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은 맛있는 디저트와 훌륭한 커피와 다양한 책 때문에 갑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물론 계획 짜다보면 그 사이사이에 전시회나 쇼핑이 들어가지만, 가장 큰 방문 목적은 음식입니다. 여행을 가면 갈수록 식사량과 식사횟수가 줄어들다보니 양보다는 맛있는 음식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센다이의 규탄, 삿포로의 롯가테이, 도쿄의 커피 같은 겁니다.

이번 여행은 퀘스트 대부분을 클리어했지만 도쿄 커피는 실패했습니다. 첫날 도쿄 도착이 예상보다 늦어서 카페 바흐 방문은 포기했고, 다른 커피전문점도 긴자에서 쇼핑하다가 얌전히 내려 놓았습니다. 일본 여행은 자주 가니 다음에도 기회가 있습니다. 여행의 만족도는 적당한 포기와 체력관리와 비용관리에서 나옵니다. 하하하.



삿포로 도착 당일, 손가락 부상 때문에 제대로 맛보지 못했지만, 응급처치를 마치고 돌아와 마신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의 라떼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우유거품도 다 꺼지고 다 식은 라떼였음에도 마시는 걸 멈출 수 없더군요. 처음 주문할 때부터 포장하면 맛이 떨어질거라 경고를 들었으니 이번에는 꼭 카페에서 마셔야겠다 생각하고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호텔 조식은 6시 반부터 시작이나 아침에 늦게 일어났습니다. 아마도 늦게 카페인을 섭취하여 잠을 푹 못 잔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 다음날부터는 점심시간 이후에 카페인 없는 차를 마십니다.

하여간 7시 되기 전에 서둘러 내려가니 생각보다 조식파트가 작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것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무난합니다. 일단 홋카이도 식재료를 썼을테니 50점 가산되고, 호텔이다보니 조리 솜씨도 평균은 됩니다. 제가 조리 솜씨 평가할 만한 수준은 안됩니다만, 맛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빵은 두 종류 데워서 들고 옵니다. 잼이 시판이라 아쉽지만 뭐,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으니까요. 수프는 단호박 수프, 거기에 우유를 함께 담아옵니다.


칸막이접시 왼쪽 맨 아래가 스크램블에그, 그 위에 감자와 단호박, 그 위가 오징어튀김과 닭고기, 그 옆이 마파가지, 그 아래가 카레, 맨 아래는 가메니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맛있었던 것은 저 감자와 단호박입니다.

단호박은 진짜, 진짜 맛있습니다. 감자는 먹어보고 기겁했고요. 아니, 왜 감자에게서 고구마 맛이 나는거죠? 분명 감자인데 왜 이렇게 달지요? 호박고구마보다 퍽퍽한 밤고구마를 좋아하는 제게 이 단호박과 감자는 신이 내린듯한 맛이었습니다.;ㅅ;







후식은 요거트와 직접 구워냈다는 파운드케이크, 파인애플. 거기에 단호박 하나 더 들고 오고 홋카이도 특산이라는 유산균 음료를 들고 옵니다. 정확히는 발효유 계통인가본데, 마셔보니 칼피스와 비슷합니다. 달달하니 아침에 뇌 깨우기 참 좋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머신으로 뽑는 거라 그냥 그랬습니다.






아침식사 장소는 1층의 레스토랑입니다. 캐주얼레스토랑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번 가보겠다고 해놓고 홀랑 잊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루에 두 끼 정도가 한계인지라, 먹으러 갈 시간이 없더군요. 다음에는 한 번 가봐야지.


아. 택시 옆으로 보이는 눈벽은 눈으로 된 벽 맞습니다. 보도앞의 눈과 도로의 눈을 밀어 놓은 것이 녹지 않아 저렇게 벽이 되었습니다. 날이 그렇게 추운 것도 아니고, 해도 잘드는 곳 아닌가 싶지만, 역광장의 눈산도 안 녹았으니까요. 녹기 전에 눈이 계속 쌓이나봅니다.







