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나, 그제였나. 조아라 투데이 베스트 목록에 올라온 연재본을 보고 흥미가 돌았습니다. 연재 분량은 아직 30편 남짓이더군요. 다만 내용을 보니, 요즘 조아라에 올라오는 몇몇 소설들처럼, 이미 계약되어 전자책 발행될 예정인 소설을 조아라에 연재하는 겁니다. 검색해보니 아직 전자책 발행은 안되었고, 리디북스에서 연재된 소설입니다. 『회귀한 톱스타의 힐링라이프』. 지금 읽고 있는 소설-『요리의 신』이 그러하듯 이 소설도 게임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BL이나 로맨스에서 농장 계통 힐링 게임 시스템을 판타지소설 요소에 결합하는 일은 꽤 많습니다. 광기에 침식당해 제정신이 아닌 대공의 아내로 팔려갔으나, 게임 시스템과 아이템을 현실에 가져오는 내용의 소설도 있었지요. 제목이 뭐더라...

 

하여간 농장의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아이템을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그러면 새로운 작물이나 희귀 아이템을 구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설정은 『회귀한 톱스타~』도 비슷합니다. 읽다보니 재미있어서 결국 리디북스 들어가 무료 공개된 분량까지 다 보았습니다. 전자책 나오면 구입해서 볼 생각은 있지만, 음, 딱 거기까지 입니다. 재미는 있으나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판타지 요소를 너무 섞어 놓아, 치트키를 너무 깔아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판타지 요소를 섞어 쓴 배우 혹은 연기 관련 소설은 『별이 되다』를 제일 먼저 떠올립니다. 종이책으로만 나왔고 전자책은 아닙니다. 조아라 연재되었다가 다른 곳으로 연재처를 옮겼던 걸로 기억하고요. 지금도 가끔 생각날 때마다 꺼내봅니다. 총 5권이라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재미있고요.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 벼락 맞은 듯 전생의 기억이 떠오른 청년의 행보가 주요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로맨스 요소는 없고, 질척이는 옛 연애의 기억과 전생의 기억과 주변 친구의 연애담이 있을뿐입니다. 그 뒤로도 연애는 하지 않았거나 하더라도 멋지게 했을 거라는 상상만 해봅니다. 채우진이 매우 귀엽기도 하고 주변 인물들도 대체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좋아합니다. 채우진이 등장한 여러 영화들 중에서는 맨 마지막 영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에피소드로는 복면가왕의 패러디 프로그램 출연담이 좋았고요.

 

하지만 이 소설이 배우/연기 소재 소설 중 맨 처음으로 본 건 아닙니다. 뭐,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여러 할리퀸이나 로맨스소설이 많으니 최근의 웹소설계통으로 한정하면 BL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드라마틱』이 예외적일 정도군요. 그 외에는 대개 BL입니다. 기억나는 작품만 대략 주워도, 『최고의 악역』, 『원테이크』, 『칸타타』, 『십이월기담』이 있습니다. 이 네 소설은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소재로 합니다. 『최고의 악역』은 아마도 연기 관련 BL 중 거의 처음으로 보았을 겁니다. B&M 소설 번호로 봐도 출간된지 오래되었고요. 악역 전문배우인 김우연을 매우 좋아하는 이연은 어느 날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와 함께 영화를 찍게되어 매우 기뻐합니다. 차갑고 무뚝뚝하다는 그 선배가 사실은 남모를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요. 별 것 아닌 비밀입니다. 차멀미.-ㅁ-a

 

『십이월 기담』은 스캔들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주성빈은 영화감독인 친구의 성화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퀴어 영화'를 찍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상대역인 한제빈과 함께, 2년 전의 스캔들 관련 일들에 함께 휘말립니다. 소설은 『십이월 기담』의 제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성빈의 이야기, 한제빈의 이야기를 첨가하며 이들 둘이 연애 시작하는데까지 일직선으로 달립니다. 물론 방해자는 있지만 모두 분리수거(!)됩니다.

 

『칸타타』는 조아라 연재 중 잠시 휴재했고, 다시 연재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른 소설보다 먼저 봤다는 기억이 있지만 전자책으로는 훨씬 더 늦게 구입했거든요. 이쪽은 외전이 따로 나올 거라 그쪽도 기다립니다. 어릴 적 부당노동계약을 맺었던 소속사에서 탈출하면서, 그 때문에 연기를 포기해야 했던 도예호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옵니다. BL 특성상 새로운 기회를 준 사람이 공입니다. 도예호의 광팬인 이도. 이름에서 짐작하시겠지만 광화문 모 광장 한 가운데 계시는 그 분 맞습니다. 이름만. 물론 이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좀...? 하여간 도예호도 그렇고 이도도 참 귀엽습니다. 그러니 외전 주세요..

 

 

『원테이크』는 드라마 촬영이 소재입니다. 적으려다보니 이거 앞서도 언젠가 적었던 것 같은데..? 확신은 없군요..?

등장인물들이 매우 유쾌합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춰진 사정이 중반 이후에나 나온다는 것이 재미있고요. 본인이 고백하기 전까지는 그 상황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장승민이 성폭력 가해자라고 소문이 났다지만 주인공인 이 인물의 상태를 봐서는 절대 그럴 것 같지 않고요. 뭔가 악당이 따로 있고 사정이 있어 보이지만 장승민 본인은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꺼내지 않은지 이미 몇 년이고요. 애초에 오프닝 자체도 다른 이에게 별 관심 없이 꾸준히 영화판 활동만 하던 장승민이, 국민 배우라는 하현제에게 홀딱 반하는 사건이거든요. 장승민의 과거 이력은 얼핏 얼핏 지나는 정도고 하현제가 본격적으로 끼어들기 전까지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하현제는 또 연기도 잘하지만 외모 파괴력도 메테오스트라이크급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하현제 본인이 자신의 파괴력을 잘 알고 있어요. 연기 대결도 그런 의미에서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드라마틱』도 예전에 리뷰 올린 적 있지요. 조연 전문배우와 국민 남배우의 연애담입니다. 드라마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면 아예 이 소설을 탐독하면 될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게다가 드라마 제작과정에 얽힌 여러 사건들도 함께 나오고요. 연기도 그렇지만 제작 자체, 그것도 일일드라마는 아닌 미니시리즈가 어떻게 제작되고, 어떤 사람들이 얽히는지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게다가 주인공인 조윤리 어머니가 부동산 투자한 이야기는 실감이 넘치다 못해... 본받고 싶습니다. 흠흠흠.

 

조아라 연재 소설로, 곧 리디북스 오픈 예정이라는 『블라우어 로즌』(맞나?;)은 영화 배경 BL이고 주인공의 연기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이쪽도 재독하고 싶지만 습작되었지요. 아니 내용 삭제였나. 지금 한창 연재되고 있는 다른 소설은 슬그머니 감춰둡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연기 소설이고, 본격적으로 판이 벌어질 모양새입니다.

 

 

『원 모어 퍼킹 타임』 , 『데드라인 할리우드』는 아예 할리우드의 제작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영화 제작 소설입니다. 영화 촬영 자체도 좋지만, 『원 모어 퍼킹 타임』에서 니키가 회귀 후 처음으로 보였던 그 장면은 정말 멋졌어요. 라이언이 대본을 팍파팍 짓밟으며 절규했던 그 모습이 눈 앞에 선합니다. 그 외에 아이돌 소재의 BL 중 『세컨드 런』도 드라마 촬영 장면이 나옵니다. 아이돌이 여러 일을 같이 하는 건 드물지 않으니까요. 아이돌 소재의 BL 소설들은 아예 따로 적어 놓은 글이 있으니 그쪽을 보셔도....(https://esendial.tistory.com/7407)

 

 

 

라고 하며 정리하는 건, 나중에 찾아보기 쉬우라고 끄적이는 겁니다. 그나저나 이금귤 作 『갑의 전설』은 언제쯤 풀릴까요. 크흑. 재주행하고 싶어도 습작된지 오래라 못봅니다.ㅠㅠ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쓴다던 개별 리뷰는 결국 안썼습니다. 아... 아무래도 안되겠네요. 6월 중에는 앞서 올린 독서기 확인하고 별도 감상문 중 안 쓴 것을 모아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어디까지나 다짐이니 제대로 돌아갈지는 저도 모릅니다. 요즘 글 쓰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서 트레이닝 겸으로 열심히 해보렵니다. 근데 나 이 소리 지난 달에도 쓴 것 같아.OTL

 

 

슬루프. 『브로린다 왕궁 사건』

판타지, 로맨스, 추리.

웬만해서는 추리를 앞에 놓지 않지만 이건 주요 전개가 추리입니다. 판타지와 로맨스를 걷어내고 그냥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요. 소개글을 보면 그러한데 솔직히 잠시 내려놨습니다. 나중에 보려고 뒤로.....;

조아라 연재작이었다고 기억하고요, 그래서 익숙한 김에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누가 왕을 죽였나? - who done it?-을 주요 테마로 합니다.

 

 

강리원. 『오늘도 바쁜 황녀님』

판타지, 로맨스, 회귀.

로맨스는 맨 뒤입니다. 요즘 주요 조아라 연재작들이 그러하듯 남자주인공은 오늘도 후회하며 열심히 구릅니다.

반역한 남편은 하나뿐인 오라비를 죽이고 자신을 또 죽입니다. 죽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다 깨어보니 결혼식 그 다음날이랍니다. 기왕이면 결혼식 전으로 돌려놓지, 그 남편이랑 또 같이 살라는군요. 일단은 암울한 군주인 오라버니를 탈탈 털어서 좀 제대로 살라고 닥달하고 남편은 반역하지 못하게 열심히 감시합니다.

만. 밝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약간 묵직하고 진지한 이야기로 흘러가고요. 그렇다보니 소개글에서 본 발랄한 느낌과 표지의 느낌과도 괴리감이 상당히 있어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후반의 전개는 초반에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입니다. 회귀한 뒤 오라버니를 그래도 제대로 된 황제로 만든데다, 남편의 감시도 그럭저럭 성공해서 상황은 다행히 잘 해결합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이야기이니 안심하시고 보세요.

 

 

이사야(ISAYA). 『나는 악녀로소이다』

판타지, 로맨스.

원래대로라면 황태자비가 되었어야 하나, 갑자기 이물질이 끼어듭니다. 희한하게 그 사람만 등장하면 자신은 악녀가 되고, 못된 짓만 골라하며, 사람들 마구 부리는 악덕 귀족이 됩니다. 평민과 어울리며 한없이 착한 그 사람에 적대하자니 속이 뒤집어 져서, 이럴 바엔 아예 악녀를 하겠다며 패악을 부립니다. 하지만 그 패악이란 게 "오늘 일당 줄테니까 오늘은 일하지 말고 내 앞에서 꺼져.(일당은 받고 일은 하지 않음)"라든지 "이렇게 맛없는 밥이라고? 안되겠어, 요리사를 불러야.(덕분에 같이 밥 먹는 평민 일꾼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됨)"라든지 "나는 일하기 싫으니까 너희끼리 매뉴얼 만들어서 철저하게 해.(매뉴얼 아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일꾼들)"라든지로 돌아갑니다. 이 와중에 황태자비의 어장 속에 있던 물고기 한 마리가 악녀와 엮이고, 좋은 관계가 됩니다. 그래서 로맨스지요.

초반은 악녀이지만, 후반은 악녀라기보다는 철저하게 능력 위주인 캐리어우먼에 가깝습니다. 위선과 위악의 대립이라고 보아도 틀리진 않나요. 아니, 거꾸로입니다. 위악(爲惡)이지만 그 결과는 선이었고, 위선(爲善)이지만 그 결과는 악이었습니다. 가짜 선과 가짜 악의 구도와는 다르군요.

 

 

이혜린. 『고양이는 발톱을 감춘다』

BL, 현대, 판타지.

아직 못 읽었습니다. 사실 앞부분 조금 읽고서는 뒷부분으로 넘어가 확인했는데, 이름의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먼산) 앞부분 읽은 것으로만 확인하면, 고양이로 변하는 묘한은 어느 날 이상한 사람을 만납니다. 일종의 스토킹을 당한 끝에 과제를 하나 받습니다. 십이지 동물로 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으라고 하네요. 발뺌하고 도망쳐도 소용 없어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는데, 의외로 쥐는 쉽게 발견합니다.

십이지 설화 중 고양이는 참석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데, 거기서 출발한 소설로 보입니다.

 

 

흑연. 『영광의 수난시대 1-2, 외전』

판타지, 로맨스, 추리.

로맨스의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 이 소설은 글로리아 대런이 글로리아 엘 디론드가 되어 겪는 여러 사건들의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글로리아 대런이 글로리아 엘 디론드가 되어서 여러 사건에 휘말렸다가, 다시 글로리아 대런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지요. 리디북스의 평가가 매우 좋아서 반신반의하며 담았는데, 초반은 조금 지루했지만 그 초반을 넘어가니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글로리아 대런은 삼남매중 둘째입니다. 맏이인 글레인은 기사로서 아주 출중한 능력을 갖췄으며, 그 덕에 백작 작위를 받게됩니다. 더 정확히는, 황태자와 자웅을 겨루던 칼 엘 디론드가 거하게 사고를 쳐서 작위를 박탈당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팔촌인 대런 가의 글레인에게 작위가 넘어온 겁니다. 다들 거부하는 작위를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인 글레인은 매우 해맑은 인물입니다. 그렇다보니 걱정된 글로리아는 마찬가지로 엘 디론드의 성을 받고 함께 수도에 올라갑니다. 귀족예법은 왕가의 인물인 아메시안 영애에게 배우고, 샤프롱이 된 아메시안 영애의 도움으로 수도의 사교계에 정착합니다. 그나마 잘 버틸 수 있는 것은 가면을 쓴 상태인 글로리아 엘 디론드와, 평민으로서의 모습인 글로리아 대런을 구분하여 장착(?)한 덕분이지요.

읽고 나면 제목도 이해가 됩니다. 아마 설명만으로도 짐작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다른 것보다 이 세계는 남녀 공히 후계자가 될 수 있으며 작위 계승도 성별 우선이 아닙니다. 보통은 장자우선이지만 능력을 우선하는 경우도 많고요. 페리나 글레인이 그렇듯 등장인물들은 배우자를 매우 배려합니다. 배우자의 뜻이 1차로군요. 외전의 이야기를 읽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외전은 사실 사족...이 아닐까 생각은 합니다만. 서비스신이 매우 많더라고요.OTL 외전에는 대런 가 3남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후일담이 펼쳐집니다. 각자의 성을 갖고 각자의 길을 걷는 남매들이 매우 귀엽습니다.

덧붙이자면, 키워드에 붙은 추리는 읽어보시면 압니다. 추천 대상은 M님과 C님. 두 분다 좋아하실 겁니다.

 

 

윤희사. 『폭군과 현실남매』

판타지, 빙의, 로맨스.

읽던 소설에 빙의합니다. 이런 이야기야 꽤 많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트는가는 조금 다른 맥락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휘청하는 공작가의 둘째로 빙의했는데, 빙의하고 먼저 하는 일은 작위를 탐하는 숙부를 견제하고 오라비와 남동생을 챙기는 겁니다. 그 와중에 황태자와도 친분을 쌓는데, 아무래도 어린 영애에게 빙의한 이사벨라가 다른 이들보다 유리합니다. 이사벨라와 오빠 에릭, 그리고 막내 에반의 사이는 지독히도 현실 남매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남매에게 휘말리는 황태자는, 과거에는 폭군이었으나 이후에는 조금 달라집니다. 원인이야 두말할 필요 없이 이사벨라지요. 이사벨라라는 인물 하나로 소설의 방향이 완전히 뒤틀립니다. 그 과정이 또 상당히 유쾌하고요.

 


송지유. 『공작의 푸른 장미』

판타지, 로맨스, 회귀.

조아라 연재작이라 덥석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결말 확인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더랬지요. 차근차근 읽기 위해 외전 부분만 확인하고 나머지는 두었습니다. 이쪽도 평범(?)했던 주인공이 이야기의 방향을 틀어버립니다. 주인공의 결말은 작위 계승. 왜 제목이 저러한지는 후반부에 들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천천히 달릴 예정입니다.

 

 

리프데이. 『인형에게는 이름이 있다』

판타지, 로맨스.

읽다가 못참고 미친듯이 웃으면서 트위터에 일부 리뷰를 올렸습니다. 이것도 M님과 C님께 추천.

베이비돌이라고, 주요 인물의 스페어로 존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귀족가의 영애나 영식은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이 도사린 대외적인 사교장에 베이비돌을 내보냅니다. 쉽게 말하면 대타인데, 이 대타들은 주요 인물이 결혼할 때쯤 용도를 다합니다. 헤르시아나 데어린의 베이비돌인 키세 오하라는 헤르시아나의 결혼이 늦어진 덕에 은퇴 시기가 계속 밀립니다. 그러다가 공연장에서 6왕자와 얽힌 사건이 발생하고, 그 스토커를 피하기 위해 이웃의 공화국으로 가출합니다.

베이비돌로 자라왔으니 아무래도 상식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유명 회사의 비서로 들어가서는 이런 저런 일들을 해냅니다. 그리고 이 사장님 레오나르트는 키세가 첫눈에 마음에 들었던 건지, 자신의 보호 아래서 지내도록 돕습니다. 이들 둘의 관계를 보면 맨 처음 떠오르는 것은 『허니와 클로버』입니다. 뜬금없는 이야기라할지 모르지만, 마야마와 노미야의 관계에 가깝습니다. 단, 키세가 레오나르트의 업무 처리 상황을 보고 자신의 완성형이라 존경하는 것이고, 이후에는 청출어람의 모습을 보입니다. 막판의 큰 계획을 보면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말로요. 그러니 이 커플을 건드리면 누구든 엿먹는 겁니다. 정말입니다.

 

 


윤담. 『은빛 사자 푸른 넝쿨』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조아라에서 연재, 완결된 소설이 드디어 알라딘에 들어왔습니다. 흑흑흑. 어릴 적 소꿉친구였던 이라울과 세라피스는 우연하게 다시 만나고, 세라피스의 상행 업무와 이라울의 호위 업무로 다시 한 번 만납니다. 세라피스는 어릴 적의 그 이라울을 알아보았지만, 이라울은 세라피스가 소꿉친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함께 상행을 이어나가지요. 그러나 세라피스의 능력을 질투한 허수아비(...)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전작인 『시스의 빛』을 매우 즐겁게 보았기 때문에 해피엔딩임을 확신하고 함께 달릴 수 있었지요. 그런 희망마저 없었다면 매우 불행했을..OTL 꽉 닫힌 해피엔딩이지만 저 허수아비가 좀 큽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 답게 외전도 신혼생활과 임신, 출산입니다. 육아까지는 아니고 딱 거기까지네요. 이라울의 내조가 매우 돋보입니다.

 

 


진주하. 『얼음꽃 기사 1-5』. CL프로덕션, 2018, 각 3500원.

판타지, 로맨스, 회귀.

1권 앞부분을 읽다가 고이 뒤로 넘어가서 5권 일부를 확인하고는 접었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 가장 큰 부분은 박씨부인전에서 그러하듯 일정 경지를 넘어서면 환골탈태하여 저주에서 벗어난다는 설정입니다. 설정 자체는 좋으나, 설정 전과 후의 주변 반응이 극적으로 달라지며 그 반응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잘 싸우고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져도 예쁜 여자구나 싶은 그런 느낌.(먼산)

 

 

시미즈 레이코. 『달의 아이(애장판) 14-15』. 서울미디어코믹스, 2014, 각 3천원.
현대, 판타지.
발레 만화 관련한 글을 올리기 위해 책을 샀습니다. 서울문화사 책은 안 사려고 했는데 정말..ㅠ_ㅠ

지금 다시 보면 기억에 남은 그 미려한 그림과는 조금 다른 듯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이건 로맨스가 아니라 그냥 BL이어도 괜찮았을 건데-라는 옛 감상이 도로 올라오더군요. 오메가버스 세계관으로 바꿔 놓고 보아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누가 그렇게 써주실 분 없을라나.=ㅁ=

 

슬루프. 『브로린다 왕궁 사건』. 노블오즈, 2019, 2400원.
강리원. 『오늘도 바쁜 황녀님 1-4』. 레브, 2019, 각 3천원.
이사야(ISAYA). 『나는 악녀로소이다 1-4』. 디앤씨북스, 2019, 각 3100원.
이혜린. 『고양이는 발톱을 감춘다 1-3』. 인앤아웃, 2019, 각 3천원, 3500원, 3200원.
흑연. 『영광의 수난시대 1-2, 외전』. 시계토끼, 2019, 1-2권 3500원, 외전 2500원.
윤희사. 『폭군과 현실남매 1-3』. 마담드디키, 2019, 각 3100원.
송지유. 『공작의 푸른 장미 1-3』. 딜라이트북스, 2019, 1-2권 3천원, 3권 2700원.
리프데이. 『인형에게는 이름이 있다 1-4』. 디앤씨북스, 2019, 각 3400원.
윤담. 『은빛 사자 푸른 넝쿨 1-2』. B cafe, 2019, 각 3500원.
진주하. 『얼음꽃 기사 1-5』. CL프로덕션, 2018, 각 3500원.
시미즈 레이코. 『달의 아이(애장판) 14-15』. 서울미디어코믹스, 2014, 각 3천원.

 

물론 이건 새로 사서 본 책들 목록이고, 재독한 책들은 더 많습니다. 안되겠어, 재독한 책들은 다이어리에라도 적어둬야...!

3월부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책을 못샀다가 한 번에 폭발하듯 터졌습니다. 뭐, 그래도 많이 사던 때에 비하면 자제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읽을 것이 많다는 겁니다. PDF 파일이 쌓여 있고, 종이 뭉치가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책 읽으면 안돼요. ... ... ..말로만.OTL

 

실은 저 사이사이에 종이책이 숨어 있습니다. 스트레스성 폭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하하하.

 

 

플로나. 『에그 베네딕트』 .

BL, 오메가버스, 현대.

현대 배경이기는 하나 오메가버스인지라 판타지의 경계라고 해도 아주 틀리지는 않습니다. 검색하다보니 알라딘에서 외전의 평점이 1이던데, 원래 오메가버스는 그런 맛으로 읽지 않던가요.(먼산) 지적이 틀리지는 않지만 본편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외전은 덤으로 보았습니다. 외전은 그야말로 달달한 이야기.

본편은 상당히 무겁습니다. BL에서 흔히 등장하는 쌍방 삽질형입니다. 양쪽에서 땅파고 들어가 핵에서 만나면 다행이지만, 종종 그 구멍이 평행을 이뤄 지구 반대편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요. 이 쪽은 후자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서로 마음에 두었지만 신분, 더 정확히는 베타와 알파라는 형질 차이와, 집안 차이, 거기에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있었던 사건이 장애물입니다. 무엇보다 맨 마지막의 건은 서로뿐만 아니라 가족과도 넘기 어려운 벽을 형성했지요. 그래서 친구라는 허울을 쓰고 지냈지만 베타였다가 갑자기 오메가로 발현하면서 상황이 바뀝니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이들 둘이 함께 겪었던 어릴 적의 그 사건을 극복하면서 주인공 둘이 손을 잡고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살짝 스릴러의 느낌도 들고요. 오메가버스답게 외전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다룹니다.

