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피로와 미세먼지와 추위와 감기 핑계를 대며 운동을 건너 뛰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일종의 명상이라, 운동을 덜하면 상상력도 많이 떨어집니다. 그렇다보니 이러저러한 글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요. 그래도 오늘은 아침 출근길에 떠오른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끄적여 봅니다.



요 며칠 읽고 있던 『별의 궤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중 하나는 형사입니다. 다른 것보다 그 형사가 여성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지요. BL은 대체적으로 남성의 등장비율이 높기 때문에 등장인물도 거의 남성이게 마련이지만 그 중 둘은 여성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스핀오프작인 『별의 괴도』에서는 중요 인물 중에 여성이 더 늘어납니다. 『별의 괴도』를 읽고 주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읽다보니 『별의 궤도』에서도 스핀오프작의 실마리가 되는 키워드가 몇 등장합니다. 감금하고 싶다거나, 키웠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이야기. 하지만 가볍게 보기에는 『별의 괴도』는 너무,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지요. 이전의 스핀오프 작을 떠올리며 가볍게 보겠다고 덤볐다가 옆에 손수건 찾아왔더랍니다. 하하하.



거꾸로 대비되는 것은 『스푸너』입니다. 이쪽은 등장하는 여성이 누가 있냐고 물으면 기억을 한참 더듬을 정도입니다. 『그의 엔딩 크레디트』는 어느 가족 때문에 여성 등장이 많지만, 그쪽을 빼면 또 없네요. 하기야 그런 BL이 한둘은 아닙니다만.


대비되는 또 하나의 소설은 어제 리뷰를 올린 『Lars』입니다. 출간작은 아니고, 브릿G 연재, 완결작입니다. 북유럽 추리소설 좋아하신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고요. 이 소설은 읽고 나면 주인공은 남성이지만 그 외의 주요 인물들이 전부 여성이란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봐도 그렇고, 주요 남성은 3~4명이고 주요 여성도 3~4명이지만 역할 비중은 여성쪽이 높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소설은 『잿빛 하늘의 검』입니다. 이쪽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이 대부분 여성입니다. 남성도 많으나, 이야기 흐름의 주축이 되는 건 여성입니다. 로맨스소설은 대체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비중이 높지만 권력의 무게를 달아보면 남성이 훨씬 무겁습니다. 『잿빛 하늘의 검』도 권력의 무게는 남성이 훨씬 무거우나, 애초에 남성의 서사 비중이 적습니다. 다른 로맨스 소설은? 권력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그런지, 여성은 많이 등장하지만 무게감을 잡는 건 남성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소설마다 다르지만 느끼는 바가 그러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슬슬 연말 결산의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으으으으. 언제 다 정리하지? =ㅁ=

소설 주소: https://britg.kr/novel-group/novel-posts/?novel_post_id=72558

『Lars』. 브릿G 연재 완결작입니다. 브릿G에도 공개한 리뷰고요.



제목에서는 일부러 특정 키워드를 뺐습니다. 결말을 보고 나면 이 키워드도 넣어야 할 것이나, 의도적으로 뺐습니다. 그 부분은 다 읽은 분들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두지요.


처음 읽고 나서 리뷰를 쓰겠다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몇 번 재독하면서 어떻게 하면 내용 폭로를 덜하고 리뷰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소설이 어려워서, 내용 정리가 힘들어서는 아니고, SF 배경의 추리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게 알고 보는 쪽이 훨씬 더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추리소설 류는 가능하면 책 뒷면의 내용 소개를 안 봅니다. 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함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제목인 Lars도 뭐라 읽어야할지 고민되지만 다 읽고 나면 의문은 해결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라스를 의미하는 걸로 보이니까요. ... 설마 아니라면, 할 수  없지요. 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짐작가는 곳이 없는 걸요.


소설의 첫 문장은 간결합니다.

"이상하게도 그날, 라스는 구스타브를 생각했다."

1화에서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라스와 구스타브, 수산네와 올가, 그리고 마르틴.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일면은 확인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차츰 밝혀집니다. 소설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구스타브는 그보다 더 뒤에 등장합니다. 『Lars』는 주인공인 라스의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가며, 과거도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를 번갈아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라가는 것이 조금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몰입하여 읽어가는 것은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조금씩 힌트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마르틴이 누구인지, 왜 라스는 마르틴을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지, 보육원에서 보육교사가 올가와 라스를 보고 느꼈던 감상이 이상하게 느껴진 건 왜인지. 그리고 이 작품의 키워드가 SF인 건 왜인지. 무엇보다 소설 첫 머리에서처럼 라스가 구스타브를 떠올린 것은 왜인지.

SF라는 건 소설의 배경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라해도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근미래라기보다는 다른 분기의 현대라고 보아도 될겁니다. 그리고 그 SF라는 코드는 이 소설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두 무리의 사람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또 이해하는가, 또 이해하지 못하고 절망하는가가 이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기동전사 건담』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니까 79년의 그 작품, 거기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요. 하지만 그쪽은 전쟁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Lars』는 두 무리의 사람들의 관계, 즉,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춥니다. 나와 다른 이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혹은 이해할 수 있는가? 거기에 또 깔려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는 첫사랑의 아픈 추억들입니다. Boy meets girl, Girl meets boy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주인공이 라스다보니 전자가 더 와닿지만, 또 다른 이 때문에 후자도 상당히 감정 이입이 됩니다.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북유럽 배경의 추리소설, 경찰소설이라는 점입니다. 경찰들은 누군가를 쫓고 있으며, 그 추적은 덴마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의 국제적 공조 아래서 이뤄집니다. 경찰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마르틴 벡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마 같은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피가 난무하는 잔혹한 범죄는 아니나 사람의 정신을 파괴하는 잔악한 범죄를 소재로 합니다. 잔혹하고 비정하거나 폐쇄적인 이야기는 아니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라스는 인간관계에 매우 소극적이며 사람들에게 거리를 둡니다. 이는 과거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바뀌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분노하고, 또 절망하며, 자신이 그어 놓은 선과 규칙을 무시하면서 마지막에 달리는 순간은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그리고 마무리까지도. 마무리를 읽고 나면 더없이 몽실몽실한 감정을 갖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2주 전, 시즌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없이 봄날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며, 연말 연시의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와도 잘 맞습니다.

그러하오니 안 읽으신 분들은 읽으세요. 완결 났고 내용도 아주 길지 않으니 연말 연시를 행복하고 흡족하게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ㅅ+

도서관 서가를 들여다보다가 만난 책입니다. 처음에는 『輕やかさの秘密』만 보고 책 내용을 보니, 아주 본격적인 프랑스제과법이더군요. 그래서 덥석 빌려와서 내용을 훑어 보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책 첫머리에 나오는 것이 크렘 파티시에르랑 크렘 샹티이, 이탈리안 머랭 만드는 법입니다. 만드는 법도 매우 구체적으로 사진 하나 하나 보여주면서 하네요. 이탈리안 머랭은 만드는 걸 실패하면 어떤 망가진 질감이 나오는지까지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본격적이다 싶었는데, 그 다음에는 오페라가 나옵니다. 먼저 재료를 준비하고 커피시트(비스퀴 조콩드 카페)를 만들며, 사이에 쓸 시럽이나, 가나슈(초콜릿), 커피크림(크렘 오 뵈르 카페) 만드는 법을 각각 소개하고는 조립합니다.


이쯤에서 깨닫습니다. 이거 보통의 책은 아닌데, 어디서 낸 거지?


죽죽 읽어 나가는데,

-시부스트 만들 때 위를 캐러멜화 하기 위해 토치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인두(...)를 씁니다.

-파이 시트 만드는 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됩니다. 먼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준비하고, 버터를 넣어서 접으며, 3절 접기와 4절 접기는 각각 어떻게 하는지 등등

-대체적으로 케이크의 만듦새가 매우,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 만듦새를 보고 있노라니, 다른 제과책과는 달리 '이건 이 대로 만든 다음 팔아도 된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갔을 때 몽생클레르를 확인합니다. 아놔. 그 뒤에 나오는 케이크에 꽂힌, 몽생클레르의 로고도 그제야 눈에 들어오네요.


다시 말해 이 책은 츠지구치 히로노부가 쓴, 몽생클레르의 비법 책입니다. 그리고 그 비법은 범상치 않습니다. 집에서는 웬만해선 이 수준을 따라하기 어렵겠다 싶고, 방법은 소개되었지만 이걸 따라가기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겠구나 싶습니다. 완성 케이크를 사진으로 보면 더하죠. 그리고 그 사진 그대로의 케이크가 나온다는 걸 알아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따라해보고 싶은 책이 아니라 보고 나면 여기 케이크는 그냥 사다먹는 것이 좋겠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무서운 책입니다.



착한 어른이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재료비와 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이 맛 나지 않을 겁니다.



辻口 博啓. 『モンサンクレ-ル 輕やかさの秘密』. 柴田書店, 2013, 50380원(알라딘 기준)


1-2권은 한참 전에 구입해놓고, 완결권이 아님을 확인하고는 방치했습니다. 그러다가 알라딘의 맞춤형 이벤트 도서 목록에 『차 한잔 하실래요?』 전자책이 올라온 걸 보고는 서둘러 3권을 구입했습니다. 연휴에 날잡고 읽어야겠다며 기다리다가 드디어 보았네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달달한 이야기입니다.



전자책으로는 네 권이고 종이책으로는 세 권입니다. 지금 확인하니 알라딘 기준으로는 전자책이 11월, 종이책은 1-2가 4월이고 3권이 12월 초 발매입니다. 알라딘에는 전자책과 종이책이 비슷한 시기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마침맞게 구입했군요.



소설은 소설 속 세계로 환생한 뮈젤의 시점입니다. 메시리아 제국의 남부에 모르제 가문의 막내인 뮈젤은 위의 언니들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맏이로서 매우 어른스럽고 책임감 강한 메르넨, 매우 격정적인(...) 아린느, 그리고 말썽꾸러기 뮈젤. 하지만 뮈젤은 보고 있노라면 느낌이 좀 다릅니다. 작고 작은 꼬마지만, 이 꼬마는 자신이 『메시리아』라는 소설 속에 들어와 있음을 자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자각했던 때부터 사이코메트리 능력 역시 자각합니다. 뭐, 소설 속에서는 사람이나 사물의 기억을 읽는 능력이라 하지만 SF였다면 간단히 이야기 했겠지요. 사이코메트리입니다, 라고.


제국 서쪽에서 포도밭을 두고 와인을 판매하는 집안이라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백작가입니다. 어디까지나 초반에는 그렇고 점점 진행될 수록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1권에서 언급되듯 포도주 판매 유통 시장이 엄청난 모양이군요.

뮈젤이 들어온 소설은 오르가느트 엘쉬가와 로헨, 그리고 황제 조반니를 둘러싼 치정 로맨스였습니다. 자신은 변두리의 인물이었으니 이 모든 상황을 즐겁게 보겠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뮈젤은 관람객이라 생각하지만 들여다보는 독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왜 주인공인 엘쉬가와 엮이는지, 왜 로헨과 계속 만나는지, 왜 황제인 조반니와 얽히는지 희한하군요. 소설에도 등장하지 않는 엑스트라 백작 영애치고는 소설 중심부에 깊게 자리 잡았습니다. 더불어 여러 사건들은 뮈젤과, 뮈젤의 소꿉친구인 라미스 로니를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조아라 연재 당시에도 그랬지요. 소개글 자체가 함정입니다. 소설의 본격적인 이야기와 판은 2권까지 내내 벌려 놓고 3권에서 하나씩 풀립니다. 2권 후반부에 벌어진 사건을 통해 모든 패가 깔렸으며, 3권은 그 패들을 거두고 정리하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내용 폭로가 되지만, 짐작하시듯이 주인공은 엘쉬가가 아니라 뮈젤입니다. 아니, 애초에 『차 한잔하실래요』의 주인공은 뮈젤이니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뮈젤의 여러 행동 그 자체입니다. 뮈젤이 중반부에서 벌이는 여러 사건 사고들은 어쩌면 소설 속에 있다는 일종의 고양감 비슷한 것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뭐든 다 알고, 그런 능력을 갖고 있어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걸 다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제국 변방의 작은 영지, 그 천방지축 막내딸은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걸 감추고 있었으며, 그걸로 인해 수 많은 모험을 겪지만 다 이겨내고 행복한 생활을 쟁취합니다. 결론은 아주 뻔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그리고 이 문장 안에 들어가지 않은 함정도 여럿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함정들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을 꼽자면 이자벨, 뮈젤, 라미스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놓는 것이 조반니. 그 조반니와, 어쩌면 가장 이 소설 속에서 미친 인간으로 꼽힐 레나타는 맨 마지막에 외전이 있습니다. 3권에서 그 결말이 가장 아쉬웠던 인물인 메르넨도 따로 외전이 하나 있어 그 뒷 이야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라미스의 이야기는 특별히 따로 외전은 없지만 뮈젤이 그 이야기를 대신 들려주니 괜찮습니다.




