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마시리즈아침부터시리즈에 중독되어 아침마다 이런 글을 올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찍어두고 안 올린 사진도 몇 장 있는데...;

찐빵입니다. 이글루스 밸리에도 한 번 등장한 적 있는 산하네 분식에서 사온겁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아마 팥, 뒤에 보이는 것이 고구마일겁니다. 겉만 봐서는 짐작하기 어려우니 대강 그렇다고 해두지요.

저 찐빵이 담긴 접시는 코렐의 케이크 접시 쯤 되는 일반 접시입니다. 저게 커피잔 받침 다음으로 작은 접시일겁니다. 중간 사이즈 접시지요. 한 손에 올려서도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눈 앞에 보이는 찐빵에 홀랑 반해서 사진을 더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저 녹색 컵은 집에서 가장 큰 사이즈-500ml-를 자랑하는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머그고요. 머그와 같이 놓았을 때 머그가 작아 보이는 것은 눈의 착각만은 아닐겁니다. 찐빵이 워낙 크니까요.

크다보니 살(빵부분)도 많지만 살도 괜찮습니다. 속도 실하게 들어가 있고요. 저는 고구마보다는 팥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달지도 않고 취향에 가까운 앙금이던걸요.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찐빵 만두랑 같이 파는 것들은 앙금도 달고 호빵과 별다르지 않은 느낌인데 말입니다.
이 찐빵의 최대 문제점이라 하면 역시 크기일까요? 혼자 먹기에는 꽤 힘듭니다. 그렇다고 반만 갈라서 먹을 수도 없고 말이지요. 하나 사서 여럿이 나눠 먹는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찐빵 중 가장 맛있는 것은 안흥찐빵입니다. 강원도를 떠난 이후로는 못 먹었지만 그 맛은 계속 기억날겁니다. 택배도 가능하다지만 역시 한 박스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갓 나온 따끈따끈한 것을 먹는게 가장 맛있지요.-ㅠ-
(10분간 포스팅 다하고 올리기 직전에 날라간 슬픔...OTL 중간중간 저장을 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엊저녁, 첫비행님 블로그에서 제 나름의 차이 레시피를 올려주고 났더니 차이가 마시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6시 이후 금식은 꼬박꼬박 지키고 있으니 시간도 늦었고 사과 다이어트 마지막 날이라고 기름 한 큰술을 먹고 난 뒤니 마실 수도 없지요. 퇴임식에서도 꿋꿋하게 도시락통에 담아간 사과를 찍어먹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견뎌냈는데 도로묵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다음날 첫 음식을 차이로 하자고 결정하는데서 타협을 봤습니다.

그리하여 아침부터 제조한 차이.
정확히 말하면 아침에 처음으로 먹은 것은 기름 한 큰술이지만 그건 음식이라고 보기엔 미묘하고 사과 다이어트의 최종 과정이었으니 뺍시다. 그래도 기름 먹고 30분은 기다려 차이를 만들어 마셨으니 위에서 많이 섞이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상시각은 5시 50분, 일어나서 바로 기름 한 큰술(포도씨유. 올리브유보다 훨씬 느끼합니다. 옥수수유와 닮은 느낌?)을 마셨고 차이를 마신 것은 6시 반입니다. 그 사이는 신문을 보면서 버텼지요.

차이나 코코아 등의 우유 음료를 마실 때는 항상 야호메이 컵을 씁니다. 집에 있는 컵 중에서는 두 번째로 용량이 크기 때문(텀블러 제외. 관련해서는 이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에 7분 정도만 담아도 든든합니다. 8분 담으면 간식으로 먹기에는 지나친 감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과하게 만들면 바닥에 깔리는 약간은 못 먹고 포기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합니다.

맛은 사실 만족할 수준이 나오지 않았는데 아마도 사용한 차에 문제가 있었을 겁니다. 해로즈의 No.12 나이트브리지 블렌드 1 티메이저와 포숑 애플티 ⅓티메이저를 준비하고는 양이 부족한 것 같아서 몇 개월 전(반년도 더 전)에 얻어온 티백 실론티를 뜯어 넣었는데 이게 영 아니었나봅니다. 예전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별로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차이의 입맛도 상향조정되었군요. 좋아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난감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실론티가 꽤 많이 남아 있는데 고민됩니다. 우려보니 취향은 아니라서 차이 용으로만 놔두고 있었는데 이젠 맛없다라고 생각된다면 음......; 맛있는 레시피를 고안하도록 노력해야지요. 설탕 비중을 조금 높여 볼까요. 원래 차이는 안 달게 마시는 편이긴 하지만 유기농 설탕으로 조금 달게 한다면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차이 레시피 개선에 정진해야겠습니다. 음음.

댓글로 달았던 차이 레시피는 아래와 같습니다.

같은 부서에 올 4월 일본으로 건너가는 분이 있습니다. 부군(夫君)이 일본으로 발령이 나서 같이 따라가기로 한거라지요. 대략 4-5년 정도는 있을 예정이라는데 부군은 이미 일본에 들어가 있고-가끔 한국에 들어오기도 하는 모양입니다-4월 들어갈 예정으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휴직은 가능하기 때문에 휴직계를 내놓고 확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이러다보니 가끔 일본 이야기가 부서에서 화제로 오르기도 합니다. 최근 검색엔진(...)이란 별명이 붙어버린 제게도 일본 관련한 질문이 들어오곤 하지요. 그렇지 않아도 작년 초부터 이미 저는 일본을 좋아하는 걸로 도장이 꾹 찍힌 터라-이건 부서 뿐만 아니라 절 아는 분이라면 공공연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질문이 들어오는 것도 당연하고요. 엊그제는 일본의 물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 : 가면 남편 월급은 어떻게 나오는거야? 거기 물가에 맞춰 나오나?
B(가는 분) : 그렇지 않을까? 일본은 물가가 비싸다고 하니까 거기에 맞춰 나오겠지 뭐.
Kirnan : 일본 물가는 생각보다 안 비싸요. 환율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원래 한국에서 먹는거나 일본에서 먹는거나 비슷하게 나가니까요.
A : 하지만 일본에 가면 라면 한 그릇이 만원이라잖아?

허허허허허허허; 좌절.OTL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라면이라 함은,

이런 것에 가깝습니다.
사진은 홍대 一0六라면집의 라면. 고명은 듬뿍 올라 있지만 기본 면은 인스턴트 라면입니다. 거기에 가격은 6천원. 이정도까지 생각하셨을리는 없고, 일반적인 라면의 이미지를 생각하셨겠지요. 즉, 이보다는 한단계 아래의 라면이랄까요. 그런거라면 한국에서 2-3천원 정도면 먹을 수 있다, 혹은 5천원은 넘지 않는다 수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라면은 다르죠.
아지바코의 소유와 미스즈 라멘.
일본의 라면은 면 반죽을 직접해서 사용하는 생면입니다. 거기에 하카다 라멘은 진하게 돼지 육수를 우려서 낸 뼈국물입니다. 보통 사골국물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사골은 우골(牛骨)이지요. 어쨌건 그렇게 어렵게 육수를 내고 면을 만드는 국수입니다. 이름이 라면일뿐이지요.

거기에 라면이 1만원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비싼 집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고, 환율이 높던 예전에는 환율 따져서 그 정도 했을지 몰라도 환율까지 팍팍 떨어진 지금에야 당연히 1만원 안갑니다. 보통 7-800엔이니 현재 환율로 하면 5-7천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겁니다. 면발을 직접 뽑아낸 국수를 그 가격에 먹는다면 한국에서도 그 정도 나오지 않나요? (아니, 칼국수는 예외로 합시다;)


납득시키는데 조금 애를 먹긴 했지만 일본에서 생활하는 비용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뭐, 가보시면 아시겠지요.


..

어찌되었건 부럽습니다.;ㅂ; 저도 부지런히 준비해서 달려야겠군요.
저는 초콜릿 크림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일본 가서 초코 크로네-초코크림 소라빵-을 자주 먹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그냥 가나슈 크림보다는 바바리안 크림이나 초코 커스터드 계통의 달달한 크림을 좋아합니다. 가나슈 크림들이 대체적으로 굳어서 찐득찐득해서 그런지도 모르지요.

그런 제 앞에 던킨에서 초코 바바리안이란 도넛이 나왔다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었지요. 던킨의 도넛이 제 입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상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그래도 KC보다는 낫습니다-호기심은 고양이와 지갑을 죽이는 법, 그리하여 어느날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앞서 포스팅 했던 초콜릿 케이크 단면샷과 같은 날입니다. 접시가 조금 지저분한 것은 초코케이크를 다 먹은 뒤 올려서 찍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크림이 들어간 단면샷.





딱 던킨 다운 맛이었습니다.-_-; 거기에 바바리안 크림은 도넛의 전체 1/3 정도에만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산 도넛이 불량이었다고 한들, 두 번 먹을 생각은 손톱만큼도 들지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같은날 구입했던 던킨의 초콜릿 슈크림(초콜릿 코팅이 위에 되어 있는 슈크림)도 두 번 먹을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일본에서 먹었던 맛있는 슈크림과 맛있는 초코 크림들을 눈물을 흘리며 떠올리게 만드는 맛이었지요.

