들의 집을 갑니다. 건축가들이 살고 있는 집은 대부분이 스스로 지은 것이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짓지 않았다 해도 살고 있는 집은 건축가들의 관점과 생각 등을 반영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인지 각인각색, 같은 집은 전혀 없습니다. 다들 특이한 분위기를 품었습니다. 그리고 훨씬 생활감이 묻어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집이 크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작은 집보다는 큰집이 많네요. 아무래도 일본은 단독주택을 지어 사는 경우가 많고, 집합주택은 선호하지 않으니 그런 것이겠지요. 거기에 4인 가족이나 4인가족을 위해 설계되었던 집이 많아 그런지 대부분의 집이 큽니다. 그래서 100% 마음에 드는 집은 없네요. 공간이 마음에 드는 곳은 여럿 있습니다. 정원이나 숲이 내다보이는 욕실, 아늑한 공간, 뒹굴뒹굴 굴러다닐 수 있는 그런 곳.


그리고 개보다는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평면도가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방문기들의 내용 자체가 길지 않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집을 순례하다』는 한 집을 충분히 분석하고 살피고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이 책은 연재되었던 잡지의 지면 때문인지 그런 부분이 적습니다. 아쉽네요.;ㅅ;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가가 사는 집』, 정영희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4, 16000원.


책이 크고 무겁다는 것이 아쉽지만, 가격을 보면 그런 이야기는 쏙 들어갑니다. 이야아아. 상당히 저렴하네요.-ㅁ-
원제는 PANYA NO TEGAMI. 잠이 이게 뭔가 생각했는데 번역서 제목은 원제를 설명적으로 풀어쓴 겁니다. 원제가 빵집의 편지니까요. 수신인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였고, 발신인은 빵집 주인인 진 도모노리입니다. 즉,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건축가, 진 모도노리가 건축주입니다. 한국에도 이거랑 비슷한 책이 한 권 있지요.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이라고, 건축가 이일훈과 건축주 송승훈이 함께 쓴 책 말입니다.

하지만 양쪽의 책은 조금 다릅니다.
한국의 책은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깁니다. 그러니까 서문이 상당히 길고 실제 시공 부분은 전체 책 분량에 비하면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어떤 집이 좋은가, 어떤 건축이 좋은가, 내가 살고 싶은 집은 어떠한가, 내가 짓고 싶은 집은 어떠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다룹니다.
대신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빈 땅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집 터를 개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거기에 집의 용도가 정확합니다. 송승훈씨는 집 짓기를 결정하면서 조금씩 공부를 해나갔다 하면 이쪽은 건축이나 가구 디자인 등에 대해서 기본적인 조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현재 쓰고 있는 집은 빵집 주인인 진 도모노리가 직접 지었거든요. 속의 소품도 그렇고 상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더랍니다.

책의 두께 차이도 그렇지만 읽다보니 이 책은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의 압축판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을 겁니다. 서로 닮은 책이니까요.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어느 날 홋카이도에서 온 편지를 한 통 받습니다. 홋카이도, 정확히는 삿포로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빵집을 하고 있는 진 도모노리가 보낸 편지입니다. 요약하면 빵집을 새로 만들고 싶은데 건축 설계를 부탁한다는 내용인데 굉장히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그러면서도 결과물에 대해 원하는 바는 확실한 그런 편지였지요. 나카무리 요시후미는 직접 밀을 빻아 장작 가마를 이용해 빵을 굽는다는 건축주의 요청을 승락하고 설계비용의 절반은 빵으로 지불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집짓기는 시작됩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다보니 앞 권들과 닮아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직전에 감상을 올린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를 읽은 직후 붙잡았습니다. 그게 또 내용이 이어지더군요. 건축가가 지은 생태 오두막 램헛에 대해서도 건축주가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건축가와 함께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 기행(...)을 같이 가기도 합니다. 아, 조금 많이 부러웠어요...;ㅂ;