그리고 BL의 육아물이 많이 그러하듯... (하략)

 

 

가막가막새. 『흉터 1-2』.

BL, 판타지.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BL 판타지입니다. 만, 아까워서 아직 못 읽고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조아라 연재당시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왜 이 소설이 전자책으로 안나오나 했는데, 드디어 나왔습니다. 아껴두었으니 조금씩 보아야지요. 결말은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은솔. 『반반 복수 많이』

판타지, 로맨스, 회귀.

회귀이기도 하고 환생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불행한 결혼생활 중에 사망했다가 악마와 계약을 하고 환생을 합니다. 현대 지구에서 행복하게 잘 살다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죽는데, 그렇다보니 악마에게 계약 위반이라며 항의를 했고 다시 정신 든 것이 전생의 그 불행한 결혼생활 1년차입니다. 그러니까 환생했다가 회귀한 이야기지요.

환생한 동안 성격도 바뀌었으니 이번도 판이 바뀝니다. 무엇보다 판이 바뀌는 걸 넘어, 아예 제국 자체를 바꿔버리니까요. 남편을 포함해 시댁 전체에 그간의 은혜(반어법)를 보답하고, 그 위자료를 받아 새롭게 다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연애를 하면서 또 제국의 계승 문제와 뒤얽히고, 또 그러면서 악마와의 계약과 기타 등등이 얽히는.....

상당히 판이 큰 이야기입니다.

 


해위. 『엔드, 앤드』 외전. 피아체, 2019, 800원.

BL, 현대.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으니 이제 달달한 이야기도....! 시간 날 때 종이책으로 찬찬히 읽어야지요. 그러려고 소장본을 샀으니 말입니다.

 

 

정연주. 『월궁항아 프로젝트 1-2』. 러브홀릭, 2019 각 3천원.

판타지, 로맨스.

판타지라고 적긴 했으나, 정확히는 가상역사입니다. 대한제국이 살아 남은 시간선이거든요. 그리하여 주요 복식이 한복입니다. 소재도, 얼결에 한복점에 취직한 주인공이 적응하면서 극복하면서 성장하면서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인 감상기는 따로 적을 것이니 슬쩍 접고, 보고 있노라면 지름신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집니다. 갑자기 한과가 먹고 싶어지는데다 약과는 둘째치고, 한복을 한 벌 지을까라는 망상마저 듭니다. 어디까지가 전통이고 어디까지가 양장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도 흥미롭고요. 이 책 읽은 직후에 『흑요석이 그리는 한복이야기』를 보면 책이 달리 보입니다. 워낙 전문 용어가 많아 한복 전문도서를 옆에 놓고 보는 쪽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

 


서사희.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라렌느, 2019, 3천원.

판타지, 로맨스.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연재 당시에 보고 출간을 기다렸다가, 이번에 알라딘에 풀린 것을 확인하고 덥석 물었습니다. 회귀 소재지만 무한 루프고, 그 무한 루프를 끊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에필로그의 이야기가 매우 마음에 든다는 점까지 좋습니다. 회귀 소재를 쓸 때는 그 부분이 가장 어렵지요. 회귀 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을, 모두 없었던 걸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라는 점 말입니다.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억하고 있으면 그 역시 상처니까요.

 

 

Lee. 『데드라인 할리우드 2부: 섹스라인 할리우드』 1-3, 코멘터리. 시크노블, 2019, 각 3천원, 코멘터리 무료.

BL, 현대.

아껴 읽으려고 고이 잘 모셔두었습니다.-ㅁ-

 

 

2RE. 『헬프 미, 테디베어!』 1-2. 피아체, 2019, 1권 3천원, 2권 3500원.

BL, 현대.

출간 전에 조아라에서 연재되던 것을 완결 즈음에 달려서 단번에 다 보았습니다. 배경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임상심리상담사와 해당 병원의 경비요원의 커플입니다. 연상수, 연하공이고, 연하공은 곰이면서 테디베어이기도 합니다. 이것도 별도 감상을 올릴 예정입니다. ... 지난 번에 올린다던 감상들은 다 올렸나?;

 

 

김코끼리. 『밀리어네어 레이디』 1-4. 가하에픽, 2018, 각 3200원.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회귀도 환생도 아닌, 여성의 인권이 아직 크지 않은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경제 판타지입니다. 정진정명, 『늑대와 향신료』보다 더한 이야기고요. 선물옵션과 만기, 주식투자와 공매도를 판타지소설로 배울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리고 시스템이 인간을 따라오지 못하는 이유도 이 결말부에 나옵니다. 남주인공은 주인공을 서포트하기 위한 존재로, 보고 있노라면 자네, 쿠션인가 싶...(....) 하여간 주인공 원탑의, 주인공 혼자 다 해먹는, 남주는 그 옆에서 방어막을 열심히 깔아주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표지와의 괴리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군요. 추천은 여러 번 올라왔으나 표지 때문에 손을 못댔고, 재미있다는 추천에 덥석 물어서 달려 놓고는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표지에 겁먹지 말고 일단 보세요. 주식공부가 됩니다.(...)

 

플로나. 『에그 베네딕트』 1-3, 외전. 피아체, 2019. 1권 2500원, 2-3권 3500원, 외전 500원.
가막가막새. 『흉터 1-2』. B&M, 2019, 각 3400원.
이은솔. 『반반 복수 많이』 1-3, 마담드디키, 2019, 각 3천원.
해위. 『엔드, 앤드』 외전. 피아체, 2019, 800원.
정연주. 『월궁항아 프로젝트 1-2』. 러브홀릭, 2019 각 3천원.
서사희.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관하여』. 라렌느, 2019, 3천원.
Lee. 『데드라인 할리우드 2부: 섹스라인 할리우드』 1-3, 코멘터리. 시크노블, 2019, 각 3천원, 코멘터리 무료.
2RE. 『헬프 미, 테디베어!』 1-2. 피아체, 2019, 1권 3천원, 2권 3500원.
김코끼리. 『밀리어네어 레이디』 1-4. 가하에픽, 2018, 각 3200원.

 

 

자아. 여기에 쓴 '리뷰 곧 올립니다' 중 몇이나 이번 주에 올릴 수 있을까요. 올려야 하는데...?

 

3월초는 갑자기 업무가 복증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조금 정신차리고 맞은 주말에, 책 사려고 장바구니 털려던 그 찰나 터진 사건 때문에 근 한 달 가까이를 알라딘에서 거의 돈 안 쓰고 보냈습니다. 4월 12일을 해금일로 지정하고 있지만 사실, 그 사이에 몇 번 책 구입은 했습니다. 매우 소량이라는 것이 다를뿐이지요. 이전에 비하면 매우 적습니다, 매우.

 

전자책을 달랑 3건 구입했다는 건 굉장히 많이 참았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장바구니에 담긴 전자책은 이전의 배이지만 언제 결제할 수 있을지는 저도 모릅니다. 뭐, 알라딘 구매를 하더라도 괴롭히는(?) 방법은 하나 깨달았으니 돌아갈까에 대해 고려중이고요. 교보문고 외 기타 등등도 대안이 안되니 그렇습니다. 아, 물론 지역 서점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나, 패스. 출판사를 살리려면 인터넷 서점이 외려 낫더라고요.

 

세 권 중 『그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는 읽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금요일에 만나요』는 상당히 즐겁게 읽었던 지라 감상 따로 쓰면서 팬레터(...) 보내야지 생각만 하고는 덩달아 잊었습니다. 『극한직업 던전상인』도 별도의 감상을 올릴 거라 짧은 소개만 달아봅니다.

 

 

양효진. 『그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로맨스, 현대.

...아마도 그럴 겁니다. 읽고 나서 감상이 올리겠....

 

 

양효진. 『금요일에 만나요 1-3』(세트). 러브홀릭, 2019, 9천원.

로맨스, 현대.

매우 즐겁게 읽었습니다. 두 회사원의 연애담으로, 재태크 카페의 신입회원이 재태크를 심각하게 못하는 것을 보고 카페 운영진들이 과외가 필요하지 않나 이야기하여 특단의 조치가 이뤄집니다. 약간의 사례와 함께 일대일 재테크 과외를 시작하기로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들이 재테크를 어떻게 해야하나, 자금 관리와 월급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될 때 읽으면 좋습니다. 아니, 정말로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재테크 이야기가 많습니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오가는 재테크 정보 속에 싹트는 사랑이다보니.....=ㅁ=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맞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골자만 파악하여 쓰는 겁니다. 제 경우는 매우 다른 자금관리 방법을 쓰고 있지만 골자는 같기 때문에 재미있었지요.

 

 

이미누. 『극한직업 던전상인 1-3, 외전』

BL, 판타지, 차원이동.

조아라 완결 직후 줄줄이 감상을 적었으므로 이쪽에서는 살짝 접습니다. 교통사고 후 정신차려보니 이상한 NPC가 따라붙은 언데드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던전 초입에서요. NPC에 해당하는 이상한 인형은 던전의 최종 클리어를 목표로 하는 용사파티에게 여러 재료를 갖다 주고 대신 영혼의 눈물을 받아야 안 썩고 움직일 수 있다는 조언을 줍니다. 그렇게 던전에서 상인이 된 언데드가 용사파티와 얽히고 꼬이고 또 풀어내면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이야기입니다. 던전의 클리어 보상이 무엇인지는 보면 압니다. 알면 재미없지요.

 

 

양효진. 『그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러브홀릭, 2018, 4천원.

양효진. 『금요일에 만나요 1-3』(세트). 러브홀릭, 2019, 9천원.

이미누. 『극한직업 던전상인 1-3, 외전』(세트). 시크노블, 2019, 12900원.

 

 

자아. 이제 선택을 해야합니다. 『극한직업 던전상인』의 감상을 먼저 쓰느냐? 『금빛 눈의 고양이』를 먼저 쓰느냐?

제목은 조금 꼬아놓았지만, 양이 적다는 내용입니다. 1월보다는 조금 나은가요?





2월은 이번에도 한 장으로 마무리됩니다. 종이책도 거의 읽지 못했는데, 대신 다른 인증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이것 때문에-라고 한 번 우겨보지요.



늘봄하루. 『침식 1-3』.

BL, 현대.

두 주인공이 엇갈리면서 겪는 이야기라 연재 당시에 매우 고통받으며 읽었습니다.

죽은 형의 연인이었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자신이 애인이라고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을 부르고 하는 사람도 고통에 밀어 넣는군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은 FAKE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판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형의 죽음과 이 사람이 밀접하게 연결되었다는 걸 안 뒤로는 그 무엇도 믿을 수 없었으니까요.


매우 피폐하기 때문에 이걸 피하고 읽으시려면 60%를 지난 시점부터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음. 대략 2권 후반일까요. 하지만 모든 일이 정리되고 난 뒤에는 괜찮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연재 당시부터 보았기 때문에 가장 보고 싶었던 이야기는 형이 죽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에서 나온 AU였지만 그건 그냥 마음 속에 담아 두겠습니다. 크흑.;ㅂ;

아,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누오바. 『아밀리아의 계약 결혼 1-3』.

판타지, 로맨스, 회귀.

어떤 의미에서는 정석입니다. 딸만 셋 있는 백작은 귀족파의 하수인으로 쓰기 위해 자신의 막내딸을 황태자의 측근인 도미네 백작에게 시집보냅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백작령의 여러 정보를 집으로 적어 보냈던 아멜리아는 귀족파가 몰락한 뒤에는 쫓겨나 불행하게 죽습니다. 애초에 백작령의 어떤 것도 손에 쥐지 못하고 몰려 있었고, 가엾게 여긴 남편이 주었던 패물조차 시녀장에게 빼앗겼으니 더더욱 억울했지요. 그리고 회귀합니다.

대체적으로 회귀한 뒤의 이야기는 이전의 잘못된 것을 깨끗하게 치운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만. 여기서는 왜 회귀하게 되었는가도 뒷부분에 나옵니다. 솔직히 그 부분은 그리 취향이 아니었으나, 이 소설의 백미는 후반부의 이야기입니다. 모종의 사태로 아멜리아가 재판에 회부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의 연대는 다른 로맨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여성들간의 연대를 보여줍니다. 그 부분이 매우 파격적입니다. 그 전까지는 무난하거나 취향에 안 맞는 쪽에 가까웠지만 그 장면은 대단하더군요.




이미누. 『눈가리기 외전』. 시크노블. 2019. 500원.

BL, 현대.

이번에 외전이 나온다길래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습니다. 크흑.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요. 아주 잠시지만 옛 가족의 이야기가 스쳐지나갔고. 하지만 스쳐지나갔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겠지요. 이 두 사람은 그냥 이대로도 행복하게 살 겁니다. 이번 외전들을 보고서 그리 확신했습니다.

만. 외전 소개만 보고 덥석 물었다가는 살짝 고어와 피폐와 SM이 난무하는 이야기에 기겁하실지 모릅니다. 본편은 셋다 있고 외전은 이중 SM만...?;



바믜. 『아젤다 1-4』.

판타지, 로맨스, 회귀.

이것도 회귀입니다. 하기야 최근의 조아라 대세는 빙의더군요. 회귀와 빙의가 상당히 많은 건 이야기를 잡고 쓰기가 상당히 쉽기 때문입니다. 치트키를 가진 주인공은 상대적으로 쓰기가 쉬우니까요. 무엇보다 성장하기까지의 지난한 이야기를 걷어낼 수 있으니까요. 연재소설에서는 그 부분이 강점이 됩니다. 문득 떠올랐지만 대체적으로 BL보다는 로맨스에서 완성형 주인공을 선호하더군요. 저 자신도 그리 느끼니.=ㅅ=

굳이 표현하자면 이 소설은 히어로물에도 가깝습니다. 정령사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제대로 된 정령 소환을 하지 못해 정략결혼의 대상이 되었고, 그러다가 나중에 정령을 불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들켜 암살당합니다. 그 시점에서 회귀하고는 판을 뒤엎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쾌걸 조로....(....) 결혼하기 전부터 예비 남편에게 힘을 보태고, 결혼 후에도 계속 그러하지만 그 사실을 들킨 것은 한참 뒤입니다. 여러 전개들을 보면 히어로물, 영웅소설들의 전개 방식을 따라갑니다.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부분이네요. 몰락한 집안의 유일한 후손, 그것도 특이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꾸준히 수련한다는 점, 자신을 홀대하는 이들을 피하고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자신의 두 가지 모습이 겹치지 않게 하며 그 와중에서 또 오해는 받지만 그럼에도 지지를 받고, 역경을 이겨내고, 위험의 고비를 넘어 부활하고는 양쪽의 모습이 동일인이라는 걸 확인받고 해피엔딩이라는 점말입니다. .. 적고 보니 진짜 영웅소설의 일대기로군요. 거기에 부모서사까지 들어가니 완벽해! (....)




해위. 『애쉬 1-5, 외전』. 피아체. 2019. 1-2권 3천원, 3권 3500원, 4-5권 4천원, 외전 1500원.

BL, 판타지, 빙의.

이쪽은 나중에 개인지 도착하면 한 번 더 읽고 올리겠습니다.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좋습니다. 흑흑.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연재할 때 받았던 느낌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함정이었군요. 진짜 함정. 아니, 정확히는 올가미. 전혀 모르는 사이에 올가미에 목을 들이밀고 있었지만 애초에 목줄을 쥐어준 쪽이 누군가를 생각하면...=ㅁ=!



미코노스. 『리턴 앤 리벤지 1-3, 외전』. 페퍼민트. 2019. 1-3권 각 3천원, 외전 1500원.

판타지, 로맨스, 회귀.

이번도 회귀. 이쪽은 조금 더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표지는 예쁘지만 솔직히 내용은...?; 회귀 전에는 누구보다도 황제에게 충성하는 기사로 살았으나, 죽은 뒤에는 이러저러한 의문을 가지고는 다시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훈련원 단장에 대한 오해를 벗겨내고, 황제와 황태자를 분리 수거하며 그 와중에 신의 이야기와 신물(신기)까지 엮어내니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지요. 묘하게 취향에 안 맞았다....고 적어봅니다. 하하;ㅂ;



2RE. 『모래와 별 1-3, 외전』. 외전증보판, 비하인드. 2018. 1-3 각 4천원, 외전 1천원.

BL, 오메가버스, 판타지.

판타지는 판타지지만 서양판타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사막지역이 등장하거든요.

에시아는 제국인 키안의 2황자지만 모종의 사유로 천대를 받습니다. 거의 노예와 다름 없는 상황이지요. 그런 와중에, 볼모로 보냈던 왕자인 이사야의 신병을 요구하며 바하르가 군사를 일으켜 키안을 칩니다. 제국은 제국이지만 강력한 군사력의 중심인 마법사는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그리하여 키안은 1년 기한으로 2황차인 에시아를 바하르에 보내고, 바하르의 왕인 나사르는 끌고 가는 도중 마음이 바뀌어 에시아를 비로 삼습니다. 적국의 황자다보니 제대로 된 대접도 못받고, 대신관이 자신의 아들을 비로 보내려던 상황이어서 견제는 계속됩니다. 그 와중에 구르는 에시아는 ..... (하략)

별생각 없다가 작가를 보고 고른 책입니다. 외전 증보판이니 아마도 초기작이지 않을까 생각은 하는데, 몇 편 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대체적으로 공수의 힘(..) 균형이 고른 편이라는 점은 참조하세요. 다시 말해, 에시아는 약한 존재가 아닙니다. 저 상황에 놓인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자체가 함정입니다.(먼산)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엎치락 뒤치락 합니다.

오메가버스지만 형질은 양념 수준입니다. 키안 제국이 오메가를 천대한다지만 그 이웃의 라신은 특별히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며, 바하르도 차별이 없습니다.




라루스인. 『나의 황금 길들이기 1-3』. 루시노블. 2019. 각 3천원.

판타지, 회귀, 로맨스.

로맨스는 맨 뒤. 왜냐하면, 기본이 판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로맨스가 시작되면 그 뒤에는 답니다. 달아요. 달달달달달.

라리스는 평범한 결혼을 하고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아카데미 졸업 후에는 결혼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지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서 수도에서 만나 놀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 ... (하략) 회귀한 걸 깨달은 것은 그 뒤입니다. 정신차려보니 그 때의 기억을 다 갖고는 아카데미에 서 있더군요.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에게 등짝을 얻어 맞고서야 회귀했다는 실감을 합니다.

회귀하고는 이상하게 이전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셀닉스에게 눈이 갑니다. 회귀하기 전, 그 때 가장 부유함을 구가했던 인물이거든요. 게다가 그 때까지 독신이었습니다. 돈은 매우 소중하지요. 맛있는 디저트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조금 친하게 지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몇 번 챙겨줬는데, 여우에 가까운 고양이입니다. 야생여우처럼 경계가 심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졸졸 쫓아다니는 것이 들어오네요.

라리스와 셀닉스의 연애담이 이 책의 전체 이야기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셀닉스가 왜 사람을 회피했는가, 라리스가 회귀한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이야기는 본편보다는 외전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나니까요. 힌트는 본편에도 내내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그 이야기까지 보면 이 둘의 관계가 매우 단단한 분자결합이라는 걸 알게됩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분자결합. 떼어내는데 매우 엄청난 수고가 들어가지요. 허허.


작가 이름이 익숙하다 생각하고는 슬쩍 알라딘에서 검색했더니 아는 소설이 나왔습니다. 어, 그건 차원이동 BL 판타지였지요. 하기야 그쪽도 작고 귀여운 수였는데 여기도 그런 분위기...? 뭐, 라리는 귀엽지만 만만한 인물은 절대 아닙니다. 무엇보다 셀닉스의 뮤즈고, 1인칭 시점이라 덜 드러나지만 되짚어보면 '좋은 사람'입니다. 착한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 가깝게 지내고 싶고 친하면 즐거운, 명랑한 그런 존재로군요. 그래서 셀닉스에게는 뮤즈 그 이상의 존재겠지요.



늘봄하루. 『침식 1-3』. 비욘드. 2019. 1권 3천원, 2권 2500원, 3권 3500원.
누오바. 『아밀리아의 계약 결혼 1-3』. 디앤씨북스. 2019. 각 4600원.
이미누. 『눈가리기 외전』. 시크노블. 2019. 500원.
바믜. 『아젤다 1-4』. 디앤씨북스. 2019. 각 4100원.
해위. 『애쉬 1-5, 외전』. 피아체. 2019. 1-2권 3천원, 3권 3500원, 4-5권 4천원, 외전 1500원.
미코노스. 『리턴 앤 리벤지 1-3, 외전』. 페퍼민트. 2019. 1-3권 각 3천원, 외전 1500원.
2RE. 『모래와 별 1-3, 외전』. 외전증보판, 비하인드. 2018. 1-3 각 4천원, 외전 1천원.
라루스인. 『나의 황금 길들이기 1-3』. 루시노블. 2019. 각 3천원.



이달은 매우 적게 읽었습니다. 그러니 다음달은 분발하겠습니다 .한 달에 전자책 종이책 합쳐 10권은 넘겨야 연말에 정리하기 좋을 것인데 말이죠. 아차. 종이책 안 적은 것도 있으니 그것도 슬쩍 올리겠습니다. 다음주에는 잊지말고 도서관 가야지.'ㅂ'



생각해보니 종이책도 이렇게 모아두면 연말 결산이 매우 쉽습니다. 대출 도서와 구입 도서를 모두 모아 정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 1월 종이책 독서기도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올 연말에 정리할 일이 확 줄어들겠지.




Lee. 『왕자님의 보디가드 1-5』.

BL, 현대.

굳이 말하면 할리킹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할리킹이라기에는 수의 재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이모저모 들어가는 돈이 많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는 않으니까요.

안면인식장애까지는 아니지만 그 근처쯤 되는 제레미 로는 어느 날 경호 제의를 받습니다. 용병회사에 속해있지만 경호는 자신의 일이 아니며, 굳이 경호를 한다면 007처럼 살인 면허가 있는 쪽이 마음 편한 타입이라 그렇습니다. 아니, 대놓고 말해 누군가를 지키는 것보다는 망가뜨리거나 부수는 등이 더 맞는다고 해야할까요. 몸값도 비싼 자신에게 누가 경호를 요청했나 했더니 매우 잘생긴 청년입니다. 그리고 그 청년은 중동의 왕자님으로 현재 영국 대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신변 보호와 신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뢰를 합니다. 경호는 취향에 맞지 않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제의해온 금액이 너무도 큰 돈이었습니다. 딱, '나를 돈으로 사려 하는 것인가! / 그러기엔 너무도 많은 돈이었다'의 상황이었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러다 연애를 합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요. 무엇보다 전작하고도 살짝 연계가 있습니다. 본편이 아니라 외전에서 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전작을 몰라도 전혀 문제는 없으며 읽었다면 앗, 거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작가 후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요.


별로 감상을 더 구체적으로 올리겠습니다. 제레미와 가브리엘의 귀여움은 막상막하. 무엇보다 공이 영앤핸섬 빅앤리치를 빚어 올린 모양새라 더 유쾌합니다.



안경크리너. 『나의 아찔한 룸메이트 1-4』.

BL, 현대, 오메가버스.

