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이런 저런 원서들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아래 있는 문학소녀 후편은 작년에 신청했던가, 아니면 1월에 신청했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는군요. 아마 작년 말, 12월에 교보에 뜬 것을 확인하고 잽싸게 주문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문학소녀 원서 출판사가 개인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들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주문했습니다. 물론 저 시리즈는 코노하의 후배가 외사랑을 하는 것이 주 내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읽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DVD가 궁금해 질렀을 따름.-ㅂ-; 아직 보진 않았지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보고 올리도록 하지요.


「建てていい?」는 「지어도 돼?」의 원서입니다. 본책이 얇긴 하지만 원서로도 사다 보고 싶어서 주문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문화비 지원 덕분.....; 실은 그 문화비로 지르려고 벼르고 있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나중에 도착하면 포스팅 하지요.

「カブのイサギ」는 아직 무슨 내용인지도 모릅니다. 「카페 알파-요코하마 쇼핑기행」의 작가가 새로 낸 책이라 해서 덥석 집었던 것일뿐입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주문이 가능하길래 어차피 살 생각이었으니라는 생각으로 구입했으니까요.


셋다 지금 제 책상 위에서 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오늘 「누가 그녀를 죽였나」를 다 보고 나면 입가심으로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읽을테니, 저걸 보려면 아직 한참 멀었군요. 내일은 또 그 한참 뒤에 질렀지만 먼저 보려고 생각하고 있는 다른 책 한 권과, 나시키 가호의 수필집도 마저 봐야하니 말입니다.'ㅂ'


그 전에 비공개 글을 좀 정리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분류는 책이 아니라 지름으로 해둡니다.

지금 이달의 교보문고 결제액수가 10만원을 돌파해서 가능하면 잠잠하게 있으려고 했는데, 안나오던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통에 3월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이 되면 업무폭풍이 휘몰아치기 때문에 사실 3월은 반갑지 않아요. 우엉....;ㅂ;


- 가이도 다케루의 「나전미궁」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히메미야 누님(...)의 좌충우돌기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은 어두운 내용인가봅니다. 권일영씨 번역이니 걱정도 안하죠.

- 미야베 미유키의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는 이전 작인 「구절초」에 조금 데여서 시간을 두고 보려 했더니 첫비행님 추천에 혹해서 구입 대기중입니다.

- 「허니와 클로버」 DVD는 마스터님의 리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이야기 없으십...;
하여간 장바구니에는 담아두었습니다. 지금 4까지 나왔지요.

- 아버지 심부름으로 주문 예정인 D90 책도 한 권 있습니다.

- 「이야기가 있는 프랑스 과자」는 3월 주문 책이 많으면 그 다음 달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소설 쪽이 더 급하죠.;

- 외국 서적으로는 제과책 한 권을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습니다. 올해 구입하는 책 중 가장 고가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떠올려보니 오야리 야시토 크로니클 한정판이 가장 가격이 높군요. 환율 13배로 계산하면 10만원 정도 됩니다.

그러고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혹시 오야리 야시토의 화집 사가실 분 있으려나요? e-hon의 안내는 여기이지만 링크를 여실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캐나다 사람(..)이 이 책을 가지고 있다면 캐나다 경찰에게 체포될 수 있습니다.(...) 오야리 야시토라고 하면 감이 안올지 모르지만 이전에 드림캐스트 게임으로 나온 훗카이도 관광 게임인 「북으로(北へ)」의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리브로 쪽에서도 예약 접수를 받았던 모양인데 가격은 108000원. 링크는 여기고 표지는 e-hon 안내 쪽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그 표지를 그대로 달아 놓을 수는 없었겠지요.
한 번 훑어보긴 했는데 북으로까지만 딱 제 취향이고 그 뒤로는 맞지 않는 상황이라..(먼산) 그렇다고 북오프에 팔기는 그렇고요.




날이 추우니 뜨끈한 국물이 땡깁니다. 오늘 저녁은 쌀국수를 먹을까요.-ㅠ-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를 키릴님께 받아 한 권 한 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네 권을 받아서 G 먼저 보라 하고 저는 G가 다 읽으면 그 뒤에 받아 보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G가 소화하는 속도가 빠르군요. 권이 그리 얇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 읽기 쉬운 책이라는 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은 상대적으로 무난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를 읽고 난 뒤에 그렇듯이 입맛이 씁니다. 뭐, 제가 읽은 히가시노의 책은 몇 권 안됩니다.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살인」도 읽지 않았고 「예지몽」, 「탐정 갈릴레이」가 다인가 ... 싶군요.; 블로그 검색하면 되겠지만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으니 이정도로 봐도 무난할 듯합니다.-_-;
「졸업」은 맛보기로, 그냥 가가가 형사가 되기 훨씬 전, 대학 때 어땠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친했던 친구들 사이가 어그러지고 무너지고 결국엔 가루가 되어버리는 것이 낱낱이 보여지기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추한 이야기도 등장하기 때문에 읽고 나서는 다시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다음권을 기다리긴 했습니다만..;

「잠자는 숲」은 제목이 왜 그런가 지금 생각하니 대강 알겠군요. 싹둑 잘랐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이번 권은 굉장히 달달하다고 G가 슬쩍 알려줘서 읽었는데 이게 뭐가 답니까. 안 달아요. 이정도는 보통의 무난한 추리소설이라고요. ... 하지만 이것은 제가 졸업과 잠자는 숲을 읽기 전에 모 로맨스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설탕을 듬뿍 넣은 쿠키를 먹은 뒤에 가능한 단맛을 줄이려고 애쓴 떡을 한 조각 집어 먹으면 전혀 달다는 생각이 안 들겠지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도 다 읽고 나서 지금 돌아보니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여럿 있었지만 무난하게 볼만한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악의」. 이건 제가 읽은 올해 최악의 소설의 끝자리 정도는 차지할만 합니다. 이전에 가위남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가위남은 분노의 대상이 살인자이지만 악의는 제 자신입니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이것은 반전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 쓸 수 없기 때문에 살짝 가려둡니다.-_-;


하여간 그 때문에 이 책은 한 번 더, 다시 읽어야 한다는 건 압니다. 다른 시선에서 책을 바라봐야하는데 읽을 생각이 손톱만큼도 안납니다. 그래도 가가형사의 말대로 쾌유를 빕니다. 당신은 꼭 그래야 하니까요.



그나저나 다음권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아직 G에겐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저는 앞서 읽은 듀시스님께 결말부분을 살짝 얻어들었습니다. 읽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다음권을 보려면 읽어야겠지요? ;ㅅ;


히가시노 게이고, 「졸업」, 「잠자는 숲」,「악의」, 양윤옥 옮김, 2009, 현대문학


덧붙임.
첫비행님이 저 「잠자는 숲」을 읽어보셨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안 읽어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발레리나가 사람을 죽이면서 시작되는, 발레가 소재가 되는 이야기라 괜찮습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요즘 「스바루」의 2부가 책으로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ㅂ-
모종의 이유*로 조금 복잡한 감정에 잠기다가 안되겠다 싶어 방금 읽은 따끈따끈한 책 감상을 올립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신간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도서관에 반납된 책을 보고는 잽싸게 채왔습니다. 저 아래 있는 매처럼 눈을 번뜩이며 있다가 먹이를 낚아 채온 기분이군요.
그 글에는 안 적었다고 기억하는데, 에노시마 거주조인 매입니다. 하야부사가 매 맞지요?;;
(그러고 보면 「Sky High」에선 멸종위기 운운하던데 거기는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ㄱ- 갸들이 사는 곳이 쇼난이었다면 쉽게 봤을겁니다.)

감상을 쓰고는 싶은데 쓰기가 모호합니다. 다른 추리소설도 내용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게 혹시 내용을 폭로하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트릭을 발설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고민하게 되는데 이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구조가 닮은 소설이 하나 있는데 그걸 여기서 소개하면 바로 트릭이 드러납니다. 그냥, 제가 찍었던 어떤 인물이 범인이 아니었다라는 것 정도만 밝히고 넘어가지요.
이번에는 그래도 긴다이치가 제대로 활동합니다. 죽은 사람은 여럿 있지만 지금까지 봤던 것중에서 이렇게 속 시원히 사건을 해결한 것이 거의 없었지요. 역시 하지메는 할아버지의 손자 맞습니다. 공놀이 하는 악마든 피리부는 악마든 제대로 방어한 적이 드물지 않습니까. 실수를 해서 흔적을 남긴다거나 그 때까지 안 나오던 실마리가 나와야지만 사건을 해결해주는걸요. 그러고 보니 이번 편에서도 어떤 의미로는 실패했군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세요. 책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밤 산책」,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09, 11000원



* 그러니까 심정상으로는, 제가 터뜨리기 망설였던 폭탄을 다른 분에게 넘겨서 대신 터뜨렸다가 집중사격 받는 듯한 느낌...;;;; 크흑, 죄송합니다.;ㅂ;
이끼북스의 책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 브런치 스타일」은 또 서점에서 판매대에 올라 있는 것을 보았고요. 이전에 「오늘의 행복 레시피」를 알았을 때도 그랬지만 마음에 드는 요리책이 있으면 출판사를 검색해봅니다. 요리책은 비슷한 취향의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이 많으니까요. 덕분에 건진 것이 「나의 핫드링크 노트」, 그리고 최근에 보게 된 이끼북스 책들입니다. 로베르 아저씨 책은 나비장책에서 나온 책들, 그리고 이끼북스에서 나온 다른 책들도 말입니다.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도 마음에 들지만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이야기가 있는 프랑스 과자」입니다. 하드커버에 정사각에 가까운 판형이었던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는 달리, 이 책은 A4 크기에 책도 얇습니다. 꽤 가볍더군요. 처음 도서관에서 빌려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막상 펼쳐보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겠다고 생각했더랍니다.
책 내용은 제목이 그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과자와 후식들 중에서 뒷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을 골라 소개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교보에 올라온 상세이미지는 설명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는 만드는 법이 더 많습니다. 각 과자별로 유래와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 만드는 법이 나와 있으니 재미있더군요. 프랑스 과자 말고 다른 나라의 과자들도 시리즈가 있다면 재미있겠다 싶습니다.
(나중에 찾아봐야겠네요.)

몇 가지 만들어보고 싶은 과자들도 있어서 집에 사놓고 두고두고 보려 합니다. 편집 방식이나 보여주는 방식은 베스트홈에서 나온 사브리나 시리즈-르꼬르동블루의 과자책과 닮아 있습니다. 판형은 조금 다르긴 하네요. 하여간 보고 있자면 손이 근질거리는 괜찮은 요리책입니다.-ㅠ-

훗.
8시 20분에 연말 정산 서류 정리 완료했습니다. 음하하하하!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준비한 보람이 있군요.+ㅅ+
8시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홈페이지가 열린다고 해서 그 때 맞춰 로그인하고 준비해서 서류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8시에 서비스 오픈하고 나서 조금 불안정한 것인지, 속도가 느려지더군요.

이번에야 처음으로 연말 정산 입력자료 넣기 전 후의 세금징수액을 비교해보았는데 정말 무섭더군요. 사람들이 왜 연말정산으로 소득공제받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지 알만하더랍니다. 내지 않으면 월급의 반 정도가 홀랑 날아갈 것 같은 포~ 스~. 내년에는 어찌 되려나 걱정입니다.


사진은 「차와 함께 하는 느긋한 시간」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이전에 강남 교보에서 봤는데 견본으로 놔둔 책만 있어서 어쩔까 고민하다가, 나중에 쿠폰써서 주문 결제했습니다. 교보 해외주문 원서는 환율에 따라 금액 변동이 있으니, 환율이 낮아질 때를 기다려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반영됩니다. 그럼 거기에 할인쿠폰 적용해서 받으면 싸지요. 원서는 도서정가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종종 이런 방법을 씁니다. 그래서 제가 교보를 못 벗어납니다.;
다만 거래처의 문제로 인해 일부 출판사의 원서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쉽네요.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덕분에 문학소녀 지름신을 막을 수 있었을뿐이고.;

어제 루트에서 조금 폭주했다가 속이 또 확 뒤집어져서 흐물흐물 늘어졌습니다. 걱정했던 서류 준비도 마쳤으니 다시 업무로 복귀해야지요.♬

해가 끝나고 해가 시작된지도 어언 열흘. 그간 읽은 책들의 목록은 엄청났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릴 심적 여유가 없었더랍니다. 모종의 이유 때문인데 ... 그런 것인데... (생략)

어쨌건 더이상 미뤄두었다가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늘어나겠다 싶어서 날잡고 신나게 써봅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위주로 쓰는 것이라 전부는 아니겠지요. 다른 곳에서 빌린 책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니 말입니다.


라고 까지 쓰고 이전에 읽은 책들을 모아 쓴 것이 언제적 일인지 살펴보니 12월 5일. 웃음도 안나옵니다. 도대체 몇 권에 대한 리뷰를 몰아 써야 하는 겁니까! ;ㅁ;


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한창 바빴을 때고, 그 즈음으로 열흘 가량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정리해봅니다. 언제나처럼 책 목록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정리하는데도 왜 이리 많은지 말입니다. 이러다가 서계는 일기가 아니라 월지가 되겠습니다. 그래도 써야지 덜 잊을 것이고, 재미없는 책에 대한 기록도 남길 수 있으니 꾸준히 써야지요.

목록중에는 안 보고 넘긴 책도 몇 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별 문제 없어보이는 「드라마 인 도쿄」. G에게 먼저 보라고 넘겼는데, 보다 말고 재미없다고 제게 넘기더군요. 그래서 저도 안 봤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들으니 글 쓴 사람이 프로젝트를 짜서 출판사를 섭외해 비용협찬을 받아 쓴 책인가봅니다. 하기야 황소자리에서는 「카페 도쿄」 등 지역별 간단한 여행안내서를 쓰고 있으니 그 일환이라고 봐도 되지만, 그런 식으로 쓴 책 치고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 치즈 기행은 제가 구입한 여행 관련 책 중 최악으로 꼽히며-이쪽은 무작정 가서 쓴 기록이고 출판사 지원은 없다고 기억합니다-UGUF의 도쿄생활도 출판사 믿고 책 샀다가 분노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도쿄 만담」은 그보다는 조금 낫지만 저는 재미 없어서 도중에 손을 놨습니다. 꽃보다 남자 드라마판과 관련해 에비스 시계탑을 찾았다든지, 홍차왕자의 분위기에 맞춰 지유가오카의 이야기를 쓴다든지 하는데, 저는 별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도 여행 관련 책을 많이 봐서 식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확신은 안 섭니다. 그러니 일본여행을 자주 다녀오셨다면 위의 두 책은 가볍게 보고 넘기거나 아니면 손대지 않는 쪽을 추천합니다.

반대로 제목만 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의 책도 있습니다. 「일본의 작은 마을」. 책을 대강 넘겼을 때는 그저 그런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내용을 직접보면 확 다릅니다. 이전에 올린 적 있는 「47빛깔의 일본」과 닮은 책입니다. 도쿄나 규슈 등은 이미 가보아서 다른 지역을 가보고 싶다거나, 조금 독특한 작은 마을을 가보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냥 넘겨보아도 꽤 좋고요. 사실 대강 훑어봤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가마쿠라에 대한 소개가 있어 집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마쿠라보다 다른 지역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일본 각지의 작은 마을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고, 마을의 특징적인 부분이라든지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은 오히려 여행 초심자보다는 자주 다닌 사람들에게 괜찮겠지요. 가보고 싶은 마을이 여럿 생겨서 곤란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로 인해 여행 지름신이 강림한 상태에서는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든 항공권 끊어서 달려갈지도 모르니까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꽤 오래 기다린 책입니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 받아본 책인데 그렇게 기다려서 받아본 보람이 있습니다. 핀란드 교육이 뜨기 시작할 때쯤 나왔던가요. 하여간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디자인 교육, 건축 디자인, 소품 및 인테리어 디자인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핀란드 문화, 사회생활, 사회구조 등에 대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역시 부작용이 있습니다. 핀란드의 여러 그릇제품이 눈에 들어와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높으며,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항공권을 결제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역시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딸라 타이카에 대한 지름신이 살짝 가신 시점에서 저 책을 보았더니 이딸라 컵에 대한 지름신이 다시 오셔서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딸라 타이카는 한국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요.T-T 구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라, 환율이 수직상승한 뒤에는 아예 가격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엉이 데미타스잔 세트.;ㅂ;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 관련해서 무서운 책이 한 권 있으니, 김영모씨의 「스위트 로드」입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40일간 오키나와를 제외하고 규슈부터 훗카이도까지 올라가며 빵집을 순례한 기록인데, 일본 현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것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각 지역 제과협회장을 만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모저모 살펴보니 아마 일본어는 하시지 않나 싶네요. 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념식 등에 참석했다거나, 다른 제과장들과 대화할 때도 언어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본어가 능숙하거나 통역이 뛰어났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하여간 유명하거나 특이한 빵집이나 과자집에 대해 모아 놓은 여행 안내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면 한 곳이라도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니 문제죠. 도쿄 주변지역보다는 다른 지역의 빵집이 더 근사해보이거든요. 다른 곳은 몰라도 훗카이도의 빵집은 꼭 가고 싶더랍니다.
빵집 안내서라 앞으로 어떻게 변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구입을 조금 망설이고 있지만 구입해도 돈이 아깝지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거기에 각 빵집을 안내하면서 홈페이지를 같이 넣은 것도 좋았고요. 정보 접근하기가 좋더라고요.