그리고 이날도 눈이 옵니다. 삿포로 쪽에 눈보라 예정이 있어서 그 다음날 항공기 연착이 될까 걱정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그 일주일 전에는 폭설로 신치토세공항이 대규모 결항을 겪었습니다. 며칠간 공항이 폐쇄되어 그 여파가 2~3일 정도 갔답니다. 지난 센다이 여행 때도 태풍으로 항공기 지연이 있었으니 귀국날 그러면 어쩌나 싶었지요. 공항에 발이 묶이면 휴가를 더 써야 한다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연초부터 휴가 쓰기는 부담스러우니까요.






숙소 위치는 다시 보아도 참 좋습니다. 훗훗훗.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걱정 없이 삿포로 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빅카메라도 역을 통해 갈 수 있으니 놀기 적당한 곳입니다. 다음 삿포로 숙소도 걱정하지 말고 여기로 잡겠습니다.




밀린 기록을 적고, 일기는 일단 미루고. 영수증 정리 등등과 트위터 순회를 마치고는 나갈 준비를 합니다. 아, 물론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서 귀국하자마자 바로 연말정산 할 마음의 준비를 해놓았지요. 그래야 출근하자마자 연말정산 처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의 아침 목표는 트위터에서 보았던 바리스타트 커피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노면전차도 안 타봤습니다. 교토에서도 란덴 타본 것은 한 번이었나. 삿포로도 시내에서만 놀지 멀리 나가지는 않기 때문에 탈 일이 없습니다.



숙소에서 열심히 걸어 저 전차 정류장 한 골목 아래쯤인가, 그 쯤에 바리스타트 커피가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보다 멀지 않습니다. 초행길이지만 걸어서 15분 정도? 돌아올 때는 그보다 가까웠습니다. 보이는 저 벽돌벽만큼의 공간이 거의 전부인 매우 작은 커피집입니다. 앉아서 마실 수 있는 공간은 벽에 붙언 바 자리로 3자리 정도. 이미 자리가 다 차있어서 주문만 빨리하고 물러납니다. 이 때가 9시 40분이었는데 손님 중 둘은 한국인이더군요.






주문한 것은 비에이 저지우유. 우유는 홀슈타인, 비에이 저지, 토카치 저지 중 고를 수 있었습니다. 비에이 저지의 라떼를 선택해 마셨지만 기대한 만큼의 맛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이 전날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의 라떼를 마시지 않았다면 평가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안 마셨다고 해도 평가가 올라갈 일은 없습니다. 우유는 온도가 낮아 따뜻한 정도였고, 라떼도 대체적으로 그랬습니다. 라떼아트는 예쁘지만 마시면서는 라떼의 우유거품층과 데운우유가 나뉘지 않고 일체화되어 있더군요. 훌훌 넘어가긴 하지만 맛있는 라떼는 아니었습니다.


3분만에 훌훌 넘기고는 카페를 나옵니다. 손님이 줄이어 오는 바람에 오래 있을 분위기도 아니었고요. 사람이 많아도 커피가 맛있으면 괜찮았을테지만 조용히 뒤돌아 나옵니다.(먼산)



시간이 이르니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정리를 합니다. 다음 일정을 고민하다가 숙소 바로 근처라는 롯가테이 삿포로 본점으로 정합니다. 카페는 10시 반에 열리니 그 시간 맞춰 나가기로 하고 여행수첩을 정리합니다. 여행수첩은 영수증 등을 꼬박꼬박 받아서 그 시간을 기록합니다. 시계를 볼 때도 많지만 시계는 봐놓고 시간 잊는 일이 매우 잦습니다.(먼산)

롯가테이 삿포로 본점은 길거리에서 입구와 간판이 잘 안 보입니다. 걷다가도 여기가 길이 맞나 두리번거리며 찾게 되더군요.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합니다.






겨울이 아니라 여름도 멋질 겁니다. 2층의 카페에서 뒷편의 안뜰을 내려다보면 ... 정말 멋지겠지요.




