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13_오늘의 트위터 잡담: 죽창
제 탐라에는 안왔거나, 취침시간 사이에 화제가 되었나봅니다.
https://twitter.com/overthe40ss/status/1359820025293545474?s=20
Montana_SF on Twitter
“엘지 5년차 5천만원이 너무 적다는 트위터 여론. 모든게 상대적이지만 평생동안 년최고소득이 5천만원을 찍어보제 못하고 경제생활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것.”
twitter.com
위 트윗의 내용을 보면 사실과 의견이 혼재되어 있지요.
1.LG 5년차 직원의 연봉이 5천만원이라는 트윗이 있었음 (아마도 사실)
2.LG 5년차 직원 연봉으로 5천만원은 너무 적다는 트윗들이 있었음 (아마도 사실)
3.연 최고 소득이 5천만원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임 (트윗작성자의 의견)
1과 2도 아마도 사실이지, 제가 확인하지 못한 내용이라 추측으로 남겨둡니다. 그리고 아래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LG 5년차 직원이라 해도, 어느 분야의 직원이냐에 따라 연봉은 천차만별일겁니다. 예를 들어, 포털을 운영하는 IT 기업들도 내부 업무에 따라 연봉급이 다릅니다. 개발자가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그 다음이 디자이너이며, 그 아래가 기획자입니다. 다 같은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연차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신입 개발자는 신입 기획자에 비해 높은 연봉으로 시작합니다. 5년차가 되었을 때의 연봉도 양쪽이 차이날 수밖에 없고요.
저기에는 '5년차'가 정규직인지, 경력직인지의 여부는 안나와 있지만 아마도 신입으로 입사한 정규직의 5년차 연봉이라고 가정한다면, 대기업인 LG의 연봉 치고는 적은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T모님이 이걸 두고 대기업에서 중요한 건 연봉보다는 인센티브(성과급)과 복지라고 하셨지만 글세요.....
갸웃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LG계열에 입사한 분의 연봉을 알기 때문입니다. LG가 아니라 LG 계열이지만 그 분 연봉을 듣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아련하게... 다른 직종이지만 초임연봉이 훨씬 높았습니다. 대기업은 역시 대기업이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미 한참 전인, 그 때의 기준으로 3천이었습니다. 그럴진대, 훨씬 시간이 흐른 지금 5년차 연봉이 5천이라면 적네? 소리가 튀어나오는 거죠.
듣고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1. 인건비는 고정비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가 정말 '고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규직이 줄고 있는 와중에 그 정규직의 연봉마저도, 대기업인데도, 초봉도 아니고 5년차인데도 5천만원이라면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로 연봉을 챙겨주지 않는 이유를 두고,
1.1 고정비용은 적게 두고 인센티브-성과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간다. 이렇게 하면 총 급여는 높아서 유인책은 될 수 있으며, 성과가 없는 해는 고정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낳는다.
1.2 최근 입사직원일수록 연봉을 적게 준다. 어차피 시장에 인력은 넘쳐나니, 사람은 바꾸면 된다. 다시 말해 인력을 중요 육성자원으로 보지 않는다.
1.1은 상대적으로 연봉은 낮아보이지만 그 외의 혜택이 있어 대기업으로의 유인책은 됩니다. 하지만 1.2는, 자칫 잘못하면 문제가 됩니다. 고급 인력은 높은 연봉과 높은 복지를 따라 움직이지요. 1.1이라면 고급 인력이 그 기업을 찾을 유인책이 어느 정도 남아 있지만, 1.2라면 모두들 탈출 버튼을 누를 겁니다. 일단 입사해서 경력을 쌓고,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보장을 따라 이직할 거라고요. 그러면 그 기업에 남는 인력은 스카우트 되었거나 하여 높은 대우를 받는 사람들과, 정말 이직을 노리는 신입직원들, 그리고 이직할 능력이 떨어지는 경력직원들로 구성됩니다. 최고의 인재풀은 아니란 거죠.
만약 기업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서 이들만으로도 운영이 잘 된다면 좋지만, 아니라면? 무엇보다 LG가 그런 시스템이 있는 기업이었던가요. 지금까지 후진적 기업문화로 많은 이야기를 듣던 곳인데. 가부장제의 폐해를 기업에서 보여준다던 소리를 듣더니만, 회장 사망 후 신입회장으로 올라간 인물과, 그 인물이 작년 말에 벌인 LG타워 사태를 떠올리면 고개를 젓게 되지요. .. 그러고 보니 여러 정황상 모바일기기 사업 철수 건도 위쪽에서만 논의 되었던 것 같은데... 그러한데.
2.연봉 5천만원을 못받고 경제활동을 마감하는 사람이 많다면 21세기-_- 들어와서 한국의 급여 체계가 하향평준화 된 꼴이라고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08년도의 리먼 사태에서 촉발된 ... 아니, 이 이야기는 주로 재벌소재의 웹소설에서 많이 보았던 일이고요. 서민층이나 중산층의 사회 중간계층들의 연소득이 줄어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DJ가 정권을 잡은 후 공무원 급여를 상승시키면서 대기업 수준으로 연봉을 올리겠다고 했지요. 그리고 지금, 공무원의 급여 수준은 사회 중산층보다 위입니다. 특별히 공무원 급여가 많이 올랐냐하면 그건 아니고, 급여 체계가 크게 변동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그랬다 하더라도 공무원의 형편이 사회 구조 속에서 평균 이상이 된 건 사회의 노동자 급여수준이 전체적으로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올라간 거라 봅니다.
2.1 공무원의 급여는 크게 올릴 경우 사회적 역풍을 받기 쉬워 큰 상승은 없었다. 물가상승률 정도의 상승 보장은 있으나, 큰 급여 상승 건은 없었다. 공무원 성과급은 공무원 연봉 상승분의 일부를 떼어내 인센티브 형태로 '구축'한 것으로, 일반 기업의 인센티브/성과급과는 급여 구축 성격이 다르다.
2.2 공무원 급여 개편은 본봉과 수당이 반반이던 초기 급여에서, 수당을 본봉에 통합시켜 본봉을 올리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본봉을 기준으로 지급되던 몇몇 비용이 증가했다.
길게 썼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트윗에서 언급되었던 정규직으로, LG에서 5년 근무한 사람의 본봉이 5천만원이라면 적다고 봅니다.
-연봉 5천만원도 못 버는 사람들도 많다는 말도 사실입니다. 한국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서 전체적으로 급여가 낮아진 건 아니니, 결국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GDP든 뭐든 대한민국의 경제가 죽은 것도 아닌데 급여 수준이 낮아졌다면, 그렇게 봐야하지 않나요.
최종결론.
투쟁! 투쟁! 투쟁!
(결론이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