다 읽고 조반니의 외전까지 보고 나면 소설 속 뮈젤의 이미지가 바뀝니다. 무엇보다 뮈젤의 1인칭 시점이라 다른 이들의 눈으로 본 뮈젤은 외전에서 밖에 볼 수 없는데, 라미스의 시점과 조반니의 외전이 그 맛을 살짝 보여주네요. 레나타가 왜 뮈젤에게는 관대했는가도 조반니의 외전을 보면 대강 짐작이 갑니다. 아, 뮈젤의 가문인 모르제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도, 소설보다는 외전에 더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두꺼운 책에 꽉꽉 눌러담아 세 권이지만 즐겁게 읽었습니다.



김지아. 『차 한잔하실래요 1-3』. 동아, 2018, 각 12000원.



지금 책 뒤의 소개글을 보면 무난한 로맨스소설 같아 보이지만, 함정입니다. 3권 다 읽고 다시 저 안내글 보면 으응? 이라며 의문이 먼저 드니까요.


덧붙임. 연재 당시에도 그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건 『차 한잔하실래요?』가 아니라 『술 한잔하실래요?』가 되었어야 했다고. 넓게 보면 곡차라는 것도 있지만, 소설 속 술은 거의가 과일주와 과일주를 바탕으로 한 증류주이니 과일 한잔~이 옳은지도 모릅니다.

역시 이번에도 올리는 목적은 백업용입니다.

다만.. M님이 지난 번에 트위터에서 언급했듯 이번 시즌의 주요 식재료가 검은깨입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지? =ㅁ= 검은깨 프라푸치노에 검은깨 라떼. 검은깨는 모발에 윤기를 주고 건강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는 하지요. 주변에 깨 들어간 좋아하지 않는 분이 있어 그 생각부터 들더랍니다.


컵들은 귀여운 것이 몇 있지만 욕심을 버리니 이건 꼭 사야해라는 것은 없습니다. 올해 샀던 몇몇 컵들을 한 해 가기도 전에 방출하기도 해서 그럴 겁니다. 미니멀라이프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쓰지 않고 쌓아 놓는 것은 못할 짓이지요. 다만 기회가 된다면 화이트모카 비아는 마셔보고 싶네요.

착한 어른이는 아니니 착한은 뺍니다. 올 한 해도 이러저러한 사고 많이 치고, 어제도 사고 한 건 크게 벌여 놓았으니 착하지는 않아요, 절대로. 그저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도움되는 인간이 되고 싶을 따르입니다. .. 다른 건 몰라도 일단 업무 분야에서는. 아니, 업무뿐만 아니라 여러 인간관계에서도 그렇군요. 끄응. 그러기 위해서는 입을 다무는 것이 일단 중요한 것이고...



엉뚱한 이야기로 넘어갔지만 선물 목록을 작성해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실제 구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가격 문제도 상당히 크거든요. 무엇보다 자금 경색이 올 하반기부터 슬슬 닥쳐오고 있는지라 매우 위험합니다.





아이폰은 1월 중 구입 예정입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핸드폰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 판단이 섰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핸드폰은 10년을 돌파했고, 문자 저장 수의 문제와 카카오뱅크 가입 문제를 겪었던 데다, 이번에 자동차 보험의 계약 문제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마음을 떠나보냈습니다. 이번 핸드폰은 무조건 스마트폰을 쓸 것이니 색만 결정하면 됩니다.


XS는 가격 문제로 패스. 색은 무조건 레드를 외쳤던 더라 8도 패스였습니다. 무엇보다 8은 현재 레드 재고가 통신사 가입 쪽으로만 있고, 제가 가입하는 걸로 계산을 해보니 핸드폰 비용 즉시납부가 안되는 상황에, 약정까지 걸리면 또 골치 아플 것이라 혈압이 오른 덕에 얌전히 뺐습니다. 8 빨강이를 6개월 분할 납부를 한다해도 핸드폰 가격만 XR 가격을 돌파하더군요. 그리하여 기계 별도 구입하고 요금제 가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다행히 제 핸드폰 약정도 1월 만기더군요.






뜬금없는 옷. 왼쪽의 치마(상품 링크)가 18360엔, 오른쪽의 블라우스(상품 링크)은 17280엔입니다. 근 40만원 되는 세트인 셈이지요. 입지도 못할 옷이지만 누군가에게 입혀보고 싶다는 망상과 함께, 저거면 세이밥 코스프레가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핫핫핫.;







사놓고 못쓸 물건 중 하나. 알람 시계를 거의 쓰지 않는데다 모닝 커피는 더더욱 마실 일이 없습니다. 커피는 운동 후 출근하고 업무 들어가기 전 느긋하게 마십니다. 하지만 저 물건은 알람 시계랑 붙어 있어서 특정 시간에 내리도록 맞춰진 것이고, 사무실이 아니라 침대에 놓고 쓸 물건이니 주말에 쉴 때나 쓸 수 있으며, 그렇다면 1년 다 가도록 쓸 수 있는 날은 손 꼽을 정도일 겁니다. 본가에는 둘 수 없는 물건이거든요. 무엇보다 둘 공간이 없습니다. 자취방에 두기에는 쓸 날이 적고, 사무실에 둘 물건은 아니라는 것이 계륵입니다. 버리기 아깝고 놔두자니 먹을 수 없는 물건은 원래 선물로 받는 것이니 오히려 적당한지도 모르지요. 뭐라해도 가격은 배송비 포함해서 500달러 즈음이니 만만치 않기도 합니다.

(펀테나 링크) (판매처 링크)






위의 커피 머신은 그래도 구입을 꿈꿀 수나 있지요. 여기부터는 꿈꾸기도 어려운 물건입니다.







확실히 조합만 놓고 보면 파랑 들어간 쪽이 취향입니다.





이쪽도 마찬가지. 다이아몬드만 넣은 것보다는 유색보석 섞인 것을 좋아하고, 에메랄드보다는 푸른 보석을 선호합니다. 깃털은 노랑계통도 있지만 기본은 푸른색에서 그라데이션이 들어가니까요.





반 클리프 앤 아펠을 보고 있노라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지는 몽블랑. 이쪽도 면세점 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합니다. 코랄이라 들고 와 봤지만, 아마도 쓰지는 않을 제품. 만년필은 현재 쓰고 있는 둘 만으로도 벅찹니다. 나중에 산다치면 아마도 펀샵에 올라온 투명 만년필.






다른 버전의 투명 만년필도 있지만 가격이 워낙 저렴한데다 일단 믿고보는 빠이롯트이니까요. 펀샵 메일에서 보고 혹시라도 하나 산다면 이거라고 찍어두었습니다. PILOT KAKUNO 만년필.(펀샵 링크)

하지만 지금 쓰는 만년필 둘만으로도 벅차니 새 만년필은 아마도 아주 나중에나 쓸 겁니다. 아주 나~중에.





엊그제 보신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제 크리스마스 선물은 올해 안에 도착할 겁니다. 본가에 도착하면 따로 사진 찍어 올리지요. 그걸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갈음하고, 위의 목록은 죽기 전, 언젠가의 크리스마스에 구입할 물건으로 남겨둡니다.


방해 안 받고 간만에 뒹굴뒹굴. 두 시간 정도 이불 속에서 굴러다니다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커피 내려서 센베로 아침 해결하고 트위터랑 소설 읽기를 원없이 하는 중. 아니, 이거 평소 생활과 아주 다를바는 없네요. 출근 하느냐의 여부만 다릅니다.



지난 겨울에 감기를 아주 크게 앓고는 감기에 상당히 예민해졌는데 지난 주말 본가 갔다가 감기가 도로 걸려왔습니다. 어제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목으로 찾아왔네요. 아침부터 물 퍼마시는 중인데 나아질지는 알 수 없고요. 부디 지난 겨울의 그 감기가 도로 오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그 때문에 수면 부족과 기력 고갈을 동시에 겪었으니까요. 호흡곤란으로 잠에서 깨서 발작하는 건 사양합니다. 아니, 그보다 지금 약 먹고 있는 것이 한 둘이 아닌데 또 감기약 들어가면 곤란합니다. 게다가 지방은 병원 다니기가 여의치 않아 본가 갈 때만 갈 수 있어서 더 곤란하다고요.





지방의 병원을 왜 믿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몇 년 전 정형외과 한 번 가보고는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의 병원과 변한 것이 없는 곳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라 답합니다. 지방의 정형외과와 서울의 정형외과는 엄청난 차이더군요. 게다가 정형외과가 거기 한 곳 밖에 없어요! 아니, 한 곳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인가요.

그렇다보니 감기 걸려도 여기 병원은 안갑니다. 본가로 가서 해결하거나, 안 가는 쪽이 차라리 낫습니다. 병원 가서 독감을 받아올까 무서운 것도 있고요. 경험담은 아니고 옆에서 보았습니다. 하하하.


까맣게 잊고 있던 사이에 『차 한잔 하실래요?』 완결권이 나왔습니다. 전자책으로도 이미 나왔던데, 3권은 조아라 연재 분량 기준으로 상당히 뒤쪽 이야기입니다. 뮈젤이 구출된 뒤의 이야기부터가 3권이고요. 이야기의 실마리들이 풀리는 것도 3권부터 입니다. 상당한 반전이 있는 이야기고 구조도 복잡해서 판타지로서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역시 로맨스보다 판타지가 센 쪽이 제 취향입니다. 하하하. 무엇보다 여러 차별을 깨부수는 이야기보다는 그런 차별이 덜한 곳에서 자신의 역사를 써 나가는 주인공이 더 좋습니다. 집에 남아 있는 소설들도 상당수는 그럴 겁니다. 연재소설 볼 때의 카타르시스는 아무래도 여러 차별과 문제를 겪고, 그걸 넘어서는 쪽이 더 강하기 때문에 연재소설들도 상당히 그렇지만,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 필요한 것이 꼭 주인공의 고행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주인공이 나락에 빠질 수록 극복했을 때의 고양감이 대단하지만 양날의 검입니다. 주인공을 나락에 빠뜨리기 위해 진창을 설치하는 것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진창이 굳는 것도 옆에서 드라이어 돌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읽은 몇몇 소설이 그래서 혈압 오른 김에 끄적여봅니다.


슬슬 점심 준비해야겠네요. 뭘 먹을까...?

홍차 리뷰가 늘어난 이유는 단순합니다. 커피 대신 홍차 티백을 집어드는 일이 늘었거든요. 커피도 간단히 드립백을 마시는 일이 많고, 아니면 티백을 뒤적거리다 적당히 집어 들어 마시는 일도 많습니다. 커피카페인 거부 현상은 10월 말부터 나타났지만 지금도 예전보다는 커피를 덜 마십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덜이고, 잠시 끊었던 때에 비하면 도로 늘었습니다.






이날의 홍차는 나눠 받은 홍차입니다. 트와이닝의 패션프루츠, 망고 앤 오렌지. 향은 상당히 상큼하니 좋던데 맛은 좀 달라서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습니다.







홍차색과 자몽색의 중간쯤 되는 색. 향이 상당히 좋은데 맛은, 기대했던 것처럼 아주 새콤한 그런 맛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감기 걸렸을 때 마시면 괜찮겠다 싶은 그런 맛입니다. 제일 좋은 건 역시 로네펠트의 자몽이지만.







카페쇼에서 구입해노 알디프의 스페이스 그레이입니다. 아껴 마시려다가 카페인이 부족한 어느 날 집어 들었지요. 안에 들어 있는 찻잎 중 푸르게 보이는 건 수레국화입니다.







티백 넣은지 얼마 안되어 찍은 사진.






다 우리고 나면 색이 상당히 진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갈색빛에 가까운 정도로, 기문 색이 이렇지 않았나 싶네요. 맑은 주황색 계통보다는 갈색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맛은 어떤가가 문제인데.

시음했을 때도 그랬지만 다시 마셔도 100% 제 취향은 아닙니다. 제 얼그레이는 기준이 항상 트와이닝 얼그레이인데, 알디프의 스페이스 그레이는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수레국화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레이디 그레이도 가끔은 마시지만 일부러 찾아 마시지는 않다보니 스페이스 그레이도 그 범주입니다. 역시 제 얼그레이는 저렴하고 또 마시기 편한 트와이닝의 얼그레이입니다. 베노아의 얼그레이도, 포트넘앤메이슨의 얼그레이도, 트와이닝의 얼그레이 슈프림도 다 취향에서 한 발 이상씩 비껴 나갔지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보수적인 제 입맛에 감사합니다. 덕분에 지갑은 무사히 지킬 수 있었습니다. 핫핫핫.;

완성된 이야기는 아니라 올린 적 없는 오메가버스 + 가이드버스 배경 소설의 외전 같은 내용입니다. 본편은 BL로, 용어는 이전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에트와르와 별지기(가이드)의 조합입니다.

브릿G의 스노우볼 이벤트 응모작입니다. A4 한 장을 조금 넘는 짧은 이야기지만 단번에 쓰는 건 오랜만이네요. 내년엔 조금 더 자주 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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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밖은 눈이 흩날린다. 흩날린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게, 기록적인 폭설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는 눈 쏟아지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전깃줄 위에도 눈이 쌓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일 날씨가 포근하다는 거네요.”
 “아마 내일이면 다 녹겠지.”