「런던 미각」은 런던을 주변으로 한 지역에 대한 맛집 순례기 정도로 보면 됩니다. 호수지방도 다루고 있으니 그냥 가볍게, 런던 여행 가기 전에 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현재 가장 로망도(?)가 높은 여행 지역이 런던이라, 가볍게 읽었습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나 사진 분위기나 나쁘지 않더군요.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확실하진 않은데, 클로티드 크림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가 있어 고개를 갸웃했더랍니다.-ㅂ-;


그럼 이번엔 먹는 쪽 이야기.
이동진의 「아이러브 커피 앤 카페」는 가볍게 볼만한 책이지만 걸리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커피지식과 맞지 않는 곳이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더군요. 한 권으로 읽는 카페 운영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페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텐데요. 그냥 커피 + 카페 입문서로 가볍게 보고 다른 책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커피나 홍차나, 제과도 그렇고 제빵도 그렇고 가능한 많은 책을 보고 비교하는 쪽이 좋더군요. 한 권에서 얻은 지식으로는 정확한 앎을 얻기가 어렵더랍니다. 그러는 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은 못합니다.; 봐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더치오븐 퍼펙트북」은 지름신 소환책입니다. 보실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마도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이 보시면 십중팔구 지름신이 오실테니 꼭 카드와 지갑과 통장잔고에 대한 단속을 하고 보세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더치오븐을 써서 여러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더치오븐은 간단히 말하면 실외용 무쇠솥입니다. 실외 캠핑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뚜껑달린 무쇠 냄비지요. 이걸 더치오븐이라 부르는 것은 뚜껑도 굉장히 무거운데다 불 속에 넣을 수 있어서 오븐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실외에서 쓰는 것에는 냄비 아랫부분에 작은 다리가 달려 있고, 실내에서는 그런 것 없이 냄비처럼 맨들한 것도 있습니다. 슬로우쿠킹이라 부르는 푹 끓이기 + 굽기가 가능해서 쓰기 좋지만, 무쇠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심하면 녹슬거든요.
더치오븐 외에 스킬렛(무쇠로 된 작은 프라이팬) 등도 안내하고 있고, 관리법이나 기타 등등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르크루제 같은 법랑 무쇠냄비를 쓰다가 이것도 성에 안차면 그 다음이 그냥 무쇠팬이라던데. 그러니 아이쭈님과 첫비행님은 꼭 주의하면서 보세요. 보고 지르시면 글로 써주시길 부탁드립...(퍽!)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은 채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안내합니다. 그런고로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Easy Breakfast & brunch」의 번역서인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낸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냈나 검색하다가 걸린 책입니다. 수프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채식 식단이 나오더군요. 저야 콩이 들어간 수프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네스트로네라든지는 완전 채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지요. 책 편집은 앞서 소개한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유사합니다.
「Easy Breakfast & brunch」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의 원서입니다. 원서는 어떨까 싶어서 빌렸는데 번역서를 본지 오래되어 홀랑 잊었습니다. 다시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보다 쉽게 읽히네요. 후후후~.


그럼 이제 소설만 남았네요. 「인형, 탐정이 되다」는 인형사 사콘을 떠올리게 하는 얼개입니다. '나'는 유치원 교사이고 우연한 기회에 어느 인형사를 알게됩니다. 그리고 같이 사건에 얽혀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거죠. 가볍게 보는 일본추리소설입니다. 4편의 연작 단편이 있는데 주인공인 인형사 본인에게도 조금 문제가 있어서 그거도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콘처럼 둘이 어떻게 만났는가, 어떻게 그런 관계가 형성되었는가는 이번 권에는 아직 없습니다. 뒷권이 나왔으니 조금씩 이야기가 진행되겠지요.

당근케이크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지난번에 원서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음훗훗. 하지만 당근케이크보다는 그 다음에 나올 크림퍼프가 더 기대가 되네요. 이게 크림퍼프로 나올지, 슈크림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플럼푸딩은 최신간입니다. 역시 검색하다가 잡히길래 잽싸게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습니다. 지금 검색해도 이보다 최신간은 없네요. 이번 배경은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폭탄을 장치하고 맨 마지막에 불이 붙는 것을 보았다는 느낌이예요.OTL 그러니까 다른 권들과는 달리, 뒤에 여운을 남겨두었더랍니다. 이런 이야기는 질색인데! 그 폭탄이 어떻게 폭발할지 걱정되는걸요. 이에 따라 N과 M과 ...(이하 생략)
적다보니 이전에 만났던 로드인가 하는 녀석은 이니셜이 설마 L?
플럼푸딩은 원래 영국푸딩이고, 플럼이 들어가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푸딩과도 거리가 멀지만 한나가 만든 플럼푸딩은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푸딩입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닐 것 같네요. 푸딩은 뭐니뭐니해도 캐러멜 소스의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ㅠ- 거기에 플럼푸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유키 카오리의 영향이 큽니다. 


대강 적긴 했는데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나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한 책에 대한 리뷰, 만화책 리뷰는 다 빠져 있습니다. 집에 가서 다시 검토하고는 맞춰 써야겠지요.
그래도 간신히 다 쓰긴 했습니다.;

조앤 플루크, 「당근케이크 살인사건」.해문출판사, 2009, 11000원
「Plum Pudding Murder」. 2009
아비코 타케마루, 「인형, 탐정이 되다」.최고은, 북홀릭, 2009, 10000원
조수현, 「드라마 인 도쿄」. 황소자리, 2009, 14000원
정숙영, 「도쿄만담」. 중앙북스, 2009, 13000원
서순정, 「일본의 작은 마을」. 살림, 2009, 12000원
장미성, 「런던 미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13800원
안애경, 「핀란드 디자인 산책」. 나무수, 2009, 15000원
김영모, 「스위트 로드」. 기린출판사, 2009, 17000원
이동진, 「I love coffee & cafe 아이러브커피 앤 카페」. 동아일보사, 2008, 12000원
헤르만 헤르츠버거, 「건축수업」. 효형출판, 2009, 18000원
나카야마 지카코, 「더치오븐 퍼펙트북」. 진선북스, 2009, 15000원
테사 브렘리,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 이끼북스, 2008, 16000원
Blake, Susannah, 「Easy Breakfast & brunch」. 2007

사진은 스타벅스의 캐러멜 카페라떼. 1년에 한 번 정도 마시는 음료입니다. 보통은 카페라떼지만 단 것이 먹고 싶을 때는 이걸 마시지요. 하지만 마시고 나면 꼭 후회하는 음료이기도 하고요. 너무 달아요.


하여간 잡담.

요 며칠 다시 노트북에 대한 지름신이 오셨습니다. 위키가 아직 1년이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번 사랑의 대상은 위키랑은 반대 타입이라 괜찮습니다. 이름하여 McAir. 연음으로 매케어.(...) 날씬한 몸매에 홀랑 반해서 가격을 보니 그럭저럭 허용 범위 안이네요?(실은 아님) 그래서 지를까 말까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데 메모리가 2기가 밖에 안되고 그나마 업그레이드가 안되는 거라 망설이게 되더랍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대를 기다릴까 말까 살풋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 1.33이라는 무게도 버겁습니다. 위키는 그보다 가벼운데도 들고 다니기 쉽지 않거든요.
위키에 885에 위키 전원선까지 들고 가면 허리가 아플 정도인데, 맥에어 들고 다니면 더 무겁겠지요.;


이글루스 돌아다니다가 본 명영사 리뷰를 보고 문득 생각나서 적습니다.
읽을 당시에는 화륵 불타올랐다가 지금은 한풀 꺾였습니다. 10권까지 갈만한 이야기가 아닌데, 일본에서 벌써 그만큼 나왔고 완결도 조만간 날 분위기니까 일단 완결 보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봐야 어차피 전체 다 살 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ㅂ; 원서 구입 여부가 여전히 관건이네요. 일러스트집이 빨리 나와준다면 홀랑 지르겠지만 말입니다. 문학소녀 화집도 꼭 구할테지만요.
명영사를 보고 있자면 시엘의 소설판이 아닌가 싶은 때도 있습니다. 아니; 일단 둘다 마법 학원물이잖아요. 내용은 굉장히 다를지언정 말입니다.


시엘하니까 생각났는데 13권인가, 신간이 나왔습니다. 사왔지만 살짝 들춰보고는 완결날 때까지 놔두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펼쳐진 부분이 딱 그 부분이라. 전 그 커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캐릭터만 두고 본다면 가장 좋아하는 건 라리, 그 다음이 아버님.(...)


완결하니까 또 생각나네요. 시엘과 같이 구입한 XXX홀릭 15권. 지난번 생협 모임 때 츠바사 완결 소식과 함께 XXX홀릭이 어떻게 흘러가는가도 함께 들었습니다. 츠바사는 전권 사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노코루와 카무이가 나오는 권만 골라 구입하려고 생각합니다. X 완결을 내지 않은 만큼, 작가들이 원하는 식의 엔딩을 거기서 내버린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거든요. 물론 방향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필요(?)한 부분만 구입하고 말렵니다. 홀릭은 이야기 들었던 그 근방의 이야기까지 딱 나왔습니다. 이리되니 유코의 정체가 참 궁금하군요.

내일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셜록 홈즈를 보러갈까 말까 하고 있지만 안 볼 가능성 농후. 전 영상물에는 약합니다.; 그냥 토요일에 홍대 갔다가 나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훗훗. 홍대 가서 츠바사만 쏙 빼서 올까봐요.'ㅅ'
모에하다라는 것은 일본어 萌える를 말합니다. 싹트다라는 의미의 모에루를 썩둑 잘라서 모에하다라고 쓴겁니다. 싹트다, 자라다라는 평범한 의미도 있지만 대개는 독특한 나름의 의미로 많이 받아 들여집니다. 사실 모에가 정상적인 단어라고 인지한 것은 하쿠센샤(백천사)에서 출간하는 일러스트 잡지의 제목이 MOE이기 때문입니다. 설마하니 잡지 제목에 이상한 단어를 달았을까요. 게다가 이 잡지는 굉장히 오래된 잡지인데 말입니다. 모에라는 단어가 뜨기 전부터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모에하다라는 단어를 왜 꺼냈냐면...

(출처: 교보문고 - 링크)

이 책 때문에 그렇습니다. 링크를 눌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책 제목이 新·萌えるヘッドホン讀本.
新이 붙은 걸 보면 아시겠지만 이전편도 있는 모양입니다.

이글루스에서 헤드폰을 쓴 소녀 모음집이라는 낚시성 글로 올라와서 궁금해하다가 질렀습니다. 실은 표지의 소녀에게 홀라당 반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헤드폰이잖습니까.ㅠ_ㅠb (...)

몇 주전에, '주말에 올리겠다'고 했던 신기한 원서가 이겁니다. 구입한지는 조금 되었지만-11월 중순쯤-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올리게 되었지요.
사실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아니, 다양한 종류의 이어폰, 헤드폰을 쓴 여인네들이 등장하고, 그것도 한 사람이 전부다 그린 것이 아니라 회지 형식으로 여러 사람이 돌려 그렸는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그냥 헤드폰 부분을 정밀하게 묘사한 보통의 화집이 아닐까 했는데 아주 본격적인 헤드폰 분석서입니다. 그러니 삽화를 생각하고 구입한 분들은 오히려 실망하실지도 모릅니다.

책을 펼치면 앞부분에는 헤드폰의 비교 분석을 위해 쓴 여러 오디오 기기-나노도 있어서 더 만족했지요-가 소개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실제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소개하고 특성, 정확한 가격 등을 제시한 다음, 팝, 클래식, 락 등 다양한 음악분야를 두고 어느 쪽에 더 잘 맞는지 도표로 표시했습니다. 종종 성격분석 등에 쓰이는, 원 안에 다각형이 그려진 형태의 그래프 말입니다. 뭐라 부르는지는 잊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 때문에 헤드폰에 대한 열망이 10배쯤 불어났습니다. 그러니 책의 부작용에 주의하시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마음을 정화할 때는 요리책이 최고입니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돌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단, 뒤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폭식이라든지, 지름이라든지, 베이킹신의 강림이라든지 말입니다.

적은 돈으로 한 그릇 요리, 혹은 간단한 반찬을 만드는 것으로 1천원으로 뭐하기~ 2천원으로 뭐하기~ 등등의 시리즈가 있는데요, 브런치와 관련해서 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 『카페 브런치 만들기』입니다. 이전에 『유럽 브런치 스타일』도 참 책이 맛있었지만 이것도 괜찮습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만들 수 있긴 한데 몇몇 부분이 거슬리던걸요. 까르보나라 때문에 걸렸나, 아니면 다른 것이었나... G는 앞서 본 『유럽 브런치 스타일』보다 이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이고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같은 출판사 책을 검색했더니 마음에 드는 책이 몇 권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일단 도서관에 있는 것부터 집어다 보았지요.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교보에서 검색해보고는 초콜릿에 홀딱 반해서 빌렸다는 말은 사족이지요. 으허허. 아마 초콜릿을 좋아하고, 초콜릿이 들어가는 과자나 케이크를 좋아하신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진 못하실겁니다.
내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은 과자와 케이크 종류, 뒤는 빵이 나옵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앞쪽에 한정되어 있으니(집에 오븐이 없어서) 앞만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요, 제가 아는 레시피와는 조금씩 다릅니다. 뭐, 베이킹의 묘미도 그런 것 아닙니까. 가장 유혹적으로 보인 것은 역시 초콜릿 디저트고, 초콜릿 테린이나 브라우니, 블론디는 언젠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부제에서 말하듯 유럽쪽의 디저트를 다양하게 다루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 점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실은 영국의 쇼트브레드나 스콘이 나왔을까 궁금했거든요. 하지만 그 비슷한 것은 없더랍니다. 그게 아쉬워 처음 읽었을 때는 실망했지만 몇 번 들여다볼 때마다 그 군침도는 사진에 홀딱 반해 몇 번이고 다시 보았지요.

만약 그것만으로도 초콜릿 지수가 부족하다 느끼신다면 아예 초콜릿이 제목에 들어간 책을 보시면 됩니다. 『초콜릿 학교』 . 초콜라티에 고영주씨의 책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시는 분도, 홍대를 많이 다니신다면 홍대의 첫 초콜릿 공방-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카카오봄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카카오봄을 여신 분이 이 분이지요.'ㅅ' 이전에 초콜릿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이 나온 적 있는데 본격적인 책이라 저는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 제목에 홀리고 내용에 반해 들고 왔지요.
초콜릿과 관련된 여러 부재료, 역사, 행사 등에 대해 길지 않게 풀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간단한 조리법이 실려 있습니다. 초콜릿과 그 친구들(?)을 소재로 한 수필과 조리법이 번갈아 실린 셈입니다. 집에서도 편하게 해볼 수 있는 조리법이 많으니 해볼만 합니다. 저도 몇몇 조리법은 눈독 들이고 있고요. 마시멜로 만드는 법도 있던데, 블루마스님 이글루에서 봤던 것은 이보다 간단하지 않았나 싶지만 .... 이건 만드니 온도계와 믹서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허허허. 이걸로 스모어 만들어 먹으면 맛있을텐데 말입니다.

『이기적 식탁』. 읽는 내내 으흐흐흐흐흐흐 웃고 있었습니다. 이글루의 catail님이 내신 책이지요. 포스팅으로도 많이 읽었으니 그걸 책으로 읽는 느낌이겠다 싶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상당수가 새로운 이야기더군요. 링크 추가해 놓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알지만 실리지 않은 것들-브라우니라든지-도 있고 새로 들어온 것도 있습니다. 사진만 올라오고 만드는 법은 올라오지 않았던 것들도 여럿 실렸더군요. 꽤 상세하게 실려 있어서 만드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 때부터 생겼던 앞 뒤 동일한 표지의 의미도 책날개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 재미는 직접 찾아보시라고 남겨둡니다.
친절한 요리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찾아보세요라고 사근사근 말을 걸어온다기보다는 집에서 간단히, 편하게, 친구에게 알려주는 그런 요리들입니다. 뭐, 효자동 레시피도 그랬지요. 그건 아예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음식들에 대한 레시피이니, 손님을 초대해놓고 대접하는 느낌이고 이쪽은 좀더 격의 없는 친구, 혹은 애인이나 자신을 위해 준비하는 음식입니다. 양쪽의 요리가 겹치는 것이 거의 없으니 각각 보셔도 무방합니다. 한 권씩 사다놓고 필요할 때마다 한 장씩 넘겨보는 재미가 있겠지요. 수박소주도 그렇고 초콜릿 쿠키도 그렇고 초콜릿 케이크도 그렇고. 아, 프렌치 토스트랑 팬케이크는 꼭 만들어 볼 겁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 읽다가 폭소를 터뜨릴뻔한 부분은 푸드 포르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음식 다큐멘터리 굉장히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더 라멘을 열심히 보고 있으니... 일종의 자학같기도 하고 자기 위안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거기서 소개한 큐피트 같은 어리고 통통한 셰프나 여신님 같은 섹시한 아주머니(..)에 대한 묘사를 듣고는 뒤집어졌다니까요. 읽는 순간 누구라는 것을 바로 알았으니 말입니다. 으허허허. 이런데서 같이 공감할 수 있다니 재미가 배가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만 읽다가 어느 부분에선가 오타를 찾았는데 다시 찾으려니 못찾겠습니다.; 기억하기론 딱 한군데 였고요.
그리고 미트볼 만드는 재료 중에 용량 표기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은 곳이 있습니다. 허브는 조금만 넣으라고 만드는 법에는 나와 있지만 재료 소개에는 1 테이블스푼(1큰술)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1 티스푼이 아닐까 살짝 생각을..^^;


적다보니 오늘 소개한 책들은 차근 차근 집에 모아두어야 할만한 책이네요. 집에 두고 있다가 스트레스 받을 때, 휙 날리기 위해 넘기면 딱이겠습니다.+ㅅ+


곽새롬, 『모카향기의 3천원으로 카페 브런치 만들기』, 영진닷컴, 2009, 9800원
고영주, 『초콜릿 학교』, 달, 2009, 13000원
이주희, 『이기적 식탁』,  디자인하우스, 2009, 13800원
린다 콜리스터,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이끼북스, 2009, 16000원
첫비행님의 이글루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마을 나고에서 트랙백합니다.'ㅂ'

모종의 이유로 잡담을 써보려고 임시저장글을 살폈는데 꽤 오래 묵힌 글이 하나 보여서 이것부터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속이 있어 글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쓸 수 있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마을 나고>에 대한 글을 첫비행님 이글루에서 보고는 그 즉시 책 구입을 신청했더랍니다. 신간 구입을 그렇게 서둘렀던 것은 교보에서 주문하면 선착순으로 핸드폰 줄을 준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야 핸드폰 줄을 좋아하지 않지만-게다가 핸드폰에 줄을 달 수 있는 곳이 없지만 그래도 G가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구입하고 봅니다.