역시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니까요.;
예전에 카페쇼에서도 팔았던 나뭇잎 핫초코. 나뭇잎 모양의 초콜릿을 뜨겁게 데운 우유에다가 하나씩 넣어가면 핫초코가 완성된다는 초간단 레시피의 핫초콜릿입니다. 어쩌다보니 이대에서 설렁설렁 걸어서 홍대까지 왔고, 어쩌다보니 벌써 지갑을 꺼내들고 계산을 하고 있더군요.
(물론 저 어쩌다보니라는 단어를 그대로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반투명 비닐봉지에 나뭇잎들이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한 봉지에 나뭇잎 10장이 들어 있고 2500원입니다. 우유만 챙겨서 핫초코를 2500원에 마실 수 있다면 꽤 저렴한 편이라 생각합니다.


꺼내보면 이런 모양입니다. 초콜릿 가나슈를 나뭇잎 모양의 틀에 넣고 채워서 굳힌 것이겠지요.

우유를 따끈하게 데워서 가져다 놓습니다. 전자렌지로 데워도 좋겠지만 저는 가스렌지를 선호합니다. 뜨거운 정도를 조절하는 것도 가스렌지가 훨씬 쉽고, 끓어오르기 직전에 불에서 내리면 위에 살짝 거품이 이는 것도 좋아합니다. 우유막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야 빼놓고 먹으면 되는거고요.^^

자 그럼 하나씩 넣어보겠습니다.


그리고는 가클이 선물로 준 고디바의 라즈베리 쿠키를 곁들여서 맛있게 마십니다.
잘 녹지 않은 초콜릿이 위에 떠서 색이 진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저정도까지 진하지 않습니다. 걸죽하게 마시려면 10개를 몽창 투입하면 됩니다. 아, 우유양은 대략 150ml. 이정도가 적량이라는 생각입니다.

진하기를 몸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정도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어디서든 우유를 데울 수 있는 곳이라면 핫초코를 즐길 수 있다는게 장점이지요.

그리하여 이 핫초코는 발렌타인+설+화이트데이 선물로 옛친구들에게 날아갈 예정이라는 뒷이야기가 남습니다. 훗훗훗~ 이 관련 포스팅은 발송 후에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구입만 해두고 아직 미발송이라는 이야기.;)
간만에 친구 Ky가 놀러왔습니다. 예전에 애프터눈 티세트에 도전해보겠다고 했다가 일이 바빠 못오고 말았던 기억이 나서 Ky에게 갈래?라고 물었더니 당장에 미끼를 덥석 무는군요. 실은 저도 먹고 싶었거든요. 여행 다녀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애프터눈 티세트가 그리워지고 있습니다.
그 외의 리퀘스트로 맛있는 파스타집을 이야기 하길래 광화문 Pomodoro와 신촌 Quality Season을 코스로 잡고 광화문에서 만났습니다. 만난 시간은 11시 40분 경. 광화문역에서 뽐모도로까지 올라오니 11시 30분에는 텅 비어 있던 가게가 잠깐 사이에 사람이 가득차고, 밖에는 줄까지 서 있군요. 어차피 줄 서는 것이라면 일본에서도 이력이 났으니 수다를 떨면서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가져와서 메뉴를 잽싸게 결정하고 그 동안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굴 본지가 꽤 오래되었군요. 1년만에 보는 얼굴인가 했더니 그보다 더 깁니다. 하지만 친구란 그런거죠. 어제 만났다가 헤어진 것처럼 다양한 주제를 한꺼번에 풀어 놓아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부터 회사 일, 일본 여행, 맛집, 주변 친구들의 근황, 게임, 쟈니즈(...)등등. 아아, 이야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습니다.

친구는 화이트 와인을 주문했는데 와인까지 마시면 나중에 차마실 때 버거울 것 같아 제 음료는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샐러드. 새콤한 소스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야채 하나까지 닥닥 긁어 먹었으니...;

친구가 시킨 것은 해산물 스파게티, 토마토 소스입니다. 입맛이 까다로운 친구도 마지막까지 다 긁어 먹었으니 꽤나 맛있었나 봅니다. 뽐모도로는 크림소스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했는데 미처 그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하기야 느끼한 것은 가끔 먹어주는 것이니 다음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크림소스를 피한 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지요. 토마토 소스 해산물 리조토입니다. 간만에 먹는 리조토가 입에 착착 달라붙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파게티가 있는 풍경 간지도 굉장히 오래되었군요. 기억나는 김에 한 번 다녀올까요?

한 시간 정도 걸려 신나게 수다를 떨며 점심을 싹싹 비운 다음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이동했습니다. 머슬앤머글 옆에 자리잡고 있는 티앙팡 신촌 분점 퀄리티 시즌. 이미 며칠 전에 애프터눈 티세트를 예약해두었습니다. 예약은 3시로 했지만 이야기를 하니 먼저 나옵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서 가능했을겁니다.
밥 먹은지 한 시간 정도 밖에 안 지났지만 원래 여자들의 배는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어 밥배와 간식배가 따로 있다고 누군가(마린블루스)가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까? 그 때부터 줄곧 퀄리티 시즌에 앉아서 차가 떨어지면 또 주문하고 뒹굴거리면서 즐겁게 대화를 했습니다.

맨 처음 들어가서 시킨 것은 차이. 친구는 그냥 차이, 저는 너츠 차이를 시켰습니다. 역시 1인용 포트와 작은 잔이 함께 딸려나옵니다. 따라보면 대략 두 잔 정도 나옵니다. 달달한 차이로 속을 달래는 사이에 애프터눈 티세트가 등장합니다.

우후후후후후후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시간은 넉넉하고 수다떨 거리는 많고. 수다 도중에 조금씩 집어 먹다보니 얼마 되지 않아서 하나씩 사라집니다.

맨 윗단에 올려진 것은 립파이와 버터, 사과잼입니다. 잼이나 버터도 다 자가제로 알고 있는데 사과잼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만들었던 것처럼 과육이 그대로 남아 있군요. 프리저브에 가까운 타입입니다.

두 번째 단에는 다양한 쿠키가 있습니다. 원래 티세트가 2인분이니 세트에 나오는 간식들은 거의 2개 세트로 나옵니다. 홍차와 함께 하나씩 집어 먹는 사이에 다 사라집니다.

맨 아랫단에 있는 두 개의 그릇은 사과 반쪽이 통째로 올라간 파이와 초콜릿 수플레입니다. 수플레가 좀 가라앉았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과파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새콤한 사과가 자칫 버터와 밀가루에 질릴 수 있는 입을 잘 달래주는군요. 샌드위치가 없어도 이 사과 파이 덕분에 맛있게 티세트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콘! (뒤에 보이는 것은 갈레트입니다. 버터 쿠키지요)
스콘을 반으로 나눠 버터와 사과잼을 듬뿍 발라서 입에 넣으면 극락이 따로 없습니다. 거기에 홍차를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스콘도 홍차도 점점 뱃속으로 사라지는군요.

이렇게 개인 접시가 나오기 때문에 스콘도 여기에 올려놓고 버터와 잼을 듬뿍 바를 수 있습니다.


티세트에 딸려 나온 것은 다즐링 한 포트지만 이쪽은 친구에게 넘기고, 저는 위타드의 베리베리베리를 마셨습니다.

새빨간 차. 향도 그렇지만 맛도 베리의 향연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베리들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스트로베리 외에도 여러 베리들이 들어갔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딸기맛만 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색 때문인지 베리베리베리는 이렇게 유리포트에 나옵니다.


자아, 여기까지가 티세트.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면....;
평일 오후라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6시가 즈음에서야 한 팀 두 팀 들어오더군요. 그래서였는지 거의 유일한 손님-대화에 정신이 팔려 다른 손님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OTL-이었던 저희 테이블에 시식용 케이크가 오기 시작합니다.

커스터드 딸기 케이크와 함께 시작된 티마스터와의 대화.
밖에 화분이 많다 싶었더니 최근에 엄청나게 많은 화분을 들이셨답니다. 다 먹는 종류로 말입니다. 레몬밤이나 로즈마리 같은 허브도 그렇지만 밤 나무도 세 그루, 블루베리도 두 그루, 포도나무도 심고 몽키 바나나라는 작은 바나나나무도 들였답니다. 다들 한 번씩은 들어본 이름에다 화분에도 관심이 조금 있었으니 대화는 계속 이어지고, 엉뚱한 이야기들과 함께-집에 있는 코니를 잘 길러 (아빠는 요리사에 나오는) 커피술을 만들어달라는 Ky의 리퀘스트라든지-원예를 화제로 잠시 티마스터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3-4월쯤 나무에 싹 틀 때도 한 번 가보고 여름에도 한 번 가보고, 열매 수확이 있을 가을에도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햇살을 보면 시간의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1시 40분에 들어가서 7시 40분쯤에 나왔으니 6시간 정도 있었던건가요? 그 사이에 시식용 케이크를 하나 더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오렌지 절임과 건포도가 들어간 시골 스타일-Ky와 저는 "칸다 에이지가 만들듯한"이라 표현했지만요-케이크가 나옵니다. 이런 타입의 케이크도 좋아합니다.

위에는 또 아몬드가 듬뿍 뿌려져 있어-G는 질색할겁니다;-견과류를 좋아하는 저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훗훗~

철관음도 마셔보고 싶다는 Ky의 말에 덥석 철관음도 마셔봤습니다. 중국차 쪽은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올해의 목표인데 차 페스티발을 제대로 넘길 수 있을지가 미지수입니다. 이번에 다관과 다판을 사오면 실패하는 겁니다. 그리 되면 다관도 점점 늘어나 어머니의 구박도 한층 더 심해지겠지요? 지금 커피용구와 홍차용구를 숨겨두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다판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정말 난감합니다. 일단은 여기저기 숨겨둔 홍차가 몇 통인지 생각하며 지갑과 통장잔고의 협조를 받아 잘 달래야겠습니다. 이러다 폭주하면 정말 안된다고요!