 녹는 건 녹는 것이지만, 이정도 폭설이면 한참 전에 그랬던 것처럼 눈 녹는 속도보다 내리는 속도, 쌓이는 속도가 빠를 것이다. 아마도 광화문에서 또 스키어가 등장하지 않을까.

 “스노보드는 평지에서 타기는 어려우니까요.”
 “서울 복판에서 크로스컨트리라.”

 따뜻한 라떼 한 잔씩을 손에 든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사이에 낮은 탁자가 하나 놓여 있지만 소파는 창 밖을 향하고 있는 터라 마주보고 있지는 않았다. 원래 에트와르와 가이드, 별과 별지기를 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참이었다.

 “아니, 그래도 저랑 베키도 에트와르와 가이드니 문제 없잖아요?”
 “페어가 아니잖아. 그리고 나는 가이드라고 하기도 뭐하고.”

 베아트리체 위고는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물리적인 초능력을 포함하여 다양한 형태의 능력을 지닌 에트와르들은 그 자체로는 불완전하다. 그들을 지지하고 지탱하는 것은 깊은 연대로 묶인 가이드들. 능력의 조율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연대까지 하다보니 얕게는 정신적 파트너, 깊게는 배우자나 반려로 함께 지내기 마련이다. 베아트리체는 그 중에서도 특이한 경우로, 에트와르였던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능력 전이가 일어나 에트와르로서도 상당한 능력을 가진 가이드였다. 가이드가 에트와르의 능력을 함께 공유하는 건 자주 발생하는 일이었지만 베아트리체는 자신의 반려와 함께 그 능력이 꽃피듯 개화하여 가이드이자 에트와르로서 활동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상황이었다. 게다가 반려가 사망한 뒤에도 에트와르로서의 능력은 그대로 남고 가이드로서의 활동도 가능하였기에, 지금은 FDI(Foundation D’etoiles Internationales)에서 가이드의 총 관리 자문역을 맡고 있었다. 나이가 나이다보니 실무진으로서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본인은 더 힘이 될 수 있는 현역 활동을 자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배우자가 남긴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자라 또 가족을 이루고 손자까지 보다보니 요즘에는 예전과는 달리 이런 풍경을 보고 조금 감성적인 반응을 보이곤 한다.

 “괜찮아요. 뭐, 감상적인 반응을 보이면 어떤가요. 가끔은 뒤를 돌아보며 쉬셔도 좋을 나이잖아요.”
 “아직은 일러. 아직 환갑 조금 넘겼을 뿐이라고.”
 “네네, 올해 한국나이로는 예순 다섯이시지요. 아직 대중교통 무료탑승 안될 나이십니다.”

 진경이 정확하게 찔러오자 베아트리체는 조용히 라떼를 마셨다.

 “그 분이랑 눈이랑 무슨 이벤트라도 있으셨나요? 청혼이라거나?”
 “그런 건 없었어.”

 진경의 질문에 특별히 염색하지 않아 흰색과 회색이 뒤섞인 머리칼을 귀에 살짝 꽂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20년 가까이 함께 한 사람이니 뭘 보든 생각 안 날 수 없잖아. 감상적이 된다는 건, 옛 기억을 떠올리고 자주 펼쳐든다는 거야.”
 “그러면 또 어떤가요. 앨범 꺼내 보는 것과도 비슷한 것을.”

 진경은 대답하며 잠시 카페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 다른 손님들은 없었고, 계산대를 맡은 모리나 라떼아트에 몰두한 보현이나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가로서의 업무를 빼먹을 수는 없으니, 대화 도중에 틈틈이 둘러보고 있었다. 사람의 감정을 수월하게 읽어내는 에트와르로서의 능력이 이럴 때는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둘러본다 해도, 모르는 사람은 카페 매니저가 둘러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아는 사람들은 업무중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갈 것이다.

 “나랑 대화하면서 잠시 쉬겠다더니 또 일?”

 베아트리체의 핀잔에 진경은 살짝 웃었다.

 “그야, 업무 시간이니 꾸준히 둘러봐야지요.”

 대답에 살짝 눈을 흘기며 베아트리체는 다시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온 세상이 하얗게, 눈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서울도 그렇지만 하여간 한국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드물대요. 뭐, 이번도 크리스마스 전에 내리는 눈이니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남산이나 궁들은 눈이 금방 녹지는 않을 테니 명동성당이나 혜화동성당 같은 곳은 하얀 장식으로 성탄을 맞이하겠네요.”
 “응, 그럴거야.”

 꾸준히 가야하지만 몇 번 미사를 못간 것에 대한 보속은 마쳤고, 이제 정결하게 1년 중 가장 큰 성탄 미사에 참여하면 된다. 세례명인 그 이름대로 베아트리체는 모태신자였다. 그렇다보니 성탄을 장식하는 이 눈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눈 치우는 것은 나이 많은 그녀 몫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쯤 손자들이나 조카들은 다들 나서서 성당 주변의 눈 치우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계셨네요.”

 목소리가 들려와 돌아보니 제레미였다. 일 때문에 본부에 온다더니 업무가 끝난 모양이었다.

 “성당에 눈 치우는 거 도와달라는 연락이 와서 먼저 가볼게요. 저녁 즈음에는 눈 그친다니 그 때까지는 여기 계세요.”

 “나도 같이 가서 치워도 되는데?”
 “아침에 감기기운 있다고 하셨잖아요? 눈 치우는 거 돕다가 감기 걸리면 안돼요.”

 단호하게 말하며 웃음과 함께 퇴장하는 제레미를 보는 베아트리체의 눈은 따뜻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진경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잘컸네요.”
 “응, 잘 컸어. 애들도 그렇고.”

 가족 단체 메신저를 보니 제레미의 딸 크리스, 그리고 제레미의 가이드인 요한의 딸 마리아 모두 오늘 눈 치우는 일에 참석할 모양이다. 자신의 별은 아들과 가이드만 남기고 떠나는 것을 매우 아쉬워했으니 지금의 풍경을 보면 더더욱 부러워할 것이다.
 여전히 멈추지 않는 눈을 바라보는 사이 인기척이 났다. 빈 머그 두 개를 반납하러 갔던 진경이, 이번에는 쟁반에 무언가를 담아왔다.

 “단팥죽이랑 런던포그예요.”
 “오!”

 잊고 있었지만 오늘은 동지였다. 1년 중 가장 해가 짧은 날이니 한국의 풍습대로 팥죽을 먹어야 하는 날인데 까맣게 잊고 있던 참이었다.

 “보현이 어제 준비했다고, 오늘 아침 카페에서 살짝 끓여 준비했어요.”

 진경이 내려놓는 팥죽에는 팥 몇 알을 고명으로 얹었다. 거기에 달달한 단풍나무시럽향과 얼그레이의 향이 뒤섞어 올라오는 잔이 함께 놓이니, 아침에 느꼈던 감기 기운도, 창 밖의 추운 풍경도 순식간에 멀어졌다.

 “고마워, 잘 먹을게.”

 오늘의 동지, 크리스마스 전전날도 포근하게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베아트리체는 심술궂은 미소를 띄우며 생각했다.

 ‘그러니 더 부러워하라고요. 저는 여기서 더 즐겁게 보내다 갈 거니까요.’


프랑스어니까 블루가 아니라 블뢰일겁니다. 아는 분께 선물로 받은 홍차인데, 잎으로는 없고 티백으로만 있다더군요. 마르코폴로의 파랑 버전이랍니다.


받아 들었을 때부터 안의 찻잎에 푸른게 섞여 있다 했더니, 맛도 홍차가 아닙니다. 녹차도 아니고, 허브티 계통에 가깝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트와이닝의 레이디그레이에서 홍차를 뺀 맛? 홍차의 맛이 덜하다보니 대강 우려도 맛이 괜찮습니다. 떫은 맛이 도드라지지 않더군요. 덕분에 맛있게 마실 수 있었습니다. 홍차는 종종 시간을 못 맞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대강 우려 마시는 것이 습관이 되어 그런거죠. 사무실에서 마실 때는 적당히 하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더 구해서 마셔보고 싶지만 마리아주 프레르의 가격 문제에, 차보다는 커피파라는게 걸립니다. 이번에도 사오면 한 3년 쯤은 묵히면서 마실테니까요. 차는 신선하게 마시는 것이 최고지만 실행은 어렵습니다. 핫핫핫.; 하여간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의 발달은 『나의 낭만적인 적』에서 시작합니다. 그 앞서, B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메가버스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랬지요. 저는 조아라와 전자책을 주로 파고, B님은 일본쪽 소설연재 사이트를 자주 보시는 터라 겹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여간 일본의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지극히도 고착화되었더군요. 하나 독특한 경우라고 이야기 해주시던게(이미 내용은 잊었음) 한국에서는 넘치다 못해 자주 나오는 이야기였으니까요. 아마 알파와 베타의 연애담이었을 겁니다.

이하 내용은 소설의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으니 내용폭로가 싫으시다면 슬쩍 피하시기를 권합니다. 손가는 대로 쓰는 글이니 내용 공유도 상당할 것이라 말입니다.


『나의 낭만적인 적』은 취향에 안 맞는다고 생각한 부분은 알파와 알파의 연애담에 있어, 극우성알파가 우성알파에 앞선 부분입니다. 물론 파격을 깬다는 점에서 알파와 알파의 조합은 신선하지만, 그럼에도 극우성알파가 우위를 보였다는 점, 그리고 그 연애관계에서 우성알파가 자존심을 굽히고 들어가는 점이 걸리더랍니다. 애초에 이 소설은 일반적인 조합을 깨는데다 알파와 알파의 조합은 거의 처음이고(일단 제가 본 한도 내에선;), 무엇보다 어릴 적부터의 정체성을 스스로 꺾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니 파격적입니다. 그럼에도 취향에 안 맞는 부분은 있었다는 겁니다. 현대와 재벌가라는 세계관 안에서 오메가버스를 섞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완전히 깨는 것은 무리였지요.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그렇다면 오히려 그렇게 걸리지는 않았던 다른 오메가버스 세계관의 설정을 살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파격이라는 점에서는 『현부양처』가 제일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여기도 나오는군요. 알파와 알파의 조합. 여기도 극우성알파와 우성알파의 조합입니다. 하지만 그쪽은 서브커플이고, 주인공은 극우성오메가와 우성알파입니다. 순서를 보면 아시겠지만 오메가가 공, 알파가 수입니다. 완벽한 역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임신공 설정이 가능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슬쩍 덮지만, 세계관을 완전히 엎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쯤되면 공수란 뭘까, 부모란 뭘까 싶은 정도더군요. 오메가버스를 걷어내면 이 소설이 또 일반적인 BL의 노선과도 닮았습니다. 집요한 집착공과 댕댕이떡대수. 거기에 오메가버스를 끼얹으니 역전극이 되는 겁니다.

『서브인생 행복찾기』도 파격이라면 파격입니다. 이쪽은 형질전환이 소재니까요. 우성알파로서 알파를 좋아하다가 고백도 못하고 죽었던 것이 한이 맺혀 회귀했습니다. 정말로. 그 외엔 회귀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데, 하여간 회귀하고 나서 맨 처음 결심한 것이 이번 생은 솔로가 아니라 커플로 보내겠다는 겁니다. 그리하여 전생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바람에 솔로로 보냈던 우성오메가를 찍어둡니다. 문제는 그 녀석이 2형질발현을 오메가가 아니라 알파로 했다는 겁니다. 그러자 당당히 선언하지요. 내가 오메가할게.(...) 그래서 더더욱 파격입니다. 무엇보다 여성알파와 남성오메가의 결합도 나오니까요. 이경우 임신을 누가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지만 정황상 남성오메가쪽이 아닐까 추측만 합니다.(...)

『티어&디어』는 알파와 베타의 조합입니다. 이쪽도 재미있는게, 근미래 배경의 오메가버스 세계관이다보니 별로 신경을 안쓰더군요. 단, 러시아는 아직도 오메가차별이 횡행하는 곳이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러시아는 인권후진국으로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소설마다 베타가 페로몬을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데, 여기는 느끼지 못한다는 쪽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읽는 내내 오메가버스 세계관이지만 그냥, 평범한 SF BL과 다를바 없습니다.


『Ma Baby shoot me Down』도 알파와 베타의 조합입니다. 형질적 차별이 존재하고 알파는 베타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등장하며, 주인공은 베타입니다. 단, 페로몬향을 맡을 수 있는 베타고요. 알파와 베타의 커플링도 자주 나옵니다.


『청춘만가』는 오메가버스 세계관이지만 가장 취향에 맞습니다. 보통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알파와 베타, 오메가에 따라 형질적 차별을 둡니다. 그런 세계관일 때가 많은데, 여기서는 특별히 그런 것이 없더군요. 그냥 하나의 형질로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형질-특히 오메가를 두고는 여성에 대한 것과 비슷하게 음담패설이 오가기도 하지만 좋지 못한 걸로 보는 분위기는 분명 있습니다. 아마 의도적으로 설정했을 것이지만, 알파의 페로몬이 초콜릿향, 오메가의 페로몬이 농후한 레드와인향이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형질은 소설 속의 사소한 갈등들을 다루기 위한 소재이며, 이야기 자체는 인간의 사회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갑니다.