2층의 카페에 올라가 메뉴판을 들고 한참 고민하다 매장 한정 메뉴를 주문합니다. 그러니까 삿포로 본점 한정과 계절한정 중에서 본점 한정으로 주문한 것이지요. 커피는 피할 생각이었으니 핫초코, 거기에 블랑망제인 삿포로식물원 하츠하루(初春)를 시킵니다.






...390엔의 핫초코. 아무리 봐도 저 찻잔은 로열 코펜하겐입니다. 핫초코 위에 크림을 얹고 볶은 아몬드를 올렸습니다. 아몬드는 고소하고 크림은 진하고. 크림도 그냥 유크림이 아니라 농도가 더 진합니다. 버터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진하고 묵직한 크림이군요. 달지 않으니 케이크와도 잘 어울립니다.






언뜻 보기에는 아이스크림이나 그냥 크림을 푹푹 떠서 올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쪽에는 베리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겉은 확실히 블랑망제. 크림은 아니지만 크림처럼 녹아내리는 맛있는 블랑망제입니다.






베리도 한 종이 아닙니다. 딸기 외에 라즈베리나 기타 등등도 함께. 위에 뿌린 초코칩(?)도 씹는 맛을 더합니다.



자아. 그리고 저 케이크 단품 가격이 480엔. 도합 870엔입니다. 단순 10배 환산하면 8700원. 가격 생각하고는 심각하게 좌절합니다. 그래, 이러니까 한국에서 디저트 먹기가 싫은거야. 로열 코펜하겐에 나오는 핫초코와 예쁘게 장식하여 나오는 디저트가 합하여 8700원인데 한국에서 먹으면..? 아무리 롯가테이의 가격이 저렴하고, 아무리 삿포로라서 도쿄보다 물가가 싸다고 해도 이런 디저트와 음료를 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가?




부른 배를 안고 돌아나오는 길에 기노쿠니야를 들립니다. 길이 질퍽하니 마루센까지 걷기 싫고, 그러니 롯가테이 근처에 있는 기노쿠니야로 갑니다. 일본여행 도중에 『82년생 김지영』은 지방도시의 서점에서 찾기 어렵다는 트윗을 보았습니다. 나고야였던가요. 센다이의 마루센에서도 그냥 휙휙 지나가서 제대로 확인은 못했지만 일단 눈에 잘보이는 곳에 있진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삿포로에 가면 있는지 확인부터 하겠다 생각했지요. 센다이 마루젠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책은 아마도 『일본국기』. -ㅁ-+





화제의 도서 코너였고, 베스트셀러 쪽은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이런 책들과...




저런 책들 옆에 82년생 김지영이 보입니다. 사진 오른편 책장의 중간단 오른편 책.






긴머리 여성의 빈 얼굴 모양 표지가 82년생 김지영입니다.


사올까 생각하다가 1500엔인 것을 보고는 조용히 내려놓습니다. 무게와 기타 등등을 생각하면 그냥 알라딘에서 주문하렵니다. 건축서적들 몇 권을 샀더니 트렁크 무게가 상당하여 삿포로에서는 가능한 짐을 늘리지 않으려던 참입니다. 실제로 삿포로에서는 아마존 택배 몇 건과 어머니 선물을 제외하고는 짐이 안 늘었습니다.




확인하고는 도로 스텔라플레이스로 갑니다. 그리고는 B님에게 일본에서의 약주문 조언을 들으며 커피를 마십니다.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 으으으으으으. 역시 맛있습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 마셨을 정도니까요.





P330과 아이패드의 색감은 사뭇다른데, 다음에 아이폰으로 찍으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이폰이 패드보다는 카메라 성능이 훨씬 나으니까요.





