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글은 화요일 오후 4시경에 보냈고, 내용은 블로그에 올린 글을 수정한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약간 둥글게(...)하고 숫자 붙인 부분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 문의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오후에 답변이 왔습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알라딘 고객센터 팀장 표종한입니다. 답변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지난 3월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여성 관리자 고용비율 미달 사업장 명단에 알라딘이 포함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알라딘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알라딘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조사받은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여성 고용 비율이고 둘째는 여성 관리자 비율입니다. 첫 번째 기준인 여성고용비율은 업계 기준인 34.79%보다 높은 60.57%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기준인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15.38%로 업계 기준인 20.20%에 미달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마땅히 준수해야 할 사회적 책무의 최소요건이나 알라딘은 이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알라딘은 여성 관리자 증설을 위한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임기응변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목소리를 두루 듣고 검토해 진행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이미 구성원들의 의견을 다각도로 수집하는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성 평등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살피고 개선하기 위한 사내 조사 등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보다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계기관(고용노동부와 실무기관인 노사발전재단)과 노무사의 자문 등도 얻을 예정입니다. 중대한 문제인 만큼 지금 당장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드리기는 힘듭니다만, 검토가 아니라 확실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조속한 시일내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기업이기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명단 발표까지 되었느냐며 최소한의 성의만 보여도 포함되지 않는 명단에 알라딘이 포함된 것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주셨습니다. 경위를 파악해본 결과 고용노동부로부터 해당 공문을 수령한 담당 실무자가 팀장과 회사에 보고를 누락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 예고한 여러 가지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개선계획서 제출 등 일체의 소명 절차에도 응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담당자의 잘못과 무관하게 회사 차원의 문제가 있었고 이것이 이번 일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명심하고 있습니다.

알라딘의 조직체계는 팀원-팀장-본부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장의 경우 매니저-점장-지역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알라딘 직원 중 본부장은 1명이며 남성입니다. 팀장은 12명 중 2명이 여성으로 국내도서를 전담하고 있는 도서1팀과 도서3팀의 팀장입니다. 매장 지역장 및 점장의 경우 39명 중 23%인 9명이 여성입니다. 알라딘 본사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8.3년이고, 팀장들의 근속 연수는 14.4년입니다. 알라딘이 올해로 20년이 되었음을 감안할 때 팀장과 팀원 모두 평균 근속연수가 낮지 않은 편입니다. 고용 안정성을 추구한 결과이지만, 퇴사하지 않은 팀장이 더 승진할 직책이 없는 관계로 팀원들 역시 직책 승진의 기회가 무척 적었습니다. 개발팀의 18년 차 남성 차장에게도, 웹기획/마케팅팀의 16년 차 여성 차장에게도 직책 승진의 기회는 똑같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더 길게 근무한 팀장이 있었기 때문이지 성차별의 결과가 결코 아닙니다.

위 내용과 관련해, 지난 8일 긴급하게 SNS로 알라딘의 팀장 현황에 대해 공유하는 과정에서 수치 오류가 발생하여 이를 정정합니다. 알라딘은 지난 8년간 4명의 팀장이 진급/신규 선임되었고, 그중 1명이 여성입니다. 또한 팀장 근속 연수를 15년으로 밝혔으나 14.4년으로 정정해 말씀드립니다. 다급한 마음에 급히 글을 쓰면서 작성자의 머릿속 기억에 의존하여 작성하면서 오류가 있었습니다.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급여에서의 성차별을 지적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성별에 따라 다른 연봉을 책정받은 경우는 알라딘이 설립된 1999년 이래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연봉의 인상은 연차 및 개인의 성과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성과에 의한 개인 차는 있을 수 있지만 성별에 의한 개인 차는 없습니다.

출산 및 육아 등을 이유로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여성이 오래 근무할 수 없어 남성의 근속 기간만 높고, 여성은 빨리 퇴사하기에 남성 팀장들로만 구성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12년 이상을 근무해야 진급할 수 있는 상위 직급자인 차장 이상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은 53.3%입니다. 또한 최근 3년간 알라딘에서 출산 휴가를 사용한 직원 수는 총 24명, 사용 건수는 26건이고, 이 중 92.3%인 24건은 출산 휴가 이후 육아 휴직을 붙여 사용하였습니다. 같은 기간, 출산 직후가 아닌 육아 휴직 사용 가능 기간(자녀 나이 만 8세 이하 혹은 초등 2학년 이하)에 육아 휴직을 사용한 인원은 5명이며, 3명이 여성, 2명이 남성입니다. 이 중 이직 및 개인 사유로 미복귀한 3건 및 현재 휴직 중인 건을 제외하면, 모든 직원이 휴직 종료 후 휴직 전의 직급, 직위, 소속팀에 그대로 복귀하였습니다.

알라딘의 부족한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개선하고, 고객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개선에 있어서도, 단순히 기준 통과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성 평등 가치에 부합하는 고용 환경 개선을 알라딘의 사회적 책무로 여기고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마 맞을 거예요? 세계 여성의 날 프로젝트?





이 사진 시리즈가 재미있는 건 굵은 글씨로 소개된 저 문장들이 '여성들이 자주 듣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쟤는 말이 많아, 쟤는 따지는 걸 좋아해, 맨날 부엌에만 붙어 있어, 애들이랑 노는 게 직업이지 뭐. 등등등. 그리고 그 문장은 사진 주인공의 직업과 연결됩니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그 분은 교수라 그렇습니다. 자기만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건 건축가라 그렇고요, 부엌에만 있는 건 식이요법사이기 때문이랍니다. 따지는 걸 좋아하는 건 변호사라 그렇고요.


이모저모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슬쩍 올려봅니다. 출처는 역시 트위터. 하지만 아마 다른 곳의 프로젝트였을 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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