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도렐, 오른쪽이 폰트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던 토요일에, G네 집에 놀러가 커피 얻어 마셨다가 얼결에 끌려 나갔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날은 아침에 헬카페 콜드브루를 마시고 G네 집에 가서 새로 산 커피 머신으로 한 잔 더 내렸으며, 그러고 나서 신용산역에 볼일 있다는 G를 따라나가 커피 두 잔을 더 마셨습니다.

 

G는 종종 새로운 카페가 어디 새로 생겼는지 찾아보고는 혼자서 훌쩍 방문하길 잘합니다. 약수역 근방에 있다는 어떤 카페 하나도 커피 평을 듣고 나니 방문하고 싶었는데, 평일 영업을 주로 하는 터라 계속 못가고 있습니다. 언제 평일 휴가 내면 그 때 가보겠다며 벼르는 중이지요.

신용산역의 저 두 카페도 G가 가보겠다며 나서는 바람에 저도 끌려 갔습니다. 토요일에 해야할 일이 있었지만 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은 약간 더 있었던 데다, G 혼자 카페 나가도록 둘 수 없어서 같이 갔습니다. 왜냐하면 앤디는 출근일이었고 그 때문에 L도 함께 데리고 나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꼬마가 요츠바랑 비슷한 나이가 되었지만, 요츠바도 항상 주변 사람 여럿과 함께 다니지요. 부모 한 쪽이 애 데리고 나가서 쇼핑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가능은 한데, 커피맛도 제대로 못느끼겠지요. 일손이 하나 더 있으면 적어도 커피맛은 날 겁니다. 애 보기는 못하지만 관리나 시선끌기는 그럭저럭 하며 포터 역할은 이전부터 여러 번 맡아 왔으니 갈만 합니다.

 

요약하면, G가 L과 함께 쇼핑 나가는데 짐꾼 겸 육아보조로 따라나갔습니다. -ㅁ-/

 

도렐은 아모레퍼시픽 지하 1층에 있습니다. 그 길 건너편에 또 다른 빵집이 있던데, 그쪽은 밀도 계열 빵집이더군요. 다만 카페 들어가자 L이 매우 산만하게 굴어서 잽싸게 유모차와 함께 빼돌리고, 본격적인 커피 주문은 G가 했던 터라 저는 가장 눈에 들어오는 커피 메뉴 아무거나 골랐습니다. 아인슈패너가 있으니 일단 도전! 그리고 카페 바로 바깥에 있는 이동형 테이블을 꺼내 자리에 앉았습니다. 잠시 L과 대화하는 사이, 주문을 마친 G가 나왔고, 다시 L을 떠넘겨 건너편에 있는 빵집으로 보냈습니다.(...) 빵 고르기는 G와 L이 같이 해도 문제 없으니까요.

 

그 빵집의 까눌레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G에게 부탁했는데, 사진에는 없습니다. 까눌레가 사각이라 매우 특이하더군요. 보통은 까눌레 전용 틀에 굽기 마련인데, 이건 정육면체 틀로 구웠습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까눌레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의견을 가진 터라..'ㅠ'a

 

도렐의 아인슈패너는 단맛이 강합니다. 아예 크림 자체에 바닐라를 섞은 모양입니다. 한 모금 마셔본 G가 달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군요. 신맛이 살짝 도는 아래의 커피와 섞으면 적절히 달달한 맛이 납니다.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부족했던 당을 한 방에 채워줍니다. 제 입에는 괜찮았지만, 도렐의 위치가 문제입니다. 제게는 너무 멀어요.

 

 

신용산역에서 한바탕 쇼핑을 마치고 나와, 마지막 일정(...) 전에 움직인 곳이 폰트입니다. 이쪽은 신용산역 서편에 있습니다.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골목에 있더군요. 다만 여기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인지, 카페 안에 사람이 가득찼습니다. 자리도 없거니와 걱정되는 부분도 있으니 포장으로 주문했습니다. 저랑 L은 밖에서 기다리고 G는 먼저 주문하고.

음, 그렇습니다. 육아보조의 업무는 이런 겁니다. 동행이 쇼핑하는 동안 애보기.-ㅁ-/

 

G는 브라질, 저는 온두라스. 신맛이 덜하다는 커피로 골랐습니다. 날이 더웠던 터라 아이스로 받아서 들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 목적지가 근처의 공원이었기 때문에 설렁설렁 걸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 컵이 꽤 마음에 들더군요. 추가 홀더 없이도, 저 컵의 요철 무늬가 컵홀더처럼 두께를 더합니다. 겉에 물방울이 맺히지도 않고, 얼음도 오래가더군요. 게다가 커피는, 최근에 마셨던 아이스커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 아 물론. 제가 평소에는 아이스커피를 거의 안 마십니다만, 이 커피는 진짜 맛있습니다. 신맛이 약하지만 없지는 않으며, G의 브라질을 마시고 제 온두라스를 마시면 신맛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신맛이 거슬리지 않습니다. 맛있네요. 이번에는 차갑게 마셨으니 다음에는 따뜻한 커피로도 마시고 싶습니다. 안에서 마시지 않고 포장이라도 좋네요. 하지만 마찬가지로 제 활동반경과는 너무 멉니다.

 

 

힘들지만 이렇게 G와 함께 다니는 이유도 이런 재미입니다. 저 혼자라면 절대 안 갈 카페를, 이렇게 끌려서라도 가면 활동반경이 조금 넓어지니까요. 하지만 그럴려면, 역시 체력이 필수입니다. 내일 아침도 잊지말고 운동해야죠....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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