이때가 오후 12시 반쯤. 그리고 이날의 일정은 이걸로 끝입니다. 커피를 마시고, 약사러 한 번 더 움직였다가 숙소로 돌아와서는 안나가고 내내 있었습니다. 아, 물론 숙소에서 그냥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다이마루에 들러 우유가 아닌 마시는 요구르트와, 참치와, 초밥을 사옵니다. 거기에 센다이에서 사온 다테 마사무네, 전날 스트리머 커피 컴퍼니에서 구입한 블루베리 치즈케이크, 센다이에서부터 눈에 밟혔던 모 쿠키집의 쿠키를 꺼내듭니다.






그러고 보니 마구로초밥도 하나 따로 샀군요.


초밥감상: 다음에는 그 유명한 초밥집에서 포장해 오겠습니다. 그게 훨씬 맛있을 겁니다.






저녁까지 이걸로 먹을 셈으로 아예 다 꺼내듭니다. 치즈케이크도 맛없기 힘들긴 한데 저 요구르트는 가격에 비해 맛은 영 아닙니다. 그래도 저 케이크는 사오길 잘했습니다. 맛있어요.ㅠ








그리고는 꺼내든 것은 배스밤입니다. 예전에 L모님께 선물로 받은 바디샵 제품으로, 집에 욕조가 없어서 나중에 여행갈 때 써먹겠다 하고는 지금까지 잊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잊지 않고 꺼내 왔지요. 삿포로에서 쉴 때 느긋하게 쓸 생각이었습니다.







배쓰밤은 이번에 처음 써보는데 색깔이 참 멋집니다.






물을 받으니 점점 거품이 올라오고...!




생각보다는 거품이 많이 안 올라오지만 들어가보니 향도 강하지 않은게 멍하니 반신욕 하기에는 좋더랍니다.

역시 호텔 숙소를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반신욕. 욕조에 물 잔뜩 받아 놓고 뒹굴거리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마지막 날의 쇼핑을 대비하여 트렁크는 테트리스를 반복해 짐을 줄여둡니다. 그리고 기내에 들고 탑승할 노트북과 보조배터리는 별도의 가방에 담아 트렁크에서 바로 뺄 수 있게 하고 공항에서 담을 몇몇 짐을 떠올리며 약간의 여유를 둡니다.




마지막 날의 치토세 공항 쇼핑을 떠올리며 흐뭇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생각해보니 종이책도 이렇게 모아두면 연말 결산이 매우 쉽습니다. 대출 도서와 구입 도서를 모두 모아 정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 1월 종이책 독서기도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러면 올 연말에 정리할 일이 확 줄어들겠지.




Lee. 『왕자님의 보디가드 1-5』.

BL, 현대.

굳이 말하면 할리킹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할리킹이라기에는 수의 재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이모저모 들어가는 돈이 많지만 그렇다고 가난하지는 않으니까요.

안면인식장애까지는 아니지만 그 근처쯤 되는 제레미 로는 어느 날 경호 제의를 받습니다. 용병회사에 속해있지만 경호는 자신의 일이 아니며, 굳이 경호를 한다면 007처럼 살인 면허가 있는 쪽이 마음 편한 타입이라 그렇습니다. 아니, 대놓고 말해 누군가를 지키는 것보다는 망가뜨리거나 부수는 등이 더 맞는다고 해야할까요. 몸값도 비싼 자신에게 누가 경호를 요청했나 했더니 매우 잘생긴 청년입니다. 그리고 그 청년은 중동의 왕자님으로 현재 영국 대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신변 보호와 신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뢰를 합니다. 경호는 취향에 맞지 않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제의해온 금액이 너무도 큰 돈이었습니다. 딱, '나를 돈으로 사려 하는 것인가! / 그러기엔 너무도 많은 돈이었다'의 상황이었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러다 연애를 합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요. 무엇보다 전작하고도 살짝 연계가 있습니다. 본편이 아니라 외전에서 그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전작을 몰라도 전혀 문제는 없으며 읽었다면 앗, 거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작가 후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요.


별로 감상을 더 구체적으로 올리겠습니다. 제레미와 가브리엘의 귀여움은 막상막하. 무엇보다 공이 영앤핸섬 빅앤리치를 빚어 올린 모양새라 더 유쾌합니다.



