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소설입니다. 그리고 BL입니다. 그러나 Boy's Love보다는 Boy's Life에 가까우며, 그 사이에는 survival이 들어갑니다. 본편 중 후기에 언젠가 언급되었던 것처럼 이 소설은 본편 내내 분위기만 잡다가 마지막에 고백, 그리고 본격적인 연애담은 외전에 등장할 예정이랍니다. 추측인 건 외전의 제목과 간략한 내용만 나왔고 아직 실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쓰시는 중이시랍니다...(먼산)


조아라 연재작으로 8월 2일 습작, 그리고 9월 중순 경부터 리디북스에서 새로 열리는 기다리면 무료형 유료 연재플랫폼에서 연재가 시작될 것이고, 그 뒤에 전자책 출간예정이랍니다. 연재 후에 일정 기간의 독점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대략적인 예상으로는 내년 4월에나 전자책 출간이랍니다. 그리고 리디북스 독점될 거고, 그 다음에야 이퍼브에 풀릴 것이니 저는 어린이날에도 볼까말까 하네요. 하하하하.;ㅂ;


그래도 저는 예전에 사고 친 기업이 반성하고 개선하지 않는 이상은 열심히 패는(-_-) 터라 이퍼브를 고수합니다. 내 돈이 그런 기업들의 이익이 되도록 둘 수 없습니다.-ㅁ-!




조아라에서 전체 86화로 끝났지만 원래는 30화 내외의 단편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30화 즈음에는 그게 절대로 무리라며 댓글에서 endless 30화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80화를 넘겼지요. 아무래도 미궁의 구조 때문에라도 30화로 끝나는 건 무리였나봅니다. 물론 훨씬 가볍게 쓴다면야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쓰다보니 본격 판타지가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고요.


언급한대로 이 소설은 본격 판타지입니다. 그것도 던전 공략을 주제로한 판타지고요. 이 소설 외에도 던전 공략을 소재로 한 판타지는 가끔 나옵니다. 하지만 이 소설처럼 '게임 속에서 던전을 돌파하는 것과 같은' 소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안경원숭이의 『세레나와 불가사의한 미궁』이 조금 닮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방향이 다릅니다. 그쪽은 던전 돌파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살아 남는 것이 목적이고, 이쪽도 살아 남는 것이 목적이기는 하나, 목표가 따로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더 정확하게 설명하면, 세레나~는 목적은 있지만 아직 목표는 없고, 목적 달성하기만도 벅찬 상황이었다 치면 던전상인은 목적을 달성해가는 와중에 목표가 생긴 것에 가깝습니다. 아마도 완결 여부가 큰 차이기는 하겠지요.(먼산) 세레나~는 100층짜리 던전 중 지금 위의 초반만 공략한 상태니까요.



'나'는 교통사고로 죽어갑니다. 죽어가는 것을 느끼며 살고 싶다, 하지만 아프니 빨리 죽고 싶다라는 상반된 소원을 빌었던 것이 원인일까요. 정신차려 보니 이상한 실내 공간에 있었는데 몸은 죽기 일보 직전에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그러한 몸의 상황을 머릿 속으로 직접 전해오던 인형의 지시에 따라 좌판을 펼칩니다. 농담이 아니라, 인형의 설명에 따르면 내가 떨어진 곳은 하레이어 지하 미궁이며 이 최하층에는 악의 근원이 잠들어 있고 용사가 그 정화를 위해 미궁을 탐험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나는 미궁에 떨어진 불운한 언데드, 그것도 몸이 매우 불완전하기 때문에 깨끗한 영혼이 필요하며 그 정화된 영혼은 용사에게 얻으랍니다. 그것도 물물 교환으로. 게다가 일정 시간마다 주기적으로 섭취해야 한답니다.

쉽게 말하면 언데드가 된 나는 던전 탐사를 통해 아이템을 수집하고, 그 아이템을 용사에게 주고 정화된 영횬을 받아 몸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던전상인이 된 나는 마법사와 전사와 용사로 이루어진 파티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미궁의 지하까지 내려갑니다.



소설의 얼개는 저렇습니다. 다만, 거기에는 몇 가지 다른 것들이 섞입니다.


1.나에게는 인형이 붙어 있습니다. 인형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묘하게 미궁 내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말투가 독특한 것도 특징입니다. 1인칭도 아니고, 나의 생각을 읽는 것과도 비슷한 1인칭 같은 2인칭 발언을 합니다.