앞표지는 새초롬한 노랑둥이 한 마리. 노랑태비(줄무늬) 고양이입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저 자태가 참으로 귀엽습니다.




하지만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선착순 상품이었던 고양이 핸드폰 줄입니다. 보니 시판 제품이고 중국산이네요. 하지만 눈이 댕그라니 나름 귀엽습니다. 눈이 큰 고양이라면 전 역시 다얀을 지지하지만 이쪽도 몇 번 보다보면 익숙해지겠지요. 그러고 보니 지탄은 생각보다 눈이 작다...?; 그래서 지탄이 카리스마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소년만화에서 활발하고 피가 끓는 타입의 성격을 가진 주인공은 눈이 댕그라니 크고, 그 옆에서 조력하는 분위기 있고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조연은 눈이 작고 키 크고 못 하는 것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다얀과 지탄은 역시 한 쌍의 바퀴벌레입니다. 어. 게다가 조연의 여동생이랑 사귀...(거기까지만)

링크한 글에도 나오지만 이 책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나고 고양이 시리즈 피규어입니다. 이전에 보크스 하비샵에서 보았는데 그 때는 피규어에 본격적으로 손대기 전이라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본격적으로 피규어에 손 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해서는 더 잘 구입하는 편이지요.




사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이 사진입니다.
옛날 옛적, 보크스 하비샵에 놀러갔던 G가 제게 선물로 사다준 겁니다. 가끔 그럴 때 있지요. 어디 놀러 갔을 때 선물로 뭔가 작은 것을 사다주는 경우. 저는 주로 먹을 것을 사다주는데 이 때 G는 피규어를 사왔습니다. 아마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는 귀엽다를 연발하다가 덥석 집어 들고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책 전체를 다 읽지 않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피규어가 어느 고양이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회색 태비는 우편물 뭉치가 같이 들어 있으니 우체국 고양이 같네요. 다른 한 마리는 또 누굴까...


어쩌다보니 집에 피규어가 여럿 있게 되었는데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결국 방치중입니다. 게다가 가려져 있긴 하지만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곳이라, 온도 조절이 제대로 안되지요. 베란다거든요. 기왕이면 전시를 하고 싶지만 경험상 피규어 같은 것은 전시하면 먼지 관리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독립하면 신나게 꺼내 장식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역으로 피규어의 지름신이 강림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벅찹니다.


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 Fate-세이버 릴리를 지를까 말까 고민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으하하.;ㅂ;


글을 쓰려고 임시저장 글을 꺼내놓고 보니 마침 어제 빌린 책이 초콜릿과 관련있는 책입니다. 초콜릿 학교와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은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빌려봤고, 초콜릿 학교는 책을 찾으러 가던 길에 서가에서 눈에 들어와 홀랑 집어 들었습니다.
(지금 더 찾아보니 이끼북스에서 올 한 해 동안 낸 책 중에 찾아보고 싶은 것이 몇 더 있습니다. 도서관에 홀랑 신청해야죠.-ㅠ-)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몰라도 갑자기 초콜릿이 마구 땡기더랍니다. 아니, 지금은 그 이유를 대강 알지요.
하여간 슈퍼에 들어가 어떤 것을 집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가격표가 안 붙어 있던 초콜릿을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야 저는 브랜드 선호도-정확히는 호불호가 아주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입니다. 롯데과자는 가능한 집어 들지 않으며, 농심도 그렇습니다. 기왕 있다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집지요. 하지만 초콜릿을 선택할 때는 그게 힘듭니다. 가나초콜릿 쪽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집는다면 만만한게 허쉬인데, 허쉬는 뒤집어 보면 수입원이 롯데입니다.(먼산) 허쉬 초콜릿을 다 빼고 나면 남는 것은 킷캣(키커)정도인데 이날은 마침 킷캣도 안 보이더군요. 슬퍼하며 고른 것이 저 수입 초콜릿과 스니커즈, 트윅스였습니다. 저게 아마 4천원 가까이 나왔을겁니다.

11월의 憂鬱海는 올해 얕은 편이었지만 12-1월, 그리고 내년 초가 더 무서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한밤중에 초콜릿 폭주를 한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먹는 것으로 폭주하기보다는 보는 것으로 폭주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앞서 이야기한 책들이라든지, 말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읽는 책이 요리책, 혹은 음식을 주제로 한 책이라는 것으로도 반증됩니다.

트윅스는 지나치게 달았고 스니커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저 아몬드 초콜릿은 오독오독 아몬드가 씹히는 것이 좋았지만 역시 밀크초콜릿이라 달았습니다. 하지만 그 달달함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닐까요.

조앤 해리스의 초콜릿을 더 볼지, 아니면 블랙베리 와인을 빌려올지 조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독서기록이 빈약한 이유는 신간을 거의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읽은 책들도 거의 요리책이고요. 아니면 레이크 에덴.(...) 아놔. 저도 지겹습니다. 이제 그만 읽고 싶지만 과자에 대한 금단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레이크 에덴은 제게 구세주와 같이 내려와 초콜릿을 지르라고 옆구리를 찌릅니다. 하지만 구입하기엔 방산시장이 너무 멀(...) 따름이고, 근처에서 맛있는 쿠키를 사먹기엔 지역이 허허벌판일 따름입니다. 애초에 레이크 에덴 레시피는 지나치게 달지만 그만큼 다양한 쿠키를 싸게 파는 곳도 없다구요. 게다가 제 입맛에는 대부분의 쿠키가 떫습니다. 베이킹 소다에 대한 반응인지 뭔지, 쿠키 혹은 스콘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거든요. 공장 출하 쿠키는 그렇지 않다는게 또 이상하지만 말입니다.

이야기는 그정도로 하고, 그나마 최근에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추려봅니다.

런던 하늘 맑음은 환경건축을 주제로 하여 런던을 중심으로 여러 친환경 건축, 친환경 도시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내용도 그렇지만 글쓴이들이 독특합니다. 교보에서는 조양희가 주 저자로 나오는데 조양희보다는 박진호 쪽이 주로 글을 썼습니다. 조양희는 박진호의 어머니. 그리고 이전에 <도시락 편지>의 저자였던 인형작가였습니다. 오오.+ㅅ+ 그 책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글이 전체적으로 거칠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느낌에 사진이 적기도 하고. 하지만 혹시 런던에 친환경 건축물을 보러 가신다면 꽤 도움이 될겁니다.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은 번역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도서관에 주문해서 받아다 보았는데 그 사이에 번역본이 나온 경우였습니다. 다시 읽으면 더 자세히 이해가 되겠지만 이미 범인이 누구고 왜, 어떻게 죽였는지도 다 알아버린 뒤라 말입니다. 크림 퍼프 살인사건(Cream Puff Murder)이 이보다 뒤에 나왔는데 거기에 나온 몇몇 상황에 대해서도 당근 케이크 살인사건에 자세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당근 케이크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 역시 크림 퍼프 쪽이 좋습니다.-ㅠ- 따, 딱히 M이 물먹어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실은 그렇습니다.)

유럽 브런치 스타일은 뒤에 예약자만 없었다면 집에 두고두고 볼텐데 굉장히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가격 대 성능비도 뛰어나고요. 아침에 해먹을 만한 간단한 음식들이 많고 팬케이크라든지 머핀 같은 것도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좋고요. 원서로도 보고 싶은데 도서관에 신청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하는 이유는 원서를 살까 번역서를 살까 망설이고 있거든요.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네 번째 장소는 프로방스입니다. 역시나 프로방스. 피터 메일의 이야기도 곁들였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 이야기는 그림, 화가입니다. 프로방스에서 살았던 여러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머무른 장소, 그리고 미술관 방문 등에 대한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 있습니다. 추천은 하지만 언제나 제가 이야기 하듯이 주의하셔야 합니다. 잘못하면 프랑스 행 항공 티켓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것은 어느 노 화가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디자인을 해주었다는 어느 성당입니다. 마티스.. 였던가요. 리뷰를 바로바로 쓰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흑흑흑. 하여간 세잔이나 고흐, 마티스, 샤갈 등 아주 귀에 익숙한 화가들이 총출동하다보니 루브르 박물관 같은 건(!) 제쳐두고 여기부터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특히 샤갈은 이전에도 K에게 잠깐 이야기 들었는데 실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 아버지가 지난 서유럽 여행 때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진 찍어오신 걸 보고 프랑스 여행에 옆구리가 찔린 것만은 아니예요. 이 책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니 말입니다.

프로방스를 읽다보니 여행 막바지, 니스에 머무르면서 조깅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언급이 나왔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건 바로 옆에 이 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예약자가 가득차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문득 발견해서 집어 왔으니 말입니다. 우연히 집에 들어온 책이었는데 또 우연히 다른 책에서 그 책을 언급했으니 우연이라도 재미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 수필이 훨씬 입에 잘 맞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특히 슬슬 자신의 한계를 체득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최근의 제 모습도 같이 겹쳐져 보입니다. 만사 의욕상실. 축 늘어져 있고 몸은 불어만 가고, 더불어 자기 혐오도 증식합니다. 잠시라도 좋으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쉬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쉬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휴가가 끝나는 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먼산) 그저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발랄한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마당의 순례자>에서도 앞서 말한 것처럼 '아는 사람'을 책 속에서 만났습니다. 정확히는 제가 읽은 다른 책의 작가지요. 박사라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여행책인 <여행자의 로망백서>의 공동 저자입니다. 으허허허허. 이 책 속에서 이렇게 마주칠 줄은 몰랐다면서 웃었더랍니다.
마당의 순례자는 마당일이 주제입니다. 흔히 말하는 가드닝, 원예지요. 마당을 어떻게 가꾸고 어떻게 식물을 키우고 살리고 죽였는가에 대한 짤막한 기록입니다. 효자동에 대한 예찬도 함께 있고 집에서 보이는 근사한 풍경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정원에 대한 책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신문기자와 동화작가라는 직업을 가졌다 하는데 그래서인지 글맛이 다릅니다. 술술 잘 읽히지만 가끔은 이렇게까지 속내를 드러내도 되는가, 너무 가시돋히지 않았는가 싶을 정도의 말도 튀어 나옵니다. 하지만 그게 또 맛이지요.

효자동 레시피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그 작가가 이런 책도 썼나 했는데 동명 이인입니다. 이 쪽은 잠시 방학에 들어간 전업 요리사고요.
효자동 어드메에 레서피(recipe)라는 이름의 작은 음식점이 있었더랍니다. 2008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잠시 방학에 들어갔다네요. 책을 읽고 나니 진작에 가볼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사근사근한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은 레서피의 여러 레시피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고 하나하나 다 도전해 보고 싶은 그런 요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집어 들어 대강 훑어 보고 나서는 catail님의 <이기적 식탁>과 같이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너무 닮은 것이 아닌가, 또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단순한 재료로 간단히 만들어 맛있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양쪽이 닮아 있지요. 그리고 토마토나 가지 같은 채소가 많이 보인다는 점, 차려내는 모습도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catail님의 음식은 블로그 설명만 들어도 군침이 돌고 맛있게 느껴졌으니 이쪽도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니 진작 가볼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게으름뱅이인 제가 알았다 한들 찾아갔을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브라우니 레시피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초콜릿 케이크는 꼭! 거기에 금귤정과도 꼭! 그리고 딸기 티라미수도 꼭! 내년에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만들어 보렵니다.
그 전에 유자부터 먼저 챙겨야겠네요. 이번에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할텐데?

대망의 마무리는 <지어도 돼?>입니다.
인터넷 서점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는 홀랑 반해서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는데 보는 내내 절절히 공감이 되었더랍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마당의 순례자>를 봤더니만 집에 대한 지름신이 덜컥 붙어서 대지만이라도 빚 얻어 사놓을까란 헛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혜화동이나 효자동이나 부암동이나 그 어드메, 적당한 곳을 찾아 사두었다가 나중에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집을 지어달라하면...(친척중에 건축설계사가 있습니다;..)
그런 망상이 들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마리는 올해 서른 다섯의 직장인입니다. 독립해서 작은 빌라에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2층계단에서 굴러 왼쪽 팔에 금이 갑니다. 이런 생활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져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회사 사장님인 사촌여동생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 부탁합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어느 건축 설계사. 거기에 이모가 준 맨션과 부모님이 몇 십 년 째 놀리고 있는 땅이 결합하여 혼자 살 집을 짓겠다고 결심합니다. 그 때까지의 이야기가 책 절반이고, 어떻게 집을 지을지 고민하고 짓기 시작하는 것이 나머지 반입니다. 집의 완성까지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짧으면서도 재미있고 또 마음에 절절히 와닿는 이야기 였습니다. 저 역시 집에 대한 욕심-정착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해서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채널 J에서 Before and After라는 리모델링 관련 프로그램을 해주는데, 그걸 보다보니 마리가 짓기로 한 집이 어떤 형태인지도 대략적으로 머리에 그려지더군요. 건축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고로 이 책은 티이타님께 추천합니다. (물론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도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뒤에 실린 단편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 강력한 반전이란.....;;;;;

짧게 쓰려 했는데 쓰다보니 또 길어졌군요. 오늘 퇴근하면서는 <이기적 식탁>을 읽을 겁니다. 효자동 레시피와 비교해보면서 올 연말에 해먹을 음식들을 꼽아보아야겠네요.>ㅅ<


Fluke, Joanne, <Carrot Cake Murder>, Kenshington, 2008
루이즈 픽포드, 윌리엄 링우드, <유럽 브런치 스타일>, 이끼북스, 2009, 16000원
김영주, <프로방스>, 안그라픽스, 2009, 12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임홍빈, 문학사상, 2009, 12000원
조양희, <런던 하늘 맑음>, 시공사, 2009, 9800원
나카지마 타이코, <지어도 돼?>, 신유희, 소담출판사, 2009, 1000원
서화숙, <마당의 순례자>, 웅진지식하우스, 2009, 13000원
신경숙, <효자동 레시피>, SOMO, 2009, 13000원

토요일에 가뿐하게 구입한 책 세권.
G가 구입한 원피스도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찍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원피스에 홀딱 반한 G가 지난주부터 시작해 원피스를 두 권씩 사고 있는데 전권 구입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오네요. 주마다 그렇게 사면 정확하게 몇 주 걸린다는 답이 나오지만 매주 그렇게 살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비용과 보관장소의 문제도 있고요.
비용 때문에, 엊그제 원어데이의 만화책 세트 판매글을 보고는 잠시 G와 상의했지만 한 번에 그렇게 목돈 나가는 것도 내키지 않고, 보관할 장도소 없으니 그냥 조금씩 사모으자고 합의했습니다. 무엇보다 G방에 책장을 하나 더 구입해야 조금이라도 정리가 되거든요.

솔직히 제 책상부터 먼저 정리를 해야하긴 합니다만.......; 오늘가면 해야지요.

3월의 라이온은 다시 밝은 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2권에서 내면으로 침잠하다 못해 누에고치가 되어버리는 것 같던 상황이 조금은 풀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 분위기는 저랑 안 맞습니다. 조금 밝아졌다 한들 주인공에게 사자후를 내지르고 싶은 생각은 바뀌질 않거든요. 대신 누군가 야단치기는 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디오티마.
4권 나온다는 말에 충격받으신 분들이 많은 듯한데, 이번 권 진행은 꽤 빠릅니다. 누구씨가 반한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닐까 생각은 하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5권을 기다려야겠지요. 5권이 내년에 나오는 것은 힘들테고, 후년에나...?


명영사는 시리즈 전 권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쉽지 않겠습니다. 지난번에 문학소녀 구입할 때도 교보에서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좌절한 적이 있거든요. 일단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차근 차근 구입해야겠습니다. 번역본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원서로 읽는 것이 빠르기도 하고 삽화의 인쇄질에 실망해서 원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권당 609엔 남짓이고 몇 권은 조금 넘는데 14배로 계산하면 대략
.... 여기까지 쓰고 혹시라는 생각에 교보에서 검색하니 나옵니다. 그런데 왜 가격이 이모냥입니까. 672엔인 10권이 해외주문으로 정가 10900원에 10% 할인해서 9810원. 14배하면 9408원입니다. 적립은 0%. 으허허허. 일본서적은 신간이라도 쿠폰 적용가능하다지만 가격이 어중간해서 1천원 쿠폰을 쓰려면 2권 주문, 2천원 더블쿠폰을 쓰려면 3권 주문입니다. 윽. 타격이 너무 커요.-_-;
참고로 응24는 10% 가량 더 비쌉니다. 그런고로 논외. 실제 검색해보니 10권 모두 1만원이 넘습니다.