이날 정말 행복했습니다. 오랜만에 친구 얼굴도 보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잔뜩 들었으니 말입니다. 언젠가 시간되면 그 때는 혼자 살짝 다녀와도 좋을 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티세트는 2인분이지만 스콘세트라면 혼자서라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가보고 싶은 놀기 코스는 하나하나 늘어갑니다~♡
그날, 초코파이는 여러 조각으로 나눠서 돌아가는 친구들의 짐보따리에 하나씩 얹혔습니다. 친정에서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가는 딸래미의 심정이로군요. 두 조각 받아와서 한 조각은 G에게, 한 조각은 제가 먹었습니다. 만약 아버지 위장이 튼튼했다면-위염으로 고생중이십니다;-상납했을 것인데 밀가루 금지 기간이어서 잽싸게 제가 차지할 수있었지요.

쯔바벨 접시는 티앙팡에서 쓰는 것과 동일한 사이즈입니다. 그러니 파이 크기도 짐작이 가시겠지요? 옆에 놓인 것은 쿠키를 담기 위해 올려 놓은 다얀 접시, 그리고 옆에 보이는 우유컵은 카렐 차페크입니다.

멀긴하지만 그래도 단면샷. 중간에 검게 보이는 것이 가나슈입니다. 초코케이크를 굽고, 그걸 가로로 삼등분 한 다음 케이크, 가나슈, 케이크, 가나슈, 케이크, 전체 코팅 가나슈. 모델은 저~기 앞에 있는 카페 데베르의 초코 퍼지입니다.
우유컵의 원래 용도는 홍차컵인듯 하지만 저 뒤에 보이는 홍차컵은 카페 카렐 차페크에서 각설탕그릇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 용도대로 홍차 컵으로 이용하고 있지요. 홍차 연습할 때 저기에 담아보면 색도 잘 나오고 맛보기도 편하고 씻기도 좋습니다. 뭔가 꿀을 듬뿍 타야할 것 같은 그림이긴 한데, 차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홍차는 달게 마시지 않으니 꿀을 넣을 일도 없군요.

슬슬 업무로 복귀합니다. 업무를 미뤄두었더니 태산같이 쌓였군요.(훌쩍)
B가 말했습니다.
"카페 데베르의 초코 케이크같은 타입으로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볼까?"



그러니까 지난 달의 일이로군요. 여행을 다녀온 어느 주말, B가 생일케이크로 초코케이크를 만든다고 하고 도전한 것이 이겁니다.

제게 보여주기 직전, S와 B가 키르난이 이걸 보고 뭐라 말할까?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둘이 떠올린 것은, 케이크의 완성본을 본 순간 둘이 같이 생각한 초코파이.-ㅂ- 진한 케이크 시트 사이에 가나슈를 바르고 시트 올리고 가나슈 올리고. 그리고는 맨 위부터 가나슈를 붓는 것인데, 맨 위부터 부었던 가나슈가 생크림이 많이 들어가 묽었답니다. 결국 위에 글라사주를 붓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초코파이 상태 그대로 두었다는거죠.

맛은?


초콜릿과 함께하는 환상의 세계, 인과지평의 저 먼 곳으로 날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훗~♡
로베르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 전용 카페라떼 컵이 더더욱 갖고 싶어졌습니다. 집에 야호메이 초콜릿 컵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차, 일본에서 구입하게 된 컵이 하나 있습니다. 가격도 싸고 스타일도 은근히 취향이라 마음에 들었지요.
다른 것보다 원래 용도가 수프컵이라, 수프 외에 한 그릇 음식을 담아먹기 좋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에 제 전용으로 쓰던 한 그릇 음식용 밥공기를 떨어뜨려서 박살이 났습니다. 하하하. 뭐, 슬슬 겉 코팅이랄까, 그런게 벗겨지는 느낌이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니 미련은 없습니다.......

구입한 곳은 프랑프랑입니다. 케이스엔 콘수프라고 되어 있지요. 이유는?

콘 수프전용 컵이라 색이 노랗습니다. 노랗다기보다는 살짝 주황색이 들어간 노랑입니다. 예전 크레파스 36색짜리의 황토색이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다시 말해 토마토 수프는 붉은색, 완두콩 수프는 연두색입니다. 일부러 그렇게 세트로 낸 모양입니다. 비슷한 세트를 다른 곳에서도 보았고, 이쪽이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건 500엔짜리인데 그 쪽 세트는 최저가가 780엔, 비싼 곳에서는 900엔에도 팔더군요. 여기는 태양의 수프, 땅의 수프, 숲의 수프 시리즈로 나와서 수프 레시피, 수프컵, 나무숟가락이 세트입니다. 이쪽은 가격을 보면서 열심히 고민하다가 포기했지만 이건 가격마저도 유혹하고 있으니 차마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여행을 다녀온 주말의 아침 식사 모습.
커피는 진하게 내려서 일부는 컵에 담고 나머지는 물을 타서 준비합니다. 수프컵에 담은 커피에는 크리머를 불에 올려 데워가면서 거품을 낸 우유를 붓습니다. 우유거품이 제대로 나서 아주 크림처럼 부드럽습니다.
여기에 덤으로 얻은(...) LeTAO의 푸딩, 어쩌다보니 남겨오게 된 F&M의 잉글리시 머핀. 이건 프라이팬에 살짝 데운 다음 잼 3종을 곁들입니다. 딸기잼, 블루베리잼, 차이잼. 차이잼은 다음에도 소개할 기회가 있을겁니다.

....
그래도 이런 식사는 자주하게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번거로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최근에는 빵보다는 밥을 선호합니다. 거기에 빵도 잉글리시 머핀 쪽보다는 잡곡빵이 좋습니다. 하하하; 나이 들어가는 증거일까요?;;;
앞서도 이야기 했던 로베르 아르보의 행복 레시피에서 등장한 핫초코 레시피입니다.

p.184
완벽한 핫 초콜릿
재료 : 우유, 코코아 가루 1인분에 2작은술, 설탕 1인분에 2작은술(혹은 입맛에 맞게)

사진이 없으면 심심하겠지요?
재료를 준비합니다. 락앤락에 들어가 있는게 100% 코코아. 보통은 제빵용으로 쓰지만 이건 코코아를 타 마셔도 괜찮더군요. 대신 지금까지는 분량맞추기가 어려워서 마시다가 도중에 포기한 적이 많았습니다. 로베르씨의 레시피대로 따라가니 분량이 딱 좋더군요.

1. 냄비에 적당한 양의 우유를 넣는다. 각자가 먹는 사발이나 머그로 필요한 만큼 우유를 따른다. 중불에 우유가 끓을 때까지 둔다. 끓어 넘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렇게 나가야 하니 우유는 냄비에 담아둡니다. 한 컵 분량이라지만 저는 큰 컵을 쓰기 때문에 우유양도 꽤 많습니다. 코코아도 조금 묽은 편이지요.
우유는 약한 불에 올려 데워 준비하고 그 동안 머그컵을 꺼내 물을 담아 전자렌지에 돌립니다. 그저 컵을 데우기 위한 과정이니, 뜨거운 물을 따로 끓여 데우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냄비는 하나 뿐이고 전기주전자는 저기 저 멀리에 있기 때문에 부엌에서 움직일 때는 전자레인지를 씁니다.

2. 각 사발이나 머그에 코코아 가루와 설탕을 넣고 여기에 뜨거운 우유를 조금 따라 코코아와 설탕을 녹인다. 조금 되직해질 때까지 계속 젓는다. 그런 다음 잔에 뜨거운 우유를 천천히 따르며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잘 젓는다. 따뜻할 때 마신다.

컵을 데워두셨으면 이제 코코아 가루를 준비하셔야지요.

가루는 2작은술. 일일이 계량하는 것도 불편하니 그냥 배스킨의 작은 숟가락을 써서 적당히 두 숟가락 넣었습니다. 그리고 메이플 시럽도 적당히. 메이플 시럽이든 꿀이든 메이플 설탕이든 취향대로 넣으시면 됩니다. 꿀의 경우엔 1.5작은술에서 2작은술, 메이플 시럽은 2작은 술, 메이플 설탕은 반작은술 정도가 제 취향이었습니다.
물론 그 취향이란 것도 몸의 상태에 따라 바뀝니다.

이쯤 준비하면 우유가 슬슬 데워집니다. 아직 끓기는 전이고요. 끓기 직전에 내려야 하니까 약간 데워졌다 싶으면 우유를 조금 붓습니다.

가능하면 덩어리가 없도록 갭니다. ... 분위기상 쌈장 같군요! =ㅁ=!!

섞는 도중 우유가 끓어오르려는 조짐을 보이면 잽싸게 끕니다. 그리고 잘 개어둔 코코아에 우유를 투입하고 휘휘 젓습니다. 그럼 완성. 이제 맛있게 마시는 것만 남았습니다.