취향에서 조금 비켜간 부분이 있어서 걸립니다. 오메가버스는 종종 알파와 오메가라는 양쪽 형질의 계급적 차별을 깔고 들어갑니다. 이 소설 역시, 알파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학교에 다니는 앤드류가, 갑자기 오메가로 형질변환, 발현되면서도 학교를 옮기지 않겠다고 자신의 형질을 감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독방 신청이 2인실로 변경되어 우성알파인 조지와 같은 방을 쓰게 되고, 히트사이클 때문에 베드인하면서 이러저러한 일이 벌어지는 좌충우돌 연애담을 다룹니다. 앤드류는 자기 속에 내재되어 있던 형질적 차별을 벗어내고 자신의 형질을 인정하며 한층 선장합니다. 부모님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비틀려 있던 조지는 앤드류와 어울리고 연애하면서 오만함과 비뚤어진 감정을 털어냅니다. 성장과 연애로 보면 참 좋은데, 저 형질 차별이 저와 참 안 맞습니다.(먼산)

솔직히 저 표지에 홀려 구입하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소랑. 『나의 어린 악녀 1-5』.

판타지, 로맨스, 회귀.

정략결혼 뒤, 남편의 정부를 죽였다는 죄명으로 수배자가 되었지만 거꾸로 살인마법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자신의 오라버니도 죽이지만 결국에는 아버지의 손에 죽고 맙니다. 그리고 정신차려 보니 아주 어릴 적으로 돌아왔네요. 약혼 성립 직전 혹은 직후입니다. 딱히 뭔가 바꿀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어른스러운 인물로 거듭납니다. 하기야 회귀했으니 어른스럽지 않을리 있나요.

다른 것보다, 마법사들은 능력이 있지만 사회화가 덜 되어 같은 마법사 동료들과 친구들의 도움이 없으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다만 초반에 재미있게 생각했던 방향들과 다르게, 소설 전체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 좀...?




물들어빛. 『늑대의 반려 1-4, 외전』.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아니지만 화인이 존재합니다. 여자화인과 달리 남자화인은 수태가 불가능하여 어릴 적부터 신전에서 자라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드리엘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웃 왕국인 루프스에서 화인과의 정략결혼을 요구했을 때 자청하여 나가기로 합니다.

루프스라는 독특한 국가에서 아드리엘이 적응하는 과정은 재미있습니다. 베드신이 많다는 평가도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가벼운 판타지BL,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해피엔딩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이야기이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육아 임신 부분은 늑대와 화인의 조합이라 다르다고 하기에는 미묘하게 ... 안 맞는 부분이 있더군요. 조카가 없었다면 몰랐을 부분이지만 옆에서 임신 과정과 육아 과정을 다 보고 있노라니 아귀 안 맞는 부분도 확실히 있었습니다. 하하하;



피아니시모. 『샬 프리츠를 위하여 1-2』.

BL, 현대, 오메가버스.

이쪽도 형질적 차별이 존재하지만 샬의 성격이 난폭(...)하고 지호는 그걸 다 받아주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 느껴집니다. 같은 오메가버스지만 여기서는 순혈이라는 개념이 있으며, 순혈오메가는 색소가 엷거나 특이한 색의 머리칼 등을 가진다는 설정입니다.

샬 프리츠는 괴팍한 성격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화가로 유명합니다. 15세 전후의 기억이 전혀 없으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찾을 생각은 없습니다. 전시회에서 우연히 본 유명 클래식 음악가 공지호를 보고는 호기심에 콘서트를 찾아가고, 사인을 받습니다. 그리고 샬의 열정적 팬이었던 지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샬에게 구애하고요.

둘의 연애도 그렇지만, 내부에 꽁꽁 틀어박혀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던 샬이 지호와 만나며 점점 변화하며, 자신의 과거를 찾고 더 나아가 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외전을 보면 달아 죽을 것 같.....(...)

달달한 이야기 좋아하신다면 나쁘지 않게 보실 겁니다.'ㅂ'




라미K. 『여기사는 더 이상 검을 들지 않았다 1-4』.

판타지, 로맨스, 빙의.

어.... 패스. 1권 읽다가 4권으로 넘어갔으며, 그러고 고이 접었습니다. 악녀의 농간에 휘말려 죽고,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었다는 설정에서 이어져, 검을 들지 않았지만 막판에는 검을 들어 영지전을 벌이고 당당하게 홀로 서는 것은 좋으나, 저는 로맨스 소설 볼 거면 주인공으로 인해 세계관이 변화하는 것보다 가능한 곳에서 홀로 서는 이야기가 더 좋습니다.



2RE. 『상중지희』.

BL, 동양판타지, 오메가버스.

그러고 보니 지난 달의 독서기는 오메가버스가 많군요. 이쪽은 작년 초에 출간된 책인데, 담아 놓고 내내 까맣게 잊고 있다가 덥석 물었습니다.

황제의 후궁으로 들어갔지만 조용히 3년간 있으면 이혼하고 사가로 돌아갈 수 있어서 내내 기다리고 있는데, 엉뚱하게 황제의 동생이 놀러 찾아옵니다. 소개글을 읽고 짐작하던 내용이 펼쳐지나, 왜 황제의 동생이 찾아왔는지, 왜 황제는 자신을 외면하는지 등등이 차근차근 풀립니다. 달달한 이야기네요.



Lee. 『할리우드 스캔들 1-3』.

BL, 현대.

아직 손 안댔습니다. 차근차근 볼 예정이고요.



늘봄나무. 『겨울 나무 숲 1-2, 외전』.

BL, 현대, 판타지.

현대배경의 판타지로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본편까지만 연재된 뒤 출간되었는데, 늘봄나무 작품은 리디북스 독점이 길더라고요. 『침식』도 이제야 이퍼브에 들어왔습니다.

아직 안 읽었으니 감상은 다음에...;



흰설탕. 『꽃의 여왕 1-4』.

판타지, 로맨스.

평가가 하도 극과 극으로 갈려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 구입했습니다. 조아라 연재작이며 출간하면서는 내용을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가막가막새의 『우리들의 시간』과 유사한 정도로 개정을..... 하기야 둘 다 보지 않았다면 비유가 실감이 나지 않겠네요. 하지만 개작 사유도 상당히 비슷합니다. 꽃의 여왕이나 우리들의 시간이나, 분량이 상당한 원작을 뜯어서 아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꽃의 여왕은 개작하면서 판타지의 비중이 확 줄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이나 이전이나 역하렘은 동일하지만 전작에서는 판타지 속에서의 모험담이 강하였으나 이번에는 그거랑은 묘하게 다른... 무엇보다 정령들의 이야기가 많이 삭제되었다는 것이 아쉽더군요. 꽃의 여왕이 어떻게 생식하는지나 중간의 성장 이야기 등이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네요.



아몽르. 『가롱성진 1-2. 외전』.

BL, 오메가버스, 동양판타지.

황제에게는 후궁과 비가 여럿이었지만 그 중 가장 사랑하는 이는 따로 있었습니다. 일찍 사망한 그 비에게는 아들 둘이 있었고, 나이 차가 제법 나는 그 형제를 황제는 매우 아꼈습니다. 맏이였던 온왕은 황후소생은 아닌데다 황태자가 이미 있었기에 황제가 될거라 생각하지 않았으니 일찌감치 친구의 동생과 정혼합니다. 성년도 되기 전의 꼬마였던 음인은 채 성인이 되기 전 약혼자를 잃고 혼자가 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뒤, 아주 어릴 적 한 번 보았던 예비시동생이 자신과 혼인하겠다고 나섰다는 걸 알고는 기겁합니다. 하지만 황제는 여전히 옛사랑의 아들을 아끼니, 무를 방법도 없다나요.


평점 호불호가 갈려서 고민하다 구입했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인데다 결말도 취향이었으니까요. 제가 초점을 맞춘 부분도 '왜 거짓말을 해야했나'라는 부분이었던지라 더욱 그랬고요. 주인공들이 원하던 결말은 아니었지 않나 싶지만 등떠밀려서라도 이렇게 가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작품 소개만으로는 개그 소재 같지만 실제 읽어보면 무겁고 진지한 작품입니다. 계속 엇갈리긴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안정적으로 둘이 손을 마주잡으니 걱정 없습니다.




이자아. 『대공님의 여기사 1-3』.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비중이 높음에도 이것은 판타지! 라고 외치게 되는 무서운 작품입니다. 구입후 3독. 재독도 아니고 그렇게 되더군요. 감상을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바람속정열. 『타란텔라 1-4』.

판타지, 로맨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긴가 민가 하다가 일단 구입했는데, 1권 분량까지는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다만, 2권부터 시작해 읽다가 조용히 내려놓고 4권으로 넘어갔습니다. 취향에서 조금 벗어난 이야기였던 건, 동양풍의 저쪽 세계관이 취향에 안 맞았던 것이 큽니다. 소통부재와 비밀, 당사자에게는 감추기 등등의 여러 문제가 뒤얽히면 여주인공이 이렇게 고생하게 되나 싶군요. 허허허.



과앤. 『메리지B 1-5』.

판타지, 로맨스, 회귀.

가장 최근에 읽었으며 지금 재주행중입니다. 자세한 리뷰는 따로 달아두지요.



Lee. 『왕자님의 보디가드 1-5』.블루로즈, 2018, 1-4권 각 3천원, 5권 3500원
안경크리너. 『나의 아찔한 룸메이트 1-4』. M블루, 2019, 각 3200원.
유소랑. 『나의 어린 악녀 1-5』. 잇북. 2018, 각 4600원.
물들어빛. 『늑대의 반려 1-4, 외전』. 블리뉴, 2018, 본편 2500원, 외전 1500원.
피아니시모. 『샬 프리츠를 위하여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천원.
라미K. 『여기사는 더 이상 검을 들지 않았다 1-4』. 잇북, 2018, 각 3600원.
2RE. 『상중지희』. 피아체, 2018, 2500원.
Lee. 『할리우드 스캔들 1-3』.시크노블, 2018, 1,3권 3천원, 2권 4천원.
늘봄나무. 『겨울 나무 숲 1-2, 외전』. 파란달, 2018, 1-2권 2900원, 외전 1천원.
흰설탕. 『꽃의 여왕 1-4』. 노블오즈, 2018, 각 3300원.
아몽르. 『가롱성진 1-2. 외전』. 마담드디키, 2018, 1-2권 3천원, 외전 700원.
이자아. 『대공님의 여기사 1-3』. 디앤씨북스, 2018, 각 4천원.
바람속정열. 『타란텔라 1-4』. 디앤씨북스, 2018, 각 3800원.
과앤. 『메리지B 1-5』. 루나미엘, 2018, 각 3300원.




그래도 이번 달에는 무난하게 잘 골랐다는 느낌입니다...? 디앤씨미디어는 안사려고 해도 집어 들게 되니 종종 혈압 오르네요. 불매 출판사지만 로맨스 구입시 여기를 빼기가 참 어렵습니다. 허허허.



덧붙임. 대체적으로 초반보다 후반의 기록이 짦은 건, 쓰던 도중에 기력이 딸려 다음에 더 길게 쓰겠다고 내일의 제게 미루기 때문입니다.OTL 더불어, 로맨스든 BL이든 장르문학은 취향을 매우 탑니다. 읽을 책이 많다보니 취향에 안 맞거나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투덜거림이 늘지요.

조아라 연재작으로 온라인게임을 배경으로 한 게임BL입니다. 게임 속에 빠졌다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으로 자퇴하고 집에 틀어 박혀 있는 율이, 게임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치유 받아서 일어나는 성장소설입니다. ... 라고 쓰면 지나치게 압축한 것이겠지요. 주인공인 율의 입장에서는 치유소설이고 성장소설이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게임 간접 체험 소설입니다. 게임 관련 소설도 여럿 보았지만 게임 플레이를 이처럼 세세하게 짠 소설은 드뭅니다. 애초에 게임 소재로한 BL이 많지는 않지요.


소설 속에서 강제적 성관계와 관련된 장면이 몇 있으니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 정도는 등장하나 보군요.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그런 장면이 있다고 한 외전은 스윽 건너 뛰어 그렇습니다.(먼산)



학교폭력의 피해자였지만 결국 자퇴하고 집에 틀어박힌 율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며 어느 날 아버지가 맞춰준 고사양의 컴퓨터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만 게임은 간접세계니까요. 초급자로 솔플을 시작한 율은 곧 NPC를 모집하는 게임내 공지를 보고 자원하여 약간의 돈을 벌기도 합니다. 레벨이 낮아 마찬가지인 저레벨 이용자를 위한 퀘스트를 부여하던 율은 가끔 마주치던 게임 내 유저인 노아와 히든 퀘스트를 받게 됩니다. 히든 스킬보다 더 드문 것이 히든 직업이고, 그 직업을 안내하는 히든 퀘스트 때문에 율은 노아가 속한 길드에 가입하고, 길드의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물론 게임 캐릭터도 성장하고, 율 자신도 성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그 사랑은 노아입니다. 단순한 백수가 아니라 돈 많고 시간 많은 백수인 노아는 율과 함께 퀘스트를 진행하고, 율의 사정을 들으며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보호합니다. 율을 둘러싼 불합리한 사건들은 노아의 금전력과 그 외의 사적 권력(...)으로 해결하니, 이 자체는 고구마와 사이다를 위한 이야기가 맞습니다.



이 소설의 묘미는 다른 것보다 게임 설정 자체입니다. 온라인게임이라고는 마비노기가 전부라 다른 것은 해본 적이 없지만,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려진 게임은 파판14였습니다. 아마 실제 모델이 된 게임은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다른 게임은 아는 것이 없으니까요. 하하하하; 게임 스킬의 성장 단계나 게임의 효과, 그리고 히든 직업으로 해당 서버 내 유일한 존재가 된 율이 쓰는 스킬들의 묘사는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특히 던전 공략하면서 보여주는 율의 컨트롤은, 발컨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제가 보기에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게임은 좋아하지만 게임 못하는 인간으로서, 이 게임이 매우 하고 싶지만 제 능력이 안될 것이라는 건 아주 잘 압니다. 마비노기 때 아주 절절하게 체험했으니까요. 어떻게 조합해야 가장 이상적인 데미지가 나오는가- 등은 제가 생각하기 매우 귀찮아 하는 겁니다. 사실 가챠형 카드 게임도 그런 부분에서 매우 약하고요. 그러니 하는 게임이라고는 모바일 퍼즐 게임 류지요.



그렇다보니 이 던전 공략 장면은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되더랍니다. 특히 히든 직업을 얻은 직후의 장면이나, 그 뒤에 던전 공략 장면 등은 게임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같아 매우 흡족합니다.



체레네. 『레인보우 힐 1-5』(완). 문라이트북스, 2018, 1-4권 3천원, 5권 1500원.




제목의 레인보우 힐은 길드 이름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빠르지요.


구입을 망설였던 이유는 조아라 연재 당시, 여러 외전 이야기를 공개하던 도중 강제적 성관계의 문제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외전에 실린 이야기가 그렇지만 본편에도 미수가 있습니다. 이런 쪽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피하시는 것이 나을지도요..?

그럼에도 구입한 건 역시 게임 장면 때문이었지요.

『햇살 한 스푼』이 먼저, 『용의 황자님』이 나중입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로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판타지BL입니다. 둘이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각각을 따로 보아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용의 황자님』은 1월 중으로 외전이 나올거라는군요.



『햇살 한 스푼』은 작가의 이전 작인 『용 그리고 타르트 한 조각』과 같은 배경에서 시작합니다. 같은 배경이라 해도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으며, 설정은 완전히 같습니다. 용들은 위대한 존재지만 완전하지는 않으며, 종종 인간과 사랑에 빠져 결말이 보이는 길을 걷기도 합니다. 가장 강해보이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존재로 묘사 됩니다.

『햇살 한 스푼』의 주인공이 용인 것은 아니지만 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괴팍하기로 유명한 빛의 마법사 블레어에게 수련 학생인 쥬드가 찾아옵니다. 쥬드는 아카데미 졸업 전에 대마법사의 조수로 일하기 위해 저 머나먼 북쪽 끝 땅으로 찾아가지요. 블레어는 그 추운 땅에서 홀로 연구를 한지 오래입니다. 견습 학생을 내치려던 블레어는 변덕을 부려 몇 가지 조건을 걸고 머무는 걸 허락하지만 쥬드는 혼자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던 길에 아주 커다란 알을 하나 주워왔거든요. 짐작하시겠지만 용의 알입니다.


당연히 용의 둥지에 있어야 할 용의 알이 왜 거기 있었는지는 뒤로 하고, 예상치도 못하게 용은 부화합니다. 그리고 저 두 사람을 부모로 각인합니다. 만난지 얼마 안된 두 사람은 이제 공동육아르 해야할 처지에 놓입니다.



가끔 트위터에서도 진보 진영이 이야기하는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를 비판하는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한데, 여기서는 정말 그렇습니다. '(용의)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어린 용을 노리는 이들은 많으며 그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이는 황제입니다. 용을 길들여서 무릎꿇리고 싶다는 놈이거든요.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블레어와 쥬드가, 그 뒤에는 다른 이들이 용을 기르는데 동참합니다. 제목에 적은 대로 메르헨이니 결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용의 황자님』은 그 뒤의 이야기입니다. 전편을 집필하던 도중 용, 그러니까 루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루비와 관련된 설정이 추가되면서 뒷 편도 이어 연재되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용인 루가 황자님에게 홀딱 반해서 구애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갈등이 없을리는 없지요. 황자인 이안은 일찍 죽은 아버지 다음으로 황제가 된 숙부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아왔으며, 아카데미에 오기 직전, 용을 데려오면 황위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어디에 용이 있는지도 모르고, 용을 길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에 앞서 숙부는 어마어마한 인력과 돈을 쏟아 넣었음에도 실패했던 터입니다. 충동적으로 심술을 부린 건 알지만 그런 심술이라도 없으면 이안이 황위에 오를길은 요원합니다. 숙부에게 자식은 없지만 친척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런 이안에게 홀딱 빠진 루는 열심히 구애합니다. 마법사로서 상당한 재능을 가진 이안과, 용이라서 매우 강한 마법사지만 어린 용이다보니 제어에 종종 실패하는 루는 기숙사의 같은 방에서 지내며 친분을 쌓습니다. 친분이라 적었지만 루의 입장에서는 구애입니다. 첫 눈에 반해서 열정적으로 구애하는 루가 참 귀엽지요. 물론 이안은 당황하지만, 황자라며 거리를 재거나 다른 꿍꿍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외모(...)에 홀딱 반해 구애하는 루를 보고는 이안도 마음이 움직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나를 이렇게 열렬하게 사랑하는 것은 네가 처음이야.'쯤? 아주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현 황제의 형이었다는 아버지는 기억도 안날 것이고, 어머니는 숙부의 위협 때문에 고생하다 돌아가셨고, 그 뒤에는 같은 자리에 서서 사랑으로 품어주는 이는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순수한 애정에 이안이 흔들린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당연히 해피엔딩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2) 다만 조아라 연재분은 두 사람의 마음이 이어지는 곳까지였고 전자책의 외전에는 이안과 황제, 루의 이야기가 더 나옵니다. 어떻게 황위를 이어받는지도 구체적으로 나오고요. 아마 1월에 나오는 외전은 이 둘의 일상을 다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루의 아버지들 이야기가 더 나올지도 모르지요.



달달한 동화풍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두나래. 『햇살 세 스푼』 본편, 외전.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200원, 외전 700원.

두나래. 『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짐작은 했는데 이번 달도 전자책 구입 책이 매우 적습니다. 27일과 29일, 세밑에만 두 번 구입하고 말았네요. 11월의 감상기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자금 경색의 문제로 구입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뭐, 사실 핑계라면 핑계이고, 실상은 종이책 구입이 여럿 이었던 거죠. 횟수 자체는 비슷하지만 종이책 구입 때문에 전자책은 장바구니에 담고 미뤘습니다.


연말에 읽은 책들이라 감상 몇은 비밀글로 남아 있고 몇은 미작성입니다. 미작성분은 천천히 올려보고, 일단 저 8편은 모두 읽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몽창 읽었으니 모두 다 2018년의 기록으로 남습니다.



가막가막새. 『등하불명 외전』.

BL, 무협.

본편의 패러렐월드 외전입니다. 스핀오프도 아니고, 후일담도 아니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더군요. 오메가버스인가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고, 임신수는 맞습니다. 왜 임신수가 되는지는 보시면 아시고, 본편과는 별개로 가사평의 망나니 성격을 마음껏(....) 즐기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삼복이가 매우 얌전하게 나옵니다. 본편에서처럼 트러블메이커는 아니더군요. 물론 사지평에게 휘말린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두나래. 『XX 파트너』.

BL, 현대.

그러고 보니 아래의 소설과 이 소설 둘 다 소재가 같습니다. 친구를 짝사랑했다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폭주하고는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점에서 말이죠. 하지만 얼개는 같지만 전개는 다릅니다.(단호) 그런 의미에서 같은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전개하느냐,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작가의 힘이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네요.

XX는 섹스입니다. 오랜 기간 짝사랑했던 친구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실연하지만 마음을 끊어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소개 자리에서 뛰쳐나와 울면서 하소연했는데, 정신차려보니 그 다음날, 그것도 같은 술자리에 있던 동아리 선배와 모텔에 있습니다. 베드인 다음 날이로군요. 그리고 선배는 겉으로 보이던 성격과는 달리 매우 능수능란한 플러팅을 하며 섹스 파트너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사랑을 잊기 위한 노력이라면서 말이지요.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걱정 마시고, 외전을 보면 그 속내를 확실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후반부의 삽질도 매우 귀여워 보이더군요. 훗훗훗.



해위. 『엔드, 앤드(End, And)』

BL, 현대.

오랜 기간 짝사랑했던 절친이 결혼합니다. 그 결혼식날은 최악의 날이라, 머피의 법칙도 이렇게 최악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지갑을 분실하고 핸드폰이 망가지더니,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아갔던 편의점에는 삼각김밥이 없었고, 1300원으로 간신히 살 수 있던 바나나 우유를 들고 나오니 문 밖은 비가 쏟아집니다. 눈물 날 것 같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숨을 쉬는데 문이 열리면서 엎어집니다. 그리고 등에는 나오려던 사람의 커피가 쏟아지고, 바나나 우유는 비내리는 길에 떨어지며, 자취방의 열쇠는 주머니에서 떨어져 사라지고...(하략)

그리고 머피의 법칙 마지막을 장식한 그 편의점 손님-승현은 울어서 엉망인 얼굴, 넘어져 갈린 무릎, 추레한 차림의 현우를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설움과 울분 등으로 폭발하여 낯선 사람 앞에서 펑펑 울면서 갈 곳이 없다 하였으니 그럴만 합니다.

이야기는 노숙자로 오해될만한 상황의 현우가 사랑의 끝에서 다른 사랑을 만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어지기까지는 약간의 굴곡도 있지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램. 『나의 낭만적인 적 외전』

BL, 오메가버스, 현대.

본편에서는 한쪽만 러트가 왔으니 다른쪽도 러트가 와야지요.(웃음) 달달한 연애담이 이어집니다. 다른 커플들의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그것도 차근차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스티르. 『염라의 신부』 본편, 외전.

BL, 동양판타지.

동양보다는 한국판타지입니다. 그러니까 명계와 염라대왕, 저승사자의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오래전에 개인지로 냈던 것을 수정 보완하여 전자책으로 출간했습니다. 이달에 『사신의 신부』도 출간 예정이라 반갑게 기다립니다.