책은 어떤 집을 지을까에 대한 철학적인 담론보다는 훨씬 나아가서 진행됩니다. 그야 용도가 확실하고 예산이 확정되었으니까요. 6차에 걸친 수정 끝에 집 설계가 완성되고, 거기에 아주 작은 오두막 하나까지 추가되어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재미있는 건 상량식의 모습이더랍니다. 다른 곳에서도 보았지만 신관이 와서 제를 올리더라고요. 그리고 상에 올라간 것이 커다란 찰떡이 아니라 빵! 빵집 답습니다.+ㅠ+

마지막에는 빵집도 나오는데, 파는 빵을 보고 있노라니 삿포로 여행 가면 한 번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 가려면 반드시 차를 빌려야지요. 삿포로에서 차로 2시간 가량 떨어진 곳이라니까 반드시 차 없이는 못갑니다. 그러니 언제, 여유가 된다면 이 빵집도 꼭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진 도모노리.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황선종 옮김. 더숲, 2013, 14900원.


근데 정말, 빵굽는 공간이나 그 아늑한 분위기가 예배당 같은 온화함이 있습니다. 같은 예배당 분위기라 해도 제가 좋아하는 쪽의 아늑함이라....
(어느 쪽을 싫어하는지는 딱히 밝히지 않겠... 읍읍읍...)
책 제목은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입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은 이전에 나온 책은 거의 다 찾아보았는데, 최근에 나온 셈인 책 두 권은 특히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은 오두막을 짓고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이전의 책을 보셨다면 나카무라 요시후미-이 건축가가 오두막 같은 작고 작은 집을 좋아한다는 걸 아실 겁니다. 뭐, 그건 딱히 이 건축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되지 않을까요. 어렸을 때 종종 그러지 않습니까. 본부 만들기.(...) 정말 그렇게 혼자 들어가서 여기 우리 본부다! 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정말로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게 나무 위의 오두막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아요.

하여간 아저씨도 그런 데 강렬하게 끌리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 집에 놀러 가다가 작은 집을 하나 발견합니다. 오래된 집인데 집주인인 부부가 죽고 집만 덩그라니 남았다네요. 작지만 오두막이라는 이미지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그런 공간이더랍니다. 산 중턱에, 꽤 높은 고지에 자리 잡은 데다 뒤에는 산과 숲. 그리고 그 주변은 밭으로 쓰던 작은 공간이 있고요. 그 대지 한 귀퉁이에 집이 있었던 겁니다. 그 집에 홀딱 반한 뒤에 집주인의 아들에게 연락하여 집을 얻는데 허락을 받습니다. 집의 용도는 오두막. 전기나 수도를 끌어오지 않고 자가 발전과 빗물 정수만을 이용해서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하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나요.

원래 있던 집의 토대를 남기고, 거기에 약간의 공간을 더해 집을 만듭니다. 원룸과 같은 그 공간은 최대 15명가지도 잘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공간은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될 수 있고요, 의외로 텐트 없이 6명까지도 잘 수 있는 공간이 된답니다.

전기 생산은 태양열전기판으로 합니다. 그걸로 충분히 60와트 전구를 켤 수 있고요. 그리고 조리는 숯을 사용해서 하고요. 그러니 겨울보다는 여름에 이용하는 집에 가깝습니다. 물론 가을까지도 가능하겠지요. 대지 저 한 구석에는 욕실 겸 서재가 있는데 이건 시스템 욕실보다는 조금 더 크겠지만, 하여간 굉장히 작고 작은 공간입니다. 거기에 욕실도 장작을 때서 물을 데웁니다. 불을 지나치게 때면 정말로 삶길지도 몰라요...ㄱ-;


하여간 이 책은 그 집을 만들고 그 집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완성된 집은 이래 저래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개량됩니다. 그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어요.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좋고요. 그래서 참 부럽지만... 추워보입니다. 전 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이런 오두막은 겨울에도 잘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거든요. 그럴려면 상당히 많은 장작이 필요하겠지요. 하하하.;


오두막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진 분께 추천합니다. 캠핑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싶네요.:)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이서연 옮김. 사이, 2013, 14500원.

근데 왜 나카무라 요시후미 책은 전자책이 없을까요..ㄱ-; 킨들 스토어에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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