응용
코코아 가루 대신 요리용 초콜릿 30그램을 잘게 다져 써도 된다. 이럴 때는 우유를 데울 때 초콜릿도 함께 넣어 녹인다.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띄어쓰기는 하셔도 좋고,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네이버에서 검색을 했더니 대개 카페 데베르라고 부르는군요. 도장카드(열 번 찍으면 무료음료 하나)에는 홈페이지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쳐보니 엉뚱한 곳으로 날아갑니다. 아마 만기되지 않았나 싶네요. 미국에도 지점이 있다면 홈페이지는 있는 쪽이 나을거라 생각하는데 아쉽습니다. 왜냐면, 동부이촌동에 있다는 카페 데 베르가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 찾아보다가 실패했거든요.

가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충동적이었습니다. 평소처럼 행복이 가득한 집과 쿠켄 1월호에 나란히 기사가 떴더군요. 유기농 커피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고집스러운 유기농 전문점이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유기농 커피, 유기농 우유, 유기농 두유 등등해서 카페에서 쓰이는 모든 재료가 다 유기농이랍니다. 거기에 한국에 점포 몇 개를 내고는 현재 미국에도 지점을 하나 냈다고 하고요. 미국은 유기농 재료를 받아쓰기가 더 쉽지 않습니까.

그래서 궁금한 김에, 강남 갈 일이 생겼기에 홀랑 홀랑 걸어서 갔습니다.(삼성→선릉)

위치 :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선릉역 5번 출구에서 150미터 직진(KB 지나쳐서 있습니다)
시간 : 오전 7시 - 오후 11시(역삼점), 오전 9시 - 오전 2시(청담점)
전화 : 02-563-5760 (아마도 역삼점)
메뉴 : 크리미 카카오 6천원, 베르라떼 5천원, 오늘의 커피 4천원, 화이트 모카 아이스 크런치 5500원, 유기농 샌드위치 6500원

위의 정보는 쿠켄에 실린 것을 쓴겁니다. 대신 위치의 쉼표 이후 부분은 행복이 가득한 집 버전. 테헤란로가 맞긴 맞는데 저렇게 적으면 웬만한 사람은 헤메겠지요.

여기서 취급하는 커피는 페어 트레이딩을 최초로 시작한 땡스기빙 커피 회사(미국 : Thanksgiving Coffee Campany)에서 수입해서 쓴답니다. 페어 트레이딩이면 공정거래무역. 담합으로 커피 가격을 후려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가격보다 더 주고 사는 것이라고 하는군요.(역시 출처는 쿠켄) 그런 것은 잘 모르겠지만 유기농 커피의 맛은 다른 커피와는 다를까 싶어 궁금한 것도 있었습니다.


카페에 들어갔을 때 다른 것보다 더 마음에 든 것은 채광이었습니다. 점심 때 쯤이었는데 햇살이 아주 환하게 들어오고 있더군요. 햇살이 잘드는 창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나무(벤자민 고무나무랍니다. 집에서는 깍지벌레 때문에 외면당했는데...;) 한 그루가 심어져 있고 그 주변에 맥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안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쪽을 바라보니 보는 것만으로 따끈따끈. 저절로 눈이 가늘어집니다. 역시 겨울엔 햇살 좋은 카페가 좋습니다.

처음에는 커피만 시킬 생각이었는데 눈 앞에 보이는 케이크의 자태에 결심은 무너지고, 케이크 세트로 바꿔 시켰습니다. 커피와 케이크 한 종을 고르면 되는 이 세트의 가격은 6500원. 굉장히 쌉니다. 카페 라떼가 4500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군요.
게다가 저 케이크! 단면샷을 찍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습니다. 초코 퍼지라는 이름이었는데 초콜릿으로 덮여 있는 초콜릿 케이크더군요. 진한 초콜릿 시트 위에 두껍게 가니시를 바르고 다시 시트, 가니시, 시트. 그리고 가니시로 전체를 두껍게 코팅합니다. 먹으면 달지 않지만 진한 초콜릿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감동 그 자체라니까요. 진한 초콜릿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는 어디 다른 곳 가지 않고 여기를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초콜릿 시트 사이의 가니시도 두껍게 발라져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다른 것보다 이 카페에 가보겠다고 결의를 다진 것은 다고바 때문입니다. 다고바 초콜릿. 행복이 가득한 집 쇼핑몰에서 파는 것을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으나 배송비와 가격의 압박으로 눈물만 머금고 있었는데 이걸 여기서 팔더군요.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 보다는 사실 호기심이 더 커서 외출금지령이 내린 동생에게 선물로 가져다 주었습니다. 라떼였는데 어떤 맛인지는 알 수 없군요. 선물이니 제가 먼저 먹어 볼 수도 없고. 56.7g에 5500원이니 1g당 100원 가까이 하는 무진장 비싼 초콜릿입니다. 대신 종류가 십여 가지나 되어서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것은 좋군요. 다크는 84%인가? 그정도까지 있습니다. 72%도 여러 종류가 있더군요. 종류별로 다 먹어보는 호사는 다음으로 미루고 차근차근 종류별로 하나씩 공략해볼 생각입니다. 물론 민트는 패스. 그건 아직 도전하기 어려워요....;

이날 사가지고 들어온 커피입니다.
200g에 1만원이면 나쁘지 않다 싶어서 사들고 왔는데 네팔에서 공정거래무역으로 재배한 커피랍니다. 그리고 뒷면을 보니 판매원이 아름다운가게로 되어 있군요.-ㅅ- 로스팅은 전광수 커피입니다.


오늘 아침에 갈아서 내려봤습니다. 역시 중배전. 최근에는 커피의 감을 거의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최근에 마신 커피는 거의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입니다-정확하게 맛을 잡기가 어렵군요. 그래도 깔끔한 맛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진하고 무딘 맛보다는 모카계와 닮은 느낌일까요. 날잡아서 제대로 다시 내려봐야겠습니다.

시간 나면 종종 놀러가게 될 좋은 카페를 하나 찾아서 마음에 듭니다. 동부이촌동의 카페 데 베르도 조만간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언젠가 쿠키와 관련해서 아누님이, 쿠키는 선물 상자에 고이 담아서 손에서 손으로 전해주는 쪽이 제격이다라고 하셨는데 그 때는 그 맛을 몰랐습니다. 쿠키 선물이라고 해봐야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근처 제과점에서 나온 것을 적당히 사들고 오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런 제가 드디어 쿠키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정격의 쿠키 선물입니다.T-T

연말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렇게 예쁜 상자에 담아서 들고 오셨더군요. 직접 구운 쿠키라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안은 또 얇은 종이로 감쌌습니다. 바로 상자에 담으면 모양이 안나니 종이를 한겹 깔고 그 위에 과자를 두셨더군요.

컵 케이크와 수제 쿠키들. 정말 감격의 눈물을 마구 흘리고 있었습니다.(과장율 100%)
친구에게 쿠키 선물을 받은 적은 있지만 그래도 업무상 만난 분에게 받은 수제 쿠키와는 느낌이 다를 수 밖에 없지요. 거기에 손수 전해주신 것도 그렇고, 살짝 가렸다가 과자들을 보고 감탄하게 만드는 센스까지!

2006년 말, 선물의 기본을 맛보았습니다.^ㅁ^
지난 토요일에 티앙팡 분점 두 번째인 퀄리티 시즌에 다녀왔습니다.
생협 모임장소가 결정된 것은 11월이었고, 12월 초에 예약이 가능하다면 해두려고 다녀왔지만 마침 문을 열지 않아서 허탕치고 외관 사진만 찍어왔습니다. 열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했는데 23일에는 열었더군요.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의 위력일까요.

먼저 대략의 위치부터 올립니다.
추측컨대, 대략 여기쯤.
그러니까 신촌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죽 걸어올라가다가 던킨을 지나치고 SK대리점을 끼고(골목 바로 맞은 편에는 스타벅스가 있지요) 좌회전을 해서 한 골목만 딱 들어가 다시 좌회전을 하면 한 집 건너서 바로 건물이 보입니다.
이렇게 가지 않고 현대백화점 쪽에서 들어간다 치면, 현대백화점 뒤쪽, 닭갈비들이 몰려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는데 (GS25가 있는 그쪽 골목) 주욱 올라가다가 GS25가 보이는 골목에서 우회전을 해서 들어가면 된다, 정도로 기억합니다. 바로 옆집이 벨기에 홍합집-머슬 & 머글이더군요.(M&M?)

건물이 너무 특징적이라 건물을 못보고 지나친다는 불상사는 없을 겁니다.
이건 12월 초, 열지 않은 날에 찍은 사진입니다. 열린 날에는 SK쪽에서 들어오는 골목 입구쪽에 입간판이 있습니다.

입구는 이렇지요.

23일에는 2층은 개방하지 않고 1층만 열어두었습니다. 그래도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아서 호젓한 분위기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오후가 되니까 1층 창가쪽은 햇살이 잘 들어서 기분이 좋더군요. 오후의 홍차나 티가든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물론 그리 된 것은 서버가 둘다 남자였다는 것도 한 몫을.....;; 정석대로 흰셔츠에 검은 조끼와 검은 앞치마였습니다.

생협 모임 답게 이날도 먹을 것이 엄청났습니다.
듀시스님이 들고오신 애플파이(사진 오른편에 잘린 그것;)와 아마폴라 델리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 제가 들고간 비스코티 두 통, 불꽃님의 카페오레(케이크 이름입니다), 거기에 마쟈님이 들고 오신 과일들, 마스터의 비즐리 빵.
이날 퀄리티 시즌의 간식이 원활하지 못하여 간식류는 하나도 시키지 못하였음에도 다들 먹다 지쳤을 정도로 양이 많았습니다.