그나저나 용돈 잔고는 몇 권까지를 허용할까요. 통잔 잔고와 용돈 잔고를 생각하면 단 번에 지를 수 있는 분량이 아닐텐데.;

으하하;ㅂ; 예찬론입니다. 취향에 아주 제대로 직격 당했거든요.

이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한 번 들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끌리는데 시선을 빼앗긴 것은 삽화입니다. 타케오카 미호-문학소녀 시리즈의 삽화가가 일러스트를 맡았거든요. 한국에 정식 발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제 홍대 갔다가 나온 것을 보고는 앞뒤 가리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표지를 본 순간 이미 제 손은 책을 집어 들고 있었지요. 아하하.

한 줄로 내용을 요약하면 Boy meets girl. 아니, Boys meet girls가 더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면 집어들어도 크게 후회하진 않으실겁니다. 일단 18회 판타지아 대상 가작 수상작이라는데, 이야기는 굉장히 무난합니다. 다만 소재로 쓴 것이 명영사라고, 색을 촉매로 하고 영창을 하여 소환하는 술사들입니다. 가장 비슷한 것을 들자면 소환술사겠군요. 이런 명영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주인공이고요.
다만, 남자주인공이 아직 열 셋이고 여주인공이 그보다 세 살 위라는 것-다시 말해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것이 재미를 더합니다. 벌써부터 탄탄하게 노선이 다져져 있으니 둘이 커플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입니다. 게다가 옆에서 도와줄 것으로 보이는 조연들도 꽤 괜찮고요.
첫 작품인지 초기 작품인지 잘 모르지만 조연을 많이 썼다는 것은 조금 감점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말입니다, e-hon에서 검색했더니 시리즈가 열 권입니다.OTL 그것도 가장 마지막 권이 나온 것이 2009년 8월. 출간 텀을 보니 아직 다음 권이 나올 때가 안되었고요.; 아마 다음권 나올 때까지는 10권 모두 다 구입하기도 어려워 보이지만 말입니다. 흑.; 10권의 줄거리를 대강 훑어보니 작품의 클라이막스랍니다. 다음 권이 완결이기를 간절히 빌고 있지만-열 권만 해도 충분히 많아요!-어찌될지는 봐야 압니다. 그리고 이 책을 원서로 구입할지도 고민중이라..

원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는 것은 일러스트의 인쇄질 때문에 그렇습니다. 삽화를 확대한 것인지, 선이 굵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가늘가늘한 그 특유의 선이 아니네요. 첫 번째 그림 보고는 열 받아서 당장에 원서를 사겠다고, 그래서 일웹에 들어가서 검색한거였는데 열 권-아니 열 한 권이나 그 이상이 되면 사는 것도 만만치 않지요. 엔화가 떨어질 기미도 안 보이고 말입니다.


가벼운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지만 10권의 줄거리를 볼 때 앞으로 사건은 점점 더 커질 모양입니다. 하지만 바탕인 '소녀, 소년을 만나다(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 영상이 지나가듯 장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 책은 색채가 풍부해서 상상하는 맛도 좋군요. 설정상 약간 무리가 아닐까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학원물이기도 하니 그정도는 짚고만 넘어갑니다. 후후후.

문학소녀가 완결되어 이젠 살 라이트 노벨이 없다 생각했는데 마침 딱 나와주네요. 앞으로는 명영사만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반쯤 얼굴을 내밀고 있는 양. 월레스와 그로밋에 등장하는 양입니다. D90 + .4. 접사 렌즈를 사야하는 것인가 고민중입니다.)

※ 쓰다보니 「문학소녀」의 결말 내용 폭로가 나옵니다. 그런 고로 아직 읽지 않은 분, 결말을 알고 싶지 않은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어제도 스트레스 푼다고 이 책 저 책 뽑아 읽다가 계속 속에 걸려 있던 말을 뽑아낼 소재를 찾았습니다. 시바사키, 타카히코, 코노하. 이 셋의 이름을 다 아신다면 당신은 독심술의 대가입니다.(웃음)
시바사키는 도서관 전쟁의 중요 조연으로, 주인공인 이쿠의 친구입니다. 굉장히 당차고 무서운 아가씨이지요. 타카히코는 파파 톨드 미에서 너무 어린 나이에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고, 코노하는 문학소녀 시리즈의 남자 주인공입니다. 이 셋을 같이 꺼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서입니다.

뭐, 그리 복잡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고토부키 나나세가 왜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 의문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결말부를 두고 코노하가 비난받는 것도 제게는 잘 이해가 안됩니다. 막말로 표현하자면 단물 쓴물 다 빨아 먹고 버렸다라는 분위기인데 순화하면 '네가 어떻게 나나세를 버릴 수 있어!'가 되겠지요. 근데 제가 보기엔 조금 다르단 말입니다....
제가 코노하를 편애하긴 하지만(귀엽잖아요-ㅁ-), 거기에 나나세가 취향이 아니라고 하지만(토오코>나나세), 그래도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걸리는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소는 시바사키와 아사히나의 관계에서 한 번 나왔고(도서관 내란) 어제 파파 톨드 미를 다시 보면서 타카히코의 대사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간단합니다.
그 쪽에서 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이고, 그걸 내가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 자유입니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그 마음을 무조건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타카히코는 엄청나게 많은 초콜릿을 받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초콜릿을 좋아하지도 않으니 이건 짐덩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흔히들 민폐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걸 그렇게 취급하면 비난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냥 받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책무가 따라붙습니다. 그에 대한 보답-화이트 데이의 선물 말입니다. 그 이전 해에는 화이트 데이에 선물을 받고 싶은 아이에게만 주었더니 못 받은 아이들이 실망했느니 어쨌느니 했답니다. '받아 주시기만 해도 좋아요. 그냥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는 입에 발린 말이고, 그에 따라오는 마음을 원했던 거란 이야기겠지요.-ㅅ- 뭐, 달라는 애한테만 줬다는 타카히코도 둔하다고 생각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받은 셈이니 조금은 동정합니다.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과 관련해서 가장 위대한 인간은 이모노야마 노코루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위대하지요.)

시바사키는 예쁩니다. 그래서 선망의 대상입니다.
시바사키의 동료 중에 한 여자가 있습니다. A라고 해두지요. A가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는 시바사키를 좋아합니다. 그러자 A는 시바사키에게 남자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그 과정에 걸린 것이 아사히나. 시바사키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고 하자 A는 없던 말까지 지어내면서 시바사키와 아사히나를 이어주기 위해 애씁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가끔 데이트를 하게 되자 A는 주변 여자 동료들을 선동해서 '그 쪽이 좋아한다니까 사귀어 보는 것은 어때?'라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이것도 민폐입니다. 그에 대한 감상은 시바사키의 속마음이 도서관 내란에 잘 나와 있으니 보시면 되고, 이걸 방어(?)해주는 것은 의외로 이쿠였습니다. 상대방이 좋아하니까 사귀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였던가요.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합니다. 좋아하는 것은 그쪽 사정. 그 사정에 맞출지 말지는 내 마음이 어떤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로맨스에도 종종 등장하지 않습니까. 당신이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마음이 없음에도 사귀는 것은 당신 마음에 대한 실례입니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는 것보단 낫다고 하는데 그건 본인이 겪어보면 답이 뭔지 알겁니다. 때에 따라 다를테니까요.

코노하와 나나세의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미우와 코노하의 모습을 보고 나나세는 코노하의 모습에 홀딱 반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새침하게 굴지요. 너 따위한테는 관심 없어로 일관하고, 그걸 계속 접하다보면 있던 마음도 떨어질겁니다. 그래 놓고는 나중에야 사실 나, 너 좋아해서 그런거야라고 하면 마음의 상처가 수복이 될까요. 나나세는 코노하를 위해 이리 저리 동분서주하고 싸우지만 위한다는 개념의 차이가 달랐지요. 마지막 권에서 나나세와 코노하의 대화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코노하의 상처에 대한 토오코와 나나세의 대응 차이. 그 차이가 결말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고요.
어, 본래 나나세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은,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고 그에 대해 내가 보답해야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코노하는 사귀기까지 했지만 결국 마음이 간 쪽은 다른 쪽이었지요. 비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현실세계에서도 두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사람과 사귀다가도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하면 헤어질 수 있으니까요. 상대방이 나 때문에 얼마나 희생을 했는가, 나를 얼마나 좋아해주는가보다는 내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ㅅ'



어찌되었든 결론은 코노하 만세?


교보에서는 문학소녀 시리즈 주문이 안됩니다. 그런고로 이 책은 일본여행 갈 때나 구해올 수 있겠네요. 외전도 찾아보고 화집도 찾아오고. 우후후~
감상을 쓸 책이 두 종이지만 일단 하나는 뒤로 돌리고, 아리카와 히로의 이야기부터 먼저 하겠습니다.


도서관 전쟁부터 시작해 도서관 내란, 하늘 속을 읽고 그 뒤에 도서관에서 빌려 소금의 거리 , 바다 밑까지 읽어 한국에 출간된 아리카와 히로의 책은 다 보았습니다. G는 이중 도서관 시리즈까지 보고는 손을 뗐고 그 이유로 '자위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싫다'고 했습니다. 저야 로맨스 소설 보는 느낌으로 책을 읽고 있었으니 조금 덜하긴 했는데 전체를 다 보고 나니 G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 묻어두고 있던 불편한 감정들이 하나 둘 튀어 나옵니다. 그러니 이 글은 불평글입니다. 이 작가를 좋아하신다면 넘어가시는게 나을지도..?



작가가 깊이 생각하고 포석을 깔았든 아니든간에,현재의 헌법 체계에 대해서는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위권만 인정하고 공격은 할 수 없게하는 것 말입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양화대와 도서대의 싸움이 그랬고, 그 싸움에 대해 묘사하는 '신세계'의 오리쿠치가 그랬습니다. 물론 그렇게 끼워맞춰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도 자위권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등장합니다. 하늘 속은 아직 세계군수시장에 내놓을 수준이 안되는 일본의 항공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바다 밑은 아예 대놓고 써놓습니다.

엄청나게 웃자란 갑각류가 사람들을 습격해서 마구 잡아 먹는데, 경찰로서는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고로 자위대의 출동을 바라고 있지만 자위대는 출동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상황을 유도해 자위대가 출동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듭니다. 그 뒤에 이런 이야기를 담습니다.

<바다 밑>, p. 406
(중략)
 누구에게도 위로할 말이 없었다. 헛되고 중대한 희생을 강요당한 것은 전원이 알고 있었다.
 자위대만 빨리 나섰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가정에는 의미가 없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이 나라였다.
(중략)


그리고 이런 '자위권'에 대한 응당한 이유로 등장하는 것은 같은 편이라지만 뒷짐지고 사태 추이만 바라보고 있다는 미국과 모 나라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자위대에 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는 하늘 속에 자세히 나옵니다. 일본 정부가 공격을 했던 것은 모 나라에서 그 괴물을 없애라고 압박을 하며, 만약 공격하지 않으면 핵 미사일을 날리곘다라고 협박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핵 미사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간까지 정해놓고 압박(협박)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와아. 안봐도 뻔하죠. 모 나라가 어느 나라인지는 말입니다.
소금의 거리나 하늘 속이나 바다 밑이나 다 군대 이야기가 주류이기 때문에 미군도 꼬박꼬박 등장하는데 말입니다, 하늘 속에서는 역시 관망세. 바다 밑에서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군대가 주둔한 국가의 지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등장합니다. 아니, 뭐, 실제도 그럴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_-;

하여간 이들 책에서는 더 적극적인 자위권, 방위권을 주장하고 있고 이런 책을 읽은 학생들 역시 그런 생각에 공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군대를 갖지 못하고, 세계에서 통하는 군수물자를 생산하지 못하며-하늘 속에서는 대체적으로 그런 분위기입니다;-이런 괴물들이 등장했을 때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가라고 말입니다.

바다 밑이나 소금의 거리를 읽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을텐데 끝까지 읽어서 차라리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잡다한 이야기.

바다 밑은 밀덕이 등장합니다. 으허허. 밀덕의 무서움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아니, 그보다는 밀덕이 일본을 구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소금의 거리나 바다 밑이나 나이차는 엄청납니다. 하늘 속은 그래도 정상적이었는데 도서관 전쟁은 최대 7년 정도. 하지만 코마키는 (...) 도둑놈. 소금의 거리는 자위대 이위(한국에서는 중위)와 고등학생의 커플링이니 코마키 수준. 바다 밑은 5-6년 정도. 하지만 여긴 삼위(한국에서는 소위)와 고등학생. 훗.

소금의 거리는 일러스트 때문에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어쨌건 지고지순하고 백치미가 엿보이지만 고집하나는 끝내주는 여학생과 거기에 낛인 전 자위대 이위와의 로맨스. 뒤에 나온 다른 이야기들과 틀은 비슷합니다. 근데 보고 있자면 바다의 소금 농도가 몇 배로 진해지는 것에 더해, 달달하다 못해 입안이 소태가 됩니다. 특히 맨 마지막 장면이 압권입니다. 온몸에 닭살이 돋아 치킨 스타가 되어버릴 것 같아요.

재미로 보자면 도서관 시리즈 = 하늘 속 > 바다 밑 > 소금의 거리. 구입 예정도 하늘 속까지입니다. 다만 하늘 속은 구입할지 말지 확실하게 결정을 못내렸습니다. 메인 커플 두 팀 중 한 팀만 마음에 들었거든요.




새장관~은 도서관에서 책을 뽑아오다가 이전에 살까 말까 망설였던 책이 도서관에 들어와 있길래 앞 뒤 안 가리고 빌렸습니다. 표지나 분위기를 보고는 치유계라 생각해서 구입하려 했던 것이었는데 주말 동안 두 권 다 보고는 이 책을 사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제 자신을 마구 칭찬했습니다. 예. 전혀 취향에 안 맞습니다. 표지나 책 제목만 보고 홀린 것이지, 실제 내용은 굉장히 암울합니다.
새장관은 윌리엄스 차일드 버드라고 하는 건물입니다. 원룸형 맨션에 가까운데 방마다 주방과 욕실이 딸려 있고 가구도 다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이 건물에는 이상한 사람들만 모여삽니다.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들 중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에도 키즈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립니다.
에도 키즈나는 부모님은 안계시고 멀리 영국에 있는 후견인이 배려하여 이 건물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직업은 모델. 같은 건물 5층에 있는 아사이 유세이라는 화가의 모델입니다. 그리고 이들 둘을 연결해준 것이 아사이의 사촌인 이노우에 유키. 이들 세 사람의 이야기에 종종 같이 등장하는 것이 거대한 고양이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초딩 3학년의 야마다 카노코.
하나 하나 봐도 다 독특한데 이들이 같이 모여 있으면 아주 독특합니다. 그리고 암울합니다. 각 등장인물들의 뒷 이야기가 그런 분위기이기도 하고, 2권 말미에서는 아사이의 옛 연인과 관련해서 삼각, 아니 사각 관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야기는 더 복잡해집니다. 연애담이 이렇게 꼬이는 것도 질색인데 이야기 분위기도 암울하다보니 2권까지 읽은 것도 대단합니다. 말은 그리 하면서도 3권을 도서관에 신청한 건 무슨 심보인지 저도 모르겠어요. 아하하.

완결 나면 그 때 보겠지만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다 콩가루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 답게, 저는 연애는 행복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안 될 것 같군요.(먼산)



카베이 유카코, <새장관의 오늘도 졸린 주민들 1-2>, 김진수, 대원씨아이, 2009, 6000원
아리카와 히로, <소금의 거리>, <바다 밑>, 김소연, 대원씨아이, 2007, 각 6000원, 9800원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
앞서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한 권 보았는데, 이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식견문록>쪽이 먼저입니다. 이 책을 도서관에 신청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보다 늦게 주문한 다른 책들은 다 들어왔는데도 들어오지 않아 기다리다가 다른 책을 먼저 본 거죠. 그러다가 포기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미식견문록>이 들어왔습니다.

요네하라 마리는 이력이 상당히 독특합니다. 도쿄 출생이지만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동유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 다니면서 언어의 영역이 넓어집니다. 러시아어를 통역하지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언어를 보면 다른 언어에도 꽤 재능이 있던 모양입니다. 본인이 몇 개국어를 하는지 정확히 이야기 하진 않았거든요.
어쨌건 언어를 다양하게 하면 읽을 수 있는 책의 영역이 훨씬 더 넓어집니다. 그러니 똑같은 소재로 잡학을 늘어 놓더라도 더 풍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미식견문록은> 그런 잡다한 이야기의 모음집입니다.식재료와 음식, 전통음식, 역사 등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섞어서 글을 쓰는데, 대개는 앞서 나온 이야기의 반전이 뒤에 등장합니다. 그렇게 뒤통수를 맞은 이야기 중 하나가 보드카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가 보드카의 주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은 아니라고 합니다. 보드카에 대해 연구한 것은 맞지만 보드카의 도수에 그렇게 많이 관여한 것은 아니었다나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식재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볼만하지만 가벼운 이야기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을 생각하면 추천하기 조금 망설여집니다. 에세이인지라 아주 깊이 있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거든요.
하지만 로쿰, 터키젤리, 터키시 딜라이트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꼭 권하고 싶은 글이 있습니다. 할바라고 하는 전통과자에 대한 이야기가 죽 이어지는데 보고 있자면 절로 혈당치가 올라가면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어렸을 적, 친구에게 얻어 먹은 터키꿀엿에 대한 환상 때문에 이것을 다시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등장하는 궁금증에 대한 해결을 읽으면 무릎을 탁 침과 동시에 이란으로 가는 항공편을 찾아보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충동은 충동대로 놔두고 실제 결제는 하지 말아야겠지만 말입니다. 첫비행님이 챙겨주신 로쿰도 떠오르면서 꽤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후후후.


