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G랑 마주앉아 아침을 먹었습니다.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아주 드문 일입니다. 보통은 브런치로 같이 먹거나 아예 점심을 먹는 수준이고 G의 일요일 아침 기상시각 자체가 아주 빠르면 8시-조조영화 볼 때-늦으면 11시이니 8시도 되기 전에 두들겨 깨워 아침을 같이 먹은 것은 몇 달 만의 일인가봅니다.

G: 아참, 나 어제 CSI 뉴욕 봤다.
K: 근데? (뉴욕편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보지 않나? 근데 왜?)
G: 그게 MBC 판이었거든.
K: 아, 더빙판이군.
G: 응.
K: 그래서 성우는?
G: 그게 말이지 맥 반장이 이정구(더헉!), 대니가 안지환(으헉!), 플랙이 최원형(누구더라?), 스텔라가 윤소라(상상이..).
K: 최원형이 누구더라?
G: 그 사람의 진지한 목소리는 잘 기억 안나는데,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나옹이다옹~".
K: 헛...


하도 간만에 성우 이름을 들어서 잠시 당황했는데 곧 누군지 다 파악이 되었습니다. 이정구씨는 카리스마계 목소리로 유명하시죠. 일단 그런 건 다 제쳐두고, 최원형씨가 거기에 출연했는지 아닌지 기억은 안나지만 적어도 이정구, 안지환, 윤소라씨가 한 번에 등장한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사이버 포뮬러.
이정구씨는 오사무(나이트 슈마허. 시리즈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인물 탑 3안에 들어갑니다),
안지환씨는 블리드 카가(카일이라 나왔지요. 역시 탑 3안에 들어갑니다. 탑1은 칼 리히트 폰 란돌;),
윤소라씨는 극내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TV시리즈에서는 SUGO팀 여성치프, 이후 사랑을 따라 팀을 옮긴 당찬 정비사 아가씨입니다. 성격이 터프해서 좋아했습니다.

G: 그 중에서 가장 이미지가 안 맞는게 대니인데 말이지.
K: 응?
G: 원작에서는 굉장히 어벙하잖아. 그런 사람이 용의자 앞에 증거를 들이밀고 실토하라고 추궁하는 것을 안지환 목소리로 들으면 이건 아냐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
K: 과연....

이정구씨 목소리야 두말할 나위 없고 안지환씨도 한 카리스마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본편에서는 좀 어벙한 이미지의 대니가 카리스마를 자연스레 갖추게 되고 용의자를 추궁할 때의 어벙함에 날카로움이 입혀지니 뭔가 어색하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애니메이션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쪽이든 먼저 귀에 익숙해지는 쪽이 이기는 겁니다. 호간지반장님도 처음에 양지운씨 목소리로 익숙해졌더니 가끔 영어판을 볼 때도 양지운씨 목소리로 들릴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라스베가스 멤버들도 영어판이든 한국어판이든 상관없이 들립니다.

뭐니뭐니해도 뉴욕판 성우진은 대단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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