박복한은 추악한 외모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결국에는 회사에서도 나오는 길에 사고를 당해 사망합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신지 오래고 그 외에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 본 적 없었는데, 죽은 뒤 혼만 남아 있다 저승사자를 만났더니 뭔가 신이 난 모양으로 상관을 호출합니다. 알고 보니 자신이 염라대왕의 신부이며 신랑인 염라는 오랫동안 신부인 자신을 기다려왔다며 듬뿍 사랑을 줍니다. 그리고 복한이 그런 외모를 하고 있는 건 조상들의 업이 쌓여 그런 것이라며, 선행을 펼치면 영혼의 모습 그대로를 가질 것이라 하고요.

읽다보면 하나의 장벽이 더 있지만 문제 없습니다. 무엇보다 추가 외전까지 다 보고 나면 본편에서 부족했던 그 이야기까지 다 해결되는구나 싶습니다. 살짝 실마리를 남겼으니 짐작했지만 그래도 닫힌 해결이 되니 좋군요.



해위. 『눈의 왕』

BL, 판타지.

16년 출간작인데 이제야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출간 당시에는 저 소설 소개 중에 피폐쪽이 좀 있었던 지라 못 보겠다고 넘기고는, 지금은 '해위가 쓰는 피폐는 참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집어 든 겁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완결난 소설이라면 분명 해피엔딩일 것이니 문제 없이 볼 수 있다는 확신.OTL 아니, 진짜로 그렇다고요. 해피엔딩이 아닐리 없다는 강력한 확신이 있으므로 마음 놓고 보았고,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소설이 피폐쪽에 들어가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겹쳐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그 사이에 벌어진 여러 사건들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키워드는 이 소설이 피폐에 들어가는데 일등공신입니다. 스위치 눌리는 분들은 피하셔도....

작위는 낮지만 매우 부유한 영지를 관리하는 알렌은 반란군인 페트릭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싸울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그 와중에서 엄청난 피를 흘릴 것이고, 이길 것이라는 자신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동기가 있기도 했고요. 그 겨울, 페트릭은 알렌의 성에서 머무릅니다. 이전의 연은 두 사람을 강력하게 엮지만 속내를 완전히 터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은 평행선을 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건 이후 페트릭은 떠나지요. 그 둘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반란군과 왕의 대결이 어찌될지는 접어 둡니다. :)



체레네. 『레인보우 힐 1-5』

BL, 현대, 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힐링하는 이야기-라고 요약합니다. 감상글을 따로 적어두었으니 여기서는 접어두지요. 읽고 나면 매우 게임이 하고 싶다가도 본인의 게임 실력을 떠올리며 고이 마음을 접습니다. 한 재산 털어넣지 않는 이상 전 안될거예요.



해위. 『슈가웨딩케이크 1-2』

BL, 판타지.

굳이 따지자면 배틀호모. 대공의 아들과 황자로, 어릴 적에는 매우 친했지만 사랑 싸움 이후에 갈라진 뒤는 숙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은, 그 두 사람이 결혼하는 겁니다. 대공과 황제가 왜 그런 수를 두었는지는 차근차근 나오고요. 이들 둘이 치고 받고 싸우고 갈등하다가 신혼을 즐기지만, 또 하나의 장애물이 등장하여 크게 다퉜다가 다시 만나는, 달달달달한 이야기입니다.

이것도 16년 출간작인데 소설 자체만 보면 BL 표기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위에서도 BL표기가 없잖아요? 그래서 로맨스로 착각하고 안봤다가 검색 후 BL임을 확인하고는 고이 구입했습니다.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는 이야기고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이며, 다른 이들 입장에서는 팝콘각인 그런 이야기입니다. 팝콘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누군가 보면, 주인공들이 칼을 갈만하지요. 핫핫.;




가막가막새. 『등하불명 외전』. B&M, 2018, 400원.
두나래. 『XX 파트너』. 고렘팩토리, 2018, 4200원.
해위. 『엔드, 앤드(End, And)』. 피아체, 2018, 3600원.
진램. 『나의 낭만적인 적 외전』. 피아체, 2018, 1500원.
아스티르. 『염라의 신부』 본편, 외전. 이클립스, 2018, 본편 4천원, 외전 100원.
해위. 『눈의 왕』. 피아체, 2016, 3800원.
체레네. 『레인보우 힐 1-5』. 문라이트북스, 2018, 1-4(본편) 각 3천원, 외전 1500원.
해위. 『슈가웨딩케이크 1-2』. 피아체, 2016, 각 2500원.



자아. 이제 점심 챙겨 먹고 2018년 독서 결산 하러 갑니다. 으으으. 얼마나 걸릴까요.

지각감상이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쓰는 걸 까먹었거든요. 그 주 이틀 내내 약속이 있었고, 지난 주말에는 홀랑 잊어서 지금에야 떠올렸습니다. 전자책 책장 보다가 삭제하려고 보니 리뷰를 안 쓴 책이고, 이 책들 리뷰는 간략감상으로만 남기겠다 생각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 올린 것 같더랍니다. 확인해보니 역시나 안올렸고, 간밤에 서둘러 작성했습니다.



...

그랬는데 이달은 달랑 한 페이지. 적으니 쓰기도 단촐하겠네요.

11월의 전자책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지갑사정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월 말에 아이패드를 깨뜨려서 재구입하는 바람에 목돈이 나갔고, 그렇다보니 긴축재정중입니다. 그것만 아니면 이렇게 고생(?) 안해도 되는걸요. 연말이라 이모저모 돈 나갈 일이 많은 것도 문제군요.


적고 보니, 11월 초와는 달리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는 이상하게 볼 책이 없다면서 전자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기만 하고 손가락 빨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더듬어보니 이거였군요. 자금경색으로 인한 구매중단. 올해가 지나면 자금사정이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아마도.(먼산)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BL, 현대. 예술가, 조각가.

정확히는 조각가가 아니라 조각을 배우는 학생들이야기입니다. 천재와 수재의 조합으로, 천재적인 재능은 지녔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잔과, 이탈리아에 유학온 미국학생으로 성격은 좋지만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질투와 선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에단의 이야기입니다. 개정판이 나왔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BL, 판타지.

11월에 외전이 나왔습니다. 아니, 10월이었나. 유진과 케네스의 뒷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 짧지만 달달합니다. 무엇보다 마계로 돌아갔던 두 마족들도 등장하고, 거기에 따라 삐~ 님도 등장하는 덕에 더 즐거웠습니다. 생각보다 유진이 많이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하기야 유진도 닮았다고 그 분을 좋아했더랬지요.(목적어 생략)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BL, 판타지, 회귀.

회귀는 회귀되 단순 회귀가 아닙니다. 몇 번 회귀를 했는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따져보면 몇 십 회 수준이 아닐 겁니다. 회귀의 중심이 다르다는 것도 있고요. 단, 회귀의 주체는 동일합니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같은 아침을 몇 번째 맞이하는 일레이가 어느 날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침을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야기입니다. 일레이말고도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가 또 있고, 회귀를 하면서 그 목적이 무엇이고 목표가 무엇인지는 그보다 아주 한참 뒤에야 나옵니다.

베드신 수위가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귀를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로서 매우 잘 짜였습니다.

그리고 뇌조가 참 귀엽습니다.+ㅅ+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BL.

음. 고민하다가 충동구매했는데, 공포물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고이 접어 넣었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OTL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BL, 현대, 판타지, 차원이동.

리뷰를 쓰지 않았습니다. 따로 쓸까하다가 고이 미뤘는데, 아무래도 취향에서 벗어나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불통형 황제 때문에 주인공이 내내 고생한다는 겁니다. 강제적인 성관계와 그 주변 상황도 그렇고, 차원이동으로 이쪽 세계에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그 뒤에도 오해가 쌓이는 것이 여러 번이라 읽으면서 꽤 고생했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BL, 판타지.

『햇살 세 스푼』의 스핀오프, 혹은 후일담격인 이야기입니다. ..으억. 이거 별도 리뷰를 안 썼군요. 그러고 보니 『햇살 세 스푼』도 감상 안 적었던가...?

둘을 묶어서 올리겠습니다. 『햇살 세 스푼』은 동화라면, 『용의 황자님』은 그보다는 더 판타지에 중점을 둔 이야기입니다. 마법사 아버지들 사이에서 자란 용은 인간세계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보고자 합니다. 반대하던 아버지들도 뜻을 굽혀 모교로 보내주지요. 거기서 용, 루비는 이웃 제국의 황자를 만납니다. 황제인 숙부 아래서 여러 고초를 겪으며 자란 황자는 다음대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숙부가 요구한 대로 용을 끌고 가야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루비는 황자 이안에게 한눈에 반합니다.

연재 당시에 한눈에 반한 모습을 보고는 역시 예뻐서...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조아라 연재는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것까지였고, 출간된 책은 그 둘이 제국에서 겪는 일까지 함께 소개됩니다. 당연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았네요.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BL, 현대, 오메가버스.

앞서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외전이 나온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오늘 검색하다 알았습니다. 으윽. 장바구니에 담았으니, 통장잔고님과 상의를 해보고 구입시기를 조절해야지요. 감상 올릴 당시에 오메가버스에 대한 이야기 더 풀어 놓겠다고 한 것도 안 잊었습니다. 조만간 그쪽도 올리겠습니다.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 판타지.

... 읽다가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도중에 포기한 셈인데,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앞부분 읽다가 등줄기가 서늘해서 결말부로 달려가 내용 확인하고는 도저히 못읽을 것 같다며 일단 봉인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레비와 테오도르의 관계인데, 연재 당시에 알음알음 올라오는 트위터의 조각글들을 보고도 이 둘의 관계가 상당히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걸 느꼈지만 실제 읽으니 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레비의 고난을 제가 못 견딜 것 같더군요. 일단 읽은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레비가 고생하고 있으니, 그 앞의 다른 고난들은 포기하겠습니다. 흑흑흑.;ㅂ;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회귀.

오메가버스는 순애소재가 나오기 쉬운데, 이 소설처럼 발랄한 개그는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뭐, 발랄한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치트키를 가진 주인공이 연 보물상자가 만렙 보구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소설 다 읽은 뒤의 감상입니다. 회귀를 했으니 미래를 알고 있어서 그나마 대처하기 쉬운 건 알았지만 반려로 고른 인물이 대단했고, 그 뒤에도 만나는 인물마다 한가닥 이상씩 하는 이들이라 완전히 흐름을 뒤틀어 버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서의 리뷰를 참조하시길. 판타지로서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판타지, 로맨스, 회귀.

로맨스의 비중보다는 회귀와 복수의 비중이 높은 판타지소설입니다. 리온은 회귀하고는 본래 자신이 가졌어야 하는 기연을 얻고 소드마스터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우이자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통한 테론을 찾으러 가는데, 그 테론 역시 같은 상황에서 같이 회귀를 했습니다. 회귀한 두 사람이 자신들의 정적을 무너뜨리고 왕국을 새로운 길로 가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결말은 결정되어 있으니 거기까지 파죽지세로 내리꽂는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보다는 무협지의 느낌에 가까웠습니다.(응?)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현대, 로맨스.

... BL이라 생각하고 집어들었다가 로맨스인 것을 깨닫고는 고이 닫았습니다. 음, 아니, BL이라 해도 오프닝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로맨스라고 하니 육두문자가 먼저 튀어나오더군요. BL은 판타지성이 조금 있다보니 어느 정도 감안하지만, 현대 로맨스는 현실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그냥 못 넘어가는 것이 문제입니다.(먼산)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BL, 현대, 게임.

게임 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연애하는 내용입니다. 어쩌다보니 게임고수와 알게되어, 어쩌다보니 같이 엮여서, 어쩌다보니 정모에서 또 만나고 다시 엮이면서 연애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해본 유일한 온라인 게임이 마비노기이고,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다보니 조금 괴리가 있더군요. 읽고 나니 갑자기 『푸른 불꽃』이 읽고 싶어져서 정주행했습니다. 게임 소재 소설 중에서는 이것이 가장 취향에 잘 맞아 그런 거고, 『알페니아 전기』는 먹먹해서 차마 읽을 수 없다보니... 어흐흐흑.;

게임 하면서 연애하는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덜 보는 것은 지나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그렇습니다. 현질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쪽에는 소소하게 했고, 강화템은 손대지도 않았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만, 소설에서는 돈 쏟아 붓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게임 아이테 강화도 엄청나게 하고, 게임 내 금전 감각도 제가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 감정 이입이 안되는 것도 있고, 다른 생활은 거의 접고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때도 있어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찾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연필, 2018, 3500원.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마담드디키, 2018, 700원.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지금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전자책을 올해 안에 다 털어 구입한다면, 12월의 독서기는 엄청날 겁니다만, 아니라면 지금 상황으로는 매우 적을 겁니다. 뭐라해도 저 캡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전자책은 한 권도 안 샀으니까요.

...부제를 보고 이거 뭐냐 말하시는 분 있을 건데, 회귀분석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고, 이보다 더 할 수 없는 회귀를 겪은 이가 말하는 회귀 방법입니다. 소재 자체가 회귀지만 다 읽고 나면 머리를 울리는, 잘쓴 판타지소설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BL이고, 상당히 수위가 높으며, 심지어는 제 취향에서 조금 벗어나 약간의 가학 및 피가학적 요소가 있는 판타지소설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베드신 상당수는 건너 뛰었습니다. 제가 읽기에는 조금 많이 버겁더군요. 제 BL 취향은 소프트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인레이는 몇 번인지 모르는 회귀를 하고 있습니다. 왜 회귀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회귀를 벗어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회귀한다는 것은 알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은 같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푸줏간 일을 하고 있는 인레이는 닭을 토막내달라는 이웃주민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 날 저녁은 치킨수프를 먹으며, 소를 잡는 도중에 자신을 주워다 키워준 레셀라가 와서 사람을 죽이라는 청부를 하고, 그 청부가 끝난 뒤 회귀를 합니다. 변태 같기로 유명한 귀족이라 죽이는데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매번 죽이다보니 그도 시큰둥합니다. 게다가 회귀 궤도에서 탈출하려고 자살도 시도했지만 소용 없습니다.


그랬는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귀족이 아니라, 레셀라의 제자인 2황자를 죽여달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매우 당황했지만 청부 당사자가 1황자라 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할뿐이니 따라갑니다. 그러나 목욕재개하고 처음 만난 2황자는 뭔가 다릅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반한 건지도 모르지요.


그랬는데.

또 회귀를 합니다. 귀족 죽일 때도 내내 회귀를 하더니 이번에는 2황자를 죽이면서 회귀의 원흉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거기에, 이번에도 내내 회귀를 반복하더니 조건을 만족해야 회귀를 멈춘답니다. 그리고 조건을 간신히 충족했을 때, 회귀는 멈추고 3부가 시작됩니다.



전자책으로 본편 4권, 외전 1권으로 매우 분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판타지소설을 즐기신다면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회귀라는 소재를 단순히 삶을 반복한다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로 풀어 쓴 소설은 이번에 처음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회귀는 삶을 반복하여 이전에 저지른 사건을 일어나지 않게, 그리하여 더 나은 삶을 걸어가도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회귀 자체가 또 하나의 코드가 될 수 있지요. 방영된지 이미 10년도 넘었으며 마법소녀 계보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그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이 소설에서도 회귀는 매우 중요한 코드입니다. 4권 마지막에 나타난 회귀의 원인과 그 세부적 이야기를 알고 나면 악역을 담당하고 있는 그 누구에게도 동정이 갑니다. 무엇보다 그 인물의 외전을 보고 나면 그가 상황을 맞이하고 해결하기 위해 겪었어야 했던 고통이 인레이보다 덜했을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혼이 닳아가는 고통을 겪은 인레이를 보고만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1부와 2부의 회귀 반복은 보고 있노라면 두통이 옵니다. 아니, 뭐, 이 소설의 1-2부를 읽은 것이 버스 안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두통이 옵니다. 회귀와 회귀와 회귀와 회귀가 끝없이 이어져 그렇습니다. 이게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읽는 이에게도 고통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그 다음에는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으니 장벽을 조금만 버티세요. 조금만 버티면 됩니다.




2RE. 『사람은 가끔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본편 3천원, 외전 2500원.



... 지금 보면서 알았습니다. 각 권의 부제가 있었네요.

『어린 종달새』, 『수탉과 보석』, 『목마른 비둘기』, 『여물통의 개』, 『까마귀의 항아리』.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BL이며, 이전 작 『나이트를 잡는 방법』에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전작을 보는 쪽이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겁니다. 이 책만 보아도 상황 이해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지만 같이 보는 쪽이 더 재미있겠지요.



읽는 내내 얼마 전 B님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BL은 주로 일본쪽 사이트를 들여다보시는지라 저랑은 반경이 많이 안 겹칩니다. 거기서 오메가버스 소설들의 이야기를 했는데, 일본에서는 오메가버스의 설정들이 고착화 된 느낌입니다. 한국이랑은 많이 다르더군요. 이 이야기는 최근 읽은 오메가버스를 모아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 나중에.;



왜 소설 감상쓰다 말고 이런 이야기를 했냐 하면, 일본의 설정들은 대개 오메가와 알파간의 관계를 다룬다 치면 한국의 소설은 그걸 넘어서 알파, 오메가, 베타라는 세 형질에 상관없이 연애하는 이야기도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이 그렇거든요. 서로 다른 형질인데, .. 그러한데.. 이걸 적는 것이 내용폭로가 될지 아닐지 몰라서 일단은 넘어갑니다. 전작을 보았다면 아마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 소설만 본다면 모르고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이현은 유현민의 상관으로 팀장입니다. 유현민은 들어온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입사원이고 이현은 연차를 넘어서, 회사 전 대표의 아들입니다. 회사에 내부적으로 이러저러한 상황들이 있어 조금 꼬였지만 이현은 현 대표의 가장 듬직한 룩Look으로 불립니다. 이전 작의 나이트는 Knight, 다시 말해 체스의 말(기병)이었지요. 죽은 회장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고, 그 아들 둘은 각각 결혼하여 자식들을 여럿 보았으며, 그 여러 자식들은 각각 킹, 퀸, 룩, 비숍, 나이트 등으로 불립니다. 그 중 이현은 평범한 길을 걸어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조용하게, 어떤 의미에서는 폭발하기 직전의 화약고와도 같은 상태입니다.


뭐, 그 자세한 사정이야 유현민이 알 일은 아니고, 현민에게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상관이라는 것이고, 어쩌다보니 사적인 연락을 하게 되었으며, 점차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영화를 보고 하는 등의 활동이 늘었다는 겁니다. 원래 자신의 이상형은 참한 오메가였는데 어느 순간 팀장님이 지분을 차지하는 군요.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흔히 리맨물로 줄여 부르는 샐러리맨들이 회사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뒤로 가면 판이 더 커지고, 조금 더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기본은 그렇습니다. 거기에 알파로서의 정체성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이야기도 추가가 됩니다. 어쩌면 형질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지요. 오메가버스는 그 태생적인(...) 환경 때문에 우성 형질에 해당하는 알파와, 열성 형질에 해당하는 오메가의 주종 혹은 굴복적 관계와 사랑을 다룹니다. 돌려쓰긴 했지만 진한 베드씬을 쓰기 위해 탄생했다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이 소설도 그런 이야기를 짚고 넘어갑니다. 형질에 대한 이야기는 전작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깊게 짚고 넘어갑니다.





만. 솔직히 그 태생적인 제약 때문인지 저는 가이드버스의 이야기가 더 좋았습니다. 『가이드의 조건』의 외전도 그 다음에 나올 예정이지만 『나의 낭만적인 적』 등장인물들도 각각의 이야기가 나오는지라 어느 쪽이 먼저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소장본 예약 받다가 엎으신 걸 보면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뒷 이야기를 더 보고 싶은 건 가이드버스 쪽입니다.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꼭 볼 수 있기를..!




진램. 『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제목이 나의 낭만적인 적인 것은 현민이 직접 이 이야기를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그 자세한 맥락은 언급하면 안되지만, 원래부터 조신한 오메가가 취향이었던 현민이, 자신의 취향을 꺾고 회사내에서도 가장 어려운, 그리고 또 어떻게 보면 반대되는 자리에 서 있는 현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니 나의 낭만적인 적-인 겁니다.

현대 배경이기는 하나, 현대판타지 성격의 BL입니다. 퇴마이다보니 현대판타지로 넣는 것이 맞겠지요.


1부 보고나서는 2부 읽은 뒤 리뷰 올리겠다고 했지요. 2부는 조아라 연재본을 그대로 따라간 덕에 이전보다 쉽게 보았습니다. 차라리 조아라 연재본을 안보고 그냥 읽는 것이 더 재미있었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추리소설 미리 읽은 것처럼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있으니 덜 재미있더라고요. 뭐, 어느 쪽이건 재미있었다는 건 같습니다.


퇴마는 BL에서도 적지 않게 나오는 소재지만 이 소설은 읽기 편합니다. 그러니까 커플이 헤어질까 아닐까를 걱정하지 않고 안심하며 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볼 수 있었고요.



1부 1권은 퇴마 이야기가 먼저 등장하고, 그 뒤에야 주인공들인 우희림과 백연려의 사연이 나옵니다. 희림이 퇴마를 하는 이유는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업보를 씻어 여의주를 받기 위함이고, 연려는 옆에서 보좌하며 내내 기다리는 겁니다. 그 둘의 사연은 워낙 길고도 싶으며, 1부는 이들 둘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다른 악연은 무엇인지의 이야기가 차근차근 등장합니다. 인간과는 연이 없기 때문에 윤회하는 동안 내내 외롭게 살아온 희림이지만 이번 생에는 묘하게 형이 있습니다. 그것도 1부의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1부의 마무리도 짐작은 하시겠지요. 업보를 청산하고 이무기에서 용으로 거듭나는 것이 결말입니다.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여러 외전들이 추가되어 뒷 이야기도 나옵니다.



2부는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이전에도 한 번 적은 적이 있지만, 조아라 연재란에서 2부가 완결되는 것을 보고, 그 뒤에 1부를 찾다가 출간된 것을 알고는 2부 주행 후 1부를 보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원래도 몸이 약했지만 용이 된 뒤에도 여전이 몸이 약한 희림은 염라대왕의 명으로 인간세계에서 계속 일합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대체적으로 으스스한 이야기가 많으니 무서운 이야기에 약하시다면 옆에 힐링거리라도 갖다 놓고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뭐, 저도 무서운 건 잘 못 보지만, 그러면서도 미쓰다 신조를 거의 다 읽었으니 비교하기는 어렵군요. 미쓰다 신조보다는 대체적으로 덜 무섭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귀신은 그래도 일본의 귀신보다는 손속이 좀 낫고, 퇴마가 주다보니 어쨌든 잡힐 거라는 걸 아니까요. 『노조키메』는 그런 상황이 아니니 무서웠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쫓아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잖아요....



한국의 귀신이나 전설, 설화 등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물론 무서운 걸 못보신다면 각오는 조금 하셔야 할 겁니다.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1-2』.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8, 1권 3200, 2권 3800원.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 2018, 1권 3500, 2권 3000원, 3권 2500원.


현대 배경의 BL입니다.