원래대로라면 주말에 읽은 다른 책들도 몰아서 같이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미식견문록 감상이 길어지면서 따로 뺐습니다.'ㅂ'


요네하라 마리, <미식견문록>, 이현진, 마음산책, 2009, 12000원

로맨스 소설 중에서 1816 시리즈는 따로 올리지 않았네요. <애쉬번 공작, 1816>, <레이디 블라이던, 1816>, <윌리엄 던포드, 1816>. 줄리아 퀸의 시리즈이고 브리저튼 시리즈와도 이야기가 살짝 겹칩니다. 애쉬번 공작은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도 살짝 언급만 되는 것 같더군요. 시리즈 순서는 제가 소개한 대로입니다. 무난한 로맨스 소설이긴 한데 전 브리저튼 시리즈가 더 좋군요.
브리저튼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것이 <마지막 춤은 콜린과 함께>입니다. 늑대와 함께 춤을이 떠오르는 제목인데 전혀 관계 없습니다. 이 시리즈의 최대 미스터리인 콜린의 결혼 상대자, 그리고 또 다른 건 하나가 여기서 밝혀집니다. 브리저튼가의 위쪽 세 형제 중 가장 나중까지 남은 대어 콜린이 누구랑 결혼하나 싶었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군요. 재미있습니다.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일거라 생각합니다. 취향에 잘 맞는 것은 추리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다 히아신스 이야기보다는 결말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그러고 보니 이 작가는 결혼한 식구들이 모두 한 자리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장면은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런 일이 없는 것은 아닌데-레이디 브리저튼의 생일이라든지;-전체가 다 모여 있는 모습은 그리질 않더군요. 워낙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니 모아 놓으면 누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겁니다. 말하자면 델피니아 + 스칼렛 위저드의 인물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아놓고 알아서 놀게 했을 때 대화가 어디까지 튈 수 있는가의 문제쯤?;
콜린 편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재미의 상당부분은 수수께끼의 그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앞서 다른 이야기들을 봐야 더 재미있습니다. 히아신스를 먼저 보았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순서대로 보았다면 더 재미있었겠지요.

도서관 전쟁 시리즈는 지난 추석 기간에 다 보았습니다. 혁명의 엔딩 부분이 입맛에 잘 맞아서 그 부분만 몇 번이나 돌려보고, 그러고 나서도 아껴두고 싶은 마음에 한참 망설이다가 위기-혁명을 차례로 읽었습니다.
와아.-ㅁ-
이 민폐커플. 염장커플. 게다가 혁명 결말에서 그 이야기는 뭔가 좀 뜬다 싶었는데 그 포석(?)이 위기편에 깔려 있었군요. 으허허허. 애니메이션은 아마 위기까지 나온 상태에서 만들어진 모양인데 그래서인지 맛이 좀 덜합니다. 아쉽다고 할까. 애니메이션은 잘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좀 많이 부족합니다. 25화 정도였다면 좋았을텐데 쉽더군요. 책 한 권당 이야기가 다섯 가지이니, 한 가지 이야기를 한 편씩 해서 25화로 만들었다면 끝까지 이야기를 다 다룰 수 있었을테니까요.
어쨌건 이 책으로 로맨스 소설 읽기의 마무리는 잘 했다 싶습니다. 이제 한동안은 아리카와 히로의 다른 책을 읽으려 합니다. 근데 소금의 거리는 도서관에 1권만 있는 것 같던데. 흐음..
(지금 찾아보니 1권만 출간된 모양입니다. 도서관에 있는 것은 겉표지를 벗겨두었는데 <소금의 거리 1>이라고 되어 있어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1권만 있으면 안보거든요.)

아리카와 히로의 다른 책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빌린게 <하늘 속>입니다. 도서관 전쟁보다 앞에 나온 책 같은데 그 앞쪽 시리즈가 어떤 순서로 나왔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그저 도서관에서 보이길래, 가방 무게를 계산해서 한 권만 빌린 것이 하늘 속이었지요.
이것도 주 내용은 아마도 로맨스.OTL 근데 이 작가가 쓰는 주인공들의 성격이 굉장히 취향입니다. 아, 물론 여기서는 어린쪽이 아니라 나이많은 쪽입니다. 나이 많다 해봐야 20대 중반이지만 서로 말 주고 받는 것이, 툭툭 말은 던지고 싸우지만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자리잡고 있어서 가능한 상황들입니다. 게다가 엔딩. 헉. 사카린을 입에 넣은 것도 아닌데 달아서 죽을 것 같...
주인공들의 관계는 그렇다치고, 소재라든지 배경도 독특합니다. 아마도 취향이 이런 밀리터리인가 싶은게, 하늘 속의 소재는 항공기 제작입니다. 첫비행님이 이 책을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보셨다면 꼭 챙겨보시라 권하고 싶네요. 일본의 항공기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가 여럿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민항기 제작, 시험기 제작 등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남의 일만은 아니고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민항기가 아니라 헬리콥터 쪽이긴 합니다만 크게 다르진 않을겁니다. 어차피 그 바닥이 그 바닥이거든요.
그리고 티이타님 입맛에도 맞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호러걸작선도 이번에 빌려다 보았습니다. 책세상에서 나왔는데 이전에 소개한 적 있는 <뱀파이어 걸작선>처럼 유명한 일본의 공포 소설들을 모아 놓은 단편선집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할 소설, 작가들이네요. 게다가 제가 읽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문 많은 요릿집은 확실히 알고 있고, 기비쓰의 생령은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공포의 방향은 꽤 다양해서, 직접적으로 요괴가 등장하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사람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중은 비슷하네요. 유령폭포는 무서운 이야기할 때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다시 봐도 무섭습니다. 허허허. 한 여름밤에 꺼내 놓고 읽으면 스릴 만점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벚나무 아래의 시체 이야기는 사카구치 안고의 "활짝 핀 벚꽃나무숲 아래"라는데 그 이야기도 실려있습니다. 왜 벚나무가 아니라 벚꽃나무가 되었는지는 번역자에게 다시 묻고 싶군요. -ㅂ-;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나 나쓰메 소세키의 이야기도 실려 있으니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재해석입니다. 고양이~는 워낙 예전에 읽어서 가물가물하지만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고양이~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선생님의 서생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인물의 입장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전체 이야기를 다시 기술하고 있습니다. 원작을 몰라도 상관은 없고,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됩니다. 다만 이 책을 보고 다시 고양이~를 보면 맛이 색다를 거란 생각은 드는군요.
사건일지라는 제목대로 이 소설은 일개 서생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잘 듣고 있다가 한 번에 풀어내는 이야기입니다. 딱히 탐정인 것은 아니지만 이렇고 저런 것을 보다보니 이게 실은 이런 이야기인 것 같아라는 생각에 내가 끼어들어 이차저차한 것이 아니냐고 물으면 거의 맞습니다. 그렇게 수수께끼를 풀이하다보니 참 가엾은 말도 듣습니다. 유유상종이랄까. 정말 그 학생 입장에서는 절대로 듣고 싶은 말이 아니었겠지요. 불쌍합니다.
(하지만 그런 소리 듣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_-)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 원래 도서관에서 빌릴 예정이 없던 책인데 다른 책을 빌리러 갔다가 눈에 들어와서 덥석 집었습니다. 빌리러 갔던 책은 또 마침 대출되고 없더군요. 그래도 이 책을 만족스럽게 봤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방향은 <육식의 종말>이나 <잘 먹고 잘 사는 법>, <슈거 블루스>와 유사합니다. 채식을 강조하지만 강요하지는 않으며, 자연스레 채식으로 돌아가도록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채식이 어렵다 하면 건강하게 키운 소를 먹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에서 나온 먹거리를 선택하고, 다국적기업이나 대규모기업들이 환경을 망가뜨리면서 만든 먹거리는 피하라고 말이지요. 슬로우 푸드나 로컬푸드 이야기와 같습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고 평소 이쪽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보고 났더니 고기를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이전에 <슈거 블루스>보고도 한동안 설탕을 안 먹었는데 이번에도 또 비슷하게 가려나 보네요. 아마 외식은 줄이고 유기농이나 공정무역 식자재를 구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진짜 그렇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한 번쯤 교양서적 읽는 셈치고 읽어보세요. 거기 있는 이야기들을 다 지킬 필요는 없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면 되겠지요.
읽고 나니 딘스빈스의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가 사고 싶어졌습니다. 로컬푸드하고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커피를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요.-ㅁ-;
중간 중간 번역한 단어에서 걸려 넘어졌습니다. 오타도 그렇고('한 땀 함 땀' 같은) <샬롯의 거미줄>을 <샤를로트의 거미줄>이라고 한 것도 조금 그렇지만 무엇보다 영국 음식으로 등장한 양치기 파이는 헛웃음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셰퍼드를 번역하지 않고 그냥 셰퍼드 파이라고 두어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런 몇몇 단어 빼고는 대체적으로 읽기 무난했습니다.


줄리아 퀸, <마지막 춤은 콜린과 함께>, 신영미디어, 2003, 9000원
<애쉬번 공작, 1816>, <레이디 블라이던, 1816>, <윌리엄 던포드, 1816>, 신영미디어, 2004-2005, 9000원
아리카와 히로, <도서관 위기>, <도서관 혁명>, 민용식, 대원씨아이, 2008-2009, 11000원
<하늘 속>, 김소연, 대원씨아이, 2007, 9800원
아쿠타카와 류노스케, <일본 호러 걸작선>, 임희선, 책세상, 2009, 12000원
야나기 코지, <소세키 선생의 사건 일지>, 안소현, 들녘, 2009, 9500원
제인 구달, <희망의 밥상>, 사이언스북스, 2006, 11000원

브리저튼가 시리즈도 거의 다 읽어갑니다. 한국에 몇 권이나 시리즈가 들어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남매가 8명이니 8권이 아닐까 추측만 합니다. 다만, 막내인 그레고리의 이야기도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본 가장 마지막은 H인 히아신스 건입니다.(마스터님, 안심하세요. 아폴론도 아니고 제피로스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남정네입니다.)

가장 최근에 본 것은 둘째인 베네딕트의 결혼담인데 신데렐라 이야기를 모티브로 꽤 잘 풀어 냈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았지요. 로맨스가 거의 그렇듯이 만나서 결혼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짧게 걸렸습니다. 브리저튼가 남매들 중 최단 시간은 ....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아마 엘로이즈일겁니다. 남편이 아벨라르는 아니지만, 하여간 이쪽은 만나서 결혼 결정내는데까지 채 2주도 안 걸렸을 겁니다. 상대와 알게 된지는 조금 되었지만 하여간 그랬지요.-ㅂ-; 그 이야기에서 베네딕트의 이야기를 잠시 읽었고, 히아신스 책에서도 잠시 등장합니다. 하지만 히아신스 이야기에서 가장 대박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장남 안소니의 대응이었고, 베네딕트 부부는 잠깐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아직 못 읽은 것은 콜린인데, 콜린은 거의 모든 이야기의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시리즈 1권인 다프네 때도 그랬고, 엘로이즈 때도 그랬고, 베네딕트도 그랬고. 프란체스카 때는 대놓고 밀어붙입니다. 그런 고로 콜린의 이야기가 어떨지 참 궁금하군요. 결혼 상대는 알고 있지만 가장 취향의 커플인데다 둘다 성격이 만만치 않아서 말입니다.

생각난 김에 정리 좀 해봅니다.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내키지 않는 분은 열지 마세요.

도서관 전쟁과 도서관 내란은 읽을지의 여부를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도서관에 이 책을 신청한 것도 저였거든요.-_-; 신청은 해놓고 내키면 읽자고 생각했는데 정작 전쟁, 내란을 빌려 읽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위기와 혁명을 당장에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반납일은 멀고도 먼데다 앞에 예약자도 있는 상황.
그리하여 어제 홍대 간 김에 도서관 위기, 혁명을 구입하고 신간 살펴보다가 심야식당 4도 샀습니다. 심야식당은 날개부분에 한국독자들에게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도 있더군요.

도서관 전쟁은 처음 읽고 나서 진행되는 내내 가시방석에 앉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편할 수 밖에 없지요. 아마 이바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작년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의 한국 언론 상황이 양화법이 성문법이 아니다뿐이지 비슷한 효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촛불집회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그리 멀지 않은 일이지만 벌써 몇 년이나 된 것같고 그리고 그 때의 언론 통제는 정말 양화법이 실제 존재하는 법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불편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혹자는 도서관전쟁 시리즈는 로맨스소설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보고 있노라면 공감하게 됩니다. 아놔. 이 민폐커플. 그나마 이쿠는 맨 마지막 부분을 보니 도조의 괴로움을 절절히 이해하나보더군요. 본인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자학까지 겹치면서..(이하생략) 다만 번역은 조금 걸립니다. 원서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호칭에 있어서 헷갈리는 부분이 몇 있더군요. 이름을 불러야 하나, 성을 불러야 하나, 혹은 성과 이름을 다 불러야 하나라는 것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원서를 구해야할까요. 북오프에 있으면 구입해야지 정도로만 생각해야겠습니다. 허허.

아참, 작가 후기에 오마쥬를 허락한 시구사와 케이이치씨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도대체 뭐가 오마쥬인겁니까? 후기를 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생각 못하다가 시구사와 케이이치가 누군지 떠올리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기 때문에 말입니다. 이런 뒷북이라니.


도서관 위기와 도서관 혁명은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도 결말이 궁금해서 도서관혁명의 끝부분만 보았습니다.
훗.
후후후후후후후훗.
-_-y~


이후에 위기와 혁명까지 다 읽으면 감상 다시 올리겠습니다.

줄리아 퀸,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 <신사와 유리구두>, 신영미디어, 2001, 2003, 8500원, 9000원
아리카와 히로, <도서관 전쟁>, <도서관 내전>, 민용식, 대원씨아이, 2008, 각 11800원


2009.10.1. 수정분.
어제 찾아보니 히아신스는 백작이 아니라 남작부인입니다. 그런고로 후작만 빼면 다 달성! (어?)

요즘 잡담 포스팅이 덜 올라가는 것은 잡담 포스팅을 쓰려고 사진이 들어 있는 미리저장글을 열었다가 본문 내용만 쓰고는 잡담 쓰는 것을 잊기 때문입니다. 단기기억력의 감퇴가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로군요. 잡담써야지~라고 글 열어 놓고는 사진과 관련된 글만 죽 적고는 다 썼다고 저장하니 말입니다. 하하하.

그래서 잡담글을 쓰려고 글 쓰기를 눌렀더니 이번에는 미처 리뷰를 올리지 못한 어느 책이 떠오르더랍니다. 그리하여 잡담 쓰려다가 섞어 쓰게 되었다는 이야깁니다. 하하하.

크로스 파이어는 교보문고 책 소개글을 보고는 기억의 저편으로 던져두었던 책입니다. 그러다가 읽을 책이 너무 부족하다고 광분하다 못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입맛에 참 안 맞았습니다. 제가 책 리뷰를 쓸 때 가능한 내용 정보를 적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그 내용 정보 때문에 혹시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선입관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될까봐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리뷰 쓰는 책의 상당수가 추리소설이라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책... 그 소개글도 참 그랬지만 실제 읽어 보고 나서도 참 그랬습니다. 소개글의 느낌과 책의 느낌이 별로 일치하지 않았거든요. 소개글의 내용이 1권 앞부분 상당히를 압축했기 때문에 그 뒷부분 이야기까지도 손에 닿는 듯 싶었습니다. 미리니름까지는 아니지만 그 비슷하게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불편한 이유를 또 들라면 역시 내용이지요. 내용이 취향에 안 맞습니다. 미미여사의 다른 책들 중에서 가장 비슷한 것이 용은 잠들다입니다. 그 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하시겠지요. 용은 잠들다도 예전에 손에 댔다가 앞 뒤만 읽고는 도서관에 고스란히 반납했습니다. 이것도 읽긴 했지만 1권은 절반 정도, 2권은 거의 건너 뛰며 훌훌 읽었습니다. 두 권을 읽는데 걸린 시간이 두 시간도 안될겁니다. 제가 책을 빨리 읽는 편이긴 하지만 이런 두께의 책을 두 시간에 보았다면 막판엔 거의 넘기다시피 한 거죠.
이능력과 복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볼만하지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ㅁ-;


...
그런데 리뷰글 쓰다가 또 잡담 쓰려던 것 잊어버렸어요.;ㅂ;


이글루스에서 말싸움이 한창인데 이쯤되면 저도 질립니다. 싸움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지만 서로 다른 주제로 연속해서 비슷한 패턴의 싸움이 이어지면 지루하지요. 허허허. ㄲ으로 시작하는 세 글자 단어는 혐오감을 유발하며, ㅊ으로 시작하는 두 어절 단어는 제가 그런 복근을 싫어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으며 ㅈ으로 시작하는 두 어절 단어는 역시 혐오감을 유발합니다. 특히 맨 마지막 단어는 내포 의미가 굉장히 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덧붙여 ㅈㅅㅁ가 떠오르기 때문에 기분 나쁨은 배가 됩니다.(S와 K 정도만 알아들을지도.OTL 아, 우주 가희양도 알아들을거예요.) 생각난 김에 주변에다 이 단어들을 아냐고 물어보는데 대체적으로 인터넷 신문을 잘 챙겨보는 쪽은 알더군요. 인쇄매체와 인터넷매체의 접촉빈도수 차이일까요. 흐음. 하여간 이 단어들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근데 하도 ㄲ, ㄲ 그러니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되기도 한다니까요. 무감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감각해져서는 안되겠지요.'ㅅ' 뜻을 잘 되새겨서 제 발화사전에서는 추방해야겠습니다.