『느린 봄 기대어』도 페로몬 향이 조금 다릅니다. 알파가 바닐라향, 오메가는 숲향. 그러니까 아마도 피톤치드계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쪽도 절절한 쪽은 알파입니다. 알파가 일방 각인을 했고, 오메가는 그 사실을 늦게까지도 모릅니다. 알파는 우성, 오메가는 열성. 거기에 집안의 격차도 있다보니 아무래도 이어지기 어려울 관계였지요. 어떻게 보면 그러한 격차를 뛰어 넘은 사랑인 겁니다.'ㅅ'

(하지만 알파의 일방 각인이라 해결된 것이지, 만약 오메가쪽의 일방각인이었다면 이야기도 못하고 그냥 끝났을 거란 생각은 드는군요. 재산적 격차가 바뀌었다면 또 달랐겠지만.)





앞서 썼던 것처럼 한국의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변주가 매우 다양합니다. 센티넬버스, 혹은 가이드버스로 불리는 세계관 역시 가이딩의 상황이나 짝 이루는 것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오메가의 히트사이클로 인한 원치않는 성관계와 임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칩니다. 종종 각인이 끼어드는 일도 있고요. 가이드버스는 강력한 힘을 가진 능력자가 특정인에게만 약해지거나 관대한 상황을 만들며,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교감이나 또는 권력의 불평등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스톡홀롬 증후군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뭐,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이드버스에서 능력자는 대부분 공이며, 오메가버스에서 알파가 거의 대부분 공입니다. 아마도 그런 불평등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강압적 사랑을 이야기하는 거죠. 로맨스소설에서 보이는 선결혼 후연애도 높은 확률로 그러한 불평등한 관계에서 서로 균형을 잡고 함께 걸어나가는 겁니다. 불평등이 평등한 관계가 되는 쾌감=카타르시스를 즐기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런 불평등도 계속보다보면 질립니다. 그러니 조금씩 세계관을 변형하고 무너뜨리면서 독특한 관계들이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형질이나 능력에 의한 차별은 올바르지 않고, 더 바르게 나아가려고 한다거나, 암묵적인 불평등에서 발생하는 위계관계를 전복하는 관계가 발생하기도 하는 겁니다.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사회관의 차이가 아닐까도 슬쩍 생각해봅니다. 수많은 혁명-_-의 역사가 있기에 그런 이야기를 반영하기 쉬울 수도 있고요.





다음에는 한 번 연기 관련 이야기를 모아보지요.'ㅂ'


스타벅스 비아(VIA)는 일본 여행 선물로 여러 차례 들고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챙겨먹은 적이 드무네요. 인스턴트 커피는 맥심모카골드만 마시고, 다른 것은 그보다 대체적으로 달다거나 하여 딱 이거다 싶은 커피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초에 인스턴트 커피도 간식으로 마시다보니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닙니다. 평소 음용은 원두커피 위주니까요. 그러니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과다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손에 든 간식이 없으면 뭐든 찾아먹게 마련입니다. 이날도 간식으로 적당한 것이 없어 단 것을 외치며 이곳저곳을 뒤졌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띈 것이, 유통기한은 이미 훌쩍 넘긴 스타벅스 비아 말차라떼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구입한 기억이 없으니, 아마 일본 여행 때 사다 두고 제 몫으로 하나 정도 남긴 걸 언제 들고 온 모양입니다. 아마 그럴 겁니다.






말차는 색만 보면 마실 수 있는 음료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어릴 적 크레파스의 그 색을 녹여 만든 것 같은 색이라, 식욕 도는 색은 절대 아닙니다. 그래도 마셔서 익숙하다면 거리낌없이 마실 수 있지요.



제가 꼽는 가장 맛있는 말차라떼는 교토 은각사 근처의 요지야 카페 말차라떼입니다. 진짜 맛있더라고요. 스타벅스의 말차라떼는 그보다 아래입니다. 그래도 달달하니 무난하게 마시기 나쁘지 않습니다. 달긴 달기 때문에 작정하고 집에 쌓아둘 그런 맛은 아니긴 합니다. 요지야 카페의 말차라떼도 믹스가 있긴 하나 그 맛은 안 나더군요. 당연한 이야기인가요.'ㅠ'a




까맣게 잊고 있던 업무 하나 마감이 내일입니다. 문제는 제가 기초자료를 하나도 못 받았다는 것. 제 담당은 마감할 수 있지만, 제가 서류에만 이름 올라간 건은 어떻게 할 수가 없군요. 중간에서 자료 전해준다던 사람은 이번 주 내내 외근이라 자료 받기도 어렵고. 어쩔 수 없이 대강 만들어야 하나 봅니다. 아마도.-_- 그리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진 않은데, 어쩔 수 없지요. 나중에 추가 수정하는 것으로 하고 일단 손대는 수밖에.




그거 생각하다보니 속이 쓰려와서 올려보는 지난 주의 디저트입니다. 아니다, 지지난주인가요. 마켓컬리 배송으로 받은 마들렌 두 개와, 베키아앤누보에서 사온 EF파운드. EF파운드 구입 시기를 따져보니 지지난주나 그 전쯤 되나봅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위의 초콜릿 마들렌은 그냥 초콜릿이 아니라 유자입니다. 유자초코라고 듣기는 했지만 초콜릿칩인줄 알았더니 초콜릿 마들렌이더군요. 미심쩍어 하며 한 입 베어물었더니, 어머나. 베어무는 순간 유자향이 확 올라옵니다. 그리고 유자필도 살짝 씹히고요. 괜찮았지만 그래도 저는 마들렌 글라세가 제일 좋습니다. 마들렌 글라세의 유자버전은 너무 심심하니 초콜릿과 섞은 모양인데, 다른 마들렌도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섞인 것보다는 단독의 맛을 더 선호합니다. 그러니 레몬글라세가 섞인 마들렌 글라세가 제일 좋다 그러는 것이겠지요.




이번 달 내내 공방을 땡땡이 쳤으니 이번 주는 갈까도 싶다가, 지난 달도 덜 갔으니 이제는 꼭 가야하는데 게으름이 도집니다. 가장 큰 원인은 감기인데, 종합감기약으로만 대강 방어하다보니 거꾸로 안 떨어지네요. 지난 주말부터 보이던 증상이, 편도의 이물감으로 확실히 존재감을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저녁 끼니도 챙겨먹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지금 제 주변은 감기파동중. 독한 감기와 독감=인플루엔자가 동시에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 대타 들어간 것도 조금 있었고요.


피곤해서인지 아닌지 잠이 늘었습니다. 부디 건강 이상 증상은 아니길.=ㅅ=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은 조금 느긋하게 작성해보지요. .. 크리스마스 전에 작성해야하는데.;




어느 날의 커피 타임. 음, 아마 커피가 맞을 겁니다. 홍차는 저렇게 진한 색이 나오지 않거든요. 거기에 요즘에는 스트레이트 홍차를 마신 일이 거의 없으니 커피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도빅은 매우 드높은 벽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시작은 아뻬 방문으로 돌아갑니다. 아뻬도 디저트가 있습니다. 거기서 파는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는 당연히 까눌레입니다. 이번까지 두 번 방문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로 당당히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맛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디저트 중에는 러시아식 꿀 케이크라고 하는 메도빅이 매우 궁금하더군요. 철자는 아마 알파벳으로 Medovik 이었을 겁니다. 아니면 ... 모르죠. 아, 그럼 빅이 아니라 윅인가 잠시 고민을 해보지만. 라틴어 손댄지도 한참 전의 일인데 기억 날리가요.


첫 방문 때 먹어보기로 찜한 뒤로는 고심하다가 두 번째 방문에 도전합니다. 까눌레 왕창과 케이크 하나를 구입해 들고 옵니다. 참, 거기 커피우유도 맛있습니다. 카페인은 조금 세지만 그래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꿀이 들어갔으니 아기들에게는 못 줄 음료지만 아기들에게 커피우유를 주진 않지요. 어른들의 음료.







보시면 아시겠지만 꿀이 들어간 케이크라고 해도 특별히 티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반적인 케이크와는 조금 많이 다릅니다. 크레이프케이크와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르고요. 빵이 조금 뻑뻑하고 투박합니다. 크레이프나 스폰지 시트와는 다른 방향입니다. 거기에 사이에는 크림을 듬뿍 발랐고, 꿀향도 좀 납니다. 아니, 맛도 그렇죠. 꿀맛입니다. 시트는 거친 맛이고, 크림도 버터크림쪽인지 뻑뻑합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달고 느끼하다 느낄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근데 이런 맛 케이크는 맛보기가 어렵습니다. 러시아 케이크니 동대문 근처 어디에는 있을지 몰라도, 저는 메도빅이라는 케이크를 이번에 처음 만났습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갔던 것이고요. 맛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제목에 적은 것처럼 혼자 먹기에는 양이 부담스럽습니다. 케이크 조각도 크고 가격도 높으니 가능하면 여럿이 모일 때 하나 사다가 같이 맛보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앞에 적었던 것처럼 상당히 달아서 먹다보면 물리거든요. 속이 답니다. 그러니 부디 저처럼 무모한 도전을 하다가 포기하지 마시고 친구들과 나눠드세요. 아니면 혼자 두고 여러 번에 나눠 아껴드세요.



물론 정신이 없기는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일하고 있고요. 웬만해서는 집에 일 안 들고 오...는게 아니라 업무는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근무시간만 놓고 보면 대략 주 50시간. 물론 부풀려서 그런 것이지만 출근시간이 매우 이르다보니 실제 사무실에 있는 시간도 하루 9시간이 넘어갑니다. 10시간은 안넘겨서 그나마 다행인가요. 요즘에는 아침에 못 일어나다보니 아침과 점심을 모두 사무실에서 해결하는 일도 일어납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업무 안 들고 오려 했는데 오늘은 조금 넋이 나가 있었습니다. 사무실에 감기와 독감이 동시에 번지면서 제가 업무 백업을 담당하는 곳도 구멍이 났습니다. 그리하여 오후에 그쪽 업무 백업 준비를 하다보니 그랬고요. 다른 한 업무도 느슨하게 관리만 하다가 12월 말까지만 뒤치닥거리 하기로 했는데 오늘로 겹쳤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본 업무도 가장 바쁠 날..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담당 업무가 하나 뒤로 밀리면서 그나마 상황이 나았네요.

제 평소 월요일 업무는 A+B인데, 여기에 백업업무인 C와 D가 붙었고, 다행히 A는 안 걸렸지만 B의 곁가지 업무인 B'가 추가되었습니다. 그러니 B+B'+C+D. 그리고 낮에 제일 싫어하는 업무 E가 들어왔습니다. 업무 마감은 수요일 오전 중. 가능하면 수요일 아침까지는 마감해 달라니 마감 시간 맞춰야 합니다. F는 업무 마감일은 아니나 24일이 마감이기 때문에 오늘 미리 작업해뒀습니다. D는 기초 자료가 들어와야 거기에 맞춰 작업이 가능한데 기초자료가 들어오질 않네요. 이것도 마감이 조만간인데 걱정입니다. 생각해보니 그거, 마감이 문제가 아니라 관련 자료를 과연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 으아아. 정 안되면 내일 땜질용 보조자료라도 주워담아서 맞춰 놓아야겠습니다. 기초 작업은 일단 해뒀으니 보조자료 찾는 것이 문제네요.



오늘 중으로 대강이라도 E를 맞춰 두지 않으면 마감이 어려우니 업무로 돌아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응?)



알라딘 지름. 사은품을 준다면 일단 집어들고 보는 성질 때문에 룬의 아이들도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포장만 뜯고 열어보지 않았으며, 다른 두 선물도 어떻게 할까 고심중입니다. 그야, 저는 룬의 아이들을 전혀 읽지 않았고 앞으로도 읽을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전 주인공이 고생하는 이야기는 잘 못봅니다. 제가 원하는 이야기는 보면서 마음이 평안해지는 이야기지, 주인공이 매우 고생하며 성장하는 것은 완결난 이야기라 해도 읽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경우에도 꼭 보고 싶으면 완결권부터 시작해 거꾸로 보기도 합니다.


룬의 아이들은 조슈아든 보리스든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ㅇ쪽은 어떤 이야기가 될지 궁금하군요.






천연생활은 재미없었습니다. 흑흑흑. 그래서 다음번에 도착할 다른 책을 기다리고 있고요. 그러고 보니 이번에 장바구니에도 또 원서 하나 담아 놓았지요. 그것도 고심해서 담았는데 물 건너 오는 것도 하나 있고, 장바구니의 책 털기도 쉽지 않네요.






속이 궁금해서 알라딘 모비딕 다이어리도 구입했습니다. 양면, 한 장에 걸쳐 주간 내용을 쓰게 되어 있지만 평소 일기쓰듯 다이어리를 쓰다보니 부족할 것 같기도 하고요. 어느 쪽을 쓸지는 조금 더 고민할 생각입니다.