2.미궁 최하층에는 악의 근원이 있다는데, 그 때문에 세상은 멸망으로 가고 있답니다. 이미 오염이 심각하게 되어, 그걸 해결하기 위해 용사가 나섰답니다. 그리고 그 용사는...(하략)

3.전사로 보았던 인물은 전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전사의 정체는 따로 있으며, 이 사람은 2차 전직..이라기보다는 3차 전직을 합니다.(결말부)


3에 덧붙여 쓰면 파티 구성원들의 조합도 독특합니다. 용사는 용사고, 전사는 알고 보면 아빠(아버지 아님)나 삼촌, 나이 많은 형 같은 존재며 마법사는 투덜거림 심한 둘째 형이나 엄마 포지션입니다. 애초에 파티가 3인 파티였으니 던전상인은 옵저버나 NPC에 가까운데, 후반부에는 파티원이 됩니다. 약초를 공급한다는 점에서는 힐러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인형은 파티에서 자주 등장하는 마스코트. 그러나 내 정체는 창대하겠지-.

인형의 정체는 초반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궁의 비밀과 관련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나 미궁의 정체부터 시작한 여러 수수께끼들은 마지막에 가서야 퍼즐조합을 하듯 맞출 수 있습니다. 초반에 맞추기는 ... 음. 아뇨. 초반은 그저 던전 탐색을 즐기면 됩니다. 수수께끼는 후반에 가면 되고요.



읽으면서 가장 감정이입하기 어려운 인물은 전사입니다. 연재 당시에도 답답하다는 평이 많았고, 재독하면서도 제일 답답하다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게 또 하나의 실마리이기도 합니다. 왜 그가 보수적이고 답답한 인물이 되었는지는 .. (하략) 아냐, 적으면 안됩니다.=ㅁ=



연재 마지막은 결말까지 일직선으로 달린 것 같고, 그 마지막의 절정부와 결말부는 소년만화-아니, 클리셰적인 게임 결말 엔딩 같지만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소설 내 묘사가 현장감(...)이 매우 높아서 몇몇 부분은 고어와도 같지만, 그런 묘사가 있기 때문에 대단원과 결말을 감동깊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조합도 좋고요. 상인은 한국인이니 평범한 흑색의 눈과 머리칼일 것이고, 용사는 용사답게 금발에 파란눈입니다. 게다가 찰랑이는 금발머리라는 묘사가 몇 번 나옵니다. 전사는 붉은 머리카락에 녹색 눈, 그리고 곱상하게 생긴 얼굴이라는 설명이 있었지요. 마법사는 용사가 머리를 땋아준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긴 은발. 그리고 까무잡잡한 피부라는 것이 초반에 나옵니다. 솔직히 마법사는 저 조합이 요즘 자주 등장하는 그, 코난의 a모와 조합이 비슷해서 그쪽으로 치환되는군요.


묘사는 그림같기도 하지만 굉장히 세밀합니다.

예를 들면, 연재하는 동안은 재주행 없이 가다가, 완결 후 재주행하면서 마주한 초반의 상인은 이질감이 있습니다. 재주행은 만 하루가 걸렸는데, 그간의 주행에서보니 초반의 성격은 후반에 한 번 더 드러납니다. 막 미궁에 들어온 상인은 아직 언데드로서 거듭나기 전이라 감정 표현이 매우 풍부합니다. 그 표현이 대개 항의와 분노로 나타나지만, 죽은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험악한 환경에서 버티려면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렵겠지요.OTL

그랬던 상인은 인형의 안내대로 영혼을 흡수한 뒤에는 몸의 상처가 회복됨과 동시에 진정한 언데드(...)로 거듭납니다. 그럴 때의 성격은 사뭇 다릅니다. 척박한 환경에도 거리낌 없이, 몸 한두 곳, 아니, 열 곳 쯤 부서진다 해도 문제될 것 없으리! 라는 생각 아래, 남이 보면 문자 그대로의 분골쇄신을 보입니다. 그게 좀 고어이긴 한데, 그래도 소설이라 넘어갈 수 있는 범위 안입니다. 그 때문인지 연재 중 후기에서 웹툰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고 저 역시 동의합니다. 보석으로 이동하는 층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턴제로 돌아가는 층에서 벌어진 일이나 그림으로 그려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먼산)


하여간 처음부터 일직선으로 던전 돌파의, 던전 돌파에 의한, 던전 돌파를 위한 이야기였습니다. 책으로 만날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이미누. 『극한직업 던전상인』. 2018. (조아라, 2018.2.2~2018.7.31. 리디북스, 9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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