최근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어문법을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세대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군요. 하기야 세 살 아래의 동생과도 배운 것에 대해서는 세대차가 있습니다. 왜냐면 차수가 갈렸습니다. 저는 5차, 동생은 6차. 6차부터는 수행평가란 것이 등장해서 사람을 무진장 괴롭힌바, 실기시험이라면 질색을 하는 저는 동생이 수행평가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는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7차부터는 과목수도 줄고, 학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네 어쩌네 하며 내용을 많이 바꿨는데 말입니다, 저는 과목을 줄이는 것이 학습 부담을 줄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줄이는 과정에서 오히려 문법같은 중요한 과목이 빠지기도 하니까요. 고등학교 때 제가 배운 국어는 총 네 과목이었는데 작문, 문학, 국어, 문법입니다. 가장 좋아했던 것은 문법. 외우는 것마저도 재미있게 생각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 문법 시험 보면 엉망일겁니다.;
사회과목도 꽤 여럿 배웠는데 동생은 사회문화인가를 배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국사, 사회문화까지. 여럿 배웠는데 사회문화는 거의 기억에 남지 않았지만 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은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이론은 몇 안되지만 사회와 관련해 제 지식의 틀을 채운 과목들이니까요.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물과 화학을 좋아하고 그 다음이 지구과학, 그리고 물리. 다들 재미있게 배웠고 벤젠의 고리는 아직까지도 기억합니다.
다들 재미있고 소중한 과목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상식의 기초를 잡아준 과목이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렇지요. 물론 배우는 당시에는 왜 이렇게 많이 배워야 하나 끙끙댔지만.

괜히 아쉬워서 끄적여봤습니다.-ㅁ-

미야베 미유키, <크로스 파이어 1-2>, 권일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각 권 12000원



 

재미있겠다 싶어 골라 놓은 책이 폭탄인 경우 참 난감합니다. 그리고 폭탄이 심지가 길어서 앞부분만 봐서는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엊그제 골라온 책도 그런 폭탄이었거든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그 책을 읽다가 진도가 잘 안나간다 싶어서 결말부를 확인했는데, 거기서 폭탄임을 확인했습니다. 허허허.

추리소설인 그 책 자체는 그리 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라 트라비아타 살인사건. 엊그제 아리아 전 권을 막 다 읽어낸 참이라 베네치아가 배경인 이 책에 끌렸는지도 모릅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들이 배로 이동해 온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말입니다. 하지만 읽어나가다보니 생각보다는 재미없다 싶어서 결말부를 확인하려고 보았는데 그 사건의 실마리가 폭탄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소재가 등장하더군요. 하하하. 개인 블로그라 일기장과 비슷하지만 여기는 열려 있으니 차마 욕을 쓸 수는 없고, 인면수심-그렇게 비교하기엔 獸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고상하긴 합니다-이란 단어만 날립니다. 그래서 사건의 동기에는 참으로 공감이 갔습니다. 가장 확실한 복수를 했더군요. 그것도 처절한.
일단 베네치아 배경의 추리소설이고 글 자체는 괜찮지만 결말을 알아버린 이상 손 대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에겐 일단 추천 날립니다.; 이건 개인적인 견해일뿐이니까요.(먼산)
지금 다음 권을 빌려다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줄리아 퀸의 브리저튼가 시리즈도 열심히 빌려다 보았습니다. 인기 있는 책인지 도서관에 시리즈가 다 있는 것 같긴한데 대출되어 나가 있어서 순서대로 읽지는 못합니다. 그저 서가 있는 대로 보는 거죠. 공작의 여인 다음으로 본 것이 <프란체스카의 이중 생활>인데, 이건 번역 제목이 잘못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중 생활이라기보다는 두 번째 생활 정도가 맞지 않나 싶어요. F로 시작하는 이름을 보면 아시겠지만 여덟 형제 중 여섯 번째이고 세 번째 딸입니다. 프란체스카는 평범한 속도로 결혼을 했지만 바로 위의 언니인 엘로이즈는 서른이 다 되어 결혼을 합니다. 그 이야기는 <사랑은 편지를 타고>에 나옵니다. 이 쪽도 제목이 조금 미묘한 게 읽다보면 사랑이 편지를 타고 간 것이 아니라 호감이 왔다갔다 하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충동구매...가 아니라 충동동거(?)를 하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쪽도 무난하지만 아주 재미있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버드나무 껍질 이야기가 나온 걸 보고 키니네가 언제 만들어 졌는지 궁금해졌지만요.
이번에 빌린 관련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히아신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입니다. 막내딸 히아신스가 주인공입니다. 바로 위의 오라버니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결혼 대상이 아니지만 비슷한 나이의 히아신스는 대상이지요. 워낙 위의 오라버니들과 언니들이 결혼을 잘해서 집안이 대단한지라 막내 히아신스도 그런 점에서는 꽤 좋은 결혼상대이지만 딱 하나 안 좋은 것이 있습니다. 입. 브리저튼가의 인물들은 입담이 대단한데 그 막내도 그 점에서는 전형적인 브리저튼 사람입니다. <프란체스카~>가 막내동생에게 휘둘리는(?) 것을 보고 대강 짐작은 했는데 확실히 무서운 아이로 자라났더군요.(이 부분은 예의 그 톤으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게다가 결혼 상대가 앞 편에서 꾸준히 나온 무서운 할머니와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 말입니다. 양쪽의 밀고 당기기가 꽤 재미있습니다. 단 맨 마지막은 맥이 좀 빠져서..-ㅁ-;

<윌리엄 던포드, 1816>은 뒷면의 내용을 보고 호기심에 집어 들었는데 다른 시리즈가 앞에 있더군요. 빌려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이쪽도 그냥 그냥 무난하게 볼만합니다.

<레이디 소피아의 연인>은 리사 클레이퍼스의 책입니다. 몰락한 귀족가문 아가씨-직업은 하녀-와 잘나가는 집안이지만 공직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자와의 연애물. 근데 이쯤되면 로맨스 소설도 슬슬 패턴이 보이는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첫눈에 반하더군요. 사랑고백할 때 보면 하는 말이 그겁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반했어. 아하하. 밀고 당기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그런 점에서는 처음부터 잘난 무협지 주인공을 보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건 재미있게 보았으니 괜찮습니다.


로맨스는 이제 적당히 읽고 다른 책을 봐야하는데 영 손이 안가네요. 하기야 요즘 로맨스 말고 보고 있는 것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라...OTL



돈나 레온, <라 트라비아타 살인사건>, 휴먼앤북스, 2007, 10000원
줄리아 퀸, <프란체스카의 이중 생활>, <사랑은 편지를 타고>, <히아신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윌리엄 던포드, 1816>, 신영미디어, 2004, 9500원(앞의 두 권), 2006, 1만원(히아신스) 2005, 9500원, 9천원(윌리엄)
리사 클레이파스, <레이디 소피아의 연인>, 큰나무, 2004, 9500원

(꿀단지가 아니라 잼단지. 어머니가 아는 분께 사오신 잼인데 설탕이 많이 들어간데다 너무 되직합니다. 복분자 주스를 넣고 다시 끓일까 고민중입니다. 일단 조금 만들어 보고 나서...)


제목이 저런 것은 읽은 책의 절반 정도가 로맨스이기 때문입니다. 하하하. 일단 이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다른 책들부터 감상을 써보죠.

야마오 산세이의 책은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꽤 재미있게 보아서, 도서관에 다른 수필도 있는 것을 보고는 한 번에 빌려다 보았습니다. 이 작가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연으로 회귀하는 삶, 인위적이지 않은 삶을 주장하고 있지요. 이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수는 없을뿐더러 저는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자연에 대한 원죄를 짓고 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ㅅ' 발버둥 쳐서 자연에 피해를 끼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인간은 점점 더 편한 것을 찾아갑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그 편한 속성에 빠져 자연에 대한 배려는 저 멀리 가버리겠지요. 인간이 원래 그런 종자(..)일진대 말입니다. 그리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더 큰 부분은 따로 있지만 그건 패스~. 블로그에서 이야기할만한 생각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아니, 애초에 오프에서도 대화 불가능한 거라..-ㅁ-;
하여간 자연속의 삶을 동경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세요. 하지만 야마오 산세이처럼 사는 것은 아마도 굉장히 힘들겁니다.
(그러고 보니 자연에 영향을 가장 덜 주는 것 중 하나가 산아제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분은 아홉 자식을 두었습니다.;)

오시이 마모루의 블러드~는 이런 저런 말이 많길래 빌려다 보았는데 앞부분 읽다가 안 맞아서 결말만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한 것. R모 집안이 조금 문제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일본 만화, 소설 등에서 꽤 많이 비난 받는군요. 악의 군주집안이라는 이미지가 확 들어와 박혔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떠올리는 것은 칸타렐라 작가가 이전에 쓴 소프트(하드?) BL 만화에서 이미지인데, 여기서도 대놓고 악의 근원이라 말합니다. 아까 티이타님 댓글에 창룡전 관련 답글 쓰면서도 생각했지만 그 쪽은 돈 많이 벌어서 그런건지 이미지가 참으로 안 좋아요. 뒤로 나쁜 짓 꽤 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악의 축이 되면 할 말이..-ㅁ-;
중간을 통채로 들어내고 읽은 셈이지만 두 번 손 댈 생각은 없습니다. 뭐, 딱히, 전모씨가 주연맡은 영화가 흥행실패해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그저 표지와 영화 포스터 사진의 갭..(중략)

다질링 살인사건도 제목보고 낚였다가 실패한 책입니다. 분위기나 내용이나 배경이나 충분히 제가 좋아할만한 내용인데 앞부분 읽다가 때려치우고 결말만 확인한 다음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미국 어느 주(조지아였나 필라델피아였나, 그 근방)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홍차를 전문으로 하는 찻집 여주인과 그 마을에 얽힌 사건에 대한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소프트 추리소설이고 기본은 코지 미스테리-레이크 에덴과 비슷합니다. 홍차도 많이 나오고 티푸드도 있는데다 분위기나 배경도 괜찮은데 재미가 없어서 말입니다. 번역 문제인지 아니면 책 자체가 재미없는지는 제대로 읽지 않았으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가벼운 추리소설이 취향이시라면 한 번 보셔도 좋지만 재미없을 경우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도 길고양이 관련 책이라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봤습니다. 하지만 역시 취향에 안 맞습니다. 요즘 책 관련 글을 도통 쓰지 않은 것도 이렇게 입맛에 안 맞는 책을 하도 많이 빌려다 봐서 그런 겁니다. 이전보다 권 수가 줄기도 했지만 일단은 그렇지요.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 책을 만들었으니 일단 느낌은 작은 탐닉 시리즈로 나온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와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많이 다릅니다. 길고양이~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만난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고양이는 고마웠~은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의 길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찰이 계속되다보니 발랄하고 좋은 이야기만 있진 않습니다. 사진은 좋지만 그래서 무겁게 볼 수 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볼 생각이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실수였지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보실만 하지만 밝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길고양이인만큼 사진에 찍힌 고양이들에게 깨끗하고 윤기가 흐르는 털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다들 귀여운 고양이지만 꾀죄죄한 것은 감출 수 없지요.


스테파니 로렌스의 키스 3부작(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책)은 수룡님의 감상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보게 되었습니다. 추천하셨던 것은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천사의 키스였는데, 그 책을 찾으러 갔더니 도서관에 이 작가의 책 세 권이 다 있지 뭡니까. 로맨스 소설이 풍부한 모 도서관을 예찬해야겠군요. 후후후. 수룡님이 이후에 추천하신 책들을 적어서 도서관에서 체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빌려왔습니다. 로맨스 소설은 은근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한 번에 3권을 빌리면 무협지 5권 정도의 무게는 가뿐히 나갑니다. 그래서 조금씩 빌려다 보고 있지요.

스테파니 로렌스의 책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제가 맨 처음으로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그 때 집 근처에 처음으로 책 대여점이 생기면서부터 로맨스 소설을 빌려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서관에서 로맨스 소설을 빌렸던 기억은 없습니다. 도서관에 로맨스 소설이 없었을거란 생각은 안하는데-남궁세가 같은 무협지도 있었으니 로맨스도 있었을겁니다-이상하게도 빌린 기억이 없습니다. 민망해서 그랬을까 추측은 하지만 확실하진 않지요.
맨 처음으로 보았던 로맨스 소설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진 못합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맨하튼인가, 그런 이름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서로 맺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맨하튼(혹은 탄)이 책 제목일 수도 있겠군요.
(*이후 추가. 어쩌면 가슴에 핀 붉은 장미일지도 모릅니다. 그 당시 한창 선전 날리던 로맨스라 말이죠.))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을 이용해 온갖 무협지와 로맨스를 독파했는데, 판타지 소설은 그 때 출간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할리퀸과 로맨스, 무협지로 스트레스 풀이를 했다는거죠.
그 이후에 거의 로맨스 소설은 손을 안 댔는데 레이크 에덴의 딜로어씨가 리전시(레전시) 로맨스에 푹 빠져 있는터라 궁금하기도 했고, 마침 수룡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스테파니 로렌스의 책이 리전시 로맨스였던 겁니다. 그걸 보고 나니 19세기 영국이 부족해라고 광분을 하게 되어 비슷한 책들을 추천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수룡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스테파니 로렌스의 시리즈 세 권을 재미순으로 나열하면 천사>타락>악마 순입니다. 그리고 에로도는 타락>천사>악마. 그런 고로 천사의 키스에 대한 느낌이 제일 좋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모습도 재미있지만 19세기 초반의 무도회, 그리고 결혼시장(사교계)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그리고 여주인공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악마의 키스는 남자를 휘어잡는 여자는 맞긴한데, 스스로 서 있다는(자립) 분위기가 덜합니다. 타락의 키스 주인공은 애초에 상류계층이 아니었고요. 귀족집안 딸래미이면서도 장녀로서 아들노릇을 하는 것이 꽤 멋져보입니다. 게다가 제 취향을 직격한 포인트는 두 사람이 소꿉친구였다는 겁니다. 빨강머리 앤 이후로 소꿉친구끼리 결혼한다는 건 제 로망 중 하나입니다. 훗.
(그러나 전 소꿉친구가 없습니다. 그런 고로 로망은 어디까지나 로망. 그러니 안될거야........)
시리즈 세 권 모두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리요소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어차피 주인공들은 결혼할 거라 생각하고 그 밀고 당기는 과정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거기에 추리요소가 들어갔다면 재미는 배가 되죠.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천사의 키스는 구입하고 싶은 생각도 조금...////

<내 사랑 캐롤라인>은 제목은 참 그렇지만 내용은 일반 로맨스의 분위기와 많이 다릅니다. 여주인공(캐롤라인)은 수학적, 식물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천재수준입니다. 남자로 태어났다면 아마 수학나 육종업계에 한 획을 그었을텐데 불행히도 여자입니다. 본인도 그것이 불행이라 생각하고요. 이 시대만 해도 여자들이 대학 수업 듣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고 강의실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복도에서 강의를 듣는 정도만 허락되었지요. 그 때문에 실패를 맛보았던 캐롤라인은 미국으로의 유학을 꿈꾸지만 그 눈 앞에서 좌절됩니다.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된거죠. 그리고 다른 로맨스 소설과 마찬가지로 남편과의 실랑이가 계속됩니다. 단, 그걸 다 뛰어 넘고 나면 마지막 에필로그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허허허허허허허허. 반전을 보고는 기암했습니다. 읽으면서 상황이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몇 있었는데 그 반전부에서 다 밝혀집니다.
육종, 식물학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아직 멘델의 유전법칙은 발표되지 않을 시기-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봐도 재미있습니다. 후반부의 전개만 놓고 보면 천사의 키스보다 더 재미있었고요.>ㅆ< 밀고 당기는 부분이 조금 약해서 천사의 키스가 조금 더 마음에 들긴 했지만 말입니다.