불꽃님 댁 근처에 있다는 제과점에서 만든 케이크입니다. 파리뭐시기나 크라운 뭐시기, 뚜뭐시기의 양산형 케이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맛있습니다. 1월 초 쯤에 책을 전해드린다는 핑계를 대고 분당 마실을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했을 정도입니다. 이름 그대로 커피향이 물씬 풍기고 한 입 먹었을 때 카페인이 뇌를 댕댕댕댕댕 울리는 수준으로 진합니다. 이 케이크 하나를 만드는데 인스턴트(혹은 에스프레소) 커피 다섯 큰술이 들어갔을 거라 추측할 정도였지요.

아마폴라 델리의 케이크는 뭔가 미스.; 듀시스님이 힘들게 사오셨지만 생크림이 뭔가 부족합니다. 우유맛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생크림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아 휘핑크림이 섞인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생각보다 달았습니다.

용자의 포션이라고 웃으면서 들고 갔지만 비*우유 빈병에 담긴 것은 제가 들고간 라임주스 농축 원액입니다. 신세계에서 세일해서 팔길래 홀짝 들고 왔는데 레몬즙보다 마시기가 더 힘들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맛있게 마시는 비법 전수를 좀...=_=;
옆에 잼 나이프가 꽂힌 것은 사과잼입니다. 지난번에 포스팅 했던 홍옥 사과잼. 역시 조명 때문에 붉게 나왔군요.

이 잼나이프는 나중에 스티키 핑거스의 유지방이 없다는 사과파이를 자를 때 사용되었습니다.
예전에 이글루스 포스팅으로도 한 번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달지 않은데다 느끼한 것도 덜한 편이더군요. 그래도 제 취향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음하하하하 (취향이었다면 지갑 사정이 한 층 더 빈해졌을 것이니.;)

제가 시킨 것은 플레인 차이였습니다. 그냥 머그컵에 나오겠거니 생각했는데 웬걸! 포트와 함께 나왔습니다.

양파꽃 작은 포트에다가 원래 용도는 커피잔으로 추측되는 다른 종류의 찻잔과 함께 나왔습니다. 잔이 작아서인지 두 잔 분량이 나오는데 식지 않게 따뜻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거기에 찻잔이 불빛에 비춰봤을 때 안이 비칠 정도로 얇아서 입에 닿는 느낌도 좋았고요.

조금 시간이 넉넉해지고 느긋해지면 진득하게 읽어야하는 책 한 권-아마도 추리소설?-을 들고 가서 오후 반나절을 내내 보내도 좋을 듯합니다. 동지도 지났으니 이제 해도 길어질테고, 햇살을 받으며 비타민 D 합성과 맛있는 홍차와 재미있는 책을 읽는 세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습니까?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덧붙임 : 쓰고 나서 곰곰이 생각하니 분점 세 번째로군요. 지금은 레인트리가 된 옛자리를 본점으로 생각한다면 이대점인 오후의 홍차가 분점 1, 대학로점인 티가든이 분점 2, 퀄리티 시즌이 분점 3.
올리지 않은 사진들을 뒤적거리다 보니 이런게 등장하는군요. 근 한 달... 아니 한 달도 더 전의 사진입니다.

왼쪽 상단에 놓인 검은 봉지가 에스프레소입니다. 가비양이었나, 핸드 드립을 가르쳐준다는 분당쪽의 카페였는데 분당은 집에서 너무 멀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커피 쪽은 한동안 동결상황이라 원두 구하는 것 외에는 자금을 댈 수가 없군요. 홍차는 ... 여행 가서 열심히 질러오겠습니다.T-T

커피 왼쪽의 병이 메이플 설탕, 그 옆이 메이플 시럽입니다. 상단 가장 오른쪽은 해로게이트 얼그레이. 처음 마셨을 때 아로마 오일을 마시는 듯한 느낌을 주던 그 홍차입니다. 지금은 향이 많이 날아갔는지 그정도는 아니군요. 헙; 그러고 보니 덜어드리겠다고 드리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분량(대략 100g?)이 한 달만에 다 소비되었습니다. 홍차 연습의 힘일까요. 트와이닝 얼도 간당간당하고 잉글리시 로즈는 이미 다 마셨고, 오렌지 블로섬은 예전에 사라졌고요. 듀시스님께 받은 다즐링도 꽤 전에 끝났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여행가면 홍차 10통 사오겠다는 말이 빈말은 아니겠군요. 이 소비 수준이면 한 달에 한 통은 가뿐히 해치울테고 그 다음 여행까지의 텀을 생각하면 10통으로도 부족할지 모릅니다.(먼산)

메이플 시럽은 아직 뜯지 않았지만 설탕은 꽤 마음에 듭니다. 저 조그마한 녀석이 한 병에 6천원이나 하는건데 밀크티나 코코아에 넣어 마시면 굉장히 포근한 느낌입니다. 특히 밀크티에 들어가면 설탕의 단맛과는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꿀과도 다른 그 묘~한 느낌. 대량 구입하고 싶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선뜻 손이 가질 않습니다. 하하하.
앞에 보이는 것은 사은품이랄까. 덤으로 받은 겁니다. 홍차를 샀더니 아마드 티백을 잔뜩 얹어 줘서 덤들은 그날 모임에서 다 풀었고요. 팝콘(바닥에 깔린 것)과 스위스미스 코코아는 동생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오늘 내일 연속 모임이군요. 오늘 들고갈 비스코티는 어제 다 구워두었고 내일 들고갈 미네스트로네를 가장한 무언가는 지금 완성을 향해 보글보글 끓고 있습니다. 그럼 슬슬 나가야겠군요. 크리스마스 인사는 내일 드리겠습니다.
Well-Being.
최근에는 웰빙 대신 LOHAS-뭐의 약자인지도 잊을 정도로 복잡다단함-가 뜨고 있다는데 거기까지 손 댈 생각은 없지요. 하여간 이 웰빙이라는 것은 몸에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제 고정관념을 깨주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어제의 일입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부모님은 저녁 드실 생각이 없다 하시더군요. 평소라면 저녁준비를 하실 시간인데 왜 그러나 했더니 미아삼거리 롯데 백화점 개점하는데 갔다가 빵을 드셨답니다.

Kirnan : 무슨 빵?
아버지 : 수쿤?
K : 아, 스콘?
아버지 : 그런 이름이었나. 지하 식품매장에서 영국식 웰빙빵이라길래 사서 먹었지.

두둥!
머리를 1톤짜리 해머로 두들겨 맞은 듯한 충격이 왔습니다.-_-;
대저, 웰빙빵이라고 하면 유럽식 빵중에서도 호밀이나 기타 잡곡류가 많이 들어간 빵을 말하며, 버터보다는 올리브유가 강세 아닙니까? 버터 듬뿍에 흰밀가루가 들어간 스콘이 웰빙빵이란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스콘이 웰빙빵이 되려면 유기농 퇴비를 듬뿍 주어 유기농 무농약 재배를 한 밀가루를 완전 도정하지 않고 적당히 도정하여 곱게 갈아 만든 밀가루와-기왕이면 벌레가 날지 모르는 선편 수입보다는 항공수입으로. 혹은 우리밀로-_--오키나와에서 농약 한 방울 치지 않고 재배한 사탕수수를 써서 정제하지 않고 만든 설탕과, 강원도 대관령 그 어딘가 청정지역에서 역시 농약 한 방울 치지 않고 기른 풀(사료가 아닌)을 먹고 자란 방목 젖소에서 짠 우유를 이용해 만든 버터를 써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베이킹 파우더를 이용해서 부풀리는것이 아니라 일본의 모 빵집처럼 천연 효모를 이용해 부풀리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쯤되어야 웰빙이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지 않습니까.
(100% 믿으시면...;)

웰빙은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_-

홍대, 삼거리 포차 뒤쪽 편으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을 따라 걸어올라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봉추찜닭보다 아래일겁니다) 오른편으로 카페 레인보우 크림이 등장합니다. 무지개 크림이라.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기회가 닿아 가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야 이 자리가 옛날 비하인드(b-hind)자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상수역에 훨씬 가까운 자리라 가기가 쉽지 않지요. 대신 더 조용하지 않을까란 생각은 듭니다.

입구에서 보는 내부는 좁은 편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생각외로 넓음에 놀라게 됩니다.

그리고 주문한 카페라떼.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했더니 라떼아트로군요. 시나몬 파우더와 초코시럽을 이용한 무늬입니다. 제가 시나몬 파우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게 아쉽군요. 좋아했더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을텐데요.

최근 마셨던 카페라떼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도 5천원. 물론 2천원인 르뺑에 비하면 비싼편이지만 홍대 주변의 물가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여유롭게 시간을 잡고 자기 공부할 것을 가져와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좌석이 조금 불편하다는게 단점일까요?
(벽쪽에 붙어 있는 의자들은 상자 같은 것을 놓아두고 그 위에 방석을 올린 스타일입니다. 그러니 불편할 수 밖에요.;)

어느 날, 웹서핑을 하다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디자인*우스 쇼핑몰에 들어갔습니다. 이쪽은 행복이 가득한 집을 구독하면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몇몇 상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요. 대개의 상품이 고가다라는 점도 말입니다.
그럴진대 Customer cup이라는 이름의 컵을 가장한 유리포트는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취향이었단거죠. 유리제품임에도 가격이 2900원. 홀랑 반해서 친구 몫 두 개, 제 몫 하나, 가크란 몫 하나, 이렇게 네 개를 주문했습니다. 아쉽게도 무료배송은 3만원 이상만 가능하더군요. 대신 배송비도 2700원입니다. 조금 싸지요.