다른 할리우드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그 직접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원 모어 퍼킹 타임』과 가장 유사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군요. 그러나 전작을 몰라도 읽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조금씩 연결된 할리우드 시리즈와는 달리, 이건 단독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소설 페이지가 상당히 많지만 살짝 함정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대화체 소설입니다. 소설 앞머리의 주의에 적어 놓았듯 레제드라마와 비슷하게 대화로만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게 어떤 면에서는 장점이고 어떤 면에서는 단점입니다. 대화만 나오고 모든 상황이 대화로만 파악할 수 있지만 크게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는 매우 즐겁게 보았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읽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을 겁니다.



주인공들은 둘입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역이기도 하지요. 샘포드 베냇이 먼저 나오고 에드먼드 와이트는 서장 후에 등장합니다.

샘은 매우 나태한 인물로, 맨 앞에 나오듯 건물 임대업을 합니다. 그리고 최근 정략결혼 상대였던 약혼자와의 약속을 홀랑 잊는 바람에 파혼당합니다. 한 번 그런 것이 아니라 매우 자주, 여러 번 약속을 잊었던 탓에 약혼자가 아주 많이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새로 애인을 만들면 상황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같은 아파트먼트에 사는 에드먼드 와이트에게 접근합니다.

에드먼드 와이트는 결벽증을 가진 인물입니다. CEO인 그는 샘의 아파트먼트에 입주했기 때문에 샘에게 스토킹을 당합니다. 물론 입주한 것이 스토킹의 모든 이유는 아닙니다. 그 자세한 이유는 직접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 두 사람은 만난 이후로 내내 만담을 주고 받습니다. 대체적으로 샘은 들이대고 에드먼드는 방어합니다. 여러 이유로 샘을 거부하는 에드먼드는,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눈 앞에 초콜릿 퍼지를 듬뿍 올린 아이스크림 선데를 만났을 때의 반응과 상당히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눈 앞에 있는 이것은 악마의 음식! 먹으면 안돼! 안돼! 안.. 안.... 안돼.................!"


장렬하게 속으로 부르짖지만 이미 눈 앞에 샘이 있는 상황에서는 틀렸습니다. 빠져나갈 방도가 없이, 샘에게 휘말립니다. 매우 이성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인 이 인물은, 샘에 비해면 매우 이타적입니다. 샘은 여러 모로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며, 그러나 매력적입니다. 그래요. 얼굴이 매우 잘생겼습니다. 그렇다보니 샘의 사정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일반인과, 그런 일반인을 공략하는 샘의 음흉함이 매우 돋보입니다.


결말은 짐작하시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데는 상당히 길고 긴 이야기가 펼쳐지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드라마의 화면전환처럼 이 소설도 장면 전환 때마다 장이 바뀌고 장의 제목이 바뀝니다. 그 제목 자체도 내용폭로다보니, 제목도 주의깊게 읽으시면 재미있습니다.



여러 모로 우울할 때 도움을 받았던 소설입니다. 읽는 내내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조만간 재독해야지요.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이클립스, 2018, 본편 3천원, 외전+후기 100원.



가격정보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외전과 후기를 따로 빼서 100원. 1백원 맞습니다.'ㅂ'a


『더 나이츠』부터 『대본 리딩 외전』까지가 해당되네요.



라그돌. 『더 나이츠』.

BL, 판타지.

배틀호모라 불리는 티격태격 연애담입니다. 아마도 제가 최초로 본 배틀호모가 이 작품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만. 유쾌하면서도 결말까지 일직선으로 호쾌하게 달리는 이야기라 우울할 때 보려고 슬쩍 빼두었습니다. 아직 못 읽었다는 이야기니 소장본과의 차이는 나중에나 확인할 수 있겠군요.

사막의 왕국들을 배경으로, 어린왕과 그의 숙부를 둘러싼 왕위계승 전쟁에 휘말린 용병단의 단장 카이젤과, 그런 단장에게 찍혀서 고생하는 소드마스터 카미스의 이야기입니다. 소드마스터들의 싸움이니 진짜로 배틀호모죠.



쇼시랑. 『잔류 망상』. 블루코드, 2018, 3천원.

BL, 판타지.

어, 살짝 공포물이 섞였습니다. 앞부분 읽다가 등줄기가 서늘하길래 결말 확인하고는 일단 봉인했습니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있는지 아닌지는 중간부분을 읽어 확인해야하는데 용기가 조금 더 필요합니다.



김모래. 『카르마』. 개정판.

BL, 차원이동? 시간이동? 역사.

카페에서 잠시 잠을 청했는데 정신 들어보니 로마시대의 노예 몸이더라-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인의 기본 상식에서는 노예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아 적응하는데 매우 애를 먹지만, 그럼에도 주인님과 연애 아닌 연애는 합니다. 집에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 남는데만 집중하지만 결말은...(하략)

로마시대 역사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결말부의 몇 함정(?)이 재미있더라고요.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BL, 오메가버스, 판타지.

판타지와 근대세계관의 중간쯤에 있는 소설입니다. 감상은 앞서 올렸으니 슬쩍 빼고. 주인공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므로 읽을 때 약간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노아가 매우 많이 고생하니까요...ㅠ_ㅠ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본편, 외전&후기.

BL, 현대.

읽으면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이런 미친 플러팅이라니! 거기에 넘어가는 당신도!

게으름의 왕도를 달리는 샘포드 베넷은 그 게으름 때문에 약혼자에게 차입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매우 귀찮아 하다보니 약혼녀와 결혼 조율을 위해 외출 약속 잡은 것도 잊었거든요. 그리하여 분노에 찬 약혼녀에게 파혼 선언을 당하니, 목숨의 위협도 같이 당합니다. 그리하여 그 타개책으로 생각한 것이 도망칠 것을 찾을 겸 새로운 연애대상을 물색하는 것. 그리고 모처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먼트의 에드먼드 와이트가 자신의 얼굴을 매우 좋아한다는 걸 파악합니다. 정보를 입수한 즉시 샘은 에드먼드를 스토킹(...)하며 그의 집에 들어갈 방도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인트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묘사 없이 대화로만 이뤄지는 소설입니다. 그거 문학용어로 뭐라하던데 잊었고요, 하여간 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읽으면서 내내 웃어 제꼈습니다. 미국 드라마, 시트콤을 보는 것 마냥 생생하게 재생이 되어 그렇습니다. 저와는 유머코드가 잘 맞아 그랬지요.

자세한 감상은 이후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두나래. 『햇살 세 스푼 외전』.

BL, 판타지.

외전편은 상당히 짧지만 이야기 자체가 매우 즐겁습니다. 루비의 귀여움은 이번에 구입한 『용의 황자님』으로 이어집니다./ㅅ/



po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BL, 판타지.

판타지와 현대 사이 어드메라고 보아도 되는 세계관. 결말이 매우 달달한 운명론적 이야기입니다. 아니, 운명론적 세계관에서 운명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로군요. 선천성 시각장애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는 운명을 만날 수 없어 배척당한 인물과, 그의 주변을 맴도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 라고만 적어둡니다. 추리요소가 있고 반전이 두 번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밝히면 안됩니다. 감상은 앞서 적었으니 이정도로 하고. 10월의 도서로 당당히 꼽습니다.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도 좋지만 이건 형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까요.



봉블리. 『서툰 선물』. 젤리빈, 2018, 1천원.

BL, 현대.

짧은 이야기라 따로 감상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한뼘BL시리즈로 나온 책이고요. 기숙사의 룸메이트 둘이 티격태격하는 이야기로 훈훈합니다. 소재 때문에 딱 이맘때쯤 읽으면 좋을 소설이고요. 작가 검색을 했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천의 얼굴』도 좋았지만 이쪽도 잔잔하니 좋습니다.



미네. 『대본리딩 외전』. W-Beast, 2018, 3900원.

BL, 현대, 배우.

『대본리딩』 본편은 리뷰를 안 올렸던 것 같기도 한데, 그 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외전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외전과는 달리, 아예 본편에 이어졌어야 하지 않나 싶은 정도로 이야기가 깁니다. 하기야 사귀기 시작한 뒤에 두 사람이 어떤 행보를 걷고 어떻게 정상을 향해 걸어가느냐는 본편의 결과는 조금 다르니까요. 연기, 배우 등의 소재를 좋아하신다면 이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자카비. 『오프 더 레코드 1-3』.

BL, 현대, 연기.

한쪽은 아이돌이고 다른쪽은 국민배우. 나이 차이도 상당한 이 두 사람이 한 영화에서 만나 같이 연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연차 있는 배우인 윤희권이 주도권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이강진에게 휘말리는 것이 보입니다. 하기야 희권은 처음부터 강진의 팬이었다고 하니까요.

강진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 때문에 추리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감상에도 적었던 것처럼 강제적 성관계와 폭력, 스폰서 소재도 등장하니 이런 쪽 못 보시는 분들은 주의하시길.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미공개 외전 수록)』. (합본).

BL, 현대, 회귀.

2주년 기념 외전편 나온김에 보고 싶어서 검색했더니만, 교보쪽에만 사두고 알라딘에는 안 샀더라고요. 그리하여 재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보니 참 좋습니다. 훗훗훗.




밀혜혜.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1-5』.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보다는 판타지가 훨씬 강합니다. 여성 마법사는 손꼽힐 정도로 적은 세계에서 12년만에 마법고시에 합격한 이연 단유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말이 성장이지, 성장 자체는 2권쯤에서 마무리되었고 그 뒤에는 남자주인공인 유호 카진을 구하기 위한 행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유호를 구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고, 부당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폭군을 끌어내는 과정이고요. 외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나올까요...?



라그돌. 『캐슬링 1-3』.

BL, 역사.

이것도 나중에 읽겠다며 아끼는 중입니다. 흠흠.



김아소. 『별의 괴도(스핀오프 외전)』.

BL, 현대, 판타지. 수인, 스핀오프.

『별의 궤도』 스핀오프입니다. 외전이기는 하나, 평행세계의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작 『마이 팻 보이』의 스핀오프 외전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슬쩍 앞부분에서 흘리고 있으니까요.

별도로 감상을 올릴 것이나, 읽다가 눈물을 쏟을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옆에 손수건 한 장쯤 준비해두세요. 제목 때문에 발랄한 이야기겠거니 하고 집어 들었다가 눈물 펑펑 쏟았습니다.




정연주. 『미라클 스티치 1-2』.

판타지, 로맨스.

아끼다가 이제야 읽는 중입니다. 핫핫핫.; 읽고 있다보면 미친듯이 십자수든 바느질이든 뭔가 만들고 싶어지는 것이 단점인 소설입니다. 감상은 예~전에 블로그 연재분으로 올렸다고 기억하는데, 다시 읽고 찬찬히 적어보겠습니다.



이루리. 『꽃은 두 번 핀다 1-4』.

판타지, 회귀, 로맨스.
로맨스가 회귀 뒤에 오는 것은 시점 때문이라 해두지요. 앞서 감상을 올렸으니 슬쩍 건너 뜁니다.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 2018, 1권 3500원, 2권 3천원, 3권 2500원.

BL, 현대, 판타지, 퇴마.

아. 2부 나오면 읽고서 1부와 함께 감상문 올린다고 했는데 잊고 있었습니다.(먼산)



아명. 『프레그넌트 A 본편, 외전』.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BL, 오메가버스, 현대.

현대 배경의 오메가버스입니다. 아무래도 오메가버스는 등급에 따라 우열이 나뉘어지는 것이 걸리지만, 세계관 때문에라도 그럴 수밖에 없지요. 재미있게는 읽으나 로맨스소설에서 그런 것처럼 읽고나면 뭔가 걸리는 그런 것. 감상은 앞서 적었으니 슬쩍 갈음하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그런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매우 동의했습니다.




라그돌. 『더 나이츠』. W-Beast, 2017, 4300원.
쇼시랑. 『잔류 망상』. 블루코드, 2018, 3천원.
김모래. 『카르마』. 개정판. 연필, 2018, 4천원.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Lee. 『나태한 이성애자의 종말』. 본편, 외전&후기. 이클립스, 2018, 본편 3천원, 외전 100원.
두나래. 『햇살 세 스푼 외전』. 고렘팩토리, 2018, 700원.
po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문라이트북스, 2018, 1권 3천원, 2권 3200원.
봉블리. 『서툰 선물』. 젤리빈, 2018, 1천원.
미네. 『대본리딩 외전』. W-Beast, 2018, 3900원.
자카비. 『오프 더 레코드 1-3』. 비욘드, 2018, 각 3천원.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미공개 외전 수록)』. (합본). 시크노블, 2016, 8천원.
밀혜혜. 『은폐된 전부를, 가면을 바친다 1-5』. 제로노블, 2018, 각 4천원.
라그돌. 『캐슬링 1-3』. 비하인드, 2018, 각 권 3900원.
김아소. 『별의 괴도(스핀오프 외전)』. 시크노블, 2018, 1800원.
정연주. 『미라클 스티치 1-2』. 오드아이, 2018, 각 2500원.
이루리. 『꽃은 두 번 핀다 1-4』. 마담드디키, 2018, 각 3천원.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2부 1-3』. 피아체, 2018, 1권 3500원, 2권 3천원, 3권 2500원.
아명. 『프레그넌트 A 본편, 외전』.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감상 추가로 적어야하는 것이 몇 편이지요? 그제 구입한 책을 더하면 얼마나 더 써야하나.=ㅁ=

현대 배경의 오메가버스 BL입니다. 하기야 오메가버스는 거의가 BL이지요. 일반 로맨스는 기억 나는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다만 형질에 대해서는 세밀한 설정 차이가 있습니다. 형질 보유 여부와 우성인지 열성인지는 어릴 적에 확인할 수 있으나 알파일지 오메가일지는 그보다 훨씬 뒤에 알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강휘는 자신의 형질을 내내 숨기고 살다가 히트사이클 때 사고치면서 임신한 덕에 인생이 꼬입니다. 원래 알파 우대의 세계관이고, 강휘도 구체적인 형질이 나오기 전까지는 우성이라는 것만 밝혀졌던 덕에 다들 알파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남성 우성오메가였던 겁니다. 기업가의 막내아들이지만 우성이었던 덕에 내내 후계자 대접을 받았고 베타인 형이나 알파인 누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작 오메가로 밝혀지니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조부나 주변 인들은 탐탁치 않게 여깁니다. 실제 능력 발휘는 강휘가 더 잘 하고 있음에도 형을 은근슬쩍 후계구도에 밀어 넣는 등 말입니다.
오메가임을 감춰야 하기에 강휘는 히트사이클일 때는 매번 시설 잘 갖춘 리조트의 독채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구한 사람과 눈이 맞으면서 사건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그러하듯, 임신은 매우 쉽게 됩니다.

자신의 형질을 감추고 그대로 알파인척 살아가려 했지만 상황은 쉽게 돌아가질 않습니다. 임신한데다, 페로몬 난조에, 후계구도에 관심 없어보이던 형이 갑자기 끼어들고, 조부는 그런 형이 장남이라며 은근슬쩍 밀어주려 합니다. 거기에 외국계 회사의 압박까지 함께 들어옵니다. 그리고 압박하러 온 그 회사 관계자가 섬에서 만리장성을 쌓았던 그 인물임은 만나보고서야 알았습니다. 허허허. 레이먼이란 이름은 들었지만 만리장성 쌓을 때 제대로 이름을 못듣고 엉뚱하게 레몬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더라니, 얼굴 보고서야 알았다니까요. 하지만 지극정성인 그에게 마음을 못 여는 것은 강휘의 야망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내조하기 보다는 앞에 나서 일하고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강휘에게 연애는 뒷전입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사람임에도 오메가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배우자'로 낙점되고, 후계구도에서 밀리는 것은 의외로 아주 간단한 일을 통해 해결됩니다. 레이먼의 입김이 있긴 했지만 풀려가는 방향도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Happily Ever After.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인공이 매우 큰 기업의 사장임에도 할리킹임을 맛볼 수 있다는게 또 재미있군요.


아명. 『프레그넌트A 1-2』. 고렘팩토리, 2018, 본편 4300원, 외전 700원.


현대를 배경으로 한 BL입니다. 그리고, 읽고 나면 와인이 매우 마시고 싶으니 요즘 같은 날씨에는 글뤼바인이든 뱅쇼든 핫와인이든 뭐든 갖다 놓고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ㅠ-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지만 딱 내용 배치 자체가 상당히 빡빡하니 읽는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게다가 배경이 배경인지라, 읽는 도중에 술이 당겨서 곤란했습니다. 업무 중 시간 있을 때마다 조금씩 읽어나갔거든요. 다행히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었던 덕분에 집에서 술판 벌이는 일은 없었습니다. .. 물론 집에 술이 맥주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했군요. 이 책은 맥주가 아니라 와인, 또는 도수 더 높은 술을 마구 불러대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보르도』는 화자인 민태윤의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그렇다보니 태윤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초반부터 매우 혈압이 오를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급하게 해야하는 상황이나 그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고 면접을 가면 곤란하다는 소리만 듣고 오다보니 심정적으로 매우 힘듭니다.

그러다가 길가다 만난 어느 레스토랑의 구인공고를 보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들어갔다가 면접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레스토랑 사장이며 사람의 복장을 뒤집는데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이규형을 만납니다. 면접을 보면서 이상한 질문 받은 것은 둘째치고, 입에서 나오는 그 어떤 말도 사람의 속을 뒤집기 위한 말들이다보니 대화 자체가 매우 고역입니다. 그럼에도 돈은 절실하게 필요했고, 돈이 필요한 이유를 들은 레스토랑 사장님이 단번에 승락을 한 덕에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뒤에도 나오지만 두고두고 후회는 합니다. 면접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돌아 나왔어야 했다고 말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둘이 소설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이 둘의 연애가 소설의 메인이기는 하나, 사장님은 들이대고 아르바이트는 도망가는 상황이라 쫓고 쫓기는 배틀호모라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어차피 이뤄질 사람들이니 이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 독자가 복장 뒤집어 지는 것은 둘째치고.....

중요한 건 술입니다. 레스토랑 이름이 보르도인 것부터 시작해, 왜 보르도가 되었고, 저 젊은 사장은 어쩌다가 레스토랑 사장이 되었는가라는 것, 그리고 그 뒷 이야기까지 모두 가 다 술로 통합니다. 규형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태윤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술을 매우 좋아하다보니 술만 나오면 쫓고 쫓기다가도 덥석 미끼를 무니까 이건 규형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미끼를 무는 태윤이 문제예요.


하지만 음식 잘하고 술에 잘 어울리는 음식 제공하고, 입맛에 맞춰 술과 그 음식을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다며 꼬여낸다면 웬만한 사람은 다 넘어갑니다. 철벽을 치려 해도 저기서 미끼를 흔드는데 어떻게 도망가나요.

그러니 이 소설은 반드시 옆에 음주가무-가 아니라 음주반주를 장만하고 보아야합니다. 기왕이면 글뤼바인 1리터 정도는 마련해놓고 '알콜이 날아갔으니 이건 알콜이 아니야!'라는 정신 승리를 시전하면서 보아줘야 합니다.


제목부터가 그렇지요. 보르도는 포도주의 산지니까요.




라그돌. 『보르도 Bordeaus』. 블루코드, 2018, 2400원.



라그돌님의 전작을 지금까지 죽 읽어와서 그런지-아직 사두고 안 읽은 『캐슬링』은 제외하고;-익숙한 구도와 익숙한 인물이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배경이 그래서, 가능하면 크리스마스 전에 보시길 추천합니다. 크리스마스는 뭔가 음주가무의 시즌 같으니 그 전에 보시는 것이 이 책의 소재나 주제(..)와도 잘 어울리니까요.

단권의 BL입니다. 만, 분량이 적지는 않습니다. 쫓아가기 쉽지 않은 이야기더군요. 제목인 카르마는 한국에서는 보통 업이라 번역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업보다는 운명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쫓아가기 쉽지 않은 건 배경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요.



마테오 벨리니는 여행 중 지친 몸을 끌고 카페에서 쉬려할 때, 카페 주인의 배려로 작은 방에서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정신이 들어보니 이곳은 이탈리아가 맞지만 시간이 다릅니다. 로마네요.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가 아니라 고대 제국 로마입니다. 그나마도 자루에 담겨 바다에 빠졌다가 누군가의 충동으로 건져져 목숨만 간신히 부지한 노예랍니다.

자신의 본래 몸이 어찌 되었는지, 지금의 몸이 죽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는지, 이 몸의 주인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끌려가, 자신을 주운 아일리우스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죽이려 버린 노예를 주워왔다는 이야기는 이미 파다했고, 그 정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알게 됩니다. 모 귀족가에서 귀부인의 총애를 받던 젊은 노예 하나를 자루에 넣어 던져버렸다는 이야기가 돌았거든요. 그 정체가 지금 마테오의 몸 주인이랍니다.


이야기는 크게 보자면 현대의 지식과 상식을 가진 노예 마테오와, 그를 주운 로마 귀족 아일리우스의 연애담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고, 뒷 이야기가 더 있으니 그 부분은 슬쩍 뺍니다. 중요한 것은 노예로서의 삶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마테오나, 노예답지 못한 마테오를 두고 계속 손이 간다며 신기해하는 아일리우스의 관계입니다. 귀족가 차남으로 형에게 열등감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으며 그걸 못 견뎌 로마가 아닌 먼 휴양지에서 한량의 삶을 보내는 아일리우스 입장에서는 마테오는 장난감과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주워온 장난감이었지만, 자세히 보고 있노라니 좀 귀여워 보이고, 더 보고 있노라니 재미있어서 계속 옆에 두고 쿡쿡 찌르는 겁니다. 마테오는 자신이 노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현대인으로서의 자아가 워낙 크다보니 그걸 희롱으로 받아 들이지요. 거기에 다른 이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다보니 아일리우스의 집에서도 붕 뜬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로마시대의 삶이 세세하게 드러나는데다, 어쩌면 그 자체도 함정입니다. 소설의 1차 결말과 2차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어찌 흘러갈지 알고 있음에도 속이 끓습니다. 아니, 이 작가님은 절대로 해피엔딩이니까 소설이 행복한 결말로 갈 것이라 생각은 하지만 과연...! 싶은 부분이 몇 있단 말입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은...(생략)

그래도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그 점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읽고 나니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들이 도로 읽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차원이동이 아니라 시대이동이 맞겠지만 여튼 역사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아일리우스가 매우 귀엽습니다.(....)



김모래. 『카르마』. 연필, 개정판, 2018, 4천원.



출판사와의 계약 종료 후 재발매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정판이고요.+ㅅ+

BL소설로,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근대배경 판타지입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아마도 영국쯤? 차가 있는 세계관이지만 귀족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조아라 연재 당시에 열심히 내용 소개를 했지요. 해밀턴 가의 장남으로 알파형질을 가진 노아는 밀리언 후작의 여동생인 사라 밀리언과 약혼을 합니다. 밀리언 후작이 주관한 약혼은, 사실 왜 그리 유명하거나 부유하지도 않은 집안인 해밀턴가의 노아를 동생의 배우자로 선택했는가 말이 많았지요. 노아는 사라에게 한눈에 반했지만, 곧 사라의 애정은 다른 사람에게 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약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노아는 자괴감에 빠집니다.

약혼은 깨졌으니 밀리언 후작과는 엮일 일이 없다 생각했건만, 노아는 갑자기 오메가로 발현했고 우연히 조우한 밀리언 후작과 하룻밤을 보냅니다.