안경크리너. 『나의 아찔한 룸메이트 1-4』.

BL, 현대, 오메가버스.

취향에서 조금 비켜간 부분이 있어서 걸립니다. 오메가버스는 종종 알파와 오메가라는 양쪽 형질의 계급적 차별을 깔고 들어갑니다. 이 소설 역시, 알파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학교에 다니는 앤드류가, 갑자기 오메가로 형질변환, 발현되면서도 학교를 옮기지 않겠다고 자신의 형질을 감추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독방 신청이 2인실로 변경되어 우성알파인 조지와 같은 방을 쓰게 되고, 히트사이클 때문에 베드인하면서 이러저러한 일이 벌어지는 좌충우돌 연애담을 다룹니다. 앤드류는 자기 속에 내재되어 있던 형질적 차별을 벗어내고 자신의 형질을 인정하며 한층 선장합니다. 부모님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비틀려 있던 조지는 앤드류와 어울리고 연애하면서 오만함과 비뚤어진 감정을 털어냅니다. 성장과 연애로 보면 참 좋은데, 저 형질 차별이 저와 참 안 맞습니다.(먼산)

솔직히 저 표지에 홀려 구입하기도 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소랑. 『나의 어린 악녀 1-5』.

판타지, 로맨스, 회귀.

정략결혼 뒤, 남편의 정부를 죽였다는 죄명으로 수배자가 되었지만 거꾸로 살인마법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자신의 오라버니도 죽이지만 결국에는 아버지의 손에 죽고 맙니다. 그리고 정신차려 보니 아주 어릴 적으로 돌아왔네요. 약혼 성립 직전 혹은 직후입니다. 딱히 뭔가 바꿀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어른스러운 인물로 거듭납니다. 하기야 회귀했으니 어른스럽지 않을리 있나요.

다른 것보다, 마법사들은 능력이 있지만 사회화가 덜 되어 같은 마법사 동료들과 친구들의 도움이 없으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설정이 재미있습니다. 다만 초반에 재미있게 생각했던 방향들과 다르게, 소설 전체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 좀...?




물들어빛. 『늑대의 반려 1-4, 외전』.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아니지만 화인이 존재합니다. 여자화인과 달리 남자화인은 수태가 불가능하여 어릴 적부터 신전에서 자라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드리엘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납니다. 그리고 이웃 왕국인 루프스에서 화인과의 정략결혼을 요구했을 때 자청하여 나가기로 합니다.

루프스라는 독특한 국가에서 아드리엘이 적응하는 과정은 재미있습니다. 베드신이 많다는 평가도 읽어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가벼운 판타지BL,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해피엔딩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이야기이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육아 임신 부분은 늑대와 화인의 조합이라 다르다고 하기에는 미묘하게 ... 안 맞는 부분이 있더군요. 조카가 없었다면 몰랐을 부분이지만 옆에서 임신 과정과 육아 과정을 다 보고 있노라니 아귀 안 맞는 부분도 확실히 있었습니다. 하하하;



피아니시모. 『샬 프리츠를 위하여 1-2』.

BL, 현대, 오메가버스.

이쪽도 형질적 차별이 존재하지만 샬의 성격이 난폭(...)하고 지호는 그걸 다 받아주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차별이 덜 느껴집니다. 같은 오메가버스지만 여기서는 순혈이라는 개념이 있으며, 순혈오메가는 색소가 엷거나 특이한 색의 머리칼 등을 가진다는 설정입니다.

샬 프리츠는 괴팍한 성격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화가로 유명합니다. 15세 전후의 기억이 전혀 없으며,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찾을 생각은 없습니다. 전시회에서 우연히 본 유명 클래식 음악가 공지호를 보고는 호기심에 콘서트를 찾아가고, 사인을 받습니다. 그리고 샬의 열정적 팬이었던 지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샬에게 구애하고요.