하얀색의 종이 박스에 덜렁 담겨온 유리포트. 하지만 제품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런 것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옆에 있었던 커피잔과 같이 놓고 비교를 해봤습니다. 크기가 비슷하군요.

마침 홍차를 우리고 있었기에 홍차를 담아봤습니다. 용량이 크지 않아서 한 포트를 다 담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원래가 1인분 정도의 차를 간단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포트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머그컵을 쓴다면 딱 한 잔 정도의 분량이 나옵니다. 거기에 저렇게 찰랑찰랑 담아놓았더니 물이 샙니다. 가득 담지 말고 포트 손잡이 윗부분 정도의 높이까지 담아야 따를 때 편합니다.

홍차 색이 정말 에쁘게 비치..........................ㄹ 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는 제 모습도 나왔군요.

색이 어떨지, 흰 종이를 대고 찍었습니다. 딱 취향의 유리컵!


그리하야, 원래 계획했던 홍차 우릴 때 서버 포트로는 쓰지 못하고 그냥 뜨거운 물을 담아 조금씩 식혀두는 정도라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알품는 물떼새 같은 모습이라 그 귀여움에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니까요. 무게도 유리제품이라 적당히 있는 편입니다. 여기에 국화차를 우려도 참 좋겠지만 스트레이너를 쓰는 것이 귀찮으니 그건 나중으로 미뤄야겠습니다.
어느 날 가크란이 제게 증정행사 소식을 하나 물어다 주었습니다.
G*25에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2천원 어치 이상 사면 모리나가 코코아를 준다고요. 모리나가 코코아라는 말에 스틱 형태의 분말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주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그렇다면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요?

이런 저런 일로 미루고 있다가 어제 다녀왔습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크런치 킹, 브라보콘 초코 정크, 초코 퍼지의 사진이 붙어 있고 2천원 이상 구입하면 모리나가 코코아 캔 증정이라 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초코퍼지 두 개, 초코정크 하나를 들고 딱 2천원을 맞춰 구입했지요. 아르바이트생이 아무 언급이 없길래 혹시 행사중 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그제야 뒤쪽의 음료용 냉장고에서 모리나가 코코아를 꺼내가라는 말을 해줍니다. 홀랑 집어 들고 돌아왔습니다.

생기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용량은 190g, 다른 커피캔과 비슷한 사이즈입니다.(같은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작 걱정을 한 것은 뒷면의 원재료명을 보고부터 였습니다. 한글로 설명되어 있는 쪽이 좀더 친절하게 나와 있습니다. 설탕, 우유 5%(!), 코코아 분말 3%, 크림(우유), 포도당 시럽, 전지분유, 탈지분유 등등.
이쯤 되면 슬슬 괴식이 아닌가 고민하게 됩니다. 초코우유보다 맛 없을 것 같은 포스~;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으니 일단 데우지 않고 한 모금 마셨습니다. 흐음. 이정도면 그냥 저냥 마실만 합니다. 그럼 데우면 어떨까 싶어 중탕으로 데워보았습니다. 따끈따끈한 코코아를 컵에 담으니 상당히 걸쭉하군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한 모금 마셨습니다.


....

이거 원래 가격이 1500원이랍니다. 사은품으로 받아 마시지 않고 제돈 주고 마셨으면 광분하며 눈물을 흩뿌리며 달려갔을 정도의 맛입니다. 담터 코코아를 우유 조금 붓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신다면 이런 맛이 날듯합니다. 그냥 그런 맛이라니까요. 달지는 않지만 코코아의 텁텁함이 아주 잘 살아 있고 우유의 부드러움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 멋진 음료입니다. 괴식 제조용으로 상당히 좋을 듯하군요. 보통의 우유에 이걸 조금 붓고 섞어 마시면 그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1500원이 아깝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이게 마시고 싶어지면 그냥 담터 코코아를 사 마시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지난 2006 카페쇼 모임에서 찍은 다른 사진들을 한꺼번에 풀어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드에 두고두고 길이길이 남아서 기억의 저편으로 매몰될겁니다. 그런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일주일만에 사진 세장(...)을 올립니다.

먼저 리나스에서 찍은 사진 두 장.

Lina's는 파리크라상계의 샌드위치 전문점입니다. 여러 음료도 같이 팔고 있고 스파게티라든지 샐러드라든지 수프류도 있습니다. 샌드위치 전문점이라기엔 광역입니다.
첫 번째 사진에서 찍힌 것은 그랑토스트와 라자냐, 그날 들고간 홍옥 잼입니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 새우크림 스파게티, 저 멀리 보이는 수프입니다. 빵그릇 수프지요.

제목에서 언급한대로 여기서 가장 취향인 것은 저 빵수프입니다. 하드롤 속을 파내서 그 안에 수프를 담은 것인데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어도 저 빵을 구하지 못해서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집 근처의 파리크라상에서 주로 파는 것은 크림과 버터와 기타 양념이 듬뿍 들어간 빵류라서 하드롤 같은 종류는 아예 들여놓질 않습니다. 백화점 지하매장에서도 본 기억이 없는데 말이죠.(있다 해도 신경을 쓰지 않은건가..=_=)
잉글리시 머핀도 구할 수 있는데 큰 하드롤을 구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됩니다! 그러니 열심히 찾아보아야 하는데..; 혹시라도 파는 곳을 알려주실 분 없으신지요? 조만간 수프 레시피와 함께 빵수프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쿨럭)

그 넓고 넓은 코엑스도 주말에는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대규모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인원들이 움직이다 보니 자리 잡는 것도 어려울진대, Lina's는 의외로 넓은 자리가 있습니다. 이날 여섯 명이서 여덟명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는데 3시간쯤 지났을 무렵 직원이 다가와서 남은 두 자리를 치워달라 요구하더군요. 분명 전체 자리의 1/4 가량이 비어 있어 저희가 두 자리 정도를 더 점유한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거기에 이날 이 자리에서 시켜 먹은 것도 꽤 많았고요. 1인당 메뉴 두 개 이상 시켰으니 말입니다.
덧붙여 여기까지 사진을 찍은 시점에서 음식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요청도 받았습니다.( ") 요즘에는 그런 음식점들이 많은 모양이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지만 저 위의 일 때문에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지요.


아래는 기분 전환용 사진.
마쟈님의 곰돌이 푸 팝업북입니다. 보기엔 단순한 책인데 완전히 펼치면 엄청나군요. 하나하나의 세트(?)에 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팝업북에 손대면 안돼!라고 생각하면서도 손대고 싶어지는 이 마음. 그저 허벅지 꾹꾹 찔러가며 참는 것이 최고입니다. 하하하.
※ 주의 : 이 글은 괴식 포스트이니 이런 계통에 약하시다는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20120926 수정
젠사이가 아니라 젠자이(ぜんざい)였습니다.T-T 모두 수정합니다.

그러니까 시작은 굉장히 단순했습니다. mama's cafe 2에 실린 여러 손님 접대용 음식들 중에 에스프레소 젠자이를 보고는 해보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젠자이라 하면 일본식 단팥죽입니다. 우리나라의 팥죽이 대개 팥 국물을 짜내 거기에 불린 쌀을 넣고 끓인 팥'죽'이라면 젠자이는 팥 알갱이가 그대로 살아 있는, 한국의 단팥죽 타입입니다. 굉장히 달다고 들었지만 한 번도 먹어보질 못해 어떤 맛있지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비* 단팥죽보다 더 달겠거니라고 추측할 따름이지요.

이번 음식이 괴식이 된 이유도 정확한 젠자이 레시피 없이 막무가내로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집 어딘가에 젠자이 레시피가 있음에도 별 생각 없이(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팥부터 삶고 보았습니다.

일단 세팅된 모습입니다.
팥은 푹 삶아두고 거기에 꿀 한 숟갈을 섞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브리카 4인용을 이용해 내린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를 조금 부어보았습니다. 부족한 듯하군요. 더 붓습니다.

왓! 괴식 완성!
보기만 해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무시무시해보입니다. 보이기도 그렇지만 결국 한 숟갈 간신히 먹고 두 숟갈째를 도전하다가 그 외의 나머지는 모두 폐기처분해야했습니다. 물론 에스프레소는 그날의 일용할 카페인이 되어 주었고 남은 팥들은 냉장고에 고이 들어가 다음 괴식을 위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젠자이 레시피를 찾아서 다시 도전해야지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의 교훈. 음식을 만들 때는 정확한 레시피를 확인합시다.-ㅁ-
25년 지기에게 5일 연속으로 바람(버림)맞고는 온대성 저기압이 태풍이나 허리케인으로 발전하려는 조짐을 보여 진압하기 위해 서둘러 아이스크림을 사러 다녀왔습니다. 거기에 생일선물로 부탁했던 클램프 뉴타입 플래티넘이 교보에서는 이미 품절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기분이 급격하게 가라앉은 원인 중 하나겠지요.

하겐다즈에는 날이 따뜻해서인지 손님이 많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파인트에 무엇을 담을까 고민했지요. 하나는 초콜릿 계통이고 다른 하나는 남은 것 중에서 신기한 것을 골라 담으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결정한게 초콜릿 쿠키와 바닐라 캬라멜 브라우니입니다.
계산대와 아이스크림 담는 것을 여자분 혼자서 담당하고 있더군요. 계산하랴, 아이스크림 담아주랴 바쁘긴 바쁩니다. 계산을 먼저 하고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는데 이런, 생각했던 대로 초콜릿 쿠키를 담는 모습이 불안합니다. 바닐라 캬라멜은 가장자리의 녹은 부분(-_-)을 떠서 담으니 편한데 초콜릿 쿠키는 그나마도 어렵습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워낙 담기 어렵지요.