저기 보이는 가운데의 저 책도 리뷰 써야하는데 잊었습니다. 『하얀 늑대들』은 박스 한정판 구입을 놓쳐서 일반판으로 샀습니다. 정 마음에 안차면 아예 박스를 만들어 보죠.(...) 아주 어려운 건 아니고 그저 시간과 재료와 노력이 들어갈 뿐이랍니다. 하하하하하.(먼산)


그러고 보니 주변의 물품도 조금씩 정리중입니다. 매번 연말이 되면 그 해에 모아 놓은 것들을 조금씩 정리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일인데 음... 으으으음. 항상 그렇네요. 책들도 더 정리해 치워야 하는데 보지도 않고 보관만 하는 책들은 왜이리 많으까요. 동화책이나 그림책도 정리해야하는데 왜 못하는 것일까.OTL



그리고 저는 정리하려고 했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정리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크흑. 아냐, 언젠가는 할 수 있을거야. 그리고 2년 쯤 뒤에는 제 서재방에 쌓인 책들을 정리하여 바닥에 앉아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마련해야하는데.(...) 분명 집 어딘가에는 하시현의 『낭길리마』 마지막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비비 아이리스』 마지막화는 분명 있었으니까요.


『낭길리마』 이야기를 하니 떠오르는데, 상당히 드물지만 아누비스와 마왕님은 드물게도 흑발임에도 금발을 제치고 제 사랑을 받은 분들입니다. 『비비 아이리스』는 금발 벽안이 가장 제 취향이었지요. 하하하하하. 의외로 김강원의 캐릭터는 금발이 취향입니다. 따라서 『여왕의 기사』도 금발의 그 분이 가장 좋았지요. 전자책으로는 『비비 아이리스』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다행히 『여왕의 기사』는 있네요. 『바람의 마드리갈』은 또 없지만.



기억 나면 『여왕의 기사』는 사두었다가 정주행할 생각입니다. 정말로 정주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마지막 권만 다시 보고 말지 않을까 합니다. 앞부분을 다시 읽으면 속이 쓰릴테니까요.

비슷한 곳에서 빼지 않았나..라고 하고 청구기호 확인하니 다르군요. 그래도 비슷한 서가에서 꺼낸 터라 내용도 같이 살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전혀 다릅니다. 『옆집 새댁 살림 일기』는 제목 그대로, 옆집새댁이라는 별칭을 쓰던 저자가 신혼 초반의 살림 일기를 다룬 것이 주 내용입니다. 어떻게 하면 깔끔하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오래 쓰는 첫 살림』과도 조금 닮았습니다. 다른 점은 어디에 초점을 맞췄느냐 입니다. 『옆집 새댁~』은 소소한 살림살이와 살림팁에 중점을 맞춥니다. 수건을 보송보송하게 말리는 방법, 부엌에서 행주 사용하는 방법, 이불빨래와 기타 집안 관리까지. 그리고 『오래 쓰는~』은 가구를 중심으로 해서 고급 브랜드의 살림살이들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유용하게 잘 쓸 것인가를 말합니다. 가격은 높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가구와 살림살이를 장만해야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하는군요. 『오래 쓰는~』은 이전에도 본 적 있지만 기억이 홀랑 날아가서 이번에 함께 빌려왔습니다. 그리고 재차, 이 책에 대한 평가가 낮은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그 때 리뷰에도 썼지만 저랑 생활 패턴이 안 맞습니다. 참고하기에 부적절한 책이라 그렇지요.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것은 『집의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는 29평의 집에서 살던 부부가, 여러 모로 고민하다가 생활패턴이 바뀐 것을 계기로 하여 마음 먹고 집을 리모델링하는데서 시작합니다. 회사에 다니다가 프리랜서 작가가 된 예이란은 그간 고민했지만 불편한 점이 많았던 현재의 집을 고치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이 아니라 연이 없던 디자이너(아마도 건축가) 리징민을 만나 그들의 꿈을 펼쳐 놓습니다.

맨 앞은 예이란이 풀어 놓는 리모델링의 이유와 시작, 그리고 그 뒤는 리모델링 전후를 비교한 집 구조와 생활 패턴, 그리고 그 다음에는 간단한 리모델링 기록이 소개됩니다. 맨 뒤에는 예이란과 리징민의 대화를 대담형식으로 담았고요.


이게 마음이 든 것은 지금까지 보았던 여러 리모델링 기록 중에서 가장 세밀하게 리모델링 기록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집짓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만 리모델링은 많지 않지요. 무엇보다 리모델링을 시작한 것이 생활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고, 그간의 집에 대한 여러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불만과 이러한 생활 패턴 때문에 집 구조가 이렇게 변경되었다는 걸 매우 상세하게 기술합니다. 하나하나 집을 고쳐 나가면서 우리는 이렇게 생활하니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아쉬웠던 부분을 비용이 감당하는 내에서 다양하게 바꾸려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게다가 리모델링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개조 후 다시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있던 여러 물건들을 정리하고 비워냅니다. 아... 진짜 마음 잡고 하지 않으면 물건 비워내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매번 생각하지만 정말로 그래요.(먼산) 몇 년이 지나도 들여다 보지 않는다면 버리는 것이 맞는데 왜 그게 안 될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허허허허허.(먼산2)



그런 의미에서 『집의 모양』은 여러 모로 참고가 되었습니다. 제 삶을 반성하기도 하고, 또 나중에 집을 갖게 된다면 생활 패턴을 생각하면서 서서히 채워 나가야 겠다고 말입니다. 한 번에 채우려 하지 말고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더라고요. 천천히 돈과 재력과 체력과 기력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예이란. 『집의 모양』, 정세경 옮김. 앨리스(아트북스), 2017, 13800원.

조민경. 『옆집 새댁 살림 일기』. 로지(알에이치코리아), 2016, 15000원.



Z님과 ㅍ님은 아마 『집의 모양』 집어 들면 격하게 공감하실듯. 다구가 많더라고요. 흐흐흐흐흐..

별도로 글을 올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하여간 이것저것 간식부터 본식까지 음식 사진들을 모아 올려봅니다. ... 사실 글감이 떨어져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남겨두었던 사진들을 모두 긁어 모아 올리는 중입니다. 하하하.





언젠가의 지고이네르슈니첼. .. 아마 이름 맞을거예요? 아마도요? 간이 센 토마토소스를 올린 슈니첼로, 웨지 감자가 같이 나와서 푹푹 찍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하지만 간간하다보니 한 번 먹고 나면 그 다음에 갈 때는 예거슈니첼을 먹겠다고 생각을.







이미 뱃속으로 사라지고 없는 슈톨렌. 크리스마스 전에 한 통 더 살 예정입니다.







아뻬(APE)의 까눌레. 집 근처에 있지만 의외로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골목 안쪽에 있어 그런가요. 하여간 최근 먹어본 까눌레 중에서는 제일 좋습니다.







슈톨렌과 밀크티. 물론 나중에 한 조각 더 잘라먹었지만 이게 점심 메뉴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간식이지만 제게는 본식입니다. 이러니 여행가서도 먹는 양이 확확 줄지요. 간식으로 끼니를 대용하여 그런 겁니다.






오늘비빔과 오늘소바. 이제 오늘소바 한 통만 남기고 다 먹었는데 더 주문할지 말지 고민중입니다. 점싱으로 먹기 좋지만 쌓아 놓고 먹었다가 질리면 그것도 골치 아프니까요. 오늘소바의 간장소스는 남겼다가 닭고기나 달걀을 재워도 맛있더랍니다. 쓰읍.






오늘소바는 소스를 조금 덜 넣고 그 자체로 비벼먹는 것도 좋더군요. 그러니까 간장비빔국수쯤...?








농사펀드에서 주문했던 사과입니다. 본가로 도착해 받았는데, 어머니가 감탄하시더군요. 사과 가운데 꿀샘이 이렇게 깊게 들어 있는 건 처음 보았다고요. 대부분은 씨방 근처에만 있게 마련인데, 이건 꿀샘이라 부르는 그 반투명한 과육 부분이 상당히 넓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요.:)







이건 아마 밀크티 아니라 그냥 우유 였을 겁니다. .. 아마도. 그 옆은 마켓컬리에서 주문해봤던 레몬타르트. 며칠 묵혔다 먹어서 원래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흑흑흑.







아. 이것도 리뷰 안 올렸던가요.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라조기. ..아, 맞나? 하여간 간장소스의 닭고기였습니다. 이건 실패했습니다. 소스를 몽땅 다 부었더니 매우 짜더군요. 적절히 간 봐서 넣었어야했는데 실수였습니다. 차라리 간 안된 그냥 닭고기를 넣으면 더 맛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이건 마켓컬리의 생어거스틴 볶음면입니다. 정확한 이름은 패스! 한 팩 사면 2인분이라, 두 번 해먹었습니다. 이 때는 냉장고에 있던 닭가슴살을 넣었군요.'ㅠ'

간간하다보니 이건 밥을 비벼먹고 싶었습니다. 제 입에는 상당히 매웠던 것도 있고. 그럼에도 집에서 편하게 동남아풍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좋습니다. 여긴 그런 곳 없어요. 찾기 어렵습니다. 흑흑흑. 그러니 주말에 본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지요.






뜬금없이 햄버거입니다. 어느 날 G랑 놀러 나갔다가 자니로켓에서 햄버거와 감자를 잔뜩 시켰던 날. 오랜만에 먹은 햄버거는 맛있습니다. 정확히는 햄버거가 아니라 치킨버거입니다. 고기를 너무 바삭하게 튀겨 놓아 단단했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게다가 굵직한 감자도 맛있고요. 역시 감자는 웨지나 이런 감자처럼 큼직하게 썰어 튀기는 쪽이 좋습니다.







그러고 나서 마셨던 딘앤델루카의 커피. 로제타 만들기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아니, 하트였을까요.






스벅의 바질페스토새우펜네는 드시지 말라고 한 번 더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케아 케이크는 역시 치즈케이크가 제일 맛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즐기는 건 역시 이런 디저트입니다. 이날은 베키아앤누보의 EF파운드와 메종엠오의 마들렌글라세, 그리고 이번 신착인 초코유자마들렌입니다. 유자초코마들렌일지도 모르지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쨌건 초콜릿마들렌이고, 한입 베어물면 유자다!를 외치게 된다는 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초코인데 유자맛과 향이 나는 마들렌입니다. 음, 그래도 역시 최고는 마들렌글라세로군요.






D님께 받은 여행 선물들은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마르코폴로 블루라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어느 날의 저녁. 집에서 얻어온 오미자차에, G가 여행선물로 줬던 무인양품의 핫케이크가루를 털었습니다. 이건 단맛 가미가 거의 안되었더라고요. 그러니 메이플시럽을 듬뿍 올려먹으면 제격일 것인데, 본가 냉장고에는 있지만 자취방에는 안 키웁니다. 그런 고로 그냥 먹었지요. 그래도 달지 않은 것만 빼면 문제 없습니다. 잼이나 시럽 곁들이면 좋겠더군요. 단, 저 크기가 한 봉지를 탈탈 털어 만든 겁니다. 제 한끼로는 족하지만 양 많은 분께는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뭐, 일부러 뻑뻑한 반죽을 만들어 크게 한 장 부친거라, 액체를 더 넣고 만들면 양도 늘어날 겁니다.







지난 주의 주문품들. 리치몬드의 레몬케이크나 아꼬떼뒤파르크의 쿠키는 다 먹고 하나도 안남았습니다. 아래 있는 라퀴진의 수프들은 이제야 꺼내먹기 시작하는 참입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더군요. 머그 하나 정도일까요...? 자세한 리뷰는 따로 풀겠습니다.





한 번에 몰아 올리니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런 건 몰아 보는 것이 제맛이니까요.-ㅠ-

도서관 서가를 뒤지다가 문득 눈에 들어와서 집어 들었습니다. 표지의 채소들이 정말로 먹음직스러워 보였거든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절대적으로 고기파입니다. 채소도 먹지만 고기를 더 좋아하고 탄수화물도 매우 좋아합니다. 셋이 나란히 있으면 아마 고기, 탄수화물, 채소의 순으로 집어들겁니다. 그렇지만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를 더 좋아하는 것일뿐이지요.


구구절절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면 그 순위가 휙 바뀝니다. 채소가 정말로 먹음직스럽고 맛있어 보입니다. 제철채소가 무엇이고 어떻게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소개하며, 각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서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작은 냉장고 때문에 채소류 들일 생각도 못하는 주제에, 이것저것 해보고 싶더군요. 특히 감자와 양배추는 겨울이다보니 더더욱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크흑.... 양배추...!

채소를 못들이는 건 자취살림에 냉장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채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큽니다. 장에서 구입하는 채소는 미덥지 않고 슈퍼에서 사는 것은 더더욱 그러니까요. 맛있는 채소를 구하려면 역시 직접 농가를 찾아가야 하나요. 재배할 기술은 없으니 말입니다.