자아. 아마 그 뒷 이야기는 짐작하실 겁니다. 선임신, 후연애라고 신나게 보실지 모르지만 이 소설은 굉장히 어둡습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오메가에게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발정기, 히트사이클을 통해 몸 먼저 마음 다음이라는 전개가 많습니다. 그리고 종종 선임신 후연애도 등장하고요. 이 소설도 선임신이지만, 그 다음이 출산, 그리고 한참 뒤에야 연애를 합니다. 정확히는 연애가 아니라 그 때서야 고백을 한다고 볼 수 있고요. 따라서 소설이 끝날 때까지 주인공인 노아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매우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합니다.


실제로 연재 당시에는 밀리언 후작 클라우스에게 비난 댓글이 쇄도했습니다. 이렇게까지 고생시키면 어떻게 노아가 받아주느냐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요. 하지만 외전인 '클라우스 밀리언'을 읽으면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애초에 사라의 문제도, 노아에 대한 문제도, 이 모든 것은 소통부재가 원인이었나 싶으니까요.

그나마 소통부재의 본산(...) 클라우스를 용인할 수 있는 것은 노아의 우성 알파 동생이나 그 아버지가 보인 행태 덕분입니다. 이 세계관에서 오메가란 알파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존재이며, 누군가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존재니까요. 그것이 뒤집히는 때는... 내용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이만 줄입니다. 흠흠.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외전이 더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클라우스의 이야기만 하나 있어서, 달달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나마 달달한 것은 조아라 연재창에 올라왔던 발렌타인 데이의 외전인데, 현재 습작하셨는지 검색되지 않습니다.OTL



레이아드. 『검은 양 1-2』.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제목 이야기를 빼먹었군요. 집집마다 검은 양이 한 마리씩 있다지만, 제목에서 나타네는 저 검은 양은 아마도 해밀턴 가에서 노아의 존재를 가리킬 겁니다. 그 집안에서, 노아는 정말로 그 존재 자체로 검은 양일 겁니다. 그가 원하든, 그렇지 않았든 간에.



덧붙임.: 작가님, 외전 주세요, 외전! 외전! ;ㅁ;

왜 이 책을 구매했는지 곰곰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는데, 이 또한 트위터가 원인입니다. 정확히는 이 책이 번역된 것을 제 탐라의 어느 분이 장문의 타래로 다셨더군요. 그 때 호기심이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가, 다른 BL 원서와 함께 구입했습니다. 그 쪽은 책이 훨씬 얇지만 일본어라 읽는 속도가 더뎌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 책 다 읽었으니 슬슬 손대봐야지요.


이 책의 부제는 ''보이즈 러브가 사회를 움직인다"입니다. 영문 서명은 Theorizing BL as transformative genre: Boys' Love moves the world forward고요. BL진화론이라는 제목이나 보이즈 러브가 사회를 움직인다는 말은 크게 와닿지 않지만 영어로 바꿔 놓고 보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훨씬 확연하게 다가옵니다. BL은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움직인다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지만 공감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일이 있겠지요.



BL은 많이 읽지만 편식이 심해, 만화는 거의 손을 안댑니다. 이 책은 BL을 소재로 한 소설과 만화를 둘 다 다루기 때문에 모르는 작품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들어본 작품들이 꽤 있고, 해당 작품을 몰라도 그 작품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상세히 다루기 때문에 읽을 때 문제가 없습니다.


책의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앞부분은 일본에서 말하는 BL이 무엇이고 그 역사가 어떠한지 개괄적으로 다룹니다. 그리고 90년대부터 현재까지 BL의 모습을 크게 4가지로 나눠, BL이 어떻게 달라졌고 그 방향이 어떠한지를 세부적으로 밝힙니다. 목차를 보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BL은 미소년소설에서 시작하고 발전하여 나름의 정형성을 가졌고, 그 뒤에는 현실을 반영하며 점차 발전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일본 사회에서 더더욱 소외되는 여성들에게 커뮤니티 역할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제일 공감이 안되었던 부분은 맨 마지막입니다.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사회생활의 양상이 다르다보니 BL을 둔 커뮤니티도 나름 분위기가 다르군요. 무엇보다 동인시장과 출판상업시장이 최근까지도 완전히 분리되는 분위기라 더욱 그랬을 겁니다. 한국에서 동인작가들이 상업출판에 뛰어든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봅니다. 물론 몇몇 작가들은 출판소설을 내기도 했지만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전에 어떤 분이 성인동의 반응 전체를 올린 적이 있으니 그 이야기로 대신합니다.



하여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열심히 태깅을 했습니다. 가장 앞부분에 태깅한 건 역시 이 책이 말하는 BL 사관이로군요. 시대는 크게 셋으로 나누고 각 시대의 대표작 연재 시기를 표시하여 알아보기 쉽게 해뒀습니다. 거기에 게이 영화도 함께 추가. 다만 일본은 좌철이 아니라 우철이라, 자칫하면 표를 잘못 읽을 수 있습니다. 으으. 헷갈릴만 하네요.


이 책에서 보는 BL의 시조는 모리 마리 作 「연인들의 숲」입니다. 단편소설로, 196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이 분이 누구시냐면, 모리 오가이의 딸이랍니다. 모리 오가이는 한국에선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문학소녀』시리즈를 보신 분이라면, 부장님의 대학 졸업논문 주제가 모리 오가이였다는 걸로 대답이 될지도요. 쉽게 풀어 설명하면 한국 단편소설전집 등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의 딸이 BL 소설의 효시를 썼다고 보면 비슷합니다.(먼산)


모리 마리가 「연인들의 숲」 발표 3년 후에 기고했다는 에세이(p.27)를 읽으면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장 클로드 브리알리와 알랭 들롱이 침대 위에서 서로 기대고 있는 사진을 보고 멋진 남자와 소년의 연애를 썼다는데, 이 글을 보고 그 두 사람이 누군가 싶어 찾아봤다니까요. 아니,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우 잘 생겼습니다, 둘 다. 다만 알랭 들롱은 일전에 시오노 할망이 이야기한 것이 있어 살짝 선입견을 가지고 보게 되더군요. 여튼 도깨비의 두 주인공의 사진을 보고 좋다고 말하는 제 탐라의 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안심(!)했습니다.





구글링으로 찾은 Jean Claud Brialy와 Alain Delon. 1957년 칸 영화제랍니다.




'Les Amours Celebres'의 촬영 도중. Alain DELON, Jean-Claude BRIALY (Photo by Walter Carone/Paris Match via Getty Images).


원래 찾으려던 사진은 못 찾았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충분히 알겠습니다.





JUNE이라는 잡지와 관련된 시대는 잘 모르는 시대라 슬쩍 넘어갔고. 그러고 보면 『아이노쿠사비』나 『절애』 등은 크게 짚지 않고 슬쩍 넘어갔군요.


최근의 일본 BL 상업 시장에 대한 언급도 40쪽~41쪽에 언급됩니다. 최근의 경향은 다품종소량생산이라는데, 쉽게 말해 책 한 권에 대한 초판 부수가 이전보다 줄었답니다. 저자는 '상업 BL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작품마다 어느 정도의 매출 규모가 필요한데, 최근 그것이 위험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하는군요. 아무래도 불황의 지속, 주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세대의 구매력 감소, 젊은 세대의 수 감소 등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정확한 건 알 수 없지요.




얼마전 탐라에서 말이 많았던 BL의 여성혐오적, 성소수자혐오적 부분도 이 책에서 종종 언급됩니다. 그 중 하나가 정형화(p.56~)입니다. 남색을 하는 것아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 좋아졌을뿐이라는 것 역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라는 것이지요. 그럼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하는가-는 뒤의 칼럼에서 언급됩니다. 여튼 공과 수로 구별되는 남성성-여성성의 정형화 역시 여기서 나오며, 이러한 정형 BL은 '호모포비아를 전제로 하고 이를 재생산하는 이중의 호모포비아 장치'(p.61)로 지적합니다.



이러한 지적들 뒤에 나오는 BL의 진화는 여성성의 재검토와 동성애 묘사의 진화(p.136)로 나뉘어 기술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사들도, 정형BL을 지나서 넘어가면 게이정체성이나 남색에 대한 거부나 부정 없이 어떻게 궁극적 커플신화를 이루는지도 언급됩니다. 그 때 나오는 게 『플래쉬 & 블러드』인데, 기억이 맞다면 한국에도 번역 나왔을 겁니다. .. 최근권까지 다 나왔는지는 모르고요.

동성애를 둘러싼 이야기도 단순히 커플만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더 발전적이고 진화된, 어떻게 보면 사회가 나아가야할 모습을 그려낸 걸 보여줍니다. 168쪽의 커밍아웃 후 대사 묘사나, 그 뒤에 나오는 후지미 교향악단에서의 에피소드 소개나, 혐오를 거부하고 화합으로 가는 사회들이 갈 길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기서 되짚어, 한국의 상황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일본BL의 사례이기는 하나, BL의 정의나 발전사, 그리고 현재의 모습 등을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상세히 짚어 보여줍니다. 그래서 추천할만 한데, 거꾸로 한계도 거기에 있습니다. 한국의 사례가 아니니, 한국의 BL만화나 소설들에 적용하기에는 사뭇 다릅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상당히 다르고요. 이건 또 다른 자료들을 수집하고 봐야하는데, 그런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BL 출판은 상업판이 아니라 동인판이라 수집하기도 쉽지 않지요. 쓰려고 하다가는 편향된 자료나 편향된 정보만 얻기 쉽습니다.


읽고 싶사오니 누군가 그런 책을 써주시길 기다려봅니다.(눈물)



미조구치 아키코. 『BL진화론』, 김효진 옮김. 길찾기, 2018, 18000원.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상황도 궁금하다 생각했는데, 역자 정보를 보니 나올 모양입니다. 현재 한국 동인지 아카이빙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오타쿠 문화, 동인문화에 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니까요. 2018년 예정이라는데 기다려봅니다. 어느 쪽을 중심으로 나오려나요. 제가 겪은 동인 세계는 매우 협소하고 좁은 쪽이라 얼마나 언급될지도 궁금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올지도 궁금합니다만, 일본과 엮는다면 아마도 만화 중심이 아닐까 생각은 하는데. 솔직히 궁금한 건 소설 쪽 동인 활동이란 말이죠.'ㅂ'

부제에 이것저것 쓰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일단 눌러 참았습니다.


시간적 배경은 근미래이며 세계관이 독특합니다. 거기에 BL이고요. 알라딘ebook 트위터 계정에서 정보를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서 덥석 물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엊그제 G의 요청으로 도라에몽 사은품 구입에 맞춰 담다가 추가 구입했지요. 충동구매였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모형정원』을 9월의 도서로 올린다면, 『로스 오호스』는 10월 초에 읽었음에도 당당히 10월의 도서로 올려도 되겠다 싶은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양쪽 다 SF 계열이군요.

 

독특한 세계관은 운명적 만남이라는 데서 비롯합니다. 운명의 반려 이름이 몸에 새겨졌다는 네임버스와 비슷하게, 이쪽은 눈을 보면 바로 안다고 합니다. 운명은 눈이 같다는군요. 그래서 운명적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우 많이 등장합니다. 라디오 사연 소개 코너의 단골 이야기도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하지만 테렌스 레트, 테리는 좀 다릅니다. 선천적 시각장애로,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운명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센트럴이라 불리는 이 지역에서 시각장애는 운명을 비켜간 존재, 운이 없는 존재, 더 나아가 불운을 가져오는 존재로 받아 들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테리는 공공교육을 받는 동안애도 내내 따돌림을 당하고 고생합니다. 그의 악몽 주제도 여기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래도 부모님과 동생 조나단은 테리를 매우 아낍니다. 맞벌이인데다 조나단도 유명 향수회사의 조향사로 일하고 있어 집을 비우는 일이 많지만, 테리가 가족들의 사랑을 아낌없이 받는다는 건 빈번히 나옵니다. 그게 오히려 테리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짐이 되기도 하고요.

 

선천적 시각장애는 안구를 포함한 복합적 문제이긴 하지만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기계안구의 이식도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테리도 오랫동안 다녀온 병원에서 이식 제안을 받습니다. 그와 비슷한 시점에, 테리는 낯선 사람을 만납니다. 그레고리. 테리에게 자상하게 대하는 사람으로, 항상 그의 곁에 맴돌면서 다가옵니다. 이상하게 자주 만난다 싶었더니, 이웃이 되어 더 빈번하게 보는군요. 자상하고  친절한 그레고리와는 달리, 안구이식 문제로 새로 담당의가 된 닥터 라파엘은 매우 직설적이며, 독선적입니다. 테리의 주변인물들을 비난하는 모습에 더더욱 반감만 듭니다.


그러던 와중, 검사를 위해 마취를 하던 테리는 발작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발작이 일어난 뒤, 테리의 주변에는 큰 변화가 생깁니다.


 

까지만.

이 이상 언급하면 심각한 내용 폭로가 되니까요.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접어 두겠습니다.

 

알라딘의 책 소개에는 공이 둘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구입하고 읽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이미 책소개 기억이 휘발된 터라, 닥터 라파엘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시작합니다. 등장할 때부터 건방지고 독선적인 인물로 그려져 그렇습니다. 하지만 테리가 검사 도중 발작을 일으킨 이후의 라파엘은 굉장히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기억이 날아간 환자에게 찰싹 달라 붙어, 역전이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의 행동이 이어집니다. 결말까지 가기 전, 날아간 기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테리가 여러 사람을 만나는 와중에서 점점 그 괴리는 커지고, 결국에는 뒤통수를 맞고 뻗습니다.

 

아놔. 나 왜 그랬던 거야! 아무리 실마리가 부족했다지만 그럴 줄은! ;ㅁ; 정말로 생각도 못했단 말이닷!


근미래SF로서의 여러 장치를 충분히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우겨봅니다.

 

 

 

독특한 시점이란 건 그래서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테리고, 따라서 이야기의 흐름도 테리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고, 테리가 묘사하는 것은 시각적인 상태가 아닌 청각적인 모습들입니다. 그 때문에 독자가 갖는 정보는 매우 한정되어 있지만, 소설을 읽을 때는 아무래도 방심하기 쉽지요. 그 때문에 막판의 함정에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함정은 하나가 아닙니다. 시점에서 발생하는 함정도 그렇지만, 설마하고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함정이 하나 더 등장합니다. 이 두 가지 함정은 또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상세하게 설명이 나옵니다. 결말은 매우 달달하고 포근포근하니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애초에 결말이 제 취향과 거리가 멀었다면 10월의 소설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일은 없었을 거니까요.



pamelo. 『로스 오호스(Los ojos) 1-2』. 문라이트북스, 2018, 합권 6200원.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여러 SF적 장치입니다. 테리의 시각장애는 이 세계에서 상당히 보완됩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시각장애를 가진 테리도 무리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우며, 손목의 스마트워치도 테리가 혼자 돌아다닐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집에는 가사노동을 대신하는 로봇이 있고 스마트기기들이 청소뿐만 아니라 조리 등도 모두 돕습니다. 가벼운 대인기피증이 있는 테리가 혼자 집에 있어도 가족들이 덜 걱정하는 것은 이러한 장치 덕분이지요. 현재도 존재하지만 그것이 더 발전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한결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걸 테리의 시점에서 잘 전해줍니다. 그래서 더 좋았고요.:)




덧붙여. 읽은 직후의 트위터 감상에 적은 것처럼, 매우 좋은 소설이지만 두 건의 의료법 위반은 지적하고 넘어갑시다.

1.개인정보 및 개인의 의료정보 무단 유출

2.의료행위 당사자(황자)에게 의료 행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끝까지 감추었음.

이거, 비슷한 제목을 어딘가에 달았던 기억이 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모 라노베 감상 적으면서 달았던 제목인지도 모르지요.

BL, 그리고 가이드버스입니다. 센티넬 대신 에스퍼를 씁니다. 현대보다는 근미래 SF에 가까우며, 전체적으로도 SF입니다. 특히 몇몇 코드는 더더욱 그렇고요. 어떤 코드인지 미리 이야기하면 내용폭로가 되니 입 다뭅니다.



『모형정원』의 주인공은 서림과 도연입니다. 2년 전의 사건 이후 만난 적이 없던 두 사람은, 도연이 살고 있는 곳에 서림이 찾아오면서 재회합니다. 나중에 몇 번 등장하지만 만약 그 사건 직후 재회했다면 도연은 서림을 총으로 쐈을 거라는군요.


사람이라고는 만날 수 없는 곳에서, 그나마 태양열 전지판과 물탱크로 그럭저럭 자급자족이 가능한 집에서 홀로 지내는 도연은 마수의 공격으로 망가진 집을 수리하고 혼자서 덤덤하게 살아나갑니다. 이런 걸 제대로 해본 적은 없지만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움직이다보니 아주 못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비상식량과 정수한 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집을 수리하고, 또 필요한 물건들을 얻으러 돌아다니는 것은 무인도에 떨어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인류가 멸망한 것은 레벨 10의 에스퍼인 이강우가 게이트 앞에서 폭주하는 사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수들이 건너오는 문이었던 게이트는, 이강우의 폭주를 통해 이상 반응을 보이며 엄청난 크기로 확장되었고, 곧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마수들이 들어왔습니다. 에스퍼가 아니면 상대할 수 없었던 마수들 때문에 인류는 점점 그 수가 줄어들었지만 그나마 가이드들은 마수의 습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앙 앞에 가이드건 뭐건 의미가 있나요. 아귀다툼과 에스퍼만이 해치울 수 있는 강력한 마수의 습격 속에서 인류는 절멸에 가까운 길을 걷습니다.



도연이 홀로 지내고 있는 집을 찾아온 윤서림의 방문과 함께 과거의 이야기도 함께 진행됩니다. 도연이 왜 서림을 총으로 쏘려고 했는지, 도연이 왜 서림을 밀어내는지, 그리고 서림은 왜 도연을 이제야 찾아왔는지에 대한 답은 차례로 풀립니다. 결국 이 소설은 배신 당했던 도연이 서림을 만나서 다시 마음을 열고 손을 잡는 이야기입니다. 서림은 에스퍼로 각성한 이후에 벌어진 여러 일 때문에 누군가의 손을 잡거나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요청하는 일을 하기 어려우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모두 도연이 담당합니다.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려다가 사건 하나로 인생이 곤두박질 쳤고, 그 뒤에도 이 이상 더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던 도연의 삶은 오히려 아포칼립스의 세계에서 더 안온하며, 서림을 만난 뒤에는 에덴동산을 영위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소설은 도연과 서림의 구원담입니다. 『모형정원』이라는 제목 역시 모두가 죽고 이들 둘만 남은 에덴동산과도 같은 평온한 세상을 의미합니다. 테라리움과도 같고, 모형정원 같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런 세계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외전에 등장하는 세계는 정말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만큼 부러운 세계였습니다.(먼산)




가이드버스는 대개 SF 성격을 띄지만 이 소설을 더 SF로 보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이야기하면 내용폭로가 되니 살짝 접습니다. 거기에, 새로 추가된 가이드버스 설정이 있습니다. 같은 세계관도 어떻게 조율하냐에 따라 내용이 확 달라지는데, 그런 점에서 매우 취향에 잘 맞았습니다. 더불어, 가이드 차별적이기 쉬운 세계관에 그 설정이 추가되면서 방향이 뒤집혔으니까요.

다만, 그렇다해도 도연이 20대 초반에 겪은 여러 사건들 때문에 경고 표시는 해둡니다. 가스라이팅을 포함한 매우 다양한 형태의 인권유린이 있습니다. 마수가 있다고는 해도, 가이드버스 세계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해도, 분명 인권침해입니다. 그렇다보니 도연이 선택한 길과 서림이 선택한 길을 보고는 동조하지 않을 수 없네요. 애초에 그 둘이 선택한 길이 제가 바라던 길이기도 했으니.(먼산)



세람. 『모형정원』. M블루, 2018, 4천원.



8월도 그랬지만 9월도 독서량이 많지 않습니다. 최근의 독서는 대부분 기존의 책을 돌려 읽기 때문이라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심장이 아플 정도로 줄었네요. 으흐흐흑. 트위터를 많이 읽는 것도 독서량 감소에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종이책은 더더욱 안 읽고 있으니 반성하고, 각잡고 읽도록 하겠습니다.




르교. 『딜라잇 외전』.

BL, 현대, 아이돌, 회귀.

회귀한 기억을 바탕으로 판세를 바꿔버린 아이돌 소설이라면 『딜라잇』하고 『그의 엔딩 크레디트』를 꼽을 겁니다. 『딜라잇』은 본편 출간되었을 때도 외전이 상당히 많았기에 그걸로 끝이 아닐까 했는데 외전이 또 나왔습니다. 시크노블에서 나오는 책들이 이렇게 종종 외전이 나오더군요. 그 증거가 아래에...



Lee. 『데드라인 할리우드 외전』.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2주년 기념 외전』.

BL, 현대, 배우.

『데드라인 할리우드』와 『원 모어 퍼킹 타임』은 할리우드 배경 시리즈입니다. 여기에 한 편 더 추가되어 세 편이 이어지고, 다른 소설들도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번에 외전 나온 걸 읽다보니 도로 본편이 읽고 싶어지네요. 이달에 다른 책들을 덜 읽은 것은 그 때문이라고 추정해봅니다. 물론 가장 큰 원인은 트위터입니다.



해위. 『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마왕님 외전』.

BL, 판타지, 차원이동.

마왕님은 차원이동을 한 입장이니, 키워드도 차원이동이 들어갑니다. 이번 외전은 전편에서 달달하게 이어진 마왕님이, 연인과 꽤 달달한 형태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읽고 있노라면 이 분 염장하신다!라는 외침 밖에 안나옵니다. 소금은 밖으로, 설탕은 안으로. 그렇게 염장과 꿀 같은 신혼생활을 동시에 보여주십니다. 아무래도 본편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고,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공유하는 이전작, 『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이력서』를 안 보면 뜬금없을 이야기가 좀 있습니다. 순서대로 읽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로네베. 『몬스터 대공 1-5』.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앞서 리뷰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이혜린. 『제이와 로라 1-2』.

BL, 현대.

어떻게 보면 할리킹에 가까운 달달한 연애담입니다. 이전에 교보문고에서 구입했다가, 이번에 알라딘에서의 구입 정지 소식을 듣고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덥석 구매했습니다.

이렇게 계약 만료로 정지된 소설들은 어떤 경우에는 재출간되고, 어떤 경우에는 아닌데, 이쪽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쉐킷쉐킷』은 이번에 styleB에서 재출간되었더군요. 같은 표지인지 아닌지는 비교해봐야겠지만 일단 색감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소해. 『더블 캐스팅 1-2』.

BL, 현대, 아이돌.

캐스팅 담당이었던 소속사 실장과 아이돌 리더의 연애담입니다. 앞서 리뷰 올렸으니 넘어가지요.



퍼시픽. 『드라이 플라워 1-2, 외전』.

BL, 오메가버스, 현대, 할리킹.

이쪽도 앞서 리뷰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김아소. 『별의 궤도 3-5』.

BL, 현대, 아이돌.

만세! 드디어 다 구입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10월에는 알라딘에도 『별의 괴도』가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제목이 저런 건 오타 아닙니다. 스핀오프 외전이거든요.

『별의 궤도』는 소장본하고 외전 하나 차이가 있습니다.



라그돌. 『보르도』.

BL, 현대.

이건 아까워서 아직 손 못댔습니다. 우울하다며 땅굴 팔 어느 날에 꺼내 읽을 생각입니다. 책 소개만 봐서는 아는 분만 아실 이상한 나라의 눈토끼가 떠오르더군요.