예전에 그 25년 지기가 B모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반년 가까이 했다고 기억하는데 그 동안에 들은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요. 아이스크림을 퍼 담는 것이 엄청난 팔힘을 요구하는지라 오른팔만 계속해서 쓰면 나중에 한눈에 봐서 알 수 있을 정도로 양팔의 굵기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거기에 초콜릿 무스와 초콜릿이 가장 퍼담기 어렵기 때문에 이 두 아이스크림을 시키는 손님이 있으면 저도 모르게 열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제가 B모 샵에만 가면 초콜릿 무스를 시켰지요.(훗훗훗-_-)

퍼담는 모습이 영 불안하다 했더니 들고 온 아이스크림은 초콜릿 쿠키가 확연히 적었습니다.
그 분, 근력운동좀 하셔야겠군요.
쿠로미츠라고 되어 있는게 黑みつ이니, 혹시 黑密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흑밀. 기억이 맞다면 사탕수수 가공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알고 있지요. 일본에서야 오키나와쪽에서도 사탕수수(인지 무인지)를 재배해 흑설탕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흑밀도 생산이 가능할겁니다. 이것도 몸에 좋은 쪽 식품일걸요오...?
(칼로리만 존재하고 다른 영양소는 전혀 없는 설탕과는 달리, 이쪽에는 사탕수수에서 나온 다른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함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 확실한 기억은 아니니 정확한 정보를 아시는 분은 설명 부탁드립니다.)

하여간 일본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이글루 밸리의 모 포스트를 보고 꼭 도전해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하겐다즈 매장에도 들어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하겐다즈 카페에 가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았던 어느 날 구입하러 갔습니다.

Kirnan : 저기, 크리스피 샌드위치는 무슨 맛이 들어와 있나요?
(이미 냉장고에 들어가 있는게 캬라멜과 말차쿠로미츠라는 것을 보았으나 확인차 질문)
점원 : 캬라멜과 녹차 두 종류가 들어와 있습니다.

녹차로군요..................(먼산)
그러니 녹차맛만 들어와 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지 마시고 이름을 정확하게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뒷면은 이렇고...

꺼내면 이렇습니다. 들고 있는 종이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손을 직접 닿지 않게 하는 배려같군요.

한입 베어물은 단면 모습. 보시면 아시겠지만 쿠로미츠쪽은 녹차 아이스크림을 둘러싼 코팅입니다. 초콜릿 코팅같은데 맛은 달달함 그 자체입니다. 캬라멜과도 비슷하군요. 색을 보아하니 화이트 초콜릿에 흑밀을 섞어서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단 맛은 녹차를 엎습니다.OTL
제게는 단맛이 강해서 녹차의 쌉싸름한 맛이 너무 묻힌게 아닌가 싶더군요. 호기심은 충족했으니 이제 사먹을 일은 없을겁니다.


그리하여 개당 3천원짜리 호기심 체험기는 끝~입니다.
마시고 나서 이름도 홀랑 잊었습니다.OTL
하지만 대강 저런 이름이었고 중요한 것은 앞에 붙는 수식어가 아니라 핫초콜릿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계속 나가도록 하지요.
Short 사이즈로 시킨 핫초콜릿입니다.
생크림을 얹어드릴까요라는 말에 재빨리 아니오를 외쳤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카페쇼를 다녀와서 코엑스 지하의 리나스 카페를 갔다가 스타벅스에 들어간 거라 가능하면 카페인은 적게(초콜릿도 카페인은 있지만;), 칼로리도 적게를 외치면서 시킨 것이 핫초콜릿입니다. 적어도 토피넛 라떼처럼 온몸으로 달다라는 것을 외치지는 않으니까요. 사이즈를 작은 것으로 고른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거기에 스타벅스 커피들은 마시고 나면 그 즉시 카페인이 즉효를 발휘해서 뇌까지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습니다. 위를 긁는 것은 당연지사고요.

같이 시킨 초콜릿 무스. 3800원이라는 가격만 아니면 그럭저럭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이드 메뉴도 딱히 이거다 싶은게 없었지요.


그럼 중요한 핫초콜릿의 맛은 어땠는가?
제가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핫초콜릿과 같은 맛입니다.(먼산)
솜씨 없는 제가 만드는 핫초콜릿과 같은 맛이 나는 수준인데, 이걸 일부러 스타벅스까지 가서 4천원 주고 마시기는 아깝지요. 그냥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게 훨씬 낫습니다. 커피 카페인을 피하고 싶을 때는 어쩔 수 없겠지만 이것을 위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결론. 그래도 이전의 코코아보다는 낫다니까요.


포스팅 거리는 적어도 네 개가 밀려있고, 써야할 글도 많은데 건드리고 싶지 않은 이마음.; 그러니 카페쇼 관련 포스팅 두 개는 좀더 천천히 올라갈거랍니다.
어제는 생협 번개 겸 코엑스에 다녀왔습니다. 1차 목표는 번개, 2차 목표는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던 서울 카페쇼였지요.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몇 주전에 이미 사전 등록을 해두어서 입구에 있는 사전등록자를 위한 명찰 출력하는 곳에서 출력하고 명찰을 한 채 입장해서 잘 둘러봤습니다. 예상외로 규모가 작았지만 그래도 지름신은 충분히 강림해주셨습니다. 이보다 규모가 컸다면 아마 한 달 용돈을 다 쏟아붓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관련 포스팅은 총 3개입니다. 사실 다른 포스팅들을 먼저 올려야 하는데 가장 쓰고 싶은 것이 이 얼그레이에 대한 것이니 먼저 올려봅니다.

카페쇼와 팬시푸드쇼를 같이 열면서 홍차 전문점도 같이 매장을 열었습니다. 기억하는 것은 아마드, 아크바 정도? 하지만 처음 보는 홍차도 있었습니다. 지난 티페스티벌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기억하는데 Taylors of Harrogate라는 길디 긴 이름의 홍차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마침 홍차가 바닥을 드러내는 시점인데다 다음 홍차 구입까지 버틸지 어떨지 애매했기 때문에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구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가격입니다. 밀봉포장된 리필용이 125g에 16000원이랍니다. 티캔은 이달 말에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라 아직 가격이 결정되지 않았다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마셔봤습니다.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음. 미묘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홍차가 어디 산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그냥 홍차염 97.5%에 베르가못오일 2.5%로 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구입하기 전 향 맡았을 때도 그랬고, 뜯었을 때도 그랬고, 굉장히 강렬한 감귤류 향이 나더군요. 오렌지라고 할까요? 코를 톡 쏘는 정도의 강렬한 오일입니다.
그 향은 우리고 나서 마실 때까지도 지속됩니다.(먼산) 뭐랄까, 마시고 있자면 아베다의 베르가못오일을 홍차에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군요. 어느 정도로 강렬하냐면 티백에다가 한 스푼 넣어 꽁꽁 묶은 다음 반신욕조에다 집어 넣으면 그대로 멋진 감귤류 아로마테라피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약간의 과장 포함;)

결론을 내자면 마시기엔 향이 너무 강렬한 그대라는거죠. 향을 날린 다음에 마실까, 아니면 분양할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일단 가크란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다음 반응이 좋으면 가크란 전용 홍차, 반응이 나쁘면 그 다음은 그 뒤에 생각하렵니다. 그러니 잘 부탁해요 가클~♡
지난 금요일부터 신세계와 롯데가 세일 맞불작전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세일을 하든 말든 구입할 물건이 없다면 상관없지만 그래도 양 백화점에서 날아온 세일 쿠폰 안내는 유심히 살펴봅니다. 의외로 건질만한 물건을 찾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구한 것이 바로 일본 구마모토 농협의 과일주스입니다.

사진을 잘못 찍어서 왼쪽의 핑크 그레이프 후르츠- 자몽주스가 잘렸군요. 하지만 둘다 똑같이 생겼습니다.


신세계 쪽에서 날아온 쿠폰 북에 개당 6800원, 두 팩에 13600원인 과일 주스를 묶어서 반 값인 68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사과주스와 파인애플 주스가 묶여 있어서 그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신세계 식품매장에 들어가보니 오렌지, 사과, 자몽, 파인애플의 네 가지(제가 확인한 것만 그렇습니다) 주스가 있었습니다. 다 일본의 구마모토에서 재배한 과일을 직접 짜서 만든 주스랍니다.

오렌지나 파인애플보다는 사과와 자몽이 취향이라 이렇게 묶인 것을 찾아서(네 개가 번갈아 다양하게 묶여 있습니다) 잘라간 쿠폰과 함께 냈습니다. 1리터 한 팩에 반값으로 해도 3400원이라면 싼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신기하니까 도전하는 거죠.

다만,...................;
사진 찍으면서 깨달았지만 자몽주스는 가당버전입니다.=_=;
자몽농축과즙이 100%, 일본산으로 들어가 있다고 하지만 거기에 과당과 포도당 시럽과 자몽향이 들어갔답니다. 그렇다면 100%라고 하는 것도 의미가 없지 않나요?