둘의 연애도 그렇지만, 내부에 꽁꽁 틀어박혀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던 샬이 지호와 만나며 점점 변화하며, 자신의 과거를 찾고 더 나아가 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외전을 보면 달아 죽을 것 같.....(...)

달달한 이야기 좋아하신다면 나쁘지 않게 보실 겁니다.'ㅂ'




라미K. 『여기사는 더 이상 검을 들지 않았다 1-4』.

판타지, 로맨스, 빙의.

어.... 패스. 1권 읽다가 4권으로 넘어갔으며, 그러고 고이 접었습니다. 악녀의 농간에 휘말려 죽고,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었다는 설정에서 이어져, 검을 들지 않았지만 막판에는 검을 들어 영지전을 벌이고 당당하게 홀로 서는 것은 좋으나, 저는 로맨스 소설 볼 거면 주인공으로 인해 세계관이 변화하는 것보다 가능한 곳에서 홀로 서는 이야기가 더 좋습니다.



2RE. 『상중지희』.

BL, 동양판타지, 오메가버스.

그러고 보니 지난 달의 독서기는 오메가버스가 많군요. 이쪽은 작년 초에 출간된 책인데, 담아 놓고 내내 까맣게 잊고 있다가 덥석 물었습니다.

황제의 후궁으로 들어갔지만 조용히 3년간 있으면 이혼하고 사가로 돌아갈 수 있어서 내내 기다리고 있는데, 엉뚱하게 황제의 동생이 놀러 찾아옵니다. 소개글을 읽고 짐작하던 내용이 펼쳐지나, 왜 황제의 동생이 찾아왔는지, 왜 황제는 자신을 외면하는지 등등이 차근차근 풀립니다. 달달한 이야기네요.



Lee. 『할리우드 스캔들 1-3』.

BL, 현대.

아직 손 안댔습니다. 차근차근 볼 예정이고요.



늘봄나무. 『겨울 나무 숲 1-2, 외전』.

BL, 현대, 판타지.

현대배경의 판타지로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본편까지만 연재된 뒤 출간되었는데, 늘봄나무 작품은 리디북스 독점이 길더라고요. 『침식』도 이제야 이퍼브에 들어왔습니다.

아직 안 읽었으니 감상은 다음에...;



흰설탕. 『꽃의 여왕 1-4』.

판타지, 로맨스.

평가가 하도 극과 극으로 갈려서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 구입했습니다. 조아라 연재작이며 출간하면서는 내용을 완전히 뜯어고쳤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가막가막새의 『우리들의 시간』과 유사한 정도로 개정을..... 하기야 둘 다 보지 않았다면 비유가 실감이 나지 않겠네요. 하지만 개작 사유도 상당히 비슷합니다. 꽃의 여왕이나 우리들의 시간이나, 분량이 상당한 원작을 뜯어서 아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꽃의 여왕은 개작하면서 판타지의 비중이 확 줄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이나 이전이나 역하렘은 동일하지만 전작에서는 판타지 속에서의 모험담이 강하였으나 이번에는 그거랑은 묘하게 다른... 무엇보다 정령들의 이야기가 많이 삭제되었다는 것이 아쉽더군요. 꽃의 여왕이 어떻게 생식하는지나 중간의 성장 이야기 등이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네요.



아몽르. 『가롱성진 1-2. 외전』.

BL, 오메가버스, 동양판타지.

황제에게는 후궁과 비가 여럿이었지만 그 중 가장 사랑하는 이는 따로 있었습니다. 일찍 사망한 그 비에게는 아들 둘이 있었고, 나이 차가 제법 나는 그 형제를 황제는 매우 아꼈습니다. 맏이였던 온왕은 황후소생은 아닌데다 황태자가 이미 있었기에 황제가 될거라 생각하지 않았으니 일찌감치 친구의 동생과 정혼합니다. 성년도 되기 전의 꼬마였던 음인은 채 성인이 되기 전 약혼자를 잃고 혼자가 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뒤, 아주 어릴 적 한 번 보았던 예비시동생이 자신과 혼인하겠다고 나섰다는 걸 알고는 기겁합니다. 하지만 황제는 여전히 옛사랑의 아들을 아끼니, 무를 방법도 없다나요.