공작의 여인은 보는 내내 표정관리가 안되던 작품입니다. 브리저튼가 시리즈 중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해서, 먼저 추천하신 다른 책보다 이 책을 먼저 보았습니다.(다른 책은 이번 주말에 볼 생각입니다)
브리저튼 가에는 애가 여덟인데 나이가 다 고만고만하고 현재 시점에서 막내는 열 살입니다. 시리즈가 있다는 것은 각각의 형제들이 다 로맨스 소설 주인공이란 이야기지요.(웃음) 여기서는 주인공이 장녀이자 넷째인 다프네인데, 집안 특성상 이름만 들어도 몇 번째 아이인지 다들 압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부모님이 애들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붙였더군요. 장남은 앤서니, 둘째는 베네딕트, 셋째는 콜린, 넷째는 다프네, 그리고 그 아래 애들도 이름이 알파벳 순입니다. 막내가 히아신스. 여자아이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히아신스 성별은 여기서 빼고 논하죠.;
다프네는 넷째지만 위의 셋이 남자고 다 미혼이기 때문에 사교계에 데뷔하고 나서도 주변의 가드가 장난 아닙니다. 어쨌건 그 가드를 뚫고(?) 다프네를 채간 남정네와 오라버니들의 다툼도 재미있는데다 주인공들의 밀고 당기는 초반부도 굉장히 웃깁니다. 보는 내내 피실피실 웃고 있어서 지하철에서 읽기 조금 민망했습니다. 반전이나 그런 분위기는 없고 주인공들이 어떻게 관계를 극복해서 자리를 잡는가가 주요 내용입니다. 유쾌하게 볼만한 로맨스입니다. 다른 시리즈도 한 권씩 차례로 독파할까 고민되네요.


상당히 길어졌지만 이 정도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요. 이제 슬슬 자료 찾으러 가야합니다. 하하하...;

E. T. A 호프만, <스퀴데리 양>, 열림원, 열림원, 2006, 9000원
야마오 산세이, <어제를 향해 걷다>, 조화로운삶, 2006, 9800원
<더 바랄 게 없는 삶>,  달팽이, 2003, 9000원
오시이 마모루,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황상훈, 황금가지, 2008, 9000원
로라 차일즈, <다질링 살인사건>, 파피에, 2008, 9800원
이용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북폴리오, 2009, 13000원
스테파니 로렌스, <악마의 키스>, <천사의 키스>, <타락의 키스>, 신영미디어, 2003, 9000원, 9000원, 9500원
아델 애쉬워드, <내 사랑 캐롤라인>, 신영미디어, 2004, 9000원
줄리아 퀸, <공작의 여인>, 신영미디어, 2001, 8500원

(두 번 다시는 안 사먹을 스타벅스 쿠키. 훗-_-)

1. G가 말했습니다.

G: A님이 블랙 보러 남자친구랑 다녀오셨대.
K: 어, 그거 개봉했어?
G: 응. 지금 상영중.
K: 그거 헬렌 켈러 이야기는 아닌거지?
G: 헬렌 켈러 이야기가 모티브야. 모델이긴 한데 설리반 선생이 여긴 남자잖아. 게다가 병도 있고. 근데 A님 남자친구가 헬렌 켈러를 모르더래.
K: 으억?
G: 요즘엔 위인전을 강제로 읽힌다거나 하지 않잖아. 그래서 모르나봐. 그런데.
K: 엉?
G: A님은 그 워터 신을 몰랐어. 그래서 B님이랑 나랑 엄청 놀랐지. 그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고.
K: 아니, 그건 유리가면을 안봐서 그런거야.
G: 아냐. 헬렌 켈러 위인전에도 그 워터 신이 비중있게 나온다고. 거기서 갈리잖아.

사실 전 헬렌 켈러 위인전에 워터신이 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은 오직 유리가면의 워터신 뿐. 아하하.;
그나저나 헬렌 켈러를 모른다니. 아직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걸로 아는데 말입니다.


2. 1987년에 도쿠마쇼텐에서 나온 은영전을 볼 일이 생겼습니다. 그 김에 을지판과 서울문화사판의 생략부에 대해 찾아볼까 하는데 그 부분이 어딘지 아시는 분? 전 서울문화사판을 보지 않은데다 을지판도 마지막으로 읽은 것이 몇 년 전입니다. 집에 달랑 한 권 있는 서울문화사판은 율리안의 일기-외전 2권입니다.-ㅁ-; 좋아하는 책만 사겠다고 하다보니 그리 되었네요.
어쨌건 그 생략부분이 몇 권 몇 페이지인지 아시는 분은 제보해주세요. 제가 87년판에 해당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ㅅ'


3. 레이크 에덴 시리즈에서 딜로어씨가 항상 레전시를 입에 달고 다니길래 그게 뭐냐 했는데 말입니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소설인가봅니다. ㄱ-  좌절하는 것은 그 아주머니가 하는 짓이 못마땅해서 투덜댔는데 엊그제 그 레전시 로맨스 소설 세 권을 읽고는 홀랑 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어제부터 '19세기 영국이 부족해!'라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찾는 김에 도서관에서 로맨스 소설을 뒤지고 있지만 하나같이 배경이 할리퀸이라, 19세기 영국은 못 찾았습니다. 대부분이 미국 배경, 혹은 중세 영국 등등이더군요. 왜 19세기 영국 배경은 없는 건지.-_- 이러다 로맨스 소설을 사서 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지갑을 터는 것은 라이트 노벨이랑 추리소설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로맨스 소설까지 구입하면 ... 아놔. 그건 어떻게 또 판대요.;
그리하여 부족한 분이나마 19세기 자장가로 달래고, 하루 빨리 편집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출근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9세기 영국이 부족해요. 흥.


(사진이 쿠키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래에도 올라간 여의도 미스도의 도넛)

월요병에 과식까지 겹쳐 식곤증을 못 견디겠길래 옆방에서 커피를 얻었습니다. 장에 아이스커피와 맥심모카골드가 있는데, 얼음 넣어 마실거니까라며 일부러 아이스커피믹스를 집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후회막급. 지난번에도 한 번 마셨다가 장렬하게 달아서 좌절했는데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다니. 학습능력이 없는겐가 싶습니다. 흑흑.
그냥 모카골드 아이스로 마실걸 그랬네요.


간식에의 열망을 책으로 풀 때도 있습니다. 조앤 플루크의 쿠키단지(Cookie Jar) 살인사건 시리즈를 열심히 돌려보는 것도 대리만족입니다. 다양한 쿠키와 다양한 디저트를 보며 맛있겠다고 군침만 삼키는 거죠. 게다가 한국에서는 절대 구할 수 없을 간식들이 상당수니 효과는 꽤 있습니다. 가끔 반작용으로 파리바게트의 딸기잼 쿠키를 혼자서 한 통 다 비우고 속이 안 좋다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그 대리만족의 열망이 지금은 원서강독에까지 이르렀습니다.-_-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책도 봐야하는데 그건 옆에 놔두고 아직 한국에 번역이 들어오지 않은 크림 퍼프(슈크림) 살인사건을 원서로 보고 있거든요. 크림 퍼프는 굽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빼면 나름 마음에 들어서 크림만이라도 만들어볼까 하고 있습니다. 물론 만든다면 레시피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죠. 초콜릿 푸딩에 들어가는 달걀 노른자가 9개에 우유 두 컵, 크림 두 컵을 쓰라는데 그렇게 많이는 만들 필요가 없지요. 그리고 초콜릿 푸딩 레시피는 다른 것으로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ㅁ- 나중에 언제 시간 날 때 레시피도 정리를 해야하는데, 작년에 달력 정리하면서 홀랑 날려버린 경험이 있어서 책자로 만들려고요. 단, 언제 만들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하하.

홍대에 Passion5가 생긴다고 해서 기대중입니다. 빨리 완공되면 조만간 포스팅 올릴 어느 케이크를 마음 편하게 구해 먹을 수 있겠지요. 한강진이 집에서 더 가깝긴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홍대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되면 홍대는 제과점 격전지가 되는건가요? 입지는 P5가 유리하지만 후발주자니 자리잡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죠. 그리고 얼마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가도 관건이고요.
(아. 위치.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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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목. 덧붙임.
아래 댓글로 나풀나풀님이 지적하신대로 KFC 맞은편, 파리크라상+파스구치 자리에는 파리바게트 카페가 들어옵니다. 제게 P5가 들어온다고 이야기 해주신 분은 "옛날 파파이스가 있던 자리"라고 하시는데 그게 하도 오래전 이야기라 다들 어딘지 감을 못잡더군요. 저도 이야기 듣다가 홍대 주변에서 P5가 들어올만한 자리라면 거기가 아닐까 싶어 짚었다가 헛짚었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그분이 '옛날 홍대 파파이스 있던 자리에 P5 들어온다'고 (보셨다고) 하셨으니 그 위치만 파악하면 되는거죠. 근데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노무라 미즈키(문학소녀 시리즈 작가)를 검색하다보니 단편을 써냈다는 紅桃寮の7日間이란 책이 있었습니다. 기숙사란 말에 그린우드를 떠올리고는 잽싸게 교보문고에 주문해 구입해보았습니다.



표지는 이렇습니다. 표지 사진은 e-hon에서 다운 받아 올립니다.-ㅂ-

지금 본 것은 앞의 두 편만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가 노무라 미즈키 것이라, 뒷 이야기는 언제 볼지 저도 모릅니다.; 내키면 보지 않을까 싶은데 앞의 두 편을 보고 있자니 지정된 소재가 뭔지 대강 감이 잡히더군요. 기숙사이름인 紅桃寮, 기숙사 방 번호인 404, 기간은 7일. 거기에 미스터리가 들어갔나봅니다.
표지만 보면 마녀 위*가 떠오르는 그런 분위기지만 실제 내용은 기숙사를 배경으로한 평범(?)한 추리물입니다. 물론 첫 편을 볼 때까지만 해도 위의 소재라든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니까 그냥 학원물이 되려나 했더랍니다. 그러기엔 분량이 적긴 하죠.

첫 번째 편은 성모상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뒷전에 두고 읽다보니 나중에 성모상이 등장했을 때야 제목이 그래서 그렇구나 했는데 말입니다, 함정입니다. 헛소리꾼 시리즈처럼 진정한 이야기는 항상 뒤에 나옵니다.(먼산) 미술학교 기숙사가 배경이고 주인공의 험난한 인생역정을 보고 있자면 난 참 행복하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그 전에 공부 좀 해놓지. 응석받이로 자란 걸 그런데서 티 내면 안된다? 그나마 참한 선배 만나서 인생 폈으니 그 다음에도 잘해. 또 도중에 손 놓고 게임에 빠지진 않겠지?

두 번째 편은 과수원 이야기입니다. L.M 몽고메리가 쓴 동명 단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몇 가지 코드는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과수원이 주요 무대 중 하나라는 것, 천연 미소녀가 등장한다는 것. 처음에 읽으면서는 위화감이 굉장히 심해서 이 작가가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다른 책은 안 봐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위화감의 정체는 뒤에 밝혀집니다. 이 단편의 주제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로 요약할 수 있으니, 한을 품으면 몸을 던져서라도 풀어낸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자기숙사, 여학교에서 발생할만한 일이 주제니까 말이죠. 여학교에 다닌 분이라면 아마 공감도가 더 높을겁니다. 다니지 않으셨다면 사전에 마리미떼, 아니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를 몇 권 보고 여학교의 분위기를 파악하시면 좋습니다. 저게 여학교의 실상을 보여주진 않지만 대강 이런 분위기 아래서 나온 이야기라는 것은 아실 수 있을겁니다.
여학교의 실상이란 .... 웃지요. 훗.


문고판형보다 조금 큰, 요즘 나오는 일본 소설의 하드커버 판형 정도의 크기입니다. 대상 연령이 낮은 편이라 그런지 요미카타도 많이 달려 있고 책 글씨도 크고 자간이나 행간도 넓습니다. 읽기 편하고 각 편이 80쪽 남짓이니 읽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 번 도전해보셔도 좋을듯.. .하지만 일부러 구해서 보실 필요는 없을겁니다.; 기숙사 모에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8월은 생각보다 읽은 책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7월에 왕창 읽고는 8월에 물렸나 싶기도 한데, 다른 것보다 읽어야 하는데 읽지 못하는 책이 한 권 있어 거기에 발목을 잡힌 느낌입니다.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심리적인 압박이 상당해서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피플 오브 더 북>이라고, 분명 제가 좋아할 타입의 책임에도 손이 안갑니다. 그래서 그 사이 그냥 보던 책만 계속 돌려 보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이전에 빌린 목록을 뒤져 보니 이정도가 전부입니다. 거기에 지금 읽고 있는 모래선혈이 이달의 독서 목록에 추가될 것이고요. 아하하. 사실 지금 눈물 날 정도로 머리 아픈 건이 몇 가지 저를 쥐어 짜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전혀 안생깁니다. 그 건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공의 경계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져서 두 권을 빌렸습니다. 빌린 시점을 보니 헛소리꾼 시리즈를 보고 있다가 보고 싶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책을 빌릴 때 빌렸거든요. 간만에 처음부터 다시 보았는데 분명 맨 처음 보았을 때는 이런 장면이 있었다고 기억했는데 이번에 볼 때는 그런 장면은 나오지도 않더군요.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키야가 말한 '두 눈 뜨고 못다닌다'라는 그 대화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거든요. 착각인듯...;
보고 있자니 기모노 입은 시키의 피규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지를 걸 그랬나 조금 후회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ㅁ-; 지르면 분명 어딘가에 처박아 두고 있을겁니다. 다행히 이번에 나오는 넨도로이드 시키는 취향이 아닙니다. 시키는 뭐니뭐니해도 몸매가 좋아야... (...) 고양이는 조금 탐이 나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두 번째 책에는 단편 소설만 실려 있습니다. 쓸쓸한 여자, 불쾌한 남자로 나누어 이야기를 실었는데 제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쫓기거나 어딘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읽고 나면 가슴이 무거워집니다. 결국 절반 정도 읽고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읽지 못했다는 것이 맞을겁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는 이렇구나란걸 뼈저리게 느낀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문학소녀의 졸업논문 주제가 모리 오가이였다 했지요. 제가 모리 오가이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단편선 상권에서였습니다. 거기에 모리 오가이가 소재인 단편이 하나 실렸습니다. 그래서 모리 오가이가 누구인지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던 것이지, 안 봤더라면 그게 누구야라고 했을겁니다. 간발의 차라고 해야겠지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을 본 것이 올해 초, 문학소녀는 올 여름에 보았으니 말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읽다보니 이제 슬슬 물립니다.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까지 여섯 권 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것은 절반입니다. 푸아로 사건집은 예전에도 읽었기 때문에 트릭을 거의 기억하고 있어서 몇 군데만 뽑아 보았고, 슬픈 사이프러스는 앞과 뒤만 보았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로맨스가 중심인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읽는 것이 추리소설인지 로맨스 소설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아마 이번을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한 동안 쉬겠지요. 그러다 2-3개월 뒤에 다시 손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빠의 여름방학은 사카키 쓰카사의 신작입니다. 먼저 본 <신데렐라 티쓰>에서 잠시 소개가 되었길래 언제쯤 나올까 생각하다 홀랑 까먹고,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는 빌려왔습니다. 신데렐라 티쓰나 끊어지지 않는 실은 생활 추리형이라고 하면 이쪽은 그보다는 로드무비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는 무뚝뚝남 야마토는 어느 날 아들을 만납니다. 한창 업무(접객) 중이었는데 왠 초등학교 꼬맹이가 와서 아빠라고 하는군요. 절대 아니다라고 했지만 꼬맹이의 엄마 이름을 듣고는 K.O. 당합니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말에 결국 여름방학 동안 같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여름 방학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초보 아빠와 그보다 더 어른스러운 초등학생의 동거일기가 시작되었다 끝을 맺습니다.
표지가 박스인 것은 모종의 이유로 야마토가 소설 초반에 전직을 하기 때문입니다. 호스트에서 택배 배달원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이야기도 택배배달을 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마을 내의 소소한 사건들을 소재로 해서 돌아갑니다. 중심은 역시 아빠와 아들 이야기죠.
잔잔한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끊어지지~나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여름방학도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작가가 특별히 좋아하는 시점인지도 모르죠.^^;

마경의 기사는 갑자기 옛날 옛적에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읽어볼까 싶어서 도전했지만 말입니다. 그 표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름 몸매 좋은 언니와 여자처럼 보일 정도로 예쁜 외모의 남자주인공이 있음에도 그 얼굴을 그렇게 밖에 못 그리나 싶더군요. 표지를 그린 사람에게도 흑역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본 이야기고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지만 그래도 특별히 걸리는 곳 없이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다만 디켈이 디네즈가 되고, 제레뮤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있었을 심정적인 변화가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 부분을 바꿔 생각하면 이거 BL인데 말입니다.;;; 제레뮤의 얼굴이 여자같다는 것이 혹시 포인트였을까요.ㄱ-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이번에 본 책들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책입니다.
무르무르가 나올 때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평부터 보고 나서 구입 여부를 결정하자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평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읽고 난 사람들이 단 권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하기도 해서 한참 손을 안 댔더랍니다. 하지만 막상 빌려 놓고 나서 한참만에 손을 댔더니 읽고 읽고 또 읽게 됩니다. 무르무르, 모래 선혈, 먼 곳의 바다 모두 괜찮았으니 올해의 노블레스 클럽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ㅠ-
어떤 이야기인지 대강이나마 적어보자면, 신화에 따르면 창조주는 처음 달을 하나 만들고 거기에 따라 조그마한 달들을 여럿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서로의 교류가 없도록 하였으나, 다른 달들의 간청이 있어 때마다 서로의 달을 오갈 수 있게 하였다 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그런 조그마한 달들과는 달리 아예 알려지지도 않은 어둠의 달, 일곱 번째 달입니다.
어둠 속의 달이다보니 환경은 척박합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고든은 아들을 하나 얻고 스포러라 이름 짓습니다. 그리고 스포러를 데리고 '사냥터'를 떠돌다 무리에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사냥터에서 다양한 자원을 얻고 채취하고 모아서 암컷을 얻어 스포러의 자식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지만-고든과 스포러가 속한 무르무르족은 일생에 한 번 밖에 짝짓기를 할 수 없습니다-원래 목적대로 가긴 하더라도 이리저리 돌아가게 되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스포러가 암컷을 얻으려다 무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지적했다시피 이야기는 더 나갈 수 있는 부분에서 끝을 맺습니다. 뒷 이야기가 6-7권 정도 더 나올법한테 일단은 한 권으로 마무리를 지었더군요. 채집, 수렵,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을 좋아한다면 굉장히 재미있게 볼만합니다. 어, 솔직히 말하면 마비노기와도 크게 다를바가 없네요. 아하하. 채집해서 스킬을 올리고 수렵해서 경험치를 쌓으며 그걸 돈으로 바꿔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그러면서도 메인 스트림이 있어 그걸 따라가게 되니까 말입니다.