우엉이나 염교(락교), 죽순이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일본 책입니다. 우엉이야 종종 먹지만 염교나 죽순은 제철음식이라고 챙겨먹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북쪽에서만 거의 지내 그럴 수도 있지요. 남쪽은 또 어떨지 모릅니다.

에스닉풍이라고 해서 동남아쪽 향토음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남플라도 책 앞부분에 양념으로 등장하고요.



간단 서평 작성하다가 깨달았지만 출판사가 불광출판사라 웃었습니다. 확실히, 스님들에게 유용할 책이네요.:)



다카야마 나오미. 『채소 한 그릇』, 장민주 옮김. 불광출판사, 2015, 14800원.


지각감상이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쓰는 걸 까먹었거든요. 그 주 이틀 내내 약속이 있었고, 지난 주말에는 홀랑 잊어서 지금에야 떠올렸습니다. 전자책 책장 보다가 삭제하려고 보니 리뷰를 안 쓴 책이고, 이 책들 리뷰는 간략감상으로만 남기겠다 생각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 올린 것 같더랍니다. 확인해보니 역시나 안올렸고, 간밤에 서둘러 작성했습니다.



...

그랬는데 이달은 달랑 한 페이지. 적으니 쓰기도 단촐하겠네요.

11월의 전자책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지갑사정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월 말에 아이패드를 깨뜨려서 재구입하는 바람에 목돈이 나갔고, 그렇다보니 긴축재정중입니다. 그것만 아니면 이렇게 고생(?) 안해도 되는걸요. 연말이라 이모저모 돈 나갈 일이 많은 것도 문제군요.


적고 보니, 11월 초와는 달리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는 이상하게 볼 책이 없다면서 전자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기만 하고 손가락 빨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더듬어보니 이거였군요. 자금경색으로 인한 구매중단. 올해가 지나면 자금사정이 조금은 나아지겠지요. 아마도.(먼산)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BL, 현대. 예술가, 조각가.

정확히는 조각가가 아니라 조각을 배우는 학생들이야기입니다. 천재와 수재의 조합으로, 천재적인 재능은 지녔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잔과, 이탈리아에 유학온 미국학생으로 성격은 좋지만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질투와 선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에단의 이야기입니다. 개정판이 나왔길래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BL, 판타지.

11월에 외전이 나왔습니다. 아니, 10월이었나. 유진과 케네스의 뒷 이야기를 다룬 것인데, 짧지만 달달합니다. 무엇보다 마계로 돌아갔던 두 마족들도 등장하고, 거기에 따라 삐~ 님도 등장하는 덕에 더 즐거웠습니다. 생각보다 유진이 많이 마음에 드셨나봅니다. 하기야 유진도 닮았다고 그 분을 좋아했더랬지요.(목적어 생략)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BL, 판타지, 회귀.

회귀는 회귀되 단순 회귀가 아닙니다. 몇 번 회귀를 했는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따져보면 몇 십 회 수준이 아닐 겁니다. 회귀의 중심이 다르다는 것도 있고요. 단, 회귀의 주체는 동일합니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같은 아침을 몇 번째 맞이하는 일레이가 어느 날 평소와는 조금 다른 아침을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야기입니다. 일레이말고도 회귀전선에 뛰어드는 이가 또 있고, 회귀를 하면서 그 목적이 무엇이고 목표가 무엇인지는 그보다 아주 한참 뒤에야 나옵니다.

베드신 수위가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귀를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로서 매우 잘 짜였습니다.

그리고 뇌조가 참 귀엽습니다.+ㅅ+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BL.

음. 고민하다가 충동구매했는데, 공포물이라는 소식을 듣고는 고이 접어 넣었습니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OTL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BL, 현대, 판타지, 차원이동.

리뷰를 쓰지 않았습니다. 따로 쓸까하다가 고이 미뤘는데, 아무래도 취향에서 벗어나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불통형 황제 때문에 주인공이 내내 고생한다는 겁니다. 강제적인 성관계와 그 주변 상황도 그렇고, 차원이동으로 이쪽 세계에 넘어가는 것도 그렇고, 그 뒤에도 오해가 쌓이는 것이 여러 번이라 읽으면서 꽤 고생했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BL, 판타지.

『햇살 세 스푼』의 스핀오프, 혹은 후일담격인 이야기입니다. ..으억. 이거 별도 리뷰를 안 썼군요. 그러고 보니 『햇살 세 스푼』도 감상 안 적었던가...?

둘을 묶어서 올리겠습니다. 『햇살 세 스푼』은 동화라면, 『용의 황자님』은 그보다는 더 판타지에 중점을 둔 이야기입니다. 마법사 아버지들 사이에서 자란 용은 인간세계로 나가 더 많은 것을 보고자 합니다. 반대하던 아버지들도 뜻을 굽혀 모교로 보내주지요. 거기서 용, 루비는 이웃 제국의 황자를 만납니다. 황제인 숙부 아래서 여러 고초를 겪으며 자란 황자는 다음대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숙부가 요구한 대로 용을 끌고 가야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루비는 황자 이안에게 한눈에 반합니다.

연재 당시에 한눈에 반한 모습을 보고는 역시 예뻐서...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조아라 연재는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것까지였고, 출간된 책은 그 둘이 제국에서 겪는 일까지 함께 소개됩니다. 당연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도 그리 쉽지는 않았네요.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BL, 현대, 오메가버스.

앞서 리뷰를 올렸으니 패스. 외전이 나온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오늘 검색하다 알았습니다. 으윽. 장바구니에 담았으니, 통장잔고님과 상의를 해보고 구입시기를 조절해야지요. 감상 올릴 당시에 오메가버스에 대한 이야기 더 풀어 놓겠다고 한 것도 안 잊었습니다. 조만간 그쪽도 올리겠습니다.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 판타지.

... 읽다가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도중에 포기한 셈인데,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앞부분 읽다가 등줄기가 서늘해서 결말부로 달려가 내용 확인하고는 도저히 못읽을 것 같다며 일단 봉인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레비와 테오도르의 관계인데, 연재 당시에 알음알음 올라오는 트위터의 조각글들을 보고도 이 둘의 관계가 상당히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걸 느꼈지만 실제 읽으니 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레비의 고난을 제가 못 견딜 것 같더군요. 일단 읽은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레비가 고생하고 있으니, 그 앞의 다른 고난들은 포기하겠습니다. 흑흑흑.;ㅂ;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BL, 판타지, 오메가버스, 회귀.

오메가버스는 순애소재가 나오기 쉬운데, 이 소설처럼 발랄한 개그는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뭐, 발랄한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치트키를 가진 주인공이 연 보물상자가 만렙 보구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소설 다 읽은 뒤의 감상입니다. 회귀를 했으니 미래를 알고 있어서 그나마 대처하기 쉬운 건 알았지만 반려로 고른 인물이 대단했고, 그 뒤에도 만나는 인물마다 한가닥 이상씩 하는 이들이라 완전히 흐름을 뒤틀어 버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서의 리뷰를 참조하시길. 판타지로서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판타지, 로맨스, 회귀.

로맨스의 비중보다는 회귀와 복수의 비중이 높은 판타지소설입니다. 리온은 회귀하고는 본래 자신이 가졌어야 하는 기연을 얻고 소드마스터로 거듭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우이자 죽기 전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통한 테론을 찾으러 가는데, 그 테론 역시 같은 상황에서 같이 회귀를 했습니다. 회귀한 두 사람이 자신들의 정적을 무너뜨리고 왕국을 새로운 길로 가게 만드는 내용입니다. 결말은 결정되어 있으니 거기까지 파죽지세로 내리꽂는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보다는 무협지의 느낌에 가까웠습니다.(응?)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현대, 로맨스.

... BL이라 생각하고 집어들었다가 로맨스인 것을 깨닫고는 고이 닫았습니다. 음, 아니, BL이라 해도 오프닝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로맨스라고 하니 육두문자가 먼저 튀어나오더군요. BL은 판타지성이 조금 있다보니 어느 정도 감안하지만, 현대 로맨스는 현실적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그냥 못 넘어가는 것이 문제입니다.(먼산)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BL, 현대, 게임.

게임 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연애하는 내용입니다. 어쩌다보니 게임고수와 알게되어, 어쩌다보니 같이 엮여서, 어쩌다보니 정모에서 또 만나고 다시 엮이면서 연애하는 이야기인데.... 제가 해본 유일한 온라인 게임이 마비노기이고, 이 게임은 메이플스토리다보니 조금 괴리가 있더군요. 읽고 나니 갑자기 『푸른 불꽃』이 읽고 싶어져서 정주행했습니다. 게임 소재 소설 중에서는 이것이 가장 취향에 잘 맞아 그런 거고, 『알페니아 전기』는 먹먹해서 차마 읽을 수 없다보니... 어흐흐흑.;

게임 하면서 연애하는 이야기를 상대적으로 덜 보는 것은 지나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그렇습니다. 현질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온라인 게임쪽에는 소소하게 했고, 강화템은 손대지도 않았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만, 소설에서는 돈 쏟아 붓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게임 아이테 강화도 엄청나게 하고, 게임 내 금전 감각도 제가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 감정 이입이 안되는 것도 있고, 다른 생활은 거의 접고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때도 있어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찾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김모래.『천국의 문(개정판)』. 연필, 2018, 3500원.
두나래.『마족 사냥꾼(외전)』. 마담드디키, 2018, 700원.
2RE.『사람은 가끔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1-4 3천원, 외전 2500원.
러스.『불길한 손님 1-2』. 비하인드, 2016, 7600원.
알렉산드.『소년은 황제의 꿈을 꾼다 1-2』. 요미북스, 2018, 각 2500원.
두나래.『용의 황자님 1-3』. 고렘팩토리, 2018, 1권 3천원, 2-3권 3200원.
진램.『나의 낭만적인 적 1-2』. 피아체, 2018, 각 4천원.
세람.『스티그마 1-2』. 마담드디키, 2018, 각 3800원.
BlueLuv.『서브인생 행복찾기 1-3』. 마담드디키, 2018, 각 3200원.
다락방마녀.『나는 엑스트라가 아니다 1-4』. 제로노블, 2018, 각 3500원.
국희.『에스프레소 맨 1-2』. 로아, 2018, 각 2300원.
vlou.『뉴비의★룩덕라이프 1-3』. 프린스노벨, 2018, 각 3천원.



지금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전자책을 올해 안에 다 털어 구입한다면, 12월의 독서기는 엄청날 겁니다만, 아니라면 지금 상황으로는 매우 적을 겁니다. 뭐라해도 저 캡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전자책은 한 권도 안 샀으니까요.



그러나 첫 사진은 스벅 사진입니다. 스타벅스의 딸기타르트, 바질페스토의 새우펜네, 그리고 딸기 프라푸치노. 프라푸는 쿠폰이 있어 시도한 겁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라떼를 먹지요.



직설적으로 말하면 타르트는 나쁘지 않았으나 가격이 높고, 프라푸는 쿠폰일 때만 먹으며, 펜네는 충분히 밀가루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새우는 나쁘지 않지만 펜네가 문제로군요.







이날 M님이 저 멀리 이케아에서 케이크를 공수해오셨습니다. 일부는 안쪽에서, 일부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거라 하시더군요. 딸기 쇼트케이크와 사과파이, 치즈파이, 초콜릿무스였습니다. 대체적으로는 코스트코(...)의 승리이지만 치즈케이크는 예외입니다. 이건 베이크드치즈케이크지만 무스에 가까운 타입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굉장히 새콤하면서도 치즈맛이 셉니다. 사람들 입맛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치즈케이크는 한 판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 두고두고 먹고 싶더군요. 하지만 이케아는 너무 멀지요.(먼산)







저 마들렌과 에클레어도 그냥 무난한 수준입니다. 보통의 빵집 수준? 그러니 일부러 가서 드신다면 꼭, 저 치즈케이크를 드세요. 커피와도 매우 잘 어울립니다.+ㅠ+





덧붙임.




이날 얻은 일용할 양식들. 카페인과 카페인과 당분의 조합입니다. 이번 모임에는 까눌레 못 사들고 갔으니 다음에는 꼭 들고 가겠습니다.

정확히는 커피도구뿐만 아니라 다구이기도 합니다. 지금 진지하게 구입을 고려중인 것은 지난번에 깨진 안캅 포트입니다. 사진 출처는 모두 카페뮤제오이고요.



깨진 것이 겨울 티포트라, 같은 겨울 티포트를 사고 싶지만 이건 할인을 안합니다. 정가 4.6만이라, 지금의 자금사정에서는 할인중인 토스카나나 시크릿가든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모 마녀님 덕분에 토스카나 쪽에 조금 더 기울었지만 시크릿가든도 나쁘지는 않거든요. 이렇게 보고 있노라니 시크릿 가든 구입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가요?



하여간 최우선으로 놓은 겨울 티포트의 정가는 상당히 높은지라 결정 못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습니다.