세람. 『모형정원』.

BL, SF, 가이드버스, 아포칼립스.

어, 이런 걸 아포칼립스라 부르는 것 맞지요? 구체적인 감상은 따로 적을 예정입니다. 이달 구입 분, 읽은 책 중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의 책. 무엇보다 가이드버스를 굉장히 독특하게 해석해냈습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할 당시에 함께 달릴 걸 그랬다고 조금 후회했습니다. 조금이라는 것은 100%는 아니라는 것이니, 그 내용은 감상에서 따로 적겠습니다.




유우지. 『패션 PASSION 1-2』.

BL.

안 읽을 책을 왜 샀냐고 물으신다면, 그저 웃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10월 중에 올리겠습니다.



어셋. 『은빛 정원1-3』.

BL, 오메가버스, 동양판타지, 차원이동.

감상은 앞서 올렸으니 건너 뜁니다.



탄듀. 『거인의 오두막』.

BL, 판타지.

산 속, 거인의 땅에서 몰래 살던 꼬마가 우연히 거인을 만납니다. 그리고는 거인에게 거짓말을 해서 상황을 모면하지만 그게 거꾸로 거인과 얽히는 계기가 됩니다.

조아라에서 연재할 당시 재미있게 보았는데 출간된 뒤에 홀랑 잊고 있다가 엊그제 확인하고는 구입했습니다. 아마 연재 당시에 적은 감상들이 여럿 있을 겁니다.



연리향. 『잇페이 1-3』.

판타지.

이건 BL도 아니고 로맨스도 아니고 정진정명 판타지입니다. 굳이 따진다면 가족?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한참 있던 책을 이제 구입했습니다. 『당신의 세계』도 조만간 구입해야지요.



새벽바람. 『악역의 탄생 1-3』.

BL, 현대, 배우.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의 연애담입니다. 앞서 감상 올렸으니 건너 뛰지요.




다 적고 보니 엊그제 올린 짤막 감상 덕분에 이번 목록은 대강 적을 수 있었군요. 남은 건 『보르도』와 『모형정원』입니다. 『보르도』는 더 아꼈다가 볼 생각이고, 『모형정원』은 구체적인 감상기를 따로 올립니다. 이미 작성해둔 터라 조금 손보고 추가해서 이번 주 중으로 올라갑니다.




르교. 『딜라잇 외전』. 시크노블, 2018. 1200원.
Lee. 『데드라인 할리우드 외전』. 시크노블, 2018, 500원.
Lee. 『원 모어 퍼킹 타임! 2주년 기념 외전』. 시크노블, 2018, 700원.
해위. 『어떤 마법세계의 평범한 마왕님 외전』. 피아체, 2018, 1200원.
로네베. 『몬스터 대공 1-5』. 마담드디키, 2017, 1-5 각 3천원.
이혜린. 『제이와 로라 1-2』.
소해. 『더블 캐스팅 1-2』. 하프문. 2018, 1권 3200원, 2권 3500원.
퍼시픽. 『드라이 플라워 1-2, 외전』. 시크노블, 2018, 합본 10500원.
김아소. 『별의 궤도 1-5』. 시크노블, 2018, 각 3천원.
라그돌. 『보르도』. 블루코드, 2018, 2400원.
세람. 『모형정원』. M블루, 2018, 4천원.
유우지. 『패션 PASSION 1-2』. 2018, 각 5500원.
어셋. 『은빛 정원1-3』. 연필, 2018, 각 3천원.
탄듀. 『거인의 오두막』. 비터애플, 2018, 2800원.
연리향. 『잇페이 1-3』. 그래출판, 2013, 1권 무료, 2-3권 각 2천원.
새벽바람. 『악역의 탄생 1-3』. 더클북컴퍼니, 2018, 1-2권 각 4천원, 3권 2600원.


제대로 작성해야하지만 막상 쓰려 하니 만사 귀찮아서 느릿느릿 작성하는 감상기. 여기 안 올라오는 소설은 나중에 제대로 작성할 소설이라고 우겨봅니다. .. 아마도.

9월에도 자금 문제 때문에 그리 책을 많이 사진 못했기 때문에 전체 전자책은 많지 않을 겁니다. 종이책도 요즘 드물게 읽는데 좀 개선할 필요는 있네요. 어려운 책 빌려 놓은 것도 빨리 읽어야 하나 읽기 시러요.;ㅁ;


뭐, 당장 내일이나 모레쯤 9월 전자책 감상기를 따로 올리겠지만 이것도 미리 작성한 김에 올려봅니다.



로네베. 『몬스터 대공』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조아라에도 연재되었던 BL입니다. 초반에 보다가 다공일수의 분위기가 나오길래 접었는데, 정작 소설 보고 나니 외전편에서 확 방향이 바뀌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안 밀던 쪽이라 간단 감상 적고 고이 접었습니다. 덧붙여 모든 수수께끼는 에필로그 끝난 뒤에야 풀립니다.

별 생각없이 보던 소설책 속에서 처절히 이용 당하고 버림받은 대공에 감정이입했더니, 정신 차렸을 때 그 대공의 몸에 들어왔습니다. 그리하여 원래 삶에서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절치부심하여 소설 내용의 판을 완전히 엎어버리지요. 이야기 자체가 대공이 소설 등장인물들을 차례차례 감화(?) 시키며 포섭하는 겁니다. 대공에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하략)



소해. 『더블 캐스팅』

BL, 현대, 아이돌.

아이돌과 소속사 실장의 연애담입니다. 어쩌다보니 고등학교 다닐 때 코 꿰어서 선배와 함께 소속사를 하나 차립니다. 그리고는 그 소속사의 첫 남자 아이돌을 데뷔시키고 드디어 1위까지 오르게 하고 했는데, 메인보컬이 턱하니 고백해옵니다. 좋아한다고요. 물론 동료나 가족으로서의 좋아한다가 아니라 고백을 받은 겁니다. 그 때부터 실장님과 엄친아 아이돌의 밀고 당기는 연애담이 이어집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기업 설립에 뛰어 들어 그런지 둘의 나이 차이가 다섯 살입니다. 아이돌 데뷔가 조금 늦기도 했고요. 아이돌 소재를 좋아한다면 무난하게 읽을만 하지만 현실보다는 소설적 장치 느낌이 강합니다. 이게 가능해..? 라는 생각이 좀. 그렇지 않아도 아이돌과 그 소속사에 대한 기사를 아침에 보았거든요. 그거 읽으면서 소설 속 아이들들이 겹쳐 떠오르더랍니다.



퍼시픽. 『드라이 플라워』

BL, 오메가버스, 현대, 할리킹.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는 양육권을 얻지 못했지만 몇 년 뒤 재신청을 통해 로렌의 양육권을 받아왔습니다. 3년간 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생활했던 로렌은 다시 만난 어머니와 가난하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삽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쓰러진 어머니의 병명은 신부전증.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나 입원 비용 마련하고 생활비 버는 것만으로도 이미 아득합니다. 간신히 이식받을 신장을 찾았다고 했을 때 수술비용으로 막막하던 로렌의 앞에 대리모 제의가 들어옵니다.

할리킹 답게 부자인 알파공과, 고학생으로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가난한 오메가수가 만났다가, 사이가 좋아졌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클리셰적 이야기가 많아서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짐작은 되지만 그걸 잘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지요. 무난한 오메가버스 할리킹입니다.




어셋. 『은빛 정원』

BL, 오메가버스,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교통사고 뒤 정신차려보니 전혀 모르는 낯선 곳입니다. 그것도 동양풍-그러니까 동아시아풍 판타지 세계입니다. 자신은 황제의 유일한 후궁이고, 그래서 밖에 나갈 수도 없답니다. 애초에 몸도 매우 약한데다가 깨어나기 직전 자해를 했던 모양이라, 손목을 매우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래도 정원 나가는 것까지는 허락을 받는데, 거기서 궁에서 일한다는 사람을 만납니다.

이쯤에서 다들 짐작하겠지만 황제 외 출입금지라는 정원에서 만난 건 황제 본인입니다. 원래 후궁인 라야는 자신의 왕국을 멸망시킨 원수인 황제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래서 황제인 희사도 기억을 잃은 듯한 라야=현우에게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요.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그렇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던 현우가 희사와 만나고, 점차 희사에게 마음을 열고, 그러다가 황제와 아주 틀어질 상황이 되어 희사 본인이 황제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게 되고, 그게 두 사람이 하마터면 헤어질뻔한 사태를 만들고-라는 클리셰를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거 『드라이 플라워』도 비슷한 구조였군요.



『드라이 플라워』도 『은빛 정원』도, 두 주인공 중 한 쪽이 일방적으로 관계의 권력을 쥐고 있으며, 한쪽은 그걸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건 비슷합니다. 물론 양쪽 공의 성격 차이 때문에 그 권력을 드러내는가 아닌가는 다르지만요. 다만 주인공들의 관계가 좋아지다가, 공 또는 수가 갖고 있는 비밀 등으로 크게 갈등이 발생하다가, 갈등이 폭발하다가, 그 갈등 폭발의 원인이 공을 좋아하는/연모하는 반동인물에서 유래되다가, 헤어졌다가, 다시 복원되는 구조라는 점은 재미있습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로맨스소설이나 BL소설의 구조도 이런 경우가 많지요. 뭐, 순정만화에서는 갈등을 쥐고 흔드는 이들이 남녀주인공 각각에게 번갈아 붙어 등장하기도 합니다만..(먼산)




새벽바람. 『악역의 탄생』

BL, 현대, 배우.

한쪽은 배우, 다른 쪽은 각본가입니다. 시나리오 각색도 하지만 일은 들어오는대로 가리지 않고 하더군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학 다닐 때 마음 두었던 동아리 선배를 감독과 작가로 만납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 영화의 주연으로 낙점된 것이 어릴 적부터 매우 사이가 나빴던 인물입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동창이었고, 중학교까지 같이 다니다가 도중에 전학가면서 얼굴 안바도 되어 가슴을 쓸어 내렸건만 다시 볼 줄은 몰랐네요. 한데, 이 녀석이 약점을 잡고 협박하면서 관계가 또 꼬입니다.

만.; 앞부분 읽으면서 상당히 괴로웠습니다. 주인공이 괴롭힘 당하는 것이 전형적인 학교 폭력계입니다. 유치원 때도 좋아한다고 고백한 뒤 일어난 작은 다툼을 일방적인 폭행으로 바꿔 가해자-피해자 구도로 바꿨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계속 꼬리잡혀서 초등학교 때, 중학교 때까지 학교 내 따돌림의 대상이었다는 것이 읽는 제게도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되어 말입니다. 고역이었습니다...... 가해자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그와 관련해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몰렸던 것 같지만 공감하기가 어렵더군요. 더불어 그 '트릭'이 불가능할 거라 생각해서 말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적지요.(먼산)





로네베. 『몬스터 대공 1-5』. 마담드디키, 2017, 각 3천원.

소해. 『더블 캐스팅 1-2』. 하프문, 2018, 각3200, 3500원.

퍼시픽. 『드라이 플라워 1-2, 외전』. 시크노블, 2017, 합본 10500원.

어셋. 『은빛 정원 1-3』. 연필, 2018, 각 3천원.

새벽바람. 『악역의 탄생 1-3』. 더클북컴퍼티, 2018, 1-2권 4천원, 3권 2600원.



헥헥헥. 이렇게 썼으니 9월 전자책 감상기는 조금 가벼워질..까요?

가이드버스 세계관이라 근미래SF의 BL입니다. 이전에도 몇 번 말했지만 가이드버스는 대부분이 BL로, 가끔 NL이 나오기도 하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이 소설도 BL 세계관의 군대 배경입니다.



가이드버스는 그 구조 특성상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전히 군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요.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는 완전한 군대는 아니지만 민욱은 교관으로 오래 근무했고 나중에도 용병 비슷한 존재로 군에 잠시 근무합니다. 가이드버스에 군대 배경이 많은 건 초반에는 센티넬이라 불린 그 에스퍼들 때문입니다. 센티넬은 가이드를 필요로 하며, 센티넬의 존재이유는 마물 혹은 마수적 존재들 때문이라는 설정이 있어 그렇습니다. 마수나 마물을 퇴치하는 건 아무래도 기관보다는 군대가 낫지요. 무언가와 싸운다는 것은 전투 설정인 것이고, 그러면 군대가 유리하니까요.


이 소설은 마물이나 마수가 아니라 적국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인 한인석은 매우 강력한 사이킥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으로 팀의 많은 인물들이 사망했고 그 중에 인석의 페어였던 루어도 있었습니다. 최해성은 어릴 적에 루어 판정을 받고는 부모의 양육 포기로 기관에 소속되었으며, 그 뒤로 내내 군에서 자신과 맞는 사이킥을 찾았습니다. 10년이었나, 하여간 매우 오랫동안 소속이 정해지지 않고 여기저기 흘러다니다, 이번에 한인석의 루어후보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면접 당일, 인석이 폭주하는 바람에 가이딩을 시도하고, 가장 높은 단계의 가이딩까지 진행합니다.

그러니 흔히 말하는 몸 먼저 마음 다음 상황인 건데, 한인석은 이모저모 인생이 꼬여 있던 터라 해성을 내내 밀어 냅니다. 해성은 인석을 좋아하지만 자신을 밀어내는 모습에 상처를 받습니다. 그 때 이들 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두 사람의 직속 상관인 지원입니다.



초반에는 인석과 해성의 연애담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들어가면 갈수록, 이 둘뿐만 아니라 1팀 전체의 이야기가 됩니다. 모종의 사건으로 팀의 인원이 상당수 사망하며 그 여파로 지원의 페어인 철민에게도 문제가 생깁니다. 인석과 해성이 자리를 잡으면서 팀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팀의 맏형이자 구심점이던 지원은 그 자리를 인석과 해성에게 내줍니다. 둘은 팀의 1페어이자 가장 오래된 페어로 다른 이들을 이끌어 엄마 아빠 역할을 합니다. .. 아니, 정말로요. 막내도 생기고, 큰형도, 작은형도 생깁니다. 소설 특성상 여성은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왜인지 다들 포지션이 부모와 그 자식들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그럼 지원이나 철민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니, 조부모...?



이야기의 중심은 상처많은 이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데 있습니다. 가장 엇나가는 것 같던 인석도, 경훈도 각자 자리를 잡고 옛 일들을 털어냅니다. 그리고 새로운 유사가족을 만들어 가지요.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BL소설을 읽다보면 가족의 형태가 아빠-가장, 엄마-가정주부, 그리고 그 자식들로 이루어지는 가부장적인 형태말고도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선입견을 깬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 않을까요.'ㅂ'



신소현.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1-4』. 더클북컴퍼니, 2016, 각 3800원.


톡소다 공모전 당선작으로, 그 뒤 톡소다에서 연재하여 완결난 뒤 독점 기간을 거쳐 다시 전자책 출간 독점까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래서 연재 시기에 비해 알라딘에서 구입한 시기가 많이 늦었지요.

분야는 BL, 판타지. 그리고 제목에 적었듯이 배틀호모 타입입니다. 마족사냥꾼인 유진이 황궁에 나타나는 마족을 잡기 위해 위장잠입했다가 황자님과 엮이는 내용입니다.



유진은 마족사냥꾼으로 돈을 매우 좋아합니다. 마족을 잡는 이유도 돈벌기 좋기 때문입니다. 여러 팀들과 같이 움직이긴 하지만 그 팀이란 것도 상당히 느슨한데다 돈 조금만 더 벌면 은퇴하고 느긋하게 날을 보내는 것이 꿈입니다. 어느 날 고위 마족을 쫓다가 정체모를 인물의 간섭으로 놓치는 일이 발생합니다. 원통함에 이를 갈던 찰나, 대장을 통해 의뢰가 하나 들어옵니다. 왕궁은 원래 마족이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결계를 쳐두고 신전에서 관리를 하는데, 이상하게 마족이 출몰한다고요. 그 사실이 알려지면 좋을 것이 없는 신전에서는 유진을 신관으로 가장시켜 왕궁에 출입하도록 제안합니다. 대신 의뢰금을 왕창 주겠다며 말입니다.

돈이 우선이니 유진은 신나게 의뢰를 승락합니다. 그리고 몇 번 만났던 황자 케네스가 그 사건에 얽혀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 줄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공은 마족사냥꾼 유진과 황자 케네스입니다. 신관보다 더 신관 같은 금욕적인 인물 케네스와, 신관으로 가장해 들어왔지만 쾌락을 즐기고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인물인 유진은 사사건건 충돌합니다. 게다가 케네스는 숨길 것이 한 둘 있는게 아니었거든요. 둘이 엮이는 것은 두 사람의 목적은 달라도 최종목표가 동일했다는 것과 케네스의 외양이 유진의 취향이었기 때문입니다. 후궁이었던 케네시의 어머니도 미인이었지만 케네스도 상당한 미인이니까요. 그리고 유진은 얼굴에 약합니다. 뒤에 가면 대놓고, '얼굴에 반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이 둘의 연애가 소설의 주 내용이라면 거기에 친 양념은 케네스의 비밀입니다. 그가 갖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황궁을 탈출하려는지가 소설에 양념을 더합니다. 둘이 함께 걸어갈 것이란 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그러니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그 둘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와 케네스의 비밀과 관련해 그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외전이 나올 법합니다. 뭐, 이것도 독점일 것이니 아직 보려면 멀었군요.(먼산)



두나래. 『마족사냥꾼1-2』. 마담드디키, 2018, 3500원.



톡소다는 교보문고에서 만든 사이트입니다. 마담드디키도 톡소다의 시작 전후부터 전속 계약작을 출간하기 시작했지요. 다시말해 출판사 교보문고의 레이블 중에 마담드디키가 있는 겁니다.


이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전자책의 용량과 가격에 대한 비교를 했던 것도 이 출판사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연재중인 작품도 배틀호모로군요. 싸운다는 쪽은 현재 연재작 『카운트다운』이 더 강합니다. 『마족사냥꾼』은 그보다는 더 알콩달콩한 쪽이네요. 물론 연재작이 아직 초반이라 뒤로 가면 어찌될지는 봐야 알겠습니다. 지금도 슬슬 꿀을 붓는 모양새라.;

그래도 올려 놓은 감상이 많아서 슬쩍 넘어가도 되는 것이 많습니다. 아직 작성 못한 것도 빨리 해야지요. 『마족 사냥꾼』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읽었고, 『밤이 들려준 이야기』는 2부 나오면 함께 올릴 생각에 기다리는 중입니다.



서지현. 『아콰터파나 14』

판타지.

15권이 완결이라 했는데 이제 곧입니다. 외전권도 나오겠지만.... 그렇지만 최근에는 소식 없이 잠수중이십니다.ㅠ_ㅠ 15권은 언제쯤 나올까요. 올해 안에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지만, 어차피 아콰터파나도 리디북스 독점 후에 들어오니까요. 흑흑흑. 분명 마지막 소식이 15권도 집필중이시라는 것 같았는데 현업이 바쁘시니 건강 괜찮으시기를 기원할 따름입니다. 매번 댓글 달 때도 그렇지만 건강이 제일 우선이고 집필은 그 다음입니다.



당수. 『스타리 아이드 본편, 외전』

BL, 현대.

배틀호모라고 하여, 주인공들이 격하게 충돌하는 내용의 소설을 그렇게 이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키워드 역시 배틀호모입니다. 정말로 치고 받고 싸운다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밀당이 매우 격하여 정말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대립하는 관계다보니 서로 반해 놓고도 아니라고 우기는 솜씨역시 일품입니다. 먼저 반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고백하는 쪽이 지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가끔은 먼저 반한 쪽이 이기는 거라는 다툼도 있을법 하고, 그런 거죠.

둘 다 부잣집 자식이라 다툼의 스케일도 매우 큽니다. 별의 이름을 붙인다든지, 국보급 문화재를 갖다 준다든지, 우주항공사업에 투자한다든지 그렇습니다. 부자들의 경쟁이 어떻게 경제적 가치를 갖는지 감상하시죠.



네이선 로웰. 『대우주시대』, 이수현 옮김. 구픽, 2017

SF.

SF와 판타지의 경계는 참 모호하지요. 그래도 이건 SF로 분류합니다.

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궁금한건, 주인공인 이쉬가 뚱뚱한가 아닌가의 문제입니다. 키가 150cm 남짓으로 작다고 나오는데 몸무게가 50kg. 그러면 통통하다 생각하게 마련이거든요. 근데 또 날마다 운동하고 체력 관리를 하는데다 빼빼말랐다는 묘사가 많습니다. 뼈가 통뼈라 무게가 많이 나가 그런걸까요.

여행 가서 읽을 생각에 여행 전에 질렀습니다. 그리고 매우 즐겁게 읽었지요. 몇 번 읽어도 이 책 참 좋습니다.



Rana. 『레이디는 검을 겨눈다 1-3』. 연필, 2018, 각 4300원.

판타지, 로맨스, 환생.

앞서 감상을 올렸던 고로 넘어갑니다.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1-2』. 피아체, 2018, 1권 3800원, 2권 3200원.
BL, 현대, 퇴마.

BL쪽에서도 종종 퇴마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그러고 보니 공포쪽으로 하나 또 퇴마물 연재되던 것 있었는데, 최근에는 안 올라오는군요. 그것도 불펌 문제 때문에 연재 접으셨나 아닌가 가물가물합니다.

특성상 공포소재가 많아, 여름에 읽으면 매우 잘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조아라에서 2부 연재가 끝난 것을 보고 조금 보다가, 이게 2부면 1부도 있겠지 싶어 검색했다가 읽고는 홀딱 반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감상에서 다루지요. 하지만 2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올릴 생각이고, 2부는 지난 달에 리디북스 공개가 되었으니까요.






김아소. 『별의 궤도 2』

BL, 아이돌, 연예계.

감상은 앞서 올렸습니다. 종이책이 있다보니 전자책은 아주 천천히 한 권씩 구입중입니다. 현재 『별의 궤도』의 스핀오프 외전인 『별의 괴도』(폭소)가 리디북스에서 선행공개되어, 이퍼브 출간 되기만을 기다립니다.

『별의 궤도』 나머지 권도 차근차근 구입 예정인데, 아마도 알라딘 사은품을 받기 위해 슬쩍 책 구매 금액 마줘야 할 때 끼워 넣을 겁니다.



최성하. 『공작님의 곰인형 1-3』.

판타지, 로맨스.

앞서 감상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신소현. 『일상, 비일상 1-2, 외전』. 나이츠문, 2018, 1권 2800원, 2권 2400원, 외전 2800원.
신소현. 『가장 평범한 일상』.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컬러즈』.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달콤, 쌉싸름하게』. 더클북컴퍼니, 2017, 3800원.
신소현. 『LOVESOG(러브송) 1-2』. 더클북컴퍼니, 2017, 각 3300원.

BL, 현대.

이 책 다섯 권은 감상을 따로 올렸으니 넘어갑니다.



신소현.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1-4』. 더클북컴퍼니, 2016, 각 3800원.

BL, SF, 가이드버스.

