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눌레라고 종종 불렀는데 이 책 표지를 보니 철자가 Cannelés입니다. 그간 잘못 불러왔네요. 사전을 보면 Canelé라는데 s가 빠지는 건 알겠지만 n 하나가 줄어든게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표기법 대로라면 카늘레지만 까늘레가 더 입에 착착 들어 맞습니다. 하여간 원래 이름은 Cannelés de Bordeaus, 보르도의 카늘레라고 지역명을 함께 표기한답니다. 카늘레라는 것은 반죽을 담아 굽는 틀 모양에서 유래한 것으로 홈이 파인 모양이란 뜻이랍니다. 틀에 골이 졌지요.


보르도는 유명한 와인 산지입니다. 처음에 이 과자도, 포도주 생산과정에서 달걀 흰자만 사용해 노른자가 많이 남자 그걸 쓰기 위해 고안한 디저트랍니다. 책 앞머리에 그런 설명이 나오는데, 커스터드 크림은 논하지 맙시다. 그거 보존성 아주 낮잖아요. 크렘브릴레 같은 것도 보존하기 안 좋습니다. 카늘레처럼 겉은 단단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실온 보관에도 더 유리할 겁니다.'ㅠ'



카늘레 만드는 법은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보고 놀랐습니다. 아니, 다른게 아니라 금속 틀 쓰는 것까지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그 안을 코팅하는 방법이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더군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흔히 생각하듯이 버터를 안쪽에 바르는 것. 하지만 정통방식은 밀랍 코팅이랍니다. 금속 틀에 녹인 밀랍을 붓고 흔들어 남은 것을 털어내는 방식입니다. 아니, 버터에 밀가루 코팅하는 것도 아니고 밀랍이라니! 그래서 카늘레의 겉이 그렇게 반질반질 매끈매끈 까망까망했구나 싶었습니다. 깊은 깨달음이 찾아오더군요.



기본 반죽으로 만드는 카늘레 외에 다양한 향과 맛을 추가하고, 다양한 부재료를 추가하는 방법이 나옵니다. 틀도 금속 틀 말고 실리콘 틀 사용하는 방법도 나옵니다. 단, 실리콘 틀은 금속틀보다는 색이 엷게 나오니 흰 색에 가깝게 굽는 것에 추천한다는군요. 오리지널로 색을 내려면 금속틀이 낫답니다. 이렇게 적어두니 금속 틀을 안 쓸 수 없겠네요. 거기에 밀랍.. 음. 밀랍을 고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으려나요. 그렇지 않아도 책 만들 때 밀랍 사용하는 것때문에 구해야 겠다는 생각은 조금 했는데.



달지 않게 만드는 카늘레도 있지만 역시 카늘레는 진한 밤색, 진한 다크 초콜릿 색이어야 합니다. 뭐, 속 재료는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기본이 제일 좋지요. 책 읽고 있노라면 카늘레 구입하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도산공원은 너무 멀고, 시간 날 때 imi에 들러보렵니다.+ㅅ+




쿠마가이 아유미. 『카늘레』, 권효정 옮김. 유나, 2018, 15000원.


+ Recent posts