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은 별도로 올리지만 종이책은 내내 미뤘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되면 연말 결산에 애로사항이 꽃피겠다는 경각심이 들어 간략 감상만이라도 올려봅니다. 달랑 네 권 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거라고 우겨봅니다.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답게 마흔』

올해 들어 마흔 관련한 책이 왕창 쏟아지는 것은, 책 많이 읽던 세대가 서른을 넘어 드디어 마흔에 진입했다는 의미인가봅니다. 이런 책을 사서 볼만한 사람들의 나이대가 그렇다는 것이겠지요. 바꿔 말하면 20대는 책을 사서 볼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지도 모르지요.

마흔이 되면 뭔가 달라질까 싶어 읽어보았는데, 크게 달라지는 건 없나봅니다. 읽은지 시간이 지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건, 무난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는 걸 겁니다. 아마도.; 하지만 거꾸로 분노의 감상문이 없다는 건 그야말로 무난하다는 의미일지도요.(먼산)


이런 종류의 책들이 대체적으로 말하듯, 좋아하는 것과 즐겁게 살자는 내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다이보 가쓰지 외. 『커피 장인』

이쪽은 구입 고민중입니다. 올 초인가에 보았던 『동경 카페』에 소개되었던 여러 카페 주인들이 등장하더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다 싶었던 것도 그 때문인가봅니다. 각각의 커피전문가들이 어떻게 이 커피세계에 뛰어들었는지, 커피에 대한 철학이 어떤지를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읽고 나면 당장 짐싸서 커피 마시러 가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조금 있습니다. 구입할지 고민중입니다. 사면 한 번쯤은 더 보겠지만 그 이상은 안 볼 것 같은데, 책 둘 자리가 있을까요.



혼마 이타루. 『작은 집 짓기 해부도감』

집짓는 이야기. 다른 것보다, 여러 작은 집들을 실례로 삼아 각각의 집들의 특징과 대지별, 가족 구성원별, 생활방식별로 어떻게 다른 형태로 구성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계단의 모양과 위치, 동선, 차의 보유 여부, 가족 구성원의 존재, 채광, 특수실, 건평 등의 여러 조건에 따라 설명하니, 집을 지을 생각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재미로 읽기에는 매우 본격적인 책이더군요. 그래도 집구조를 생각하거나,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챙겨보면 좋습니다.




최고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갓 읽은 책입니다. 그러고 보면 여기 감상 적는 순서도 반납 순서로군요. 하하하하하.

의외로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월세든 전세든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공간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돈 들이는 것을 아까워 하지 말라는 데 감동 받았습니다. 2년 동안 내 집이 될 공간인데 남의 집이라고 하여 돈을 적게 들여 주거를 아끼는 것은 아쉽지요.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주거에 비용을 더 들일 필요는 있습니다. 무작정 돈을 붓는 것은 아깝겠지만 24개월로 나눠 생각하면 얼마간의 돈을 들이는 것이 꼭 나쁜 일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엉뚱한데 돈 쓰는 건 또 문제지만.

어떤 의미로는 지름신이 붙는, 무서운 책이었습니다. 귀찮은 걸 질색하는 게으름뱅이라 이렇게 부지런하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의욕이 더 있었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보겠다고 들이댔을지도 모르지요.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답게 마흔』, 이승빈 옮김. 반니, 2018, 13000원.

다이보 가쓰지 외. 『커피 장인』, 방영옥 옮김. 컴인, 2018, 14000원.

혼마 이타루. 『작은 집 짓기 해부도감』, 노경아 옮김, 더숲, 2018, 14900원.

최고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휴머니스트, 2017,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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