가이드버스로 추정합니다. 에스퍼와 가이드로 나뉘어 있고 분위기는 조금 다르지만 에스퍼에게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점은 같으니 용어만 바꾼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이드와 에스퍼 둘 다 능력이 발현되면 기관에 소속되기 마련입니다. 해성은 가이드로 발현된 뒤 어머니가 기관에 맡기는 것을 동의하면서 기관에 소속되어 내내 자랐습니다. 정확히는 군이지요. 군에 소속되어 있는 동안 여러 에스퍼를 만났지만 매번 페어가 되는데 실패합니다. 몇 년 간을 그래왔던 터라 이제는 체념에 가까운 상황이 되었지만, 새로운 에스퍼는 첫 만남에서 폭주하는 걸 막다가 결국 가이딩의 최고 단계까지 갑니다. 그리고 매칭율도 낮지않게 나와서 새로 짝을 이루게 되고요. 하지만 페어가 된 인석은 해성을 매번 밀어냅니다. 뒤늦게 합류한데다, 해성이 새로 합류한 A팀의 분위기도 뒤틀려 있는 상태라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애정을 갈구하던 해성은 팀 상관인 지원의 구애를 받아 들여 연인이 됩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소설이고, 조만간 감상도 따로 올리겠습니다.=ㅁ=



잼베리. 『디센트(Desecnt) 1-4』. 피아체, 2018, 1-3권 각 3500원, 4권 3천원.

BL, 판타지.

앞서 감상 올렸으니 넘어가려다가. descent는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1.혈통 2.하강 3.강하 4.유래 5.급침입


뜻의 범위가 넓은데, 이 다섯 가지를 맞춰보면 얼추 소설 내용과 맞아 떨어집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과연, 그래서구나 싶지요. 가장 큰 부분은 1번일 겁니다. 소설의 중심 내용은 연애담이지만 그들의 연애를 가장 방해하는 것은 저 혈통 문제입니다. 주변 환경이 꼬여 있는 것 역시 저 혈통문제고요. 그걸 막판에 엎는 것이 아일리스이니, 그 두 사람이면 괜찮을거라 봅니다. 무엇보다 키에란이 워낙 막강 인재라 여차하면 둘이서 손잡고 도망가면 됩니다. 물론 키에란이나 아일리스나 둘 다 그 '도망'이라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지요. 키에란은 가능한 버티려할 것이고, 아일리스는 도망치기 전에 엎을 겁니다.



두나래. 『마족 사냥꾼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500원.

BL, 판타지.

이쪽도 굳이 따지자면 배틀호모? 외전편도 나올 것 같으니 기다리는 중입니다. 교보문고의 톡소다에서 공모전 당선되어 연재된 소설이라 독점 기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두 권 안에서 깔끔하게 끝나는, 발랄한 소설입니다. 얽히고 섥히는 것 없이 스트레이트로 진행되니 걱정 안하고 보셔도 됩니다. 제목 그대로, 마족을 사냥하여 고액의 수입을 올리고 곧 은퇴하여 느긋한 생활을 보내려던 유진이 황자님의 사정에 얽혀서 코 꿰인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적으면 유진이 안쓰러워 보이지만 사실 불쌍한 쪽은 황자님, 케네스쪽이 아닐까요. 하하하.;



감상을 많이 적었다며 건너 뛴 소설이 많으니까요. 미처 못 올린 소설들도 조만간 적겠습니다. 부지런히 써야해요.=ㅁ=



서지현. 『아콰터파나 14』. 노블오즈, 2018, 3천원.
당수. 『스타리 아이드 1, 외전』. 고렘팩토리, 2018 각 3600원, 800원.
네이선 로웰. 『대우주시대』, 이수현 옮김. 구픽, 2017
Rana. 『레이디는 검을 겨눈다 1-3』. 연필, 2018, 각 4300원.
2RE. 『밤이 들려준 이야기 1-2』. 피아체, 2018, 1권 3800원, 2권 3200원.
김아소. 『별의 궤도 2』. 시크노블, 2018, 3천원.(1-5, 각 3천원)
최성하. 『공작님의 곰인형 1-3』. 제로노블, 2018, 각 3300원.
신소현. 『일상, 비일상 1-2, 외전』. 나이츠문, 2018, 1권 2800원, 2권 2400원, 외전 2800원.
신소현. 『가장 평범한 일상』.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1-4』. 더클북컴퍼니, 2016, 각 3800원.
신소현. 『컬러즈』.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달콤, 쌉싸름하게』. 더클북컴퍼니, 2017, 3800원.
신소현. 『LOVESOG(러브송) 1-2』. 더클북컴퍼니, 2017, 각 3300원.
잼베리. 『디센트(Desecnt) 1-4』. 피아체, 2018, 1-3권 각 3500원, 4권 3천원.
두나래. 『마족 사냥꾼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500원.


가끔은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짓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정리하면 12월과 1월이 편합니다. 적어도 연말에 정리할 때 덜 까먹으니까요. 아니, 뭐, 조아라 감상기를 대신해 이러고 있는 것도 참.(먼산)

제목을 두고 저런 헛소리(...)를 넣을까, 아니면 제목의 뜻 그대로가 소설 내용이라는 말을 쓸까 하다가 전자를 선택했습니다. 제목의 뜻을 모르고 보았다가 다시 찾아본 지금은 사전에 나온 뜻 그대로가 모두 다 소설 속에 있음을 알지만, 모르고 보았을 때는 그냥 그러려니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제목 뒤에 적은 그대로, 세계멸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분류는 BL이고, 전체적으로 소프트에 가깝습니다. 베드신이 있지만 건너 뛰고 보아도 크게 무리 없...지만 소설 자체가 두 사람의 연애담을 다룬 것이니 그런 달달한 맥락이 뼈대를 이룹니다. 로맨스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겁니다.



키에란은 신성기사단의 총기사단장입니다. 약관을 넘긴지 얼마 되지 않은,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사로서의 재능은 평범한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총기사단장입니다. 그리고 아일리스는 키에란을 보좌하는 부단장으로, 3황자입니다. 기사로서의 실력도 출중하고 행정능력도 뛰어나며 신성기사단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그, 술식의 재능도 범인의 것을 뛰어넘어 천재라 불릴만 합니다.

그리고 소설은 이 둘이 서로 호감을 갖고 있다가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둘 다 자신의 마음을 감추는데 급급한데다, 아일리스가 제국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사교성이 좋아서 키에란은 일찍부터 마음을 접어 두었고, 아일리스는 자기와 연애하는 것이 어떤 사단을 일으키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으므로 키에란이 모르게 주변을 맴돌며 벌레만 제거합니다. 이 둘이 연애에 성공하는데는 한참 걸리며, 그리고 그 사이에 사건이 이것저것 터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면서 마무리 됩니다. 문제는 그 사건이 제국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사건이었다는 겁니다. 연애담으로 보면 사건은 뒤로 밀리지만, 사건을 앞에 놓고 보면 잠재되어 있던 여러 감정들이 폭발하여 제국의 멸망, 나아가 세계의 멸망까지 갈 수 있는 사건 중에 둘이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초반에는 약간 위화감이 듭니다. 소설은 키에란을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야기도 키에란의 시점에서 펼쳐집니다. 가끔 등장하는 외전은 아일리스가 주인공이지요. 그래서 초반에 드는 위화감은 그겁니다.


"왜 아일리스가 아니라 키에란이 총기사단장이지?"


성인이 된지도 오래되지 않았고, 애초에 기사단장이 되었을 당시 열일곱이었습니다. 게다가 검을 잘 쓰는 것도 아닙니다. 술식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술식을 쓰는 모습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부단장인 아일리스는 위로 열 살 차이의 쌍둥이 남매가 있는 셋째입니다. 황제와 황후의 자식 맞고, 실력도 출중합니다. 외모는 두말할 나위 없지요. 그야말로 그려낸 듯한 인물인데 왜 그가 아니라 키에란이 총기사단장일까 싶습니다.

그 이유는 종종 키에란도 떠올립니다. 키에란은 기수(旗手)이며, '모든 이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깃발을 흔드는, 그 깃발 자체이기도 한 존재'입니다. 왜 그가 그런 존재가 되었는지는 아일리스의 시점에서 등장합니다.


3년 전, 제국에는 혼돈의 마물이 출몰합니다. 제국이 성립되었을 당시 초대 황제는 이 혼돈을 무찌르고 붉은 구세사로서 제위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 3년 전에 이교도들이 다시 한 번 그 때의 마물을 만들고자 하여 실제 만들어 냅니다. 그 때의 복제품에 지나지 않았다고는 하나 마물은 그 주변을 다 먹어치우고 초토화시킵니다.

제국은 혼돈을 물리치기 위해 술사와 기사, 사제들로 구성된 대규모 인력을 파견합니다. 그리고 그 때의 수장은 아일리스였으며, 혼돈을 물리친 것은 키에란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다 밝히면 재미없으니 그 구체적인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아일리스의 시점은 여러 번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가 키에란과 아일리스의 첫 만남입니다. 그 때 아일리스의 심정은 몇 번이고 읽어도 웃음이 납니다. 그의 당황과 혼란과 경악이 동시에 읽히는 그런 이야기였지요. 다만 같은 때를 키에란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내면 또 다릅니다.


이들 둘이 처음 만나고, 호감은 있지만 마음을 서로 접거나 혹은 본격적으로 구애하는 그 상황에서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납니다. 사건은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에서 발생한 것이기도 하고 그 둘의 장래와 관련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해결되기 전, 가장 큰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키에란이 아일리스에게 건넨 그 대사는 진짜로 달달하네요. 지금까지 읽었던 그 어떤 로맨스 프로포즈보다 더 무섭고 더 격하며 가장 로맨틱합니다. 그리고 그걸 실현시킬 힘이 있다는 것이 또 무섭지요.


앞부분을 읽어나가면 키에란은 매우 약한 존재로 보입니다. 하지만 읽어나갈 수록 키에란에 대한 감정이 바뀝니다. 초반에는 어리숙한 인물, 그 다음에는 자기 자신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 그 다음에는, 인간 이상의 존재로. 아일리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일리스가 그 때 잡지 않았다면 아마 키에란은 그대로 살아갔을 겁니다. 그리고 뒤에 일어났던 사건들도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대신 제국은 점점 더 망가졌을지도 모르지요. 제국에 또 다른 활력과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이 둘의 만남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둘 다 첫 만남에서 첫 눈에 반해놓고는 내내 자각 못하고 있다가 한참을 돌아서야 손을 잡은 거니까요. 고생은 많이 했지만 결말을 보면 흐뭇하게 커플을 바라보게 되니 좋습니다. 달달하기도 하고, 그 둘의 고생이 정말로 세계 멸망을 막아내는 것이었으니 몇 번이고 칭찬해도 됩니다. 정말로요.




이 소설에는 마법이 아니라 세계를 구성하는 규칙을 이해하는 술식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를 태생적으로 체득하고 있는가, 아니면 공부하여 알고 있는가에 따라 술사와 학사로 나뉩니다. 제국 내에서는 술사를 학사보다 높게 보고 있으며, 이는 초대 황제, 붉은 구세사가 술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피를 이어 황제도 대대로 술사로서의 능력이 높은 이를 추천하고요. 능력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게 발목을 잡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세부 설정을 포함해 켜켜이 잘 쌓아 올린 좋은 판타지입니다.:)



잼베리. 『디센트 1-5』. 피아체, 2018, 각 3500원.



그러나 편집 상태에 대해서는 불만이 한 가득입니다. 장면전환이 되는 부분이 많은데 구분선이나 문단 구분이 약합니다. 보통 장면이 바뀌면 단락을 바꾸고 앞 문단과도 여러 줄 띄워 놓는데 그걸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때문에 읽다가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장면이 바뀐 거더군요. 그런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편집 미스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피아체가 원래 그런 출판사가 아닌데 왜 그랬지?

...인 고로, 그 시리즈를 몽창 모아봅니다. 모두 현대 배경의 BL이고요.


발단은 최신작인 『일상, 비일상』이었습니다. 아마 알라딘의 추천 목록에 있어서 들어갔다가, 내용 소개글을 읽어보니 앞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 보았다가, 첫 출간작인 『가장 평범한 일상』부터 시작해 『컬러즈 Colourz』와 『달콤, 쌉싸름하게』, 『LOVESONG(러브송)』, 그리고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작가의 가이드버스 계통으로 추정하는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까지를 몽창 구입해 몽창 읽었습니다.


문제라면 한 번에 다 읽어서 각각의 내용이 마구 헷갈립니다. 아냐, 그래도 소설의 특징대로 제목을 붙여 놓아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가장 평범한 일상』은, 평범한 일상을 갖고 싶었던 문세정과, 그런 문세정의 일상을 찍기 위해 왔던 카메라 감독 김지훈의 이야기입니다.

문세정은 예전에 작은 독립영화에 출연해 반짝 떴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간 어디서 무얼하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설 첫머리에서 그는 휴먼 다큐멘터리의 제안을 받고는 어거지로 수락합니다. 본인은 전혀 할 생각이 없고 사생활에 대해서도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프로덕션의 작가에게 말려들어가 찍는 것을 허락했던 겁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전혀 촬영하지 말 것, 그리고 데뷔 당시 상대역이었고 데뷔 계기이기도 하며 지금은 아주 유명한 배우인 한성주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입니다.

딱 3일간의 촬영만 허락받았기에 지훈은 집 여기저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다른 보조 카메라맨과 함께 문세정의 밀착 촬영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쉽지 풀리지 않습니다. 그 짧은 촬영기간 동안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릅니다.



그 다음으로 읽은 것인 『일상, 비일상』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앞서 등장한 한성주입니다.

배우 한성주는 5년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어느날 차입니다. 그것도 일방적인 결별 선언을 들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데, 집에 들어와보니 낯선 이가 있습니다. 넓은 집이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많은데다가, 애초에 그 집도 대학선배이자 소속사 사장인 동현의 명의입니다. 그러니 동현이 들인 낯선 인물에 대해 뭐라 해도 소용이 없었고요. 워낙 성격이 나쁜지라 매번 날을 세우고 대하지만 동거인인 김정우는 무심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점차 성주도 정우의 존재를 묵인하고 그냥 저냥 무난하게 동거합니다. 둘의 관계가 바뀐 것은 성주의 동생인 성훈의 결혼식 직후입니다. 신랑의 가족으로 결혼식장에서 여러 손님을 맞이하던 성주는 옛 애인 커플을 만나게 되고 그 장면을 정우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 날 무너진 경계 때문인지 성주는 아예 정우를 자신의 선 안으로 들이고 일상을 이어갑니다.


물론 이야기가 그렇게 잘 풀릴리 없다는 건 아실겁니다. 비일상이 한 차례 왔다갔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한성주의 일상과 비일상의 이야기는 엉뚱하지만 또 엉뚱하지 않은, 그의 일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이 외전에서 대신 설명을 해줍니다.



『일상, 비일상』을 읽다보니 등장하는 인물 중 몇이 뜬금없지만 비중있게 나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안 읽은 다른 소설들을 순서대로 읽습니다. 그래서 먼저 본 것이 『컬러즈』입니다.



『컬러즈』는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인물의 이야기 같지만 『일상, 비일상』에 등장한 누군가가 주인공입니다.

나는 고3의 어느 봄날, 벚나무 아래를 걷는 전교 부회장에게 홀립니다. 괴기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시선을 빼앗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같은 뿔테 안경에 같은 학교, 같은 나이임에도 왜 자신은 뚱뚱한 외톨이어야 하는가 불만을 갖고는 결심합니다. "이제 이런 나와 안녕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진취적인 성격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원래의 소심함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도 그런게,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회사 사장의 취향대로 차려입은 선정원은 고시원에서 여전히 혼자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다 사진동호회의 출사 공지를 보고 처음으로 나갔다가 조성호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의 그 전교 부회장, 노수민도 만납니다. 노수민을 피하기 위해 조성호와 같이 어울리는데, 이 사람 성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연락은 계속와서 같이 술 마시고 사진찍으러 다니고, 그렇다보니 출사에는 덜 나가게 되고 하는데... 그런데.....


책 소개글에는 조성호가 비중있게 소개되어 조금 조마조마했지만 조성호는 일종의 장치라고 봅니다. 선정원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고 노수민과 선정원이 이어지는 판을 깔아준 것이 조성호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조성호라는 '이물질'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튼 전체 이야기 중에서 가장 달달한 커플은 이 둘이라고 단언합니다. 다른 소설 속에서도 인상적으로 남은 것이 이들이고요.



『LOVESONG(러브송)』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이 『달콤, 쌉싸름하게』고요.

김진솔과 민성훈은 소꿉친구입니다. 진솔은 대학을 나와 취직했다가 부장의 괴롭힘을 두고 호기롭게 사표를 던지고 나왔지만 재취직에 실패하여 집에 있는 백수고, 성훈은 대학을 다니다 중간에 때려치우고 음악을 합니다. 같은 지역에, 같은 교회를 다니다보니 어머니들이나 양가의 가족도 모두 알고 있는 사이고요. 하지만 이들 둘은 군대 다녀온 뒤 있었던 교회의 수련회 이후 서먹한 사이가 됩니다.

이런 둘의 미묘한 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같은 교회 출신이고 소꿉친구인 윤구의 결혼식에서 입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한 진솔은 재취업에 성공하여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있는 홍대는 또 성훈의 밴드 연습실이 있는 곳입니다.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느 날, 직장 동료와 회식 비슷한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정말로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또 틀어집니다.

말하자면 소꿉친구를 좋아하고, 그게 또 마음에 걸려 멀리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의 연속입니다. 이들 둘의 문제는 김진솔이 언젠가 화내는 자리에서 줄줄 풀어 놓습니다. 먼저 좋아해서 약자의 입장이라 생각하는 누구씨와 눈치가 없는 누구씨의 조합. 역시 인간관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의사소통이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달콤 쌉싸름하게』는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러브송』이나 『컬러즈』에서 언급된 회사가 배경이고요.

정지현 대리의 옆팀 팀장님은 성격이 괴팍하지만 업무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느 날 문득, 팀장님을 계속 눈으로 쫓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형들이 둘 다 커플이고, 성별은 장애물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보았으니 팀장님께 가지는 이 감정이 연애감정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지현은 어쩌다 보니 회사 사람은 아니고 업무 관계자인 누구에게 이 연애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앞편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밴드 크래프트의 멤버 세준입니다.

앞서 다른 이야기에도 등장했던 사건들이 이어져 맞물리면서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끕니다. 이 커플도 꽤 귀엽습니다.



이렇게 시리즈를 다 본 셈인데. 『가장 평범한 일상』은 『일상, 비일상』과 이어지지만, 『일상, 비일상』은 『컬러즈』, 『러브송』, 『달콤, 쌉싸름하게』의 맨 뒤에 붙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상 그렇게 되네요. 『일상, 비일상』의 특정 장면에서 느꼈던 일종의 위화감도 사이의 세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무리 없이 이해가 됩니다. 거꾸로 말하면 각각의 소설을 각자 소화하는데는 살짝 위화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컬러즈』는 앞서 이야기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전개되다보니 앞 이야기를 몰라도 되고, 『달콤, 쌉싸름하게』는 다른 이야기를 읽고 보는 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러브송』도 앞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만, 아니어도, 이 소설의 중심축은 소꿉친구들 사이의 애정사뿐만 아니라 자격지심을 극복하는 과정이니 단독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나저나 두 권에 걸쳐 행패를 부린 누구씨는... (먼산) 뭐, BL에서 여성은 이런 포지션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걸까요. 음...(먼산)


신소현. 『가장 평범한 일상』.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일상, 비일상 1-2, 외전』. 나이츠문, 2018, 각각 2800원, 2400원, 2800원.

신소현. 『컬러즈Colourzs』.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LOVESONG(러브송) 1-2』. 더클북컴퍼니, 2017, 각 3300원.

신소현. 『달콤, 쌉싸름하게』. 더클북컴퍼니, 2017, 3800원.


외국인은 아니고, 외계인은 더더욱 아니고. 그래서 이계인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의 외전으로, 후일담에 가깝습니다. 근데 그 후일담이 전자책 한 권 분량이라는 거죠.


전작을 보지 않으면 스포일러를 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거, 사실 큰 내용폭로는 아니라고 우겨봅니다.






용사는 최종보스인 마왕님의 급소인 뿔을 잘라 던전공략에 성공했고, 자신이 자른 뿔은 고이 기관에 넘깁니다. 마왕이 무사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마왕은 속이 터집니다. 왜냐하면 뿔을 자신이 받았다면 그대로 돌아갔을 테니까요. 하지만 진 것은 자신이고, 좋은 의도로 한 일을 어쩌나요. 투덜거리면서 연구원에 들어갑니다.

애초에 뿔 잘려서 뻗은 뒤에 자신을 발견한 것도 공략된 던전을 정리하던 정부나 기관쪽 사람들이었고, 뿔을 받으려면 5년은 기다려야 하니 이 세계에 체류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법기술 연구에 협조하기로 정부와 합의하고, 한국마법기술연구원의 연구원 자격을 받습니다.


연구원에서 하는 일은 주로 심리상담과 마법기술 연구의 보조 혹은 주 연구입니다. 심리상담은 용사에게 당한 뒤 뿔까지 잘려 그에 대한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낯선 세계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리고 마법기술 연구는 앞의 마법을 빼는 쪽이 훨씬 이해하기 편합니다. 마법을 뺀다면 그냥 평범한 이과계 연구소입니다. 그러니까 마왕님은 아직 이쪽 세계에 개발되지 않은 첨단 기술지식을 갖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가진 지식인 마법진 등을 그려 보여주며, 다른 연구원들은 그걸 분석하고 해석해 현재의 마법기술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니 마왕님은 연구팀 중에서 제일 덜 바빠요.


마왕님의 적응을 위해 붙은 것이 심리상담 전문인 교수님과, 던전 파티의 보조자였던 동우입니다. 동우는 공무원으로서 마왕의 한국 적응을 돕고 이런저런 실무적 업무 담당을 위해 파견된 것이고, 교수님은 마왕의 이계 적응기를 연구하고 논문으로 씁니다. 그리고 마법 연구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돌아갑니다. 마왕님은 옵저버로 마법기술 연구를 돕는다지만 워낙 특출나신 분이라, 가끔 들어가서 어떻게 일 잘 돌아가나 보는 것 중심으로 하십니다. 굳이 따지자면 마법학 교수 수준을 넘어서신 거잖아요. 애초에 마왕인 것을.

용사에게 퇴치당한 것이 어떻게 된 일인가는 전작을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러한 마왕님의 일상은 외부적 사건 몇 때문에 꼬입니다. 가장 큰 것은 보수단체의 시위이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난동들입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 이상한 발언을 일삼는 이들이나, 이상한데 꽂혀서 엉뚱한 쪽으로 파고드는 이들은 사고를 칩니다. 그리고 그 사고는 마왕의 일상을 침해합니다. 거기에 연애사까지 끼어드니 더더욱 마왕님의 일상은 심난해집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소설은 해피엔딩입니다. 용사답게 발랄발랄한 용사님은 마왕님에게도 좋은 상담상대가 되며, 연애사를 알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에 직구를 날리는 걸 보면 마왕님 참 귀엽다는 생각도 듭니다. 후후후후훗. 그 뒤의 일이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보고 있노라면 마왕의 한국 첼를 위해서 사회적 동반자법이나 결혼제도의 성별 치우기 대작업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그럴거예요....?



해위.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마왕님』. 피아체, 2018, 3600원.



표지 멋집니다, 표지. 마왕님 정말로 아이돌 같아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