상당히 취향에 맞았지만 뒷 이야기의 여지를 많이 남겼던데다 마지막에 먼치킨이 하나 만들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언제쯤 나올지 기대되네요.>ㅅ<




나스 기노코, <공의 경계 상-하>, 권남희, 학산문화사, 2005, 각 12000원
마쓰모토 세이초,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중>, 이규원, 북스피어, 2009, 14000원
애거서 크리스티,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 황금가지, 2007-2008, 9000원
사카키 쓰카사, <아빠의 여름방학>, 인단비, 노블마인, 2009, 1만원
유민수, <마경의 기사 1-4>, 너와나미디어, 1999, 각 7500원
탁목조,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로크미디어, 2009, 12000원
해가 뜹니다.



어, 틀렸다.
Sun rise가 아니라 sunny side up이로군요. 순간 헷갈렸습니다.'ㅂ'


지난 주에 이대 후문의 북카페 북포럼에서 있었던 문화살롱에 다녀왔습니다. 강사는 권일영씨, 주제는 하라 료를 중심으로 한 일본 하드보일드 이야기였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취침시간을 넘긴 것은 뼈아프지만요. 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에 대해서는 이전에 리뷰를 올린 적이 있으니 넘어가고, 올 여름에 새로 출간된 내가 죽인 소녀는 당일에야 읽었습니다. 꽤 재미있게 보았지요. 그리고 밤은~보다는 내가 죽인 소녀의 유머도가 더 높습니다. 단 결말부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트릭이라 해야할지, 아니면 사건의 실체라고 해야할지 모호한 그 부분이 이전에 어디에선가 보았던 것과 닮았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반전의 의미가 굉장히 약했습니다. 오히려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니시고리와 사와자키의 밀고 당기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거든요. 일본 소설,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키릴님, 첫비행님께 추천. 티이타님은 아마도 다른 책들이 밀려서 읽기 힘드실..(음?;)

제게 하드보일드의 이미지는 역시 험프리 보가트입니다. 중절모를 눌러쓰고 흔히 후카시라고 하는 것 비슷하게 분위기를 잡고 우수에 찬 눈빛.... 어, 잘못된 이미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고치기가 쉽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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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닌데 상당히 부실합니다.-ㅁ-; 애거서 크리스티는 슬슬 물렸고, 거기에 마경의 기사는 리뷰 쓸만한 책은 아니라 생각하고. 갑자기 필이 와서 마경의 기사를 빌려다 보았는데 가볍게 볼만한 옛날 판타니라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지금 다시 보니 BL 요소도 있긴 한데 그 부분에 대한 심리 묘사가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지금 망설이는 것은 S에게 SKT를 빌려 볼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점인데, 2부가 11월에 출간된다 하니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 드는군요.
뭐, 그걸 다 뛰어 넘어서 9월부터 12월까지의 하드 트레이닝을 이겨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_-;

다른 책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한 번에 올리겠습니다.


하라 료, <내가 죽인 소녀>, 권일영, 비채, 2009, 12000원
드디어 사진 정리를 했습니다. 위키의 하드디스크에 옮긴것은 월요일이었는데 계속 미루다보니 어제 정리를 마쳤습니다. 정리라고 해봤자 사진 백업해두고 크기줄이고 포토샵 작업해서 저장하고, 중복 사진 지우는 것이 전부죠. 잠깐이면 할 수 있는 작업이긴 한데, 데스크탑이 아니라 노트북을 가지고 하다보니 미루게 되더랍니다. 어제는 일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리를 했지요.

그리하여 첫 번째 글은 북스피어에서 나온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대한 겁니다. 거기에 최근 읽은 몇몇 추리소설에 대한 감상도 들어갑니다.

이글루스 도서밸리에는 종종 신간 정보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파일로 밴스 시리즈가 나왔다는 것을 알고는 냉큼 달려가 도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바로 도착한 책. 책을 받아보고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제가 최근에 보았던 책 중에서 가장 취향의 표지입니다.


저작권법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일단 올려봅니다.
책 판형은 기본 판형입니다. 신국판? 그것보다는 작을겁니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놀라고 하드커버라서 놀라고, 손에 잡고 다른 책과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작아서 놀랍니다. 책등을 둥글리지 않고 판지제본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책장에 꽂았을 때 상당히 폼이 납니다.
게다가 책등 쪽의 저 무늬는 가까이에서 보면 꽤 웃깁니다. 뱀가죽같은 느낌인데 잡아보면 종이거든요.



뒷표지. 뒤표지는 앞표지보다 뱀가죽무늬쪽이 넓습니다. 붉은색은 완전한 빨강이 아니라 다홍색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보니 다른 책들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시리즈의 묘미는 다음 책이 무슨색으로 나올까지요. 표지가 어떤 색일지 가장 행복하게 기다렸던 것이 바로 용의 기사단(원제 ドラゴン騎士團)이었습니다. 꽂아놓고 보면 책 등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그게 책 모으는 재미이기도 했지요.
그 외엔 행복한 책읽기 시리즈도 좋았습니다. 몇 권 모으지 않았지만 꽂아 놓으면 색이 화려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북하우스에서 나온 브라운 신부 시리즈도 다섯 권이 제각각 다른 색이었고 한 번에 꽂아 놓으면 또 잘어울렸지요.



책등. 역시 깔끔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ㅅ+

게다가 무엇보다 감동한 것은 이 책의 제책 방식. 으허허허! 실제본입니다, 만세!
다만 책 자체가 굉장히 멋지게 잘 나와서 손대기가 망설여지더군요. 단, 그 생각은 24시간을 못갔습니다. 버스에서 책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책이 조금 불안정해졌습니다. 흔들흔들거린다고 할까요. 그리하여 지금 손대고 있는 책만 끝나면 너는 분해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협박(?)중입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네 권짜리고 풀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감이 안잡힌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ㅁ-;



하지만 저를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은 저겁니다. 책 사이에 끼어 있던 광고지. 아니 광고지가 아니라 북스피어 소식지입니다. 제목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는데서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앞에는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해 북스피어에서 내고 있는 책 작가들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S.S. 밴 다인, 마쓰모토 세이초입니다. 여담이지만 G는 미야베 미유키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들이 게임 못하게 뜯어 말린다는데, 그런 이 아줌마(죄송합니다;)가 게임을 한단 말야?'
게임 중독에는 나이가 없죠.-ㅂ-;



뒷면에는 다른 책들에 대한 소식과 함께 북스피어의 편집부, 북스피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아는 이름들이 많아서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상당수가 왠지 이글루스에서 본 이름 같...?



자, 여기부터는 감상입니다.'ㅂ'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총 12권입니다. 이 중 한국에 출간된 것이 7종인가 그럴겁니다. 다시 말해 북스피어에서 책을 낸다면 이 7종은 겹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고요. 해문에서 나온 3종은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동서 미스테리 북스(DMB)쪽은 라이센스 체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번역도 엉망이지만 읽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덤볐더랬지요. 하여간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책을 내더라도 겹칠 수 밖에 없는데다 밴슨 살인사건은 이미 황금가지에서 한 차례 냈습니다. 밀리언셀러 시리즈로 말입니다. 기억에 의하면 밴슨 살인사건이 파일로 밴스 시리즈의 첫 사건이었을겁니다. 그러니 북스피어에서는 고민이었을겁니다. 순서대로 하자니 중복 출간도 걸리고, 첫 작품인 밴슨은 이미 정식으로 나왔고. 그래서 순서를 가리지 않고 이미 나왔던 책과 나온 적이 없는 책을 묶어 한 권으로 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실린 이야기는 '스카라베 살인사건'과 '겨울 살인사건'입니다. 스카라베~는 DMB에서 딱정벌레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읽진 않았으니 새롭게 읽는 기분이었지만 범인을 알고 있다는 것은 재미가 꽤 떨어지는군요. 그래도 번역이나 분위기나 약간의 위화감이 있을 뿐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위화감의 정체는 다른 번역으로 먼저 읽었다-그래서 말투가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엘러리 퀸이 결혼한 뒤, 유일하게 남아 있는 30대 독신 엄친아를 다시 보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후후후. 30대라고 정확하게 찍은 것은 독신 엄친아는 그 외에도 은근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운 신부님.(...)

하지만 99쪽에 있는 오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큰따옴표가 하나 더 들어갔습니다. 2쇄를 찍게 된다면 수정해주시길...


파일로 밴스와 비슷한 시기에 주문해서 먼저 도착하고 먼저 본 책이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입니다. 이 책은 제목을 쓸 때마다 헷갈립니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악마의 피리 뭐시기 등등. 긴다이치 코스케의 다른 시리즈는 이런 문장 제목이 아니었으니까요.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도 헷갈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만큼은 지금까지 보았던 다른 시리즈보다 가장 강렬하게 남습니다. 문제는 그겁니다. 왜 강렬하게 남는가라는 점. 제가 가장 싫어하는 코드가 들어 있어서 그렇습니다.-_- 이 책이 나온 시점을 생각해보던 G가 '일본 사람들은 이런 코드를 옛날부터 좋아하는 구나'라고 했으니. 유구한 소재(떡밥)인가 싶습니다. 범인을 잡는 과정이나 몰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긴 한데 그 이유가 밝혀지는 시점에서는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습니다. 알고 나서 다시보니 정말 입에서 불을 뿜을 지경입니다. 그런 고로 이 책도 다음 처분대상에 들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은 하나, 하지메의 원조가 코스케라는 것을 납득할만한 상황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건들은 나중에라도 한 번 찾아보고 싶어지더군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시공사에서 계속 내주고 있고 번역자도 같아서 위화감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기야 100% 없다고 하긴 또 그렇네요. 워낙 옛날 작품이니 시대의 간극은 느껴집니다. 이건 지금 보고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주문한 소설이 <항설백물어>입니다. 이건 작가 이름을 보고 대강의 내용을 확인한 다음 무조건 구입이란 결론을 내려 책이 나온 걸 안지 24시간 안에 주문했습니다. 역시 여름은 추리소설과 괴기소설의 계절이지요. 여름에 도서구입 금액이 높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이 많이 나와서 그런거죠.
이 책은 생협분들-특히 키릴님의 취향에 잘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샤바케나 혼조 후카가와와 닮은 꼴입니다. 우부메의 여름보다는 이게 뒤에 나왔겠지만 교고쿠도 시리즈의 골격(기본 구조)는 이어받았으면서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G가 제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책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보냐며 투덜거렸는데 그 때도 이 책을 먼저 추천했습니다. 파일로 밴스보다는 이쪽이 훨씬 가볍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연작 단편집이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맨 처음 이야기만 먼저 본다면 그 외의 이야기들은 어떤 순서로 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여긴 것은 통쾌하기 때문입니다. CSI보다 NCIS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ㅂ- 양쪽 모두 보신 분은 대강 짐작하시겠지요.
번역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 없었습니다. 이름이 조금 낯설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군요. 하기야 비채에서 나온 시리즈도 번역이 크게 문제된 책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S. S. 밴 다인, <파일로 밴스의 정의>, 김상훈, 북스피어, 2009, 16500원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가 피리를 분다>, 정명원, 시공사, 2009, 11000원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금정, 비채, 2009, 14000원



덧붙임. 태그 넣다보니 반 다인과 교고쿠 나츠히코로 들어가 있네요. 태그 수정하러 가야겠습니다.ㅠ_ㅠ

어제의 사진입니다.-ㅁ-
지금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고, 지금은 제 앞에 hoo~컵이 아니라 스타벅스 그란데 머그가 놓여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낚시 중. 이샤크의 밥을 위해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휴가 중 마비노기 ㄹ군 10살 50렙 타이틀 따기 프로젝트는 오늘 오전 달성했습니다.>ㅅ<
설마 했는데 이리도 빨리 끝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처음 준비하면서 생각했을 때는 어려울거라 생각하고 시간도 넉넉히 잡았는데 실제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이전보다 레벨이 오른 것도 있지만 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뗏목 한 번 탈 때마다 얻는 경험치가 5만 전후였습니다. 거기에 탐렙도 5천 이상은 획득합니다. 탐렙 25를 찍은 이후에는 모두 아이템과 돈으로 바꿔 받았지만 말입니다.
50렙 찍으면서 최고실크 2뭉하고 약간, 최고가 3장, 골드 허브도 2뭉 정도, 마나 허브는 5뭉 이상, 포이즌 허브는 1뭉, 해독초도 5뭉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다 다른 계정으로 보내서 정확한 수는 아닙니다. 아, 최고옷감도 받았지요. 돈은 대략 30-40만 정도인듯. 이 역시 정확하진 않습니다.; 대신 마나 포션을 상당히 썼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모가 훨씬 적었습니다. 준비한 마나 포션의 60% 정도가 남았습니다. 아니... 70%.;

이제 10주간은 열심히 이샤크 키우고, 마스터 따기에 도전하거나 1랭 찍기에 도전하거나 해야겠네요.'ㅂ'




어제와 오늘 도착한 책입니다. 아마 내일이나 오늘 오후 쯤에 한 권이 더 도착할겁니다. 먼 곳의 바다는 이미 다 읽었고 몇 번이고 반추하고 있습니다. 먼저 산 모래선혈은 아직 손이 가질 않아 놔두고 있는데 말입니다.;
맨 아래 깔린 것은 일본 여행 계획짜기 놀이를 위한 도쿄 카페 시간 2010. 휴가 기간은 방콕이지만 방콕에서라도 도쿄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묘미지요. 훗. 가끔은 G에게 위문품을 전하러 나갈지도 모릅니다.

아, 이 글이 書 분류에 들어가 있는 것은 리뷰 때문입니다. 잊고서 안 쓰고 있던 리뷰 두 개를 몰아 쓰려고요.

하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지난 토요일에 조조로 보러 다녀왔습니다. 대학로에서 봤는데 거의 만석이더군요. 상황을 보아하건데 애니메이션이라 보러 온 사람이 반, 코난이 좋아서 보러온 사람이 반 정도입니다. 그리고 후자는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투니버스에서 계속 해주고 있으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그걸 보고 보러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건... 내용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귀가 안 맞든 어쨌든 재미있게 보았으니 그걸로 좋지요. 하지만 이번 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도쿄타워 보러 오셈. 데헷~☆'쯤 됩니다.-ㅁ-; 도쿄에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도 밤에 약하기 때문에 야경 보러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도쿄타워에 올라가고 싶더라고요. 어, 도쿄 타워에서 맑은 날에 정말 은하수와 북두칠성이 보일까란 의문은 제쳐두고, 하여간 괜히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더라니까요. -ㅁ-;

그외의 짤막 감상들.

- 이번 편에서도 누님 파워는 건재합니다.
- 가장 뜨거운 장면을 연출한 커플은 미소녀 커플(..)이 아니라 고딩-초딩 커플이었습니다.
- 검은 조직의 조직원은 다 암호명이 술이름인데 찾아보면 막걸리도 있을까요.(...) 찾아보면 스카치도 있을 것 같고. 앱상트라든지?
- 애거서 박사님과 같은 수준의 썰렁 추리를 구사하는 사람이 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이 경우는 조금 다른가요.


그리고 이어 적는 책 리뷰. 먼 곳의 바다입니다. 어제 도착해서 찾아왔는데, 엊저녁에 별 생각 없이 앞부분만 본다고 휙 훑어보다가 그대로 낚였습니다. 읽고 있던 블루 트레인은 옆에 밀어두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마비노기는 목표했던 46렙-아니, 47이었나-달성 후 접었고요.

이야기 흡입력은 상당히 좋지만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다시 봐야 이해가 가는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그리고 사족이라고 해야하나, 군더더기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요. 그리고 몇몇 등장인물은 지나치게 판타지 소설적입니다. 어, 그러니까 누구 오라버니 말이죠.
그래도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섬이 그 섬이었어?'라는 겁니다. 가장 아쉬워 했던 부분에 대한 것인데,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습니다.


약간은 로맨스 소설같은 분위기도 나고, 공포물 같기도 하지만 근본은 미스터리를 가미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리고 결말도 제 취향인지라.. 후훗.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게 보았지만 앞서 말한 튀는 등장인물 하나 때문에 추천이 망설여지네요. 갸들 둘만 없었다면 추천도가 더 올라갔을텐데, 거기에 주인공의 스펙도 그렇다보니 왠지 BL분위기가 나서 말입니다. 흑. 그런 스펙은 그쪽 동인소설에서 자주봐서 엉뚱하게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묘한 분위기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가 되는 것은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미스터리 요소들이니까요.

이제 슬슬 책 읽으러 갑니다. 그 전에 점심부터 챙겨 먹어야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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