색은 분홍빛이 살짝 도는 맑은 주황색입니다. 마셔보니 확실히 단 맛이 돕니다.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완전히 가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쓰지도 시지도 않은 맛. 밸런스는 이정도면 만족입니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그 대용량 분홍색 자몽주스보다 훨씬 덜답니다. 제 취향은 선키스트에서 나온(일본 편의점에서 구했던) 100% 자몽 주스지만 이쪽은 지나치게 쓰고 지나치게 실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그 쓴 맛이 좋아서 먹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피하고 싶은 괴음주스라니까요.
그런고로 어느 정도 달달하다는 리뷰도 50% 정도는 깎아서 들으시는게 좋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입맛이 기준이니까요.



최종 결론. 호기심은 지갑을 죽입니다.(먼산)
그런게 있다는게 아닙니다. 그저 어쩌다 만들어진 괴식일 따름이지요.OTL

아침에 간식이 너무도 먹고 싶은데 밀가루도 안돼, 설탕도 안돼라니까 남은 것은 흰 우유 밖에 없습니다. 찬 우유보다는 따끈한 것이 더 좋으니(우유 비린내에는 강한 편입니다) 일단 500ml 우유팩을 샀습니다. 전기주전자가 작아서 500ml 팩은 들어가지 않지만-업무시간중의 흰 우유는 항상 팩채 주전자에 넣어 중탕으로 데웁니다-엊그제 받아 마신 오렌지 주스 병이 있으니 씻어서 거기에 데우면 될거라는 생각이 있었지요.

주스병의 라벨을 다 떼어네고 잘 헹군 뒤에 맡아보니 그래도 오렌지 향이 납니다. 시간이 있었다면 물을 담아 둔채 내버려 두어서 향을 조금이라도 뺐을텐데 간식이 너무도 고프니 그냥 무시하고 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팔팔 끓인 물에 넣어서 중탕. 끓기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뚜껑을 열고 계속 끓이는 쪽이 데우는 속도는 빠르지만 대신 유리병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번에 쓰던 커피병(쟈뎅이었나, 프렌치 카페였나)은 끓이는 도중에 병 아랫부분이 깨져나가서 우유도 못 먹고 병도 버려야 했던 일이 있습니다. 열선이 외부 노출되어 있는 타입이라 그런가봅니다. 물리넥스는 디자인은 좋아도 그런 점에선 테팔보다는 한 수 아래군요. 열선이 나와 있는 것은 물때 문제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쨌건 중간중간 병을 흔들어서 우유 거품을 만들어주고, 다시 물을 끓여서 투하했다가 흔들어주고를 반복하면 이런 상태가 됩니다.

사진은 코코아로 지난번에 해 마셨던 겁니다. 요령은 동일하고, 코코아는 뜨거운 물에 녹여 둔 다음 메이플 시럽을 조금 첨가하고 거기에 위의 방식으로 데운 우유를 붓습니다. 거품 입자가 거칠긴 하지만 이정도로도 만족이지요.


그러나 이번엔 조금 괴이한 것이 나왔습니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괴이할지도 모릅니다. 향이, 오렌 향이 납니다.(먼산) 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데웠더니 우유에 오렌지향이 배었나봅니다. 비린내는 나지 않지만 그 오묘한 향이라니. 그래도 어쩝니까. 간식은 고픈걸요.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금방 한 잔을 다 비웁니다.


지금 옆에 포도주스 병이 하나 더 있는데 실험을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포도향 나는 우유라. 오렌지향보다는 나을까요?

어제 저녁.
따끈한 카페오레로 허기진 속을 달래고 싶어서 던킨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간 이유의 50% 가량은 그 당첨 뭐시기 때문이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르뺑에 들어가 카페라떼를 시켰을 겁니다.

앞에 사람이 많아서(분명 제가 먼저 들어왔는데도 먼저 계산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허허허) 메뉴판을 훑어 보고 있었습니다. 카페라떼, 카페라떼, 어디있지?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아이스 음료중에 아이스카페라떼는 확실히 있는데 (핫) 카페라떼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녹차 라떼, 홍차 라떼, 카페모카, 캬라멜 라떼는 있지만 설탕(시럽)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카페라떼는 없습니다. 그래도 설마라는 생각에 카페라떼를 시켜봤습니다. ......... 없다네요? 하.하.하.

그리하여 눈물을 머금고 오리지날을 시켰으나(컵 가격 포함 1950원) 그 맛은 르뺑보다 떨어집니다. 차라리 르뺑을 갈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거기에 단기적으로 작용하는 카페인이 높은건지 마시면서도 머리가 어질어질했습니다. 홍차 카페인과 커피 카페인의 작용 방향은 다른 것인지, 홍차 카페인으로 단련된 몸이 커피 카페인에 흔들리는 재미있는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요일에 에스프레소 원두 구하러갑니다. 과연 어떤 것으로 사올지 저도 궁금하군요.

어제 살짝 언급했던 새로운 레시피 도전은 그럭저럭 성공입니다.

그리하여, 어제의 전리품들.
저기 위에 보이는 바나나는 빼고, 앞쪽에 보이는 것이 호박 비스코티, 타파웨어에 담긴 것과 식힘망(이라 쓰고 떡찜기라 읽는다)에 올려진 것이 다크 정크 초콜릿이 들어간 비스코티입니다.

관련 사진은 여기.


다크 정크 초콜릿도 의외로 달아서 저는 몇 개 못 먹었습니다. 이쪽은 동생의 요청대로 듬뿍 넣었지요. 호두도 안 들어가고 그저 정크 초콜릿만 들어간 무시무시한 녀석입니다. 설탕을 줄였는데도 달다는 것도 참....

호박 비스코티에는 단호박 으깬 것이 들어갑니다. 원래 레시피에서 코코아 가루를 빼고 호박 퓨레를 넣었으면 밀가루를 더 넣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아무런 생각없이 만들었다가 비스코티가 아니라 빵 비슷하게 만들어지는 실패를 겪긴 했지요. 다음번에는 밀가루 양을 좀더 늘려야겠습니다. 호박은 이정도로도 충분합니다. 달큰한 단호박 향이 솔솔 나는게 좋군요.
아버지는 딱딱하지 않은 이 버전을 좋아하시는 듯하니 다음번엔 밀가루 양을 조절하며 약간의 실험을 해봐야겠습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주말에 도전하려던 메뉴 몇 가지를 포기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10일 저녁. 별 생각 없이  방산시장에 들어간 저는 엄청난 여학생들과 마주쳤습니다. 시간이 꽤 늦었음에도 여학생들과 다른 여자들의 인파로 방산시장이 바글바글 하더군요. 상점 주인들도 재료파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거기에 제가 사려 했던 작은 용량 버터는 아예 없고, 이제는 450g짜리만 있답니다. 예전에는 분명 280g짜리도 있었는데 안 들여 놓는 것일까요. 사람에 질려 구입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그래, 버터가 들어가는 레시피는 다 빼는거야. 비스코티만 만들어도 충분해!"라고 생각하며 돌아왔습니다.
그런 연유로 주말의 베이킹 일지에는 버터가 빠져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보통의 스콘 레시피에는 버터 80g이 들어갑니다. 450g짜리라면 다섯번도 넘게 쓰지요. 그렇게 많이 만들일도 없고, 자주 만들일도 없습니다. 차라리 비스코티에 전념하는 쪽이..)

다이어트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제빵일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이제 슬슬 퀼트신과 재봉신이 강림해주셨으면 하고 있는데, 11월이 가기 전까지 꼭 돌아오셨으면 합니다.ㅠ_ㅠ
최근 들어서 점점 입맛이 변하는 건지 가향차보다는 그냥 차가 더 좋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홍차로 생각했던 트와이닝 얼그레이도 조금 시들해졌고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도 예전만큼 좋지는 않습니다. 듀시스님께 받은 다즐링만 변함없이 잘 마시고 있거든요. 몇 주 전 루피시아에 홍차를 사러 갔을 때도 그 강렬한 향들에 취해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돌아나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무지 캬라멜티 도전은 조금 무모했습니다. 향만으로도 달큰한데 마시면 어떨지는 눈에 보듯 뻔하지요. 그럼에도 괴식에 대한 도전 정신은 사라지지 아니하고 호기심은 키르난을 죽입니다.(...)

시아한테서 하나 얻은 무지의 캬라멜티. 향만 맡아도 달달합니다.

컵은 홍차 컵을 쓰지 않고 일반 컵을 준비했습니다. 거기에 포트, 티매트와 티코지, 그리고 전자렌지로 데운 우유가 대기중입니다.

우린지 3분 경과. 티백을 꺼내고 홍차를 컵에 따랐습니다. 붉은 귀신인 885답게 아주 붉게 나왔군요. 다른 홍차보다 조금 붉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오미자차로 보일 정도로(사진처럼;) 붉지는 않습니다.

우유를 넣으면 이런 색이 나오니까 말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지 홍차 맛 자체가 상당히 진했습니다. 우유를 타니 딱 좋더군요. 대신 특유의 캬라멜 향이 고양이키르난을 죽입니다. 실험 정신은 여기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가크란은 조금 마셔보더니 자기 취향이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일본 여행에서 카렐의 마룬티를 사오겠다고 벼르고 있었으니 이런 달달함을 미리 체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슬슬 홍차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2월 말까지 다 마시면 새해에는 새 홍차를 마실 수 있겠군요.
얼음 얼리는 것보다는 이런 게 더 좋더라고요.=)




대왕얼음틀을 지난 5월에 사들고 오지 않은게 살짝 후회됩니다. 으음. 겨울에 가도 구할 수 있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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