한국, 그것도 이천에서 제작된 커피 드립퍼입니다. 세로 홈이 음각이라, 양각인 칼리타나 하리오 등과는 다릅니다. 그렇다보니 커피 필터의 밀착이 더 잘되고 홈으로 커피가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는군요. 거기에 구멍이 바닥보다 살짝 위에 뚫려 있어 미분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몸체에도 멋진 무늬가 있어서 한국적인 드립퍼로도 선물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전 메리타파일뿐. 칼리타도 거의 안 쓰지요. 그렇다보니 살까 말까 망설이는 중입니다. 할인 판매는 이미 놓쳤지만 사고 싶은 것이라면 정가로 사면 됩니다. 카드님은 절 용서하지 않으시겠지요.(눈물)




결국 이 모든 지름은 카드님과 통장님의 내구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버티지 못하신다면 결국 포기하거나 미룰 수밖에 없는 것이 지름...;ㅅ;

너구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고, 하여간 크리스마스 장식 보러 간 김에 마음에 드는 걸 이것저것 찍어왔습니다. 가서 아이폰 들고는 한참 고민한 것도 사실이고요. 끄응. 살 것이냐, 말 것이냐.





뭐였더라. 스타벅스 찾으러 헤매다가 발견한 조형물이었을 겁니다. 아마도 3층? 루이뷔통의 올 크리스마스 장식인가본데 폭소하며 찍었습니다. 이야아. 이런 게? 라는 심정이 먼저. 가운데 저 로고는 풍선 같은 것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반짝반짝도 아니라 반딱반딱한 이미지의 풍선 로고. 명품에게 기대하는 세련되면서도 고상하고 품위있는 무언가와는 거리가 멉니다. 젊은이들의 눈길을 반짝 끌기 위한 것일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취향에 안 맞습니다. 하기야 원래 명품 가방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아냐, 루이뷔통 라인 중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한참 전에 나온 그 롱그레인 라인이요. 지금은 아마 안 나올 겁니다.






뜬금없이 부엉이. 일러스트가 매우 취향이었습니다.





이 장식 그림 시리즈가 다 취향이었는데, 어디 붙어 있냐면 7층 수유실입니다. 릴리랑 갔던 날이라 들어갔다가 봤습니다.






근데 솔직히 말해 애들 취향일지 확신은 없네요. 애들이 이런 그림 좋아할까.







왼쪽은 분명 늑대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늑대마저도 귀엽습니다.








늑대와 새. 아마도. 으으으으. 이 시리즈 그림 어디 것인지 궁금합니다!







1층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물. 메인은 곰입니다. 이 곰은 중앙 홀에서 매달려 스키도 타고 있습니다. 움직이더군요. 이쪽도 조금씩 움직이던가...?

아래쪽은 여우입니다.






여우 옆에는 청설모도 함께 있습니다. 곰 바로 옆에는 너구리와 청설모.






아. 그러고 보면 청설모의 비중이 높군요. 아마도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배달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구현한 게 아닌가 합니다. 매우 귀엽던데, 릴리는 허공에 매달려 스키타는 움직이는 곰은 무서워 하더랍니다. 얌전히 구경하고 있었지만 실상 더 좋아하는 것은 어른들로 보이는군요. 핫핫핫.



크리스마스 장식은 올해도 고민인데, 조금 더 고민해보렵니다. 으으음.

양복은 洋服이라, 서양식 복식을 의미하지요. 사실 양복이 아니라 정장이라고 적는 것이 더 정확할 겁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근대의 남성 복식 중 슈트, 정장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책입니다. 책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으나 아쉬운건 사진이 흑백이라는 겁니다. 컬러였다면 더 좋았을 건데, 대신 책 가격은 급상승했겠지요.


책 표지의 그림은 레이엔데커의 그림(p.84)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다른 그림도 많고 그림도 상당히 멋있으니 나중에 확인해보세요.(링크)




구글링으로 찾은 그림으로, 이 버전이 흑백으로 실렸습니다. 크흑, 그러니까 흑백으로는 의복 질감 확인하는 것은 무리라고요! 컬러였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니 원본도 컬러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시대별, 그것도 굉장히 세부적인 근대 남성 복식사를 훑는데는 이 책이 참 재미있습니다. 사진자료가 많아서 훑어보는 재미가 있고, 여러 소설에서 돈 있는 남자를 수식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아르마니의 슈트도 56년쯤의 사진으로 하나 나오는데, 생각보다는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것도 재미있었습니다. 하기야 예전 유행 슈트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몸 선을 따라 천이 흐르는 건 좋은데, 그게 펑퍼짐해 보였습니다. 그림과 사진의 차이도 있을 거지만 대체적으로 몸 선에 약간 넉넉하면서도 몸의 라인을 잡아주나, 활동하기 불편하게 딱 달라붙는 옷들은 취향이 아니더랍니다. 최근 정장 흐름 중에서는 꽤 전의 일이지만 은갈치 양복을 제일 싫어했습니다. 그건 아무리 몸 좋은 사람이 입어도 허용 안되는 범위더라고요.



각 시대별 사진과 흐름을 보면 슈트가 어떻게 남성들의 정식 차림으로 인정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군복 디자인의 영향도 조금은 받았고, 귀족들의 유행도 있었고, 나중에는 군복을 통해 거꾸로 확립이되었다고 보기도 하더군요. 20세기에 들어서면 확연히 슈트의 모습이 잡힙니다.


20세기 후반의 슈트 유행이나 여성들의 슈트 유행도 언급되어 있으니, 의복사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다만, 책의 부제인 '단순한 아름다움이 재단한 남성복 400년의 역사'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남성복은 만들어 보면 알겠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다고요..... 인형옷 재단할 때도 남성복 재단이 매우 어려운 이유가 그겁니다.



크리스토퍼 브루어드. 『모던 슈트 스토리』, 전경훈 옮김. 시대의창, 2018, 16800원.



정보 백업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건데, 이번 크리스마스 상품의 주요 테마는 북극곰인가봅니다. 북극곰이 그려진 머그나 텀블러도 있고, 더블월유리잔도 북극곰이고, 머그 뚜껑이 북극곰이기도 하고요.


구입하고 싶은 건 오히려 스벅 커피쪽인데, 빨강과 금색이 워낙 강렬해서 그런가봅니다. 하지만 스벅 커피콩은 미묘한 부분이 좀 있어서 실제 구입가능성은 낮습니다. 스벅에서 커피콩 안 산지 굉장히 오래되었지요. 가격 문제도 있고,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있으니 보통은 좋아하는 원두집에서 그냥 삽니다.'ㅠ'



점포한정의 음료들도 언젠가 도전하고 싶지만, 시즌 한정일 것이니 아마 눈으로만 맛보고 말 겁니다.


몇 년 전에도 이야기가 나오더니 최근 트위터에서 관련 서명을 받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저는 이 제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 생각난 김에 트위터에 끄적였다가 달아봅니다. 이는 도서관계와 문화예술계에서 평가가 조금 많이 갈리는 제도이기도 하고요. 제가 참고한 논문은 총 세 편이며, 이 중 둘이 도서관계, 하나가 문화예술계의 논문입니다. 제 전공도 있고 하니 저는 도서관계의 입장에서 글을 쓸 겁니다. 미리 밝혀 놓고 시작하지요.-ㅁ-/



대체적으로 저는 공공대출권과 그 보상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저런 보상이 저작자에게 바로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해서 그렇고요. 만약 음악저작권협회와 같이 협회를 끼고 보상금이 나오는 경우엔 더더욱 의문이 듭니다. 아니, 보상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JASRAC도 유명하지요. 오죽하면, 무인도에 떨어졌을 때 살아남는 방법으로 J-POP부르기가 있을까요. 우스갯소리지만, 노래를 부르면 JASRAC이 당장에 저작권료를 물리려고 찾아올 것이니 구조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아니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한국내 사례도 있습니다. 이전에 관련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지만, 대학도서관 등에서 한국복사전송권협회에 해마다 납부하는 저작권료가 상당하답니다. 도서관에서 발생하는 여러 복사료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 비용 중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1천만원 남짓. 나머지는 모두 협회 운영비로 썼다던가요. 관련 뉴스인지 논문도 있다고 얼핏 들었지만, 찾아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공공대출권을 통해 저작자에게 보상을 하려 한다면 협회나 기관을 끼지 않고 기금을 국가에서 마련하여 저작자들이 직접 받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겁니다. 이건 뒤에서 더 언급할 것이니 나중에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요.


연도순으로, 2015년의 연구와 2017년, 2018년의 연구를 하나씩 보았습니다. 2015년과 18년의 연구가 문헌정보학계의 연구, 2017년의 연구는 문화예술계의 연구입니다.



이흥용, 김영석(2015). 공공대출보상권 제도의 운영에 관한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일단 공대권이라는 용어는 Public Leding Right라는 용어를 단어 뜻만 갖고 번역한 것으로, 원래의 의미는 '도서관의 도서가 대출되었을 때 그 도서의 저작권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보상)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도서관의 대출로 인해 저작물의 판매수요가 감소하리라는 가정에 기초하여, 저작권자에게 재산적 손실을 보전하는 보상금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도, 논문이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재산 손실에 대한 보전은 영국 공공대출권법에 있다는군요. 이 논문은 이 내용을 국중의 주요국 도서관법에서 참조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의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도 갖이 하고 있고요.


일단 대출은 대여와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대여는 경제적 이익이 오가고, 대출은 공공시설을 통해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것(EU의 대여권 지침)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둘은 다르고요. 대여점은 금전이 오가지만 도서관의 대출은 그렇지 않지요.

하여간 대체적으로 공공대출권, 혹은 공공대출보상권은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에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아시아권은 아직입니다. 북유럽을 포함 총 34개국에서 운영중이고, 비유럽권은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를 포함합니다.


그 외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1.저작권법이나 Public Lending Right(PLR)법 등에 근거. 즉, 법령 필요. (계속)
2.78%의 국가가 중앙재원 사용 -보상금 수혜 대상자는 저자, 번역가, 삽화가 등으로 다양. 보통 3명 지정, 많게는 7명까지.

3.대출회수, 소장 책수, 이용자수 근거로 보상하지만 국가마다 다름

4.지급대상에 도서는 다 포함되며, 시청각자료, 오디오북, 예술작품, e-book, (학술)간행물, 신문, 악보, 희곡, 브로셔, CD-ROM 등이 포함되기도 함.


연구자들은 결론에서 한국 도입할 때는 이런 방향으로 하면 좋다고 의견을 제시합니다.

1.먼저 근거법령을 마련합니다. 저작권법 개정 혹은 PLR법 제정하면 됩니다. 전자가 상대적으로 쉽고, 후자는 제정이기 때문에 더 복잡합니다.

2.예산은 중앙정부 예산을 씁니다. 일단 지방은 돈이 없고, 공공도서관의 상당수가 지자체 산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때문에 도서관 예산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사전 신청자만 실질적 보상금을 지급할 것. 일단 도서관에는 저작권자가 확실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고아저작물도 매우 많습니다. 저작권자 찾아주는 것은 어려우니, 기금을 마련해놓고 사전에 등록한 사람들이 받아가도록 하는 겁니다.

4.대출횟수에 따른 지급 방식은 20개국 도입했으니,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장권수를 더하는 국가도 많지만, 시작은 대출횟수로. 그리고 PLR 관련 행정업무는 도서관에 맡기지 말고 행정기관을 세워 맡기라고 합니다. ... 뭐, 이리 되면 골치 아플 겁니다. PLR 담당 행정기관은 문명 문체부 산하일 것인데, 공공도서관은 대부분 행자부 소관이거든요. 교육부 산하 공공도서관은 수가 적고, 요즘은 거의 자치단체의 공공도서관이라 행자부 소관이 됩니다.



최준란(2017). 저작권 보호를 위한 공공대출권(PLR) 연구, 글로벌문화콘텐츠


여기서는 PLR 운영 국가를 33개로 적었군요. 어디 한 국가가 빠졌나...?


2009년에 나온 정현태의 논문에서 참고한 부분이 여럿 보입니다. 일단 덴마크는 연간 325억을 지급하고, 프랑스는 2003~4년 사이의 약 13개월간 190억원, 2008년의 2차 집계 당시 2005년분에 대해 190억을 지급했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건, 프랑스는 사후 정산이고 그 시차가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일단 11회째부터 PLR을 인정하여 보상한다는군요. 10회 미만 대출은 정산 안된다는 이야기겠지요. 물론 그 연구가 2009년에 나온 것이니 지금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일본도 공공대출권을 시행하나, 영상자료에만 해당한답니다. 2003년도 즈음 일본서적출판협회가 도서관 때문에 베스트셀러의 판매가 꺾인다고 하여 함께 조사를 한 모양인데, 그 뒤 공공대출권 도입 움직임이 정체되었다며, 이 때 조사에서 도서관 대출과 베스트셀러 간의 연관이 없거나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발혀진 모양이랍니다.. 하여간 여기도 '저작자의 경제적 사회적 보상'이 목적이라는 언급이 있고요. 다시 말해, PLR의 일본 도입이 지지부지한 이유에는 아마도 도서관 대출과 베스트셀러 판매와의 연관성이 인정되지 않아서 저작자에 대한 사회 경제적 보상을 할 근거를 잃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은 아직 도입전이라고 하고. 연구자는 한국이 이 제도를 도입하면 저작자의 창작 적극성을 돕고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추진할 수 있다는데, 이 비슷한 이야기 어디선가 들은 듯합니다. 아니, 어디서 들었는지 언급하면 그 자체가...(하략)


다른 것보다 이 연구는 맺음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좋은 원고가 나오려면 양질의 자료와 책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양질의 자료는 도서관에서 갖춰야 한다. 그래야 출판계가 양질의 책을 내놓을 수 있다. (중략) 양질의 책을 도서관이 수용해주고 독자는 더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도서관의 수가 아니라 장서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위해서는 도서관의 기본 장서수가 큰, 중대형 도서관이 여럿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장서수 5~10만이 아니라 15만, 그 이상의 도서관 말입니다. 그래야 참고자료도 풍부하게 갖춰 양질의 자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호신(2018). 공공대출보상권 도입의 타당성에 대한 실증적 검토를 위한 기초 연구. 한국문헌정보학회지.


