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올라온 멍멍이 사진들. 댕댕이라고 하기에도 참 뭐한, 진짜 떡 같은 꼬물이들입니다. 털이 복슬복슬해서 그런지 찰떡보다는 백설기, 백설기보다는 두텁떡이 떠오르더군요. 하여간 사진 보고 있으면 떡이 먹고 싶습니다.

...

이게 아닌데.





오늘 보았던 어떤 소설 한 편. 조아라에 올라온 소설인데, 사랑하는 천사를 위해 그의 손에 희생되는 것을 선택하고 정신차려보니 회귀했던 여자가 주인공입니다. 회귀 후에는 가능한 사랑했던 이를 피하려 하지만 이상하게 계속 꼬입니다. 현재 남자주인공 후보가 셋이더군요. 가장 최신편이 저 천사 시점의 외전인데 댓글이 하나 같이 셋 중 누구를 선택하느니 일처다부로 가자는 내용이더군요. 세 주식 중 하나를 밀었다가 이번 외전 보고 포기하며 셋 다를 외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보고 있노라니 셋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하냐는 의문이 들더군요. 물론 셋 다도 가능하지만...


그림 동화 이야기 중에서 그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사경을 헤매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 세 형제가 나섭니다. 무엇이든 보는 망원경, 어디든 한 걸음에 가는 신발, 무엇이든 살리는 사과였던가. 첫째, 둘째, 셋째가 갖고 있는 보물이었고, 그리하여 사과를 먹고 공주가 살아납니다. 셋이 같이 기여한 만큼 누가 공주와 결혼해야하느냐는 논의가 있었는데, 자신이 가진 보물을 잃은 셋째를 선택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세 남자 중 가장 많은 것을 잃은 이가 천사 라파엘이니 라파엘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릴리스는 라파엘을 거부하지요. 편하게 대하는 것은 레사트입니다. 그렇다고 루시퍼에게 지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릴리스는 루시퍼의 손을 잡고 악마가 되어 새로운 신분을 얻었지요. 그 전까지는 죽기 일보 직전의, 저 밑바닥에 존재하는 아이였습니다. 평안한 삶과 임무를 주고 악마가 되게 한 것은 루시퍼입니다.


그렇게 보니 각자의 지분이 있지만, 가장 희생한 것은 라파엘인 셈이라-물론 그것도 릴리스는 원하지 않음에도 라파엘은 자기가 원하여 스스로를 다 내어 놓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누구 하나를 선택하기는 어렵군요. 원래의 운명대로 루시퍼의 반려가 되어야 하는가? 사랑했으나 지금은 피하고 싶은, 가장 절절하게 사랑을 외치는 라파엘의 사랑을 받아 들여야 하나? 그도 아니면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레사트를 선택해야하나?



생각해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군요.:)

혜화동은 성 안쪽 마을의 가장 바깥일겁니다. 그러니까 서울 4대문을 경계짓는 서울성곽이 바로 그 근처에 있거든요. 그 경계가 종로구와 성북구를 나누는 곳이기도 하다보니 작은 고개 하나만 넘으면 성북구, 종로구가 갈립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APE, 아뻬의 위치가 딱 혜화동에서도 바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대학로라고 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략적으로 혜화동사무소 뒷편입니다. 알바이신과 혜화떡집 앞의 골목을 따라 조금 걷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가는 언덕길에 있습니다.





그것도 위치가 1.5층쯤입니다. 저기 이름이 보이네요. APE.



이전에 트위터에서 보고는 한 번쯤 가보겠다 생각했지만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날 G와 함께 갔습니다. 도시양봉을 통해 얻은 밀랍과 꿀 등을 판매하는 매장입니다. 서울에서도 양봉이 가능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러 부산물들을 많이 팔더군요. 다른 것보다 밀랍은 다음에 구입할 예정입니다. 제본할 때 실에 밀랍을 묻혀 코팅하는데, 미리 하나 사둘까 싶더군요. 꿀은 별로 소비하지 않다보니 사도 고이 보관만 할 테니 다른 곳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






까눌레 말입니다.




까눌레는 원래 동으로 된 틀에 굽습니다. 최근에 까눌레 책(독서링크)을 읽어서 안 것이지만, 굽는 틀은 요즘 실리콘을 쓰기도 합니다. 실리콘 틀은 동보다는 사용하기가 쉽지만 대신 색이 옅게 난다는군요. 여기 보이는 까눌레는 밀랍을 써서 구운거랍니다. 개당 2500원입니다. 카페에서 파는 간식은 까눌레와 러시아식 벌꿀케이크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그것도 먹어보고 싶더군요.






투박한 모양새의 까눌레지만 먹기 전부터 이미 기대는 하고 있었습니다. 겉이 매우 단단하하더군요. 두들기면 깡깡소리가 나지 않을까 착각할 정도입니다. 그런 단단한 겉에,







속은 촉촉합니다. 으허허헉.;ㅠ; 겉은 단단하고 바삭하며, 속은 촉촉하다보니 즐겁게 저 두 개를 홀랑 먹었습니다. 까눌레 파는 곳을 찾지 못해 매번 저 멀리에서 사다 먹었는데, 이리 가까운 곳에 맛있는 까눌레를 파는 곳이 있다니! 아주 행복하게 다음 방문을 기다립니다. 조만간 까눌레 왕창 사다 먹을 겁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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