평점 호불호가 갈려서 고민하다 구입했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꽉 닫힌 해피엔딩인데다 결말도 취향이었으니까요. 제가 초점을 맞춘 부분도 '왜 거짓말을 해야했나'라는 부분이었던지라 더욱 그랬고요. 주인공들이 원하던 결말은 아니었지 않나 싶지만 등떠밀려서라도 이렇게 가지 않으면,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작품 소개만으로는 개그 소재 같지만 실제 읽어보면 무겁고 진지한 작품입니다. 계속 엇갈리긴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안정적으로 둘이 손을 마주잡으니 걱정 없습니다.




이자아. 『대공님의 여기사 1-3』.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비중이 높음에도 이것은 판타지! 라고 외치게 되는 무서운 작품입니다. 구입후 3독. 재독도 아니고 그렇게 되더군요. 감상을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바람속정열. 『타란텔라 1-4』.

판타지, 로맨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긴가 민가 하다가 일단 구입했는데, 1권 분량까지는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다만, 2권부터 시작해 읽다가 조용히 내려놓고 4권으로 넘어갔습니다. 취향에서 조금 벗어난 이야기였던 건, 동양풍의 저쪽 세계관이 취향에 안 맞았던 것이 큽니다. 소통부재와 비밀, 당사자에게는 감추기 등등의 여러 문제가 뒤얽히면 여주인공이 이렇게 고생하게 되나 싶군요. 허허허.



과앤. 『메리지B 1-5』.

판타지, 로맨스, 회귀.

가장 최근에 읽었으며 지금 재주행중입니다. 자세한 리뷰는 따로 달아두지요.



Lee. 『왕자님의 보디가드 1-5』.블루로즈, 2018, 1-4권 각 3천원, 5권 3500원
안경크리너. 『나의 아찔한 룸메이트 1-4』. M블루, 2019, 각 3200원.
유소랑. 『나의 어린 악녀 1-5』. 잇북. 2018, 각 4600원.
물들어빛. 『늑대의 반려 1-4, 외전』. 블리뉴, 2018, 본편 2500원, 외전 1500원.
피아니시모. 『샬 프리츠를 위하여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천원.
라미K. 『여기사는 더 이상 검을 들지 않았다 1-4』. 잇북, 2018, 각 3600원.
2RE. 『상중지희』. 피아체, 2018, 2500원.
Lee. 『할리우드 스캔들 1-3』.시크노블, 2018, 1,3권 3천원, 2권 4천원.
늘봄나무. 『겨울 나무 숲 1-2, 외전』. 파란달, 2018, 1-2권 2900원, 외전 1천원.
흰설탕. 『꽃의 여왕 1-4』. 노블오즈, 2018, 각 3300원.
아몽르. 『가롱성진 1-2. 외전』. 마담드디키, 2018, 1-2권 3천원, 외전 700원.
이자아. 『대공님의 여기사 1-3』. 디앤씨북스, 2018, 각 4천원.
바람속정열. 『타란텔라 1-4』. 디앤씨북스, 2018, 각 3800원.
과앤. 『메리지B 1-5』. 루나미엘, 2018, 각 3300원.




그래도 이번 달에는 무난하게 잘 골랐다는 느낌입니다...? 디앤씨미디어는 안사려고 해도 집어 들게 되니 종종 혈압 오르네요. 불매 출판사지만 로맨스 구입시 여기를 빼기가 참 어렵습니다. 허허허.



덧붙임. 대체적으로 초반보다 후반의 기록이 짦은 건, 쓰던 도중에 기력이 딸려 다음에 더 길게 쓰겠다고 내일의 제게 미루기 때문입니다.OTL 더불어, 로맨스든 BL이든 장르문학은 취향을 매우 탑니다. 읽을 책이 많다보니 취향에 안 맞거나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투덜거림이 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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