이 연구는 앞의 두 연구와는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공공대출보상권은 도서관의 도서대출로 인하여 도서의 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 도서관의 인기 대출도서와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비교하여 실제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작년인가 올해인가에 일본출판협회장인가 누군가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줘서 책이 안 팔려!'라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실제 연구에 들어갔는지도 모릅니다.


데이터는 도서관 정보나루의 공공도서관 대출 데이터와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뽑았답니다. 연도별 상위 200개만 뽑아서 비교했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데이터의 제한에 따른 연구의 한계를 언급합니다. 200개인 것은 아마,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목록이 종합 200위까지 있어서인가 싶기도 하고요.

하여간 2014년부터 16년까지 상위 200개를 비교하니, 그 중 약 17.7%만 일치합니다. 그러니까 양쪽의 목록이 꼭 같지는 않은 겁니다. 대체적으로 도서관은 스테디셀러형으로, 대출 잘되는 책이 꾸준하게 나가는 형태입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는 그 때마다 휙휙 순위가 바뀌지요.
각 분야별 분석도 뒤이어 나오는데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에 잘 올라오는 분야와, 도서관에서 잘 대출되는 분야의 차이가 크다는 겁니다. 그런 고로 도서관 대출과 베스트셀러의 판매 부진과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점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물론 처음에 말한 것처럼 데이터가 적어서 완전 비교는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도서 전반의 매출과 연계하는 것은, 일단 데이터가 부족해서 무리입니다. 어디까지나 이 연구도 대략적인 비교이며, 세부적 연구는 어렵지만 일단 대략적인 비교로는 양쪽에 연관이 없어보인다는 것이니까요.



"공공대출보상권 도입에 관한 국내의 논의는 작가들의 어려운 생계를 보장할 방법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가들의 어려운 생계가 그 출발점이라면, 그 해결책은 도서관의 대출과 연결해서 찾기 보다는 예술가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방안의 실효성을 높아는 방법에서 찾아야 마땅하다."



더 큰 데이터의 후속연구가 나오면 재미있을 건데 말입니다. 양쪽을 비교하는 건 역시 통계, 회귀분석쪽이라 저는 엄두도 못냅니다. 간단 비교도 어려운 걸요.(먼산)



세 연구를 읽고 생각한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맨 마지막 연구에서 보인 것처럼, 도서관 때문에 저작자 혹은 저작관련자가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추가연구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아닐 가능성이 높으며, 예술창작의 활성화와 저작자의 혜택을 주는 쪽은 PLR보다는 예술가 기금과 예술가 연금, 창작기금 등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1 무엇보다 도서관에서 자주 대출되는 도서는 스테디셀러에 가까우므로 취약(?)계층보다는 베스트셀러 혹은 잘 나가는 작가에게 보상금이 더 많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 금액은 저작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소소하다.(연구 중에 보상금액이 적다는 언급이 있었음. 얼마인지는 연구에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음)


2 또한 도서관은 창작자들에게 원천이 되는 여러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꾸로 그 자체만으로 문화적 혜택을 준다고 볼 수 있다. PLR을 도입할 시, 공공도서관 자체에서 지급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기금 마련을 통해 하는 것이 타당하다.


3.기금의 배부는 행정적 업무 편의 때문이기는 하나, 도서관의 수많은 장서와 저작자를 확인할 수 없는 고아저작물을 생각하면, 기등록자에게 주는 것이 타당하다. 협회 등을 통하기 보다 전자정부(-_-)를 활용하여 저작자가 개별 통장을 등록하면 거기로 넣어주는 형태가 업무처리에 수월할 것이다.(...)


3.1 바꿔 말하면 이런 행정 처리 업무에 능숙한 사람들만이 PLR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니, 전자행정처리에 취약한 계층을 위한 도움도 필요할 것임.




기회되면 저 공공도서관의 대출 데이터는 한 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요즘 식생활은 충동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로 위가 굳는가 하면, 거꾸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폭식 기미가 보입니다. 지금은 폭식시즌이군요. 맛있는 쿠키가 먹고 싶지만 여기서는 공장제 쿠키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좌절 중입니다. 내일 나가서 사올 수 있는 쿠키라고는 편의점 쿠키뿐. 그런 거죠. 오늘 장에 나가서 전병이나 막과자류 사올걸 그랬나요.



본론으로 돌아가. 곤약메밀면도 그런 충동구매의 하나였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터라 고민하다가 오늘소바 한 상자, 오늘비빔 한 상자를 주문했습니다. 둘 중 하나만 주문하기에는 아쉽더군요. 그렇다고 락식 행사인 3+1로 주문하자니 양도 많고 가격부담도 큽니다.






왼쪽이 오늘비빔, 오른쪽이 오늘소바입니다. 쉽게 말하면 매운양념이냐 간장양념이냐입니다. 면 자체는 곤약면과 비슷한데, 물에 잘 씻으면 금방 냄새는 가십니다. 위에 올라간 김과 깨 고명도 팩으로 들어 있던 것이고요. 거기에 달걀만 하나 추가했습니다.


의외로 양념이 괜찮더랍니다. 소면을 삶아서 여기 비벼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소스가 입에 맞더군요. 달달하고 약간의 새콤함과 매운맛. 하지만 아주 많이 맵지는 않습니다. 매운 것을 좋아한다면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팔도비빔면 수준이겠네요.







물을 부은 뒤의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이건 면에다 소스와 블럭만 던져 넣은 상태입니다. 컵에 보이는 선까지 물을 추가로 채우면 메밀장국에 만 곤약메밀면이 됩니다. 맛은 딱 상상할 수 있는 상태고, 소스를 조금 적게 부어서 저렇게 비빔 상태로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저렇게 먹기에는 양념이 강합니다. 그러니 국수를 더 삶아서 투하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그러면 다이어트 효과는 없겠지만요.


원래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구입한 것이 아니라 한 끼를 적당히 때우기 좋은 면이라는 생각에 주문했던 겁니다. 곤약이다보니 먹고 나서의 포만감은, 애매모호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대신 곤약이 대장운동을 촉진하는 효과를 낳으니, 그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였습니다. 그리하여 추가 구입을 두고 통장과 지갑과 상의중입니다.(...)


6개월 보관이 가능하고 상온보관이 그러하니 찬장에 하나쯤 넣어두면 배고플 때 꺼내먹기 좋을겁니다.+ㅠ+

...부제를 보고 이거 뭐냐 말하시는 분 있을 건데, 회귀분석도 아니고 수학도 아니고, 이보다 더 할 수 없는 회귀를 겪은 이가 말하는 회귀 방법입니다. 소재 자체가 회귀지만 다 읽고 나면 머리를 울리는, 잘쓴 판타지소설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BL이고, 상당히 수위가 높으며, 심지어는 제 취향에서 조금 벗어나 약간의 가학 및 피가학적 요소가 있는 판타지소설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베드신 상당수는 건너 뛰었습니다. 제가 읽기에는 조금 많이 버겁더군요. 제 BL 취향은 소프트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인레이는 몇 번인지 모르는 회귀를 하고 있습니다. 왜 회귀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면 회귀를 벗어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회귀한다는 것은 알고 조금씩 상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은 같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푸줏간 일을 하고 있는 인레이는 닭을 토막내달라는 이웃주민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 날 저녁은 치킨수프를 먹으며, 소를 잡는 도중에 자신을 주워다 키워준 레셀라가 와서 사람을 죽이라는 청부를 하고, 그 청부가 끝난 뒤 회귀를 합니다. 변태 같기로 유명한 귀족이라 죽이는데는 거리낌이 없었지만 매번 죽이다보니 그도 시큰둥합니다. 게다가 회귀 궤도에서 탈출하려고 자살도 시도했지만 소용 없습니다.


그랬는데.

그날은 달랐습니다. 귀족이 아니라, 레셀라의 제자인 2황자를 죽여달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매우 당황했지만 청부 당사자가 1황자라 하고, 자신은 시키는 대로 할뿐이니 따라갑니다. 그러나 목욕재개하고 처음 만난 2황자는 뭔가 다릅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반한 건지도 모르지요.


그랬는데.

또 회귀를 합니다. 귀족 죽일 때도 내내 회귀를 하더니 이번에는 2황자를 죽이면서 회귀의 원흉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거기에, 이번에도 내내 회귀를 반복하더니 조건을 만족해야 회귀를 멈춘답니다. 그리고 조건을 간신히 충족했을 때, 회귀는 멈추고 3부가 시작됩니다.



전자책으로 본편 4권, 외전 1권으로 매우 분량이 많습니다. 하지만 판타지소설을 즐기신다면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회귀라는 소재를 단순히 삶을 반복한다가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로 풀어 쓴 소설은 이번에 처음 만났습니다. 대부분의 회귀는 삶을 반복하여 이전에 저지른 사건을 일어나지 않게, 그리하여 더 나은 삶을 걸어가도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회귀 자체가 또 하나의 코드가 될 수 있지요. 방영된지 이미 10년도 넘었으며 마법소녀 계보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그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이 소설에서도 회귀는 매우 중요한 코드입니다. 4권 마지막에 나타난 회귀의 원인과 그 세부적 이야기를 알고 나면 악역을 담당하고 있는 그 누구에게도 동정이 갑니다. 무엇보다 그 인물의 외전을 보고 나면 그가 상황을 맞이하고 해결하기 위해 겪었어야 했던 고통이 인레이보다 덜했을거라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혼이 닳아가는 고통을 겪은 인레이를 보고만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1부와 2부의 회귀 반복은 보고 있노라면 두통이 옵니다. 아니, 뭐, 이 소설의 1-2부를 읽은 것이 버스 안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두통이 옵니다. 회귀와 회귀와 회귀와 회귀가 끝없이 이어져 그렇습니다. 이게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읽는 이에게도 고통이다!라고 주장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그 다음에는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으니 장벽을 조금만 버티세요. 조금만 버티면 됩니다.




2RE. 『사람은 가끔 반대방향으로 달린다 1-4, 외전』. 피아체, 2018, 본편 3천원, 외전 2500원.



... 지금 보면서 알았습니다. 각 권의 부제가 있었네요.

『어린 종달새』, 『수탉과 보석』, 『목마른 비둘기』, 『여물통의 개』, 『까마귀의 항아리』.



아냐, 그래도 버텨낼 수 있을 거예요.

퇴고는 내일로 미루더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오열)



그러니까 업무가 꺾여서 의욕도 꺾였고, 그래서 딴짓하겠다며 작성중인 연구서는 엉망진창이고. 하지만 그래도 내일까지 완성 할 수 있을거예요... 아마도.

제목부터가 커피 라이프, 커피 생활을 말합니다. 제목 그대로 커피가 함께 하는 생활을 소개하는 커피 입문서입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맨 처음부터 권하기에는 다루고 있는 내용도 많고 해서 그 다음 단계를 밟으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커피초보자보다는 그 다음단계라고 생각하는 건, 더 본격적인 단계의 책이라 그렇습니다. 커피책이고 커피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초보자에게 좋지만, 이미 커피를 마시고 있고 커피 내리는 법을 대강 알고 있으면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좋다는 의미입니다. 초보자들이 따라하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고요.


유튜브 등의 영상을 보고 더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나, 아니면 다른 방식의 커피 내리는 법, 우리는 법이 궁금했다면 추천합니다. 사실 사진 자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감성(...)의 사진이 아닌가 하는데, 그래도 커피 관련 도구들의 사진은 제대로 소개했습니다. 거기에 저울을 이용해 커피 내리는 방법이라든지, 프렌치프레스 등의 커피 우릴 때 주의할 점이라든지, 모카포트나 에어로프레소 같은 수동 도구까지도 다룹니다.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면 아예 커피의 재배 단계부터 다루는 『완벽한 커피 한 잔』을 추천합니다. 다만 이건 컬러도 아니고 그야말로 연구 분석하는 종류의 책이라 입문 단계에서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사진도 많고 상세한 설명이 있는 이 책이 편하다는 거죠.



읽고 있다보면 라떼아트도 배우고 싶은데, 시골이라 배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어렵군요.;ㅅ;



장현우. 『COFFEE LIFE 커피라이프』. 아이비라인, 2018,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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